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장(如來藏) 계통의 경전중의 하나인 승만경은 옛부터 여래장과 불성을 설하는 귀중한 경으로 취급되어 오고 있다. 승만경은 10가지 큰 수지(十大受)와 세 가지 큰 서원(三大願)을 설하고 있으며 일승도(一乘道)와 법신상주(法身常住)의 뜻을 설하고 있다. 승만경은 사성제가 아닌 일성제(一聖諦) 즉 상주하는 멸성제(滅聖諦)를 설하고, 불법승 삼승에 대한 귀의(三歸依)를 설하지 않고 오직 불(佛)에 귀의하는 일의(一依)만을 설하고 있다. 또한 여래장에는 공(空)의 뜻과 불공(不空)의 뜻이 있음을 밝힌다.
아라한、벽지불、대력보살은 삼계의 분단생사(分段生死)를 벗어났으나 아직 무명주지(無明住地)의 소지장(所知障)이 남아있어서 의생신(意生身)의 변역생사(變易生死)가 있고, 오직 무명주지를 끊은 부처의 경지에 이르러야만 일체생사를 벗어난 진정한 대열반에 이른다고 설하고 있다.
재가(在家)의 대보살로서 거사의 대표가 유마거사라면 재가청신녀의 대표는 승만부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견청정]
攝受章第四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攝受正法]’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요약 설명하고 있다.
첫째, 보살이 가지고 있는 모든 願은 ‘바른 법[正法]을 거두어들인다[攝受]’는 하나의 큰 서원[一大願)에 포함된다. 그렇기 때문에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하나의 큰 서원을 말하는 것이다.
둘째, ‘바른 법’이란 곧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곧 波羅蜜이다.
셋째, 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고자 한다면 몸[身]ㆍ생명[命]ㆍ재산[財]을 모두 버려야 한다. 그만큼 섭수정법은 철저하게 희생을 담보로 한다.
넷째,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곧 大乘(maha-yana)이다. 왜냐하면 대승은 聲聞과 緣覺, 그리고 世間과 出世間의 훌륭한 법을 낳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곧 大乘이라는 것이다.
즉 ‘섭수정법(攝受正法)은 호지정법원(護持正法願)이다.]
[이 장에서 취택(取擇)될 내용으로서는 (1)방편과 진실지와의 관계 (2)정법이란 1승법이라는 것 (3)따라서 정법을 섭수하는 것은 붓다가 설한 대승정신을 몸으로써 나타내야할 것 (4)모든 서원은 필경 섭수정법의 하나의 큰 원에 귀일할 것 (5)그 공덕은 헤아려 알 수 없는 것 (6)그 정법을 섭수하는 사람은 온갖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대승 보살행을 실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떠한 계층의 사람들에게도 평등하게 정법의 공덕을 나누어준다고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사람일 것 (7)그렇기 위해서는 스스로 나아가 세상 사람들의 법모(法母)가 되고 불청(不請)의 벗이어야 할 것 (8)이리하여 섭수 정법자가 그대로 정법의 체현자(體現者)이기 때문에 섭수되는 정법과 섭수하는 사람이 일치한다.-혜경스님, 제주불교신문]
8. 정법을 받아들이는 공덕
爾時(이시) 勝鬘白佛言(승만백불언) 이때 승만 부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我今當復承佛威神(아금당복승불위신) 說調伏大願眞實無異(설조복대원진실무이)
저는 이제 다시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받아 조복하는 큰 원이 진실하여 틀림이 없음을 설하고자 합니다
佛告勝鬘(불고승만) 恣聽汝說(자청여설) 恣 방자할 자, 마음대로 자,
부처님께서 승만부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대가 설하는 바를 듣겠노라.
勝鬘白佛(승만백불) 승만 부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菩薩所有恒沙諸願(보살소유항사제원) 一切皆入一大願中(일체개입일대원중)
보살들이 가지고 있는 항하강(갠지스강)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원의 모두가 한 가지 큰 서원에 들어가는 것이오니,
所謂攝受正法(소위섭수정법) 攝受正法眞爲大願(섭수정법진실대원)
이른바 (하나의 큰 원은)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이오니, 정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참으로 크나큰 서원입니다.
