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10

 

㉶ 수승한 이해를 나타는 공덕

譬如幻師善幻術에 現作種種諸幻事인달하야

비여환사선환술       현작종종제환사 

비유컨대 마술사가 환술을 잘하여, 갖가지 마술을 만들어 내듯이 

佛化衆生亦如是하사 爲其示現種種身이로다

불화중생역여시          위기시현종종신

부처님께서 중생을 교화함도 그와 같아서

그들에게 갖가지의 몸을 시현하시며, 

 

譬如淨月在虛空에 令世衆生見增減하며

비여정월재허공       영세중생견증감 

비유컨대 청정한 달이 허공에 떠서,

세간 중생으로 하여금 커지고 작아짐을 보게 하고,    

一切河池現影像에 所有星宿奪光色인달하야

일체하지현영상       소유성숙탈광색

일체 모든 강과 못에 영상을 나타내어서, 별들의 빛을 빼앗아버리듯이 

 

如來智月出世間에 亦以方便示增減하며

여래지월출세간       역이방편시증감 
여래 지혜의 달이 세간에 떠서,
또한 방편으로 더하고 감함=增減을 보이고  

菩薩心水現其影에 聲聞星宿無光色이로다

보살심수현기영      성문성숙무광색

보살의 마음이란 물에 그 영상을 나타내니, 성문의 별들은 광색이 없도다. 

 

譬如大海寶充滿에 淸淨無濁無有量이라 

비여대해보충만       청정무탁무유량 

비유컨대 큰 바다에 보배가 충만하고, 청정하여 흐리지 않음=淸淨無濁하고 한량없어서 

四洲所有諸衆生이 一切於中現其像인달하야

사주소유제중생       일체어중현기상

4섬부주=四洲의 모든 중생이 모두 그 가운데 영상을 나타내듯이  

 

佛身功德海亦爾하야 無垢無濁無邊際하사

불신공덕해역이          무구무탁무변제 
부처님 몸의 공덕 바다도 그러하여,
때 없고 흐리지 않고=無垢無濁하기 그지없어서 

乃至法界諸衆生이 靡不於中現其影이로다

내지법계제중생       미불어중현기영

법계의 모든 중생들이 그 가운데 영상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없도다.

부처님의 몸이 세상에 나타나서 중생들의 근기에 맞춰서 교화하는 모습들을 비유로 설명하여 밝혔다.

 

㉷ 중생들을 조복하는 공덕

譬如淨日放千光에 不動本處照十方인달하야

비여정일방천광        부동본처조시방 

비유컨대 청정한 해(밝은 해)가 일천 광명을 놓되, 제자리=本處를 떠나지 않고 시방을 비추듯이 

佛日光明亦如是하사 無去無來除世暗이로다

불일광명역여시           무거무래제세암

부처님 해의 광명도 그와 같아서, 감도 없고 옴도 없으되 세간의 어둠을 없애도다. 

부처님의 위대하심을 비유할 때 일 천개의 태양이 동시에 떠서 세상을 비추는 것과 같다고 한다. 어찌 일천 개의 태양에 비유하겠는가. 설사 태양이 일천 개라 하더라도 지기도 하고 그늘도 있지만 부처님의 태양은 지지도 않고 그늘도 없다.

 

譬如龍王降大雨에 不從身出及心出호대

비여용왕강대우      부종신출급심출 

비유컨대 용왕이 큰 비를 내리거든, 몸에서 나오지도 않고 마음에서 나오지도 않되 

而能霑洽悉周徧하야 滌除炎熱使淸凉인달하야

이능점흡실주변          척제염열사청량

주위를 두루 흡족히 적시어서, 찌는 열기를 씻어내고 청량케 하듯이

 

如來法雨亦復然하사 不從於佛身心出호대

여래법우역부연           부종어불신심출 
여래의 법비 또한 그와 같아서,
부처님 몸과 마음에서 나오지 않으되  

而能開悟一切衆하야 普使滅除三毒火로다

이능개오일체중           보사멸제삼독화

능히 일체중생을 깨우쳐서, 널리 삼독(탐진치)의 불을 소멸하도다

부처님이 법을 설하여 일체 중생들을 깨우치며 삼독의 불길을 모두 다 소멸한다는 내용을 용왕이 큰 비를 내릴 때 몸에서나 마음에서 내는 것이 아니지만 넓은 땅을 두루 적셔서 흡족케 하고, 찌는 더위를 씻어서 서늘케 하듯이 한다는 비유는 참으로 실감이 나는 아름다운 표현이다.

