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指示後友
善男子야 於此南方에 有城하니 名善度요 中有居士하니 名鞞瑟胝羅라 彼常供養栴檀座佛塔하나니
선남자 어차남방 유성 명선도 중유거사 명비슬지라 피상공양 전단좌불탑
선남자여, 여기서 남쪽에 하나의 성이 있으니 이름이 ‘선도’요, 그 성에 거사가 있는데 이름이 ‘비슬지라’이니라.
그는 항상 전단좌 부처님 탑에 공양하나니,
鞞 칼집 병, 마상북 비, 마상 북 비, 瑟 큰 거문고 슬, 胝 굳은살 지, 멀떠구니 치, 볼기 제
성의 명칭이 선도(善度)인 것은 이 거사가 중생을 잘 제도함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거사의 명칭이 비슬이란 한역하면 법(法)이고 지라란 한역하면 포섭(包攝)이니, 이 거사가 지혜가 광대해서 시방의 일체 법문을 포섭하는 것이며, 구족하게 말하면 실달리예인데 한역하면 자씨(慈氏)가 되니, 제6출세간의 지혜로써 세속에 처해 자비를 행하여서 방편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행으로써 명칭을 이룸을 밝힌 것이다.
거사의 명칭이 함섭(含攝)인 것은 일체 모든 부처와 일체 중생의 지혜를 모두 포섭하여 다 일체(一體)라서 생멸이 아닌 것이니, 이미 이 모든 부처의 지혜가 생멸의 성품이 없다면 일체 중생도 또한 불생멸하기 때문에 일체 모든 부처가 열반에 들지 못함을 얻는 것이니, 이 뜻은 법좌 위의 무상(無相)과 같은 것이 바로 부처임을 밝힌 것이다.
汝詣彼問호대 菩薩이 云何學菩薩行이며 修菩薩道리잇고하라
여예피문 부살 운하학 보살행 수보살도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습니까?' 하고 여쭈어보거라."
時에 善財童子가 頂禮其足하며 遶無量帀하며 殷勤瞻仰하고 辭退而去하니라
시 선재동자 정예기족 요무량잡 은근첨앙 사퇴이거
이에 선재동자는 그의 발에 정례하고 한량없이 우로 돈 다음 은근히 우러러 보며 하직하고 떠나갔다.
二十七, 鞞瑟胝羅居士 비슬지라 거사
第六隨順堅固一切善根廻向善知識 제 6 수순견고 일체선근회향 선지식
(1) 依敎趣求와 諮問 비슬지라 거사를 뵙고 법을 묻다
爾時에 善財童子가 漸次遊行하야 至善度城하야 詣居士宅하야 頂禮其足하며 合掌而立하야 白言호대
이시 선재동자 점차유행 지선도성 예거사택 정예기족 합장이림 백언
그때 선재동자는 점차 유행하여 선도성에 이르자 거사의 집으로 가서 그의 발에 정례하고 합장하고 서서 말했다.
聖者여 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호니 而未知菩薩이 云何學菩薩行이며 云何修菩薩道리잇고
성자 아이선발 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 이미지 보살 운하학 보살행 운하수 보살도
"성자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사오나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어떻게 보살도를 닦는지 아직 알지 못하나이다.
我聞聖者는 善能誘誨라하니 願爲我說하소서
아문성자 선능유회 원위아설
제가 듣건대 성자께서 잘 가르쳐주시리라 하였사오니 바라옵건대 저를 위하여 말씀해 주소서."
(2) 鞞瑟胝羅居士說法 비슬지라 거사가 법을 설하다
① 得不入涅槃解脫 열반에 들지 않는 해탈
居士가 告言하사대 善男子야 我得菩薩解脫호니 名不般涅槃際라
거사 고언 선남자 아득보살해탈 명불반열반제
거사가 말하였으니, "선남자여, 나는 보살의 해탈을 얻었으니, 이름이 '열반의 경계에 들지 않음=不般涅槃際'이라
열반(涅槃)이란 범어로 nirvāa이다. 니원(泥洹)ㆍ열반나(涅槃那)라 음역하고, 멸(滅)ㆍ적멸(寂滅)ㆍ멸도(滅度)ㆍ원적(圓寂)이라 번역한다. 또는 무위(無爲)ㆍ무작(無作)ㆍ무생(無生)이라고도 번역한다. 모든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여 미(迷)한 생사를 초월해서 불생불멸(不生不滅)의 법을 체득한 경지이다.
