爾時長者維摩詰(이시장자유마힐) 問文殊師利(문문수사리)

그 때 장자 유마힐은 문수사리에게 물었으니,

At that time, the elder Vimalakirti asked Manjusri, 

 

仁者遊於無量千萬億阿僧祇國(인자어무량천만아승지국) 何等佛土(하등불토)

有好上妙功德成就師子之座(유호상묘공덕성취사자지좌)?

“인자여, 그대는 무량천만억 아승기의 부처님의 나라들을 돌아보았으려니와, 어느 부처님의 나라에 말할 수 없이 훌륭한 공덕을 갖춘 사자좌(Sihsana)가 있습니까?”

Noble one, you have travelled through countless thousands, then thousand, and hundreds of millions of asamkyeya of countries. Can you tell me which Buddha land has lion seats that are the realization of excellent and wondrous merits? 


文殊師利言(문수사리언) 居士(거사) 東方度三十六恒河沙國(동방도삼십육항하사국)

문수사리는 답하기를, 거사님, 동쪽으로 36항하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나라들을 지나서 수미상(Merudhvaj)이라는 세계가 있으며, 

Manjusri said, Householder, in the east, after passing through thirty-six kingdoms that are countless as the sand of the Ganges, 

[앞에서 사리불이 앉을 의자를 생각한 인연으로 법을 구하는 마음에 대해서 길게 설법을 한 후, 유마힐은 다시 인간적인 입장에서 훌륭한 의자를 구해서 문병 온 사람들에게 앉게 하고자, 훌륭한 의자를 구하기 위해서 경험이 많고 견문이 넓은 문수사리에게 물었으며, 문수사리는 수미상 세계의 아름다운 의자를 소개하였다.]

 

有世界名須彌相(유세계명수미상) 其佛號須彌燈王(기불호수미등왕) 今現在(금현재)

그 나라 부처님의 이름은 수미등왕(Merupradīparaja)이시니, 지금 그 곳에 계시며, 

there is a world named Sumeru Form. The Buddha, called Sumeru Lamp King, is now present there. 

 

彼佛身長八萬四千由(旬(피불신장팔만사천유순)

其師子座高八萬四千由旬(기사자좌고팔만사천유순) 嚴飾第一(엄식제일)

그 부처님의 신장은 8만 4천 유순이며, 그 사자좌의 높이도 8만 4천 유순이며, 장엄된 아름다움이 제일입니다.


That Buddha’s body is eighty-four thousand yojanas in height, his lion seat is eight-four thousand yojanas high, and is the most magnificently decorated.  

[由旬(유순)=고대 인도의 거리(距離) 단위. 하루의 행정(行程) 또는 거리를 재는 단위, 유사나, 유연, 유선나라고도 하며 1 유순은 30 또는 40리, 16리, 8 km라고도 함]


於是長者維摩詰現神通力(어시장자유마힐현신통력) 卽時彼佛遣(즉시피불유)

三萬二千師子座(삼만이천사자좌) 高廣嚴淨(고도엄정) 來入維摩詰室(내입유마힐실)

그 때 장자 유마힐이 신통력을 발휘하시니, 즉시 수미등왕 부처님께서 3만 2천개의 사자좌를 유마힐의 방에 들여보내셨는데, 그 사자좌들은 한결같이 높고 넓고 장엄하고 깨끗하였습니다. 

Then Vimalakirti unleashed his divine power, and immediately that Buddha sent theirty-two thousand tall, broad, magnificent, and pure seats into Vimalakirti’s room. 

 

諸菩薩大弟子(제보살대제자) 釋梵四天王等(석범사천왕등) 昔所未見(석소미견)

여러 보살과 대제자들과 제석천, 범천, 사천왕 등은 일찍이 보지 못하였던 일이었습니다.  

Bodhisattvas, the great disciples, Sakra, Brahma, the four heavenly kings, and so on, witnessed an unprecedented sight. 

