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者 請轉法輪(청전법륜)

6. Requesting the Turning of the Dharma Wheel

여섯째는 설법하여주기를 청함이요.

 

여섯째, 설법하여주기를 청함이란, 청한다는 말은 배우기 위해서 청하는 것이다. 아무리 무식한 사람도 자기자랑과 아는 체하기를 좋아한다. 설법하여주기를 청하는 일은 자신이 아는 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는 것은 두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이나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무엇이나 묻고 설명하여 주기를 청하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아는 체하면 싫어하지만 물으면 좋아한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그 간단한 사실을 모르고 자꾸만 아는 체하는가. 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공자(孔子)님의 인품을 말할 때 반드시 배우기를 싫어하거나 게을리 하지 않았던 것을 든다. 그래서 오늘 날 공자가 되었던 것이다. 우리도 어릴 때는 세상 모든 것들이 처음 보는 것이라 보는 것 마다 묻고 듣는 것 마다 묻는다. 부모를 성가시게 할 정도로 알고 싶어 한다. 사람들이 어릴 때 그 마음 그대로만 가지고 산다면 누구나 공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초심(初心)은 좋았으나 후심(後心)이 문제였다. 아름다운 삶을 사는 보살은 끊임없이 묻고 배우고 설명해 주기를 청하는 그 어릴 때의 마음, 즉 초심을 계속하여 유지하는 삶이다.

보현행원품의 주인공은 선재동자다. 선재동자의 장점이자 특징은 53명이나 되는 많은 선지식들을 한분 한분을 찾아다니면서 가르침을 받는 일이다. 그 이야기가 행원품의 전부다. 가르침을 받기에 앞서 반드시 먼저 청하였다. 청하지도 않는데 먼저 가르치려고 하는 것은 결코 자연스럽지가 않다. 53명의 선지식 중에는 출가한 스님도 있고 재가한 거사나 보살도 있고 기생도 있고 뱃사공도 있다. 사마외도(邪魔外道)도 있고 온갖 신들도 있다. 그들 모두가 선재동자의 선지식이다. 오직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를 생각할 뿐, 배움의 길에서는 스승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선재동자는 불교공부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의 이상이자 모델이다. 그의 삶과 배움의 자세를 닮으면 매우 훌륭한 인생이 보장된다. 아름다운 보살의 삶은 곧 배우기를 좋아하는 선재동자와 같은 삶이기도 하다.

 

七者 請佛住世(청불주세)

7. Requesting that the Buddhas Abide in the World

일곱째는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시기를 청함이요.

 

일곱째, 부처님이 세상에 오래 머무르시기를 청함이란, 혹 정신이 잘못 되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자신의 몸을 망치고 수명을 단축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모두들 세상에 오래 오래 살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청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단순하게 말로만 오래 오래 머무르시기를 바라고 청원을 드리는데 끝이지 않고 말과 마음과 행동을 다 기울여 오래 살 수 있도록 의식주를 제공하고 약과 치료를 도와주면서 구체적으로 건강하고 오래 머무르시도록 하는 일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사람의 삶은 대단히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옛날 어떤 사형수가 사형집행일을 앞두고 자신의 감방에 기어 다니는 작은 벌레를 보고 부러워서 쓴 글에, “저 미물과 같은 보잘 것 없는 벌레가 되어서라도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토로 하였다. 그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엄과 경외심은 참으로 이와 같기 때문에 누구나 오래 살고 건강하게 살도록 보살피고 이바지해 드리는 일은 대단히 훌륭한 일이다. 보살계(菩薩戒)에는 “병든 사람을 보고 간병하지 않으면 죄를 짓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인생을 가장 아름답게 살려는 보살은 사람의 생명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이러한 덕행(德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八者 常隨佛學(상수불학)이요

8  Maintaining the profound Dharma of the Buddhas

여덟째는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움이요.

 

여덟째,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움이란, 앞에서 설법하여 주시기를 청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보다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하는 자세다. 무엇인가 배우려고 하면 세상에는 스승도 많고 가르치는 데도 많다. 불교만 하더라도 곳곳이 사찰이요, 사람마다 스승이다. 그런데 진정 어느 사찰 어떤 스승을 찾아가야 불교를 바르게 알 수 있을까는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

보현행원품에는 장소는 말하지 않고 부처님을 따라 배우라고만 했는데 부처님이란 바르고 참된 이치를 깨달아 아는 사람을 말한다. 불교란 참되고 바른 이치[眞理]이므로 당연히 참되고 바른 이치를 잘 아는 스승을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항상 따라 배워야 하는데, 배우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로서는 특히 경험이 없는 초보자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엉뚱한 곳에서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을 잘못만나 허송세월하는 예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불교를 공부하는 데는 스승 없이 혼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좋은 스승을 만나서 배우는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의 차이로 그 효과가 다르다. 그러므로 반드시 견해가 올바른 스승을 만나야 하지만, 지금의 시대에는 사람들의 견해가 각양각색이니 바른 스승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현명한 선택이라고 권할만한 길은 사람보다 전래되어 온 경전과 어록을 의지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필자(무비스님)는 1960년 이후부터 회상을 가지고 있는 선원과 강원의 모든 선지식들을 거의 다 찾아다니면서 한두 철씩 모시고 살았다. 그러나 끝내는 한 스승을 모시지 못하고 경전(經典)과 어록(語錄)들을 스승으로 삼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거쳐 온 수많은 스승들의 큰 가르침과 경책으로 눈을 열어 주신 덕분에 그나마 경전과 어록에 의지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보살의 아름다운 서원의 삶은 사람이든 경전이든 부지런히 쉬지 않고 따라서 배우는 정진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九者 恒順衆生(항순중생)이요

9.  Always accommodating and adapting to all beings

아홉째는 항상 중생들을 수순함이요.

 

아홉째, 항상 중생들을 수순함이란, 사람이 사람과 더불어 살다보면 자신을 비우고 오로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생활방식만을 수순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가까운 부부사이도 그렇고, 부모와 자식도 그렇고, 형제나 친구사이라도 그렇다. 이유는 모두가 하나하나 독립된 인격체이기 때문이리라. 모든 사람은 각각 자신의 견해와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독립된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자신을 철저히 비우고 오로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생활습관을 수순하여 산다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이고 진정 아름다운 보살의 마음이다.

가끔 “참다가 참다가 이제는 한계에 이르렀다. 더 이상은 못 참는다. 나도 이제는 내 마음대로 살 것이다.”라고 하면서 지금까지 수년, 또는 수십 년을 견디고 살아 온 사이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마는 사람들이 있다. 꽤나 잘 살아 온 것 같지만 그것은 아니다. 그렇게 되면 어디에서도 그 보상은 받을 곳이 없다. 처음부터 자신을 비우고 오로지 수순하는 자세로 살았어야 옳다. 사실은 알고 보면 설사 수순하지 않고 자기방식대로 사는 것도 실은 공연한 아집(我執)을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 참으로 수순하는 삶은 불평도 없다. 자신이 수순한다는 생각이 없이 수순하는데 무슨 불평과 기대하는 것이 있겠는가. 이것이 보살의 아름다운 삶의 또 한 모습이다. 그래서 자신을 비우고 다른 사람들에게 수순하는 것을 불자의 대표적인 덕목이라 한다.

 

十者 普皆廻向(보개회향)이니라

10. Benefiting and Brining Happiness to All Beings with Great Practices

열째는 모두 다 회향함이니라.

 

열째, 모두 다 회향함이란, 기도회향, 불사회향, 선근회향 등 회향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리고 불교의 수많은 용어 중에서 매우 훌륭하고 우수한 낱말이다. 공덕을 쌓고 복을 짓고 지혜를 닦아도 회향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한다. 회향이란 자신이 닦은 모든 수행과 공덕과 지혜를 전부 남을 위해서 나눠주라는 뜻이다. 즉 조그마한 복덕도 모두 남을 위해서 쓸 줄 아는 사람이 보살이며 불자다. 그것이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육신의 능력이든 다 남에게 회향해야 한다. 회향하지 않으면 정체되고 정체되면 변질되어서, 나중에는 쓸모없는 것이 되고 만다.

일생을 사는 동안을 요즘은 1백년 전후로 잡는다. 그렇다면 무엇을 하고 살았든 늦어도 40세가 되면 회향하는 시간으로 생각해야한다. 돈을 버는 사람은 돈으로 회향하고, 지식을 쌓은 사람은 지식으로 회향하고, 기술을 익힌 사람은 기술로 회향해야하고, 부귀공명을 가진 사람들은 부귀공명으로 회향해야한다. 불교를 공부하고 도를 닦으며 수행에 전념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회향하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

인생 40이 되어서도 회향하지 않으면 다시 또 언제 회향하겠는가. 얻을 것은 다 얻었고 닦을 것은 이제 다 닦았다. 설사 1백세가 되는 날까지 발전하고 전진한다하여도 40부터는 회향하면서 나아가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세상에 아무런 쓸모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바람직한 불교인은 자신이 가진 아주 작은 것이라도 남들에게 회향하는 삶을 살줄 알아야한다. 회향이 없는 인생은 사람다운 사람, 즉 보살이 아니다.

 

보현행원품이 화엄경의 결론이며 불교의 결론이라는 말의 뜻이 여기에 있다. 보현보살과 같은 보살행을 실천하는 것이 불교이다. 열 가지 지극히 상식적이면서 아주 빼어난 아름다운 마음씨와 구체적인 실천모습이다. 성불(成佛)을 해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사람들을 제도하기 위한 능력배양이다. 사람들을 제도하는 것이 불교의 목적이며 불교공부의 결실이다. 사람들을 제도한다는 것은 곧 보현보살의 열 가지 구체적인 행동지침의 실현을 말한다.

 

善財가 白言호대 大聖이시여 云何禮敬으로 乃至廻向이니잇고

선재       백언         대성            운하예경         내지회향

선재동자가 말하였습니다.

대성이시여, 어떻게 예배하고 공경하며, 내지 어떻게 회향하여야 합니까?

 

보현보살이 부처님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고 그와 같은 공덕을 성취하려면 열 가지 광대한 행원을 닦아야 함을 말씀하시고, 다시 그 열 가지 덕목을 낱낱이 열거하여 밝히자 선재동자는 자세히 설명하여 주기를 청하였다.

大方廣佛華嚴經卷第四十 대방광불화엄경권제40

罽賓國 三藏般若 奉詔譯 계빈국 삼장반야 봉조역

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 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

 

81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으로 반야삼장(般若三藏)이 번역한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보현행원품을 빼고는 아무래도 완전한 화엄경으로는 미흡한 점이 있기 때문이고, 또한 다른 나라에서도 80권에 이어서 보현행원품을 함께 편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八十一.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화엄경은 60권본과 80권본과 40권본의 세 종류가 있는데

60권본은 동진(東晋)시대에 불타발타라(佛駄跋陀羅)가 양주(楊州) 도량사(道場寺)에서 서기422년에 번역한 것,

80권본은 당(唐)나라 때 실차난타(實叉難陀)가 695년에 동도(東都)의 변공사(遍空寺)에서 번역을 시작하여 699년에 낙양(洛陽)의 불수기사(佛授記寺)에서 끝마친 것.

40권본은 당(唐)나라 때의 반야삼장(般若三藏)이 798년에 번역한 것이다. 이 40권본 화엄경은 이름이 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이라는 한 가지 품뿐이다. 이름은 달라도 60권본과 80권본의 입법계품(入法界品)에 해당한다. 한 가지 품이 무려 40권이나 되는데 그 마지막 권만 따로 떼어내서 우리가 흔히 독송하는 소위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으로 삼은 것이다.

권수도 줄이고 이름도 간략하게 하여, 길고 긴 경전에서 필요한 부분만 떼어내어 별행본(別行本)으로 유통시켜도 아무런 부족함이 없이 오히려 훨씬 돋보인다. 보현행원품이 얼마나 많이 읽히는가를 보면 안다. 그래서 우리들에게는 보현행원품이라는 독립된 경전으로 알고 있을 정도다.

특히 이번에 80권본을 강설하면서 입법계품에 이어서 보현행원품을 연결하여 화엄경의 결론으로 보완한 것은 화엄경의 완벽을 기하는 일이 된다.

보현행원의 행원(行願)이란 사람으로서 마음에 새기며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숭고한 서원이다. 그리고 그 훌륭한 서원을 실천하는 불교의 이상적인 인간상을 보살이라 하는데 그 중에서도 보현보살이 그 대표가 된다.

보현보살은 경전에서 열 가지의 매우 뛰어난 서원을 설명하여 불교적인 삶이 무엇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 서원이란 희망이며 꿈이며 기대감이다. 사람의 삶이란 훌륭한 꿈과 희망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이익과 삶의 생기를 줄 수 있을 때 그 사람의 삶은 빛난다. 그것을 보살의 삶이라 한다.

 

다시 화엄경의 대지(大旨)를 언급하면, 흔히 화엄경의 대지를 “통만법 명일심(統萬法 明一心)”이라고 한다. 물론 한 부분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필자는 선명시성정각(先明始成正覺) 후현보현행원(後顯普賢行願)이라고 하고자한다. 화엄경에는 천차만별의 차별한 법을 거두어 오직 한 마음임을 밝히는 가르침이라는 뜻도 일부 담겨있으나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처음 서두에서 세존이 처음 정각 이룸을 말하여 정각의 내용과 정각의 안목을 피력하였다. 그것은 곧 “아름다워라 세상이여, 환희로워라 인생이여. 아, 이대로가 화장장엄세계요, 이대로가 청정법신비로자나불인 것을.”이라는 말로 요약하여 표현하였다. 그러나 깨달음의 안목으로 볼 때 “우리들 인생이 그와 같고 세상이 그와 같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한다면, 보살행 중에서 가장 위대한 보현보살의 행원을 실천하여 본래 아름답기 그지없는 세상에 보현행원의 꽃으로 더욱 아름답게 수놓아가자는 것[華嚴]이 총 결론이기 때문이다. - 무비스님

 

1, 서분(序分)

爾時에 普賢菩薩摩訶薩이 稱歎如來勝功德已하시고 告諸菩薩과 及善財言하사대

이시       보현보살마하살     칭탄여래 승공덕이            고제보살     급선제언

그때 보현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거룩한 공덕을 찬탄하고 나서 여러 보살과

선재동자에게 말하였습니다.

善男子야 如來功德은 假使十方一切諸佛이 經不可說不可說佛刹極微塵數劫토록

선남자       여래공덕     가사시방 일체제불     경불가설불가설 불찰극미진수겁

선남자여, 여래의 공덕은 가령 시방세계의 일체 모든 부처님들께서 불가설 불가설

불찰 미진수 겁 동안 

相續演說하야도 不可窮盡이니라 若欲成就此功德門인댄 應修十種廣大行願이니라

상속연설               불가궁진            약욕성취 차공덕문        응수십종 광대행원

계속하여 연설할지라도 끝까지 다할 수가 없느니라.

만약 이러한 여래의 공덕을 성취하려면 응당 열 가지 크나큰 행과 원을 닦아야 하느니라.

 

이 단락은 이 품의 서론[序分]에 해당한다.

'그때'란 길고 긴 화엄경의 마지막 부분을 설하는 지금 이 순간이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화엄경 제39품인 입법계품(入法界品)에서 보현보살이 부처님의 거룩한 공덕을 설명할 수 있는 데까지 설명하여 마친 때이다.

앞의 화엄경 본문에서 설명한 부처님의 거룩한 공덕을 아주 작은 일부분만 소개하면,

“한량없는 세월동안 수행하시면서 때로는 보살의 견디고 참고 기다리는 삶도 사시었네.”

“혹은 석가모니부처님이 불도를 이룬지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겁을 지나간 것을 보기도 하였으며, 혹은 지금 막 보살이 되어 시방의 모든 중생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사시는 모습을 보기도 하였네.”

“혹은 석가모니부처님이 모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수행을 하시는 것도 보았고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 등등의 바라밀을 모두 다 중생들의 마음을 수순하여 나타내 보이는 것도 보았네.”

“설혹 세계의 먼지 숫자만큼이나 많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들을 다 헤아려서 알고, 또 저 큰 바다의 물을 다 마실 수 있고, 드넓은 저 허공 끝을 다 알고, 심지어 바람마저 손으로 얽어 붙잡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하더라도 부처님의 한량없는 그 공덕은 다 설명할 수가 없네.”

“만약 어떤 이가 이러한 공덕을 듣고 환희하는 마음과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낸다면 위에서 찬탄한 모든 공덕을 다 얻을 수 있으리니, 이 공덕에 대해서 결코 의심하지 말라.”라고 하면서 이와 같이 끝을 맺었다.

이어 보현행원품에서 그런데 “만약 이와 같은 공덕을 성취하려면 응당 열 가지 크나큰 행원을 닦아야 한다.”라고 하면서 아래에서 그 열 가지 행원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한다.

 

2, 정종분(正宗分)

(1) 열 가지 서원(誓願)의 명칭

何等이 爲十고 一者는 禮敬諸佛(예경제불)이요

1.      Venerating the Buddhas

그 열 가지 서원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함이요.

 

여기서부터 이 경전의 본론이다. 보현행원품에서 주로 이야기 하고자하는 내용이 열 가지 서원이다. 먼저 그 열 가지 서원의 이름을 열거하였다. 불교적인 가치관에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인생, 즉 보살로 살아가는 열 가지의 덕목이라 해도 좋다. 다음에서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우선 간단하게 현대적 의미로 풀어서 이해해 보려한다.

첫째,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함이란, 먼저 모든 사람이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나와 남과 가족과 형제자매와 이웃과 직장에서 늘 부딪히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길을 오고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불교에서 수없이 부처님, 부처님 하지만 실은 그 사람들 외에는 달리 다른 부처님이 없다. 그리고 그 사람 부처님들은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보다 더 훌륭하고 위대한 존재는 없다. 사람이라는 존재를 이해할수록 부처님이 아니라고 할 이유가 없어진다. 그리고 사람 외에 달리 어디서 부처님을 찾을 수 없다.

사람을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나면 그 다음 예배하고 공경하는 일은 한결 쉬워진다. 나무나 돌로 깎은 불상에도 예배하고 공경한다. 세 번씩, 일곱 번씩, 백팔번씩, 천 번씩, 삼천 번씩, 어떤 이는 백만 번을 했다고 자랑하는 이도 있다.