소승에서는 몸과 마음이 모두 없어지는 것을 이상으로 하므로, 심신이 있고 없음에 따라 유여의(有餘依)ㆍ무여의(無餘依)의 2종 열반을 세우고, 대승에서는 적극적으로 3덕(德)과 4덕을 갖춘 열반을 말하며, 실상(實相)ㆍ진여(眞如)와 같은 뜻으로 본체(本體) 혹은 실재(實在)의 의미로도 쓴다. 대적멸(大寂滅)ㆍ대적정(大寂定)ㆍ반열반(般涅槃)이라고도 한다.
흔히 반열반(般涅槃)이라고도 하는데 범어로 parinirvāa라 한다. 입멸(入滅)ㆍ멸도(滅度)ㆍ원적(圓寂)이라 번역한다. 그냥 열반이라는 말과 같이 쓴다. 번뇌의 속박에서 해탈하고, 진리를 궁구하여 적멸무위(寂滅無爲)한 법의 성품을 깨달아 불생불멸하는 법신의 진제(眞際)에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곧 부처님이 깨달으신 경지라고도 한다.
善男子야 我不生心言호대 如是如來가 已般涅槃이며 如是如來가 現般涅槃이며 如是如來가 當般涅槃이라하노니
선남자 아불생심 여시여래 이반열반 여시여래 현반열반 여시여래 당반열반
선남자여, 나는 이와 같이 여래가 이미 열반에 드셨다거나 , 이와 같이 여래가 지금 열반에 드신다거나 ,
이와 같이 여래가 장차 열반에 드시리라 하는 생각을 내지 아니하며,
비슬지라거사가 열반에 들지 않는 해탈을 얻었다는 것은 흔히 말하는 소승열반에 들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여래가 이미 열반에 들었다거나, 여래가 지금 열반에 든다거나, 여래가 장차 열반에 들리라거나 하는 생각을 내지 않은 것이다.
我知十方一切世界諸佛如來가 畢竟無有般涅般者요 唯除爲欲調伏衆生하야 而示現耳로라
아지시방 일체세계 제불여래 필경무유 반열반자 유제위욕 조복중생 이시현이
나는 시방 일체 세계의 모든 제불여래께서는 필경에 열반에 드시는 일이 없음을 알거니와
오직 중생을 조복시키고자 보이신 것 만은 제외하느니라.
실로 모든 사람 모든 생명은 이미 본래로 열반에 머물고 있어서 한 순간도 열반을 떠날려 해도 떠날 수 없다. 하물며 부처님이나 보살들이겠는가. 열반이란 이와 같거늘 무슨 능력이 있어서 열반에 들기도 하고 들지 않기도 하는가. 그런데 굳이 열반에 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중생들을 조복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하는 말일 뿐이다.
② 佛種無盡三昧境界 불종무진 삼매의 경계
善男子야 我開栴檀座如來塔門時에 得三昧하니 名佛種無盡이라 善男子야 我念念中에 入此三昧하야
선남자 아개전단좌 여래탑문시 득삼매 명불종무진 선남자 아념념중 입차삼매
선남자여, 내가 전단좌여래의 탑문을 열었을 때에 삼매을 얻었으니, 이르미 불종무진이라,
선남자여, 나는 순간순간 이 삼매에 들어서
“내가 전단좌의 여래 탑문을 열 때 삼매를 얻으니 그 명칭이 불종무진(佛種無盡)이다”라고 한 것은 일체 중생의 분별심이 모두 이 여래의 지혜 종자라서 모든 부처의 지혜 종자와 같아 생멸 등의 상(相)이 없음을 밝힌 것이니, 이는 10주 중 제6주와 10행 중 제6행과 10지 중 제6지와 같은 것이다.