[이 품의 이름이 부사의품으로,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법사변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도리상상이 안 되는 경지라는 뜻이다즉 유마힐의 작은 방안에 어마어마하게 높고 큰 의자 3만 2천개를 다 넣어도 조금도 비좁거나 걸림이 있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바로 부사의한 도리라는 것이다즉 먼지 하나 속에 온 시방세계를 다 함유하고 있다[一微塵中含十方]의 이치를 말하는 것이다모든 존재가 꿈이며 가상이며 허상이며 환영이라는 이치를 터득한 경지에서는 크고 작음이 걸림이 없으며 많고 적음도 걸림이 없으며 멀고 가까움도 걸림이 없다. 3만 2천개의 사자좌를 작은 먼지 속에 넣는 것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하물며 방안에 넣는 것이겠는가.]

 

其室廣博(기실광박) 悉皆包容(실개포용) 三萬二千師子座(삼만이천사자좌)

無所妨礙(무소방애)

그 방은 넓고도 커서 이 3만 2천개의 사자좌를 다 수용하고도 비좁거나 걸림이 없었으며,   

The room was so vast that it contained all thirty-two thousand lion seats without there being any sense of constraint. 

 

於毘耶離城(어비야리성) 及閻浮提四天下(금염부제사천하)

亦不迫迮(역부박책) 悉見如故(실견여고)  

비야리성과 염부제(Jambudvīpa) 사천하도 좁아지거나 답답해짐이 없이, 어디를 보아도 전과 같았습니다.

The city of Vaisali, Jambudvipa, and the four continnents also don’t seem crowded, and appearing all as before. 


爾時維摩詰語文殊師利(이시유마힐어문수사리) 就師子座(취사자좌)

與諸菩薩上人俱坐(여제보살상인구좌) 當自立身如彼座像(당자림신여피좌상)

그 때 유마힐이 문수사리에게 말하였으니, 사자좌에 나아가서 보살과 대제자들과 함께 올라 가 앉으십시오. 당연히 저절로 그 사자좌의 크기만큼 그 몸이 갖추어질 것입니다.
Then, Vimalakirti said to Manjusri, Take the lion’s seats and sit along with the bodhisattvas and other distinguished ones, and make yourself like the image of that seat. 

[사람은 작은데 의자는 너무 크다. 그러나 그 의자는 본래로 오지 않으면서 왔고, 크지 않으면서 큰 것이라서, 의자가 사람의 크기에 맞추거나, 사람이 그 의자의 크기에 맞추는 것이 서로가 원융무애하고 자유자재한 경지이기 때문에 아무런 걸림이 없다. 모든 존재는 본래로 이렇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현상만 쫓아다니고 현상에 이끌려 살다보니 존재의 공성이나 존재의 원융성은 느끼지 못하고 알지 못할 뿐이다. 

 

其得神通菩薩(기득신통보살) 卽自變形(즉자변형) 爲四萬二千由旬(위사만이천유순)

坐師子座(좌사자좌)

신통력을 얻은 보살들은 곧 스스로의 형체(몸)를 바꾸어 4만 2천 유순으로 변하게 해서 사자좌에 앉았으나, 

The bodhisattvas who had attained divine power transformed their bodies to forty-two thousand yojanas in height and sat in the lion’s seats. 

 

諸新發意菩薩(제신발의보살) 及大弟子皆不能昇(금대제자개불능승)

새로 발심한 보살=新發意菩薩들이나, 대제자들은 아무도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However, the bodhisattvas who were recently initiated could not rise to the seat. 

[새로 발심한 보살들이나 설사 부처님의 큰 제자들이라 하더라도 소승적 안목에 사로잡혀 있는 이들은 그 높은 사자좌에 올라가지 못하고 바라만 볼 뿐이다.]


爾時維摩詰語舍利弗(이시유마힐어사리불) 就師子座(취사자좌)

그 때 유마힐이 사리불에게 말하였으니, “사자좌에 나아가십시오.”
Then Vimalakirti said to Sariputra, Sit on the lion seat. 