나무나 돌을 부처님으로 보면서 왜 살아있는 사람은 부처님으로 보지 못할까. 간혹 멀쩡한 자연석을 부처님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참 신기하기도 하다. 사람 속에 무슨 물건이 들어있어서 그렇게 볼 줄 아는가. 그 능력을 쏳아서 부디 사람을 부처님으로 이해하고 그 사람 부처님께 예배하고 공경하자. 관세음보살님께 예배를 하다보면 혹 어떤 관세음보살님은 예배하는 우리들을 향해서 합장하고 예배하는 관음상도 있다. 그 관음상의 의미를 잘 이해하면 남은 의혹이 풀리리라. 이것이 사람다운 사람, 즉 보살이 실천해야할 덕목 제1조다.

 

二者는 稱讚如來(칭찬여래)요

2. Praising the Tathagatas

둘째는 부처님을 칭찬하고 찬탄함이요.

 

둘째, 부처님을 우러러 찬탄함이란, 먼저 모든 사람이 부처님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알고 나면 우러러 찬탄할 일은 너무나 많다. 부처님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 올리는 것은 2천 6백 여 년 전에 인도의 역사 속에 나타났던 석가모니 부처님을 생각한다. 그도 물론 훌륭한 부처님이었다. 그래서 예불문(禮佛文)에도 수많은 부처님 중에서 근본이 되는 스승님 석가모니라고 하였다. 그러나 역사 속에 살다 가신 석가모니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경전상에 나타난 무수한 부처님이나 보살들만도 아니다. 역사 속에서 명멸해 간 수많은 보살들이나 조사스님들만도 아니다.

그 모든 분들을 포함하여 다만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있는 우리들과 가깝고 혹은 멀게 있는 모든 사람들을 부처님으로 이해하고 우러러 찬탄하라는 것이다. 못나고 게으르고 살림도 살 줄 모르는 아무짜개도 쓸모없어 보이는 마누라도, 돈도 벌 줄 모르고 옹졸하고 무능력하고 고집만 세고 하여 말이 통 먹히지 않는 저 못난 남편도 내가 사람의 본성을 볼 줄 아는 눈만 열리면 무지 무지하게 존귀하한 부처님이며 값비싼 보물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때는 이리보아도 우러러 찬탄할 거리고 저리보아도 우러러 찬탄할 거리다.

고려청자를 그 가치를 모를 때는 개밥그릇으로 썼으며, 때로는 알루미늄그릇과 맞바꾸었지만 그 가치를 알고 나면 절대로 그럴 수 없다. 안방에 숨겨두고 애지중지한다. 이리 쳐다보고 저리 쳐다보며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아까워서 가족들에게도 잘 보여주지 않는다.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우러러 찬탄하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불심(佛心)이 있는 불자로서 다른 사람의 장점을 우러러 찬탄하지 못한다면 이것은 큰 잘못이다.

 

三者는 廣修供養(광수공양)이요

3. Extensive Cultivation of Offerings

셋째는 널리 공양함이요.

 

셋째, 널리 공양함이란, 사람들을 부처님으로 알고 난 뒤 그 많은 사람 부처님들에게 온갖 것으로 이바지하고 공양 올리는 일이다. 살펴보면 부처님들에게 공양 올려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의식주(衣食住)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이 의식주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의료(醫療)다. 이것을 사사공양(四事供養)라 한다. 그리고 문화적인 것과 사람대접하는 일도 훌륭한 공양이다.

그러나 인간의 지극한 가치를 깨달아 알고, 일체 존재의 이치를 깨달아 알고 있는 불교에서는 무엇보다 인간의 지극한 가치를 일깨우고, 일체 존재의 이치를 가르치는 법공양을 제일 중요한 공양이라고 가르친다.

불교는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불공(佛供)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다. 그러므로 불공의 내용과 방법과 공양물의 우열을 잘 이해하여 가려가면서 공양 올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엉뚱한 단체가 되고 만다. 불자로서 다반사(茶飯事)로 행하는 불공이기에 심사숙고하고 다시 심사숙고하여 해야 할 일이다.

 

四者는 懺除業障(참제업장)이요

4. Confessing Karmic Hindrances

넷째는 스스로의 업장을 참회함이요.

 

넷째, 스스로의 업장을 참회함이란, 불교가 하는 일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단혹(斷惑)과 성덕(成德)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즉 미혹을 제거하고 복덕을 갖추는 일이다. 업장을 참회한다는 것은 미혹을 제거하는 일이다. 미혹이 있어서 업을 짓고 업장 때문에 고통이 따른다. 그래서 천수경에도 금강경에도 초발심자경문에도 업장을 참회하여 제거한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것은 또한 종교가 갖는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종교가 다 같은 방법으로 업장을 참회하지는 않는다.

불교에서는 처음 대하는 천수경에서는, “죄업이란 독립된 자성이 없다. 다만 사람들의 마음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마음, 마음, 하지만 그 마음도 또한 본래로 고정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마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만 알면 죄업도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마치 허공에 세운 건물과 같고 토끼의 뿔이나 거북의 털과 같아서 그것은 다만 말만 있을 뿐이지 실재하는 것은 아니듯이 그래서 죄업도 없고 마음도 없음을 알아서 두 가지가 다 텅 비어 없을 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참회다.”라고 하였다.

스스로의 업장을 참회한다는 것은 그 이치를 이와 같이 이해했을 때 제대로 된 참회라고 할 수 있다. 3조 승찬(僧璨)대사는 40대 중반의 거사로서 평생을 앓고 있는 문둥병이 자신의 죄업 때문이라고 색각하고는 2조 혜가(慧可)대사를 찾아가서 자신의 몹쓸 병이 죄업 때문이니 제발 자신의 죄업을 참회하게 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하였다. 2조 혜가대사는 당신이 죄업을 가져오면 참회시켜 주리라고 하여 문둥병 환자인 승찬거사는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죄업을 찾으려고 하루 종일 골똘히 궁구하였으나 끝내 찾지 못하고는 “죄업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당신의 죄업은 없는 것이며 없는 것이라면 이미 다 참회된 것이다.”라고 하여 죄업이 본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몸도 마음도 날아갈듯이 가벼워졌다. 그리고는 거사의 몸으로 부처님의 법맥(法脈)을 이어서 오늘에 이른다. 이것이 스스로의 업장을 참회하는 것이다. 불자로서 이와 같은 이치를 모른다면 불교적 소양에 결함이 많은 사람이다.

 

五者는 隨喜功德(수희공덕)이요

5. Rejoicing in the Meritorious Deeds of Sentient Beings   

다섯째는 남의 공덕을 따라 기뻐함이요.

 

다섯째, 남의 공덕을 따라 기뻐함이란, 인간으로서 의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남의 공덕을 따라서 기뻐해줄 줄 알아야 한다. 더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순종하고 부처님을 닮아보려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덕목을 갖추고 사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속된 사람들처럼 남이 잘하고 훌륭한 점을 깎아내리거나 시기하고 질투하고 음해까지 한다면 그것은 비인간적인 처사다. 하물며 불교를 믿는 사람이라면 그런 일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남의 공덕을 진심으로 기뻐할 줄 아는 마음은 아름답다. 설사 크게 들어난 공덕이 아니더라도 남이 한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찾아내어 찬탄하고 기뻐하는 습관을 기르고 생활화해야 한다. 사람들을 행복하게하고 세상을 그래도 살맛나게 하는 길은 경제적 소득을 높이는 것보다도 남이 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보는 습관지수와 기뻐하는 지수를 끌어올리는 일이다. 아무리 경제적으로 소득이 증대되어 1년 소득이 수백만 불이 된다하더라도 남이 하는 일에 대해서 시기하고 질투하고 속이 상하여 일상에 기쁨이 전혀 없다면 무슨 사는 맛이 나겠는가.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야 무슨 기뻐할 일이 그렇게 많겠는가. 나는 한 사람이지만 남은 사람은 70억이 넘지 않은가. 남의 잘 한 점을 찾아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진심으로 기뻐한다면 순간순간이 기쁜 순간이며, 매일 매일이 기쁜 날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모습으로 사는 것이 보살의 아름다운 삶이다.

화엄경의 결론이자 불교의 결론인 이 보현행원품은 이렇게 간단명료하고 쉽다. 그렇다. 불교는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알고 보면 지극히 상식적이고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이치를 가르칠 뿐이다.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10

 

㉶ 수승한 이해를 나타는 공덕

譬如幻師善幻術에 現作種種諸幻事인달하야

비여환사선환술       현작종종제환사 

비유컨대 마술사가 환술을 잘하여, 갖가지 마술을 만들어 내듯이 

佛化衆生亦如是하사 爲其示現種種身이로다

불화중생역여시          위기시현종종신

부처님께서 중생을 교화함도 그와 같아서

그들에게 갖가지의 몸을 시현하시며, 

 

譬如淨月在虛空에 令世衆生見增減하며

비여정월재허공       영세중생견증감 

비유컨대 청정한 달이 허공에 떠서,

세간 중생으로 하여금 커지고 작아짐을 보게 하고,    

一切河池現影像에 所有星宿奪光色인달하야

일체하지현영상       소유성숙탈광색

일체 모든 강과 못에 영상을 나타내어서, 별들의 빛을 빼앗아버리듯이 

 

如來智月出世間에 亦以方便示增減하며

여래지월출세간       역이방편시증감 
여래 지혜의 달이 세간에 떠서,
또한 방편으로 더하고 감함=增減을 보이고  

菩薩心水現其影에 聲聞星宿無光色이로다

보살심수현기영      성문성숙무광색

보살의 마음이란 물에 그 영상을 나타내니, 성문의 별들은 광색이 없도다. 

 

譬如大海寶充滿에 淸淨無濁無有量이라 

비여대해보충만       청정무탁무유량 

비유컨대 큰 바다에 보배가 충만하고, 청정하여 흐리지 않음=淸淨無濁하고 한량없어서 

四洲所有諸衆生이 一切於中現其像인달하야

사주소유제중생       일체어중현기상

4섬부주=四洲의 모든 중생이 모두 그 가운데 영상을 나타내듯이  

 

佛身功德海亦爾하야 無垢無濁無邊際하사

불신공덕해역이          무구무탁무변제 
부처님 몸의 공덕 바다도 그러하여,
때 없고 흐리지 않고=無垢無濁하기 그지없어서 

乃至法界諸衆生이 靡不於中現其影이로다

내지법계제중생       미불어중현기영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그 가운데 영상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없도다.

부처님의 몸이 세상에 나타나서 중생들의 근기에 맞춰서 교화하는 모습들을 비유로 설명하여 밝혔다.

 

㉷ 중생들을 조복하는 공덕

譬如淨日放千光에 不動本處照十方인달하야

비여정일방천광        부동본처조시방 

비유컨대 청정한 해(밝은 해)가 일천 광명을 놓되, 제자리=本處를 떠나지 않고 시방을 비추듯이 

佛日光明亦如是하사 無去無來除世暗이로다

불일광명역여시           무거무래제세암

부처님 해의 광명도 그와 같아서, 감도 없고 옴도 없으되 세간의 어둠을 없애도다. 

부처님의 위대하심을 비유할 때 일 천개의 태양이 동시에 떠서 세상을 비추는 것과 같다고 한다. 어찌 일천 개의 태양에 비유하겠는가. 설사 태양이 일천 개라 하더라도 지기도 하고 그늘도 있지만 부처님의 태양은 지지도 않고 그늘도 없다.

 

譬如龍王降大雨에 不從身出及心出호대

비여용왕강대우      부종신출급심출 

비유컨대 용왕이 큰 비를 내리거든, 몸에서 나오지도 않고 마음에서 나오지도 않되 

而能霑洽悉周徧하야 滌除炎熱使淸凉인달하야

이능점흡실주변          척제염열사청량

주위를 두루 흡족히 적시어서, 찌는 열기를 씻어내고 청량케 하듯이

 

如來法雨亦復然하사 不從於佛身心出호대

여래법우역부연           부종어불신심출 
여래의 법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님 몸과 마음에서 나오지 않으되  

而能開悟一切衆하야 普使滅除三毒火로다

이능개오일체중           보사멸제삼독화

능히 일체중생을 깨우쳐서, 널리 삼독(탐진치)의 불을 소멸하도다

부처님이 법을 설하여 일체 중생들을 깨우치며 삼독의 불길을 모두 다 소멸한다는 내용을 용왕이 큰 비를 내릴 때 몸에서나 마음에서 내는 것이 아니지만 넓은 땅을 두루 적셔서 흡족케 하고, 찌는 더위를 씻어서 서늘케 하듯이 한다는 비유는 참으로 실감이 나는 아름다운 표현이다.

 

㉸ 청정한 법신(法身)의 공덕

如來淸淨妙法身이 一切三界無倫匹하사

여래청정묘법신       일체삼계무륜필 

여래의 청정미묘하신 법신은 일체의 삼계에 짝할 것이 없고 

以出世間言語道하시니 其性非有非無故로다

이출세간언어도                 기성비유비무고

세간의 언어로써는 형용할 수 없으니, 그 성품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 까닭이로다.  

 

雖無所依無不住하며 雖無不至而不去호미

수무소의무부주          수무부지이불거 

비록 의지한 데 없으나 머물지 않음이 없고, 비록 이르지 않는 곳이 없으나 가지 않나니   

如空中畵夢所見하니 當於佛體如是觀이어다

여공중화몽소견           당어불체여시관

마치 허공에 그린 그림과 꿈에 본 사물과 같이  

부처님 체성을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어다.  

부처님의 청정하고 미묘한 법신(法身)의 공덕은 아무리 설명하더라도 다할 수 없다.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다.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경지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허공에다 마음대로 그린 그림과도 같고, 꿈에 본 세상과도 같다.

법신송(法身頌)이라 하여 널리 알려진 게송에

보화비진요망연(報化非眞了妄緣) 보신과 화신이 진실이 아닌 거짓 인연임을 깨달으면,

법신청정광무변(法身淸淨廣無邊) 법신의 청정하고 광대하여 끝이 없음을 보리라.

천강유수천강월(千江有水千江月) 천개의 강마다 물이 있으면 달은 천강마다 떠오르고,

만리무운만리천(萬里無雲萬里天) 만리(萬里)에 구름이 없으면 만리가 청정한 하늘이로다.

 

㉹ 수승한 이해로 나타낸 불국토 공덕

三界有無一切法이 不能與佛爲譬喩니

삼계유무일체법       불능여불위비유 

삼계에 있고 없는 모든 일체법을 능히 부처님과 비유할 수 없나니 

譬如山林鳥獸等이 無有依空而住者로다

비여산림조수등       무유의공이주자

비유하면 산림의 새나 짐승 등과 같아서 허공을 의지함이 없이 머무는 것이며, 

 

㉺ 삼종불신(三種佛身)의 한없는 공덕

大海摩尼無量色이라 佛身差別亦復然이니

대해마니무량색         불신차별역부연 

큰 바다의 마니보배가 한량없는 색이듯, 부처님의 몸이 차별함도 그러하여  

如來非色非非色일새 隨應而現無所住로다

여래비색비비색           수응이현무소주

여래는 색이 아니고 색 아님도 아니어서 응하는 대로 나타나되 머무는 바가 없도다

삼종불신(三種佛身)이란 불신을 그 성질상으로 보아 셋으로 나눈 것으로 

법신(法身)ㆍ보신(報身)ㆍ응신(應身)이다.

① 법신은 법은 영겁토록 변치 않는 만유의 본체이며, 신은 적취(積聚)의 뜻으로

본체에 인격적 의의(意義)를 붙여 법신이라 하니, 빛깔도 형상도 없는 이불(理佛)이다.

② 보신은 인(因)에 따라서 나타난 불신이다. 아미타불과 같은 경우다.

곧 보살위(菩薩位)의 어려운 수행을 견디고, 정진 노력한 결과로 얻은 영구성이

있는 유형(有形)의 불신이다.

③ 응신은 보신불을 보지 못하는 이를 제도하기 위하여 나타나는 불신이다.

역사적 존재를 인정하는 석가모니와 같은 경우이다.

마치 큰 바다에 있는 마니보배가 한량없는 색깔이 있는 것처럼 부처님의 몸이 차별함도

그와 같아서 여래는 빛도 아니고 빛이 아님도 아니지만 응함을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일정한 곳에 머무는 바는 없다.

 

㉻ 진여와 실제와 열반의 공덕

虛空眞如及實際와 涅槃法性寂滅等이여

허공진여급실제       열반법성적멸등 

허공과 진여와 실제 열반의 법성이 적멸함과 같나니  

唯有如是眞實法하야 可以顯示於如來로다

유유여시진실법          가이현시어여래

오직 이와 같은 진실한 법으로만 여래를 드러내어 보일 수 있도다.  

부처님은 진여와 실제와 열반의 공덕을 다 갖추고 있다. 진여(眞如)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대승 불교의 이상이다. 우주 만유에 보편한 상주 불변하는 본체이다. 이것은 우리의 생각이나 개념으로 미칠 수 없는 진실한 경계이다. 오직 성품을 증득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며, 거짓이 아닌 진실이란 뜻과 변천하지 않는 여상(如常)하다는 뜻으로 진여라 한다. 또 경전과 논에서는 진여의 다른 이름으로 법계(法界), 법성(法性), 평등성(平等性), 실제(實際), 허공계(虛空界), 부사의계(不思議界), 무상(無相), 승의(勝義), 실상묘유(實相妙有), 여여(如如), 불성(佛性), 여래장(如來藏), 중도(中道), 제일의제(第一義諦) 등을 말하기도 한다.

실제(實際)는 진여법성(眞如法性)이다. 이는 온갖 법의 끝이 되는 곳이므로 실제라 하며, 또 진여의 실리(實理)를 증득하여 그 궁극(窮極)에 이르므로 이렇게 이른다.

열반(涅槃) 불교의 최고 이상이다. (泥洹)ㆍ열반나(涅槃那)라 음역한다. 멸(滅), 적멸(寂滅), 멸도(滅度), 원적(圓寂)이라 번역한다. 또는 무위(無爲), 무작(無作), 무생(無生)이라고도 번역한다.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여 미(迷)한 생사를 초월해서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법을 체득한 경지이다. 소승불교에서는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지는 것을 이상으로 하므로, 심신이 있고 없음에 따라 유여의(有餘依)열반과 무여의(無餘依)열반의 2종 열반을 세우고, 대승에서는 적극적으로 3덕(德)과 4덕을 갖춘 열반을 말하며, 실상(實相)ㆍ진여(眞如)와 같은 뜻으로 본체(本體) 혹은 실재(實在)의 의미로도 쓴다.

