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왕사성(王舍城) 머무시다를 풀이함-6


如佛涅槃後(여불열반후) 長老摩呵迦葉 欲集法 思惟(장노마하가섭 욕집법 사유)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신 뒤에는 장로 마하가섭이 가르침을 집성하고자 생각하셨으니,

 

何國豐樂 乞食易得(하국풍락 걸식이득) 疾得集法(질득법집)?

‘어느 나라가 풍요하고 삶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어, 걸식이 쉬워서 결집을 빨리 마칠 수 있을까.’

 

如是思已 憶王舍城中(여시사이 억왕사성중) 頻婆娑羅王(빈바사라왕)

約勅常設 千比丘食(약칙상설 천비구식)

이와 같이 사유한 다음, ‘왕사성의 빈바사라왕은 명을 내려 항상 천 명의 비구에게 음식을 베풀도록 약속하였으니, 

 

頻婆娑羅王(빈바사라왕, Bimbisāra 빕비사라)= 석가모니의 재세 당시 마가다 국의 왕이었으며, 병사왕(甁沙王), 빈바라왕(頻婆羅王) 또는 빈비사라로 의역하며,병사왕은 역사적 실존인물이며 중인도 마갈타국의 왕 빈바사라(頻婆娑羅 Bimbisāra)를 말하며, 예수재의 유래가 되는 왕이다.

실달다(悉達多)태자께서 가비라성(城)에서 나오셔서 고행림(苦行林)을 향하시던 도중 마갈타국 왕사성에 잠시 머무실 때였다. 빈바사라왕은 태자에게 되돌아갈 것을 권하였다. 그러나 태자의 뜻이 바르고 굳음을 알고 다시 청하였다. 도를 얻으면 제일 먼저 빈바사라왕 자신을 제도해줄 것을….
이런 인연은 그로부터 6년 후, 현실로 나타났다. 성불하신 태자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먼저 이곳을 찾으셨고, 왕은 가란타장자(迦蘭陀長者)와 함께 불교 최초의 가람인 죽림정사(竹林精舍)를 건립하여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공양하였다.

 

頻婆娑羅王雖死(빈바사라왕수사) 此法不斷 是中食易得(차법부단 시중식이득)

易可集法(이가집법) 餘處無如是常供(여처무여시상공)

빈바사라왕의 사후에도 이 법은 끊이지 않으리니, 여기에서는 음식을 얻기가 쉬우니 가르침을 결집하기도 쉬우리라. 다른 곳에는 이와 같이 쉽게 항상 공양을 받을 수 없으며,

 

若行乞食時(약행걸식시) 諸外道來共論議(제외도래공론의) 若共論議(약공논의)

集法事廢(집법사폐) 若不共論(약불공론) 便言諸沙門 不如我(편언제사문 불여아)

만약 걸식을 할 때 외도들이 와서 토론을 하자 할 수도 있으니, 토론을 하자면 결집을 중단해야 되고, 토론을 피하면 외도들이 말하되 ‘사문들은 우리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할 것이라.’

 

如是思惟(여시사유) 擇取最上 千阿羅漢(택취최상 천아라한)

將就耆闍崛山(장취기사굴산) 集結經藏(집결경장)

이와 같이 사유하고는 가장 뛰어난 천 명의 아라한을 가려 뽑아서 기사굴산으로 데리고 가서 경장을 결집하고자 하였으니,


以是三因緣故(이시삼인연고) 知摩伽陁國 乞食易得(지마가타국 걸식이득)

이 세 가지 인연 때문에 마가다국은 걸식하기가 쉬움을 깨달아 알았던 것이다.

 

如'阿含'及'毘尼'中說(여'아함'급'비니'중설) 言毘耶離國(언비야리국)

時時有飢餓(시시유기아)

아함을 비롯한 비니(율장)에서 말씀하시기를 비야리(바이샬리 Vaiśālī)국에는 때때로 흉년이 든다 하였고, 

 

如'降難陁婆難陁龍王兄弟經'中說(여'한난타바난타용왕형제경'중설)

舍婆提國飢餓(사바제국기아) 餘諸國 亦時時有飢餓(유제국 역시시유기아)

마치 '항난타바난타용왕형제경(nandabhadrananda-Sutra)에서 말씀하셨듯이 사바제국에도 기아가 있으며, 또한 다른 나라에도 굶주리는 일이 있나니, 

타바난타용왕(陀婆難陀龍王)= 목건련에게 굴복한 용왕

천룡팔부에 속한 여덟용왕을 팔대용왕(八大龍王)이라 하며, 인도 신화에서 이들은 동아시아의 용이 아니라 머리가 여럿 달린 뱀의 형상을 한 나가(Naga)들이었으나, 불교가 동아시아로 유입되면서 나가가 용으로 번역되면서 이들 나가라자 또한 용왕으로 번역되었으나, 드래곤과 나가와 용은 각 문화권에서 동일개념으로 마냥 다르다고 보기도 힘들다.

난타(難陀, Nanda, Ananda) : 용왕들의 우두머리이다.
발난타(跋難陀, Upananda) : 난타 용왕의 동생으로 비를 내려 흉년을 막는다.

사가라, 사갈라(娑伽羅, 沙竭羅, Sagara, Shakara) : 바다의 용왕으로 해상용왕이라 하여 다른 탱화에 단독 등장하기도 한다. 딸이 8살에 성불하였다고 전한다.
화수길(和修吉, Vasuki) : 머리가 아홉 개 달렸다고 전하는 용왕으로 수미산 근처를 돌며 작은 용을 잡아먹고 산다.
덕차가(德叉迦, Takshaka) : 혀가 여러 개 있고, 분노하여 사람이나 동물을 응시하면 그 생명은 죽는다.
아나바달다(阿那婆達多, Anavatapta) : 대 설산(히말라야산맥) 북쪽에 있는 거대한 못 아나와땁따(Anavatapta)에 살면서 맑은 물을 내려보내 세상을 비옥하게 하는 용왕이다.  아나와땁따 호수에 산다고 용왕의 이름 또한 아나와땁따이다. 여기서 아나와땁따는 뜨거워지지 않는 이라는 뜻인데, 항상 차갑고 맑은 물이 넘실거리는 히말라야산맥 속 대호(大湖)를 잘 표현한 명칭이다. 아나와땁따를 한자로 음차하여 아뇩달(阿耨達) 또는 아나바달다(阿那婆達多)라 한다. 그래서 한자로 아나바달다 용왕이라고도 하고 아뇩달 용왕이라고도 한다.

마나산, 마나사(摩那散, 摩那斯, Balavan, Manasvin) : 몸을 휘감아 바닷물을 막고 때맞추어 비구름을 모아 비를 내리는 용왕이다.
우발라(優鉢羅, Utpala, Utpalaka) : 수련(睡蓮)이 자라는 거대한 연못에 산다는 용왕이다. 우발라란 이름이 수련을 뜻한다.
-천석

 

摩伽陁國中無是事(마가타국중무시사) 以是故(이시고)

知摩伽陁國豐樂 乞食易得(지마가타국풍락 걸식이득)

가다국(Magadha)에는 이러한 일이 없었으므로 마가다국은 풍요롭고 걸식하기 쉬움을 알았던 것이며,


復次 王舍城 在山中閑靜(부차 왕사성 재산중한정)

또한 왕사성(Rājagṛha) 정사는 산중에 있어서 한가하고 고요하나, 

 

餘國精舍平地故(여국정사평지고) 多雜人入出(다잡인입출)

來往易故 不閑靜(내왕이고 불한정)

다른 나라의 정사는 평지에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드나들면서 오가기 쉬운 까닭에 조용하지 못하며,


又此山中 多精舍 諸坐禪人(우차산중 다정사 제좌선인)

諸聖人皆樂閑靜(제성인개락한정) 多得住中(다득주중)

또한 이 산에는 정사가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좌선을 할 수 있고, 좌선하는 사람들이나 성인들 모두가 조용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기에 많이 머무르시며, 

 

佛是聖人 坐禪人主(불시성인 좌선인주) 是故多住王舍城(시고다주왕사성)

부처님은 성인으로서 좌선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주인이시므로 왕사성에 많이 머무셨으니,

 

如是等種種因緣(여시등종종인연) 故多住王舍城(고다주왕사성)

이와 같은 갖가지 인연 때문에 왕사성에 많이 머무르셨던 것이니라.

 

問曰(문왈) 若住王舍城 可爾(약주왕사성 가이)

何以不多住竹園(가이불다주죽원) 而多住耆闍崛山(이다주기사굴산)?

묻나니, 왕사성에 머무르신 뜻이 그렇다면 어째서 죽원(죽림정사)에는 많이 머무시지 않고 기사굴산에만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我已答(아이답) 聖人 坐禪人 樂閑靜處(성인 좌선일 락한정처)

답하나니, 내가 이미 먼저 대답하였듯이 성인이나 좌선하는 사람은 한적하고 고요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이니라.

 

問曰(문왈) 餘更有四山(여갱유사산) 鞞婆羅跋恕等(비바라발서둥)

何以不多住(하이줄다주) 而多住耆闍崛山(이다주기사굴산)?

묻나니, 이 밖에도 비바라발서(Vaibhāravana ) 등을 비롯한 네 산이 있거늘 어째서 많이 머무르지 않고 기사굴산에만 많이 머무르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耆闍崛山 於五山中 最勝故(기사굴산 어오산중 최승고)

답하나니, 기사굴산이 다섯 산 가운데서 가장 수승하기 때문이니라. 

 

云何勝(운하승)? 耆闍崛山 精舍近城(기사굴산 정사근성) 而山難上(이산난상)

以是故 雜人不來(이시고 잡인불래) 近城故 乞食不疲(근성고 걸식불피)

어떠한 것이 수승함인가? 즉 기사굴산의 정사는 성(왕사성)과 가까우면서도 산을 오르기가 어려우니, 이러한 까닭에 여러 사람이 오지 않게 되며, 성(왕사성)이 가깝기 때문에 걸식하기에 힘들지 않기 때문이니라. 

 

以是故 佛多在耆闍崛山中 不在餘處(이시고 불다재기사굴산중 불재여처)

이러한 까닭으로 부처님께서는 기사굴산에 주로 머무시고 다른 곳에는 머무시지 않으셨느니라.

 

復次 長老摩訶迦葉(부차 장노마하가섭) 於耆闍崛山 集三法藏(어기사굴산 집삼법장)

可度衆生 度竟欲 隨佛入涅槃(가도중상 도경욕 수불입열반)

또한 장로 마하가섭 존자는 기사굴산에서 세 가지 법장을 결집을 하신후, 제도할 중생을 다 제도하고는 부처님을 따라 열반에 들고자 하였으니,

 

淸朝著衣持鉢(청조착의지발) 入王舍城乞食已(입왕사성걸식이) 上耆闍崛山(상기사굴산)

語諸弟子 어제제자) 我今日 入無餘涅槃(아금일 입무여열반)

이른 새벽에 옷(가사)을 입고 바릿대(발우)를 들고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신 뒤, 기사굴산으로 올라와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오늘 무여열반에 들리라.'

 

如是語已(여시어이) 入房結加趺坐(입방결가부좌) 諸無漏禪定自熏身(제무루선정자훈신)

이와 같이 말씀하시고는 방으로 들어가 가부좌를 하고 앉아서 온갖 무루의 선정과 하나가 되어 스스로의 몸을 적시고 있었으니,

 

摩訶迦葉諸弟子 入王舍城(마하가섭제제자 입왕사성) 語諸貴人(어제귀인)

이에 마하가섭 존자의 제자들이 왕사성에 들어가서 귀인들에게 말하기를,

 

知不(지부)? 尊者摩訶迦葉 今日入無餘涅槃(존자마하가섭 금일입무여열반)

여러분, 아십니까? 존자 마하가섭께서 오늘 무여열반에 드신다고 하십니다.

尊者(존자 āyuṣmat)= 장자(長者)ㆍ대덕(大德)이라고도 함.

 

諸貴人聞是語(제귀인문시어) 皆大愁憂言(개대수우언)

귀인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근심하면서 말하기를,

 

佛已滅度(불이멸도) 摩訶迦葉 持護佛法(마하가섭 지호불법)

今日復欲入 無餘涅槃(금일부욕입 무여열반)

부처님께서도 이미 열반(멸도)에 드셨고 마하가섭 존자께서 불법을 보호해 유지하시다가 오늘 다시 무여열반에 드시려하시다니.

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왕사성(王舍城) 머무시다를 풀이함-6


復次是中 有富羅那等(부차시중 유부나라등) 六師自言(육사자언)

我是一切智人(아시일체지인) 與佛爲對(여불위대)

또한 여기에는 부나라(푸나라카샤파 Purāṇa-kaśapa) 등 여섯 스승들이 있어 스스로 장담하기를 '내가 곧 일체를 갖춘 사람이니 부처와 대론하리라'고 하였으며, 

 

부나라(富那羅, Purāṇa-kaśapa) 육사 외도 중의 한 사람.

육사 외도(六師外道)=당시 인도 우파니샤드 철학에 기초하여 62견(六十二見) 또는 360종 이설(異說)이라 불리는 다양한 사상이 나타났는데, 육사외도는 그 가운데서 (불교 이외에) 가장 세력이 큰 여섯 집단이었다.

1. 니간타 나타풋타(Nigantha Nataputta)= 자이나교의 교주. 영혼(Jiva, 命)은 물질(Pudgala)의 업(業)에 속박되어 있으며, 그 때문에 현실과 같은 비참한 상태에 빠졌다고 파악한다. 그러므로 영혼을 물질로부터 해방시켜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고행을 제시하였다. 불살생(不殺生), 불도(不盜), 불음(不淫)을 지키며, 무소유(無所有)를 실천하였다.

2. 산자야 벨랏티풋타(Sanjaya Belatthiputta)=진리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회의론(懷疑論)과 불가지론(不可知論)을 주장했다.
산자야의 제자 가운데 뛰어난 사람 두 명이 바로 사리풋다와 목갈라나이다. 이 둘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듣고 산자야의 가르침에 회의를 느껴 다른 제자 250명과 함께 석가모니에게 귀의하였다. 산자야는 이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피를 토하고 죽었다고 한다.
석가모니, 마하비라 이전에는 상당한 규모의 종단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회의론과 불가지론은 하나의 생각하는 관점이 되기는 하나 고뇌하는 사람에게 명확한 답을 줄 수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불교와 자이나교에 나누어져서 흡수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아지타 케사캄발린(Ajita Kesakambalin)=단멸론자이자 유물론자. 순세파(順世派, Carvaka)라고 한다. 현세의 삶이 최초이자 최후이므로 인간은 그저 즐기고 살아야 한다는 철저한 유물론자였다.
아지타는 삶은 사대원소의 결합이며 죽음은 사대원소가 흩어져 무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사후 세계나 영혼의 존재는 완전히 부정했으며, 현세도 없고 미래세도 없다고 보았다. 윤회도 없고 선악에 따른 과보도 없으므로, 도덕을 부정하였다.

