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6
(5) 지위(地位)가 부처님과 같아지다
當是之時하야 善財童子가 則次第得普賢菩薩의 諸行願海하야 與普賢等하며
당시지시 선재동자 즉차제득 보현보살 제행원해 여보현등
이러한 때를 당하여 선재동자는 차례대로 보현보살의 모든 행원 바다를 얻어서,
보현보살과 동등하고
與諸佛等하며 一身이 充滿一切世界하야 刹等하며 行等하며 正覺等하며
여제불등 일신 충만일체세계 찰등 행등 정각등
모든 부처님들과 동등하며, 한 몸으로 일체세계를 가득하게 하니, 세계가 동등하고,
행이 동등하고, 정각이 동등하고
神通等하며 法輪等하며 辯才等하며 言辭等하며 音聲等하며 力無畏等하며
신통등 법륜등 변재등 언사등 음성등 역무외등
신통이 동등하고, 법륜이 동등하고, 변재가 동등하고,
말씨가 동등하고, 음성이 동등하고, 역(힘)과 두려움 없음=無畏가 동등하고,
佛所住等하며 大慈悲等하며 不可思議解脫自在가 悉皆同等하니라
불소주등 대자비등 불가사의 해탈자재 실개동등
부처님의 머무심이 동등하고, 대자비가 동등하고,
불가사의한 해탈의 자재함이 모두 평등하였습니다.
끝으로 선재동자의 지위(地位)가 부처님과 같아진 것을 밝히는 내용이다.
청량스님의 소(疏)에서,
“지위가 부처님과 같아진 것을 밝히는 내용 가운데
처음 구절은 스스로 얻음을 밝히고, 나머지는 모두 위에서 밝힌 것과 같다.
처음의 평등[普賢等]은 원인이 원만함이고,
다음의 평등[諸佛等]은 결과가 원만함이다.
한 몸[一身]이 하는 평등한 모양을 따로 따로 나타낸 것이다.
이것은 곧 뜻이 등각(等覺)에 해당한다.
원인의 지위가 이미 원만하여 더 이상 닦을 것이 없으므로 다만 같음만[等]을
말하고 다시 더 구함을 분별하지 않았다. 이것은 곧 일생에 한꺼번에 성불을
이룬 것이어서 펼쳐서 닦는다는 항포문(行布門)의 입장 또한 만족하였다.
다만 이치에 나아가서 관했을 뿐만 아니라 처음과 뒤(원인과 결과)가 다
원만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선재동자라는 무지하고 용렬한 박지범부(薄地凡夫)가 처음 발심하여 문수보살의
지시를 따라 53명의 선지식을 친견하면서 드디어 보현보살까지 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단 한 생에 범부에서 성불에까지 이르게 된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흔히 범부가 성불하기까지는 3아승지겁 동안 무수한 생을 거듭하면서 수행을 쌓아야
된다고 하였으나 이 화엄경에서는 일생에서 성불하여 마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실로 이 한 생에 성불하지 못한다면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서 성불하겠는가.
다음 생에 성불한다한들 그것을 누가 어떻게 보장하겠는가. 성불을 꿈꾸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화엄경의 가르침을 기준 삼아야 할 것이다.
(6) 여래의 수승한 공덕을 찬탄하다
㉮ 덕(德)을 표하고 듣기를 권하다
爾時에 普賢菩薩摩訶薩이 卽說頌言하사대
이시 보현보살마하살 즉설송언
그 때에 보현보살마하살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汝等應除諸惑垢하고 一心不亂而諦聽하라
여등응제제혹구 일심불란이제청
그대들은 마땅히 의혹(번뇌)의 때를 털어내고 일심불란하게 자세히 들으라.
我說如來具諸度한 一切解脫眞實道호리라
아설여래구제도 일체해탈진실도
내가 여래의 구족하신 온갖 바라밀과 일체해탈의 진실한 도(참된 길)를 말하리라.
실차난타(室蹉難陀, 652~710)스님이 번역한 80권 본의 화엄경으로서는 여래의
수승한 공덕을 찬탄하여 드러내는 이 내용이 총 결론이라고 할 수 있다.
보현보살은 이 화엄경을 결론지으면서 여래의 수승한 공덕을 정리하여 찬탄하였다.
