8. 불도품(佛道品)
維摩詰所說經佛道品 第八
Chapter 9. Way of the Buddha
◎비도(非道)와 불도(佛道)
[불교에서 사람들의 갖가지 근기와 수준에 맞춘 84000 법문이 가르침이라면 불도(佛道)는 그 가르침의 실천입니다. 가르침의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하여, 양변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양변을 다 수용하는 중도적 삶을 살아가는 것이 보리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爾時文殊師利問維摩詰言(이시문수사리문유마힐) 菩薩云何通達佛道(보살운하통달불도)?
그때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물었다. '보살은 어떻게 해야 불도에 통달할 수 있습니까?'
Manjusri asked Vimalakirti, How does a bodhisattva attain the Buddha’s Way?
維摩詰言(유마힐언) 若菩薩行於非道(약보살행어비도) 是爲通達佛道(시위통달불도)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만약 보살이 도가 아닌 길=非道를 행한다면 곧 불도에 통달한 것입니다.'
Vimalakirti said, If a bodhisattva practices following what is contrary to the Way, then he has attained the Way of the Buddha.
[금강경에서 일체법이 모두 불법이라고 한 것과 같이 비도(非道), 즉 도가 아닌 길을 행하되 그에 깊이 빠져들지 않고 중도적인 삶을 살아 간다면 불도(佛道)에 통달한 것이 된다는 것이다.]
又問(우문) 云何菩薩行於非道(운하보살행어비도)?
또 문수사리가 물었다. '어떻게 비도=도가 아닌 길을 간다는 것입니까?'
Manjusri asked, How can a bodhisattva follow the non-path?
答曰(답왈) 若菩薩行五無閒(약보살행오무간) 而無惱恚(이무뇌에)
유마힐이 답하였다. “만약 보살이 5무간 지옥에 갈 죄를 범하였어도 괴로워하거나 성내는 일이 없는 것이며,
Vimalakirti said, Even if a bodhisattva should perform the five heinous deeds that bring immediate retribution, he has no resentment or anger.
至于地獄(지우지옥) 無諸罪垢(무제죄구)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모든 죄나 번뇌가 없으며,
Even if he is in hell, there are no sinful defilements.
至于畜生(지우축생) 無有無明憍慢等過(무유무명교만등과)
축생에 떨어지더라도 어리석음=無明이나 교만한 마음 등의 허물이 없으며,
Even if he goes into the animal path, he does not have the faults of ignorance, arrogance, and so forth.
[無明=세상의 상태나 도리에 대하여 명철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것을 어리석음이라 하고, 그것을 현상적으로 파악한 것이 무명(無明)이다. 무명은 12인연(因緣)에서는 모든 미혹의 근원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여기서는 티베트 역 ‘무지(無智)의 어두움’이라는 뜻에 근거를 두고, 다만 ‘어리석음’이라고만 번역하였다. 또 이 문의 나집 역은 다른 번역에서 보이는 아수라의 세계에 관한 부분이 없다.]
至于餓鬼(지우아귀) 而具足功德(이구족공덕)
아귀에 떨어지더라도 공덕을 갖추고 있으며,
Although in the path of hungry ghosts, he is abundant with merits.
行色無色界道(행색무색계도) 不以爲勝(불이위승)
색계나 무색계의 길를 가나 수승=잘났다고 뽐내지 않으며,
He traverses the path of form and formless realm yet still does not consider this to be the most superior.
示行貪欲(시행탐욕) 離諸染著(이제염착)
탐욕을 부리는 것을 보이나, 온갖 번뇌에 물드는 일이 없으며,
He gives the appearance of desiring sensual pleasures but is free from all contaminated attachments.
[示行貪欲(시행탐욕)= 이 대문의 나집 역은 “시행탐욕(示行貪欲)”으로 “탐욕(貪欲)을 행하는 것을 드러내 보인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장은 “행탐욕행취(行貪欲行趣)”로 번역하고 있다. 이하에 있어서도 이 ‘행취(行趣)’의 표현을 인용한 ‘세계(世界),’ ‘장소(場所)’ 등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행(行)’은 ‘간다’는 뜻이며, 그것은 보살이 스스로 그에 타당한 업을 지어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티베트 역에서도 “탐욕(貪欲)이 있는 중생에게로 간다”고 했다.]