10주와 10행 중 제6의 출세간의 지혜문으로 속박에 들어가 세속에 처하면서 지혜로 중생을 이롭게 하는 행에 회향하기 때문에 거사의 몸이 되어 세간에 처해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며,
하나의 탑실(塔室)을 두어서 그 속에 하나의 전단좌를 안치하고 형상을 안치하지 않는 것은 제6지혜문이 무상법(無相法)을 요달함을 나타낸 것이며,
이 탑좌(塔座)로 모든 부처에게 공양해 그 앞에 나타나 있는 것은 무상법이 삼세 고금의 견해가 없으므로 자기 부처의 지혜가 일체 모든 부처의 지혜와 더불어 무상(無相)의 체(體)가 같아서 다 일제(一際)가 되고 일체 중생도 또한 일체 모든 부처의 지혜와 더불어 본래 일제가 됨을 밝힌 것이니,
모든 중생을 위해서 이 같은 법을 설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 지견을 열고 부처 지견에 들고 부처 지견을 깨닫게 하기 때문에 성의 명칭이 선도(善度)인 것이다.
비슬지라거사는 부처님의 종자가 다함이 없는 불종무진삼매를 얻어서 무수한 부처님을 친견하게 됨을 밝혔다. 그래서 아래에 선재동자가 그 경계의 내용을 묻자 무수한 부처님을 친견함을 설하였다.
念念得知一切無量殊勝之事호라 善財가 白言호대 此三昧者는 境界云何니잇고
념념득지 일체무량수승지사 선재 백언 차삼매자 경계운하
순간순간마다 일체의 한량없이 수승한 일들을 아느니라. 선재가 말했다. "그 삼매는 경계가 어떠하나이까?"
“선재동자가 말하길 이 삼매의 경계를 무엇이라 말합니까?” 이하는 이 거사가 삼매에 들어간 견불(見佛)의 수(數)를 답한 것이다. 이 계(界)와 타방(他方)의 삼매 모든 부처를 다 보게 된 것은 있는 바 견불의 수가 경문에 갖추어 밝힌 것과 같으니, 그 뜻은 모든 부처와 중생이 생멸하는 상(相)이 없으므로 방편을 통해 그 전단좌탑을 갖고서 인도해 제접하여 표시함으로써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자기 몸과 마음의 성상(性相)의 지혜가 전단좌탑의 본래 무상(無相)이고 본래 부처인 것과 같음을 요달하게 함을 밝힌 것이다. 이는 성상이 모두 없어서 둘 다 불생멸임을 밝힌 것이니 상(相)의 화(化)와 같음을 요달하고 성품이 공(空)과 같음을 요달하여 지혜가 의주(依住)함이 없거늘 어찌 생멸이 있겠는가? 이는 견고한 일체 선근을 수순하는 회향으로서 반야바라밀을 체(體)로 삼고 나머지 아홉으로 반(伴)을 삼으니, 출세간의 지혜로 생사 속에 처해서 대자비를 행하는데 자재롭지 못한 장애를 다스려서 자재로움을 얻게 하는 것이다.
居土가 答言하사대 善男子야 我入此三昧에 隨其次第하야 見此世界의 一切諸佛호니 所謂迦葉佛과 拘那含牟尼佛과
거사 답언 선남자 아입차삼매 수기차제 견차세계 일체제불 소위가섭불 구나함모니불
거사가 답하여 말했다."선남자여, 나는 이 삼매에 들어서 그 차례를 따라 이 세계의 일체제불을 친견 하나니,
이른바 가섭불, 구나함모니불,
拘留孫佛과 尸棄佛과 毘婆尸佛과 提舍佛과 弗沙佛과 無上勝佛과 無上蓮華佛이니 如是等이 而爲上首라
구류손불 시기불 비바시불 제사불 불사불 무상승불 무상연화불 여시등 이위상수
구류손불,시기불, 비바시불,제사불, 불사불, 무상승불, 무상연화불, 이런 분들을 상수로 하여
불종무진 삼매에 들고는 그 차례를 따라 이 세계의 일체 모든 부처님들을 친견하게 되는데 먼저 과거칠불(過去七佛)을 들었다. 약간의 가감이 있으나 과거칠불이란 비바시불(毘婆尸佛)ㆍ시기불(尸棄佛)ㆍ비사부불(毘舍浮佛)ㆍ구류손불(拘留孫佛)ㆍ구나함불(拘那含佛)ㆍ가섭불(迦葉佛)ㆍ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이다.