불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부처님의 인격,
즉 공덕을 드러내는 가르침이며, 모든 사람들이 듣고 알아서 그 공덕을 자신의
공덕이 되게 하는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화엄경에서 부처님의 공덕을
드러내어 찬탄하는 결론은 불교의 일체경전의 결론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중요하고 요긴한 가르침을 설하므로 모든 번뇌를 떨어버리고 일심불란하게
정신 차려 자세히 들으라는 것이다. 여래는 온갖 바라밀을 다 구족하시고 일체 해탈의
참된 길을 가신 분이니 내가 그러한 내용들을 설할 것이라고 하였다.
出世調柔勝丈夫가 其心淸淨如虛空하야
출세조유승장부 기심청정여허공
세간을 벗어난 조화롭고 수승한 장부의 그 마음 청정하기 허공과 같고
恒放智日大光明하사 普使群生滅癡暗이로다
항방지일대광명 보사군생멸치암
지혜의 태양의 대광명을 항상 펼쳐서 중생들로 하여금
어리석음의 어둠=癡暗을 멸하게 하시네.
如來難可得見聞이어늘 無量億劫今乃値하니
여래난가득견문 무량억겁금내치
여래는 뵙기 어렵고 듣기 어렵거늘, 무량 억 겁에 이제 마침내 만났으니
如優曇花時一現이라 是故應聽佛功德이어다
여우담화시일현 시고응청불공덕
마치 우담바라꽃이 때에 한 번 피듯하네,
그러므로 부처님의 공덕을 마땅히 들을지어다.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신 일은 마치 우담바라 꽃이 무량무수겁에 한 번 핀 것과
같이 보기도 어렵고 듣기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공덕을 응당 들을지어다.”
이와 같은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칠 수 있겠는가.
隨順世間諸所作이 譬如幻士現衆業이니
수순세간제소작 비여환사현중업
세간에 수순하여 지으시는 일, 마치 마술사가 갖가지를 만들어내는 듯하니,
但爲悅可衆生心이언정 未曾分別起想念이로다
단위열가중생심 미증분별기상념
단지 중생들의 마음을 기쁘게 할지언정 분별하여 다른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시네.
부처님께서 세상 사람들의 8만 4천 근기와 수준을 따라 횡설수설(橫說竪說)하며
갖가지 불사를 지으신 일들이 마치 마술사가 마술을 부리듯이 하였다.
마술사가 온갖 일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 어찌 다른 뜻이 있겠는가. 다만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자 한 것뿐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설법을 일심으로 귀담아 듣는다면
즐겁고 행복하리라.
㉯ 대중들이 갈앙(渴仰)하다
爾時에 諸菩薩이 聞此說已하고 一心渴仰하야 唯願得聞如來世尊의 眞實功德하야
이시 제보살 문차설이 일심갈앙 유원득문 여래세존 진실공덕
그 때에 모든 보살들은 이 게송을 듣고 일심으로 갈망하며,
여래 세존의 진실한 공덕을 듣기 만을 원하며
咸作是念호대 普賢菩薩이 具修諸行하사 體性淸淨하며 所有言說이 皆悉不虛하시니
함작시념 보현보살 구수제행 체성청정 소유언설 개실불허
다 함께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보현보살은 모든 행을 구족히 갖추어 닦으시어
자체의 성품=體性이 청정하시며, 하시는 말씀이 헛되지 않으시니
一切如來의 共所稱歎이라하야 作是念已하고 深生渴仰하니라
일체여래 공소칭탄 작시념이 심생갈앙
일체 여래께서 함께 칭탄하시는구나.' 이 생각을 하자
갈망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였습니다.