4. 막칼리 고살라(Makkhali Gosala)=숙명론자. 사명외도(邪命外道).
일체의 구성요소로서 12원소설(지수화풍ㆍ공ㆍ득ㆍ실ㆍ고ㆍ락ㆍ생ㆍ사ㆍ영혼)을 주장했으며, 그 가운데는 영혼도 포함되고 인간의 영혼도 하나의 원소로 파악했던 유물론자이다.
의지의 작용을 부정하고 극단적인 결정론을 주장했고 인과와 업보를 부정하고 무인(無因) 무연(無緣)을 주장했다.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어서 수행으로 해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막칼라 고살라의 주장으로는 모든 인간은 8백 40만 겁을 윤회하는 동안 저절로 고통이 없어져 스스로 해탈한다는 것이다.

5. 파쿠다 캇차야나(Pakudha Kaccayana)=인간을 구성하는 것을 일곱 가지 요소로 보았다. 이는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ㆍ고락(苦樂)ㆍ생명(生命)ㆍ영혼(靈魂)이다.
일곱 가지 요소는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생명도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명은 나지도 죽지도 않는 불생불멸이라고 인식했다. 그러므로 살인을 저지른다고 해도 죽이는 자도 없고, 살해되는 자도 없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칼로 인간의 목을 자른다고 해도 인간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곱 가지 요소 사이로 칼이 지나갈 뿐이라는 것이다.

6. 푸라나 캇사파(Purana Kassapa)=선악(善惡)의 구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마음대로 정의한 것이며 실제로 선악은 없다고 주장했다. 살생, 도둑질, 간음 등의 악행을 저질러도 인간이 임의로 정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악행을 범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반대로 보시와 방생 같은 선행을 한다고 해도 그것 역시 인간의 관념에 따른 것이므로 선행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업(業)은 없으며 업에 의한 응보도 없고, 업보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의 길흉화복은 인과나 운명이 아니라 단순히 우연에 의해서 좌우된다고 보았다.

 

及長爪梵志(급장조범지) 婆蹉姓 拘迦那大等(바차성 구가나내)

皆外道大論議師(개외도대론의사)

나아가 장조범지(Dīrghanakha)와 구가나대(코카나다 Kokanada )라는 성을 가진 바차(바트사고뜨라 Vatsagotra, 독자부)등은 모두 외도의 큰 논사들과

 

長爪梵志(장조범지)=손톱이 긴 바라문, 논의제일 ‘마하 구치라’는 사리불 존자의 외삼촌으로 경을 통달할 때까지 손톱을 깎지 않겟노라고 서원을 세우고 경을 읽어서, 손톱이 긴 장조범지(長爪梵志)라 하였다. 출가하여 능수능란하게 변재가 뛰어나 어떠한 어려운 질문에도 잘 대답했으므로 문답제일이라 불리웠다.

 

及長者尸利崛多(급장자시리굴다) 提婆達多 阿闍貰等(제바달다 아사세등)

장자 시리굴다(슈리굽타, Śrigupta)와 제바달다(Devadatta)와 아사세(Ajātaśatru) 등이 있었으니,

 

是謀欲害佛 不信佛法(시모욕해불 불신불법) 各懷嫉妒(각회질투)

이들은 부처님을 해치려고 음해하며 불법을 믿지 않고 제각기 질투와 시기심을 품고 있었으니,

제바달다(提婆達多, Tevadatta 또는 제바달다(提婆達兜)ㆍ제바달다(禘婆達多)ㆍ제바달(提婆達)ㆍ조달(調達)이라 하며,
번역하여 천열(天熱)ㆍ천수(天授)ㆍ천여(天與), 곡반왕(斛飯王) 혹은 백반왕(白飯王)의 아들이며, 난타(難陀)의 아우이자 석존의 사촌 아우였으며 석존이 성도한 뒤에 출가하여 제자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욕심이 많아 출가 전에도 실달태자와 여러 가지 일에 경쟁하여 대항한 일이 많았으며, 출가 후엔 부처님의 위세를 시기하여 아사세왕과 결탁하고, 부처님을 없애고 스스로 새로운 부처님이 되려다가 이루지 못했으며, 마침내 5백 비구를 규합하여 일파를 따로 세웠으나, 아사세왕이 그 당파에서 떠나고, 5백 비구도 부처님에게 다시 돌아왔으므로 제바는 고민하던 끝에 죽었다 한다.

 

有是人輩故 佛多住此(유시인배고 불다주차)

이러한 무리들이 있는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여기에 많이 머무셨던 것이니라. 

 

譬如毒草生處(비여독초생처) 近邊必有良藥(근변필유양약)

비유하자면 독초가 나는 곳의 근처에는 반드시 좋은 약초가 자라는 것과 같으니, 

 

如偈說(여게설) 마치 게송에서 설하는 바와 같으니,

譬如師子(비여사자) 百獸之王(백수지왕)

비유하건대 사자는 모든 백수의 왕이거늘
爲小虫吼(위소충후) 爲衆所笑(위중소소)
작은 벌레를 보고 소리(비명)을 지르면, 무리들이 비웃으리라.

若在虎狼(야재호랑) 猛獸之中(맹수지중)

호랑이나 이리를 비롯한 맹수들 사이에서

奮迅大吼(분신대후) 智人所可(지인소가)
기지개 켜고 크게 사자후를 하면 (모두 달아나듯이),
일체지인도 그러하네.


諸論議師如猛虎(제논의사여맹호) 在此衆中無所畏(재차중중무소외)

모든 논사(논의사)들이 사나운 호랑이 같거늘, 이러한 무리 사이에 계시면서 두려움이 없으시고
大智慧人多見聞(대지혜인다견문) 在此衆中最第一(재차중중최제일)
크게 지혜로우시니, 견문이 많아, 이러한 무리 사이에서도 으뜸이시라.


以是大智多聞人(이시대지다문인) 皆在王舍城故(개재왕사성고)

佛多住王舍城(불다주왕사성)

이렇게 큰 지혜를 지니고 견문이 많은 사람들이 왕사성에 많이 머무는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에 많이 머무셨던 것이니라.


復次 頻婆娑羅王(부차 빈비사라왕) 到伽耶祀舍中迎佛(도가야사사중영불)

及餘結髮 千阿羅漢(급여결발 천아라한)

또한 빈바사라왕이 가야사사(가야쉬르사 Gayaśirṣa)에 왔을 때, 그는 부처님과 그 밖의 머리를 묶은=結髮(상투)의 천 명의 아라한을 청해 공양하였는데, 

 

是時佛爲王說法(시시불위왕설법) 得須陁洹道 卽請佛言(득수타원도 즉청불언)

그때 부처님께서 왕을 위하여 설법을 하시어 수다원도를 얻게 하였으니,

 

수다원도(須陀洹道. śrota āpatti-phala)= 예류과(預流果)라고도 한다. 깨달음의 흐름에 드는 경지로, 이른바 성자의 초입에 드는 경지.

사향사과(四向四果),사도사과(四道四果), 사향사득(四向四得), 사쌍팔배(四雙八輩), 사과향(四果向), 팔보특가라(八補特迦羅), 팔현성(八賢聖), 팔성(八聖), 팔배(八輩) 사과(四果)는 범부가 도를 닦아 얻은 결과를 네 가지로 구분한 것입니다.

예류(預流)=수타원, 소따빤나. 변치 않는 자아가 있다는 견해(有身見), 의심, 계율이나 의식에 대한 집착과 인간과 욕계 천상에 최대 7번 윤회가 남아있으며 사악도(지옥, 아귀, 아수라, 축생)에 떨어지지 않음
일래 (一來)=사다함, 사까다가미. 새로운 근절 없으며, 탐욕과 분노, 무지가 엷어졌으며 욕계(도솔천 등)에 한 번 윤회가 남았있는 불환 (不還).
아나함= 아나가미 감각적 욕망과 악의(惡意) 색계 (정거천)에 즉시 태어남(化生).

응공 (應供)=아라한, 아라하따 색계(色界)에 대한 갈망, 무색계(無色界)에 대한 갈망, 아만, 들뜸, 무지 등이 없으며 윤회에서 완전히 벗어났음.

 

'願佛及僧 就我王舍城(원불급승 위아왕사성) 盡形壽受我衣被(진형수수아의피)

飮食 臥具 醫藥 給所當得(음식 와구 의약 급소당득)'

그러자 곧바로 그는 부처님께 청하기를 '부처님과 스님들께서 저의 왕사성에 오셔서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의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저의 목숨이 다하도록 모든 필요하신 것을 모두 공급하겠습니다' 하였으니, 

 

佛卽受請 是故多住 王舍城(불즉수청 시고다주 왕사성)

부처님께서 곧 그의 청을 받아들이셨으므로 왕사성에 많이 머물게 되신 것이니라.

 

復次 閻浮提四方中(부차 염부제사방중) 東方爲始 日初出故(동방위시 일초출고)

또한 염부제의 사방 가운데 동쪽을 으뜸으로 여기니, 해가 처음 뜨기 때문이며,

(또한, 염부제의 네 곳 중에서 동쪽은 해가 뜨는 까닭으로 모든 수효의 시작이 되고 다음이 남쪽이며 그리고 서쪽 북쪽이 되는 것입니다.) 

 

次第南方 西方 北方(차제남방 서방 북방) 東方中 摩伽陁國最勝(동방중 마가타국최승)

이런 차례로 남쪽ㆍ서쪽ㆍ북쪽이 되니, 동쪽에서는 마가다(마가다 Magadha)국이 으뜸이요, 

 

摩伽陁國中 王舍城最勝(마가타국중 왕사성최승) 是中有十二億家(시중유십이억가)

마가타에서도 왕사성(Rājagṛha)이 으뜸이니, 여기에는 12억의 집(1백2십만 가구)이 있었으나,

 

佛涅槃後(불열반후) 阿闍貰王 以人民轉少故(아사세왕 이인민전소고)

捨王舍大城(사왕사대성) 其邊更作一小城(기변갱작일소성)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뒤에 아사세(Ajātaśatru)왕은 백성들이 줄어든다 하여 왕사성을 버리고 그 곁에 다시 하나의 작은 성을 지었으니, 

 

廣長一由旬(광장일유순) 名波羅利弗多羅(명파라리불다라)

길이와 너비가 각각 1유순(40리)이요, 이름은 파라리불다라(파타리푸트라 Pāṭaliputra)라 하였으니, 

 

猶尚於諸城中最大(유상어제성중최대) 何況本王舍城(하황본왕사성)

그 성 또한 다른 성들 가운데서 가장 컸으니, 하물며 본래의 왕사성은 얼마나 컸겠습니까?  


復次 是中人多聰明(부차 시중인다총명) 皆廣學多識 餘國無此(개광학다식 여국무차)

더구나 여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가 총명하고 널리 학문을 배워 아는 것도 많지만 다른 곳(나라)에는 이러하지 않았으며,

 

復次 有人應得道者(부차 유인응득도자) 待時 待處 待人(대시 대처 대인)

또한 어떤 사람이 반드시 도를 얻고자 한다면, 때와 장소와 사람을 기다리는 법인데, 

 

佛豫知釋提桓因(불상지석제환인) 及八萬諸天(급팔만제천) 應在摩伽陁國(응재마가다국)

石室中得道(석실중득도) 是故佛多住王舍城(시고불다주 왕사성)

부처님은 석제환인(釋提桓因, Śakradevendra)과 8만 하늘의 무리들이 마가다국의 석실(石室śailaguhā)에서 도를 얻게 될 것을 미리 아셨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여기에 많이 머무셨던 것이니라.

 

석제환인(釋提桓因, Śakradevendra)=음역하여 제석천帝釋天 Sakra devanam indra ,  줄여서 석제환인(釋提桓因) 석가제파釋迦提婆, 석가제환인다라釋迦提桓因陀羅, 천제석天帝釋, 천주, 인다라라고 하며, 불법과 이에 귀의하는 자를 수호하며, 아수라의 군대를 정벌한다고 하는 하늘의 임금이다.   
원래는 힌두교의 신으로서 고대인도에서는 인드라(Indra)라고 했으며, 불교에 들어온 이후 제석천으로 불리게 되었다. 여러 경론에 따르면 제석천은 원래 마가다국(Magadha)의 브라만이었으며, 보시(布施) 등의 공덕을 닦음으로써 도리천에 태어나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천주가 되었다. 불교에서 그의 지위는 범천(梵天)과 같이 불교의 호법주신(護法主神)으로서 동방을 수호한다. 수미산 꼭대기의 도리천 선견성(善見城)에 거주하며 사천왕과 십대천자(十大天子)가 양 옆에서 모시고 있다.
석가모니가 성불한 이후 제석천은 그의 수호신이 되었으며, 석가모니가 도리천에 올라가 어머니에게 설법할 때에는 보개를 손수 들고 옆에서 시중을 들었다. 그 모습은 보통 천인(天人)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하얀 코끼리를 타고 오른손에는 삼고저를 들고 있으며, 왼손은 허벅다리 위에 올려놓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단군신화〉에도 나타나는데, 천제 환인을 석제환인(釋提桓因)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이후 민간에서는 이를 신앙대상으로 삼아 하늘의 주인으로 섬기기도 했다.

復次 其國豐樂(기차 기국풍락) 乞食易得(걸식이득) 餘國不如(여국불여)

또한 그 나라(마가다 국)는 풍요롭고 즐거움이 넘치는 곳으로, 걸식하기가 쉽지만, 다른 나라는 그렇지 못하며,

 

又以三因緣故(우이삼인연고) 또한 세 가지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니, 

 

一者 頻婆娑羅王(일차 빈바사라왕) 約勅宮中常作 千比丘食(약칙궁중상작 천비구식)

첫째는 빈바사라왕이 칙령으로 궁중에서 항상 천 사람의 비구에게 공양할 것을 약속했기 때문이요, 

 

二者 樹提伽雖人中生(이자 수제가수인중생) 常受天富樂(상수천부락)

又多富貴諸優婆塞(우다부귀제우바새)

둘째는 수제가(지오티슈카 jyotiṣka 부동명왕不動明王)가 비록 인간으로 태어났으나 항상 하늘 세계의 부귀와 쾌락을 누리고 있었으며 또한 부귀한 우바새(청신남)들이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요, 

수제가(樹提伽. Jyotiṣka)= 왕사성에 살던 가장으로, 그의 아들이 병이 들자 부처님을 초청해 가르침을 듣게 했다.

優婆塞(우바새)=upāsaka. 청신사(淸信士). 재가의 남자신도. 원래는 출가자를 받드는 사람들을 의미하던 말이다.

사부대중 (四部大衆)=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청신남)ㆍ우바이(청신녀), 즉 계를 받은 출가한 남녀 스님과 재가 남녀 불자를 통털어 칭하는 말이다. 세분해서 7부대중(七部大衆)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비구ㆍ비구니ㆍ사미ㆍ사미니ㆍ식차마니ㆍ우바새ㆍ우바이를 말한다. 이 사부대중을 ‘화합의 집단’, 즉 승가(僧伽)라고 한다. 비록 출신이나 성별 등은 다르지만 붓다의 가르침을 받들면서 화합하는 집단이라는 뜻이다.

三者 阿波羅邏 龍王善心受化(삼자 아파라라 용왕선심수화) 作佛弟子(작불제자)

除世飢饉故(제세기근고) 常降好雨 是故國豐(상강호우 시고국풍)

셋째는 아파라라(Apalāla)용왕이 착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감화를 받아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서 세상의 굶주림을 없애기 위하여 항상 단비를 내려주어 나라가 풍요롭기 때문이니라.