 

㉸ 청정한 법신(法身)의 공덕

如來淸淨妙法身이 一切三界無倫匹하사

여래청정묘법신       일체삼계무륜필 

여래의 청정미묘하신 법신은 일체의 삼계에 짝할 것이 없고 

以出世間言語道하시니 其性非有非無故로다

이출세간언어도                 기성비유비무고

세간의 언어로써는 형용할 수 없으니, 그 성품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 까닭이로다.  

 

雖無所依無不住하며 雖無不至而不去호미

수무소의무부주          수무부지이불거 

비록 의지한 데 없으나 머물지 않음이 없고, 비록 이르지 않는 곳이 없으나 가지 않나니   

如空中畵夢所見하니 當於佛體如是觀이어다

여공중화몽소견           당어불체여시관

마치 허공에 그린 그림과 꿈에 본 사물과 같이  

부처님 체성을 마땅히 이와 같이 볼지어다.  

부처님의 청정하고 미묘한 법신(法身)의 공덕은 아무리 설명하더라도 다할 수 없다.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비교할 수 없다. 언어의 길이 끊어지고 마음으로 생각할 수 없는 경지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허공에다 마음대로 그린 그림과도 같고, 꿈에 본 세상과도 같다.

법신송(法身頌)이라 하여 널리 알려진 게송에

보화비진요망연(報化非眞了妄緣) 보신과 화신이 진실이 아닌 거짓 인연임을 깨달으면,

법신청정광무변(法身淸淨廣無邊) 법신의 청정하고 광대하여 끝이 없음을 보리라.

천강유수천강월(千江有水千江月) 천개의 강마다 물이 있으면 달은 천강마다 떠오르고,

만리무운만리천(萬里無雲萬里天) 만리(萬里)에 구름이 없으면 만리가 청정한 하늘이로다.

 

㉹ 수승한 이해로 나타낸 불국토 공덕

三界有無一切法이 不能與佛爲譬喩니

삼계유무일체법       불능여불위비유 

삼계에 있고 없는 모든 일체법을 능히 부처님과 비유할 수 없나니 

譬如山林鳥獸等이 無有依空而住者로다

비여산림조수등       무유의공이주자

비유하면 산림의 새나 짐승 등과 같아서 허공을 의지함이 없이 머무는 것이며, 

 

㉺ 삼종불신(三種佛身)의 한없는 공덕

大海摩尼無量色이라 佛身差別亦復然이니

대해마니무량색         불신차별역부연 

큰 바다의 마니보배가 한량없는 색이듯, 부처님의 몸이 차별함도 그러하여  

如來非色非非色일새 隨應而現無所住로다

여래비색비비색           수응이현무소주

여래는 색이 아니고 색 아님도 아니어서 응하는 대로 나타나되 머무는 바가 없도다

삼종불신(三種佛身)이란 불신을 그 성질상으로 보아 셋으로 나눈 것으로 

법신(法身)ㆍ보신(報身)ㆍ응신(應身)이다.

① 법신은 법은 영겁토록 변치 않는 만유의 본체이며, 신은 적취(積聚)의 뜻으로

본체에 인격적 의의(意義)를 붙여 법신이라 하니, 빛깔도 형상도 없는 이불(理佛)이다.

② 보신은 인(因)에 따라서 나타난 불신이다. 아미타불과 같은 경우다.

곧 보살위(菩薩位)의 어려운 수행을 견디고, 정진 노력한 결과로 얻은 영구성이

있는 유형(有形)의 불신이다.

③ 응신은 보신불을 보지 못하는 이를 제도하기 위하여 나타나는 불신이다.

역사적 존재를 인정하는 석가모니와 같은 경우이다.

마치 큰 바다에 있는 마니보배가 한량없는 색깔이 있는 것처럼 부처님의 몸이 차별함도

그와 같아서 여래는 빛도 아니고 빛이 아님도 아니지만 응함을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일정한 곳에 머무는 바는 없다.

 

㉻ 진여와 실제와 열반의 공덕

虛空眞如及實際와 涅槃法性寂滅等이여

허공진여급실제       열반법성적멸등 

허공과 진여와 실제 열반의 법성이 적멸함과 같나니  

唯有如是眞實法하야 可以顯示於如來로다

유유여시진실법          가이현시어여래

오직 이와 같은 진실한 법으로만 여래를 드러내어 보일 수 있도다.  