㉰ 공덕을 설하는 한계를 밝히다
爾時普賢菩薩이 功德智慧로 具足莊嚴을 猶如蓮華하야 不着三界一切塵垢러니
이시보현보살 공덕지혜 구족장엄 유여연화 불착삼계 일체진구
이때 보현보살의 공덕과 지혜가 구족히 장엄하여
마치 연꽃이 삼계의 모든 티끌의 때가 묻지 않는 것과 같았으며,
告諸菩薩言하사대 汝等은 諦聽하라 我今欲說佛功德海一滴之相이로라 卽說頌言
고제보살언 여등 체청 아금욕설 불공덕해 일적지상 즉설송언
모든 보살에게 말하였으니, '그대들은 자세히 들으라. 내가 이제 부처님의 공덕 바다에서
한 방울만큼을 설하려 하노라.' 하고, 곧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보현보살은 부처님의 공덕을 설하려고 하면서 먼저 부처님의 공덕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아무리 잘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마치 큰 바다에서 한 방울의 물을 말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설명을 듣고 읽는 우리들도 그와 같이 알아야 할 것이다.
어찌 언어로 설명이 되겠는가.
㉱ 아는 것의 장애 없는 공덕을 밝히다
佛智廣大同虛空하사 普徧一切衆生心하사
불지광대동허공 보변일체중생심
부처님 지혜 광대하기 허공과 같아서 일체중생의 마음에 널리 두루하시고
悉了世間諸妄想하사대 不起種種異分別이로다
실료세간제망상 불기종종이분별
세간의 모든 헛된 생각=妄想을 다 아시지만, 갖가지 다른 분별을 일으키지 않으시며,
一念悉知三世法하며 亦了一切衆生根하시니
일념실지삼세법 역료일체중생근
한 생각에 삼세의 법을 모두 다 아시고, 일체중생의 근성 또한 분명히 아시니
譬如善巧大幻師가 念念示現無邊事로다
비여선교대환사 염념시현무변사
비유컨대 마치 선교한 마술사가 잠깐잠깐 그지없는 일들을 나타내는 듯하며,
부처님은 그 지혜가 허공과 같아서 무엇을 알아도 아는 것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
그러므로 중생들의 일과 세상사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음을 밝혔다.
㉲ 진여의 청정한 공덕을 밝히다
隨衆生心種種行하사 往昔諸業誓願力으로
수중생심종종행 왕석제업서원력
중생의 마음과 갖가지 행과 지난 옛적의 업과 서원력을 따라
令其所見各不同이나 而佛本來無動念이로다
영기소견각부동 이불본래무동념
그들이 보는 바가 각각 다르게 하시나, 부처님은 본래로 생각이 동요하지 않으시네.
부처님은 중생들의 마음과 갖가지 행위를 따라 다 알고 다 보지만 본래로
생각이 동요하지 않는 것은 진여의 청정하고 텅 빈 공덕의 힘이다.
㉳ 불사(佛事)를 쉬지 않는 청정한 공덕
或有處處見佛坐하사 充滿十方諸世界하며
혹유처처견불좌 충만시방제세계
혹 어떤 이는 곳곳마다 부처님께서 시방 모든 세계에 가득히 앉아 계심을 보지만
或有其心不淸淨하야 無量劫中不見佛이로다
혹유기심불청정 무량겁중불견불
혹 어떤 이는 마음이 청정치 못하여, 무량 겁에도 부처님 보지 못하며,
或有信解離憍慢하야 發意卽得見如來하며
혹유신해이교만 발의즉득견여래
혹 어떤 이는 믿고 알아=信解하고 교만이 없어, 뜻을 세우니 곧 여래를 보고,
或有諂誑不淨心으로 億劫尋求莫値遇로다
혹유첨광부정심 억겁심구막치우
혹 어떤 이는 아첨하고 거짓되고 부정한 마음이라, 억겁 동안 찾아도 만나지 못하며,
或一切處聞佛音에 其音美妙令心悅하며
혹일체처문불음 기음미묘영심열
혹 어떤 이는 모든 곳에서 부처님 음성=佛音을 듣고,
그 소리 미묘하고 아름다워 마음을 기쁘게 하고
或有百千萬億劫이라도 心不淨故不聞者로다
혹유백천만억겁 심부정고불문자
혹 어떤 이는 백천만억 겁을 지나도, 마음이 부정하여 듣지 못하며,
부처님은 언제 어디서나 불사(佛事)를 쉬지 않는 청정한 공덕이 있지만 중생들은
그들의 마음을 따라 혹 친견하는 이도 있고, 친견하지 못하는 이도 있음을 밝혔다.