實際= 범어 koti 혹은 bhūta-koti. 진여, 깨달음(보리) 등 수행을 통해 도달하는 궁극적인 경지를 가리키는 불교교리. (진실제)  인도의 승려 무성(無性)의 『섭대승론석(攝大乘論釋)』에 따르면 진실하므로 ‘실’이라고 하고, 궁극의 경지이어서 ‘제’라고 한다

 

㉮ 다함없는 공덕을 모두 맺다

刹塵心念可數知하고 大海中水可飮盡하며

찰진심념가수지           대해중수가음진 

세계 티끌 같은 심념(마음)도 다 헤아려 알고, 큰 바닷물도 남김없이 다 마실 수 있으며  

虛空可量風可繫라도 無能盡說佛功德이로다

허공가량풍가계          무능진설불공덕

허공을 측량하고 바람을 붙들어 맬 수 있을지언정, 부처님의 공덕은 다 설말할 수 없도다.

 

若有聞斯功德海하고 而生歡喜信解心이면

약유문사공덕해          이생환희신해심 

만약 어떤 이가 이러한 공덕바다를 듣고 환희하며 신해하는 마음을 낸다면, 

如所稱揚悉當獲하리니 愼勿於此懷疑念이어다

여소칭양실당획              신물어차회의념

위에서 칭양한 공덕을 모두 얻게 되리니, 진실로 여기에서 의심을 품지 말지니라.  

 

청량스님은 화엄경을 설명하는 소(疏)와 초(抄)를 다 쓰시고 나서 마지막으로 게송을 하나 남겼다.

법성심광난사의(法性深廣難思議) 법성은 깊고 넓어 불가사의한 것을

아이수분약개해(我已隨分略開解) 내가 이미 능력을 따라 간략히 설명하였으니

원사공덕동실제(願斯功德同實際) 원컨대 이 공덕 실제(實際)와 같아져서

보령함식증보제(普令含識證菩提) 널리 일체중생들로 하여금 보리를 증득하여 지이다.

실차난타(實叉難陀,652~710)스님이 번역한 80권본 화엄경은 이것으로 마치고, 이어서 81권으로 반야삼장(般若三藏)이 번역한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을 강설하려고 한다. 보현행원품을 빼고는 아무래도 완전한 화엄경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도 80권에 이어서 보현행원품을 함께 편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9

 

4) 말의 업이 두루 하여 걸림이

涅槃寂靜未曾異 智行勝劣有差別하니

열반적정미증이       지행승렬유차별 

열반의 적정은 다르지 않으나, 지혜의 행은 수승하고 열등한 차별 있나니 

譬如虛空體性一이나 鳥飛遠近各不同이로다

비여허공체성일         조비원근각부동

비유하면 마치 허공의 성품(체성)은 하나이지만

새가 날아감의 멀고 가까움이 다른 것과 같네.

 

佛體音聲亦如是하사 普徧一切虛空界나

불체음성역여시          보변일체허공계 

부처님의 체성과 음성 또한 그와 같아서, 모든 허공계에 두루하건만 

隨諸衆生心智殊하야 所聞所見各差別이로다

수제중생심지수          소문소견각차별

모든 중생들의 마음과 지혜의 다름을 따라, 듣는 바와 보는 바가 제각각 다르도다.

 

佛以過去修諸行으로 能隨所樂演妙音하사대

불이과거수제행          능수소락연묘음 

부처님은 과거에 모든 행을 닦으사, 능히 바라는 바를 따라 법=妙音을 설하시되 

無心計念此與彼하야 我爲誰說誰不說이리오

무심계념차여피           아위수설수불설

이것저것 헤아리는=計較하는 마음 없나니

나는 누구에는 설하고 누구에는 설하지 않는다고 하겠는가. 

 

如來面門放大光하사 具足八萬四千數하시니

여래면문방대광          구족팔만사천수 

여래의 얼굴에서 놓으시는 대광명, 팔만사천 가지를 구족했거니와 

所說法門亦如是하야 普照世界除煩惱로다

소설법문역여시          보조세계제번뇌

설하시는 법문 또한 그와 같아서 세계에 두루 비춰 번뇌를 없애도다. 

 

수기(授記) 공덕

具足淸淨功德智하사 而常隨順三世間하시니

구족청정공덕지          이상수순삼세간 

청정한 공덕과 지혜를 구족하셨으되 항상 세 세간에 수순하시나니,  

譬如虛空無染着이나 爲衆生故而出現이로다

비여허공무염착          위중생고이출현

비유하면 마치 허공이 물들지 않듯, 중생을 위하여 출현하심이로다.

세 가지 세간이란 삼종세간(三種世間)을 말한다.

① 기세간(器世間)은 우리가 살고 있는 국토이다.

② 중생세간(衆生世間)이란 부처님을 제외한 다른 일체 중생들이다.

③ 지정각세간(智正覺世間)이란 모든 부처님들을 말한다.

부처님은 이 세 가지 세간에 두루 나타나지만 그것에 물들지 않는다.

 

示有生老病死苦하며 亦示住壽處於世하시니

시유생로병사고           역시주수처어세 

생로병사의 고통을 보이시거나, 세상에서 수명을 누림도 보이시거니와 

雖順世間如是現이나 體性淸淨同虛空이로다

수순세간여시현          체성청정동허공

비록 세간을 따라 이와 같이 나타내시나, 자체성품=體性은 청정하여 허공과 같도다.

 

一切國土無有邊하며 衆生根欲亦無量이어늘

일체국토무유변         중생근욕역무량 

모든 국토는 끝난 데 없고, 중생의 근성과 욕망 또한 한량없으나

如來智眼皆明見하사 隨所應化示佛道로다

여래지안개명견          수소응화시불도

여래는 지혜안으로 분명히 다 보시고, 교화에 마땅한 바를 따라

불도를 보이심이로다.

부처님은 중생들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을 경험하듯이 다 따라 경험하지만 자체의 성품이 텅 비어 청정한 것이 마치 허공과 같다. 국토도 끝이 없고 중생들의 욕망도 한량이 없으나 여래의 지혜 눈은 다 분명히 보아 교화할 정도를 따라 불도를 다 보인다.  

 

㉱ 수용신(受用身)과 변화신(變化身)의 공덕

究竟虛空十方界하야 所有人天大衆中에

구경허공시방계          소유인천대중중 

허공계와 시방세계 저 끝까지, 있는 바 천신 인간=人天의 많은 대중 가운데 

隨其形相各不同하야 佛現其身亦如是로다

수기형상각부동          불현기신역여시

그에 따른 형상이 각각 다르거늘, 부처님이 몸을 나투심도 그와 같도다.

 

若在沙門大衆會면 剃除鬚髮服袈裟하며

약재사문대중회       체제수발복가사 

만약 사문 대중의 모임에 계시다면,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두르시고 

執持衣鉢護諸根하사 令其歡喜息煩惱로다

집지의발호제근          영기환희식번뇌

옷과 발우=衣鉢를 가져서 제근을 보호하시어 그들을 환희케 하고 번뇌를 쉬게 하시며, 

 

若時親近婆羅門이면 卽爲示現羸瘦身이

약시친근바라문          즉위시현리수신 

만약 어떤 때에 바라문을 친근하시면, 곧 그를 위하여 수척한 몸을 나타내 보이시되  

執杖持甁恒潔淨하야 具足智慧巧談說이로다

집장지병항결정           구족지혜교담설

지팡이와 물병을 든 모습이 늘 정결하시며, 구족하신 지혜로 능숙히 담론하시며, 

杖 지팡이 장, 甁 병 병, 羸瘦이수= 파리하고 수척함

 

吐故納新自充飽하며 吸風飮露無異食하며

토고납신자충포           흡풍음로무이식

옛 것 뱉고 새 것은 삼켜 저절로 배를 채우시며, 바람 먹고 이슬 마셔 다른 것 드시지 않으시고 

若坐若立不動搖하야 現斯苦行摧異道로다

약좌약립부동요           현이고행최이도

앉았거나 섰거나 동요하지 않으시니, 이러한 고행으로 외도를 굴복 시키시며, 

飽 배부를 포, 

부처님의 몸은 우주법계에 충만하여 없는 곳이 없고 삼세에 충만 하여 없는 시간이 없다. 모든 시간과 모든 공간에서 모든 모습들을 다 나타내 보이는 것이 여래의 법신이다. 그래서 혹은 머리와 수염 깎고 가사도 입고 의발(衣鉢)을 지니며 모든 감관 보호하는 사문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혹은 여윈 몸으로 지팡이와 물병 들고 항상 정결한 모습으로 지혜를 구족하여 변론을 잘하는 바라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종족이 바라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과 그 행이 바라문인 것이다.

 

㉲ 일체 의혹을 다 끊은 공덕

或持彼戒爲世師하야 善達醫方等諸論하며

혹지피계위세사         선달의방등제론 

혹은 계율을 지녀 세간의 스승이 되시고, 의술과 처방 같은 온갖 이론에 통달하시며  

書數天文地衆相과 及身休咎無不了로다

서수천문지중상          급신휴구무불료

서예와 산수, 천문 지리의 여러 형상과 몸의 길흉화복 모두 모르는 것이 없으시며, 

부처님은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면 의학도 통달하여 사람들의 몸의 병도 고치고, 글씨나 수학이나 천문이나 지리나 신체의 길흉화복을 보는 관상에도 통달하여 방편을 쓰신다.

 

深入諸禪及解脫과 三昧神通智慧行하사대

심입제선급해탈       삼매신통지혜행 

모든 선정과 해탈에 깊이 들었으며, 삼매와 신통변화 지혜 행하시며 

言談諷詠共嬉戲하야 方便皆令住佛道로다

언담풍영공희희          방편개령주불도

담론과 시를 읊는=諷詠과 유희에 공히 능란하시니 

방편으로 모두를 불도에 머물게 하심이로다.

諷詠풍영=시가 따위를 낮은 소리로 읊음

때로는 방편으로 선정과 해탈과 삼매와 신통변화와 지혜에도 뛰어나며, 말도 잘하고 시도 잘 읊고 놀기도 잘해서 중생들을 불도에 머물게 하신다.

 

㉳ 갖가지 행을 행하는 공덕

或現上服以嚴身하며 首戴華冠蔭高蓋하며

혹현상복이엄신           수대화관음고개 

혹은 훌륭한 옷을 입어 몸을 장엄하고, 머리에는 화관 쓰고 높은 일산을 받치어 

四兵前後共圍遶하야 誓衆宣威伏小王이로다

사병전후공위요          서중선위복소왕

네 종류 군병들이 앞뒤에서 호위하여, 군중에게 위엄을 펴서 작은 왕들을 굴복시키며, 

네 종류의 병사=四兵이란 전륜왕이 나다닐 때 따라 다니는 병기의 네 가지를 말한다. 상병(象兵)ㆍ마병(馬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이다.

 

或爲聽訟斷獄官하야 善解世間諸法務하며

혹위청송단옥관          선해세간제법무 

혹 송사를 듣고 재판하는 법관이 되어, 세간의 모든 법무(법률)을 잘 아시고

所有與奪皆明審하야 令其一切悉欣伏이로다

소유여탈개명심           영기일체실흔복 

주고 빼앗기를(잘하고 잘못한 것) 다 밝게 심사하여

그들 모두를 흔쾌히 복종케 하시며, 

 

或作大臣專弼輔하야 善用諸王治正法하시니   

혹작대신사필보          선용제왕치정법      弼 도울 필

혹 대신으로서 제왕의 보필이 되어, 왕들의 정치하는 바른 법을 잘 활용하니,  

十方利益皆周徧이나 一切衆生莫了知로다

시방이익개주변           일체중생막료지

시방에 이익을 얻음이 두루하게 하되 일체중생은 알지 못하도다. 

 

或爲粟散諸小王하며 或作飛行轉輪帝하사

혹위속산제소왕          혹작비행전륜제 

혹은 좁쌀 같은 나라의 작은 임금도 되거나, 혹은 날아 다니는 전륜왕 되어 

令諸王子女衆으로 悉皆受化無能測이로다

영제왕자채녀중          실개수화무능측

왕자들과 채녀들로 하여금 다 교화를 받게 함이 헤아릴 수 없으며, 

부처님이 무수한 중생을 제도하는 데는 정법(正法)이라는 한 가지 만을 가지고 할 수는 없다. 때로는 세상의 법을 잘 아는 법관이 되어 판사와 변호사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대신이 되어 임금을 보필하기도 한다. 혹은 작은 나라의 임금도 되고, 또는 날아다니는 전륜왕이 왕자들과 채녀들과 모든 권속들을 교화도 한다.

 

或作護世四天王하야 統領諸龍夜叉等하사

혹작호세사천왕          통령제룡야차등 

혹은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 되어, 모든 용과 야차 등을 통치하며 

爲其衆會而說法하야 一切皆令大欣慶이로다

위기중회이설법           일체개령대흔경

그들의 대중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여 모두를 크게 기쁘게 하며, 

 

或爲忉利大天王하야 住善法堂歡喜園하사

혹위도리대천왕          주선법당환희원 

혹은 도리천 천왕이 되어 선법당 환희원에 머무시며,

首戴華冠說妙法하시니 諸天覲仰莫能測이로다

수대화관설묘법               제천근앙막능측

머리에 화관을 쓰고 묘법을 설하시니, 모든 천자(천신)들 우러러 봄이 헤아릴 수 없네. 

 

或住夜摩兜率天과 化樂自在魔王所하사

혹주야마도솔천        화락자재마왕소 

혹은 야마천이나 도솔천, 화락천, 타화자재천과 마왕의 처소에 머물며,

居處摩尼寶宮殿하야 說眞實行令調伏이로다

거처마니보궁전          설진실행영조복

마니보배 궁전에 거처하면서 진실한 행을 설하여 조복케 하시며, 

 

或至梵天衆會中하사 說四無量諸禪道하야

혹지범천중회중          설사무량제선도 

혹은 범천들의 회중 중에 가시여 4무량심과 선정의 도를 설하여 

普令歡喜便捨去하사대 而莫知其往來相이로다

보령환희편사거              이막지기왕래상

두루 환희케 하고서 문득 떠나시지만, 그 오고 가는 모습(형상)을 아무도 알지 못하며, 

 

或至阿迦尼天하사 爲說覺分諸寶華와

혹지아가니타천           위설각분제보화 

혹은 아가니타천에 이르러, 7각분(깨달음의 부분)의 보배 꽃들과 

及餘無量聖功德하시고 然後捨去無知者로다

급여무량성공덕              연후사거무지자

다른 한량없이 성스러운 공덕을 설하 주고, 그런 뒤에 문득 떠나지만 아는 이 없도다. 

부처님은 때로는 갖가지 천왕이 되어 인연 따라 권속들을 교화하신다. 

 

㉴ 걸림 없는 지혜로 중생을 교화하는 공덕

如來無礙智所見인 其中一切諸衆生을

여래무애지소견       기중일체제중생 

여래는 걸림없는 지혜로 보시는 바, 그 가운데 살고 있는 모든 중생들을  

悉以無邊方便門으로 種種敎化令成就로다

실이무변방편문         종종교화영성숙

모두 그지없는 방편문으로 갖가지로 교화하여 성숙케 하시도다.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8

 

㉮ 걸림 없는 지혜가 근기를 따라 두루 하다

佛智通達淨無礙하사 一念普知三世法이

불지통달정무애         일념보지삼세법 

부처님은 지혜가 통달하여 청정무애하시니, 한 생각에 삼세의 법을 두루 아시되,  

皆從心識因緣起라 生滅無常無自性이로다

개종심식인연기      생멸무상무자성

모두가 다 마음=心識의 인연으로 일어나기에

생멸이 덧없으며=無常하고, 자성이 없음을 한 순간에 다 아시네.

 

於一刹中成正覺하사 一切刹處悉亦成하며

어일찰중성정각          일체찰처실역성 

한 세계 가운데서 정각 이루시고, 모든 세계 곳곳마다 다 또한 이루시며, 

一切入一一亦爾하야 隨衆生心皆示現이로다

일체입일일역이          수중생심개시현

모든 것 낱낱에 들어감도 또한 그러하여, 중생의 마음 따라 다 나타내 보이시네.  

부처님은 걸림이 없는 지혜가 있어서 어떤 근기도 다 따라서 이르지 않는 데가

없다. 즉 한 순간에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법을 널리 다 안다.

또 한 세계에서도 정각을 이루고 일체 세계에서도 다 또한 정각을 이루신다.

 

㉯ 정법(正法)을 세운 공덕

1) 삼승법(三乘法)과 업의 작용을 나타내다

如來住於無上道하사 成就十力四無畏하며

여래주어무상도          성취십력사무외 

여래는 위 없는 도에 머무시여, 십력과 4무외를 성취하시며 

具足智慧無所礙하사 轉於十二行法輪이로다

구족지혜무소애           전어십이행법륜

지혜를 구족하시어 걸림이 없으시니, 십이행의 법륜을 굴리시도다.  

여래께서는 가장 높은 도에 머무시어 설하지 않은 법이 없다.

 

열거하는 법 가운데 십력(十力)을 먼저 들었다. 十力이란 범어로 daśa-bala.

부처님께만 있는 열 가지 심력(心力)으로서

① 중생의 옳은 곳과 그른 곳을 아는 지혜의 힘[處非處智力],

② 과거 미래 현재에 업으로 받는 과보를 아는 지혜의 힘[業異熟智力],

③ 모든 선정과 해탈과 삼매와 때 묻고 깨끗함이 일어나는 때와 때 아님을 아는 지혜의 힘[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

④ 모든 근성이 영리하고 둔함을 아는 지혜의 힘[根上下智力],

⑤ 가지가지 이해를 아는 지혜의 힘[種種勝解智力],

⑥ 갖가지 경계를 아는 지혜의 힘[種種界智力],

⑦ 온갖 곳에 이르러 갈 길을 아는 지혜의 힘[遍趣行智力],

⑧ 일체 세계에서 지난 세상에 머물던 일을 기억함에 따라 아는 지혜의 힘[宿住隨念智力],

⑨ 죽은 뒤에 어디에 태어나는가를 아는 지혜의 힘[死生智力],

⑩ 누진통의 지혜의 힘[漏盡智力].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은 사무외, 또는 사무소외(四無所畏)이며,

불ㆍ보살이 설법할 때 두려운 생각이 없는 지력(智力)의 네 가지이다.

