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舍利弗因緣’第十六 卷第十一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16. 초품 중 '사리불의 인연'을 풀이함 3
是時 南天竺 有一婆羅門 大論議師 字提舍, 於十八種大經 皆悉通利。
是人 入王舍城 頭上戴火 以銅鍱腹。
그때 남천축에 한 바라문 출신의 대논사(大論師)가 있었으니, 이름이 제사(提舍, Tiṣya)이라. 그는 열여덟 가지 외도의 경서(經書 veda)=十八大經(십팔대경)을 모두 통달하였다. 그러한 이가 불화로를 머리에 이고 구리=銅(동)으로 배를 감싸고 왕사성(王舍城, 라자가하 Rājagṛha)에 들어왔으니,
人問其故, 便言, '我所學經書甚多 恐腹破裂 是故鍱之'
又問, '頭上何以戴火?' 答言, '以大闇故'
衆人言, '日出照明 何以言闇?' 鍱 쇳조각 섭, 戴 일 대
答言, '闇有二種, 一者 日光不照, 二者 愚癡闇蔽, 今雖有日明 而愚癡猶黑'
사람들이 그 까닭을 물으니 선뜻 대답하기를, '내가 배운 경서가 매우 많아서 배가 찢어질까 두려워 감싼 것이다'
또한 '머리에는 어찌하여 불을 이고 있는가?'라고 물으면, '매우 어둡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하였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해가 떠서 밝게 비추거늘, 어찌하여 어둡다 하는가?'
대답하기를, '어두움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햇빛이 비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어리석음의 어두움에 덮인 것이니, 지금은 비록 해의 광명이 있으나 어리석음 때문에 오히려 더욱 어두울 뿐이라' 하였다.
衆人言, '汝但未見 婆羅門 摩陁羅, 汝若見者 腹當縮 明當闇'
是婆羅 門逕至鼓邊 打論議鼓。縮 오그라들 축, 鼓 북 고, 逕 좁은 길 경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대가 아직 바라문인 마타라(摩陀羅)를 만나지 못하였구나. 그대가 그를 본다면 배는 쭈그러들 것이고 총명함=明(명)도 어두워지리라.' 하자,
그 바라문은 즉시 북 있는 곳으로 가서 논의를 청하는 북을 두드렸다.
國王聞之 問是何人? 衆臣答言, '南天竺 有一婆羅門, 名提舍 大論議師 欲求論處 故打論鼓'
王大歡喜 卽集衆人 而告之曰, '有能難者 與之論議'
국왕이 북소리를 듣고는 '누가 북을 울리는 것인가'라고 물으니,
신하들이 대답하기를, '남천축에서 온 한 바라문으로, 이름이 제사(提舍 Tiṣya)인데 대논의사(大論議師)입니다. 토론할 대상을 구하기 위해 토론을 알리는 북을 울리고 있습니다.'
왕이 매우 기뻐하면서 즉시 대중을 모아놓고 말하기를, '능히 難(난)=따지고 힐문할 이가 있다면 그와 토론해 보거라.'하였다.
摩陁羅 聞之自疑, '我以廢忘 又不業新 不知我今能 與論不?' 僶俛而來。
於道中 見二特牛 方相觝觸 心中作想, '此牛是我 彼牛是彼 以此爲占 知誰得勝?'
此牛不如 便大愁憂 而自念言, ‘如此相者 我將不如' 僶 힘쓸 민, 俛 힘쓸 면, 숙일 부, 觝 닥뜨릴 저, 觸 닿을 촉
마타라(摩陀羅 Māṭhala)는 이 말을 듣고 스스로를 하심하며, '내가 오랜 동안 공부를 쉬었으며, 또한 새로운 것을 공부를 하지도 않았으니, 내가 이제 그와 겨루어 토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그가 고개를 떨구고 걱정하며 가고 있었는데, 도중에서 때마침 두 송아지가 싸우려는 것을 보자 문득 혼자 생각하기를 ‘이편의 소는 나요, 저편의 소는 그라 생각하고, 이러함을 점을 쳐서 누가 이길지 알아보리라’ 하였다.
그런데 이쪽의 소가 여의치 못하여 지고 말자, 그는 문득 크게 근심하고 걱정 하면서 생각하기를, ‘점괘가 이러하다면 나도 이렇게 질 모양이구나.’하였다.
欲入衆時 見有母人 挾一甁水 正在其前 躄地破甁, 復作是念, ‘是亦不吉' 甚大不樂。
旣入衆中 見彼論師 顏貌意色 勝相具足 自知不如。
事不獲已 與共論議。論議旣交 便墮負處。挾 낄 협, 甁 병 병, 躄 넘어질 벽, 다리를 절 벽,
사람들 사이로 들어가려 하는데, 어떤 아낙이 병에 물을 담아 옆구리에 끼고 오다가, 그의 바로 앞에 와서 바닥에 넘어져 병이 깨어지고 말았다. 그는 다시 생각하기를, ‘이 또한 매우 불길하도다.’
이에 매우 불쾌한 마음으로 대중들이 모인 곳에 들어가서 그 논사를 보니, 용모와 안색에 이길 징조가 갖추어져 있어, 자기는 스스로 여의치 못할 것이 분명하였으나 어쩔 수 없이 그와 더불어 토론하니, 논의가 시작되자마자 곧 지고 말았다.