[ 방편과 지혜, 『승만경』이라는 경의 이름은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師子吼一乘大方便方廣經)』이다. 이 경명처럼 『승만경』은 그대로 일승대방편(一乘 大方便)이라 하는 대승불교의 사상을 계승하면서 1승법을 선양한 대승(방광)경전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1승 사상과 방편 사상은 『승만경』의 성립에 앞선 『법화경』과 관계하고 있다. 따라서 섭수정법을 대승으로 하는 『승만경』의 입장은 바로 정법즉일승(正法卽一乘)이어서 섭수정법이라고 하는 하나의 큰 원에 모든 원이 귀납(歸納)되는 1승에 모든 원이 돌아감을 말한 것이다.
방편을 국어대사전(이희승 편저; 민중서림)에서 보살이 근기가 얕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쓰는 편의적인 수단 또는 진실한 교법에 끌어넣기 위하여 임시로 설치한 법문과 같은 불교적인 해설과 더불어 목적을 위하여 이용되는 일시적인 수단 등으로 해설하고 있다. 우리들은 첫 번째의 의미보다는 두 번째의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와전되어 진실에 대한 허위적인 것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흔히 “거짓말도 방편” 이라고 하는 관용어는 그러한 것에 발생의 이유가 있다.
방편이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의 우파야(upaya)를 번역한 말이다. 일본의 범화대사전(梵和大辭典; 講談社)에 의하면 접근, 도착, 수단, 방책(方策), 공부, 교사(巧使), 권(權), 권방편(權方便), 여법(如法), 인연(因緣) 등으로 번역되고 있다.
우파야는 어느 목적을 향해서 ‘가까이 가다’, ‘도달하다’라고 하는 의미의 동사upa-√i에서 파생된 명사이다. 따라서 불교에서 어떤 목적이란 당연히 깨달음이라든가 해탈, 열반이 의취(意趣)된다.
『중부(中部)』경전(經典) 제22경(經)에 뗏목[筏]의 비유에서
비구(比丘)들이여, 그대들이 구제되어 건너가기 위하여, 집착(執着)하지 않기 위하여, 나는 뗏목의 비유에 관한 가르침[法]을 설하리라.
비구들이여, 예를 들면 길거리를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큰물이 흐르는 것을 보았다고 하자. 이 쪽 언덕은 위험해 무섭고 저쪽 언덕은 안전하여 무섭지 않다. 더욱이 이 쪽 언덕에서 저 쪽 언덕에 갈 나룻배도 없고 또 다리[橋]도 없다. 그 때 그 사람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것은 참으로 큰 강물이다. 그럼 나는 풀·나무·가지·잎을 모아서 뗏목을 만들어, 그 뗏목에 의해서 손과 발로 노력하면서 안전하게 저 언덕으로 건너가자.”
그런데 비구들이여, 이 사람이 뗏목을 만들어 안전하게 저 쪽 언덕으로 건너갔다고 하자. 그리고 그 때, 그 사람이 이렇게 생각했다고 하자.
“아! 나는 이 뗏목에 의해서 저 쪽 언덕에서 건너왔다. 나는 이 뗏목을 머리에 이고 혹은 어깨에 메고 가자.”
그런데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일 그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그 사람은 할 일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러자 비구들은 거룩한 분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거기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이여, 만일 그 사람이 저 쪽 언덕에 도달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면 어떻겠는가. 오! 참으로 이 뗏목은 나에게는 크게 이바지했다. 나는 이 뗏목을 언덕에 끌어 올려 두거나 혹은 물에 띄워 두고 전진하자.