① 정등각무외(正等覺無畏)는 일체 모든 법을 평등하게 깨달아, 다른 이의 힐난(詰難)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② 누영진무외(漏永盡無畏)는 온갖 번뇌를 다 끊었노라고 하여, 외난(外難)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③ 설장법무외(說障法無畏)는 보리를 장애하는 것을 말하되 악법(惡法)은 장애되는 것이라고, 말해서 다른 이의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④ 설출도무외(說出道無畏)는 고통 세계를 벗어나는 요긴한 길을 표시해서, 다른 이의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지혜를 구족하고 걸림없이 열두 가지 행의 법륜을 굴림[十二行法輪]은

삼전십이행상(三轉十二行相)이다. 또 삼전법륜(三轉法輪)이라고도 하는데

부처님이 녹야원에서 성문승에 대하여 4제(諦)의 법문을 말씀하실 때의

시전(示轉)ㆍ권전(勸轉)ㆍ증전(證轉)을 말한다.

상근(上根)은 시전으로써, 중근(中根)은 권전으로써, 하근(下根)은 증전으로써

각각 깨닫는다 하였으며 또 3전은 견도(見道)ㆍ수도(修道)ㆍ무학도(無學道)에 배대하기도 한다.

 

了知苦集及滅道하며 分別十二因緣法하며

요지고집급멸도           분별십이인연법 

고집멸도를 분명히 알고, 십이인연법을 분별하여

法義樂說辭無礙여 以是四辯廣開演이로다

법의락설사무애       이시사변광개연

법과 뜻=法義과 걸림 없는 언사를 즐겨 설하시며 

이 네 가지 변재로 널리 연설하시도다.

 

고집멸도(苦集滅道)란 사제(四諦), 사성제(四聖諦)라고도 한다.

고(苦)ㆍ집(集)ㆍ멸(滅)ㆍ도(道)로서 초기불교의 강요를 나타낸 전형으로서

제(諦)는 불변여실(不變如實)의 진상(眞相)이란 뜻이다.

① 고제(苦諦)는 현실의 상(相)을 나타낸 것이니, 현실의 인생은 고(苦)라고 관하는 것이며,

② 집제(集諦)는 고(苦)의 이유근거(理由根據) 혹은 원인(原因)이라고도 하니, 고의 원인은 번뇌인데 특히 애욕과 업(業)을 말한다. 위의 2제는 유전(流轉)하는 인과이다.

③ 멸제(滅諦)는 깨달을 목표이다. 곧 이상(理想)의 열반을 말한다. 

④ 도제(道諦)는 열반에 이르는 방법으로서 곧 실천하는 수단이다.

위의 2제는 오(悟)의 인과이며, 이 사제 자체에는 적극적인 내용이 들어 있지 않지만,

후대에 이르면서 매우 중요시하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체계를 포괄(包括)하여

조직적으로 취급한 것이다.

고제는 무상(無常)ㆍ고(苦)ㆍ무아(無我)ㆍ5온(蘊) 설(說)을,

집제ㆍ멸제는 연기설(緣起說)을,

도제는 8성도(聖道)설을 표하는 것이 되었다.

 

열두 가지 인연법이란 십이연기(十二緣起)란 또는 십이인연(十二因緣),

십이유지(十二有支), 십이지(十二支), 십이인생(十二因生), 십이연문(十二緣門),

십이견련(十二牽連), 십이극원(十二棘園), 십이중성(十二重城),

십이형극림(十二荊棘林)등으로 표현한다.

3계에 대한 미(迷)의 인과를 12로 나눈 것이다.

1. 무명(無明)은 미(迷)의 근본인 무지(無知).

2. 행(行)은 무지로부터 다음의 의식 작용을 일으키는 동작.

3. 식(識)은 의식 작용.

4. 명색(名色)은 이름만 있고 형상이 없는 마음과 형체가 있는 물질.

5. 육처(六處)는 안(眼)ㆍ이(耳)ㆍ비(鼻)ㆍ설(舌)ㆍ신(身)의 5관(官)과 의근(意根).

6. 촉(觸)은 사물에 접촉함.

7. 수(受)는 외계(外界)로부터 받아들이는 고(苦)ㆍ낙(樂)의 감각.

8. 애(愛)는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구함.

9. 취(取)는 자기가 욕구 하는 물건을 취함.

10. 유(有)는 업(業)의 다른 이름이다. 즉 다음 세상의 결과를 불러올 업.

11. 생(生)은 이 몸을 받아 남.

12. 노사(老死)는 늙어서 죽음.

또 연기를 해석할 때에 1찰나(刹那)에 12연기를 갖춘다는 학설과,

시간적으로 3세(世)에 걸쳐 설명하는 2종이 있다. 후자를 따르면 양중인과(兩重因果)가 있다.

곧 식(識)으로 수(受)까지의 5를 현재의 5과(果)라 하고,

무명ㆍ행을 현재의 과보를 받게 한 과거의 2인(因)이라 하고[過現一重因果],

애ㆍ취는 과거의 무명과 같은 혹(惑)이고, 유(有)는 과거의 행과 같은 업(業)이니,

이 현재는 3인(因)에 의하여 미래의 생ㆍ노사의 과(果)를 받는다고 하였다.

 

법과 뜻과 듣기 좋고 걸림 없는 말의 네 가지 변재의 사무애변(四無礙辯)이란

사무애지(四無礙智)ㆍ사무애해(四無礙解)라고도 한다.

마음의 방면으로는 지(智) 또는 해(解)라 하고, 입의 방면으로는 변(辯)이라 한다.

① 법무애(法無礙)는 온갖 교법에 통달한 것,

② 의무애(義無礙)는 온갖 교법의 요의(要義)를 아는 것,

③ 사무애(辭無礙)는 여러 가지 말을 알아 통달치 못함이 없는 것,

④ 요설무애(樂說無礙)는 온갖 교법을 알아 기류(機類)가 듣기 좋아하는 것을 말함에 자재함이다.

 

諸法無我無有相하며 業性不起亦無失하야

제법무아무유상           업성불기역무실 

모든 법은 '나'가 없고, 모양도 없고, 업의 성품이 일어나지도 않고 잃지도 않아 

一切遠離如虛空을 佛以方便而分別이로다

일체원리여허공      불이방편이분별

일체를 여의어서 허공과 같지만, 부처님은 방편으로 분별하심이로다. 

제법무아(諸法無我)의 이론은 초기불교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법이다.

초기불교의 주장대로 살펴보면, 제법무아의 무아(無我)란 몸과 마음을

상일(常一) 주재(主宰)하는 작용이 있는 영구불변하는 주체를 아(我)라고 하나,

이것은 외도와 범부가 잘못 안 것으로 실은 이와 같은 아(我)는 없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5온(蘊)이 가정적으로 화합하여 있는 것인데, 범부는 그 작용에

미(迷)하여 실아(實我)를 인정하지만, 실은 특별히 주체라고 인정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를 인무아(人無我)라 한다.

외도ㆍ범부는 모든 법에 대해서 실아(實我)가 있고 실법(實法)이 있다는

그릇된 소견을 내고 만상(萬像)은 상주실재(常住實在)라고 잘못 알아 법아(法我)가

있다고 생각하나, 실은 본래 인연 화합으로 생긴 가법(假法)이므로 따로 법아라 할

것이 없다. 이것을 법무아(法無我)라 한다. 또 유정(有情)도 마찬가지로 5온(蘊)에

의하여 성립된 가유(假有)의 존재이므로, 5온을 여의고는 따로 실체나 자성을 가진

아(我)가 없기 때문에 모든 법은 다 무아라 한다.

 

如來如是轉法輪에 普震十方諸國土하시니

여래여시전법륜       보진시방제국토 

여래께서 이와 같이 법륜 굴리시어 시방의 모든 국토를 두루 진동시키시니,  

宮殿山河悉搖動이나 不使衆生有驚怖로다

궁전산하실요동          불사중생유경포

궁전과 산하가 다 요동하지만, 중생들을 두렵지 않게 하시도다.

부처님이 성도하시고 이와 같은 등등의 법륜 굴리어 시방의 모든 국토를 진동시키니 궁전과 산과 강이 다 흔들렸다는 것은 무수한 사람들이 크게 감동을 받아 기존의 생각과 인생관과 가치관이 모두 바뀐 것을 의미한다.

 

2) 육바라밀과 대치법(對治法)

如來普演廣大音하사 隨其根欲皆令解하야

여래보연광대음           수기근욕개령해 

여래께서 광대한 법의 음성으로 널리 연설하사 

그들의 근기와 욕망 따라 이해하게 하시며 

悉使發心除惑垢나 而佛未始生心念이로다

실사발심제혹구       이불미시생심념

모두가 발심하여 의혹을 없애게 하시나, 부처님은 마음=心念을 내시지 않으셨도다.

 

或聞施戒忍精進과 禪定般若方便智하며

혹문시계인정진       선정반야방편지 

혹은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와 방편과 지혜를 듣거나 

或聞慈悲及喜捨에 種種音辭各差別이로다

혹문자비급희사       종종음사각차별

혹은 자비희사의 갖가지 법음의 말씀이 각각 차별함을 듣도다.

육바라밀과 십바라밀과 사무량심과 사섭법 등은 대승보살불교에서 항상 설하는 법음이다.

만약 번거롭다면 육바라밀만 설하고 실천해도 훌륭하다. 육바라밀도 번거롭다면

보시 한 가지만 설하고 실천해도 그 또한 훌륭하다.

 

或聞四念四正勤과 神足根力及覺道와

혹문사념사정근       신족근력급각도 

혹은 4 4정근, 사신족 5, 오, 칠각지, 팔정도와 

諸念神通止觀等과 無量方便諸法門이로다

제념신통지관등       무량방편제법문

모든 생각=諸念, 신통, 지관 등의 한량없는 방편의 모든 법문을 듣기도 하며, 

초기 근본불교에서 많이 설하는 삼십칠도품(三十七道品)을 들었다.

삼십칠도품이란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이라고도 하며 초기불교에서 열반의

이상경(理想境)에 나아가기 위하여 닦는 도행(道行)의 종류이며, 4념처(念處), 4정근(正勤),

4여의족(如意足), 5근(根), 5력(力), 7각분(覺分), 8정도분(正道分)이다.

이것이 모두 번뇌를 대치(對治)하는 법이며,

 

지(止)와 관(觀)은 정(定)과 혜(慧)를 닦는 두 가지 법으로, 불교의 중요한 수도 방법이다. 지는 정지(停止)라는 뜻이니 마음을 고요히 거두어 망념을 쉬고,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다. 관은 관달(觀達)이니 지혜를 일으켜 관조하여 진여에 계합하는 것이다. 이 둘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일대(一對)의 법이어서, 두 법이 서로 의지하고 도와서 해탈의 중요한 길을 이루므로 지관법이라 한다.

 

3) 일음(一音)으로 종류를 따라 법을 설하다

龍神八部人非人과 梵釋護世諸天衆을

용신팔부인비인      범석호세제천중 

용과 신과 팔부중과 인간과 비인간, 범천, 제석, 사천왕(호세)의 모든 천중에게 

佛以一音爲說法하사 隨其品類皆令解로다

불이일음위설법          수기품류개령해

부처님이 한 음성으로 법을 설하시어, 그 품류에 따라 다 알게 하시며,  

일음(一音)이란 일음교(一音敎)이다. 부처님은 항상 한 가지 음성으로 설법할 뿐이지만 불교에 대승(大乘)ㆍ소승과 돈교(頓敎)ㆍ점교(漸敎)의 구별이 있는 것은 법을 듣는 중생의 근기에 지혜롭거나 지혜롭지 못한 차별이 있어 각기 견해를 달리하여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용과 신과 팔부중과 사람과 사람 아닌 대중들도 그 종류를 따라 다 알게 한다.

 

팔부(八部)란 팔부대중 또는 팔부귀중(八部鬼中)이라고도 하며,

사천왕에 딸려 있는 8류(類)의 귀신이다. 지국천에 딸린 건달바,비사사,

증장천에 딸린 구반다, 폐례다, 광목천에 딸린 나가,부단나,

다문천에 딸린 야차, 나찰을 말한다.

 

若有貪欲瞋恚癡와 忿覆慳嫉及憍諂과

약유탐욕진에치      분부간질급교첨 

만약 탐욕과 진에, 치암과 분노, 간탐, 질투, 교만, 아첨이나 

八萬四千煩惱異라도 皆令聞說彼治法이로다

팔만사천번뇌이           개령문설피치법

팔만 사천의 번뇌가 다르건만 모두에게 제각각 다스리는 법문을 설하여 듣게 하시며,

 

若未具修白淨法이면 令其聞說十戒行하며

약미구수백정법          영기문설십계행 

만약 아직 백정법을 닦지 못했다면, 열 가지 계행을 설해 듣게 하시고 

已能布施調伏人이면 令聞寂滅涅槃音이로다

이능보시조복인           영문적멸열반음

이미 능히 보시하고 조복한 이는 적멸한 열반의 법문을 듣게 하시며,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貪瞋癡라는 삼독이 근본이 되어 분하고 가리고 아끼고 질투하고 교만하고 아첨하는 등 팔만사천 종류의 번뇌를 일으키는 것이 중생들이다. 그래서 그 번뇌를 대치하는 방법으로서 열 가지 계행과 보시와 마음을 조복하는 것이다.

열 가지 계행이란 보살이 지니는 10종 정계(淨戒)로서 보요익(普饒益), 불수(不受), 부주(不住), 무회한(無悔恨), 무위쟁(無違諍), 불손뇌(不損惱), 무잡예(無雜穢), 무탐구(無貪求), 무과실(無過失), 무훼범계(無毁犯戒)이다.

 

若人志劣無慈愍하야 厭惡生死自求離하면

약인지열무자민          염오생사자구리 

만약 어떤 이가 의지가 약하고 자비심이 없으며, 생사를 혐오하여 스스로 벗어나려 하면 

令其聞說三脫門하야 使得出苦涅槃樂이로다

영기문설삼탈문          사득출고열반락

그에게 삼해탈문을 설해 듣게 하여, 괴로움 없는 열반락을 얻게 하시며,

 

若有自性少諸欲하야 厭背三有求寂靜이면

약유자성소제욕          염배삼유구적정 

만약 어떤 이의 자성이 욕심이 적고, 삼유를 등지고 적정을 구한다면

令其聞說諸緣起하야 依獨覺乘而出離로다

영기문설제연기           의독각승이출리

그에게 연기법을 법 말해주어서 독각승에 의지해 출리케 하시며,

 

若有淸淨廣大心으로 具足施戒諸功德하야

약유청정광대심           구족시계제공덕 

만약 어떤 이가 청정하고 광대한 마음으로 보시 지계 등의 모든 공덕을 갖추어 행하며,  

親近如來具慈愍이면 令其聞說大乘音이로다

친근여래구자민           영기문설대승음

여래를 친근하며 자비심을 가졌다면, 그에게 대승법을 설하여 듣게 하시며. 

 

或有國土聞一乘하며 或二或三或四五로

혹유국토문일승           혹이혹삼혹사오 

혹 어느 국토에서 일승법을 듣고, 혹 이승과 삼승, 사승, 오승과

如是乃至無有量하니 悉是如來方便力이로다

여시내지무유량           실시여래방편력

이와 같이 내지 한량없는 승을 듣게 하나니, 이것이 모두 여래의 방편력이로다.

부처님은 일음(一音)으로 종류를 따라 법을 연설하는데 온갖 차원의 법으로 듣는다. 그것을 승(乘), 즉 타는 것으로 표현한다. 흔히 성문승과 연각승과 보살승과 일불승으로 나누어서 설하지만 실은 근기와 수준에 따라 한량없는 승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은 곧 여래의 방편의 힘이다.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7

 

㉵ 미세하게 수용하여 법륜을 굴리는 공덕

一一毛端不可說 諸佛具相三十二어든 

일일모단불가설   제불구상삼십이 

낱낱의 털 끝마다 말할 수 없는 모든 부처님들이 삼십이상을 구족하시고 

菩薩眷屬共圍遶하야 種種說法度衆生이로다

보살권속공위요          종종설법도중생

보살과 권속들에게 에워싸이시어, 가지가지로 법을 설하여 중생을 제도하시며,  

 

或有觀見一毛孔의 具足莊嚴廣大刹에

혹유관견일모공      구족장엄광대찰 
혹자는 한 모공에서
구족히 장엄한 광대한 세계에 

無量如來悉在中하고 淸淨佛子皆充滿이로다

무량여래실재중           청정불자개충만

한량없는 여래가 그 가운데에 다 계시고, 청정한 불자들이 가득함을 보며, 

 

或有見一微塵內에 具有恒沙佛國土어든

혹유견일미진내       구유항사불국토 

혹자는 하나의 미세한 티끌 속에 항하 모래 수의 불국토가 있고 

無量菩薩悉充滿하야 不可說劫修諸行이로다

무량보살실충만           불가설겁수제행

한량없는 보살이 모두 충만하여, 불가설한 겁에 제행 닦음을 보며, 

 

或有見一毛端處에 無量塵沙諸刹海가

혹유견일모단처       무량진사제찰해 

혹자는 한 털끝 만한 곳에, 한량없는 티끌모래 수 세계들이 있고  

種種業起各差別이어든 毘盧遮那轉法輪이로다

종종업기각차별               비로자나전법륜

갖가지 짓는 업이 저마다 각각 차별한데,

비로자나 부처님께서 법륜 굴리심을 보며, 

화엄경은 광대한 것을 말할 때는 무한한 우주법계를 하나도 빼지 않고 다

거론하면서 작고 미세한 것을 말할 때는 한 모공 속에서 우주법계가 다

들어 있고, 작은 먼지 속에서 항하강의 모래수와 같이 많고 많은 국토가

있으며, 그 국토마다 또 보살들이 충만하여 보살행을 닦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부처님이 미세하게 수용하여 법륜을 굴리는 공덕이다.

 

㉶ 여러 가지를 다 포섭한 공덕

或見世界不淸淨하며 或見淸淨寶所成이어든

혹견세계불청정          혹견청정보소성 

혹 어떤 세계는 청정치 않음을 보고,

혹 어떤 세게는 청정한 보배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며, 

如來住壽無量時와 乃至涅槃諸所現이로다

여래주수무량시       내지열반제소현

여래께서 한량없이 오래 머무시는 때와 열반하실 때 까지를 모두 나타내도다.

 

普徧十方諸世界하사 種種示現不思議라

보변시방제세계          종종시현부사의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여, 갖가지로 부사의한 일을 나타내 보이시고 

隨諸衆生心智業하야 靡不化度令淸淨이로다

수제중생심지업          미불화도령청정

중생들의 마음과 지혜와 업을 따라서 교화 제도하여 모두 청정케 하시며, 

 

如是無上大導師가 充滿十方諸國土하사

여시무상대도사      충만시방제국토 

이와 같이 위없는 대 도사 시방의 모든 국토를 가득히 하여  

示現種種神通力을 我說少分汝當聽이어다

시현종종신통력       아설소분여당청

갖가지 신통력 시현하시는 일을 내가 조금 말하리니, 그대는 응당 들을지라.  

