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현(李通玄) 장자의 신화엄경론(新華嚴經論) 제 24권
新華嚴經論 卷第一 長者 李 通玄 장순용 번역
26) 십지품③ㅡ8
(2) 이구지(離垢地) ㅡ4
(3) 발광지(發光地)① ㅡ1
애욕의 빽빽한 숲의 애욕조림(愛欲稠林)으로 들어가려 한다는 것은,
모든 생사(生死)가 애욕(愛欲)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밝힌 것으로,
생사가 매우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마치 빽빽하게 우거진 숲의 조림(稠林)과 같다고 한 것이다.
일찰나(一剎那) 사이에 팔백 번의 생멸하는 마음의 팔백생멸(八百生滅)이 일어나서 끊임없이 유주(流主, 흘러 들어감)하는 것이니, 찰나의 때가 멸진하여 다하면 생멸이 나란히 함께 일어난다는 뜻이다.
ㅡ한 찰나 사이의 팔백생멸(八百生滅), 우리 마음은 한 가지 생각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어떤 대상을 보고 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좋아하는 마음은 곧 그것을 소유하려는 욕망으로 발전하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불만과 분노가 일어나고,
다시 다른 대상을 찾아 욕망하고 집착하는 것과 같이,
마음의 작용은 순간순간 일어나고 사라지며, 다음 생각과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탐내고 애착하는 대상에 깊이 물들어 오염된 집착한다는 심생염착(深生染著)이란는 것은,
깊은 생사(生死)의 업(業)을 지어서 거듭 이어져 멈추지 않고 전전(轉轉)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또한 아만의 언덕과 언덕처럼 높이 솟은 아만원부(我慢原阜)란 것은, 만(慢)에 일곱 가지가 있으니, 곧 칠만(七慢)으로,
1. 만만(慢慢) 자신이 남보다 못하지 않거나 더 낫다고 여기며, 특히 자신보다 나은 사람에게도 우월감을 품는 마음
2. 교만(憍慢) 자신의 지위·재산·능력·젊음 등을 믿고 스스로 우쭐해하는 마음
3. 과만(過慢)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하면서도 자신이 더 낫거나 동등하다고 여기는 마음
4. 비만(卑慢, 또는 비하만 卑下慢) 자신이 훨씬 뛰어난 사람보다 조금만 못하다고 여기며, 실제 차이를 축소하는 마음
5. 아만(我慢) 오온(五蘊)을 나 또는 내 것이라고 집착하는 마음
6. 증상만(增上慢) 아직 얻지 못한 높은 수행의 경지나 깨달음을 이미 얻었다고 여기는 마음
7. 사만(邪慢) 실제로 갖추지 못한 덕이나 능력이 있다고 믿거나, 잘못된 견해를 옳다고 내세우는 마음
ㅡ애욕(愛欲)은 무엇인가를 붙잡으려는 마음이고,
아만(我慢)은 그것을 붙잡는 주체인 ‘나’를 실체로 세우는 마음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얻고 싶고, 내가 가진 것을 잃고 싶지 않으며, 나의 생각과 지위가 옳다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나’와 ‘내 것’이라는 집착이 자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부(原阜)란 것은 교만한 만(慢) 위에 다시 만이나 과만(過慢) 등을 더하여 거듭 쌓이는 것을 부(阜)라 칭하는 것이다.
예컨대 세간의 평지 위에 다시 높은 고지(高地)가 있고, 그 위가 평탄한 것을 원(原)이라 하며,
그러한 원(原)에서 보다 조금 더 높은 것을 퇴(堆)라 하고,
퇴(堆)에서 다시 더 높은 것을 부(阜)라 하는 것이니,
이는 아만 위에 여섯 가지 만을 더하는 것이 부가 됨을 밝힌 것이다.
이는 아만(我慢) 위에 여섯 가지 교만이 더해져 겹겹이 높아지는 모습을 밝힌 것으로, 이를 부(阜)라고 하는 것이다.
육처(六處)의 취락(處聚落)에 안주한다는 것은, 교만(憍慢)의 원부(原阜) 위에 다시
눈(眼) · 귀(耳) · 코(鼻) · 혀(舌) · 몸(身) · 뜻(意)의 육처(六處)를 더하여,
명색(名色)의 경계에 취착(取着)해서, 집착하고 취하는 것을 말한다.
그로 인해 괴로움의 원인(苦因)이 더욱 증장한다는 뜻이다.
그 이하의 14 행의 경문은 문맥에 따라 이해할 수 있으리라.
이 열 단락의 경문은 이구지(離垢地)에서 관고(觀苦)하여 중생의 괴로움을 관찰하고,
자비심을 일으켜 중생을 구제하고 보호하는 기비구호(起悲救護)함을 밝힌 분이다.
