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女華(천녀화)
時維摩詰室有一天女(시유마힐실유일천녀) 見諸大人聞所說法(견제대인문소설법)
便現其身(편현기신) 卽以天華(즉이천화) 散諸菩薩(산제보살) 大弟子上(대제자상)
그때 유마힐의 방에 한 천녀가 있어, 여러 보살들의 설법을 듣고는 곧 그 몸을 나타내어 하늘 꽃을 보살들과 (부처님의) 대제자들 위에 흩뿌렸습니다.
At that time, there was a celestial maiden in Vimalakirti’s room, and when she saw these great lords were listening to the Dharma, she appeared in the air and scattered heavenly flowers on the bodhisattvas and chief disciples.
華至諸菩薩(화지제보살) 卽皆墮落(즉개타락) 至大弟子(지대제자) 便著不墮(편착불타)
보살들 위에 뿌려진 꽃은 곧바로 땅에 떨어져 버렸지만, 대제자들 위에 뿌려진 꽃들은 그들의 몸에 붙어 떨어지지 않아
When the flowers reached bodhisattvas, they would all fall to the ground, but when they reached the great disciples, they stayed on their bodies and would not fall.
一切弟子神力去華(일체제자신력거화) 不能令去(불능영거)
모든 제자들의 신통력으로 꽃을 떼어내 버리려 하였으나 떼어내지 못하였습니다.
So all the disciples used their divine power yet could not get rid of them.
[유마경은 한 천녀를 등장시켜 보살의 무집착과 소승성문의 집착심을 밝히고 있다. 대 제자들에게 붙은 꽃들을 아무리 힘을 다해 떨어뜨리려고 하여도 되지 않는 것은 곧 소승들의 집착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爾時天女問舍利弗(이시천녀문사리불) 何故去華(하고거화)?
그때 천녀가 사리불에게 묻기를, 왜 꽃을 떼어 내려고 하십니까?
Then the celestial maiden asked Sariputra, Why do you want to remove these flowers?
答曰(답왈) 此華不如法(차화불여법) 是以去之(시이거지)
사리불이 답하여 말하되, 이 꽃은 법다운=如法(yogya) 않으므로 떼어 버리려 합니다.
He replied, These flowers are not in accord with the Dharma, so we are trying to remove them.
[如法(yogya)= 출가자가 지키도록 지어진 계율로, 예를 들면 사미(沙彌)는 그 10계(戒) 중에 향을 바르거나 장신구(裝身具)를 몸에 붙이지 못하게 되어 있어서 꽃이 몸에 붙어 있는 것은 출가가의 계율을 어기는 결과가 된다.]
天曰(천왈) 勿謂此華爲不如法(물위차화위불여법)
천녀가 말하되 이 꽃을 여법하지 못하다고 하지 마십시오.
The heavenly maiden said, Don’t say that these flowers are not in accord with the Dharma.
所以者何(소이자하) 是華無所分別(시화무소분별) 仁者自生分別想耳(인자자성분별상이)
왜냐 하면, 이 꽃은 아무런 분별을 하지 않으나, 당신 스스로가 분별하는 마음(생각)을 일으킨 것일 뿐입니다.
The flower has no distinction, but it is the Benevolent One yourself that creates the thoughts of distinction.
若於佛法出家(약어불법출가) 有所分別(유소분별) 爲不如法(위불여법)
만약 부처님의 가르침=佛法을 받들어 출가하여, 분별하는 바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여법하지 않은 것이 됩니다.
If one has distinctions when following the Buddha’s teachings as a renunciate, then that is not in accord with the Dharma.
若無所分別(약무소분별) 是則如法(시즉여법)
만약 분별을 바가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바로 여법한 것입니다.
If there is no distinction, it accords with the Dharma.
觀諸菩薩華不著者(관제보살화불착자) 已斷一切分別想故(이단일체분별상고)
저 보살들을 살펴 보십시요. 꽃이 붙어 있지 않은 것은 이미 분별하는 마음=分別想을 끊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Look at the bodhisattvas that is without the flowers attaching on them, that is because they have servered all thoughts of differentiations.
譬如人畏時(비여인외시) 非人得其便(비인득기편)
비유하자면, 마치 어떤 사람이 두려운 마음을 지니고 있으며 사람 아닌 것=非人에게 홀리기 쉬운 것과 같듯이,
For example, when a person is afraid, non-human beings will take advantage of it.
如是弟子畏生死故(여시제자외생사고) 色聲香味觸得其便也(색성향미촉득기편야)
이와 같이 제자들은 생사를 두려워하고 있으므로 빛깔=色과 소리=聲, 냄새=香, 맛=味, 감촉=觸 등으로 인하여 홀리는 것입니다. (색성향미촉이 그 편의를 얻는 것입니다. )
Thus, if the disciple fears life and death, then form, sound, scent, and touch will take advantage of th opportunity.