부처님은 진여와 실제와 열반의 공덕을 다 갖추고 있다. 진여(眞如)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할 대승 불교의 이상이다. 우주 만유에 보편한 상주 불변하는 본체이다. 이것은 우리의 생각이나 개념으로 미칠 수 없는 진실한 경계이다. 오직 성품을 증득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이며, 거짓이 아닌 진실이란 뜻과 변천하지 않는 여상(如常)하다는 뜻으로 진여라 한다. 또 경전과 논에서는 진여의 다른 이름으로 법계(法界), 법성(法性), 평등성(平等性), 실제(實際), 허공계(虛空界), 부사의계(不思議界), 무상(無相), 승의(勝義), 실상묘유(實相妙有), 여여(如如), 불성(佛性), 여래장(如來藏), 중도(中道), 제일의제(第一義諦) 등을 말하기도 한다.

실제(實際)는 진여법성(眞如法性)이다. 이는 온갖 법의 끝이 되는 곳이므로 실제라 하며, 또 진여의 실리(實理)를 증득하여 그 궁극(窮極)에 이르므로 이렇게 이른다.

열반(涅槃) 불교의 최고 이상이다. (泥洹)ㆍ열반나(涅槃那)라 음역한다. 멸(滅), 적멸(寂滅), 멸도(滅度), 원적(圓寂)이라 번역한다. 또는 무위(無爲), 무작(無作), 무생(無生)이라고도 번역한다.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여 미(迷)한 생사를 초월해서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법을 체득한 경지이다. 소승불교에서는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지는 것을 이상으로 하므로, 심신이 있고 없음에 따라 유여의(有餘依)열반과 무여의(無餘依)열반의 2종 열반을 세우고, 대승에서는 적극적으로 3덕(德)과 4덕을 갖춘 열반을 말하며, 실상(實相)ㆍ진여(眞如)와 같은 뜻으로 본체(本體) 혹은 실재(實在)의 의미로도 쓴다.

實際= 범어 koti 혹은 bhūta-koti. 진여, 깨달음(보리) 등 수행을 통해 도달하는 궁극적인 경지를 가리키는 불교교리. (진실제)  인도의 승려 무성(無性)의 『섭대승론석(攝大乘論釋)』에 따르면 진실하므로 ‘실’이라고 하고, 궁극의 경지이어서 ‘제’라고 한다

 

㉮ 다함없는 공덕을 모두 맺다

刹塵心念可數知하고 大海中水可飮盡하며

찰진심념가수지           대해중수가음진 

세계 티끌 같은 심념(마음)도 다 헤아려 알고, 큰 바닷물도 남김없이 다 마실 수 있으며  

虛空可量風可繫라도 無能盡說佛功德이로다

허공가량풍가계          무능진설불공덕

허공을 측량하고 바람을 붙들어 맬 수 있을지언정, 부처님의 공덕은 다 설말할 수 없도다.

 

若有聞斯功德海하고 而生歡喜信解心이면

약유문사공덕해          이생환희신해심 

만약 어떤 이가 이러한 공덕바다를 듣고 환희하며 신해하는 마음을 낸다면, 

如所稱揚悉當獲하리니 愼勿於此懷疑念이어다

여소칭양실당획              신물어차회의념

위에서 칭양한 공덕을 모두 얻게 되리니, 진실로 여기에서 의심을 품지 말지니라.  

 

청량스님은 화엄경을 설명하는 소(疏)와 초(抄)를 다 쓰시고 나서 마지막으로 게송을 하나 남겼다.

법성심광난사의(法性深廣難思議) 법성은 깊고 넓어 불가사의한 것을

아이수분약개해(我已隨分略開解) 내가 이미 능력을 따라 간략히 설명하였으니

원사공덕동실제(願斯功德同實際) 원컨대 이 공덕 실제(實際)와 같아져서

보령함식증보제(普令含識證菩提) 널리 일체중생들로 하여금 보리를 증득하여 지이다.

실차난타(實叉難陀,652~710)스님이 번역한 80권본 화엄경은 이것으로 마치고, 이어서 81권으로 반야삼장(般若三藏)이 번역한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을 강설하려고 한다. 보현행원품을 빼고는 아무래도 완전한 화엄경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도 80권에 이어서 보현행원품을 함께 편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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