ㅡ괴로움의 원인을 깊이 관고(觀苦)하여서 중생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그 원인을 이해하고,
올바른 길을 가르쳐서 지혜를 회복하도록 돕는 기비(起悲)에서 다시 구호(救護)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 “불자야(佛子)” 이하 31행 반의 경문은, 이 지위의 보살이 원력으로 다백천(多百千)의 부처를 보게 됨을 밝힌 분(分)인데, 이 단락을 다시 열 단락으로 나누겠다.
5-1, “불자여(佛子)”부터 “나유타의 부처님(那由他佛)”에 이르기까지 3 행 반의 경문은,
이 지위의 보살이 원력으로 많은 부처님을 친견하게 되는 내용을 밝힌 것이다.
5-2, “여러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於諸佛所)”부터 “또한 모든 승가에게 공양한다(亦以供養一切衆僧)”까지 2행 반의 경문은,
두 가지 마음의 이심(二心)의 다섯 가지 공양물의 오사(五事)를 갖추어 부처님과 승가에 공양함을 밝힌 분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불·법·승(佛法僧) 삼보란 것은
비로자나불(毘盧遮那)을 불보(佛寶)로 삼고,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을 법보(法寶)로 삼으며,
보현행(普賢行)을 승보(僧寶)로 삼으며,
삼승(三乘)과 인천(人天, 인간·천상) 및 육도(六道)가 모두 총체적으로 이 삼보 안에 있으니, 이는 모든 것이 보현행(普賢行)을 따라 가르침을 성취하기 때문이다.
ㅡ불·법·승 삼보를 각각 비로자나·문수·보현에 배대한 것으로,
불보(佛寶) — 비로자나불(毘盧遮那) ㅡ 우주 법계에 두루한 부처님의 지혜와 깨달음, 즉 모든 존재와 현상을 비추는 법신불.
법보(法寶) — 문수사리보살(文殊師利) ㅡ 지혜, 문수의 지혜는 진리를 바르게 관찰하고 분별과 집착을 넘어서는 지혜,
승보(僧寶) — 보현행(普賢行) ㅡ 보현보살의 서원과 실천, 즉 깨달음의 지혜를 실제 행으로 펼쳐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는 보살행입니다. 승보를 보현보살이라는 한 인물로만 설명하지 않고 보현행(普賢行)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문수 보살의 지혜(文殊智)와 보현 보살의 실천(普賢行)이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비로자나의 깨달음(毘盧遮那佛)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5-3, “삼선근(三善根)” 이하 “보시와 지계가 청정하게 원만히 갖추어진다(布施持戒淸淨滿足)”까지 4 행의 경문은,
십선계(十善戒)를 거듭 받아 지니는 부분을 밝힌 것으로,
이는 초지(初地)의 보살도 최상위의 상상십선(上上十善)을 받아 지닌다는 것을 밝힌 것이며,
여기에서는 다시 그 수행을 더욱 단련하고 연마하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다.5-4, “비유하자면 진금(眞金)” 이하 “계율을 지남이 청정하고 만족스럽다(持戒淸淨滿足)”에 이르기까지 3행 반의 경문은,
진금을 연마하는데 다시 반석(礬石)을 더해서 더욱 맑고 깨끗하게 만드는 것과 같이, 수행을 거듭 단련하여 더욱 청정하게 하는 비유를 밝힌 것이다.
5-5, “불자여(佛子)” 이하 “다만 자신의 능력과 분수에 따라(但隨力隨分)”까지 2 행 반의 경문은,
이 지위의 보살이 행하는 바의 행을 밝힌 분이다.
5-6, “불자여(佛子)” 이하 “일체지지(一切智智)”까지 6 행 반의 경문은, 이 지위의 보살이 직분(職)을 받음을 밝힌 분이다.
5-7, “또 이렇게 생각한다(又作是念)” 이하 “일체지지의 의지처(一切智智依止)”까지 2 행 반의 경문은,
이 지위의 보살이 자신이 얻은 도가(道家)가 수승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아는 내용을 밝힌 분이다.
5-8, “이 보살은(是菩薩)” 이하 “권속으로 삼는다(以爲眷屬)”까지 4 행 반의 경문은,
이 보살 역시 집과 처자(妻子)를 버리고 출가하여 천삼매(千三昧)를 얻고, 부처님을 친견하는 내용을 밝힌 것이다.
5-9, “만약 보살의 수승한 원력으로(若以菩薩殊勝願力)” 이하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다(不能數知)”까지의 경문은,
수승한 원력으로 부처님을 친견하는 것이 이전의 의보업력(依報業力)에 의지하는 경우보다 훨씬 뛰어남을 밝힌 분이다.
5-10, “그때(爾時)” 이하의 경문은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이 게송을 설하는 분이다.
여섯 번째, “게송을 설하다” 이하 42행의 게송을 다시 5 단락으로 나누겠다.
