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五卷 第三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5. 초품 왕사성(王舍城) 머무시다를 풀이함-5

問曰(문왈) 何以不護 舍婆提弟子(하이불호 사바제제자) 而多住舍婆提(이다주사바제)?

묻나니, 어째서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출신의 제자들은 보호하지 않으시면서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만 주로 머무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迦毘羅婆弟子多(가비라바제자다)

답하나니,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 출신의 출신의 제자들이 많았으니,  

 

佛初還國(불초환국) 迦葉兄弟千比丘(가섭형제천비구) 本修婆羅門法(본수바라문법)

苦行山閒 形容憔悴(고행산간 형용초췌) 憔 수척할 초, 悴파리할 췌

부처님이 처음 본국으로 돌아오셨을 때에, 가섭 형제 등 천 명의 비구는 본시 바라문의 법을 닦아 산중에서 고행을 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몹시 초췌하였는데, 

 

父王見之(부왕견지) 以此諸比丘(이치제비구) 不足光飾世尊(불족광식세존)

부왕(정반왕)이 이를 보고, 그 비구들로서는 세존을 빛내기에 모자라다 여기시고, 

 

卽選諸釋貴人子弟(즉선제석귀인자제) 兼人 少壯 戶遣一人(겸인 소장호견일인)

强令出家(강령출가)

그리하여 곧 석씨 종족(샤카족)의 귀한 집 자제들이나 그 밖의 사람 가운데 젊고 건강한 사람을 한 집에서 하나씩 뽑아 강제로 출가를 시켰으므로,

 

其中有善心樂道(기중유선심락도) 有不樂者(유불락자) 此諸釋比丘(차제석비구)

不應令還本生處(불응령환본생처)

그들 가운데에는 착한 마음으로 도를 즐기는 이도 있었지만, 즐기지 않는 이도 있었으니, 이러한 비구들을 본국에 돌아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느니라.

*자기 의사와는 관계없이 강제로 출가한 이들 가운데 출가생활을 탐탁치 않게 여기던 이들이 고향에 돌아오면 환속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舍婆提弟子輩 不爾(사바제제자배 불이) 以是故 佛多住舍婆提(이시고 불다주사바제)

不多住 迦毘羅婆(불다주 가비라바)

그러나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출신의 제자들은 그렇지 않았으므로, 그러한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주로 머무셨으며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에는 많이 머물지 않으셨던 것이니라.

 

復次(부차) 出家法應不近(출가법응불근)

親屬 親屬心著 如火 如蛇(친속 친속심착 여화 여사)

또한 출가자의 법으로는 친척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으로, 친척들은 마음에 집착함이 불같고 뱀같으니, 

(친척과 일가권속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에 붙들리게 되면 그 마음이 마치 불과 같고 뱀과 같기 때문입니다.)

 

居家婆羅門子 爲學問故(거가바라문자 위학문고)

尚不應在生處(상불응재생처) 何況出家沙門(하황출가사문)

집에 사는 바라문의 자제들도 학문을 위해서는 집에 머물지 않거늘, 하물며 출가한 사문이겠는가!

 

復次(부차) 如舍婆提城大(여사바제성대) 迦毘羅婆不爾(가비라바불이)

또한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성은 큰 성이지만 가비라성은 그렇지 못하니,

 

舍婆提城九億家(사바제성구억가) 是中若少時住者(시중약소시주자)

不得度多人(불득도다인) 以是故多住(이시고다주)

사바제성에는 9억 호의 가구가 살고 있어서, 여기에 머무시는 시간이 적으면 많은 사람을 제도할 수가 없으므로 자주 머무셨건 것이니라.

*()= 원문(原文)에 구억(九億)으로 되어 있는데고대(古代)의 억()은 십만(十萬)입니다.


復次(부차) 迦毘羅婆城中 佛生處(가비라바성중 불생처) 是中人已久習行(시중인이구습행)

善根熟 利智慧(선근숙 이지혜)

또한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 성은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곳이므로 사람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익히고 닦아 선근이 익어지고 지혜가 예리했으니, 

 

是中佛少時住說法(시중불소시주설법) 不須久住(불수구주) 度已而去(도이이거)

따라서 부처님께서는 여기에서 잠깐만 머물러 설법하시고, 오래 머무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도하시고는 바로 떠나신 것이니라.


舍婆提人 或初習行(사바제인 혹초습행) 或久習行(혹구습행)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 사람들은 처음으로 익히어 행한 이도 있고, 오래 닦아 익힌 이도 있었으며, 

 

或善根熟 或善根未熟(혹선근숙 혹선근미숙)

선근이 익은 이도 있고, 선근이 익지 않은 이도 있었으며, 

 

或利根 或不利根(혹리근 혹불리근)

지혜가 수승한 이도 있고, 지혜가 둔한 이도 있었으며, 

 

多學種種經書故(다학종종경서고) 硏心令利(연심령리) 入種種邪見網中(입종종사견망중)

갖가지 경서를 배워서 마음을 영리하게 연마하였으나, 갖가지의 삿된 소견의 그물에 걸려든 이도 있고 

 

事種種師 屬種種天 雜行人多(사종종사 속종종천 잡행인다)

여러 종류의 스승을 섬기고, 여러 하늘의 권속으로 매이거나, 갖가지 행을 하는 사람이 많았으니, 

 

以是故佛住此久(이시고불주차구)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여기(사바제, 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오래 머무셨던 것이니라.