(셋째는 스와트 강에 살며 백성들을 못살게 굴던 아파라라(阿波羅羅 Apalāla)용왕을 교화하여 착한 마음을 되찾아 부처님의 제자로 삼으시어 세상의 기근(饑饉)을 없애고자 하셨으니항상 때에 맞추어 비를 내리게 되어 이러한 까닭으로 나라가 풍요로웠던 것입니다.)

아파라라(阿波羅羅, Apalāla)= 용왕이 머무는 샘.

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왕사성(王舍城) 머무시다를 풀이함-5

問曰(문왈) 何以不護 舍婆提弟子(하이불호 사바제제자) 而多住舍婆提(이다주사바제)?

묻나니, 어째서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출신의 제자들은 보호하지 않으시면서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만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迦毘羅婆弟子多(가비라바제자다)

답하나니,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 출신의 출신의 제자들이 많았으니,  

 

佛初還國(불초환국) 迦葉兄弟千比丘(가섭형제천비구) 本修婆羅門法(본수바라문법)

苦行山閒 形容憔悴(고행산간 형용초췌) 憔 수척할 초, 悴파리할 췌

부처님이 처음 본국으로 돌아오셨을 때에, 가섭 형제 등 천 명의 비구는 본시 바라문의 법을 닦아 산중에서 고행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몹시 초췌하였는데, 

 

父王見之(부왕견지) 以此諸比丘(이치제비구) 不足光飾世尊(불족광식세존)

부왕(정반왕)이 이를 보고, 그 비구들로서는 세존을 빛내기에 모자라다 여기시고, 

 

卽選諸釋貴人子弟(즉선제석귀인자제) 兼人 少壯 戶遣一人(겸인 소장호견일인)

强令出家(강령출가)

그리하여 곧 석씨 종족(샤카족)의 귀한 집 자제들이나 그 밖의 사람 가운데 젊고 건강한 사람을 한 집에서 하나씩 뽑아 강제로 출가를 시켰으므로,

 

其中有善心樂道(기중유선심락도) 有不樂者(유불락자) 此諸釋比丘(차제석비구)

不應令還本生處(불응령환본생처)

그들 가운데에는 착한 마음으로 도를 즐기는 이도 있었지만, 즐기지 않는 이도 있었으니, 이러한 비구들을 본국에 돌아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느니라.

*자기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출가한 이들 가운데 출가생활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이들이 고향에 돌아오면 환속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舍婆提弟子輩 不爾(사바제제자배 불이) 以是故 佛多住舍婆提(이시고 불다주사바제)

不多住 迦毘羅婆(불다주 가비라바)

그러나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출신의 제자들은 그렇지 않았으므로, 그러한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주로 머무셨으며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에는 많이 머물지 않으셨던 것이니라.

 

復次(부차) 出家法應不近(출가법응불근)

親屬 親屬心著 如火 如蛇(친속 친속심착 여화 여사)

또한 출가자의 법으로는 친척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으로, 친척들은 마음에 집착함이 불같고 뱀같으니, 

(친척과 일가권속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에 붙들리게 되면 그 마음이 마치 불과 같고 뱀과 같기 때문입니다.)

 

居家婆羅門子 爲學問故(거가바라문자 위학문고)

尚不應在生處(상불응재생처) 何況出家沙門(하황출가사문)

집에 사는 바라문의 자제들도 학문을 위해서는 집에 머물지 않거늘, 하물며 출가한 사문이겠는가!

 

復次(부차) 如舍婆提城大(여사바제성대) 迦毘羅婆不爾(가비라바불이)

또한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성은 큰 성이지만 가비라성은 그렇지 못하니,

 

舍婆提城九億家(사바제성구억가) 是中若少時住者(시중약소시주자)

不得度多人(불득도다인) 以是故多住(이시고다주)

사바제성에는 9억 호의 가구가 살고 있어서, 여기에 머무시는 시간이 적으면 많은 사람을 제도할 수가 없으므로 자주 머무셨건 것이니라.

*()= 원문(原文)에 구억(九億)으로 되어 있는데고대(古代)의 억()은 십만(十萬)입니다.


復次(부차) 迦毘羅婆城中 佛生處(가비라바성중 불생처) 是中人已久習行(시중인이구습행)

善根熟 利智慧(선근숙 이지혜)

또한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 성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곳이므로 사람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익히고 닦아 선근이 익어지고 지혜가 예리했으니, 

 

是中佛少時住說法(시중불소시주설법) 不須久住(불수구주) 度已而去(도이이거)

따라서 부처님께서는 여기에서 잠깐만 머물러 설법하시고, 오래 머무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도하시고는 바로 떠나신 것이니라.


舍婆提人 或初習行(사바제인 혹초습행) 或久習行(혹구습행)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사람들은 처음으로 익히어 행한 이도 있고, 오래 닦아 익힌 이도 있었으며, 

 

或善根熟 或善根未熟(혹선근숙 혹선근미숙)

선근이 익은 이도 있고, 선근이 익지 않은 이도 있었으며, 

 

或利根 或不利根(혹리근 혹불리근)

지혜가 수승한 이도 있고, 지혜가 둔한 이도 있었으며, 

 

多學種種經書故(다학종종경서고) 硏心令利(연심령리) 入種種邪見網中(입종종사견망중)

갖가지 경서를 배워서 마음을 영리하게 연마하였으나, 갖가지의 삿된 소견의 그물에 걸려든 이도 있고 

 

事種種師 屬種種天 雜行人多(사종종사 속종종천 잡행인다)

여러 종류의 스승을 섬기고, 여러 하늘의 권속으로 매이거나, 갖가지 행을 하는 사람이 많았으니, 

 

以是故佛住此久(이시고불주차구)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여기(사바제, 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오래 머무셨던 것이니라.


如治癰師 知癰已熟(여치옹사 지옹이숙) 破出膿 與藥而去(파출농 여악이거)

癰 등창 옹, 膿 고름 농

마치 종기를 치료하는 의사가 종기가 이미 곪았음을 알면, 곧 터뜨려서 고름을 짜내고 약을 주고는 떠나거니와 

 

若癰未熟 是則久住塗慰(약농미숙 시즉구주도위) 慰 위로할 위

종기가 곪지 않았으면 오래 머물면서 치료를 해 주는 것과 같으니,

 

佛亦如是(불역여시) 若弟子善根熟 教化已(약제자선근숙 교화이) 更至餘處(갱지여처)

부처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제자들의 선근이 익어지고 교화가 끝나면 다시 딴 곳으로 가시지만 

 

若可度弟子 善根未熟 則須久住(약가도제자 선근미숙 즉수구주)

제도할 제자들의 선근이 익어지지 않았으면 오래도록 머물러 계시는 것이니라.

 

佛出世閒(불출세간) 正爲欲度衆生(정위욕도중생) 著涅槃境界(착열반경계)

安隱樂處故(안은락처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신 뜻은 중생들을 열반의 경계와 안온한 즐거움에 들도록 하고자 함이시니, 

 

是故多住舍婆提(시고다주사바제) 不多住迦毘羅婆(불다주가비라바)

그러한 까닭으로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오래 머물러 계셨고,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에는 오래 계시지 않으셨던 것이니라.

 

佛於摩伽陁國(불어마가타국) 尼連禪河側(니련선하측) 漚樓頻螺聚落(구루빈나취락)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득아뇩다라삼막삼보리) 成就法身故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의 니련선하(Nairañjanā, 니란자나) 강가에 있는 구루빈나(우루빌라) 마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무상정등각)를 얻어시고는 법신(dharmakāya)을 성취하신 까닭에 

 

多住王舍城(성취법신고 다주왕사성) 왕사성에 오래 머물러 계셨던 것이니라.
 
問曰(문왈) 已知多住王舍城(이지다주왕사성) 舍婆提因緣(사바제인연)

於此二城(어차이성) 何以多住王舍城(하이다주왕사성)?

묻나니, 왕사성과 사바제에 많이 머무신 인연은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 두 성 가운데 어찌하여 왕사성에 더 오래 머물러 계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以報生地恩故(이보생지은고) 多住舍婆提(다주사바제)

一切衆生 皆念生地(일체중생개념생지)

답하나니, 태어나신 땅의 은혜를 갚기 위해 사바제에 오래 머무르셨으니, 모든 중생은 모두가 태어난 땅을 생각하나니, 

(법신(法身)이 생기게 된 곳에 대한 고마움을 갚고자 하는 까닭에 대부분 슈라바스티(舍婆提 Śrāvastī)성에 많이 머무르시게 되었던 것인데 모든 중생은 하나같이 태어난 곳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게 되는 것입니다.)

 

如偈說(여게설) 마치 같은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一切論議師(일체논의사) 自愛所知法(자애소지법)

모든 논사(논의사)들은, 자신이 아는 법을 사랑하나니
如人念生地(여인념생지) 雖出家猶諍(수출가유쟁)
마치 사람들이 태어난 곳을 생각하고 출가를 했으나 여전히 다투는 것과 같음이라.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많이 머무신 것은 그곳이 부처님에게는 익숙하고 애정 어린 땅이기 때문이니, 그것은 마치 법을 논하는 논사들이 새로운 것보다는 이미 알던 것에 애착하는 것과 같고,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곳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니 출가한 이들이 본래 익숙해진 삿된 습을 버리지 못한 채 쟁론을 일삼으면서 이처럼 극히 인간적인 행위나 습관을 비난하는 것은 대꾸할 의미가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以報法身地恩故(이보법신지은고) 多住王舍城(다주왕사성)

諸佛皆愛法身故(제불개애법신고)

법신이 태어나신 땅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왕사성에 많이 머무신 것이니, 부처님들이 모두 법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니라.

(법신(法身)이 태어나 곳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왕사성(王舍城 Rājagha)에 주로 머무시게 되었나니모든 부처님께서는 한결같이 법신(法身)을 아끼셨던 것입니다.)

 

如偈說(여게설) 마치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過去未來(과거미래) 現在諸佛(현재제불)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이
供養法身(공양법신) 師敬尊重(사견존중)
법신에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한다네.

(과거와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 하나같이 참된 가르침에 공양 올리니, 스승으로 공경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法身於生身勝故(법신어생신승고) 二城中多住王舍城(이성중다주왕사성)

법신이 생신(janmakāya)보다 수승하기 때문에 두 성 가운데 왕사성에 오래 머무셨던 것이니라.

(법신(法身)이 생신(生身)보다 빼어난 까닭에 왕사성(王舍城 Rājagha)과 슈라바스티(舍婆提 Śrāvastī)성 가운데 왕사성(王舍城 Rājagha)에 대부분 머무르셨던 것입니다.)

 

復次 以坐禪精舍多故(부차 이좌선정사다고) 餘處無有(여처무유)

또한 좌선할 정사가 많기 때문인데, 다른 곳은 그렇지 못하였던 것으로, 

 

如竹園 鞞婆羅跋恕(여죽원비바라발서) 薩多般那求呵(살다반나구하)

因陁世羅求阿(인다세가구하) 薩簸恕魂直迦鉢婆羅(살파서혼직가발바라)

마치 죽원(죽림정사, Veṇuvana)ㆍ비바라발서(Vaibhāravana, 바이바라)ㆍ살다반나구하(Saptaparṇaguhā, 삽타파르나구하)ㆍ인다세라구하(Indaśailaguhā)ㆍ살파서혼직가발바라(Sarpaśauṇḍikaprābhāra, 사르파슐디카프라그브하라) 등 왕사성에는 다섯 개의 정사가 있는데, 

 

王舍城有五精舍(왕사성유오정사) 竹園在平地(죽원재평지)

餘國無此多精舍(여국무차다정사)

이 가운데 죽원(죽림정사)은 평지에 위치해 있었지만, 다른 나라에는 이렇게 많은 정사가 없었던 것이니라.

 

舍婆提一處(사바제일처) 祇洹精舍(기원정사)

更有一處 摩伽羅母堂(갱유일처 마가라모당) 更無第三處(갱무제삼처)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는 두 곳이 있으니 한 곳은 기원정사(etavanavihāra)이고 또한 한 곳은 마가라모(마가라마따 Mgāramāta) 강당으로, 세 번째 것은 없었으며,

기원정사(祇洹精舍, Jetavanavihāra)= 수닷다 장자가 기수급고독원에 석존과 제자들을 위해 세운 승방이다. 기원정사란 ‘급고독 장자(Anātapiṇḍaka)가 봉헌한 원림’이라는 뜻이다. 사위성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

마가라모(摩伽羅母, Mṛgāramātṛprāsāda)= 마가라모 강다에 얽힌 이야기가 있으니, 앙가(Ańga)라는 장자의 딸이 부처님의 교화에 의해 예류과를 얻었는데, 아버지의 권유로 Pūrṇavaddhana에게 시집을 가서 시아버지[舅]를 부처님께 귀의시켰다. 시아버지는 이를 기뻐해 ‘그대는 나의 어머니이다’라고 말했던 것에서 녹자모(鹿子母)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婆羅柰斯國一處(바라나사국일처) 鹿林中精舍(녹림중정사) 名梨師槃陁那(명이사반타나)

바라나사(Vārāṇasī 바라나시) 나라에는 한 곳이 있었으니, 사슴동산 가운데 있는 정사로서 이사반타나(Ŗṣipatana 리시빠타나)라 하며, 

 

毘耶離二處(비야리이처) 一名摩呵槃(일명 마하반) 二名彌猴池岸精舍(이명 미후지안정사)

비야리(Vaiśālī, 바이샬리)에 두 곳이 있었으니 하나는 마하반(마하바나, Mahāvana, 대림정사)이고 또한 하나는 미후지안(Markaṭahradatīra-vihāra, 마르까따흐라다띠라비하라) 정사이니라. 

마하반(摩呵槃, Mahāvana)= 대림정사(大林精舍)라고도 한다. 베살리 교외에 있는 숲으로, 여기에 중각강당(重閣講堂)이 있었다.

미후지안(彌猴池岸, Markaṭahradatīra-vihāra)= 지금의 Avanti근처에 있는 석굴. '잡아함경' 제9권에 의하면 마하가전연이 여기에서 바라문을 교화했다고 한다.

 

鳩睒彌一處 名劬師羅園(구섬미일처 명구사라원)

구섬미(Kauśambī 코샴비)국에도 한 곳이 있었으니 구사라(Kuśinagara, 쿠시나가라) 사원이며,


如是諸國(여시제국) 或一處有精舍(혹일처유정사) 或空樹林(혹공수림)

이와 같이 여러 나라에는 한 곳에 정사가 있거나 혹은 빈숲이 있을 뿐이었으나, 

 

以王舍城多精舍(이왕사성다정사) 坐禪人所宜(좌선인소의)

其處安隱 故多住此(기처안은 고다주차)

왕사성에는 정사가 많아서 좌선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곳이기에 여기에 많이 머무셨던 것이니라.

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왕사성(王舍城) 머무시다를 풀이함-4


問曰(문왈) 已知耆闍崛山義(이지기사굴산의) 佛何以故 住王舍城(불하이고 주왕사성)?

묻나니, 기사굴산의 뜻은 이제 알았거니와 부처님은 어찌하여 왕사성에만 머무신 것입니까? 