於一念頃에 得見百佛하고 得見千佛하고 得見百千佛하고 得見億佛과 千億佛과 百千億佛과 阿庾多億佛과 那由他億佛과
어일념경 득견백불 득견천불 득견백천불 득견억불 천억불 백천억불 아유다억불 나유타억불
한 생각 사이에 백 부처님을 친견하고, 천 부처님을 친견하고, 백천 부처님을 친견하고,
억 부처님, 천억 부처님, 백천억 부처님, 아유다억 부처님, 나유타억 부처님을 친견하며,
乃至不可說不可說世界微塵數佛하야 如是一切를 次第皆見하며 亦見彼佛의 初始發心과 種諸善根과 獲勝神通과
내지불가설불가설 세계미진수불 여시일체 차제개견 역견피불 초시발심 종제선근 획승신통
나아가 불가설 불가설한 세계의 티끌수 부처님에 이르기까지의 이러한 모든 분들을 차례대로 다 친견 하느니라.
또한 그 부처님들께서 처음으로 발심하시어 선근을 심고, 수승한 신통을 얻음과,
成就大願과 修行妙行과 具波羅蜜과 入菩薩地와 得淸淨忍과 摧伏魔軍과 成正等覺과 國土淸淨과 衆會圍遶와
성취대원 수행묘행 구바라밀 입보살지 득청정인 최복마군 성정등각 국토청정 중회위요
대원을 성취하고, 묘행을 수행하고, 바라밀을 구족하여 보살의 지위에 들어가심과, 청정한 인(지혜)을 얻음과
마군을 굴복시키시어 정등각을 이루심과 국토가 청정함과 대중들이 둘러싸고 있음을 보느니라.
放大光明과 轉妙法輪과 神通變現의 種種差別하야 我悉能持하고 我悉能憶하고 悉能觀察하야 分別顯示하며
방대광명 전묘법륜 신통변현 종종차별 아실능지 아실능억 실능관찰 분별현시
대 광명을 놓으시며, 묘한 법륜을 굴리시며, 신통으로 변화하는 갖가지로 차별한 것들을 나는 다 간직하고,
나는 다 기억하고 다 관찰하고 분별하여 드러내 보이느니라.
부처님을 친견할 때 단순히 부처님의 모습만을 친견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저 부처님들이 처음으로 발심함과 선근을 심음과 수승한 신통을 얻음과 큰 원을 성취함과 묘한 행을 닦음과 바라밀다를 구족함 등등을 낱낱이 다 관찰하고 분별하여 드러낸다.
未來彌勒佛等一切諸佛과 現在毘盧遮那佛等一切諸佛도 悉亦如是하니 如此世界하야
미래미륵불등 일체제불 현재비로자나불등 일체제불 실역여시 여차세계
미래의 미륵불 등 일체 제불과 현재의 비로자나불 등 일체제불도 또한 역시 그와 같이 하고, 이 세계에서와 같이
十方世界所有三世一切諸佛과 聲聞獨覺諸菩薩衆도 悉亦如是하노라
시방세계 소유삼세 일체제불 성문독각 제보살중 실역여시
시방세계에 계시는 삼세의 일체 제불과 성문, 독각, 보살대중들도 또한 다 그와 같이 하느니라.