如治癰師 知癰已熟(여치옹사 지옹이숙) 破出膿 與藥而去(파출농 여악이거)

癰 등창 옹, 膿 고름 농

마치 종기를 치료하는 의사가 종기가 이미 곪았음을 알면, 곧 터뜨려서 고름을 짜내고 약을 주고는 떠나거니와 

 

若癰未熟 是則久住塗慰(약농미숙 시즉구주도위) 慰 위로할 위

종기가 곪지 않았으면 오래 머물면서 치료를 해 주는 것과 같으니,

 

佛亦如是(불역여시) 若弟子善根熟 教化已(약제자선근숙 교화이) 更至餘處(갱지여처)

부처님도 또한 그와 같아서 제자들의 선근이 익어지고 교화가 끝나면 다시 딴 곳으로 가시지만 

 

若可度弟子 善根未熟 則須久住(약가도제자 선근미숙 즉수구주)

제도할 제자들의 선근이 익어지지 않았으면 오래도록 머물러 계시는 것이니라.

 

佛出世閒(불출세간) 正爲欲度衆生(정위욕도중생) 著涅槃境界(착열반경계)

安隱樂處故(안은락처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타나신 뜻은 중생들을 열반의 경계와 안온한 즐거움에 들도록 하고자 함이시니, 

 

是故多住舍婆提(시고다주사바제) 不多住迦毘羅婆(불다주가비라바)

그러한 까닭으로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 오래 머물러 계셨고,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에는 오래 계시지 않으셨던 것이니라.

 

佛於摩伽陁國(불어마가타국) 尼連禪河側(니련선하측) 漚樓頻螺聚落(구루빈나취락)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득아뇩다라삼막삼보리) 成就法身故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의 니련선하(Nairañjanā, 니란자나) 강가에 있는 구루빈나(우루빌라) 마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무상정등각)를 얻어시고는 법신(dharmakāya)을 성취하신 까닭에 

 

多住王舍城(성취법신고 다주왕사성) 왕사성에 오래 머물러 계셨던 것이니라.
 
問曰(문왈) 已知多住王舍城(이지다주왕사성) 舍婆提因緣(사바제인연)

於此二城(어차이성) 何以多住王舍城(하이다주왕사성)?

묻나니, 왕사성과 사바제에 많이 머무신 인연은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 두 성 가운데 어찌하여 왕사성에 더 오래 머물러 계셨던 것입니까?

 

答曰(답왈) 以報生地恩故(이보생지은고) 多住舍婆提(다주사바제)

一切衆生 皆念生地(일체중생개념생지)

답하나니, 태어나신 땅의 은혜를 갚기 위해 사바제에 오래 머무르셨으니, 모든 중생은 모두가 태어난 땅을 생각하나니, 

(법신(法身)이 생기게 된 곳에 대한 고마움을 갚고자 하는 까닭에 대부분 슈라바스티(舍婆提 Śrāvastī)성에 많이 머무르시게 되었던 것인데 모든 중생은 하나같이 태어난 곳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게 되는 것입니다.)

 

如偈說(여게설) 마치 같은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一切論議師(일체논의사) 自愛所知法(자애소지법)

모든 논사(논의사)들은, 자신이 아는 법을 사랑하나니
如人念生地(여인념생지) 雖出家猶諍(수출가유쟁)
마치 사람들이 태어난 곳을 생각하고 출가를 했으나 여전히 다투는 것과 같음이라.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많이 머무신 것은 그곳이 부처님에게는 익숙하고 애정 어린 땅이기 때문이니, 그것은 마치 법을 논하는 논사들이 새로운 것보다는 이미 알던 것에 애착하는 것과 같고, 사람들이 자신이 태어난 곳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그러니 출가한 이들이 본래 익숙해진 삿된 습을 버리지 못한 채 쟁론을 일삼으면서 이처럼 극히 인간적인 행위나 습관을 비난하는 것은 대꾸할 의미가 없다는 것이기도 하다.


以報法身地恩故(이보법신지은고) 多住王舍城(다주왕사성)

諸佛皆愛法身故(제불개애법신고)

법신이 태어나신 땅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왕사성에 많이 머무신 것이니, 부처님들이 모두 법신을 사랑하기 때문이니라.

(법신(法身)이 태어나 곳에 대한 고마움 때문에 왕사성(王舍城 Rājagha)에 주로 머무시게 되었나니모든 부처님께서는 한결같이 법신(法身)을 아끼셨던 것입니다.)

 

如偈說(여게설) 마치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

過去未來(과거미래) 現在諸佛(현재제불)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들이
供養法身(공양법신) 師敬尊重(사견존중)
법신에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한다네.