已離畏者(이이외자) 一切五欲無能爲也(일체오욕무능위야)
이미 두려움에서 벗어난 사람에게는 5욕 등이 능히 힘을 미치지 못하나,
On the other hand, if one is free from fear, all five desires are powerless against him.
結習未盡(결습미진) 華著身耳(화착신이)結習盡者(결습진자) 華不著也(화불착야)
번뇌의 습기=結習가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꽃이 몸에 붙는 것일 뿐이며,
번뇌의 습기가 없어진 이에게는 꽃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The flower will stick to the body only when tenacious tendencies are not exhausted.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을 다스리고 어리석은 사람은 경계를 탓한다. 집착과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소승성문(사람)들을 크게 꾸짖고 있는 내용이다.]
◎해탈(解脫)
舍利弗言(사리불언) 天止此室(천지차실) 其已久如(기이구여)?
사리불이 말하되, 그대 천녀가 이 방에 머무른 것이 얼마나 되었습니까?
Sariputra said, How long have you been in this chamber?
答曰(답왈) 我止此室(아지차실) 如耆年解脫(여고년해탈) 耆늙은이 기,
천녀가 답하였으니, 제가 이 방에 머무른 것은 어르신=耆年께서 해탈하신 것만큼 오래되었습니다.
She replied, I have been here as long as you have attained liberation.
[고덕(耆年 기년)= 천녀가 사리불을 부를 때의 호칭은 기년(耆年), 기구(耆舊)이다. 티베트 역에서는 사리불 앞에 반드시 ‘존자(尊者)’를 붙여 존칭을 쓰고 있다. 여기에서는 불도수행에 오랜 세월을 정진하여 지혜와 학덕이 높은 출가자라는 뜻으로 ‘고덕(古德)’이라고 번역했다.]
舍利弗言(사리불언) 止此久耶(지차구야)?
사리불이 말하되, 여기에 오래도록 머물렀습니까?
Sariputra said, Have you been here so long?
天曰(천왈) 耆年解脫(고덕해탈) 亦何如久(역하여주)?
천녀가 답하되, 고덕께서 해탈하신 것 또한 얼마나 오래되셨습니까?
The celestial maiden said, Senior, how long has it been since you attained liberation?
舍利弗默然不答(사리불묵연부답)
사리불이 묵묵히 대답하지 않으니, 천녀가 말하였습니다.
Sariputra was silent and did not answer.
天曰(천왈) 如何耆舊大智而默(여하고구대지이묵)?
어떻게 덕이 높으신=古德의 뛰어난 지혜를 지니고 계신 이께서는 묵묵하십니까?
The heavenly maiden asked, Why are you remaining silent when you’re a senior and of great wisdom?
耆舊(기구)=기로와 고구를 아울러 이르는 말
答曰(답왈) 解脫者無所言說(해탈자무소언설) 故吾於是不知所云(고오어시불시소운)
사리불이 답하되, 해탈이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기 때문에 吾=나는 뭐라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Sariputra replied, Liberation is free from all words, so I don’t know how to answer on this subject.
[사리불은 부처님의 제자들 중에서 지혜가 가장 뛰어난 사람으로, 이와 사에 밝아서 부처님의 오른팔과 같은 상수제자다. 그런데 천녀와의 대화에서 경계에 집착하고 물든 소승성문으로 취급받는다. 또한 해탈이라는 문제를 논의 하는데 있어서는 아예 해탈에 대해서 말할 줄을 모른다고 천녀에게 손을 드는 광경이다. 틱낫한[釋一行] 스님은 이와 같은 문제 때문에 유마경을 싫어하는지도 모른다.]
天曰(천왈) 言說文字(언설문자) 皆解脫相(개해탈상)
천녀가 말하되, 말=言說과 문자야말로 모두가 해탈의 모습입니다.
The heavenly maiden said, Words and characters are all marks of liberation.
所以者何(소이자하) 解脫者(해탈자) 不內不外不在兩閒(불내불외불재양간)
왜냐 하면, 해탈이라고 하는 것은 마음 안(말하는 사람)도 아니며, 마음 밖(말하는 내용)도 아니며, 또 그 사이(음성)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Why Liberation is not within, not without, not in between,
文字亦不內不外(문자역불내불외) 不在兩閒(불재양간)
문자도 이와 같아서 안(말하는 사람)에도 밖(말하는 내용)에도, 또 안과 밖의 중간(음성)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and words are not within, not without, not in between.
[不內=언설문자(言說文字)를 입에 담는 사람이다.
不外= 설(說)해지는 그 내용이다.
兩閒= 전달의 매개체인 음성(音聲)이다.]
是故舍利弗(시고사리불) 無離文字說解脫也(무이문자설해탈야)
그러므로 고덕(사라불)이시여, 문자를 떠나서는 해탈을 말하지 마십시오.
Therefore, Sariputra, you do not need to speak of liberation apart from words.