示行瞋恚(시행진예) 於諸衆生(어제중생) 無有恚閡(무유에애) 閡문 잠글 애, 가득찰 해,
瞋恚=성내는 모습을 보이나, 모든 중생들에게 분노를 품는 장애가 없으며,
Even when expressing anger, there is no resentment for sentient beings.
示行愚癡(시행우치) 而以智慧(이이지혜) 調伏其心(조복기심)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나, 지혜로써 그 마음을 다스려 조복하며,
Appears to be ignorant but subdues the mind with wisdom.
示行慳貪(시행견탐) 而捨內外所有(이사내외소유) 不惜身命(불석신명)
인색하고 탐욕스런 모습을 보이나, 안과 밖의 모든 것을 보시하여 몸과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으며,
He shows the act of stinginess but willingly gives up everything inside and outside, not sparing even his own life.
[示行慳貪(시행견탐)= ‘인색하고 탐욕스런 모습’ 이하의 여섯 가지를 불교에서는 청정한 마음을 가리게 하는 여섯 가지 장애라는 뜻의 ‘6폐(蔽)’라고 한다. ①간탐(慳貪), ②파계(破戒), ③진에(瞋恚), ④해태(懈怠), ⑤산란(散亂), ⑥우치(愚痴)이다.]
示行毀禁(시행훼금) 而安住淨戒(이안주정계) 乃至小罪(내지소죄) 猶懷大懼(유괴대구)
猶 오히려 유, 懷 품을 회, 懼 두려워할 구
계율을 범한 모습=파계를 보이나, 마음은 편안하게 청정한 계율에 안주하여 아무리 작은 죄라도 오히려 크게 두려워하며,
He appears to be breaking the precepts, but inwardly, he abides in the pure precepts and is always vigilant, fearful of committing even the smallest sins.
示行瞋恚(시행진에) 而常慈忍(이상자인)
성내는 모습을 보이나 항상 자비하며, 너그럽게 인욕하며,
He shows aversion and anger but always has compassion and patience;
[불도를 통달하려면 삼독은 이미 삼독이 아니어야 한다. 어떤 대상에 탐욕하는 것처럼 보이나 결코 물들고 집착하지 않는다. 성내는 것처럼 보이나 결코 중생에게 성내는 장애가 없다. 어리석은듯하나 지혜로서 그 마음을 항복받는다. 이와 같이 일체 명제에 대해서 그 이름에 걸리지 않고 자유자재하며, 통달무애한 것이 보살이 불도를 통달하는 길이다.]
示行懈怠(시행해태) 而懃修功德(이근수공덕)
게으른 모습을 보이나, 온 마음을 기울여 공덕을 부지런히 닦으며,
appears slack but is diligently cultivating merit;
示行亂意(시행난의) 而常念定(이상념정)
마음(뜻)이 혼란한 모습을 보이나, 항상 조용하게 선정을 생각하며,
seems to have a chaotic mind but is always in meditative concentration.
示行愚癡(시행우치) 而通達世閒(이통달세간) 出世閒慧(출세간혜)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나, 세간과 출세간의 지혜에 통달해 있으며,
Appears ignorant but understands thoroughly the human world and transcendental world.
示行諂僞(시행염위) 而善方便(이선방편) 隨諸經義(수제경의)
아첨하거나 거짓된 모습을 보이나, 훌륭한 방편으로 모든 경전의 뜻을 따라 교화하며,
Appearing to practice flattery and falsehood while his expedient means follows the meaning of the many sutras.
示行憍慢(시행교만) 而於衆生(이어중생) 猶如橋梁(유여교량)
교만한 모습을 보이나, 오히려 중생을 저 언덕에 이르게 해 주는 교량과 같이하며,
Feigns arrogance yet appears as a bridge for all sentient beings.