 

㉷ 일체 장애를 다스린 공덕

或見釋迦成佛道가 已經不可思議劫하며

혹견석가성불도      이경불가사의겁 

혹 석가모니 불도을 이루셨음이 이미 불가사의한 겁을 지났음을 보거나 

或見今始爲菩薩하사 十方利益諸衆生이로다

혹견금시위보살         시방이익제중생

혹은 이제 처음으로 보살이 되어, 시방에서 모든 중생을 이익학게 함을 보며, 

 

或有見此釋獅子가 供養諸佛修行道하며

혹유견차석사자       공양제불수행도 

혹은 그 석가모니 사자께서 제불을 공양하며 도를 수행함을 보거나 

或見人中最勝尊이 現種種力神通事로다

혹견인중최승존      현종종력신통사

혹은 인간 중에 가장 높은 이가 갖가지 힘과 신통 나타내심을 보며, 

 

或見布施或持戒와 或忍或進或諸禪과

혹견보시혹지계      혹인혹진혹제선 

혹은 보시하고, 혹은 계율을 지키며, 혹은 인욕, 혹은 정진, 혹은 선정에 들며, 

般若方便願力智로 隨衆生心皆示現이로다

반야방편원력지      수중생심개시현

반야와 방편과 원, , 지혜로 중생의 마음에 따라 다 시현하심을 보며,  

대승불교가 중생들에게 베푸는 가르침은 육바라밀과 사섭법과 사무량심과

십바라밀이다. 그중에서 화엄경은 특별히 십바라밀을 강조하는데

그 내용을 들어 밝혔다.

 

㉸ 일체 외도(外道)를 항복받은 공덕

或見究竟波羅蜜하며 或見安住於諸地하사

혹견구경바라밀         혹견안주어제지 

혹은 바라밀에 구경하시며, 혹은 모든 지위에 안주하시어   

總持三昧神通智를 如是悉現無不盡이로다

총지삼매신통지      여시실현무부진

총지(다라니)와 삼매, 신통과 지혜, 이러한 것들을 끝없이 나타냄을 보며, 

 

或現修行無量劫하야 住於菩薩堪忍位하며

혹현수행무량겁         주어보살감인위 

혹은 한량없는 겁 동안 수행하여 보살의 감인 지위에 머묾을 보이거나  

或現住於不退地하며 或現法水灌其頂이로다

혹현주어불퇴지          혹현법수관기정

혹은 불퇴전 지위에 머묾을 보이거나, 혹은 법수로 관정 받음을 보이기도 하며, 

 

或現梵釋護世身하며 或現刹利婆羅門하니

혹현범석호세신         혹현찰리바라문 

혹은 범왕, 제석, 호세(사천왕)의 몸 나타내거나, 혹은 찰제리나 바라문을 나타내어서 

種種色相所莊嚴이 猶如幻師現衆像이로다

종종색상소장엄      유여환사현중상

갖가지 색상(모양)으로 장엄하는 것이 마술사가 여러 형상 나타냄과 같도다. 

부처님께서 모든 바라밀과 모든 지위와 다라니와 총지와 삼매와 신통과

지혜 등을 닦아서 일체 외도(外道)들을 모두 항복받은 공덕을 밝혔다.

 

㉹ 팔상성도(八相成道)를 나타내는 걸림 없는 공덕

或現兜率始降神하며 或見宮中受嬪御하며

혹현도솔시강신         혹견궁중수빈어 

혹은 도솔천에서 처음 내려오심=降神해 보이거나  

혹은 궁중에서 시녀=嬪御의 시중을 받음을 보이며,

或見棄捨諸榮樂하고 出家離俗行學道로다

혹견기사제영락          출가이속행학도

혹 어느 때는 모든 영락(향락)을 포기하고, 출가하여 세속을 떠나 도를 배움을 보이며,

 

或見始生或見滅하며 或見出家學異行하며

혹견시생혹견멸          혹견출가학이행 

혹은 태어남을 보이거나 혹은 적멸(죽음)을 보이고 

혹은 출가하여 다른 행을 배움을 보이거나 

或見坐於菩提樹하사 降伏魔軍成正覺이로다

혹견좌어보리수          항복마군성정각

혹은 보리수 아래에 앉아서, 마군을 항복받고 정각 이룸을 보이며,

 

或有見佛始涅槃하며 或見起塔徧世間하며 

혹유견불시열반          혹견기탑변세간 

혹은 부처님이 처음으로 열반에 듦을 보이고
혹은 탑을 쌓아 세간에 가득함을 보이며,

或見塔中立佛像하니 以知時故如是現이로다

혹견탑중입불상          이지시고여시현

혹은 탑 안에 모신 불상을 보기도 하니, 때를 아시기에 이렇게 나타내시도다.

 

或見如來無量壽가 與諸菩薩授尊記하사

혹견여래무량수       여제보살수존기 

혹은 보니 무량수 여래께서 보살들에게 수기를 주시어  

而成無上大導師하야 次補住於安樂刹이로다

이성무상대도사          차보주어안락찰

위없는 대도사가 되리라 하시니, 다음 생의 보처불로 극락세계에 머무시며, 

 

或見無量億千劫에 作佛事已入涅槃하며

혹견무량억천겁       작불사이입열반 

혹 어느 때는 한량없는 억천 겁 동안 불사를 지으시고 열반에 드심을 보고,  

或見今始成菩提하며 或見正修諸妙行이로다

혹견금시성보리           혹견정수제묘행

혹은 이제 막 보리 이루시는 것을 보거나, 혹은 묘행을 바르게 닦음을 보기도 하도다. 

부처님의 일생을 팔상성도(八相成道)로서 나타내는데 여기에서 간략히 열거하여

밝혔다. 또 팔상성도 외에도 부처님이 열반하신 뒤에 혹은 탑을 쌓아 세간에

가득하게 하기도 한 내용들을 보였다.

 

㉹ 천궁에 머문 걸림 없는 공덕

或見如來淸淨月이 在於梵世及魔宮과

혹견여래청정월      재어범세급마궁 

혹은 여래의 청정한 달이 범천 세계와 마구니 궁전과

自在天宮化樂宮하사 示現種種諸神變이로다

자재천궁화락궁           시현종종제신변

자재천궁과 화락천궁에 떠서 갖가지 신통변화 시현함을 보며, 

 

或見在於兜率宮하사 無量諸天共圍遶어든

혹견재어도솔궁          무량제천공위요 

혹은 여래가 도솔타천궁에서 한량없는 천자들 속에서  

爲彼說法令歡喜하야 悉共發心供養佛이로다

위피설법영환희          실공발심공양불

그들에게 법을 설하여 환희케 하며, 다같이 발심하여 부처님 공양함을 보며, 

 

或見住在夜摩天과 忉利護世龍神處의

혹견주재야마천       도리호세용신처 

혹은 야마천과 도리천, 사천왕과 용과 신들이 머무는 곳에

如是一切諸宮殿하사 莫不於中現其像이로다

여시일체제궁전          막불어중현기상

이와 같은 모든 궁전에 계시사, 그 안에 다 나타내신 모습(형상)을 보며, 

부처님이 온갖 천궁에 나타나신 공덕을 밝혔다. 

 

㉺ 세간을 따라 교화하는 걸림 없는 공덕

於彼燃燈世尊所에 散華布髮爲供養하고

어피연등세존소       산화포발위공양 

저 연등불 세존의 처소에 꽃을 흩으며, 모발을 땅에 깔아 공양하시고 

從是了知深妙法하사 恒以此道化群生이로다

종시료지심묘법         항이차도화군생

그로부터 깊고 미묘한 법을 깨달아, 항상 그 도로써 중생을 교화하시며, 

세간을 따라 교화하는 걸림 없는 공덕을 밝히는 내용에 석가모니부처님이

과거 세상에 선혜(善慧)라는 비구가 되어 연등(燃燈)부처님께 꽃을 흩어 공양하고,

머리카락을 잘라서 부처님이 지나가시는 길에 진흙을 덮어서 밟고 가시게 한 일과

미묘한 법을 깨달아 중생들을 교화한 공덕을 밝혔다.

 

或有見佛久涅槃하며 或見初始成菩提하며

혹유견불구열반          혹견초시성보리 

혹자는 오래전에 열반하신 부처님을 보거나, 혹은 처음으로 보리를 이루심을 보며,

或見住於無量劫하며 或見須臾卽滅度로다

혹유주어무량겁          혹견수유즉멸도

혹은 한량없는 겁에 머무시기도 보고, 혹은 잠깐 만에 곧바로 열반에 드심을 보며,   

 

身相光明與壽命과 智慧菩提及涅槃과

신상광명여수명       지혜보리급열반 

모습=身相과 광명과 수명, 지혜와 보리와 열반,  

衆會所化威儀聲이 如是一一皆無數로다

중회소화위의성      여시일일개무수

중회와 교화하시는 위의와 음성, 이와 같은 낱낱이 모두 무수하고,  

 

或現其身極廣大가 譬如須彌大寶山하며

혹현기신극광대        비여수미대보산 

혹은 그 몸을 극히 광대하게 나타내어, 비유하면 마치 수미 큰 보배산 같이 하거나

或見跏趺不動搖하며 充滿無邊諸世界로다

혹견가부부동요          충만무변제세계

혹 보면 가부를 맺고 동요하지 않은 채, 그지없는 온 세계 가득히 충만하기도 하며,

 

或見圓光一尋量하며 或見千萬億由旬하며

혹견원광일심량         혹견천만억유순 

혹 보니 어느 때는 둥근 광명=圓光이 한 길이나 뻗고

혹 보면 천만억 유순에 달하기도 하며, 

或見照於無量土하며 或見充滿一切刹이로다

혹견조어무량토          혹견충만일체찰

혹은 보니 무량한 국토를 비추기도 하고, 혹은 일체세계에 가득함을 보기도 하며,

 

或見佛壽八十年하며 或壽百千萬億歲하며

혹견불수팔십년           혹수백천만억세 

혹은 보니 부처님은 80년 수명을 누리시거나

혹은 백 천 만억 세월의 수를 누리시기도 하며,

或住不可思議劫하사 如是展轉倍過此로다

혹주불가사의겁         여시전전배과차

혹은 불가사의한 겁 동안 머무시기도 하고, 이와 같이 몇 갑절을 더해가기도 하도다.

세간을 따라 교화하는 걸림 없는 공덕을 밝히는 내용 중에 정각을 이루고,

열반에 들고, 세상에 머무시는 수명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며,

몸의 크기가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며, 또 부처님의 수명이 팔십 년을

살기도 하고, 백 천 만억 세월을 살기도 하는 등등을 밝혔다.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6

 

(5) 지위(地位)가 부처님과 같아지다

當是之時하야 善財童子가 則次第得普賢菩薩의 諸行願海하야 與普賢等하며

당시지시         선재동자      즉차제득 보현보살     제행원해       여보현등  

이러한 때를 당하여 선재동자는 차례대로 보현보살의 모든 행원 바다를 얻어서, 

보현보살과 동등하고 

與諸佛等하며 一身이 充滿一切世界하야 刹等하며 行等하며 正覺等하며

여제불등         일신       충만일체세계        찰등       행등          정각등 

모든 부처님들과 동등하며, 한 몸으로 일체세계를 가득하게 하니, 세계가 동등하고,

행이 동등하고, 정각이 동등하고 

神通等하며 法輪等하며 辯才等하며 言辭等하며 音聲等하며 力無畏等하며

신통등          법륜등        변재등         언사등         음성등          역무외등 
신통이 동등하고,
법륜이 동등하고, 변재가 동등하고, 

말씨가 동등하고, 음성이 동등하고, (힘)과 두려움 없음=無畏가 동등하고, 

佛所住等하며 大慈悲等하며 不可思議解脫自在가 悉皆同等하니라

불소주등          대자비등         불가사의 해탈자재    실개동등
부처님의 머무심이 동등하고,
대자비가 동등하고, 

불가사의한 해탈의 자재함이 모두 평등하였습니다.  

끝으로 선재동자의 지위(地位)가 부처님과 같아진 것을 밝히는 내용이다.

청량스님의 소(疏)에서,

“지위가 부처님과 같아진 것을 밝히는 내용 가운데

처음 구절은 스스로 얻음을 밝히고, 나머지는 모두 위에서 밝힌 것과 같다.

처음의 평등[普賢等]은 원인이 원만함이고,

다음의 평등[諸佛等]은 결과가 원만함이다.

한 몸[一身]이 하는 평등한 모양을 따로 따로 나타낸 것이다.

이것은 곧 뜻이 등각(等覺)에 해당한다.

원인의 지위가 이미 원만하여 더 이상 닦을 것이 없으므로 다만 같음만[等]을

말하고 다시 더 구함을 분별하지 않았다. 이것은 곧 일생에 한꺼번에 성불을

이룬 것이어서 펼쳐서 닦는다는 항포문(行布門)의 입장 또한 만족하였다.

다만 이치에 나아가서 관했을 뿐만 아니라 처음과 뒤(원인과 결과)가 다

원만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선재동자라는 무지하고 용렬한 박지범부(薄地凡夫)가 처음 발심하여 문수보살의

지시를 따라 53명의 선지식을 친견하면서 드디어 보현보살까지 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단 한 생에 범부에서 성불에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흔히 범부가 성불하기까지는 3아승지겁 동안 무수한 생을 거듭하면서 수행을 쌓아야

된다고 하였으나 이 화엄경에서는 일생에서 성불하여 마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실로 이 한 생에 성불하지 못한다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서 성불하겠는가.

다음 생에 성불한다한들 그것을 누가 어떻게 보장하겠는가. 성불을 꿈꾸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화엄경의 가르침을 기준 삼아야 할 것이다.

 

(6) 여래의 수승한 공덕을 찬탄하다

㉮ 덕(德)을 표하고 듣기를 권하다

爾時에 普賢菩薩摩訶薩이 卽說頌言하사대

이시      보현보살마하살     즉설송언

그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汝等應除諸惑垢하고 一心不亂而諦聽하라

여등응제제혹구          일심불란이제청 

그대들은 마땅히 의혹(번뇌)의 때를 털어내고 일심불란하게 자세히 들으라. 

我說如來具諸度한 一切解脫眞實道호리라

아설여래구제도      일체해탈진실도
내가 여래의 구족하신 온갖 바라밀과
일체해탈의 진실한 도(참된 길)를 말하리라.  

실차난타(室蹉難陀, 652~710)스님이 번역한 80권 본의 화엄경으로서는 여래의

수승한 공덕을 찬탄하여 드러내는 이 내용이 총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보현보살은 이 화엄경을 결론지으면서 여래의 수승한 공덕을 정리하여 찬탄하였다.

불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부처님의 인격,

즉 공덕을 드러내는 가르침이며, 모든 사람들이 듣고 알아서 그 공덕을 자신의

공덕이 되게 하는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화엄경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드러내어 찬탄하는 결론은 불교의 일체경전의 결론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중요하고 요긴한 가르침을 설하므로 모든 번뇌를 떨어버리고 일심불란하게

정신 차려 자세히 들으라는 것이다. 여래는 온갖 바라밀을 다 구족하시고 일체 해탈의

참된 길을 가신 분이니 내가 그러한 내용들을 설할 것이라고 하였다.

 

出世調柔勝丈夫가 其心淸淨如虛空하야

출세조유승장부       기심청정여허공 
세간을 벗어난 조화롭고 수승한 장부의 
그 마음 청정하기 허공과 같고 

恒放智日大光明하사 普使群生滅癡暗이로다

항방지일대광명          보사군생멸치암

지혜의 태양의 대광명을 항상 펼쳐서 중생들로 하여금

어리석음의 어둠=癡暗을 멸하게 하시네.  

 

如來難可得見聞이어늘 無量億劫今乃値하니

여래난가득견문               무량억겁금내치 

여래는 뵙기 어렵고 듣기 어렵거늘, 무량 억 겁에 이제 마침내 만났으니 

如優曇花時一現이라 是故應聽佛功德이어다

여우담화시일현           시고응청불공덕

마치 우담바라꽃이 때에 한 번 피듯하네,

그러므로 부처님의 공덕을 마땅히 들을지어다.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신 일은 마치 우담바라 꽃이 무량무수겁에 한 번 핀 것과

같이 보기도 어렵고 듣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공덕을 응당 들을지어다.”

이와 같은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는가.

 

隨順世間諸所作이 譬如幻士現衆業이니

수순세간제소작      비여환사현중업 

세간에 수순하여 지으시는 일, 마치 마술사가 갖가지를 만들어내는 듯하니,  

但爲悅可衆生心이언정 未曾分別起想念이로다

단위열가중생심               미증분별기상념

단지 중생들의 마음을 기쁘게 할지언정 분별하여 다른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시네.  

부처님께서 세상 사람들의 8만 4천 근기와 수준을 따라 횡설수설(橫說竪說)하며

갖가지 불사를 지으신 일들이 마치 마술사가 마술을 부리듯이 하였다.

마술사가 온갖 일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 어찌 다른 뜻이 있겠는가. 다만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자 한 것뿐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설법을 일심으로 귀담아 듣는다면

즐겁고 행복하리라.

 

㉯ 대중들이 갈앙(渴仰)하다

爾時에 諸菩薩이 聞此說已하고 一心渴仰하야 唯願得聞如來世尊의 眞實功德하야

이시     제보살      문차설이        일심갈앙         유원득문 여래세존     진실공덕 

그 때에 모든 보살들은 이 게송을 듣고 일심으로 갈망하며,

여래 세존의 진실한 공덕을 듣기 만을 원하며 

咸作是念호대 普賢菩薩이 具修諸行하사 體性淸淨하며 所有言說이 皆悉不虛하시니

함작시념          보현보살     구수제행         체성청정        소유언설     개실불허 
다 함께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보현보살은 모든 행을 구족히 갖추어 닦으시어 

자체의 성품=體性이 청정하시며, 하시는 말씀이 헛되지 않으시니 

一切如來의 共所稱歎이라하야 作是念已하고 深生渴仰하니라

일체여래      공소칭탄                  작시념이       심생갈앙

일체 여래께서 함께 칭탄하시는구나.' 이 생각을 하자

갈망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였습니다.