王大歡喜, '大智明人 遠入我國' 復欲爲之封一聚落。
諸臣議言, '一聰明人來 便封一邑 功臣不賞 但寵語論 恐非安國 全家之道,
今摩陁羅 論議不如 應奪其封 以與勝者, 若更有勝人 復以與之'
王用其言 卽奪與後人。 寵 괼 총, 현 이름 룡, 사랑할 총
왕이 몹시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크게 지혜롭고 총명한 사람이 멀리에서 내 나라에 왔으니, 다시 한 고을을 봉해 주어 포상하고자 하노라.' 하자,
이에 신하들이 의논한 뒤에 말하기를, '총명한 사람이 올 때마다 한 고을을 식읍으로 봉하여 주시나, 공신들에게는 상을 주지 않으시면, 오로지 총애를 받고자 논의에만 매달리게 될 것인즉, 국가를 다스리고 안정시키는 도가 아닌 줄로 여기나이다. 오늘 마타라(摩陀羅 Māṭhala)가 논의(토론)에서 여의치 못하여 졌으니, 응당 그에게 봉했던 식읍을 빼앗아서 이긴 자에게 주셔야 합니다. 또한 다시 이기는 이가 생기면 다시 빼앗아서 그에게 물려주면 될 것입니다.' 하자,
왕은 그들의 말을 따라 당장에 빼앗아서 뒷사람(제사)에게 주게 되었다.
是時 摩陁羅語 提舍言, '汝是聰明人 我以女妻汝 男兒相累, 今欲遠出他國 以求本志'
提舍納其女爲婦。
이에 마타라(摩陀羅 Māṭhala)가 제사(提舍 Tiṣya)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총명한 사람이니, 내 딸을 그대의 처로 맞이해주게나.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대를 잇게 될 터이니, 나는 이제 멀리 다른 나라로 가서 본래의 뜻을 구하리라.' 하였다.
其婦懷妊 夢見一人 身被甲冑 手執金剛 摧破諸山 而在大山邊立。
覺已白其夫言 我夢如是。
提舍言, '汝當生男 摧伏一切 諸論議師 唯不勝一人 當與作弟子'
제사(提舍 Tiṣya)는 그 딸을 아내로 맞아들였으며, 그의 아내가 임신을 하고 꿈을 꾸니, 어떤 사람이 몸에는 갑옷을 입고 손에는 금강방망이(금강저金剛杵)를 들고 산들을 두드려 깨어 부순 뒤, 큰 산의 옆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꿈에서 깨어난 뒤에 그 남편에게 '내가 이러이러한 꿈을 꾸었습니다'고 말하자,
제사가 말하기를, '그대는 당연히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는 모든 논사들을 모두 굴복시키되 오직 한 사람만은 굴복시키지 못하고 그의 제자가 될 것이오.' 하였다.
舍利懷妊 以其子故 母亦聰明 大能論議。
其弟拘郗羅 與姊談論 每屈不如, 知所懷子 必大智慧 未生如是 何況出生!
卽捨家學問 至南天竺 不翦指爪 讀十八種經書 皆令通利 是故時人 號爲長爪梵志。
사리부인이 회임을 한 뒤로, 그 뱃속의 아기 때문에 엄마까지도 매우 총명하여져서 토론에 매우 능하여게 되어, 그의 동생인 구치라(拘郗羅)가 누이와 토론하면 항상 지기만 할 뿐 상대가 되지 못하게 되었다. 구치라는 잉태한 아기가 반드시 크게 지혜로울 것임을 알고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도 이와 같거늘, 하물며 태어난 뒤에야 어떠하겠는가’라고 생각하고,
학문을 닦고자 곧 집을 버리고 떠나, 남천축까지 가서 손톱도 깎지 않은 채 외도의 十八種經書(십팔종경서)를 모두 읽어 환하게 통달하였다.
그러한 까닭에 당시의 사람들이 그를 장조(長爪) 범지(梵志)라 부르게 된 것이라.
姊子旣生 七日之後 裹以白疊 以示其父。
其父思惟, '我名提舍 逐我名字 字爲憂波提舍' 憂波 秦言逐, 提舍 星名, 是爲父母作字。
衆人以其舍利所生 皆共名之爲舍利弗 弗秦言子。
그의 누이가 아기를 낳은 지 7일 뒤에 하얀 포대기에 싸서 그의 아버지에게 보이니, 아버지가 생각하기를,
‘나를 제사(提舍 Tiṣya)라 부르니, 내 이름자를 따서 우바제사(憂波提舍, Upatiṣya)라 하리라.
- 우바(우파Upa)란 진나라 말로 따른다는 뜻이며, 제사(提舍 Tiṣya)는 별의 이름이다.-
곧 이 우바제사(憂波提舍, Upatiṣya)라는 이름은 부모에 의해 지어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사리(舍利)부인의 소생이라 하여 모두가 사리불(舍利弗)이라 불렀으니,
-불(弗, putra)은 진나라 말로 아들이라는 뜻이다.-
復次 舍利弗 世世本願 於釋迦文尼佛 所作智慧第一弟子 字舍利弗。
是爲本願 因緣名字 以是故 名舍利弗。
또한 사리불 존자의 세세에 걸친 본원이 석가모니부처님 계신 곳에서 지혜제일의 제자가 되어 사리불이라 불리는 것이었으니, 이것은 본원(本願)의 인연에 의한 이름으로, 이러한 까닭에 사리불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問曰, 若爾者 何以不言 '憂波提舍', 而但言'舍利弗'?
묻나니, 만약 그러하다면 어찌하여 우바제사(憂波提舍, Upatiṣya)라 부르지 않고 단지 사리불(舍利弗, Śāri-putra)이라고만 부르는 것입니까?
答曰, 時人貴重其母 於衆女人中 聰明第一 以是因緣故 稱舍利弗。
답하나니, 그 당시의 사람들은 그의 어머니를 귀히 여겼으니, 곧 그녀는 여러 여인들 가운데 총명하기가 으뜸이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사리불이라 불리게 된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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