舍利弗言(사리불언) 居士(거사) 此座高廣(차좌고광) 吾不能昇(오불능승)

사리불이 말하기를 “거사여, 이 사자좌는 높고 넓어서 저는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 

Sariputra said, Householder, the seat is so tall and broad, I cannot go up there. 

 

維摩詰言(유마힐언) 唯舍利弗(유사리불) 爲須彌燈王如來作禮(위수미등왕여래작례)

乃可得坐(내가득좌)

유마힐이 말하되, “알았습니다, 사리불이여. 수미등왕여래에게 예배하면 앉을 수 있을 것입니다.”
Vimalakirti said, O Sariputra, give salutations to Sumeru Lamp King, and you can ascend to the seat. 

 

於是新發意菩薩(어시신발의보살) 及大弟子(급대제자)

卽爲須彌燈王如來作禮(즉위수미등왕여래작례) 便得坐師子座(편득좌사자좌)

그리하여 새로 발심한 보살과 대제자들이 수미등왕 여래에게 예배하자 곧 사자좌에 앉을 수 있었다.

Then all the bodhisattvas who were recently initiated, as well as the great disciples, offered their obeisance to Sumeru Lamp King to ascend to the lion’s seat. 

[유마경은 대승보살불교를 선양하는 경전이다그러므로 부처님의 출가제자 중에 지혜가 제일이라는 사리불도 사(事)와 사(事)가 무애한 존재의 원융성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높고 높은 사자좌에 스스로 오르지 못하고 수미등왕여래에게 예배를 한 뒤에 부처님의 힘을 빌려 겨우 오르게 됨을 밝혔다.]

 

舍利弗言(사리불언) 居士(거사) 未曾有也(미증유야) 如是小室(여시소실)

乃容受此高廣之座(내용수차고광지좌) 於毘耶離城(어비야리성) 無所妨礙(무소방애)

사리불이 말하였다. “거사님, 전에 없던 희귀한 일입니다. 이와 같은 작은 방에 이와 같이 높고 넓은 사자좌를 수용하여도 비야리성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으며, 

Sariputra said, Householder, it is inconceivable such a small room can accommodate so many hight and wide seats, and there is no hindrance to the space of the city of Vaisali. 

 

又於閻浮提聚落(우어염부제취락) 城邑及四天下諸天(성읍급사천하제천)

龍王鬼神宮殿亦不迫迮(용왕귀신궁전역불박책) 迫 다그칠 박, 迮 다그칠 책
또 염부제의 마을과 성과 읍, 그리고 사천하의 모든 천신, 용왕, 귀신들의 궁전 또한 좁아지거나 답답해지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And the cities and towns of Jambudvipa, the four continents, and the many palaces of the heavenly beings, dragon kings, and spirits are without constrictions. 

[유형무형이 모두가 사사무애(事事無碍)하다. 마치 한 법당 안에 등불을 천개를 켜나 만개를 켜나 그 불빛들은 서로 장애하지 않고 다 자신의 빛을 드러내는 것과 같다. 모양과 형상의 한계에 가로막혀 있는 사리불로서는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보살의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를 설하기 위하여 불가사의한 현상을 먼저 보여준 것이다.]


維摩詰言(유마힐언) 唯舍利弗(유사리불) 諸佛菩薩有解脫(제불보살유해탈)

名不可思議(명불가사의)

유마힐은 말하되, “그렇습니다, 사리불이여.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에게는 불가사의라는 이름의 해탈이 있습니다. 

Vimalakirti said, O Sariputra, the buddhas and bodhisattvas have a kind of liberation called inconceivable. 

 

若菩薩住是解脫者(약보살주시해탈자) 以須彌之高廣(이수미지고광)

內芥子中無所增減(내개자중무소증감)

만약 보살이 이 해탈에 머무르면, 높고도 넓은 수미산을 겨자씨 안에 넣어도 그 겨자씨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바가 없고, 

If a bodhisattva has mastered this liberation, he can put the incomparably tall Mount Sumeru into a mustard seed, and there will be no increase or decrease. 