 

㉰ 공덕을 설하는 한계를 밝히다

爾時普賢菩薩이 功德智慧로 具足莊嚴을 猶如蓮華하야 不着三界一切塵垢러니

이시보현보살      공덕지혜      구족장엄     유여연화         불착삼계 일체진구 
이때 보현보살의 공덕과 지혜가 구족히 장엄하여

마치 연꽃이 삼계의 모든 티끌의 때가 묻지 않는 것과 같았으며,    

告諸菩薩言하사대 汝等은 諦聽하라 我今欲說佛功德海一滴之相이로라 卽說頌言

고제보살언              여등     체청         아금욕설 불공덕해 일적지상       즉설송언

모든 보살에게 말하였으니, '그대들은 자세히 들으라. 내가 이제 부처님의 공덕 바다에서 

한 방울만큼을 설하려 하노라.' 하고, 곧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공덕을 설하려고 하면서 먼저 부처님의 공덕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아무리 잘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마치 큰 바다에서 한 방울의 물을 말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명을 듣고 읽는 우리들도 그와 같이 알아야 할 것이다.

어찌 언어로 설명이 되겠는가.

 

㉱ 아는 것의 장애 없는 공덕을 밝히다

佛智廣大同虛空하사 普徧一切衆生心하사

불지광대동허공          보변일체중생심 

부처님 지혜 광대하기 허공과 같아서 일체중생의 마음에 널리 두루하시고 

悉了世間諸妄想하사대 不起種種異分別이로다

실료세간제망상             불기종종이분별

세간의 모든 헛된 생각=妄想을 다 아시지만, 갖가지 다른 분별을 일으키지 않으시며, 

一念悉知三世法하며 亦了一切衆生根하시니

일념실지삼세법          역료일체중생근 

한 생각에 삼세의 법을 모두 다 아시고, 일체중생의 근성 또한 분명히 아시니 

譬如善巧大幻師가 念念示現無邊事로다

비여선교대환사      염념시현무변사

비유컨대 마치 선교한 마술사가 잠깐잠깐 그지없는 일들을 나타내는 듯하며, 

부처님은 그 지혜가 허공과 같아서 무엇을 알아도 아는 것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

그러므로 중생들의 일과 세상사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음을 밝혔다.

 

㉲ 진여의 청정한 공덕을 밝히다

隨衆生心種種行하사 往昔諸業誓願力으로

수중생심종종행          왕석제업서원력 

중생의 마음과 갖가지 행과 지난 옛적의 업과 서원력을 따라 

令其所見各不同이나 而佛本來無動念이로다

영기소견각부동          이불본래무동념

그들이 보는 바가 각각 다르게 하시나, 부처님은 본래로 생각이 동요하지 않으시네. 

부처님은 중생들의 마음과 갖가지 행위를 따라 다 알고 다 보지만 본래로

생각이 동요하지 않는 것은 진여의 청정하고 텅 빈 공덕의 힘이다.

 

㉳ 불사(佛事)를 쉬지 않는 청정한 공덕

或有處處見佛坐하사 充滿十方諸世界하며

혹유처처견불좌          충만시방제세계 

혹 어떤 이는 곳곳마다 부처님께서 시방 모든 세계에 가득히 앉아 계심을 보지만

或有其心不淸淨하야 無量劫中不見佛이로다

혹유기심불청정          무량겁중불견불

혹 어떤 이는 마음이 청정치 못하여, 무량 겁에도 부처님 보지 못하며,  

 

或有信解離憍慢하야 發意卽得見如來하며

혹유신해이교만          발의즉득견여래 

혹 어떤 이는 믿고 알아=信解하고 교만이 없어, 뜻을 세우니 곧 여래를 보고,  

或有諂誑不淨心으로 億劫尋求莫値遇로다

혹유첨광부정심           억겁심구막치우

혹 어떤 이는 아첨하고 거짓되고 부정한 마음이라, 억겁 동안 찾아도 만나지 못하며,   

 

或一切處聞佛音에 其音美妙令心悅하며

혹일체처문불음       기음미묘영심열 

혹 어떤 이는 모든 곳에서 부처님 음성=佛音을 듣고, 

그 소리 미묘하고 아름다워 마음을 기쁘게 하고 

或有百千萬億劫이라도 心不淨故不聞者로다

혹유백천만억겁             심부정고불문자

혹 어떤 이는 백천만억 겁을 지나도, 마음이 부정하여 듣지 못하며,  

부처님은 언제 어디서나 불사(佛事)를 쉬지 않는 청정한 공덕이 있지만 중생들은

그들의 마음을 따라 혹 친견하는 이도 있고, 친견하지 못하는 이도 있음을 밝혔다.

 

㉴ 부처님과 보살들이 국토를 장엄한 공덕

或見淸淨大菩薩이 充滿三千大千界하야

혹견청정대보살       충만삼천대천계 

혹 어떤 이는 청정한 대 보살들이 삼천대천세계에 충만하며,   

皆已具足普賢行이어든 如來於中儼然坐로다

개이구족보현행             여래어중엄연좌

이미 다 보현의 온갖 행을 다 갖추어서

여래께서 그 가운데에 의젓하게 앉아 있음을 보도다.

 

或見此界妙無比하니 佛無量劫所嚴淨이라

혹견차계묘무비          불무량겁소엄정 

혹자는 이 세계가 비할 데 없이 미묘함은   

부처님이 무량 겁에 엄정히 장엄하신 것이요 

毘盧遮那最勝尊이 於中覺悟成菩提로다

비로자나최승존       어중각오성보리

비로자나, 가장 뛰어나신 부처님이 그 안에서 깨달아 보리 이루심을 보고,  

 

或見蓮華勝妙刹에 賢首如來住在中이어든

혹견연화승묘찰       현수여래주재중 

혹자는 연화장 승묘한 아름다운 세계에 현수여래께서 그 가운데 앉아 계시고  

無量菩薩衆圍遶하야 皆悉勤修普賢行이로다

무량보살중위요          개실근수보현행

한량없는 보살대중이 둘러 모시고, 모두 다 보현행을 부지런히 닦음을 보며, 

 

或有見佛無量壽는 觀自在等所圍遶니

혹유견불무량수      관자재등소위요 

혹자는 무량수 부처님이시요, 관자재보살 등이 둘러 모시고 있는 바,  

悉已住於灌頂地하야 充滿十方諸世界로다

실이주어관정지          충만시방제세계

모두가 이미 관정지위에 머문 이들이 시방의 모든 세계에 가득함을 보며,   

 

或有見此三千界가 種種莊嚴如妙喜하야

혹유견차삼천계       종종장엄여묘희 

혹자는 이 삼천대천세계가 갖가지로 장엄되어 묘희세계와 같은데  

如來住在中과 及如香象諸菩薩이로다

아촉여래주재중       급여향상제보살

아촉여래께서 그 가운데 앉아 계시고, 향코끼리=香象와 같은 보살들을 보며, 

 

或見月覺大名稱이 與金剛幢菩薩等으로

혹견월각대명칭       여금강당보살등 

혹자는 명망 높은 월각불이 금강당보살님 등과 더불어 

住如圓鏡妙莊嚴하사 普徧十方淸淨刹이로다

주여원경묘장엄          보변시방청정찰

둥근 거울 같은 묘한 장엄에 머무시며, 시방의 청정세계에 두루하심을 보며, 

 

或見日藏世所尊이 住善光明淸淨土하사

혹견일장세소존      주선광명청정토 

혹자는 일장세존 부처님께서 선한 광명 청정한 국토에 머무시어,

及與灌頂諸菩薩로 充徧十方而說法이로다

급여관정제보살       충변시방이설법

관정받은 보살들과 더불어 시방 가득히 설법하심을 보며,

 

或見金剛大焰佛이 而與智幢菩薩俱하사

혹견금강대염불      이여지당보살구 

혹자는 금강 큰 불꽃=金剛大焰 부처님이 지혜 당기=智幢의 보살들과 더불어 함께

周行一切廣大刹하야 說法除滅衆生翳로다

주행일체광대찰         설법제멸중생예

광대한 모든 세계를 두루 다니시며, 법을 설하여 중생의 무명 제멸하심을 보네.

부처님과 보살들이 국토를 두루 장엄한 공덕을 밝혔다.

옛 말에 그 사람을 알려면 그의 친구를 보라고 하였다.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는

언제나 훌륭한 보살들이 두루 장엄하여 계시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로자나부처님, 현수여래, 무량수보처님, 아촉(阿閦)부처님, 월각(月覺)부처님,

일장(日藏)세존, 금강 큰 불꽃 부처님 등 부처님의 회상에 보살들이 둘러 계시는

모습들은 곧 그 부처님들의 공덕임을 나타낸 것이다.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5

 

3) 원인을 맺고 결과 이룸을 밝히다

是故로 善男子야 我以如是助道法力과 諸善根力과 大志樂力과 修功德力과

시고     선남자      아이여시 조도법력 제선근력       대지락력    수공덕력 

그러므로 선남자여, 나는 이러한 조도법의 힘과 모든 선근력과 뜻 세운 즐거움의 힘, 

공덕을 닦은 힘, 

如實思惟一切法力과  智慧眼力과 佛威神力과 大慈悲力과 淨神通力과

여실사유 일체법력      지혜안력      불위신력     대자비력      정신통력 

일체법을 여실히 사유하는 힘, 지혜안의 힘, 부처님의 위신력, 대자비의 힘, 청정한 신통력과  

善知識力故로 得此究竟三世平等淸淨法身하며

선지식력고       득차구경 삼세평등 청정법신 

선지식의 힘 때문에 이것이 구경이며, 삼세에 평등하고 청정한 법신을 얻었으며,  

復得淸淨無上色身하야 超諸世間이나 隨諸衆生心之所樂하야 而爲現形하야

부득청정 무상색신        초제세간         수제중생 심지소락        이위현형 
또 청정하고 위없는 색신을 얻어서
온 세간을 초월하여

모든 중생의 마음이 바라는 바를 따라서 형상을 나타내며, 

入一切刹하고 徧一切處하며 於諸世界에 廣現神通하야 令其見者로 靡不欣樂케호라

입일체찰         변일체처          어제세계     광현신통         영기견자      미불흔락 

모든 세계에 들어가고, 일체처에 두루하며, 모든 세계에 널리 신통을 나타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게 하느니라.

 

㉰ 관(觀)의 작용은 끝이 없다

1) 이익을 들어 관(觀)하기를 권하다

善男子야 汝且觀我如是色身하라 我此色身은 無邊劫海之所成就니

선남자     여차관아 여시색신          아차색신     무변겁해 지소성취 
선남자여, 그대는 또한 나의 
이와 같은 색신(육신)을 보라. 

나의 이 색신(육신)은 무변한 겁의 바다에서 이루어진 것이니, 

無量千億那由他劫에 難見難聞이니라

무량천억 나유타겁     난견난문 

무량 천억 나유타 겁에도 보기 어렵고 듣기 어려우니라.  

善男子야 若有衆生이 未種善根이어나 及種少善根한 聲聞菩薩도

선남자      약유중생     미종선근            급종소선근    성문보살 

선남자여, 만약 어떤 중생이 선근을 아직 심지 못하였거나,

선근을 작게 심은 성문이나 보살들은 

猶尙不得聞我名字어든 況見我身가

유상부득 문아명자         황견아신 

나의 이름조차도 듣지 못하거늘 하물며 어찌 나의 몸을 볼 수 있겠는가.  

善男子야 若有衆生이 得聞我名이면 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에 不復退轉하며

선남자      약유중생     득문아명          어아뇩다라삼먁삼보리    불부퇴전 
선남자여, 만약 어떤 중생이 나의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다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若見若觸이어나 若迎若送이어나 若暫隨逐이어나

약견약촉              약영약송              약잠수축  

만일 나를 보거나, 만지거나, 영접하거나, 환송하거나, 잠깐 동안 따라다니거나, 

乃至夢中에 見聞我者도 皆亦如是하며

내지몽중      견문아자      개역여시 

나아가 꿈에 나를 보거나, 들은 이도 역시 그와 같을 것이니라.

보현보살의 위대하신 그 이름은 선근을 조금 심은 성문이나 보살들로는 오히려 듣지 못하는데,

하물며 그의 몸을 볼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그 이름을 듣기만 하여도 가장 높은 깨달음에서

퇴전하지 않는다. 또 보거나 접촉하거나 맞이하거나 보내거나 잠깐 동안 따라다니거나 내지

꿈에만 보는 이들도 가장 높은 깨달음에서 결코 퇴전하지 않는다. 보현보살이 얼마나

위대하기에 그렇겠는가. 그리고 진정한 보현보살이란 또 무엇인가.

 

或有衆生이 一日一夜에 憶念於我하면 則得成熟하며

혹유중생     일일일야       억념어아       즉득성숙 

혹 어떤 중생이 하루 낮 하룻밤 동안 나를 생각하면 곧 성숙되기도 하고, 

或七日七夜와 半月一月과 半年一年과 百年千年과 一劫百劫과

혹칠일칠야       반월일월     반년일년     백년천년     일겁백겁 

혹 칠일 칠야, 보름이나 한 달, 반년이나 일 년, 백 년이나 천 년, 한 겁이나 백겁,

乃至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劫에 憶念於我하야 而成熟者며

내지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겁      억념어아        이성숙자  

불가설 불가설한 불찰미진수의 겁에 이르기까지 나를 억념하여 성숙할 이도 있으며, 

或一生과 或百生과 乃至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生에 憶念於我하야 而成熟者며

혹일생      혹백생      내지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생     억념어아      이성숙자  

혹은 한 생이나 백 생이나 내지 불가설 불가설한 불찰미진수 생 동안

나를 억념하여 성숙될 이도 있으며, 

或見我放大光明하며 或見我震動佛刹하고 或生怖畏하며 或生歡喜라도 皆得成熟이니라

혹견아방대광명         혹견아진동불찰         혹생포외         혹생환희         개득성숙 

혹 내가 대광명 펼치는 것을 보거나, 내가 부처님 세계를 진동시키는 것을 보고 

혹 무서워하거나 혹은 기뻐하여도 모두 성숙될 것이니라.  

보현보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성숙하게 되는 기간들을 열거하였다. 진정한 보현보살이란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여 알게 된다면 그는 곧 성숙하게 되고 끝 내에는 가장 높은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善男子야 我以如是等佛刹微塵數方便門으로 令諸衆生으로

선남자     아이여시등 불찰미진수 방편문          영제중생 

선남자여, 나는 이와 같은 등의 불찰미진수 방편문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에 得不退轉케호라

어아뇩다라삼먁삼보리        득불퇴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치 않게 하느니라. 

善男子야 若有衆生이 見聞於我淸淨刹者면 必得生此淸淨刹中하며

선남자       약유중생     견문어아 청정찰자   필득생차 청정찰중 

선남자여, 만약 어떤 중생이 나의 청정한 세계를 보고 듣는 이는

반드시 이 청정한 세계에 태어날 것이요, 

若有衆生이 見聞於我淸淨身者면 必得生我淸淨身中하리니

약유중생      견문어아 청정신자      필득생아 청정신중 
만약 어떤 중생이
나의 청정한 몸을 보고 듣는 이는 반드시

나의 청정한 몸 가운데 태어날 것이니라, 

善男子야 汝應觀我此淸淨身이어다

선남자      여응관아 차청정신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나의 이 청정한 몸을 관찰하여야 하느니라.

보현보살은 자신의 이름을 듣거나 몸을 보게 되면 반드시 보현보살의 청정한

몸 가운데 태어날 것이라고 하면서 응당 그 청정한 몸을 보기를 권하였다.

 

2) 몸의 수승함을 관하다

爾時에 善財童子가 觀普賢菩薩身相好肢節의 一一毛孔中에 皆有不可說不可說佛刹海어든

이시      선재동자      관보현보살신 상호지절  일일모공중      개유불가설불가설불찰해 

이 때에 선재동자가 보현보살 몸을 관찰하니 잘생긴 모습=相好와 사지골절=肢節

낱낱의 모공에 모두 불가설 불가설한 부처님 세계 바다가 있고, 

一一刹海에 皆有諸佛이 出興於世하사 大菩薩衆의 所共圍遶하며

일일찰해      개유제불      출흥우세        대보살중      소공위요 

낱낱의 세계 바다에서 모두 부처님들이 세상에 출흥하시어  큰 보살대중들이 둘러 모시었으며,   

又復見彼一切刹海의 種種建立과 種種形狀과 種種莊嚴과 種種大山이 周圍遶와

우부견피 일체찰해      종종건립     종종형상    종종장엄     종종대산     주잡위요 

또 보니, 저 모든 세계 바다가 갖가지로 건립되었고, 갖가지 형상, 갖가지 장엄,

갖가지 큰 산들에 에워싸여 있었으며, 

種種色雲이 彌覆虛空과 種種佛興하사 演種種法하는 如是等事가 各各不同하며

종종색운      미부허공     종종불흥        연종종법          여시등사     각각부동 

갖가지 색 구름이 허공에 덮이고, 갖가지 부처님이 출현하시어 갖가지 법을 연설하시는

이러한 일들이 제각각 저마다 같지 않았습니다.

又見普賢이 於一一世界海中에 出一切佛刹微塵數佛化身雲하사

우견보현      어일일세계해중      출일체불찰 미진수 불화신운 

또 보니, 보현보살이 낱낱 세계 바다 가운데서 불찰미진수 부처님의 모든 화신 구름을 출생시켜 

周徧十方一切世界하야 敎化衆生하사 令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하니라

주변시방 일체세계         교화중생          영향아뇩다라삼먁삼보리 

시방의 모든 세계에 두루하게 하고, 

중생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향하게 하였습니다. 

時에 善財童子가 又見自身이 在普賢身內十方一切諸世界中하야 敎化衆生하니라

시      선재동자     우견자신     재보현신내 시방일체 제세계중        교화중생 
그 때에 선재동자가 또 보니, 자신의 몸
이 보현보살 몸 안에 있는 시방 일체의 모든 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고 있었으며,   

보현보살은 자신의 이름을 듣거나 몸을 보게 되면 반드시 보현보살의 청정한 몸 가운데 태어날

것이므로 응당 그 청정한 몸을 보기를 권하였다. 그래서 선재동자는 보현보살 몸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몸이 보현보살의 몸속에 있는 시방의 일체세계에서

중생들을 교화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선재동자는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일체가 보현보살의 몸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진실로 어찌

선재동자만이 그렇겠는가. 모든 공간과 모든 시간과 모든 존재들의 모든 행위 일체가

전부 보현보살의 몸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일체가 진여자성이어서

모든 공간과 모든 시간과 모든 존재가 하는 일체 행위들이 모두 진여자성의 현현인 것과 같다.