 

諸佛法普慈一切(제불법보자일체) 如日照萬物 無不蒙明(여일조만물 무불몽명)

부처님의 법은 두루 모든 일체 중생을 사랑하심이, 마치 해가 만물을 비추면 광명을 받지 못하는 것이 없듯이 해야 하거늘, 

 

如漚祇尼大城(여구지니대성) 富樓那跋檀大城(부루나발단대성)

阿藍車多羅大城(아람거다라대성) 弗迦羅婆多大城(불가라바다대성)

如是等大城 多人豐樂而不住(여시등대성 다인풍락이불주)

구지니(Ujjayanī, 우자야니) 대성과 부루나발단(Pūrṇavardana, 푸루나바르다나) 대성과 아람거다라(Ahicchatra, 아히짜뜨라) 대성과 불가라바다(Pūṣkarāvatī, 푸슈카라바띠) 대성과 같은 이러한 큰 성들은 사람도 많고 풍요롭고 즐거움이 넘쳐나건만, 머무르시지 않고 

 

何故多住王舍城 舍婆提大城(하고다주 왕사성 사바제대성)?

어찌하여 왕사성과 사바제(Śrāvastī, 슈라바스티) 대성에만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까?

 

婆羅柰(바라내) 迦毘羅婆(가비라바) 瞻婆 婆翅多(첨파 바시다) 拘睒鞞(구섬비)

鳩樓城等(구루성등) 雖有住時(수유주시) 

또한 바라내(Vārāṇasī, 바라나시)와 가비라바(Karilavastu, 카필라바스투)와 첨파(Campa)와 바시다(샤케따)와 구섬비(Kauśambi 코샴비)와 구루(Kuru) 등의 성에는 가끔 머무시기는 하셨으나 

첨파(瞻婆, Campa)= 부처님 당시의 6대 도시 가운데 하나

바시다(婆翅多, Śāketa)= 사위성의 통로에 위치했던 도시

 

而多住王舍城 舍婆提(이다주왕사성 사바제) 

어찌하여 왕사성과 사바제 대성에만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까?

 

云何知多住二處(운하지다주이처)? 어찌하여 두 곳에만 주로 머무셨음을 아는가? 

 

見佛諸經 多在二城說(견불제경 다재이성설) 少在餘城 (소재여성)

부처님의 여러 경전을 보건대 대개는 두 성에 머무시면서 말씀하셨고 나머지 일부가 그 밖의 성에 계시면서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答曰(답왈) 佛雖大慈等及(불수대자등급) 以漚祇尼等 諸大城(이구지니등 제대성)

是邊國故不住(시변국고불주)

답하나니, 비록 부처님의 대자비는 균등하게 두루 미치지만, 구지니(우자야니 Ujjayanī) 등의 대성은 변두리 나라인 까닭에 머무르지 않으셨으며,

 

又彌離車 弊惡人多(우미리차 폐악인다) 善根未熟故(선근미숙소)

또한 미리차(Mileccha, 미리짜)는 어리석고 악한 사람이 많고 선근이 아직 익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니, 

(미리짜(彌離車 Mleccha)라는 곳은 예절이 없고 악한 사람들이 많아 훌륭하게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이 걸림 없고 막힘없는 것인 줄 명백하게 이해하기에는(善根)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은 까닭에 머무시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如偈說(여게설) 마치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如日光等照(여일광등조) 華熟則時開(화숙즉시개)

햇빛처럼 온 누리 고루 비추시니, 꽃망울이 익어지면 즉시에 피지만

若華未應敷(약화미응부) 則亦不强開(즉역불강개)
아직 익지 않은 꽃봉오리라면, 강제로 터뜨리지 아니하나니,


佛亦復如是(불역부여시) 等心而說法(등심이설법)

부처님도 그러하셔서, 평등한 마음으로 설법(가르침의 말씀)을 하시되
善根熟則敷(선근숙즉부) 未熟則不開(미숙즉불개)
선근이 무르익었으면 펴 주시고, 아직 익지 않았으면 (불도를) 열지 않으셨네.


以是故世尊(이시고세존) 住三種人中(주삼종인중)

이러한 까닭에 세존이라 하나니, 세 가지 종류의 사람 가운데 머무시니
利智善根熟(이지선근숙) 結使煩惱薄(결사번뇌박)
지혜로우시며 선근이 익어, 결사 번뇌의 시달림을 엷게 하여주신다네.


復次 知恩故(부차 지은고) 多住王舍城 舍婆提城(다주왕사성 사바제성)

또한 은혜를 아시는 까닭에 왕사성과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대성에 주로 머무르셨던 것이니라.


問曰(문왈) 云何知恩故 多住二城(운하지은고 다주이성)?

묻나니, 어떠한 은혜를 알기 때문에 두 성에 많이 머무셨다고 하는가?

(무슨 은혜를 아시는 까닭에 왕사성(Rājagha)과 슈라바스티(Śrāvastī)성에 대부분 머물러 계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憍薩羅國 是佛所生地(교살라국 시불소생지)

답하나니, 교살라국(코샬라, Kośala)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나라이기 때문이니, 

교살라국(憍薩羅國, Kośala)= 석존 재세 당시의 16대국 가운데 하나로 석가족에 인접해 있었다.

 

如佛答 頻婆娑羅王 偈說(여불답 빈바사라왕 게송)

마치 부처님께서 빔비사라왕에게 답한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有好妙國土(유호묘국토) 在於雪山邊(재어설산변)

좋고 묘한 국토가, 설산 기슭에 있어
豐樂多異寶(풍락다이보) 名曰憍薩羅(명왈교살라)
풍요롭고 즐거움 넘치며 갖가지 보물도 많으니, 그 이름은 교살라 이름하네.


日種諸釋子(일종제석자) 我在是中生(아재시중생)

해의 종족인 석씨(샤카족)의 여러 자손들이 있었으니, 나는 그들 가운데 태어나

종족(日種)= 석가족의 조상인 감자왕(甘蔗王, Ikṣvāk)을 일컫음.


心厭老病死(심염노병사) 出家求佛道(출가구불도)
늙음ㆍ병듦ㆍ죽음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도(불도)를 구하였다네.


又是憍薩羅國主 波斯匿王(우시교살라국주 바사닉왕) 住舍婆提大城中(주사바제대성중)

또한 교살라의 국왕인 바사닉왕(파사익 왕)이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대성에 살았으며, 

 

佛爲法王 亦住此城(불위법왕 역주차성) 二主應住一處故(이주응주일처고)

부처님은 법의 왕이시니 역시 이 성에 머무셨나니, 두 왕이 한 곳에 머무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復次 是憍薩羅國(부차 시교살라국) 佛生身地 知恩故(불생신지 지은고)

多住舍婆提(다주사바제)

또한 교살라 국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곳이기도 하니, 은혜를 아시는 까닭에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다. 

 

問曰(문왈) 若知恩故 多住舍婆提者(약지은고 다주사바제자)

迦毘羅婆城 近佛生處(가비라바성 근불생처) 何不多住(하불다주)?

묻나니, 은혜를 아시는 까닭에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주로 머무셨다면, 가비라바성(카필라바스투 Kapiavastu)도 부처님이 탄생하신 곳과 가깝거늘 어찌하여 많이 머무시지 않으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佛諸結盡 無復餘習(불제결진 무부여습) 近諸親屬(근제친속)

亦無異想(역부이상)

답하나니, 부처님은 모든 번뇌=結가 다하여 남은 습기가 없으니, 친척들을 가까이하여도 특별한 다른 생각이 없으시나,

異想= nānātvasaṃjña. 특별히 여기는 생각

 

然釋種弟子 多未離欲(연석종제자 다미리욕) 若近親屬(약근친속)

則染著心生(즉염착심생)

그러나 대개의 석씨 종족(샤캬족) 출신의 제자들은 아직 애욕을 여의지 못했으므로, 친척들 가까이에 있으면 물든 마음이 싹트게 되기 때문이느니라.(친척과 일가권속을 가까이 하게 되면 마음에 애욕에 일어나 번뇌에 물들고 붙들리게 되기에 많이 머물지 않았던 것입니다.)

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왕사성(王舍城) 머무시다를 풀이함-3


婆藪之子 名曰廣車(바수지자 명왈광거) 嗣位爲王(사위위왕)

後亦厭世法(후역염세법) 而復不能出家(이부불능출가) 嗣 이을 사

바수에게는 광거(Vipularatha)라 이름하는 아들이 있었으니, 아버지를 이어 왕이 되었으나, 역시 세상 법을 싫어했으나 출가하지 못하고 

 

如是思惟(여시사유) ‘我父先王出家(아부선왕출가) 生入地中(생입지중)

이렇게 사유하였으니, ‘내 아버지이신 선왕(바수)께서 출가했다가 산 채로 땅에 묻혔으니, 

 

若治天下 復作大罪(약치천하 부작대죄) 我今當何以自處(아금당하이자처)?

만약 내가 천하를 다스리다가는 또한 큰 죄를 짓게 되리라. 그렇다면 나 스스로는 어떻게 하여야만 좋을까?

 

如是思惟時 聞空中聲言(여시사유시 문공중성언)

이와 같이 사유를 하고 있는데 문득 공중에서 소리가 들렸으니,

 

汝若行見難値希有處(여약행견난치희유처) 汝應是中作舍住(여응시중작사주)

'만약 그대가 길을 떠나 만나기 어렵고 보기 드문 곳=稀有處를 보게 되거든 그대는 거기에다 집을 짓고 머물러 살거라.'

 

作是語已 便不復聞聲(작시어이 편불부문성)

이 말을 마치고는 다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未經幾時 王出田獵(미경기시 왕출전렵) 見有一鹿 走疾如風(견유일록 주질여풍)

獵 사냥 렵, 개 이름 작. 鹿 사슴 록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왕이 사냥을 나갔다가 사슴 한 마리가 질풍 같이 달리는 것을 보게 되어,

 

王便逐之 而不可及(왕편축지 이불가급) 遂逐不止(수축불지)

百官侍從無能及者(백관시종무능급자) 遂 드디어 수, 따를 수. 逐 쫓을 축, 

왕은 곧 그를 뒤쫓았으나 미칠 수가 없었으므로 더 이상 쫓기를 그만 두었으니, 백관과 시종들도 따라올 수 있는 자가 없었다.

 

轉前見有五山(전전견유오산) 周帀峻固(주잡준고) 其地平正(기지평정)

生草細軟(생초세연) 峻 높을 준

그때 문득 앞을 보니, 그곳은 다섯 산으로 험준하고 견고하게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으며, 땅은 평평하고 반듯하며 부드러운 풀이 자라고 있었다. 

 

好華遍地 種種林木(호화편지 종종림목) 華果茂盛(화과무성)

溫泉 涼池皆悉淸淨(온천 량지개실청정) 其地莊嚴(기지장엄) 

아름다운 좋은 꽃들이 주변에 두루하였으며, 갖가지 나무로 이루어진 숲과 꽃과 열매가 무성하였으며, 온천과 목욕할 수 있는 연못이 모두 청정하게 그 땅을 장엄하고 있었으며, 

 

處處有散天華(처처유산천화) 天香 聞天伎樂(천향 문천기악)

곳곳에 하늘의 꽃과 하늘의 향기가 가득하였고 하늘의 풍악이 들려왔다.

  

爾時 乾闥婆 (이시 건달바) 伎適見王來(기적견왕래) 各自還去(각자환거)

伎 재주 기, 

이때 건달바의 광대들은 우연히 왕이 오는 것을 보자 제각기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是處希有 未曾所見(시처희유 미증소견) 今我正當在 是中作舍住(금아정당재 시중작사주)'

‘이곳은 희유하며 아직 본 적이 없는 곳이로다. 내 이제 이곳에 자리를 잡고 여기에 집을 짓고 살아야겠다.’

 

如是思惟已 群臣百官 尋迹而到(여시사유이 군신백관 심역이도)
이러한 사유를 끝내자, 여러 신하들과 백관들이 (왕의) 자취를 좇아 그곳에 이르렀으니, 

王告諸臣(왕고제신) '我前所聞 空中聲言(아전소문 공중성언)

‘汝行若見 希有難値之處(여행약견 희유난치지처) 汝應是中作舍住(여응시중작사주)'

왕이 신하들에게 이르기를, '내가 전에 공중의 말하는 소리를 들은 바에 의하면 ‘네가 가다가 만나기 어렵고 보기 드문 곳을 보거든 거기에다 집을 짓고 살라’ 하였으니, 

 

我今見 此希有之處(아금견 차희유지처) 我應是中作舍住(아응시중작사주)

내가 이제 이 보기 드문 곳을 발견하였으니, 나는 마땅히 여기에 집을 짓고 살고자 하노라.'

 

卽捨本城 於此山中住(즉사본성 어차산중주)

그리고는 곧 본래 살던 성을 버리고 이 산에 살게 되었으니, 

 

是王初始在是中住 從是已後次第止住(시왕초시재시중주 종시이후차제지주)

이 왕이 최초로 여기에서 살기 시작한 것으로, 이로부터 사람들이 뒤를 이어 차례로 살기 시작하였는데 

 

是王元起造立宮舍(시왕원기조립궁사) 故名王舍城(고명왕사성)

왕이 처음으로 궁전을 만들어 세웠던 까닭에 왕사성(Rājagṛha)이라 불리는 것이니라.

略說王舍城本起竟(약설왕사성본기경) 이제 왕사성의 생겨난 근원=本起를 간략히 설명해 마치노라.


◎ 耆闍崛山中의 해석

▶經 耆闍崛山中(기사궁산중)
▶經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經 “耆闍”名鷲('기사'명취) “崛”名頭('굴'명두)

▶經 기사(gṛdhra)는 鷲=독수리을 말하고, 굴(kūṭa)은 頭=머리를 말하는 것이니,


問曰(문왈) 何以名鷲頭山(하이명취두산)?
묻나니, 어째서 취두산이라 이름하는 것인가?


答曰(답왈) 是山頂似鷲(시산정사취) 王舍城人 見其似鷲故(왕사성인 견기사취고)

共傳言鷲頭山(공전언취두산) 因名之爲鷲頭山(인명지위취두산) 鷲 독수리 취

답하나니, 이 산의 정상이 독수리의 머리를 닮아, 왕사성 사람들이 새매와 같음을 보고 서로 전하여 말하기를 취두산이라 하였기에, 그로 인하여 취두산이라 불리게 되었느니라.

 

復次 王舍城南屍陁林中(부차 왕사성남시타림중) 多諸死人(다제사인)

諸鷲常來噉之(제취상래담지) 還在山頭(환재산두) 時人遂名鷲頭山(시인축명취두산)

또한 왕사성 남쪽의 시타림(Śītavana)에는 시체가 많았는데, 온갖 독수리들이 항상 와서 쪼아 먹고는 다시 산 정상으로 돌아가 머물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취두산이라 부르게 되었고도 하느니라.