비구들이여, 그 사람이 이와 같이 했다면 그 사람은 뗏목에 대해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이다.-혜경스님]
佛讚勝鬘(불찬승만) 善哉善哉(선재선재)!智慧方便甚深微妙(지혜방편심심미묘)
부처님께서 승만 부인을 칭찬하셨습니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지혜와 방편이 매우 깊고 미묘하니,
汝已長夜殖諸善本(여이장야식제선분) 殖 번성할 식, 불릴 식
그대는 이미 長夜=오랜 세월동안 모든 선의 근본을 심었기 때문이니라.
來世衆生久種善根者(내세중생구종선근자) 乃能解汝所說(내능해여소설)
미래세의 중생들로서 오랫동안 선근을 심은 이라면 능히 그대가 말하는 뜻을 알아들으리라.
汝之所說攝受正法(여지소설섭수정법) 그대가 설하는 바, 정법을 거두어들인다는 것은(받아들인다는 것은)
皆是過去未來現在諸佛已說今說當說(개시과거미래현재제불이설금설당설)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이 이미 설하시었고, 지금도 설하고 있는 바이며, 또한 장차 설하실 것이니,
我今得無上菩提(아금득무상보리) 亦常說此攝受正法(역상설차섭수정법)
지금 위없는 보리를 얻은 나도 역시 이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항상 설하느니라.
如是我說(여시아설) 攝受正法所有功德不得邊際(섭수정법소유공덕불득변재)
이와 같이 내가 정법을 받아들이는 일을 설함으로써 얻게 되는 공덕은 가이없으니,
如來智慧辯才亦無邊際(여래지혜변재역무변재) 何以故(하이고)?
여래의 지혜와 변재 또한 끝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是攝受正法有大功德(시섭수정법유대공덕) 有大利益(유대이익)
이렇게 올바른 가르침=正法을 받아들이는 것이 큰 공덕이 되고 큰 이익이 되는 까닭이니라.
[정법(正法)을 수지한다는 것은 대승(大乘), 즉 일승(一乘)을 수지하는 것으로서 일체 중생이 부처의 경계에 도달하게 하기 위하여 설한 법은 일승이며, 불설(佛說)에는 이승(二乘)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중생이 번뇌에 싸여 있지만 본성으로는 여래(如來)와 마찬가지로 여래의 성품〔佛性:여래장(如來藏)〕을 갖추고 있다고 하며, 그 여래장에 대해 여래장설이 포함하고 있는 문제를 거의 모두 종합하여 설명하고 있다.
'법화경(法華經)'에서 말하는 일승사상을 계승하고 또한 여래장 사상을 천명함으로써 여래장 사상을 대승의 정계(正系)로서 자리잡게 한 점에서 높이 평가되는 경전이다. 한편 승만이라는 재가여성의 설법을 사자후라고 하여 부처의 설법의 지위와 같은 위치에 올려놓음으로써 대승불교에서 여성의 지위가 높았음을 증명하는 경전이기도 하다.]
[바른 법을 거두어들이는 것이 바로 지혜와 방편임을 알 수 있다. '법화경'에서 부처님께서 일불승을 모든 중생들에게 열어 보여 증득하게 하기 위해 방편으로 중생 근기에 따라 성문승이나 연각승을 보였지만 결국 오직 하나의 탈 것이 유일한 탈 것이라고 하신 부처님의 지혜를 알 수 있다.
정법은 대승법(大乘法)이요, 일승법(一乘法)이기에 승만부인은 정법을 섭수하고 수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먼저 드러내 강조하고 있다. -혜총스님]
* 攝受正法廣大之義 -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임의 광대한 뜻
勝鬘白佛(승만백불)승만 부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我當承佛神力(아당승불신력) 更復演說攝受正法廣大之義(갱부연설섭수정법광대지의)
제가 마땅히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 정법을 거두어들이는 광대한 뜻을 다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佛言(불언) 便說(편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편히 말씀하시라.