㉴ 부처님과 보살들이 국토를 장엄한 공덕
或見淸淨大菩薩이 充滿三千大千界하야
혹견청정대보살 충만삼천대천계
혹 어떤 이는 청정한 대 보살들이 삼천대천세계에 충만하며,
皆已具足普賢行이어든 如來於中儼然坐로다
개이구족보현행 여래어중엄연좌
이미 다 보현의 온갖 행을 다 갖추어서
여래께서 그 가운데에 의젓하게 앉아 있음을 보도다.
或見此界妙無比하니 佛無量劫所嚴淨이라
혹견차계묘무비 불무량겁소엄정
혹자는 이 세계가 비할 데 없이 미묘함은
부처님이 무량 겁에 엄정히 장엄하신 것이요
毘盧遮那最勝尊이 於中覺悟成菩提로다
비로자나최승존 어중각오성보리
비로자나, 가장 뛰어나신 부처님이 그 안에서 깨달아 보리 이루심을 보고,
或見蓮華勝妙刹에 賢首如來住在中이어든
혹견연화승묘찰 현수여래주재중
혹자는 연화장 승묘한 아름다운 세계에 현수여래께서 그 가운데 앉아 계시고
無量菩薩衆圍遶하야 皆悉勤修普賢行이로다
무량보살중위요 개실근수보현행
한량없는 보살대중이 둘러 모시고, 모두 다 보현행을 부지런히 닦음을 보며,
或有見佛無量壽는 觀自在等所圍遶니
혹유견불무량수 관자재등소위요
혹자는 무량수 부처님이시요, 관자재보살 등이 둘러 모시고 있는 바,
悉已住於灌頂地하야 充滿十方諸世界로다
실이주어관정지 충만시방제세계
모두가 이미 관정지위에 머문 이들이 시방의 모든 세계에 가득함을 보며,
或有見此三千界가 種種莊嚴如妙喜하야
혹유견차삼천계 종종장엄여묘희
혹자는 이 삼천대천세계가 갖가지로 장엄되어 묘희세계와 같은데
阿閦如來住在中과 及如香象諸菩薩이로다
아촉여래주재중 급여향상제보살
아촉여래께서 그 가운데 앉아 계시고, 향코끼리=香象와 같은 보살들을 보며,
或見月覺大名稱이 與金剛幢菩薩等으로
혹견월각대명칭 여금강당보살등
혹자는 명망 높은 월각불이 금강당보살님 등과 더불어
住如圓鏡妙莊嚴하사 普徧十方淸淨刹이로다
주여원경묘장엄 보변시방청정찰
둥근 거울 같은 묘한 장엄에 머무시며, 시방의 청정세계에 두루하심을 보며,
或見日藏世所尊이 住善光明淸淨土하사
혹견일장세소존 주선광명청정토
혹자는 일장세존 부처님께서 선한 광명 청정한 국토에 머무시어,
及與灌頂諸菩薩로 充徧十方而說法이로다
급여관정제보살 충변시방이설법
관정받은 보살들과 더불어 시방 가득히 설법하심을 보며,
或見金剛大焰佛이 而與智幢菩薩俱하사
혹견금강대염불 이여지당보살구
혹자는 금강 큰 불꽃=金剛大焰 부처님이 지혜 당기=智幢의 보살들과 더불어 함께
周行一切廣大刹하야 說法除滅衆生翳로다
주행일체광대찰 설법제멸중생예
광대한 모든 세계를 두루 다니시며, 법을 설하여 중생의 무명 제멸하심을 보네.
부처님과 보살들이 국토를 두루 장엄한 공덕을 밝혔다.
옛 말에 그 사람을 알려면 그의 친구를 보라고 하였다.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는
언제나 훌륭한 보살들이 두루 장엄하여 계시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로자나부처님, 현수여래, 무량수보처님, 아촉(阿閦)부처님, 월각(月覺)부처님,
일장(日藏)세존, 금강 큰 불꽃 부처님 등 부처님의 회상에 보살들이 둘러 계시는
모습들은 곧 그 부처님들의 공덕임을 나타낸 것이다.
'화엄경 원문과 해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8 (1) | 2022.11.05 |
---|---|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7 (0) | 2022.11.04 |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5 (1) | 2022.11.03 |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4 (0) | 2022.11.02 |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3 (0) | 2022.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