 

시타림(屍陀林, Śītavana)= 시타림(屍陀林), 서다림(逝多林), 한림(寒林) 등으로 일컬어짐. 양민 이상의 상위 계급은 화장을 하지만, 천민들은 시체를 그냥 갖다 버리는데, 천민들이 이 산 주변 숲의 서늘한 기운이 있는 곳을 시체 버리는 곳으로 사용하여, 그렇게 천민들이 시체를 갖다 버리는 장소라 하여 한림(寒林)이라 하였으며, 또한 시체들로 인해 두려움으로 머리털에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므로 한림이라 칭하였으며, 인적이 드물었기 때문에 부처님이 이곳을 좋은 수행처라고 생각하고 여기에서 수행을 하셨습니다.  

 

是山於五山中 最高大(시산어오산중 최고대) 多好林水 聖人住處(다호림수 성인주처)

이 산은 다섯 산 가운데서 가장 높고 크며, 산중에는 좋은 숲이 많고 물이 많아 성인이 머무시기에 좋은 만한 곳이었느니라.

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왕사성(王舍城) 머무시다를 풀이함-2

 

◎王舍城의 해석

復次 往古世時(부차 왕고세시) 此國有王名婆藪(차국유왕명바수)

心厭世法 出家作仙人(심염세법 출가작선인)

또한 옛날에 이 나라에 바수(Vasu)라는 왕이 있었는데, 세상을 싫어하여 집을 떠나 선인이 되었나니,

바수(藪 Vasu)= 하늘(天)이라는 뜻.

 

是時居家婆羅門(시시거가바라문) 與諸出家仙人 共論議(여제출가선인 공론의)

이때 집에서 살고 있는 거가 바라문들과 집을 떠나 출가한 선인들이 함께 토론(논쟁)을 하게 되었는데, 

 

居家婆羅門言(거가바라문언) 經書云(경서운) ‘天祀中 應殺生噉肉(천사중 응살생담육)

祀 제사 사, 噉 씹을 담
거가 바라문이 말하기를, '경서에 이르기를 하늘에 제사를 드릴 동안에는 살생을 하거나 고기를 먹어도 된다고 하였소.'

 

諸出家仙人言(제출가선인언) 不應天祀中 殺生噉肉(불응천사중 살생담육)

출가한 선인들이 말하기를, '하늘에 제사를 드릴 동안 살생을 하거나 고기를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오.'

共諍云云(공쟁운운) 諸出家婆羅門言(제출가바라문언)

此有大王 出家作仙人(차유대왕 출가작선인) 汝等信不(여등신부)?

이렇게 옳고 그름을 끝없이 다투다가 출가한 바라문이 말하기를 '이 나라의 대왕이 출가하여 선인으로서 수행을 하고 있는바, 그대들은 그의 말이라면 믿겠는가?'

 

諸居家婆羅門言(제거가바라문언) 信(신)

집에 사는 바라문들이 대답하기를, '믿겠소.'

 

諸出家仙人言(제출가선인언) 我以此人爲證(아이차인위증) 後日當問(후일당문)

출가한 선인들이 말했다. '우리는 이 사람을 증인으로 삼아 뒷날 그에게로 가서 물어보도록 합시다.'

(출가한 선인들도 말하기를 “내가 이 분을 증인으로 삼아 나중에 찾아뵙고 물어봅시다.”라고 하였습니다.)

此人爲證(차인위증)=이 사람’이란 앞에서 ‘믿겠소’라고 대답한 사람들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한다.

諸居家婆羅門(제거가바라문) 卽以其夜先到(즉이기야선도) 婆藪仙人所(바수선인소)

모든 집에 사는 바라문들이 그날 밤 먼저 바수 선인이 머무는 곳으로 가서 도착하여,

 

種種問已(종종문이) 語婆藪仙人(어바수선인) 明日論議 汝當助我(명일논의 여당조아)

그리고는 여러 가지를 물은 뒤에 바수 선인에게 말하기를, '내일 토론(논쟁)을 하거니와, 그대는 우리를 도와주십시오.'


如是明旦論時(여시명단론시) 諸出家仙人問 婆藪仙人(제출가선인문 바수선인)

天祀中應殺生噉肉不(천사중 을살생담육부)? 旦 아침 단

이와 같이 하여, 다음날 아침이 되자 출가한 선인들이 바수 선인에게 묻기를,
'하늘에 제사를 드릴 동안에 살생을 해서 고기를 먹어도 되는가?'

 

婆藪仙人言(바수선인언) 婆羅門法(바라문법) 天祀中應殺生噉肉(천사중 응살생담육)

바수 선인이 말하기를, '바라문의 법에는 하늘에 제사를 드릴 동안에 살생을 해서 고기를 먹어도 좋다 하였소.'

 

諸出家仙人言(제출가선인언) 於汝實心云何(어여실심운하)?

應殺生噉肉不(응살생담육부)?

출가한 선인들이 묻기를, '그대의 참 마음이라면 어떠한가? 정말 살생을 해서 고기를 먹어도 좋은가?'

 

婆藪仙人言(바수선인언) 爲天祀故 應殺生噉肉(위천사고 응살생담육)

바수 선인이 말하기를, '하늘에 제사를 올리기 때문에 살생을 하고 고기를 먹어도 좋소.

 

此生在天祀中死故 得生天上(차생재천사중사고 득생천상)

그 생명은 하늘 제사로 인해 죽었으므로 하늘에 태어나게 되는 것이오.'


諸出家仙人言(제출가선인언) 汝大不是(여대불시) 汝大妄語(여대망어)

출가한 선인들이 입을 모아 말하기를, '그대는 크게 틀렸고, 그대는 큰 거짓말을 하였다.'

 

卽唾之言(즉타지언)  罪人滅去(조인멸거) 唾 침 타 한자

그리고는 땅에 침을 뱉으면서 말하기를, '죄인아, 이 땅을 떠나거라.'

是時 婆藪仙人(시시 바수선인) 尋陷入地沒踝(심함입지몰과)

是初開大罪門故(시초개대죄문고)

尋 찾을 심, 陷 빠질 함, 踝 복사뼈 과
그러자 바수 선인의 몸이 땅으로 빠져들어 복사뼈까지 묻히었으니, 이것은 처음으로 대죄의 문을 연 때문이었다.

(이러함이 처음으로 큰 죄(殺生重罪)를 지어 지옥문이 열린 까닭입니다.)
 
諸出家仙人言(제출가선인언) 汝應實語(여응실어) 若故妄語者(약고망어자)

汝身當陷入地中(여신당함입지중)

출가한 선인들이 말하기를, '그대는 당연히 實語=바른 말을 하여야 하거늘, 만일 고의로 거짓말을 하였다면 그대의 몸이 땅속으로 빠져 들어갈 것이니라.'

 

婆藪仙人言(바수선인언) 我知爲天故殺羊(아지위천고살양) 噉肉無罪(담육무죄)

바수 선인이 말하기를, '나는 하늘을 위하는 제사를 올리는 까닭에 염소를 잡아 그 고기를 먹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알고있오.'


卽復陷入地至膝(즉부함입지지슬) 如是漸漸稍沒至腰(여시점점초몰지요)

至頸(지경)  稍 점점 초. 頸 목 경

말이 끝나자마자 곧 무릎까지 빠져들게 되었으며, 이와 같이 차츰차츰 빠져들어 허리까지 이르고 목까지 이르니, 

 

諸出家仙人言(제출가선인언) 汝今妄語 得現世報(여금망어 득현세보)

출가한 선인들이 말하기를, '그대는 지금 거짓말을 하여 현세의 과보를 받는 것이지만 

 

更以實語者(갱이실어자) 雖入地下(수입지하) 我能出汝(아능출여)

令得免罪(영득면되)

다시 진실한 말을 한다면 비록 땅속까지 들어갔더라도 우리들은 그대를 건져낼 수 있느니라.'


爾時 婆藪仙人 自思惟言(이시 바수선인 자사유언)

我貴重人 不應兩種語(아귀중인 불응양종어)

그때 바수 선인이 스스로 생각(사유)하기를, ‘나는 존귀한 사람이니, 두 가지 말을 할 수가 없다. 

 

又婆羅門 四圍陁法中(우바라문 사위타법중) 種種因緣 讚祀天法(종종인연 찬사천법)

我一人死 當何足計(아일인사 당하족계) 陁 비탈질 타

또한 바라문의 4위타의 가르침에서 갖가지 인연으로 하늘에 제사하는 법을 찬탄하고 있으니, 이 가르침을 어기는 일이 나 한 사람 죽는 일과 어찌 비교가 되랴.’

(또 바라문의 네 가지 베다[韋陀 Veda 범보천(梵輔天)]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냄으로써 갖가지 복을 받게 됨을 찬탄하고 있다. 나 하나 죽는 것쯤이야 아무렇지도 않거니와 마땅히 다른 계책이 어디 또 있으랴?”라고 하고는, )

 

一心言(일심언) 應天祀中殺生 噉肉無罪(응천사중살생 담육무죄)

그리고는 일심으로 모아 말하기를, '하늘에 제사를 드리면서 살생하고 고기를 먹어도 죄가 되지 않소이다.'


諸出家仙人言(제출가선인언) 汝重罪人(여중죄인) 催去(촉거) 不用見汝(불용견여)

催 재촉할 최

출가한 선인들이 말하기를, '그대는 중한 죄를 범하였으니, 빨리 사라져라. 그대를 더 볼 필요가 없다.'

 

於是擧身沒地中(어시거신몰지중) 이에 온몸이 땅속으로 빠져들었으니,

(말이 끝나자마자 땅이 그의 몸을 삼켜버리는 것이었습니다.)

 

從是以來乃至今日(종시이래내지금일) 常用婆藪仙人王法(상용바수선인왕법)

於天祀中殺羊(어천사중살양)

이러한 일이 있게 된 뒤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항상 바수 선인의 법에 따라 하늘에 제사를 드리면서 염소를 죽이는데, 

 

當下刀時言(당하도시언) 婆藪殺汝(바수살여)
칼을 칠 적에는 ‘바수가 너를 죽인다’라고 외치게 되었느니라.

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중 왕사성(王舍城)에 머무시다를 풀이함-1

왕사성(王舍城, Rājagṛha)= 고대 인도의 사대 강국 중의 하나인 마가다국의 수도이며 당시로서는 가장 번성하고 가장 새로운 경향의 도시였다. 이 도시는 구(舊)왕사성과 신(新)왕사성의 둘로 나뉘어 있고, 구도(舊都)는 산성(山城)이라 불리고 현재는 인도 최고의 석조건축으로서 그 자리가 남아 있을 뿐이다.

 
. 住王舍城(주왕사성) 왕사성에 머무시다.

. 今當說(금당설) 이제부터 설명하리라.

◎'住=머묾'의 해석

問曰(문왈) 何以不直說(하이불직설) 般若波羅蜜法(반야바라밀법)

而說“佛住王舍城”(이설 '불주왕사성')?
묻나니, 어찌하여 바로 반야바라밀의 법(가르침)을 바로 말하지 않고, 부처님께서 왕사성(Rājagṛha)에 머무셨다고 말하는 것입니까? 


答曰(답왈) 說方 時 人 令人心生信故(설방 시 인 영인심생신고)

답하나니, 장소(위치)=方과 때와 사람을 말해 줌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믿음의 마음이 일어나게끔 하고자 하기 때문이니라.

 

云何名“住”(운하명 '주')? 그렇다면 무엇을 머무심=住라고 하는 것입니까? 

 

四種身儀(사종신의) 坐 臥 行 住 是名住(좌 와 행 주 시명주)

몸의 네 가지 거동이니, 즉 앉고 눕고, 다니고 멈추는 것을 머문다고 하느니라.

(4종(種)으로 된 몸의 위의(威儀)가 있나니, 앉고 눕고 걷고 가만히 머물러 있는 것으로 이러한 뜻에서 “왕사성(王舍城 Rājagṛha)에 머무시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又以怖魔軍衆(우이포마군중) 自令弟子(자령제자)

歡喜入 種種諸禪定故(환희입 종종제선정고) 在是中住(재시중주)

또한 마군의 무리를 두려워 떨게 하고, 제자들을 기쁘게 해서 갖가지 선정에 들게 하고자 여기에 머무시는 것이었느니라.


復次 三種住(부차 삼종주) 天住 梵住 聖住(천주 범주 성주)

또한 三種住=세 가지 머무름이 있으니, 하늘의 머무름=天住(divyavihāra)ㆍ범왕의 머무름=梵住(brāhma-vihāra.)ㆍ성인의 머무름=聖住(ārya-vihāra)이니, 

 

六種欲天住法 是爲天住(육종욕천주법 시위천주) 6욕천에 머무는 것은 하늘의 머무름이요, 

(욕계(欲界)의 여섯 하늘에 머무는 현상과 작용(法)은 하늘의 머묾이요,)

 

梵天等乃至 非有想 非無想天住法(범천등내지 비유상 비무상천주법)

是名梵住(시명범주)

범천에서 비유상비무상천에 이르기까지 머무는 것은 범왕의 머무름이요, 

(범천을 비롯하여 무색계의 비유상비무상처천(非有想非無想處天)에까지 머무는 현상과 작용(法)은 “범천의 머묾”이라 하며, )

 

梵天(범천, Brahma sahāpati) 인도사상에서 만유의 근원인 브라만을 신격화 한 것으로, 불교에서는 이 신이 사는 하늘을 초선(初禪)의 경지에 대비시킨다.

인도 후기 베다 시대의 힌두교 주요 신의 하나였으나 종파적 신앙이 대두됨에 따라 브라마는 점차 비슈누와 시바에게 가려지게 되었다. 우주의 궁극적 실재로서 중성(中性)인 브라만과 달리 남성으로 표현되는 브라마는 베다의 창조신 프라자파티와 연관되어 있고, 뒤에는 프라자파티와 동일시되었다. 브라마는 황금알에서 태어나 땅과 그 위의 모든 것을 차례로 창조했다고 한다. 후대의 종파적 신화들에서는 그가 비슈누의 배꼽에서 피어난 연꽃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고전 시대에 다양한 종파의 전통을 통합하려 했던 시도는 비슈누·시바·브라마를 눈에 보이지 않는 최고신의 세 형태로 생각한 삼신일체 사상에 명백히 나타나 있다.
7세기에 정통 힌두교를 내세우는 스마르타교가 브라마를 빼고 다른 다섯 신을 숭배하기 시작하면서 그는 권능을 상실했다. 오늘날 브라마만을 숭배하는 교단이나 종파는 없고, 그에게 봉헌된 사원도 거의 없다. 유일한 사원이 아즈메르(라자스탄 주) 근처 푸슈카르에 있다. 하지만 시바와 비슈누를 모시는 사원에서는 반드시 브라마 신상을 모시고 있다. 브라마는 예술 작품에서 흔히 4베다(인도 최초의 성전), 4유가(세계의 1순환기를 4단계로 구분한 것 중의 한 시대)와 4바르나(사회계급)를 상징하는 4개의 얼굴을 지닌 것으로 묘사된다. 그는 4개의 팔에 제의도구, 염주, 책을 든 채 연화좌나 그의 탈 것인 백조(haṃsa) 위에 앉거나 서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의 부인들인 사비트리와 사라스바티가 같이 등장하기도 한다. 회화에서는 누런 피부색에 흰 옷과 화환을 걸친 모습으로 묘사된다.

비유상비무상천(非有想非無想天, naivasaṃjñānâsaṃjñāyatanaṃ)= 무색정의 마지막 경지로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경지’라는 뜻이다.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라고도 한다.