또 비유하면 고무장갑을 손에 끼고 사물을 만지면 무엇을 만지든지 하루 종일 고무장갑만을

만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3) 비교하여 수승함을 나타내다

又善財童子가 親近佛刹微塵數諸善知識하야 所得善根智慧光明을

우선재동자      친근불찰 미진수제선지식        소득선근 지혜광명 

또 선재동자가 불찰미진수의 선지식들을 친근하여 얻은 선근과 지혜 광명이 

比見普賢菩薩所得善根컨댄 百分에 不及一이며 千分에 不及一이며

비견보현보살 소득선근         백분      불급일        천분       불급일  

보현보살이 얻은 선근에 비교하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百千分에 不及一이며 百千億分과 乃至算數譬喩도 亦不能及이니라

백천분      불급일         백천억분       내지산수비유    역불능급

백천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백천억분이나 산수와 비유로도 그것에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선재동자가 그동안 다른 많은 선지식들을 친견하여 얻은 모든 공덕을 보현보살을 친견하여

얻은 공덕과 비교하여 그 수승함을 나타낸 내용이다. 이를테면 다른 많은 선지식이란

개개의 존재며 낱낱의 존재라면 보현보살은 일체존재 전체를 한꺼번에 가리키는 것이다.

 

是善財童子가 從初發心으로 乃至得見普賢菩薩히 於其中間所入一切諸佛刹海는

시선재동자      종초발심         내지득견 보현보살   어기중간 소입일체 제불찰해 
선재동자가 초발심한 때로부터
보현보살을 친견하기까지 그 중간에 들어간 바

일체제불의 세계 바다에,    

今於普賢一毛孔中一念所入諸佛刹海가 過前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倍하니

금어보현 일모공중 일념소입 제불찰해     과전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배 
지금 보현 보살의 한 모공 속에서, 잠깐 동안
에 들어간 모든 부처님 세계 바다는 앞의 것보다

불가설 불가설한 불찰미진수의 곱절=倍나 더 많았으며,

如一毛孔하야 一切毛孔도 悉亦如是하니라

여일모공          일체모공      실역여시 

한 모공에서와 같이 모든 모공에서도 다 그와 같았습니다.

善財童子가 於普賢菩薩毛孔刹中에 行一步하야 過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世界하니

선재동자      어보현보살 모공찰중    행일보        과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세계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모공에 있는 세계에서 한 걸음을 걸을 때에

불가설 불가설한 불찰미진수 세계를 지나가고, 

如是而行하야 盡未來劫이라도 猶不能知一毛孔中刹海次第와刹海藏과

여시이행         진미래겁             유불능지 일모공중 찰해차제 찰해장 
이와 같이 미래 겁이
다하도록 걸었으나, 오히려 한 모공 속의 세계 바다의 차례와

세계 바다의 보고=刹海藏과 

刹海差別과 刹海普入과 刹海成과 刹海壞와 刹海莊嚴의 所有邊際하며

찰해차별      찰해보입     찰해성     찰해괴     찰해장엄     소유변제 

세계 바다의 차별함, 세계 바다의 두루 들어감, 세계 바다의 이루어짐, 

세계 바다의 무너짐, 세계 바다 장엄의 끝을 능히 알 수 없었으며, 

亦不能知佛海次第와 佛海藏과 佛海差別과 佛海普入과 佛海生과 佛海滅의

역불능지 불해차제     불해장      불해차별    불해보입     불해생   불해멸 

所有邊際하며

소유변제 

또 부처님 바다의 차례, 부처님 바다의 보고, 부처님 바다의 차별함, 

부처님 바다의 두루 들어감, 부처님 바다의 생김, 부처님 바다 소멸의  끝도 알 수 없었으며, 

亦不能知菩薩衆海次第와 菩薩衆海藏과 菩薩衆海差別과 菩薩衆海普入과

역불능지 보살중해차제      보살중해장     보살중해차별    보살중해보입 

또한 보살대중 바다의 차례, 보살대중 바다의 보고, 보살대중 바다의 차별함, 

보살대중 바다의 두루 들어감, 

菩薩衆海集과 菩薩衆海散의 所有邊際하며

보살중해집        보살중해산     소유변제 

보살대중 바다의 모임과  흩어짐의 끝도 알 수 없었으며,   

亦不能知入衆生界와 知衆生根과 敎化調伏諸衆生智와 菩薩所住甚深自在와

역불능지 입중생계    지중생근       교화조복 제중생지    보살소주 심심자재 
또 중생 세계에 들어가서 
중생의 근성을 알고, 중생을 교화하고 조복시키는 지혜와 

보살이 머무는 심히 깊은 자재함과 

菩薩所入諸地諸道인 如是等海의 所有邊際니라

보살소입 제지제도     여시등해      소유변제 

보살이 들어가는 모든 지위와 모든 도=諸道, 이와 같은 등 바다의 끝도 알 수 없었습니다.

善財童子가 於普賢菩薩毛孔刹中에 或於一刹에 經於一劫토록 如是而行하며

선재동자      어보현보살 모공찰중    혹어일찰      경어일겁        여시이행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모공세계 가운데에서, 

혹 한 세계에서 한 겁 동안을 지내면서 이와 같이 걷기도 하고,  

乃至或有經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劫토록 如是而行호대 亦不於此刹沒하야

내지혹유 경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겁        여시이행          역불어차찰몰 

혹은 불가설 불가설한  불찰미진수의 겁 동안을 지내면서 이와 같이 걷기도 하며, 

또한 이 세계에서 없어지고

於彼刹現하고 念念周徧無邊刹海하야 敎化衆生하야 令向阿耨多羅三藐三菩提하니라

어피찰현          염념주변 무변찰해       교화중생        영향아뇩다라삼먁삼보리

저 세계에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채 순간순간 끝없는 세계 바다에 두루하며 

중생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향하게 하였습니다.  

여기까지가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법을 보인 내용이다. 다른 선지식이 법을 보인 내용과는

달리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모공세계에서 혹 한 세계에서 한 겁 동안을 지내면서

이와 같이 걷기도 하고, 내지 혹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수 겁 동안을 지내면서

이와 같이 걷기도 하며, 모든 하고자하는 불사를 다 짓는다. 이것이 보현보살의 불가사의한

법이다. 그러므로 끝 내에는 그 닦은 바 지위가 부처님과 같아진 것이다.

 

화엄경을 공부하여 설명하는 일이란 작은 반딧불의 빛으로 일천 개의 태양이 동시 뜬 것과 같은

밝음을 가늠하는 것과 같다. 실로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으로 헤아릴 곳이 사라져버렸다.

그동안의 이런 저런 강설은 화엄경을 공부하고자하는 사람들에게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야말로 맹인이 코끼리를 만지고 나서 한 손바닥에 만져진 것만을 코끼리라고 말한

것과 다를 바 없음을 알겠다. 그렇다면 그와 같은 안내를 받아 가고 있는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 이 또한 언어의 길이 끊어진 곳이리라.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3

 

5) 열 가지 바라밀다를 얻다

善財童子가 見普賢菩薩의 如是無量不可思議大神通力하고 卽得十種智波羅蜜하니

선재동자       견보현보살     여시무량 불가사의 대신통력       즉득십종 지바라밀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이와 같이 무량하고 불가사의한 대신통력을 보고,

곧 열 가지 지혜바라밀을 얻었으니, 

何等이 爲十고 所謂於念念中에 悉能周徧一切佛刹智波羅蜜과

하등      위십     소위어염념중      실능주변 일체불찰 지바라밀 
무엇이 그 열인가 하면,

소위 순간순간에 모든 부처님 세계에 다 두루할 수 있는 지혜바라밀과 

於念念中에 悉能往詣一切佛所에 智波羅蜜과 於念念中에 悉能供養一切如來智波羅蜜과

어염념중      실능왕예 일체불       소지바라밀  어염념중     실능공양 일체여래 지바라밀 

순간순간 일체 부처님의 처소에 다 나아갈 수 있는 지혜바라밀과 

순간순간 모든 여래께 다 공양할 수 있는 지혜바라밀과 

於念念中에 普於一切諸如來所에 聞法受持智波羅蜜과

어염념중      보어일체 제여래소     문법수지 지바라밀 

순간순간 널리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법문을 듣고 받아 간직하는 지혜바라밀과 

於念念中에 思惟一切如來法輪智波羅蜜과 

어염념중      사유일체 여래법륜 지바라밀   

순간순간마다 일체여래의 법륜을 사유하는 지혜바라밀과 

於念念中에 知一切佛不可思議大神通事智波羅蜜과

어염념중     지일체불 불가사의 대신통사 지바라밀  

순간순간마다 일체 제불의 불가사의한 대신통의 일을알 수 있는 지혜바라밀과 

於念念中에 說一句法하야 盡未來際토록 辯才無盡智波羅蜜과

어염념중     설일구법         진미래제 변재무진 지바라밀 
순간순간 동안 한 구절의 법을 미래세가 다하도록 설하여도, 변재가 다함이 없는 지혜바라밀과 

於念念中에 以深般若로 觀一切法智波羅蜜과

어염념중      이심반야      관일체법 지바라밀 

순간순간 깊은 반야 일체법을 관찰하는 지혜바라밀과 

於念念中에 入一切法界實相海智波羅蜜과 於念念中에 知一切衆生心智波羅蜜과

어염념중      입일체법계실상해 지바라밀     어염념중     지일체중생심 지바라밀 
순간순간 일체 법계의 실상바다에 들어가는 지혜바라밀과

순간순간 일체중생의 마음을 아는 지혜바라밀과 

於念念中에 普賢慧行이 皆現在前智波羅蜜이니라

어염념중      보현혜행      개현재전 지바라밀 

순간순간 보현 보살의 지혜와 행이 모두 앞에 나타나는 지혜바라밀이었습니다. 

 

(4) 보현보살이 법을 보이다

㉮ 정수리를 만짐에 이익을 얻다

善財童子가 旣得是已에 普賢菩薩이 卽伸右手하사 摩觸其頂하사 旣摩頂已하신대

선재동자      기득시이     보현보살     즉신우수          마촉기정       기마정이 

선재동자가 이미 그러한 것을 얻었음에, 보현보살이 곧 오른손을 펴서 그 정수리를 쓰다듬었으며, 

정수리를 쓰다듬자, 

善財가 卽得一切佛刹微塵數三昧門이 各以一切佛刹微塵數三昧로 而爲眷屬하야

선재      즉득일체 불찰미진수삼매문     각이일체 불찰미진수삼매 이위권속 

선재는 즉시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의 삼매문을 얻었는데, 

각각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의 삼매로 권속을 삼았으며,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법을 보이는데 오른손을 펴서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니까 선재동자는 곧바로 일체 세계의 미진수와 같은 무수한 삼매문을 얻게 되었다. 또 낱낱 삼매에서 옛날에 보지 못하던 모든 세계의 티끌수와 같은 부처님의 큰 바다를 보았고, 또한 모든 세계의 티끌수와 같은 일체 지혜의 도를 돕는 기구를 모으는 등의 이익을 얻었다. 그것이 정수리를 만져 이익을 얻은 내용이다.

 

一一三昧에 悉見昔所未見一切佛刹微塵數佛大海하며

일일삼매      실견석소미견 일체불찰 미진수불대해 

낱낱의 삼매에서 과거에 보지 못한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의 부처님 큰 바다를 보았으며, 

集一切佛刹微塵數一切智助道具하며 生一切佛刹微塵數一切智上妙法하며

집일체불찰미진수 일체지조도구          생일체불찰미진수 일체지상묘법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와 같은 일체 지혜의 도를 돕는 수단을 모았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와 같은  일체 지혜의 가장 높은 묘법을 내었으며, 

發一切佛刹微塵數一切智大誓願하며 入一切佛刹微塵數大願海하며

발일체불찰미진수 일체지대서원           입일체불찰 미진수대원해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와 같은 일체 지혜의 큰 서원을 세웠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와 같은 대원 바다에 들어갔으며, 

住一切佛刹微塵數一切智出要道하며 修一切佛刹微塵數諸菩薩所修行하며

주일체불찰미진수 일체지출요도          수일체불찰미진수 제보살소수행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와 같은  일체 지혜의 출요도에 머물렀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와 같은 보살들이 수행할 바를 닦았으며, 

起一切佛刹微塵數一切智大精進하며 得一切佛刹微塵數一切智淨光明하니라

기일체불찰미진수 일체지대정진          득일체불찰미진수 일체지정광명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와 같은  일체 지혜의 대정진을 일으켰으며,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와 같은 일체 지혜의 청정한 광명을 얻었느니라.  

如此娑婆世界毘盧遮那佛所에 普賢菩薩이 摩善財頂하야 如是十方所有世界와

여차사바세계 비로자나불소     보현보살       마선재정       여시시방소유세계 

이 사바세계의 비로자나불 처소에서 보현보살이 선재 동자의 정수리를 쓰다듬은 것과 같이 

시방에 있는 세계들과 

及彼世界一一塵中一切世界一切佛所에 普賢菩薩도 悉亦如是하야 摩善財頂하며

급피세계 일일진중 일체세계 일체불소     보현보살   실역여시         마선재정 

所得法門도 亦皆同等하니라

소득법문      역개동등 

그 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 있는 일체 세계의 모든 부처님 처소의 보현보살도 또한 다 그와 같이 

선재 동자의 정수리를 쓰다듬었고, 얻은 법문 또한 모두 같았습니다.

선재동자가 마지막 선지식인 보현보살을 친견하였고, 보현보살은 선재동자에게 법을 보이는데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짐으로서 모든 법의 이익을 얻게 된 것을 보였다.

 

 지위에서 시방의 불찰미진 중의 보현보살이 하나하나의 티끌 속에서 일시에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어루만지는 것은 불과의 법계행이 원만함을 밝힌 이니, 뜻인즉 행의 원만이 

() 여의지 않아서 〔時〕 옮기지 않고 지혜가 다르지 않음을 밝힌 것이며, 

나아가 불찰미진수의 선지식을 보는 것과 나아가 보현의 몸에 있는 사지관절과 모공 속의 

국토신(國土身) 보는 것은 법계 지혜 경계의 행망(行網) 하나와 많음이 중중(重重)하여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어 다함이 없고, 다함이 없어서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 항상 

그러한 문에 들어감을 밝힌 것이다. 

 

㉯ 보살행의 깊고 넓음을 말하다

1) 문답으로 살펴서 보이다

爾時에 普賢菩薩摩訶薩이 告善財言하사대 善男子야 汝見我此神通力不아 唯然已見이니이다

이시      보현보살마하살     고선재언             선남자    여견아차 신통력부      유연이견 

이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선재동자에게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그대는 나의 이 신통력을 보았는가?'

'그러하게 보았나이다.'

大聖하 此不思議大神通事는 唯是如來之所能知로소이다

대성       차부사의 대신통사      유시여래지소능지 

'큰 성인이시여, 이 부사의한 대신통의 일은 오직 여래께서만 알 수 있는 것입니다,' 

 

2) 보현의 원인이 심원(深遠)함을 밝히다

普賢이 告言하사대 善男子야 我於過去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劫에 行菩薩行하야 

보현       고언           선남자     아어과거 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겁    행보살행       

求一切智할새

구일체지 

보현보살이 말하였습니다. 선남자여, 나는 과거 불가설 불가설한 불찰미진수 겁 동안 

보살행을 행하며 일체지를 구하였거니와  

一一劫中에 爲欲淸淨菩提心故로 承事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佛하며

일일겁중      위욕청정 보리심고    승사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불 

낱낱의 겁 동안 보리심을 청정케 하고자 불가설 불가설한 불찰미진수의 

부처님을 받들어 섬겼으며,   

一一劫中에 爲集一切智福德具故로 設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廣大施會하야

일일겁중      위집일체지 복덕구고     설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 광대시회 
낱낱의 겁 동안 일체지와 복덕의 도구를 모으고자

불가설 불가설 불찰미진수의 광대한 보시하는 모임=施會를 마련하여 

一切世間에 咸使聞知하야 凡有所求를 悉令滿足하며

일체세간      함사문지         범유소구      실령만족 

일체세간이 모두 듣고 알게 하였으며, 무릇 구하는 모든 것을 만족케 하였으며,

一一劫中에 爲求一切智法故로 以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財物로 布施하며 

일일겁중      위구일체지법고      이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 재물보시 

낱낱의 겁 동안 일체지의 법을 구하기 위하여 불가설 불가설 불찰미진수의 

재물로 보시하였으며,   

一一劫中에 爲求佛智故로 以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城邑聚落과 國土王位와

일일겁중      위구불지고      이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성읍취락    국토왕위 

낱낱의 겁 동안 부처님 지혜를 구하기 위하여 불가설 불가설 불찰미진수의 

성읍과 마을, 국토와 왕위, 

妻子眷屬과 眼耳鼻舌과 身肉手足과 乃至身命으로 而爲布施하며

처자권속      안이비설     신육수족      내지신명        이위보시 

처자, 권속과 , , , , , , , 발과 목숨까지도 보시하였으며,  

一一劫中에 爲求一切智首故로 以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頭로 而爲布施하며

일일겁중     위구일체지수고      위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두     이위보시 

낱낱의 겁 동안 일체지의 머리=를 구하기 위하여 불가설 불가설 불찰미진수의  

머리=를 보시하였으며,   

一一劫中에 爲求一切智故로 於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諸如來所에 恭敬尊重하며

일일겁중      위구일체지고     어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 제여래소     공경존중  

낱낱의 겁 동안 일체지를 구하기 위하여 불가설 불가설 불찰미진수의 모든 여래의 처소에서 

공경하고 존중하며,

承事供養하야 衣服臥具와 飮食湯藥과 一切所須를 悉皆奉施하고

승사공양          의복와구    음식탕약      일체소수      실개봉시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면서  의복, 침구, 음식, 탕약 등 일체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받들어 보시하여 

於其法中에 出家學道하야 修行佛法하며 護持正敎호라

어기법중      출가학도        수행불법         호지정교

그 법 안에서 출가하고 도를 배워서 불법을 수행하고 바른 가르침을 수호하여 간직하였느니라.

善男子야 我於爾所劫海中에 自憶未曾於一念間도 不順佛敎하며

선남자      아어이소겁해중      자억미증 어일념간    불순불교 

선남자여, 나는 그러한 겁의 바다에서 스스로 회상하건대 일찍이 한 순간도 

부처님의 가르침에 순종치 않았거나 

於一念間도 生瞋害心과 我我所心과 自他差別心과 遠離菩提心과 於生死中起疲厭心과

어일념간     생진해심       아아소심     자타차별심    원리보리심     어생사중 기피염심 

한 순간도 성내는 마음이나 나와 내 것이라는 마음, 나와 남이 차별하다는 마음, 

보리를 멀리하려는 마음, 생사의 가운데서 싫증내는 마음(고달픈 마음), 

懶墯心과 障礙心과 迷惑心하고 唯住無上不可沮壞集一切智助道之法大菩提心호라

나타심     장애심      미혹심       유주무상 불가저괴 집일체지 조도지법 대보리심 

게으른 마음, 장애를 받는 마음이,  미혹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오로지 위없고 무너뜨릴 수 없는 일체 지혜를 모으는 조도법인 큰 보리심에 머물렀느니라.   