6-1, “질직(質直)과 유연(柔軟)과 감능(堪能)” 이하 “모든 불자를 위해 이미 개연했다(爲諸佛子已開演)”에 이르기까지 30행의 게송은, 앞에서 설명한 열 가지 법문을 다시 게송으로 읊은 것으로, 2 행을 한 게송으로 삼아 설명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경문에 갖추어져 있다.
6ㅡ2, “불자여(佛子)” 이하 “제이지 가운데 수행하는 모습(第二地中之行相)”까지 4 행의 게송은, 대중이 법문을 듣고 기뻐하며 공양을 일으키는 부분을 밝힌 것이다.
6-3, “이 모든 보살들이(是諸菩薩)” 이하 “바라건대 제삼지의 법문을 설하여 주십시오(願爲演說第三地)”까지 3 행의 게송은,
여러 보살이 제이지(第二地)의 법문을 듣고 나서 다시 제삼지(第三地)의 법문을 설해 주실 것을 청하는 부분을 밝힌 분이다.
6-4, “법과 상응하는 여러 지혜의 행(與法相應諸智業)” 이하 “부처님의 청정한 수행과 서원을 모두 설하여 주십시오(佛淸淨行願皆說)”까지 3 행의 게송은, 여러 보살이 함께 법문을 청하는 내용을 밝힌 분이다.
6-5, “그때 해탈월보살이 다시 청하여 말하였다(時解脫月復請言)” 이하 두 행의 게송은,
해탈월보살(解脫月菩薩)이 다시 한 번 제삼지(第三地)의 법문을 설해 주실 것을 청하는 부분을 밝힌 분이다.
앞에서 말한 일체종(一切種)이란, 가행(加行)을 통해 훈수(熏手)하는 종(種)이며, 이것이 (일체지) 곧 근본지(根本智)이다.
또한 지(智)라는 것은 근본지에 가행을 더하여 차별지(差別智)를 이루는 것을 밝힌 것이다.
가령 근본지는 삼매를 인(因)해 나타나는 것이고, 차별지는 근본지를 통해 관찰하는 가행력을 말미암아 닦아서 성취하는 것이다.
만약 하나하나의 대상에 대하여 가행의 관찰력과 대원력(大願力)을 갖추지 않는다면, 근본지는 고요한 공적에 머물러 정체하게 되는 것이니,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성문승(聲聞乘)과 같은 상태가 되어 실제로 활용할 작용(用)이 없게 되는 것이다.
① 근본지(根本智)는 진리의 본성을 깨닫는 지혜, 분별과 집착으로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현상이 인연에 따라 생겨나며 고정된 독립적 실체가 없다는 진리를 직접 아는 지혜로서, 여기에서는 근본지가 삼매(三昧)를 인연으로 드러나는 것으로,
삼매를 통해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고요해지면, 사물을 분별하고 집착하던 마음의 작용이 가라앉아 근본적인 지혜가 드러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구별해야 할 점은, 삼매의 고요함 자체가 곧 완전한 깨달음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삼매는 지혜가 드러나는 중요한 조건이지만, 그 지혜를 실제 삶과 보살행 속에서 활용하는 수행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② 차별지(差別智)는 근본지에 의지하여 각각의 현상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관찰하고 이해하는 지혜입니다.
- 근본지는 모든 존재가 고정된 자아 없이 인연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고,
- 차별지는 각각의 중생이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 어떤 괴로움을 겪고 있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살펴 볼 수 있는 것이고,
- 근본지는 집착에서 벗어나는 지혜이고,
차별지는 그 지혜를 바탕으로 중생을 돕는 방법을 아는 지혜입니다.
따라서 차별지는 근본지에 바탕을 두고 여러 상황에 맞게 드러나는 지혜입니다.
ㅡ 가행(加行)
여기에서 '근본지만 있고 가행과 관찰력, 대눵력이 없다면 근본지가 적멸한 고요함에 머물게 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가행(加行)은 깨달음을 향해 의도적으로 노력하고 실천하는 수행으로, 단순히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혜를 바탕으로 실제 대상과 상황을 관찰하며 필요한 수행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고통을 겪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며, 근본지는 그 사람과 나 자신이 모두 인연에 의해 존재하며, 고정된 자아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고, 그러나 그 깨달음만으로는 그 사람의 구체적인 고통이 저절로 해결되지 않으니까, 그 사람의 상황을 살피고, 무엇이 괴로움의 원인인지 관찰하여서 적절한 방법으로 도와주는 것이 차별지의 작용이며, 그래서 가행과 대원력(大願力)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근본지(根本智) 법계의 본성을 깨닫는 지혜 삼매를 통해 드러나는 근본적인 지혜 |
↔ |
가행·관찰·대원력의
차별지 差別智
각각의 상황을 살피는 지혜 중생과 현상에 맞게 지혜를 구체적으로 활용함 |
→
|
보현행 普賢行 깨달음의 지혜를 실제 행동으로 펼쳐 중생을 이롭게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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