(3) 謙己推勝 겸손히 다른 이의 수승함을 추천하다
善男子야 我唯得此菩薩所得不般涅槃際解脫이어니와 如諸菩薩摩訶薩은 以一念智로 普知三世하며
선남자 아유득차 보살소득 불반열반제 해탈 여제보살 마하살 이일념지 보지삼세
선남자여, 나는 오로지 이 보살들이 얻는 '열반의 경계에 들지 않는=不般涅槃際해탈' 만을 얻었거니와
다른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한 순간의 지혜로 삼세를 널리 알고,
一念徧入一切三昧하며 如來智日로 恒照其心하며 於一切法에 無有分別하며
일념편입 일체삼매 여래지일 항조기심 어일체법 무유분별
한 순간에 모든 삼매에 두루 들어가며, 여래 지혜의 해가 늘 마음에 비치어 일체의 모든 법에 분별이 없으며,
了一切佛이 悉皆平等하며 如來及我와 一切衆生이 等無有二하며 知一切法의 自性淸淨하며
요일체불 실개평등 여래급아 일체중생 등무유이 지일체법 자성청정
모든 부처님이 다 평등하고여래와 나와 일체 중생이 평등하여 둘이 없음을 알며, 일체법의 자성이 청정함을 알며,
無有思慮하고 無有動轉하야 而能普入一切世間하며 離諸分別하고 住佛法印하야 悉能開悟法界衆生하나니
무유사려 무유동전 이능보입 일체세간 이제분별 주불법인 실능개오 법계중생
생각함도 없고, 움직임도 없지만 능히 일체세간에 두루 들어가며
모든 분별을 여의고 부처님의 법인에 머물러서 능히 법계의 모든 중생을 깨우치거늘
而我云何能知能說彼功德行이리오
이아운하 능지능설 피공덕행
내가 어찌 알아서 그 공덕행을 말할 수 있겠는가?
과거칠불= 불교에서는 과거와 미래, 현재의 삼세에 걸쳐 각각 천 명의 부처(천불)가 출현한다고 말하고 있다. 과거칠불은 전3불과 후4불로 분류되는데, 전3불은 과거인 장엄겁에 출현했던 천 명의 부처(천불) 가운데 마지막 세 분, 후4불은 현재인 현겁에 등장한 천 명의 부처(현겁천불)의 최초 네 분이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불이 불교라는 거대한 종교를 이룬 것은 단지 불조(佛祖) 석가모니 한 대(代)에서 완성된 사업이 아니고, 과거로부터 먼저 성도하여 부처가 된 이들의 전생의 공덕이 쌓이고 쌓인 결과로 설명한다. 이러한 생각은 상당히 오래되었으며, 기원전후에 건립된 인도 마디아프라데시 주의 바 풋의 난순(부조)에 칠불이 깨달음을 얻은 나무를 새긴 부조가 있다.
또 불교에서는 일반적으로 데바닷타를 석가모니불에 거스르는 대역죄를 범한 대악인으로 보고 있지만, 법현삼장의 '불국기' 등의 기록을 통해 후세 데바닷타의 후신을 자처하는 교단에서는 데바닷타의 유훈대로 독자적인 계율을 정하고 석가모니를 제외한 과거 6불을 인정하고 신앙했음이 확인되고 있다. 아울러 최근의 연구에서는 데바닷타는 계율을 보다 어렵고 엄격하게 시행할 것 등을 석가모니불에 진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석가모니의 교단에서 분파했고 석가모니를 부처로 인정하는 교단으로부터 차츰 반역자이자 대악인으로 몰렸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고대 인도에 석가모니가 살아있었을 당시에도 과거불, 즉 석가모니불 이전에도 부처가 세상에 나타났었다는 과거불신앙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불 ① 비파시불(毘婆尸佛) 산스크리트어 vipaśyin. 팔리어 Vipassī. 음사로는 비발시(毘鉢尸), 뜻을 한역해 승관(勝観), 정관(浄観)으로도 번역된다. 과거 91겁, 사람의 수명이 8만 4천 세였던 때에 반두파제 성(槃頭婆提城)에서 크샤트리아 출신이며, 아버지는 반두파다(槃頭婆多), 어머니는 반두파제(槃頭婆提)라 하였다. 성은 구리약(拘利若)으로 교진여(憍陳如)로도 번역된다. 파파라나무(波波羅樹) 밑에서 성도하고 세 번에 걸치는 설법으로 16만 8천 명, 10만 명, 8만 명을 제도하였으며, 그 가운데 건다(騫荼)와 제사(提舎)라는 두 제자가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전불 ② 시기불(尸棄佛) 산스크리트 Śikhin, 팔리 Sikhī, 이를 음사해 식(式) 또는 식기(式棄) 등으로도 번역되었다.