(과거와 미래 현재의 모든 부처님, 하나같이 참된 가르침에 공양 올리니, 스승으로 공경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法身於生身勝故(법신어생신승고) 二城中多住王舍城(이성중다주왕사성)

법신이 생신(janmakāya)보다 수승하기 때문에 두 성 가운데 왕사성에 오래 머무셨던 것이니라.

(법신(法身)이 생신(生身)보다 빼어난 까닭에 왕사성(王舍城 Rājagha)과 슈라바스티(舍婆提 Śrāvastī)성 가운데 왕사성(王舍城 Rājagha)에 대부분 머무르셨던 것입니다.)

 

復次 以坐禪精舍多故(부차 이좌선정사다고) 餘處無有(여처무유)

또한 좌선할 정사가 많기 때문인데, 다른 곳은 그렇지 못하였던 것으로, 

 

如竹園 鞞婆羅跋恕(여죽원비바라발서) 薩多般那求呵(살다반나구하)

因陁世羅求阿(인다세가구하) 薩簸恕魂直迦鉢婆羅(살파서혼직가발바라)

마치 죽원(죽림정사, Veṇuvana)ㆍ비바라발서(Vaibhāravana, 바이바라)ㆍ살다반나구하(Saptaparṇaguhā, 삽타파르나구하)ㆍ인다세라구하(Indaśailaguhā)ㆍ살파서혼직가발바라(Sarpaśauṇḍikaprābhāra, 사르파슐디카프라그브하라) 등 왕사성에는 다섯 개의 정사가 있는데, 

 

王舍城有五精舍(왕사성유오정사) 竹園在平地(죽원재평지)

餘國無此多精舍(여국무차다정사)

이 가운데 죽원(죽림정사)은 평지에 위치해 있었지만, 다른 나라에는 이렇게 많은 정사가 없었던 것이니라.

 

舍婆提一處(사바제일처) 祇洹精舍(기원정사)

更有一處 摩伽羅母堂(갱유일처 마가라모당) 更無第三處(갱무제삼처)

사바제(슈라바스티 Śrāvastī)에는 두 곳이 있으니 한 곳은 기원정사(etavanavihāra)이고 또한 한 곳은 마가라모(마가라마따 Mgāramāta) 강당으로, 세 번째 것은 없었으며,

기원정사(祇洹精舍, Jetavanavihāra)= 수닷다 장자가 기수급고독원에 석존과 제자들을 위해 세운 승방이다. 기원정사란 ‘급고독 장자(Anātapiṇḍaka)가 봉헌한 원림’이라는 뜻이다. 사위성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

마가라모(摩伽羅母, Mṛgāramātṛprāsāda)= 마가라모 강다에 얽힌 이야기가 있으니, 앙가(Ańga)라는 장자의 딸이 부처님의 교화에 의해 예류과를 얻었는데, 아버지의 권유로 Pūrṇavaddhana에게 시집을 가서 시아버지[舅]를 부처님께 귀의시켰다. 시아버지는 이를 기뻐해 ‘그대는 나의 어머니이다’라고 말했던 것에서 녹자모(鹿子母)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婆羅柰斯國一處(바라나사국일처) 鹿林中精舍(녹림중정사) 名梨師槃陁那(명이사반타나)

바라나사(Vārāṇasī 바라나시) 나라에는 한 곳이 있었으니, 사슴동산 가운데 있는 정사로서 이사반타나(Ŗṣipatana 리시빠타나)라 하며, 

 

毘耶離二處(비야리이처) 一名摩呵槃(일명 마하반) 二名彌猴池岸精舍(이명 미후지안정사)

비야리(Vaiśālī, 바이샬리)에 두 곳이 있었으니 하나는 마하반(마하바나, Mahāvana, 대림정사)이고 또한 하나는 미후지안(Markaṭahradatīra-vihāra, 마르까따흐라다띠라비하라) 정사이니라. 

마하반(摩呵槃, Mahāvana)= 대림정사(大林精舍)라고도 한다. 베살리 교외에 있는 숲으로, 여기에 중각강당(重閣講堂)이 있었다.

미후지안(彌猴池岸, Markaṭahradatīra-vihāra)= 지금의 Avanti근처에 있는 석굴. '잡아함경' 제9권에 의하면 마하가전연이 여기에서 바라문을 교화했다고 한다.

 

鳩睒彌一處 名劬師羅園(구섬미일처 명구사라원)

구섬미(Kauśambī 코샴비)국에도 한 곳이 있었으니 구사라(Kuśinagara, 쿠시나가라) 사원이며,


如是諸國(여시제국) 或一處有精舍(혹일처유정사) 或空樹林(혹공수림)

이와 같이 여러 나라에는 한 곳에 정사가 있거나 혹은 빈숲이 있을 뿐이었으나, 

 

以王舍城多精舍(이왕사성다정사) 坐禪人所宜(좌선인소의)

其處安隱 故多住此(기처안은 고다주차)

왕사성에는 정사가 많아서 좌선하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곳이기에 여기에 많이 머무셨던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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