示行諸煩惱(시행제번뇌) 而心常淸淨(이심상청정)
온갖 번뇌에 들끓는 모습을 보이나, 마음은 항상 청정하며,
Appears to experience various afflictions while his mind is always tranquil.
[이와 같이 보살은 일체의 생활이 평범한 중생과 같은 듯하나 그 마음의 내면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것이므로 보살이 불법을 통달한다고 하는 것이다.]
示入於魔(시입어마) 而順佛智慧(이순불지혜) 不隨他敎(불수타교)
마군들과 함께함을 보이나, 부처님의 지혜에 수순하여 따르고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며,
He appears to be descending into evil yet follows the Buddha’s wisdom and does not obey other teachings.
示入聲聞(시입성문) 而爲衆生(이위중생) 說未聞法(설미문법)
성문들과 함께함을을 보이나, 중생을 위하여 듣지 못한 가르침을 설하며,
Appears to be joining the voice-hearers, while speaking the unheard teachings to all sentient beings.
示入辟支佛(시입벽지불) 而成就大悲(이성취대비) 敎化衆生(교화중생)
벽지불들과 함께함을 보이나, 대 자비를 성취하여 중생을 교화하며,
Appears to be joining the pratyekabuddhas while helping to teach and transform sentient beings with great compassion.
示入貧窮(시입빈궁) 而有寶手(이유보수) 功德無盡(공덕무진)
빈궁한 사람들과 함께함을 보이나, 보배를 낳는 손=寶手로써 공덕을 다함이 없으며,
Manifests himself conforming the impoverished yet has jewelled hands of endless merits.
示入刑殘(시입형잔) 而具諸相好(이구제상호) 以自莊嚴(이자장엄)
殘 해칠 잔, 잔인할 잔, 남을 잔
불구자=刑殘들과 함께함을 보이나, 온갖 훌륭한 형상=相好를 구족해서 스스로를 장엄하며,
Appears conforming to those with a disfigured form yet adorning himself with all the excellent characteristics that he possesses.
示入下賤(시입하천) 而生佛種姓中(이생불종성중) 具諸功德(구제공덕)
下賤=비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음을 보이나, 부처가 될 소질=佛種性의 무리에 태어나서 온갖 공덕을 갖추며,
Shows himself conforming with the lowly yet growing among the Buddha’s lineage, endowed with all the merits.
[성문을 만나고, 빈궁한 사람들을 만나며, 불구자들이나 하천한 사람들을 만나는 등, 사람이 살다보면 온갖 곳에 가게 되고 온갖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불교적 안목과 이해를 견지해서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示入羸劣醜陋(시입리열추루) 而得那羅延身(이득나라연신) 一切衆生之所樂見(일체중생지소락견)
羸 여윌 리, 파리할 리, 劣 못할 렬, 醜 더러울 추, 추할 추, 陋 좁을 루, 더러울 루
몸이 쇠약하고, 용렬하고 추하고 미천한 사람들과 함께 있음을 보이나, 나라연(nryaṇa)과 같이 힘센 몸을 얻어 모든 중생이 부러워하며 즐겁게 바라보는 대상이 되며,
Shows himself joining those who are weak and vile while attaining the body of Narayana, which all sentient beings delight to see.
[나라연(那羅延) : Nārāyaṇa 또는 나라연나(那羅延那)ㆍ나라야나(那羅野拏). 번역 하여 견고(堅固)ㆍ구쇄 역사(鉤鎖力士)ㆍ인생본(人生本). 천상의 역사(力士)로서, 그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한다.]
示入老病(시입노병) 而永斷病根(이영단병근) 超越死畏(초월생사)
늙고 병든 사람들과 함께함을 보이나, 영원히 병의 근원(근본)을 끊고 죽음의 공포를 초월하였습니다.
Shows himself joining those that are senile and sick while completely severing the root cause of trouble, transcending the fear of death.
[일생을 사는 동안 얼마나 많은 모습을 나타내면서 살아가는 것인가, 보살은 그와 같이 무수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살아가되 그 모습에 이끌리거나 물들지 않으면서 언제나 중생을 이익하게 하고 제도하려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 결코 밖으로 나타난 모습은 보살의 실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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