懶 게으를 라, 게으를 란, 

善男子야 我莊嚴佛土하야 以大悲心으로 救護衆生하야 敎化成就하며

선남자      아장엄불토         이대비심         구호중생        교화성취 

선남자여, 나는 부처님 국토를 장엄하되 대비심으로 중생을 구호하고 교화하여 성취시키며,

供養諸佛하고 事善知識하며 爲求正法하야 弘宣護持하며 一切內外를 悉皆能捨하며

공양제불          사선지식        위구정법         홍선호지        일체내외       실개능사  

제불을 공양하고 선지식을 섬기며, 

정법을 구하여 수호하고 간직함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안팎의 모든 것을 다 버리고 

乃至身命도 亦無所悋호니 一切劫海에 說其因緣컨댄 劫海可盡이어니와 此無有盡이니라

내지신명      역무소린         일체겁해      설기인연        겁해가진                  차무유진

신명까지도 또한 아끼지 않았느니라. 

모든 겁 바다에 그 인연을 설했거니와 겁 바다는 다할지언정 이 일은 다함이 없을 것이니라.  

善男子야 我法海中엔 無有一文과 無有一句도 非是捨施轉輪王位하야 而求得者며

선남자      아법해중     무유일문     무유일구     비시사시 전륜왕위       이구득자 

선남자여, 나의 법의 바다에는 한 문장도 한 구절도

전륜왕의 지위를 버려서 얻지 않은 것이 없으며, 

非是捨施一切所有하야 而求得者호라

비시사시 일체소유         이구득자 

일체의 가진 모든 것을 버려서 얻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보현보살이 “나의 법의 바다에는 한 글자나 한 글귀도 전륜왕의 지위를 버려서 구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일체 소유를 버려서 얻지 않은 것이 없다.”라고 하셨다. 얼마나 감동적인 말씀인가.

실로 희생 없이 이루어진 일이 있는가! 어떤 작은 성공도 낱낱이 다 설명할 수 없는 뜨겁고

아픈 사연들이 알알이 박혀있다. 진주 한 알도 상처의 결정체이다. 어떤 작은 인생도

비에 졌고 바람에 흔들리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하물며 보현보살의 삶이겠는가.

 

善男子야 我所求法은 皆爲救護一切衆生이라 一心思惟하야 願諸衆生이 得聞是法하며

선남자      아소구법     개위구호 일체중생       일심사유        원제중생       득문시법  

선남자여, 내가 법을 구한 것은 모두 일체중생을 구호하기 위한 것이라  

일심으로 사유하기를 '원하오니, 모든 중생이 이 법을 들을 지어다.

願以智光으로 普照世間하며 願爲開示出世間智하며 願令衆生으로 悉得安樂하며

원이지광           보조세간       원위개시 출세간지       원령중생           실득안락 
원하오니, 지혜의 광명으로 세간을 두루 비추어지이다.

원하오니, 출세간의 지혜를 열어 보여지이다.

원하오니, 중생들이 모두 안락을 얻어 지이다, 

願普稱讚一切諸佛所有功德이니 我如是等往昔因緣을

원보칭찬 일체제불 소유공덕         아여시등 왕석인연 
원하오니, 일체 제불이 소유하신 공덕을
두루 칭탄하사이다.' 하였느니라. 

於不可說不可說佛刹微塵數劫海에 說不可盡이니라

어불가설불가설 불찰미진수겁해      설불가진

나의 이러한 과거의 인연은 불가설 불가설한 불찰미진수의 겁 바다 동안 설하여도

다할 수 없느니라.  

보현보살의 행이 깊고 넓음을 밝히는 내용인데 보현행의 원인은 쉽게 이루진 것이 아닌, 참으로

그 뿌리가 깊고 또 깊다. 중생들이 법을 듣고 중생들이 안락하다면 그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은 분이

곧 보현보살이시니, 어찌 다 말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3

 

㉯ 보현보살의 경계를 보다

1) 수승한 덕의 신상(身相)을 보다

時에 善財童子가 卽見普賢菩薩이 在如來前衆會之中하사 坐寶蓮華獅子之座하사

시      선재동자    즉견보현보살       재여래전 중회지중         좌보련화 사자지좌 

이 때에 선재동자가 곧 보현보살을 보니, 여래의 앞의 대중들 가운데 보연화 사자좌에 앉아 

諸菩薩衆의 所共圍遶에 最爲殊特하야 世無與等하며 

제보살중      소공위요     최위수특         세무여등          

모든 보살대중들이 함께 둘러 모셨으며, 가장 특별하여 세간에 비할 이가 없었으며, 

智慧境界가 無量無邊하고 難測難思하야 等三世佛하야 一切菩薩이 無能觀察하니라

지혜경계      무량무변         난측난사          등삼세불         일체보살      무능관찰 

지혜의 경계는 무량무변하여, 측량하기도 어렵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것이, 

삼세의 부처님과 같아서 모든 보살들이 능히 관찰할 수 없었느니라. 

 

2) 모공(毛孔)의 경계를 보다

見普賢身의 一一毛孔에 出一切世界微塵數光明雲하사 徧法界虛空界一切世界하야

견보현신     일일모공       출일체세계미 진수광명운       변법계 허공계 일체세계 
보현의 몸을 보니, 낱낱의 모공에서 일체세계의 미진수 광명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일체세계에 두루하여,  

除滅一切衆生苦患하사 令諸菩薩로 生大歡喜하며

제멸일체 중생고환         영제보살     생대환희 

일체중생의 고통과 우환(근심)을 제멸하고, 모든 보살들을 크게 기쁘게 하였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種種色香焰雲하사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 종종색향염운 
낱낱의 모공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의 갖가지 색 향불꽃구름=香焰구름을 내어,

徧法界虛空界一切諸佛衆會道場하야 而以普熏하며

변법계 허공계 일체제불 중회도량        이이보훈  

법계와 허공계의 일체 모든 부처님 대중의 도량에 두루하여 향기를 널리 풍기는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雜華雲하사 徧法界虛空界一切諸佛衆會道場하야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잡화운        변법계 허공계 일체제불중회도량       

雨衆妙華하며

우중묘화  

낱낱의 모공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미진수 갖가지 꽃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 일체제불의 중회도량에 두루하여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을 비내리는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香樹雲하사 徧法界虛空界一切諸佛衆會道場하야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향수운       변법계 허공계 일체제불 중회도량     

雨衆妙香하며

우중묘향  

낱낱의 모공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미진수 향나무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의 일체제불 중회도량에 두루하여 미묘한 향을 비내리는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妙衣雲하사 徧法界虛空界一切諸佛衆會道場하야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묘의운      변법계 허공계 일체제불 중회도량         

雨衆妙衣하며

우중묘의  

낱낱 모공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미진수 아름다운 옷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일체 제불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 하여

여러 가지 아름다운 옷들을 비내리는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寶樹雲하사 徧法界虛空界一切諸佛衆會道場하야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보수운       변법계 허공계 일체제불 중회도량       

雨摩尼寶하며

우마니보  

또 낱낱 모공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미진수 보배나무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있는

일체 제불의 대중이 모인 도량에 두루 하여 마니보배를 비내리는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色界天身雲하사 充滿法界하야 歎菩提心하며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 색계천신운        충만법계        탄보리심 

또 낱낱 모공에서 모든 부처임 세계의 미진수 형상세계 하늘의 몸 구름=色界天을 내어,

법계를 가득히 하여 보리심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梵天身雲하사 勸諸如來하야 轉妙法輪하며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범천신운       권제여래          전묘법륜  

낱낱 모공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티끌수 범천의 몸 구름을 내어,

모든 여래에게 묘한 법륜을 굴려주시기 권하는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欲界天王身雲하사 護持一切如來法輪하며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욕계 천주신운        호지일체 여래법륜  

낱낱 모공에서 모든 부처님 세계의 미진수 욕심세계 천왕의 몸 구름을 내어,

모든 여래의 법륜을 보호하여 지님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三世佛刹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爲諸衆生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일체불찰 미진수 삼세불찰운       변법계 허공계        위제중생 

낱낱의 모공에서 순간순간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의 삼세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 하고서  중생들을 위해 

無歸趣者에 爲作歸趣하고 無覆護者에 爲作覆護하고 無依止者에 爲作依止하며

무귀취자     위작귀취         무부호자       위작부호       무의지자      위작의지

귀의하여 나아갈 곳이 없는 이에게는 귀의하여 나아갈 곳을 지어주고,

덮어서 보호할 곳 없는 이에게는 덮어서 보호할 곳을 지어주며, 

의지할 데 없는 이에게는 의지할 곳을 만들어 주는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淸淨佛刹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일체불찰 미진수 청정불찰운        변법계 허공계  

낱낱 모공에서 잠깐 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미진수 같은 청정한

부처님 세계구름을 내어,법계와 허공계에 두루 하며, 

一切諸佛이 於中出世하사 菩薩衆會가 悉皆充滿하며

일체제불      어중출세        보살중회       실개충만  

일체 모든 부처님이 그 가운데에서 출현하시고 보살대중이 가득함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淨不淨佛刹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일체불찰 미진수 정부정불찰운        변법계 허공계  

令雜染衆生으로 皆得淸淨하며

영잡염중생            개득청정 

낱낱의 모공에서 순간순간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의 청정하면서 부정한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뒤섞이고 물든 중생들을 청정케 함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不淸淨佛刹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일체불찰 미진수 부정정불찰운       변법계 허공계  

令雜染衆生으로 皆得淸淨하며

영잡염중생          개득청정 

낱낱의 모공에서 잠깐 잠깐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의 

부정하고 청정하지 못한 부처님 세계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여 뒤섞이고 물든 중생을 청정케 함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不淨佛刹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일체불찰 미진수 부정불찰운       변법계 허공계  

令純染衆生으로 皆得淸淨하며

영순염중생           개득청정 

낱낱 모공에서 잠깐 잠깐마다 모든 세계 미진수의 부정한 부처님 세계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 하여 순수하거나 물든 중생들을 모두 청정케 함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衆生身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隨其所應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일체불찰 미진수 중생신운        변법계 허공계      수기소응  

敎化衆生하사 皆令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하며

교화중생          개령발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낱낱 모공에서 잠깐 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미진수 중생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 하여 그 마땅한 바를 따라 중생들을 교화하여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것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菩薩身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일체불찰 미진수보살신운        변법계 허공계  

稱揚種種諸佛名號하야 令諸衆生으로 增長善根하며

칭양종종 제불명호          영제중생        증장선근 

낱낱 모공에서 잠깐 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미진수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고  

제불의 여러가지 명호를 칭양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증장시키게 함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菩薩身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일체불찰 미진수보살신운         변법계 허공계 

낱낱 모공에서 잠깐 잠깐마다 모든 세계의 미진수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 하여 

一切佛刹에서 宣揚一切諸佛菩薩의 從初發意所生善根하며

일체불찰          선양일체 제불보살     종초발의 소생선근 

일체불찰에서 일체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초발심 때부터 생긴 선근을

드높이 찬양함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一切佛刹微塵數菩薩身雲하사 徧法界虛空界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출일체 불찰미진수 보살신운        변법계 허공계  

낱낱의 모공에서 순간순간 모든 부처님 세계 미진수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

법계와 허공계에 두루하고  

於一切佛刹一一刹中에 宣揚一切菩薩願海와 及普賢菩薩淸淨妙行하며

어일체불찰 일일찰중    선양일체 보살원해       급보현보살 청정묘행 

모든 부처님 세계 낱낱의 세계에서 일체보살의 원바다=願海

보현보살의 청정한 묘행을 드높이 찬양함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念念中出普賢菩薩行雲하사 令一切衆生으로 心得滿足하야

견일일모공     염념중 출보현보살행운         영일체중생        심득만족 

具足修習一切智道하며

구족수집 일체지도  

낱낱의 모공에서 순간순간 보현의 보살행 구름을 내어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마음에

만족을 얻게 하고 일체 지혜의 도를 갖추어 닦아 익힘을 보았으며, 

見一一毛孔에 出一切佛刹微塵數正覺身雲하사 於一切佛刹에 現成正覺하야

견일일모공       출일체불찰 미진수 정각신운       어일체불찰      현성정각 

낱낱 모공에서 잠깐 잠깐마다 모든 부처님 세계의 미진수의 정각을 이룬 몸=正覺身 구름을 내어,

일체 부처님 세계에서 정각을 이루어 

令諸菩薩로 增長大法하야 成一切智하니라

영제보살      증장대법        성일체지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큰 법을 증장시키게 하고 일체지혜를 이루게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선재동자가 보현보살의 경계를 보게 된 것을 하나하나 열거하여 밝혔다.

 

3) 모공(毛孔)에서 삼천대천세계를 보다

爾時에 善財童子가 見普賢菩薩의 如是自在神通境界하고 身心徧喜하야 踊躍無量하니라

이시     선재동자       견보현보살     여시자재 신통경계       신심변희        용약무량 

그 때에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이와 같이 자유자재하고 신통한 경계를 보고,

몸과 마음에 두루하는 기쁨이  한량없이 용솟음쳐 올랐으며, 

重觀普賢의 一一身分과 一一毛孔에 悉有三千大千世界風輪水輪地輪火輪과

중관보현     일일신분      일일모공     실유삼천대천세계 풍륜수륜 지륜화륜 
거듭하여 살펴보니, 보현보살의 낱낱 몸 부분과 낱낱 모공마다에
모두 각각 삼천대천세계가

있었으니, 바람 둘레=風輪, 물의 둘레=水輪, 땅의 둘레=地輪, 불의 둘레=火輪과 

大海江河와 及諸寶山須彌鐵圍와 村營城邑과 宮殿園苑과

대해강하      급제보산 수미철위    촌영성읍     궁전원원 

큰 바다, 강, 하천과 모든 보배산과 수미산, 철위산과 시골부락, 성읍, 궁전, 정원과 

一切地獄餓鬼畜生과 閻羅王界와 天龍八部와 人與非人과 欲界色界無色界處와 日月星宿와

일체지옥 아귀축생     염라왕계     천룡팔부      인여비인   욕계색계 무색계처       일월성숙 

일체 지옥, 아귀, 축생과 염라왕 세계, 천신들과 용과 팔부, 인간과 비인간,  

욕계와 색계(형상세계)와 무색계처(무형세계), 해와 달과 별과 바람=日月星宿, 

風雲雷電과 晝夜月時와 及以年劫과 諸佛出世와 菩薩衆會와 道場莊嚴하야 

풍운뢰전      주야월시     급이년겁      제불출세    보살중회     도량장엄       

如是等事를 悉皆明見하니

여시등사      실개명견  

구름과 우레와 번개=風雲雷電, 낮과 밤과 달과 시간=晝夜月時, 그리고 해=年와 겁,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심=出世, 보살의 모임, 도량의 장엄 등 이와 같은 일들을 다 분명히 보았으며,  

如見此世界하야 十方所有一切世界를 悉如是見하며 如見現在十方世界하야

여견차세계          시방소유 일체세계     실여시견        여견현재 시방세계 
이 세계를 보는 것처럼 시방에 있는 모든 세계 또한 다 그와 같이 보았으며,

현재의 시방세계를 보는 것처럼 

前際後際一切世界도 亦如是見하야 各各差別이 不相雜亂하니라

전제후제 일체세계     역여시견          각각차별       불상잡란 

과거와 미래의 모든 세계들 또한 그와 같이 보았으나, 

저마다 제각각 차별하되 서로 뒤섞여 혼란스럽지 않았습니다.

 

4) 시방 일체세계에 다 두루 하다

如於此毘盧遮那如來所에 示現如是神通之力하야 於東方蓮華德世界賢首佛所에

여어차비로자나 여래소     시현여시 신통지력         어동방연화덕세계 현수불소 

現神通力도 亦復如是하며

현신통력       역부여시 

이 비로자나 여래의 처소에서 그와 같은 신통력을 나타내 보이는 것과 같이

동방의 연화덕 세계 현수부처님의 처소에서 신통력을 나타내는 것 또한

그와 같았으며,  

如賢首佛所하야 如是東方一切世界와 如東方하야 南西北方四維上下의

여현수불소          여시동방 일체세계    여동방        남서북방 사유상하 
현수 부처님 처소에서와 같이 동방의 모든 세계에서도 그러하며,

동방에서와 같이 남,,북방과 네 간방=四維, , 하의 

一切世界諸如來所에 現神通力도 當知悉爾하며

일체세계제여래소      현신통력     당지실이 

일체세계 모든 여래 처소에서 신통력을 나타냄도 모두 다 그러함을

마땅히 알아야 하리라.     

如十方一切世界하야 如是十方一切佛刹一一塵中에 皆有法界諸佛衆會어든

여시방일체세계         여시시방 일체불찰 일일진중      개유법계 제불중회 
시방의 일체세계와 같이, 그렇게 시방의 모든 부처님 세계의
낱낱 티끌 속에서도

모두 법계의 모든 부처님들의 대중모임이 있고, 

一一佛所에 普賢菩薩이 坐寶蓮華獅子座上하사 現神通力도 悉亦如是하야

일일불소      보현보살      좌보련화 사자좌상       현신통력     실역여시 

낱낱 부처님 처소에서 보현보살이 보배연화 사자좌에 앉아서 신통력을 나타냄

또한 그와 같았으며, 

彼一一普賢身中에 皆現三世一切境界와 一切佛刹과 一切衆生과 一切佛出現과 

피일일보현신중      개현삼세 일체경계     일체불찰     일체중생     일체불출현    

저 낱낱 보현보살의 몸 가운데 삼세의 모든 경계와 모든 부처님 세계와 일체중생,

일체 제불의 출현하심, 

一切菩薩衆하며 及聞一切衆生言音과 一切佛言音과 一切如來所轉法輪과 

일체보살중           급문일체 중생언음     일체불언음     일체여래 소전법륜     

一切菩薩所成諸行과 一切如來遊戲神通하니라

일체보살 소성제행    일체여래 유희신통 

모든 보살대중, 그리고 일체중생의 언음(음성)과 일체불의 언음(음성), 일체 여래가 굴리시는 법륜, 

일체보살이 이루는 모든 행=諸行, 일체여래가 신통에 유희하시는 것들이 다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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