 

須彌山王本相如故(수미산왕본상여고) 而四天王(이사천왕) 忉利諸天(도리제천)

不覺不知己之所入(불각불지기지소입)

수미산도 예전과 같기 때문이며, 사천왕이나 도리천과 같은 제천들은 자신이 어디에 들어 있는지를 전혀 알지도 못합니다. 

The original appearance of the Sumeru, King of Mountain, will remain unchanged. And the four heavenly kings and Trayastrimsa heaven will not realize they have entered inside. 

[세상사를 자세히 보면 불가사의하지 않은 것이 없다. 첫째는 사람의 마음작용이 불가사의 해서, 훈련에 의해서 상상도 못할 재주를 부릴 수 있는 것도 역시 불가사의하다. 요즘은 정보가 발달해서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불가사의 한 일들을 다 알 수 있다. 수미산이 겨자씨 속에 들어가는 것도 불가사의 하지만 한 사람이 만권의 책을 읽는 것도 불가사의 하고 손톱만한 작은 칩 속에 수 십 만권의 책이 들어가는 것도 불가사의 하고 한국에 앉아서 미국이나 아프리카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그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것도 불가사의 하니, 모두가 불가사의해탈 법문이다.]

 

唯應度者(유응도자) 乃見須彌入芥子中(내견수미입겨자중)

是名住不思議解脫法門(시명주불사의해탈법문)

오로지 장차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사람만이 수미산이 겨자씨 안에 든 것을 알 뿐이니, 이것을 불가사의한 해탈법문에 머묾이라고 합니다.

Only those who should accept deliverance can see the Sumeru inside the mustard seed. It is called the Dharma discourse of inconceivable liberation.

[唯應度者(유응도자) 나집은 ‘응도자(應度者),’ 지겸은 ‘이인(異人),’ 현장은 ‘신통력(神通力)의 조복자(調伏者),’ 티베트 역에서는 ‘신통에 의하여 화한 타인(他人)들’이라 하였다.]

 

又以四大海水入一毛孔(우이사대해수입일모공) 不嬈魚鼈黿(불요별원)

鼉水性之屬(타수성지속) 而彼大海本相如故(이피대해본상여고) 

嬈 번거로울 뇨, 鼈 자라 별, 黿 자라 원, 鼉 자라, 악어 타

또 사대해의 바닷물을 하나의 털구멍에 넣어도 물고기와 자라와 큰 자라, 악어 그 밖의 물에 사는 동물의 권속들을 괴롭히는 일이 없으나, 그 대해도 본래의 모습 그대로이며, 

In addition, when the four seas move into a single pore, it does not disturb the fishes, turtles, soft-shelled turtles, alligators, and other aquatic creatures, and the ocean remains in its original form as before.

[필자(무비스님)가 이 자리에 앉아 쓴 글들을 천명 만명 수 억만 명이 복사를 해서 사용해도 내가 쓴 글은 조금도 손상이 있거나 잘못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도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림이나 음악이나 동영상도 마찬가지로 수 억만 명이 복사를 해도 조금도 줄어들거나 손상이 되지 않고 원본과 똑 같이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역시 불가사의 한 일이다. 큰 바닷물을 한 모공 속에 넣을 수 있는 것도 불가사의다. 왜 모든 것이 불가사의인가하면 모든 존재의 이치가 본래로 그렇기 때문이다.]

 

諸龍鬼神阿修羅等(제용귀신아수라등) 不覺不知己之所入(불각불지기지소입)

於此衆生亦無所嬈(어차중생역부소요)

온갖 용, 귀신, 아수라들도 자신이 어디에 들어 있는지 알지도 못하며, 이곳의 중생들 또한 번거롭거나 괴롭히지 않습니다.

The dragons, demons asuras, and so forth are not conscious and do not know of their entry, and these beings are also undisturb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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