과거 장업겁(荘厳劫)에 출현했다는 천 명의 부처(천불) 가운데 999번째 부처로 사람의 수명이 7만 세이던 시절에 광상성(光相城)에 태어났다. 크샤트리아 출신으로 아버지는 명상(明相), 어머니는 광요(光曜)라 하였다.
분타리수(分陀利樹) 아래서 정각을 이루고 세 번에 걸쳐 설법하여 10만 명, 8만 명, 7만 명을 제도하였다고 전한다.
전불 ③ 고비사부불(毘舎浮佛) 산스크리트어 Viśvabhū, 팔리어 Vessabhū로 이를 음사하면 비사부(毘舎符)이며, 한역해서 일체승(一切勝), 일체유(一切有) 등으로 번역된다. 과거31겁, 사람의 수명이 6만 세이던 시절에 무유성(無喩城)에서 태어났다. 크샤트리아 출신으로 아버지의 이름은 선등(善燈), 어머니의 이름은 칭계(称戒)였으며, 성은 구리약(拘利若)으로 아들 한 명이 있었다고 한다. 칠불경(七佛經)에서는 아버지의 이름을 소발라저도 왕(蘇鉢羅底都王), 어머니의 이름은 발라파박저(鉢羅婆縛底)로 태어난 성의 이름은 아노발마(阿努鉢麼)라 하였으며, 불명경(佛名經)이나 칠불부모성자경(七佛父母姓字經)에도 다른 이름이 등장한다.
파라수(婆羅樹, 박차수博叉樹) 아래에서 성도하였고, 두 번에 걸친 설법에서 7만 명과 6만 명을 제도하였다고 한다.
후불 ① 구류손불(倶留孫佛) 산스크리트 Krakucchanda, 팔리 Kakusandha이다. 음사표기해 구류손(拘留孫, 狗瑠遜) 등으로 표기되며, 한역은 성취미묘(成就美妙), 정결(頂結) 등으로 표기된다. 현장의 《대당서역기》에는 음역해 가라가촌타불(迦羅迦村馱佛)로 표기되어 있다. 현재에 해당하는 현겁(賢劫)에 등장한다는 천 명의 부처(현겁천불)의 첫 번째 부처라고 한다.
사람의 수명이 4만 세였던 시절에 안화성(安和城)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칠불경》에서는 현겁 제6겁에 세상에 났고, 증일아함경(増一阿含経)권45에는 인간의 수명이 5만 세였던 때에 세상에 났다고 해서 서로 다르다. 브라만 계급 출신으로 아버지는 예득(礼得), 어머니는 선지(善枝)라 하였다. 성은 가엽(迦葉)이었다.
시리수(尸利樹) 아래에서 성도하였으며, 한 번 설법하였고 그 설법으로 4만 명의 비구를 가르쳤다고 한다.
5세기 중국의 승려 법현(法顯)은 자신이 쓴 '불국기(佛國記)'에서 사위성 동북쪽으로 12유연(由延) 되는 거리에 나비가(那毘伽)라는 이름의 읍(마을)이 있는데 이곳이 구류손불이 태어난 곳이자 열반에 든 곳으로 모두 탑을 세웠다고 적고 있다. 당의 승려 현장도 《대당서역기》 권6겁 카필라바스투 국(比羅伐卒堵國)에서 성의 남쪽으로 50리를 가면 옛 성과 스투파가 있고 이 성이 구류손불이 태어난 곳이며, 성 남쪽으로 또 멀지 않은 곳에 스투파가 있는데 여래(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다음 아버지를 만난 곳이라고 적고 있다.