 

諸佛 辟支佛 阿羅漢住法(제불 벽지불 아라한주법) 是名聖住(시명성주)

부처님ㆍ벽지불ㆍ아라한들이 머무는 것은 성인의 머무름이니라. 

(모든 부처님을 비롯한 벽지불 아라한 등이 머무는 현상과 작용(法)은 “성인의 머묾”이라고 부릅니다.)

 

於是三住法中(어시삼주법중) 住聖住法(주성주법) 憐愍衆生故(연민중생고)

住王舍城(주왕사성)

이 세 가지 머무름 중에서 성인의 머무름에 머무르셨으니,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시는 까닭에 왕사성에 머무신 것이니라.

 

復次 布施持戒善心三事(부차 보시지계선심삼사) 故名天住(고명천주)

또한 보시ㆍ지계ㆍ착한 마음의 세 가지를 갖춘 까닭에 하늘의 머무름이라 하나니, 

 

慈悲喜捨四無量心(자비희사사무량심) 故名梵住(고명범주)

자ㆍ비ㆍ희ㆍ사의 4무량심(catur apramāṇacitta)을 갖춘 까닭에 깨끗한 하늘에 머무름=梵住(범왕의 머무름)이라 하고, 

 

空 無相 無作(공 무상 무작) 是三三昧 名聖住(시삼삼매 명성주)

聖住法 佛於中住(성주법 불어중주)

공ㆍ무상ㆍ무작의 세 가지 삼매를 성인의 머무름이라 하나니, 부처님은 성인의 머무름에 머무셨나니라.

(공(空) 무상(無相) 무작(無作)의 세 가지 삼매를 통해 중도(中道)에 머무는 것을 “성인의 머묾”이라 부르며, 성인(聖人)으로 머물게 되는 현상과 작용(法)을 통해 부처님께서는 세간에 머물게 되셨던 것입니다.)

 

復次 四種住(부차 사종성) 天住梵住聖住佛住(천주범주성주불주)

三住 如前說(삼주 여전설)

또한 네 가지 머무름이 있으니, 하늘의 머무름ㆍ범왕의 머무름ㆍ성인의 머무름ㆍ부처의 머무름=佛住(buddhavihāra)이니,
세 가지 머무름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고, 

 

佛住者(불주자) 首楞嚴等 諸佛無量(수능엄등 제불무량)

三昧 十力 四無所畏 十八不共法(삼매 십력 사무소외 십팔불공법)

一切智等 種種諸慧(일체지등 종종제혜) 及八萬四千法藏度人門(급팔만사천법장도인문)

부처의 머무름이란 수릉엄 등 부처님들의 한량없는 삼매ㆍ10력ㆍ4무소외ㆍ18불공법ㆍ일체지를 비롯한 모든 지혜와 8만 4천 가지 법장으로 사람들을 제도하는 법문이니라.

 

수능엄(首楞嚴) : “능엄(楞嚴)”이란 산스크리트어 “수람가마(suramgama)”의 의역으로 뜻은 “장벽(障壁)을 허물다. 장애(障碍)를 무너뜨리다.”라는 뜻입니다. 수능엄(首楞嚴)은 “중생이 거친 마음(覺)과 오욕(五慾)에 물들어 생각이 산란한 마음(觀)이라는 장벽을 물리치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또는

수능엄(首楞嚴)의 수능(首楞)이란 모든 것에 구경(究竟)임을 뜻하고, 엄(嚴)이란 견고(堅固)함을 뜻하며, 이와 같이 모든 것에 구경이요 견고한 것이 수능엄이니, 이것은 바로 불성(佛性), 여래장성(如來藏性) 등을 의미합니다. 또는

수릉엄(首楞嚴, śūrañgama)=부처가 얻는 삼매의 이름으로, 건상(健相), 건행(建行), 일체사경(一切事竟)으로 의역하기도 함.

4무소외(無所畏, catur vaiśāradya)= 무외(無畏, vaiśāradya)란 법을 설함에 있어서 흔들림 없는 자신감을 말한다. ①‘나는 정등각자이다’라고 알아, 현실세계를 고제(苦諦)라고 명언함에 두려움이 없음(正等覺無畏, samyaksambuddha-vaiśāra- dya), ②‘나의 번뇌는 다했다’라고 알아, 고의 원인이 되는 번뇌를 모두 단절했다고 명언함에 두려움이 없음(漏永盡無畏, āsravakaṣaya-vaiśāradya), ③‘나는 길을 장애하는 원인인 번뇌를 설했다’라고 알아, 끊어야 할 번뇌를 설함에 두려움이 없음(說障法無畏, antarāyikadharmākhyāna-vaiśāradya), ④‘나는 제자들을 위해 출리의 길을 설했다’라고 알아, 번뇌의 단멸에 이르는 길을 설함에 두려움이 없음(說出苦道無畏, nairyāṇikapratipadākhyāna-vaiśāradya)이다.

18불공법(不共法, aṣtādaśa āveṇika buddha-dharma) 부처님에게만 있는 열여덟 가지 뛰어난 특징이다. 곧 10력(力)ㆍ4무외(無畏)ㆍ3념주(念住)ㆍ대비(大悲)의 열여덟 가지를 말한다.

 

如是等種種 諸佛功德 是佛所住處(여시등종종 제불공덕 시불소주처) 佛於中住(불어중주)

이와 같은 갖가지 부처님의 공덕이 부처님께서 머무시는 곳이니, 부처님께서는 이 가운데에 머물러 계시는 것이니라.

 

略說“住”竟(약설'주'경) “王舍城”者('왕사성'자)

왕사성(Rājagṛha)에 머무시다.”를 간략하게 설명하여 마치노라.   

 

◎王舍城의 해석
問曰(문왈) 如舍婆提 迦毘羅婆(여사바제 가비라바) 波羅柰大城(바라내대서)

皆有諸王舍(개유제왕사) 何以故 獨名此城爲王舍(하이고 독명차성위왕사)?

묻나니, 사바제(Śrāvastī, 슈라바스티)나 가비라바(Kapiavastu, 카필라바스투)나 바라내(Vārāṇasi, 바라나시)등의 성에도 모두 왕들이 사는 성=王舍가 있거늘 어찌하여 이 성만을 왕사라 하는 것입니까?

 

사바제(舍婆提, Śrāvasti) 코살라국의 수도. 사위성(舍衛城) 혹은 사위국(舍衛國)이라고도 한다. 석존께서 가장 많이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대 인도의 코살라(Kosala)국에 속했던 도시이다. 불교 발생 당시에는 바사닉(波斯匿)왕 아래에서 정치ㆍ경제의 중심지로 번영했지만 코살라 왕국이 멸망하자 쇠퇴했다. 사바제성(舍婆提城)ㆍ시라발제(尸羅跋提)ㆍ실라벌실저(室羅伐悉底)ㆍ실라벌국(室羅筏國)ㆍ실라발성(悉羅跋城)이라고도 한다.

가비라바(迦毘羅婆, Kapilasastu)= 석존의 탄생지이다.

바라내(波羅奈, Vārāṇasī)= 바라나시(Bārāṇasī)의 음사. 송(宋) • 원(元) • 명(明)의 세 판본에는 ‘나(奈)’로 되어 있으며, 빨리어 원음에 비추어 볼 때 ‘나(奈)’로 표기하는 것이 더 원음에 가까우며, 붓다시대 바라나시(지금의 베나레스)는 까시(Kāsi)국의 수도였다. 따라서 바라내국(波羅㮈國)으로 번역한 것은 잘못된 것임.


答曰(답왈) 有人言(유인언) 是摩伽陁國王有子(시마가타국왕유자)

一頭 兩面 四臂(일두 양면 사비)

답하나니,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 마가다국의 왕이 아들을 낳았는데 머리는 하나에 얼굴은 둘, 팔은 넷이었으니,

 

時人以爲不祥(시인이위불상),王卽裂其身首(왕즉열기신수) 棄之曠野(기지광야)

사람들이 상서롭지 못하다 하여 왕이 곧 그 몸과 머리를 쪼개어 광야에 버리니, 

 

羅剎女鬼名梨羅(나찰여귀명이라) 還合其身而乳養之(환합기신이유양지)

리라(Līlā)라는 나찰녀(羅刹女鬼, 나찰여귀, rakṣasī)가 그 몸을 모아서, 젖을 먹여 길렀으니,

나찰녀(羅刹女鬼, rakṣasī)= 나찰사(羅刹私)라고도 함

 

後大成人(후대성인) 力能幷兼諸國(역능병겸제국) 王有天下(왕유천하)

取諸國王 萬八千人 置此五山中(취제국왕 만팔천인 치차오산중)

나중에 장성하여 성인이 된 뒤, 그 힘이 여러 왕을 합해 놓은 것과 같았으니, 그는 천하를 차지하고는 여러 나라의 왕 1만 8천 명을 모아 이들을 다섯 산으로 둘러싸인= 五山 가운데에 두고는 

 

五山= 왕사성은 백선산(白善山, Paṇḍava)ㆍ영취산(Gṛdhakūṭa, Gijjhākūṭa)ㆍ부중산(負重山, Vebhāra)ㆍ선인굴산(仙人堀山, Isigili)ㆍ광보산(廣普山, Vepulla)의 다섯 산에 둘러싸여 있다. 

 

以大力勢 治閻浮提(이대역세 치염부제) 閻浮提人(염부제인)

因名此山 爲王舍城(인명차산 위왕사성)

큰 세력으로 염부제를 다스렸으니, 염부제의 사람들은 이러한 까닭에 이 다섯 산의 가운데 산을 왕사성이라 하며,

 

復次 有人言(부차 유인언) “摩伽陁王 先所住城(마가타왕 선소주성)

城中失火 一燒一作(성중실화 일소일작) 如是至七(여시지칠)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마가다의 왕이 먼저 살던 성이 있었는데, 성이 불에 타면 다시 짓고 또한 타면 다시 짓기를 일곱 번에 이르니, 

 

國人疲役 王大憂怖(국인피역 왕대우포) 集諸智人 問其意故(집제지인 문기의고)

有言 宜應易處(유언 의응이처)

나라 사람들은 노역으로 몹시 지치었으니, 왕이 매우 걱정하여 지혜로운 사람들을 모아 놓고 화재의 이유와 그들의 생각을 물으니, 어떤 사람이 ‘터를 옮기시오’라고 말하여,

 

王卽更求住處(왕즉갱구주처) 見此五山周帀如城(견차오산주잡여성)

卽作宮殿於中止住(즉작궁전어중지주) 以是故名王舍城(여시고명왕사성)
왕은 곧 살 곳을 다시 구하다가 이 다섯 개의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성과 같음을 보고는 여기에 궁전을 짓고 살기 시작하니, 이 까닭에 왕사성이라 하게 되었다고 하기도 하며,   

大智度初品摠說如是我聞釋論第二卷第二
龍樹菩薩造 용수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4. 초품 중 바가바(婆伽婆)를 풀이함(大智度初品中婆伽婆釋論第四)-12

 

汝言無一切智人(여언무일체지인) 有是言而無義(유시언이무의) 是大妄語(시대망어)

實有一切智人(시유일체지인)

그대가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 없다”고 말하였으나, 이것은 말은 있으되 뜻=義(정의)가 없으니 크게 망령된 말이며, 실로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 계시는 것이니, 

 

何以故(하이고) 得十力故(득십력고) 知處非處故(지처비처고)

왜냐하면 십력을 얻으셨기 때문이며, 바른 곳=處와 바르지 않은 곳=非處를을 알기 때문이며, 

(십력(十力)을 얻으셔서, 일체법에 대해 이치에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에 대해 여실하게 아시기 때문에,)

10력을 얻는다면 일체지인이라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知因緣業報故(지인연업보고) 知諸禪定解脫故(지제선정해탈고)

인연과 업보를 알기 때문이며, 선정과 해탈을 알기 때문이며, 

(다른 중생의 과거 미래 현재의 업(業)과 모든 겪게 될 현상과 작용(法)에 대해서 여실하게 아시고, 업(業)을 지음으로 인해 가게 될 곳과 업(業)의 인연과 업의 과보를 아시며,

온갖 선정(禪定) 해탈(解脫) 삼매(三昧) 정(定)을 분별하여 여실하게 아시기에,)

 

知衆生根善惡故(지중생선근악고) 知種種欲解故(지종종욕해고)

중생 근기의 착하고 악함을 알기 때문이며, 갖가지 욕심과 견해를 알기 때문이며, 

(중생이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명백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것(根)이 선(善)과 악(惡)에 의한 것임을 여실하게 아시기 때문이며, 다른 중생의 여러 가지 탐욕과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여실하게 아시기 때문이며,)

 

知種種世閒 無量性故(지종종세간 무량성고) 知一切至處道故(지일체지처도고)

갖가지 세간의 한량없는 성품을 알기 때문이며, 온갖 것이 마침내 이르는 길을 알기 때문이며, 

(세간에 있는 여러 가지 무수(無數)한 나름의 맨 처음 본바탕(自性)을 여실하게 아시기 때문이며,

일체중생이 이르게 되는 곳과 생사고해 벗어날 수 있게 하는 참된 길(道)을 여실하게 아시기 때문이며,)

 

先世行處 憶念知故(선세행처 억념지고) 天眼分明得故(천안분명득고)

전생에서 행한 곳을 알기 때문이며, 천안을 분명히 얻었기 때문이며, 

(여러 가지 숙명(宿命)으로 어떤 모습을 받고 어떠한 인연으로 한 생 두 생 내지는 백 천(百千)생에 이르게 되고, 겁(劫)의 처음에서 겁(劫)이 다할 때까지를 여실하게 다 알고, 내가 저 중생 가운데 태어나 이와 같은 가문에 이와 같은 이름으로 이와 같은 음식을 먹으며 이와 같은 고락(苦樂)을 맛보면서 수명(壽命)의 길고 짧음에 대해서 여실하게 알며, 저 쪽 세간에서 죽어서 이 쪽 세간에 환생하며, 이 세간에 태어나면 어떤 가문에 태어나 어떠한 이름을 받고 먹는 음식과 고락(苦樂) 맛보는 것과 수명(壽命)의 길고 짧음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여실하게 아시기 때문에,

부처님의 천안(天眼)은 맑고 깨끗하여 온갖 천안을 뛰어넘어 중생의 죽을 때와 태어날 때, 잘생기고 못생긴 것, 크고 작음,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게 되는 것과 삼선도(三善道)에 떨어지게 되는 것을 보고, 이와 같이 업(業)의 인연으로 받게 되는 과보를 보며, 온갖 중생이 몸의 업(業)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는 과보를 보고, 입의 업(業)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는 과보를 보며, 생각의 업(業)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는 과보를 보고, 성인(聖人)을 허물어뜨리고자 비방하여 받게 되는 삿된 견해의 업(業)에 의한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져 죽게 될 적에 곧장 악도(惡道)로 들어가 지옥에 태어나게 되는 것임을 보며, 이렇게 온갖 중생이 착한 몸의 업(業)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는 과보를 보고, 착한 입의 업(業)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는 과보를 보며, 착한 생각의 업(業)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는 과보를 보고, 성인(聖人)을 비방하지 아니하여 받게 되는 뒤바뀌지 않는 바른 견해의 업(業)에 의한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져 죽게 될 적에 곧장 선도(善道)에 들게 되어 하늘에 나는 것임을 여실하게 아시기 때문에,)

 

知一切漏盡故(지일체누진고) 淨不淨 分明知故(정부정분명지고)

온갖 누(번뇌)가 다했음을 알기 때문이며, 깨끗함과 깨끗하지 못함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며, 

 

說一切世界中 上法故(설일체세계중 상법고) 得甘露味故(득감로미고)

온갖 세계에서 상품의 법을 말씀하기 때문이며, 감로의 맛(amṛtarasa)을 얻었기 때문이며, 

 

得中道故(득중도고) 知一切法若有爲(지일체법약유위) 若無爲實相故(약무위실상고)

永離三界欲故(영리삼계욕고)

중도의 법을 얻었기 때문이며, 온갖 법의 유위와 무위의 실상을 알기 때문이며, 삼계(욕계, 색계, 무색계)의 욕심을 영원히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중도(中道)를 통해서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터득할 수 있도록 하시기 때문에, 일체법에 있어 생주멸(生住滅)이라는 유위(有爲)가 무상(無常)하여 “고(苦)”이고 생주멸(生住滅) 없는 무위(無爲)가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인 줄 아시기 때문에, 영원토록 삼계(三界)를 여의려면 오욕(五欲)을 여의어야 하는 줄 아시기 때문입니다.)