所以者何(소아자하) 一切諸法是解脫相(일체제법시해탈상)
왜냐 하면, 모든 것=一切諸法은 그대로가 해탈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How so? All Dharmas are the marks of liberation.
[일반불교에서와 같이 사리불도 해탈이라는 것을 대단한 경지로 오인하고 있는데 천녀는 일체제법 모두가 해탈의 모습이라고 한다. 궁극적 불교 즉 어떤 경지도 지금 현재에 존재하는 이대로의 현상을 떠나 있지 않음을 가르친 것이다.]
舍利弗言(사리불언) 不復以離(불부이리) 婬怒癡爲解脫乎(음노치위해탈호)?
사리불이 말하되, 그러나 음행=婬, 분노=怒, 어리석음=癡을 떠나는 것을 해탈이라 하지 않습니까?
Sariputra said, Isn’t liberation about freedom from lust, angry and foolishness?
天曰(천왈) 佛爲增上慢人(불위증상만인) 說離婬怒癡爲解脫耳(설리음노치위해탈이)
천녀가 말하되, 부처님께서는 아만심이 높은=增上慢에 사로잡힌 이들을 위해서만 음행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떠나는 것이 해탈이라고 설하셨을 뿐입니다.
The celestial maiden replied, The buddha said that for those that are conceited, to be free from lust, anger, and ignorance is liberation.
[증상만(增上慢)= 깨닫지 못하였으면서도 깨달았다는 교만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
[증상만(增上慢, 산 adhi-māna, 영어: false arrogance, anticipatory arrogance, arrogance of showing off)은 아직 득(得)하지 못한 상위의 뛰어난 증득할 법=上勝證法에 대하여 '나는 이미 득하였다'고 생각하고, 혹은 아직 도달=至하지 못한 상위의 뛰어난 증득할 법=上勝證法에 대하여 '나는 이미 도달하였다'고 생각하고, 혹은 아직 접촉=觸하지 못한 상위의 뛰어난 증득할 법=上勝證法에 대하여 '나는 이미 접촉하였다'고 생각하는 것에 연유하여, 지금 오만(傲慢)하고 이미 오만하였고 앞으로도 오만한 마음으로 높은 체 뽐내거나 자신을 높이는 고거심(高舉心)을 내고 자부[恃 믿을 시, 자부할 시: 自負, 스스로 자신이 그렇다고 믿음] 하여 다른 이를 업신여기는[篾] 것이다.
'구사론'에 따르면, 증상만(增上慢)은 아직 증득하지 못한 수승한 덕을 이미 증득하였다고 생각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
증상만(增上慢)은 증상(增上) 즉 뛰어난 것을 가지지 못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가졌다고 착각하여 자신을 높이는[慢, 高舉] 것이므로 증상만이라고 한다.]
若無增上慢者(약무증상만자) 佛說婬怒癡(불설음노치) 性卽是解脫(성즉시해탈)
만약 증상만이 없는 사람이라면 음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자성이 곧 그대로 해탈이라고 설하셨습니다.
As for those who are without conceit, the Buddha said that the nature of lust, anger, and ignorance is liberation.
[드디어 “음행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본성이 곧 해탈이다=婬怒癡性 卽是解脫”라는 유명한 명언이 등장하였다. 부처님은 잘난 체하고 아만이 많은 사람들을 제도하기 위해서 음행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떠난 것이 해탈이라고 설하셨을 뿐이다. 탐욕이 즉시 도라고 한 제법무행경의 말씀과 같다.]
舍利弗言(사리불언) 善哉善哉(선재선재) 天女(천녀) 汝何所得(여하소득)?
以何爲證(이하위증)? 辯乃如是(변내여시)!
사리불이 말하되, 참으로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천녀여, 그대는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으로 깨달음을 삼았기에 변재가 이와 같이 훌륭할 수가 있습니까?
Sariputra said, Excellent! Excellent! Celestial maiden, what have you attained? By what means have you reached it? How can you speak so eloquently?
天曰(천왈) 我無得無證(아무득무증) 故辯如是(고변여시)
천녀가 대답하되, 저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고, 깨달은 것도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이 말하는 것입니다.
The celestial maiden replied, It is because I have no attainment and no proof of means that I have such good eloquence.
所以者何(소이자하)? 若有得有證者(약유득유증자) 卽於佛法爲增上慢(즉어불법위증상만)
왜냐 하면, 만약 얻음이 있다든가 깨달음이 있다고 하는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침=불법에서 증상만에 사로잡힌 사람이기 때문입니다.(불법에 대하여 아만이 높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Why? If there is a person who has attained proof, that is to be conceited of the Buddha’s teaching.
[천녀는 깨달아도 깨달은 상이 없고, 얻어도 얻은 상이 없는 무소득의 이치를 설명하고 있다. 조금 얻은 것으로, 조금 아는 것으로 잘난 체하고, 아는 체하고, 얻은 체하는 사람으로서는 가까이 할 수 없는 경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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