후불 ② 구나함모니불(倶那含牟尼佛) 산스크리트 Kanakamuni, 팔리 Koṇāgamana이다. 이를 음사한 것이 가라가모니(迦那伽牟尼), 구나함모니(拘那含牟尼)이며, 한역해 금선인(金仙人), 금적정(金寂静)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겁천불의 두 번째 부처로 간주된다. 이름인 구나함은 금, 모니는 선인이라는 뜻으로 그의 몸이 금빛으로 빛났기 때문에 명명되었다고 한다.
인간의 수명이 4만 세(3만 세)였던 때에 세상에 났으며, 7만 명의 제자가 있었다고 한다. 브라만 출신으로 아버지는 야섬발다(耶睒鉢多, 팔리어: Yaññadatta、대덕大徳이라고도), 어머니는 울다라(鬱多羅, 팔리어: Uttarā, 선승善勝이라고도)라 하였다. 이름의 구나함은 돈, 모니는 선인의 일로, 그의 몸은 금빛이었다이기 때문에 이 이름이 지어졌다.
오잠파라수(烏暫婆羅樹, Uḍumbara) 아래에서 성도하였으며 한 번의 설법으로 3만 명의 비구가 아라한과를 얻었다고 한다. 이 부처는 현재의 현겁 가운데서 출세하였으므로 많은 유적이 있었다고 한다.
법현의 《불국기》에는 사위성 동남쪽으로 12유연쯤 떨어진 곳에 구류손불이 태어난 나비가 읍이 있고 여기서 또 북쪽으로 1유연을 가면 읍이 하나 더 나오는데 이곳이 구나함모니불이 태어난 곳이며, 또 동쪽으로 1유연을 가면 석가모니불이 태어난 카필라 성이 나온다고 전하고 있다. 현장의 《대당서역기》에도 크라쿠찬타불의 성에서 동쪽으로 30여 리를 가면 낡고 큰 성이 나오는데 이 성이 구나함모니불이 태어난 성이며 성 안에 그 스투파가 있었다고 적고 있다.
후불 ③ 가섭불(迦葉佛) 산스크리트 Kāśyapa, 팔리 Kassapa. 가섭파(迦葉波) 등으로 음사되며, 한역하면 음광(飲光)이다.
사람의 수명이 2만 세이던 시절에 세상에 났다고 한다. 브라만 출신으로 아버지의 이름은 범덕(梵徳), 어머니의 이름은 재주(財主)였으며 성은 가엽(迦葉)으로 아들이 한 명이 있어 집군(集軍, 진군進軍이라고도)이라 하였다. 급비(汲毘, 파라비波羅毘) 왕의 파라나(波羅捺)에서 태어났다.
니구율타수(尼拘律陀樹, 니구로타) 나무 아래서 성도하였고, 첫 번째 법회에서 제자 2만 명을 제도하였다고 한다. 열반경(涅槃經)에서는 삿된 비구들로부터 각덕비구(覚徳比丘)를 보호했다는 유덕왕(有徳王)의 설화가 있는데, 이 각덕비구가 가섭불이었다는 전설이 있다.
후불 ④ 석가모니불
* 과거 칠불은 불경의 《장아함경》(長阿含經) 중의 「대본경」(大本經)이나 《불명경》(佛名經), 《보요경》(普曜經) 등에서 보이며 단독경전으로는 《칠불경》(七佛經), 《비파시불경》(毘婆尸佛經), 《칠불부모성자경》(七佛父母姓字經) 등이 있다. 팔리어 불전으로는 《대본경》(大本經, 마하바다나)이 대응된다. 한편 《불종성경》(佛種姓經, 붓다완샤)에서는 연등불에서 석가모니불까지 25명의 부처를 열거하고 나아가 연등불 이전에 삼불이 있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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