勝鬘白佛(승만백불) 승만 부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攝受正法廣大義者(섭수정법광대의자) 則是無量(즉시무량) 得一切佛法(득일체불법)
정법을 받아들임의 뜻이 廣大=넓고 크다는 것은 곧 無量=한량이 없다는 것이니, 일체 모든 불법을 얻어
攝八萬四千法門(섭팔만사천법문) 譬如劫初成時(비여겁초성시) 普興大雲(보흥대운)
8만 4천 법문을 포섭하는 까닭입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劫初=세계가 처음 이루어질 때에 널리 큰 구름이 일어나
雨衆色雨及種種寶(우중색우급종종보) 온갖 색깔의 비와 갖가지 보배가 비처럼 내리는 것처럼
如是攝受正法(여시섭수정법) 雨無量福報及無量善根之雨(우무량복보급무량선근지우)
이와 같이 올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에도 역시 한량없는 복의 과보와 한량없는 선근의 비를 내리게 하는 것입니다.
[경의 핵심 주제어인 섭수정법에 대해 원효는 “‘정법’이라는 것은 진여의 본질적 요소[界]이고, ‘섭수’라는 것은 正體知(후득지에 상대되는 무분별지이며, 如理智)이다. 이 지혜는 일체 분별을 멀리 여의는 것이고, 끝없는 진여법계가 인식주체와 인식 대상이 평등한 것이고 둘이 아닌 것이며 다르지 않는 것이라고 깨닫는 것 이다.”고 해설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진여의 본질적 요소인 정법에 대해 일체 분별을 여윈 정체지로 깨닫는 것을 섭수정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붓다가 이러한 섭수정법에 대해 승만에게 설명을 요구하자, 승만이 이것을 설하면서 일승장이 시작된다. 여기에서 승만이 꺼낸 첫 마디는 섭수정법이 마하연이라는 선언이다.- '승만경' 일승장에 대한 원효의 해설 / 김홍미(원과)]
[섭수정법(攝受正法)은 대승이며 그것은 곧 육바라밀(六波羅蜜)이라 한다. 또 세존이 이 세상에 출현하여 성문(聲聞)과 연각(緣覺)과 보살(菩薩)의 삼승(三乘)에 대한 여러 가지 가르침을 설하였지만 그것은 결국 일승(一乘)으로 이끌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하고, 모든 중생의 마음 속에는 본래부터 여래(如來)의 청정한 성품이 갈무리되어 있다는 여래장(如來藏)에 대해 상세히 설하고 있다.
이 장은 정법을 섭수하는 뜻은 어디에 있는가를 밝힌 장으로서 '승만경(勝鬘經)' 전체를 통한 중요한 장이다. 더욱이 이 섭수정법이라는 대원에 대해서 승만부인 자신이 어떻게 이해하고 있었는가를 부인 자신이 말한 것이다.
부처님은 섭수정법을 듣고 승만부인의 이해가 바르고 또한 훌륭하다고 말씀하며 “ 이 정법이야 말로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똑같이 설하고 또한 설할 진실한 법이다.”라고 부인에게 말씀하신다는 내용이다.]
[겁초(劫初)란 세상이 시작되던 시초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시작을 알 수 없는 초시간적 상황에서 시간적 상황이 전개되기 시작한 최초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다. 원래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시간과 공간이지만 하나의 출발점에서 시작된다고 보는 개념으로 겁초라는 말이 쓰이게 되었다. 무(無)에서 유(有) 출현하는 최초의 시간대라고 할 수 있다.-지안스님]
[겁(劫, kalpa)= 'kalpa'의 음역인 겁파의 약칭으로, 장시·대시라 의역된다. 연•월•일 이나 어떤 시간의 단위로서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을 말한다. 시간을 광겁(曠劫), 영겁(永劫)이라 하고 조재영겁(兆載永劫)이라고도 한다. 조(兆)도 재(載)도 지극히 많은 수의 이름이다. 우주의 창조 신인 브라흐마의 하루는 낮과 밤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칼파는 브라흐마의 하루 낮 또는 하루 밤이다. 1칼파는 인간계의 43억 2천만년 또는 4억 3,200만 년을 1겁이라 한다.
겁초(劫初)= 세상이 이루어지는 처음. 하늘과 땅이 열리고 중생이 생존하게 되는 시초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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