 

如是種種因緣故(여시종종인연고) 佛爲一切智人(불위일체지인)

이와 같은 갖가지의 인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일체지를 갖춘 분이니라.

 

問曰(문왈) 有一切智人 何等人是(유일체지인 하등인시)?
묻나니,
일체지를 갖춘 분이란 어떤 사람인가?

(일체지인(一切智人)이 있다면, 어떠한 분이 그렇다는 것입니까?)

答曰(답왈) 是第一大人(시제일대인) 三界尊 名曰佛(삼계존 명일불)
답하나니, 이 분은 세상에서 으뜸가는 어른이시며, 삼계의 존귀하신 분이니, 부처님이라 부르는 것이니라.


如讚佛偈說(여찬불게설) 마치 부처님을 찬탄한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頂生轉輪王(정생전륜왕) 如日月燈明(며일월등명)

전륜성왕의 정수리로부터 나시어, 마치 해와 달처럼 불법의 광명=燈을 밝히시고자
釋迦貴種族(석가귀종족) 淨飯王太子(정반왕태자)
석가족의 귀하신 종족이며, 정반왕의 태자님으로 (태어남) 이시었네.


生時動三千(생시동삼천) 須彌山海水(수미산해수)
태어나실 때엔 삼천세계와 수미산과 바닷물이 진동하였으니
爲破老病死(위파노병사) 哀愍故生世(애민고생세)
늙음과 죽음을 부수기 위하여, (중생을) 애민하시는 까닭에 세상에 나셨네.

 

生時行七步(생시행칠보) 光明滿十方(광명만시방)
나시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으시니, 광명이 시방에 가득 차고
四觀發大音(사관발대음) 我生胎分盡(아생태분진)
사방을 돌아 보면서 크게 외치시니,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 몸 받아 태어나는 것이로다.’


成佛說妙法(성불설묘법) 大音振法鼓(대음진법고)
부처를 이루시어 묘한 법을 설하여, 큰 소리로 법의 북 울리니(으뜸가는 참된 가르침 펴시니)
以此覺衆生(이차각중생) 世閒無明睡(세간부명수)
이로써 중생과 세간의 무명의 잠을 깨워 주셨네.

(이러함으로 중생이 오개(五蓋)에 덮인 거친 마음에서 깨어나게 되고, 세간을 무명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하셨습니다.)


如是等種種(여시등종종) 希有事已現(희유사이현)
이 같은 갖가지 희유한 일들을 이미 나타내시니
諸天及世人(제천급세인) 見之皆歡喜(견지개환희)

하늘과 세상 사람들 이를 보고 모두 환희하더라.


佛相莊嚴身(불상장엄신) 大光滿月面(대광만월면)
부처님의 장엄하신 몸, 큰 광채, 보름달 같은 얼굴
一切諸男女(일체제남녀) 視之無厭足(시지무염족)
남자나 여자나 어느 누구도 이를 보아 싫증내는 일 없네.

(부처님 몸은 32상호(相好)로 바르게 꾸며져 있고, 크나큰 빛은 보름달처럼 밝으셔서

모든 남자와 여자들, 보는 이마다 싫증이 없이 흡족해 합니다.)


身乳餔力(생신유포력) 勝萬億香象(승만억향상) 餔 새참 포, 저녁밥 포
태어나신 몸을 젖먹이여 기르신 힘, 만 억 마리의 향내 나는 코끼리보다 세며
神足力無上(신족력무상) 智慧力無量(지혜력무량)
신통의 힘이 위가 없으시고, 지혜의 힘 한량없으시네.


佛身大光明(불신대광명) 照曜佛身表(조요불신표)
부처님 몸의 대 광명은, 부처님 몸의 바깥을 밝게 비추어 빛나게 하니
佛在光明中(불재광명중) 如月在光裏(여월재광이)
부처님이 광명 속에 계심이, 마치 보름달이 광명의 복판에 든 것 같도다.


種種惡毀佛(종종악훼불) 佛亦無惡想(불역부악상)
갖가지 욕설로 부처님을 훼방하여도, 부처님은 싫어하는 생각 조금도 없으셨고
種種稱譽佛(종종칭예불) 佛亦無憙想(불광무희상)
갖가지 명예로운 이름으로 칭찬하여도, 부처님은 기뻐하는 생각 없으셨어라.


大慈視一切(대자시일체) 怨親等無異(원친등무이)
거룩하신 자비로 일체(모든 중생)를 굽어 보시고, 원수도 친척도 균등하게 다름이 없으셨으니,
一切有識類(일체유식류) 咸皆知此事(함개지차사)
일체의 의식(생각) 있는 무리들, 모두 다 이 일을 알고 있도다.


忍辱慈悲力(인욕자비력) 故能勝一切(고능승일체)
인욕과 자비의 거룩한 힘 있기에, 능히 모든 것에 뛰어나셨지만
爲度衆生故(위도중생고) 世世受勤苦(세세수근고)
중생을 건지기 위하여, 세세(태어나실 적마다)에 온갖 고통을 받으시었네.


其心常一定(기심상일정) 爲衆作利益(위중작이익)
그 마음 항상 일정하시어, 중생에게 이로움 더해주시고자 하신
智慧力有十(지혜력유십) 無畏力有四(무외력유사)
지혜의 힘은 열 가지요, 두려움 없음의 힘은 네 가지라.


不共有十八(불고유십팔) 無量功德藏(무량공덕장)
함께하지 않는 특성이 열여덟이니(십팔불공법), 무량한 공덕이라는 법장(法藏)을 지니셨으니  
如是等無數(여시등무수) 希有功德力(희유공덕력)
이렇듯 헤아릴 수 없는 희유한 공덕의 힘 갖추셨네.


如師子無畏(여사자무외) 破諸外道法(파제외도법)
마치 사자가 두려움 없듯이, 모든 외도의 법(가르침)을 무찌르고
轉無上梵輪(전무상범륜) 度脫諸三界(도탈제삼계)
위없는 청정한 법의 바퀴를 굴리시어, 삼계의 중생을 건져 주시네.

 

是名爲婆伽婆(시명위바가바)
이러하기에 “바가바(bhagavat)”라 부르는 것이니,

 
婆伽婆義無量(바가바의무량)若廣說則廢餘事(약광설즉폐여사)以是故略說(이시고약설)
바가바(bhagavat)를 정의하자면 한량이 없으니, 자세히 풀이하자면 다른 불사를 폐해야 되는, 이러한 까닭에 간략하게 말씀드릴 뿐이니라.

大智度初品摠說如是我聞釋論第二卷第二
龍樹菩薩造 용수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4. 초품 바가바(婆伽婆) 풀이함(大智度初品中婆伽婆釋論第四)-11

 

問曰(문왈) 佛自說佛法 不說餘經(불자설불법 불설여경)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佛法만 말씀하시나, 다른 경서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않으셨으니,

 

若藥方 星宿 算經世典(약약방 성숙 산경세전) 如是等法(여시등법)

약 짓는 법=藥方文(bhaiṣajya)ㆍ천문학ㆍ수학이나 세속의 경제학과 정치학 등이니, 

 

若是一切智人(약시일체지인) 何以不說(가이불설)?

以是故 知非一切智人(이시고 지비일체지인)

만일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라면 이와 같은 가르침들을 무슨 이유로 말하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까닭으로 일체지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答曰(답왈) 雖知一切法(수지일체법) 用故說 不用故不說(용고설 불용고불설)

有人問故說(유인문고설) 不問故不說(불문고불설)

답하나니, 비록 온갖 법을 다 아셨지만 필요하기에 말씀하시고, 필요하지 않았기에 말씀이 없으셨던 것이니, 묻는 이가 있기 때문에 말씀하셨으나 묻는 이가 없기 때문에 말씀하지 않으셨던 것이니라.

 

復次(부차) 一切法略說有三種(일체법약설유삼종)

또한 일체법에는 간략하게 설하여 대체로 세 가지가 있나니, 

 

一者 有爲法(일자 유위법) 二者 無爲法(이자 무위법)

三者 不可說法(삼자 불가설법) 此已攝一切法(차이섭일체법)

첫째는 유위법이요, 둘째는 무위법이며, 셋째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법=不可說法으로, 이러한 셋에 이미 모든 일체법이 담겨져있느니라.


問曰(문왈) 十四難不答故(십사난물답고) 知非一切智人(지비일체지인)

묻나니, 열네 가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難에 대답하지 않으셨으니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난(難, upārambha)이란 ‘논란,’ ‘이론(異論)’ 등을 의미함.

何等十四難(하등십사난)? 世界及我常(세계급아상) 世界及我無常(세계급아무상)

무엇이 열네 가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가? ‘세계와 나는 항상한 것인가?’ ‘세계와 나는 무상한 것인가?’ 

 

世界及我 亦有常 亦無常(세계급아 역유상 역무상)

‘세계와 나는 항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한 것인가?’

 

世界及我 亦非有常 亦非無常(세계급아 역비유상 역미무상)

 ‘세계와 나는 항상하지도 않고 무상하지도 않은 것인가?’ 

 

世界及我 有邊 無邊(세계급아 유면 무변) 亦有邊 亦無邊(역유변 역무변)

亦非有邊 亦非無邊(역비유변 역미무변)

‘세계와 나는 끝이 있는 것인가?’ ‘끝이 없는 것인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한 것인가?’ ‘끝이 있는 것도 아니요 끝이 없는 것도 아닌 것인가?’ 

 

死後有神去後世(사후유신거후세) 無神去後世(무신거후세)

亦有神去 亦無神去(여유신거 역무신거)

‘죽은 뒤 정신(神, 精神 ātman purusa 자아自我)은 후세를 찾아 가는 것인가?’ ‘정신이 없어도 후세를 찾아 갈 수 있는 것인가?’ ‘가기도 하고 가지 않기도 하는가?’ (정신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인가?)

 

死後亦非有神去 亦非無神去後世(사후역비유신거 역비무신거후세)

是身是神 身異神異(시신시신 신이신이)

‘가는 것도 아니고 가지 않는 것도 아닌가?’ ‘이 몸이 곧 영혼인가?’ ‘몸과 영혼은 서로 다른가?’ 등이니, 

(정신(精神)이 있거나 없거나 찾아가는 것인가?
죽은 뒤에 정신(精神)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데 후세를 찾아가는 것인가?
이 몸이 정신(精神)인 것인가? 몸 따로 정신(精神) 따로 인 것인가?)

 

若佛一切智人(약불일체지인) 此十四難何以不答(차십사난하이부답)?

만약에 부처님이 一切智人=일체지를 갖춘 분이라면 이러한 열네 가지 난문에 어째서 대답하지 않으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此事無實故不答(차사무실고부답)

답하나니, 이 일들은 진실이 없기 때문에 대답치 않으셨던 것이니라. 

 

諸法有常 無此理(제법유상 무차리) 諸法斷 亦無此理(제법단 역무차리)

以是故 佛不答(이시고 불부답)

제법이 항상하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며, 제법이 단절(단멸)된다는 것 역시 이치에 맞지 않으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대답하지 않으셨던 것이니라.

 

譬如人問 搆牛角得幾升乳(비여인문 구우각득기승유) 是爲非問 不應答(시위비문 불응답)

搆 끌 구, 이해 못할 구, 升 되 승, 오를 승

비유하자면 이는 마치 '쇠뿔을 짠다면 몇 되의 우유를 얻을 수 있겠느냐' 하는 따위의 질문과 같으니, 이러함은 질문도 아니거니와 대답해서도 안되는 것과 같은 것이니라.  

 

復次 世界無窮(부차 세계무궁) 如車輪無初無後(여차륜무초무후)

또한 세계는 無窮=끝이 없음이 마치 수레바퀴가 시작도 끝도 없이 구르는 것과 같으니, 처음도 나중도 없음이라.

 

復次 答此無利有失(부차 답차무리유실) 墮惡邪中(타악사중)

또한 이러한 물음에 답을 하게 되면, 이득은 없고 잃어버리는 것만 있어서 사악함 가운데 빠질 뿐이니라. 

(또한, 이러한 질문에 답을 내게 되면 아무런 실속도 없이 트집만 잡히는 것으로 삿된 꾐에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佛知十四難(불지십사난) 常覆四諦 諸法實相(상부사제 제법실상)

부처님은 이 열네 가지 난문이 항상 4제(사성제)와 제법의 실상이 드러나지 못하도록 가리움을 잘 아시기 때문이니,

十四難=14무기의 질문에 빠지면 세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는 뜻.

 

如渡處有惡虫水(여도처유악충수) 不應將人渡(불응장인도)

安隱無患處(안은무환처) 可示人令渡(가시인영도)

마치 건너고자 하는 물속에 惡虫=해로운 벌레들이 있다면 사람들을 건너가라고 하지 않고, 편안하고 안전하여 불안한 걱정이 없는 편안한 곳에서 건너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復次 有人言(부차 유인언) 是事非一切智人(시사비일체지인)

不能解 以人不能知(불능해 이인불능지) 故佛不答(고불부답)

또한 어떤 사람은 '이 일은 온갖 지혜를 갖춘 사람이 아니라면 알지 못한다' 하며,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까닭에 부처님께서 대답하시지 않으셨느니라.


復次 若人無言有 有言無(부차 약인무언유 유언무) 是名非一切智人(시명비일체지인)

一切智人有言有 無言無(일체지인유언유 무언무)

또한 어떤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하여 있다고 하거나, 있는 것에 대하여 없다고 한다면 이는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라 할 수 없다고 말하거니와, 일체지를 갖춘 사람은 있는 것은 있다고 하시고, 없는 것은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이니라. 

 

佛有不言無 無不言有(불유불언무 무불언유) 但說諸法實相(단설제법실상)

云何不名一切智人(운하불명일체지인)?

부처님은 있는 것을 없다고 하지 않으시며, 없는 것을 있다고 하지도 않으시고, 다만 모든 법의 진실한 모습을 말씀하시거늘 어찌 일체지를 갖춘 분이라고 말하지 않으랴!

 

譬如日不作高下(비여일불작고하) 亦不作平地(역불작평지) 等一而照(등일이조)

비유하자면, 마치 해가 높은 곳이나 낮은 곳만을 위하거나, 평지만을 위하지 않고 골고루 비추는 것과 같으니, 

 

佛亦如是(불역여시) 非令有作無(비령유작무) 非令無作有(비령무작유)

常說實智慧光照諸法(상설실지혜광조제법)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있는 것을 없다고 하지도 않으시고, 없는 것을 있다고 하지도 않으셨으니, 항상 진실한 지혜를 말씀하시어 지혜와 광명으로 모든 법을 비추실 뿐이니라.

 

如一道人問佛言(여인도인문불언) “大德 十二因緣佛作耶(대덕 십이인연불작야)?

他作耶(타작야)?

마치 어떤 도인이 부처님께 여쭙기를, '대덕이시여, 12인연은 부처님이 지으신 것입니까, 아니면 다른 이가 지은 것입니까?'

 

”佛言 “我不作十二因緣(불언 아불작십이인연) 餘人亦不作(여인역불작)

이에 부처님께서 대답하시기를, '12인연은 내가 지은 것도 아니요, 다른 이가 지은 것도 아니니라.'

 

有佛無佛(유불무불) 生因緣老死(생인연노사) 是法常定住(시법상정주)

부처님이 (세간에) 계시건 계시지 않건, 태어남은 늙고 죽음의 원인이 된다는 이 법은 항상 결정되어 일정하게 머물러 있는 것이니라. 

 

佛能說 是生因緣老死(불능설 시생인연노사) 乃至無明因緣諸行(내지무명일연제행)

부처님께서는 태어남은 늙고 죽음의 인연이 되며, 나아가 무명이 모든 행(모든 업)의 인연이 됨을 말씀하셨느니라.

무명(無明 avidyā)= 원래 불교철학에 있어서 무명이란 제법에 대한 무지를 의미하지만 여기에서는 법의 존재방식, 곧 그 속성이 알려지지 않는 법의 특성을 가리킨다.

 

復次 十四難中 若答有過罪(부차 십사난중 약답유과죄)

또한 이 열네 가지 난문에 대하여 만약 대답을 하게 되면 허물이 생기는 것이니,

 

若人問(약인문) “石女 黃門兒(석녀 황문아) 長短好醜何類(장단호추하류)?

此不應答 以無兒故(차불은답 이무아고)

마치 어떤 사람이 석녀나 황문(내시)의 아이가 키가 크고 작은지 잘생겼는지 못났는지를 묻는다면 이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않아야 되는 것이, 왜냐하면 둘 다 아이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니라.

석녀(石女, vandhyā=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자

황문(黃門, paṇḍaka)= 내시(內侍), 남근이 제거된 남자 혹은 완전한 남근을 갖추지 못한 자

 

復次 此十四難(부차 차십사난) 是邪見非眞實(시사견비진실) 佛常以眞實(불상이진실)

以是故 置不答(이시고 치부답)

또한 이러한 열네 가지 난문은 삿된 소견에 의한 것이요, 진실이 아니니, 부처님께서는 항상 참되고 진실된 것만을 말씀하시니, 그러므로 대답하지 않으신 채 그대로 두신 것이니라.

 

復次 置不答 是爲答(부차 치부답 시위답)

또한 대답하지 않은 채 그대로 두는 것이 곧 대답이 되는 것으로, 

 

有四種答(유사종답) 一 決了答(일 결료답) 如佛第一涅槃安隱(여불제일열반안은)

네 가지 대답이 있으니, 첫째는 결정되어진 대답으로 ‘마치 부처님의 제일가는 가르침이 열반이자 안온이다’라고 함이요, 

 

二 解義答(이 해의답) 三 反問答(삼 반문답) 四 置答(사 치답)

此中佛以置答(차중불이치답)

둘째는 뜻을 풀이해 정의(뜻)로 대답함이요, 셋째는 (상대의 물음을) 되물어 대답함이요, 넷째는 그대로 두어 대답함이니, 이 중에서 부처님께서는 그대로 두는 것으로 대답하신 것이니라.

大智度初品摠說如是我聞釋論第二卷第二
龍樹菩薩造 용수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4. 초품 바가바(婆伽婆) 풀이함(大智度初品中婆伽婆釋論第四)-10

 

云何知濟(운하지제)? 知易入易度 無波浪惡虫處(지이입이도 무파랑악충처)

무엇이 쉽게 잘 건널 수 있는 곳을 안다는 것인가? 들어가기 쉬운 곳을 알고 건너기 쉬운 곳으로, 물살이 거칠지 않고 해로운 벌레가 없는 곳을 아는 것이니라. 

 

比丘亦如是(비구역여시) 能至多聞 比丘所問法(능지다문 비구소문법)

비구도 그와 같아서 많이 아는 비구에게 가서 법을 물으면 

 

說法者 知前人心利鈍(설법자 지전인심리둔) 煩惱輕重(번뇌경중)

令入好濟 安隱得度(영입호제 안은득도)

법을 연설하는 사람은 묻는 사람의 마음이 영리하고 둔함과 번뇌의 가볍고 무거움을 잘 알아서 건너기 좋은 곳으로 인도해서 편안히 열반을 얻게 하느니라.

 

云何知安隱處(운하지안은처)? 知所住處(지소주처)

無虎狼 師子 惡虫 毒獸(무호랑 사자 악충 독수)

무엇이 편안하고 안온한 곳을 안다는 것인가? 머물고 있는 곳에 호랑이나 사자, 해로운 벌레나 독한 짐승 따위가 없는 것을 아는 것이니, 

 

比丘亦如是(비구역여시) 知四念處安隱(지사념처안은) 無煩惱 惡魔 毒獸(무번뇌 악마 독수)

比丘入此 則安隱無患(비구입차 즉안은무환)

비구도 그와 같아서 4념처를 알아 편안하며, 번뇌의 악마나 독한 짐승이 없음을 아는 것으로, 비구가 여기에 들면 안온하여 근심이 없느니라.

 

云何留乳(운하유유)? 犢母愛念犢子故與乳(독모애념독자고여유) 犢 송아지 독

무엇이 젖을 남겨둠을 안다는 것인가? 어미 소는 송아지를 사랑하기에 젖을 먹이나니, 

 

以留殘乳故(이유잔유고) 犢母歡喜(독모환희) 則犢子不竭(즉독자부갈)

牛主及放牛人 日日有益(우주급방우인 일일유익)

(젖을 짜고 나서) 젖을 남겨 두면 어미 소가 좋아하고 송아지도 목마르는 일이 없으니, 결국 소 주인이나 소치는 사람도 날마다 이익이 있게 되는 것이니라.

 

比丘亦如是(비구역여시) 居士白衣 給施衣食(거사백의급시의식)

비구도 그와 같아서 거사(gṛhapati)나 속인(재가불자)이 의복과 음식을 공양하면 

 

當知節量 不令罄竭(당지절량 불령경갈) 則檀越歡喜(즉단월환희)

信心不絕 受者無乏(신심부절 수자무핍)

罄 빌 경, 罄竭경갈=돈이나 물건 따위가 다 없어짐.

檀越단월= 절이나 스님에게 물건 따위를 봉양하는 일
절제하여 아껴 쓰고 분량=쓰는 양을 알아서, 시주의 재물이 다하지 않게 함으로써 檀越(dāna-pati)=보시하는 이를 기쁘게 하고 신심이 끊이지 않게 하며, 받는 이도 궁핍함이 없게 되느니라.

 
云何知養牛主(운하지양우주)? 諸大特牛 能守牛群故(제대특우 능수우군고)

應養護 不令羸瘦(응양호 불령이수) 羸瘦이수=파리하고 수척함

무엇이 소의 우두머리를 기르는 방법을 안다는 것인가? 모든 소중에 특별히 큰 소는 소 떼를 잘 보호하기 때문에 마땅히 잘 길러서 여위지 않게 하고, 

 

飮以麻油 飾以瓔珞(음이마유 식이영락) 標以鐵角 摩刷(표이철각 마쇄)

讚譽稱等(찬예칭등)

麻油=삼씨기름을 마실 수 있게 하고, 영락=몸에 달개로 꾸며 주고, 무쇠를 덧씌워 표식을 해 주고, 솔로 쓸어 주고, 칭찬하는 말을 해주어야 하느니라.

 

比丘亦如是(비구역여시) 衆僧中 有威德大人(중승중 유위덕대인)

護益佛法 摧伏外道(호익불법 최복외도)

비구도 역시 마찬가지이니, 대중 가운데 위덕이 있는 大人=큰 사람은 불법을 보호해서 이익되게 하고, 외도를 굴복시켜

 

能令八衆 得種諸善根(능령팔중 득종제선근)

隨其所宜 恭敬供養等(수기소의 공경공양등)

8중(천룡팔부 대중)들로 하여금 선근을 얻게 하나니, 그가 원하는 바를 따라 공경 받고 공양 받게 하느니라.

(비구도 이와 같이, 대중 가운데 위덕이 있는 대인은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佛法)을 보호하여 외도들을 꺾어 굴복시키며, 능히 천룡팔부(天龍八部)로 하여금 반야바라밀이라는 혜명(慧命)을 심어 훌륭하게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이 걸림 없고 막힘없는 것인 줄 명백하게 이해하여(善根), 그들이 마땅히 공경(恭敬)하여 공양(供養)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라.)

 

八衆(팔중)=찰제리ㆍ거사ㆍ사문ㆍ바라문ㆍ사천왕ㆍ도리천ㆍ마라ㆍ범천


放牛人 聞此語已(방우인 문차어이) 如是思惟(여시사유)

소먹이는 사람들은 이러한 말씀을 듣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我等所知 不過三四事(아등소지 불과삼사사) 放牛師輩(방우사배)

遠不過五六事(원불과오육사) 今聞此說 歎未曾有(금문차설 탄미증유)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은 서너 가지에 지나지 않았고, 우리들을 가르치는 이들조차 대 여섯 가지에 지나지 않았으나, 이제 이러한 말씀을 들으니 일찍이 없었던 일로 찬탄하지 않을 수 없구나! 

 

若知此事 餘亦皆爾(약지차사 여역개이) 實是一切智人(실시일체지인)

無復疑也(무부의야)

이러한 일조차 이렇게 잘 아신다면 나머지 일들 모두 그러할 것이니, 진실로 이 분은 일체지를 갖춘 분이시로다.’ 그리고는 두 번 다시 아무런 의심이 없게 되었느니라. 

 

是經 此中應廣說(시경 차중응광설) 以是故 知有一切智人(이시고 지유일체지인)

이 경에서는 이에 대해 상세히 말씀하셨으니, 이것으로써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 있음을 알 수 있느니라.


問曰(문왈) 世閒不應有 一切智人(세간불응유 일체지인)

묻나니, 세상에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란 있을 수 없나니, 

 

何以故(하이고) 無見一切智人者(무견일체지인자)

왜냐하면 일체지를 갖춘 사람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간에 일체지인이 계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나니왜냐하면 일체지인을 봤다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答曰(단왈) 不爾(불이) 不見有二種(불견유이종)

不可以不見故 便言無(불가이불견고 편언무)

답하나니, 그렇지 않다. 보지 못하는 것에는 두 종류가 있으니, 보지 못했다 해서 쉽게 말해서 없다고 할 수는 없느니라, 

 

一者 事實有 以因緣覆故不見(일자 사실유 이인연복고불견)

첫째는 실제로 있으나 인연에 가리어진 까닭에 보지 못하는 것이다. 

(첫째 실제로 분명히 있으나 인연에 업(業)의 장애가 가리게 된 까닭에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譬如人姓族初(비여인성족초) 及雪山斤兩(급설산근양)

恒河邊沙數 有而不可知(항하변사수 유이불가지) 斤 도끼 근, 밝게 살필 근,

姓族성족=한 조상에서 시작된 성과 본이 같은 일가

성바지=어떤 성을 가진 사람

비유하건대 사람들의 성바지의 시초나 설산(히말라야 산)의 무게나 항하의 모래 수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것들은 분명히 있으나 헤아려 알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二者 實無 無故不見(이자 실무 무고불견)

둘째는 실제로 없는 것이니, 없기 때문에 볼 수 없는 것으로, 

 

譬如第二頭 第三手(비여제이두 제삼수) 無因緣覆而不見(무인연복이불견)

마치 두 번째의 머리와 세 번째의 손과 같은 것으로, 이러한 것들은 가리어진 인연은 없으나 볼 수가 없다.

(인연에 업()의 장애가 없어도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如是一切智人(여시일체지인) 因緣覆故汝不見(인연복고여불견)

非無一切智人(비무일체지인)

이와 마찬가지로 그대는 일체지를 갖춘 사람을 인연에 가리운 까닭에 보지 못할 뿐,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니라.


何等是覆因緣(하등시복인연)? 未得四信 心著惡邪(미득사신 심착악사)

汝以是因緣覆故(여이시인연복고) 不見一切智人(불견일체지인)

무엇이 가리어진 인연인가? 네 가지 믿음=四信을 얻지 못한 채 마음이 삿된 것에 집착하는 것이니, 그대들은 이 인연의 가리움 때문에 일체지를 갖춘 사람을 보지 못하느니라.

 

사신(四信) : 네가지 신심(信心)으로 근본(진여)을 믿는 것, 부처에게 한량없는 공덕이 있음을 믿는 것, 법의 큰이익이 있는 것, 사문이 바르게 수행하여 자리이타 할 것을 믿는 것.  
일념신해(一念信解)=부처님의 수명이 무량하다는 것을 듣고 한 생각만이라도 믿음을 가지는 것.
약해언취(略解言趣)=영원한 부처님 수명을 듣고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
광위인설(廣爲人說)=다시 널리 듣고, 널리 알아서, 남에게 널리 말해 주고, 널리 공양하면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게 되는 것.
심신관성(深信觀成)=깊이 믿고 스스로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살펴볼 수 있게 되어 불도(佛道)를 이루는 것

또는 신근본(信根本), 신불(信佛), 신법(信法), 신승(信僧)
 

問曰(문왈) 所知處無量故(소지청무량고) 無一切智人(무일체지인)

묻나니, 알아야 할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諸法無量無邊(제법무량무변) 多人和合 尚不能知(다인화홥 상불능지)

何況一人(하황일인)

諸法=모든 법은 한량이 없고 끝이 없어서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알고자 하여도 다 알 수 없거늘 하물며 어찌 한 사람이 다 알겠습니까? 

 

以是故 無一切智人(이시고 무일체지인)

그러므로 일체지를 갖춘 사람이란 없는 것입니다.


答曰(답왈) 如諸法無量(여제법무량) 智慧亦無量 無數無邊(지혜역무량 무수무변)

답하나니, 마치 제법이 끝이 없고 한량이 없듯이 지혜 역시 한량이 없고 셀 수도 없고 끝이 없으니, 

 

如函大蓋亦大 函小蓋亦小(여함대개역대 함소개역소) 函 함 함, 갑옷 함

마치 함(상자)이 크면 뚜껑도 크고, 함(상자)이 작으면 뚜껑도 작은 것과 같느니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