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현(李通玄) 장자의 신화엄경론(新華嚴經論) 제 15권
新華嚴經論 卷第一 長者 李 通玄 장순용 번역
8)사성제품(四聖諦品)
이 사성제품을 해석함에 있어서, 그 뜻을 셋으로 나누겠으니,
첫째 품의 명목을 해석하는 석품명목(釋品名目)이며,
둘째, 품이 온 뜻을 해석하는 석품내의(釋品來意)이며,
셋째, 경문에 따라 뜻을 해석하는 수문석의(隨文釋義)이다.
첫째의 품의 명목을 해석한, 석품명목(釋品名目)을 설명하자면,
제(諦)란 것은 실다운 실의(實義)이니,
여래가 4 가지의 사종실의(四種實義, 사제 사성제)를 설하시어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믿음과 이해의 신해(信解)를 일으키게 함을 밝힌 것이다.
묻겠습니다.
무슨 이유로 많은 것을 설하지 않고 다만 4 가지만 설하신 것입니까?
답한다.
이 네 가지의 사종제(四種諦)의 뜻이 많은 것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이니,
일체 세간이 고제(苦諦)와 집제(集諦)를 여의지 않고,
일체의 출세간이 멸제(滅諦)와 도제(道諦)를 여의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모든 고(苦)를 멸진(滅盡)하는 것을 멸제(滅諦)라 칭하고,
열반을 멸진하는 것을 도제(道諦)라 칭하나니,
3승(三乘)의 열반은 남김없이 얻을 수 있는 것을 도제(道諦)라 칭하는 것이며,
그리하여 2승(二乘)은 공적을 취하여 나아가고,
보살은 정토에 다생(多生)하며,
또한 정토가 그 나머지의 타방에 있다고 미루는 것이며,
또한 보살이 미혹을 남겨서 중생을 윤택하게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일부러 번뇌를 남기지 않는다면 반드시 증득할 열반이 있어야 하고나
혹은 타방의 정토에 태어남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3승(三乘)의 열반은 다 얻을 것이 있는 것이다.
또한 염부제에서 성정각(成正覺)을 성취한 불목수(佛木樹, 보리수)와 초좌(草座)는 화불(化佛)이며,
상방의 마혜수라천의 홍련화상불(紅蓮華上佛)은 실다운 과보이니,
그 지혜에 모두 좋고 싫어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3승의 4제는 고ㆍ집(苦集)을 싫어하고 멸(滅)과 도(道)를 기뻐하는 것을 4제 법륜이라 하지만,
이 1승(一乘)의 경전에서 4성제를 말하는 것은 실다운 뜻의 실의(實義)이니, 왜 그러한가?
고(苦)의 성품이 진(眞)임을 요달해서 무염(無厭, 좋고 싫어함이 없음)이기 때문이며,
타방에 별도의 불찰과 별개의 정토가 없기 때문이며,
오염과 청정, 열반과 생사, 좋아하고 싫어함이 없기 때문에
도를 닦는 수도자(修道者)가 법대로 머물러 여법(如法住)하며, 법대로 닦는 여법수(如法修)함으로써,
싫어하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는 불염불착(不厭不著)이고,
기뻐하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는, 불흔불취(不忻不取)인 것이다.
그리하여 한결같은 일여법계(一如法界)에는 오고감이 없는 무거래성(無去來性)이며,
머무름이 없는 무주처성(無住處性)이라서,
신진(身塵, 몸의 티끌)과 모공(毛孔)과 마음(心)과 경계(境), 모두가 법성에 부합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신해(信解)하고 이와 같이 수도(修道)하는 까닭에
1승(一乘)의 4성제(四聖諦)와 3승(三乘)의 4제(四諦)가 각각으로 차별하고 각각의 신해(信解)가 있는 것이다.
이는 여래께서 근기를 따라 방편으로 가르침을 시설한 것이지 범부가 능히 세운 것은 아니니,
지금 수도자(修道者)는 다만 자신의 신해력(信解力)을 따라, 편리함을 지을지언정, 가히 법칙이 그러한 것이라 하지는 말아야 하는 것이다.
가령 법화경(法華經)에서 성문을 위하여 4제법(四諦法)을 설하고, 연각을 위하여 12인연(十二因緣)을 설하고,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6바라밀(六波羅蜜)을 설한 것, 또한 여래께서 경우(時)를 따른 설이며,
이 경전(화엄경)의 십지품(十地品)에서
5지(五地) 보살이 10 가지의 십종제관(十種諦觀)을 지어서 4성제로서 그 체(體)를 삼고,
6지(六地) 보살이 열 가지 12연생관을 짓는 것은,
여래의 지위에 따라 닦아 나아가는 법인 것이니,
총체적으로 요점을 말한다면, 이 4성제와 12연생의 법문은 단지 일체 성인과 범부가 불법을 믿고 즐기는 마음을 일으켰으나, 아직 도(道)가 원만하지 않은 이들 모두가 초심(初心)에서부터 자타의 고(苦, 고통)를 관하기 때문에,
보리심을 발하여 도법(道法)을 즐겨 구하면서도 대승과 소승의 우열이 같지 않음에 의거하는 까닭에 4제와 12연(緣)이 각기 다른 것이다.
그러나 일체의 세간법을 4제의(四諦義, 사제의 뜻)으로 회통하지 못함이 없으니,
이는 여래의 어업(語業)으로 설법이 두루하기 때문이다.
영락경(瓔珞經)에서 9승(九乘)의 법문을 세운 뜻은,
3승이 4제와 12연(緣)을 번갈아 씀으로써 제각각이 스스로의 도를 얻음에 있어서 차별됨을 밝힌 것으로,
9승(九乘)이란 첫 번째는 성문의 성문승이며, 두 번째는 성문의 보살승이며, 세 번째 성문의 연각승인 것이다.
이와 같이 3승이 똑같이 사제와 12연생법을 관하여도 각각 스스로가 도를 얻는 것이 같지 않으니,
이와 같이 3승에서 각각 3통(三通, 성문도 3승법에 통하고, 연각과 보살도 3승법에 통하기 때문에 3통인 것이다)이 있어서
구통(九通)이 되지만,
법계부사의승(法界不思議乘)은 해탈의 길에 모두 10승이 있으니, 모두가 구경(究竟, 궁극)을 얻어서 삼계의 고(苦)가 없는 것이다.
나머지 모든 도문(道門) 모두는 인천(人天) 세간의 생멸법이라서, 설령 조그만 즐거움을 얻는다 할지라도 끝내에는 고(苦)의 뿌리를 여의지 못하고,
3승은 비록 삼계를 벗어났다 할지라도 그 도가 참되지 못한 것이니, 이는 불과승(佛果乘)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의 품의 온 석품내의(釋品來意)를 설명한다면,
앞의 명호품(名號品, 여래명호품)은 여래의 신업(身業)으로서, 방편에 따라 그 명호가 같지 않고 다른 것을 설한 것이며,
이 사성제품은 여래의 방편에 따른 어업(語業)으로서, 방편에 따른 설법이 4성제를 여의지 않음을 설하는 까닭에 이 품이 반드시 온 것을 밝힌 것이다.
셋째, 경문에 따라 뜻을 해석하는 수문석의(隨文釋義)를 설명하면,
이 사성제 한 품의 경문에 모두 12단락의 경문이 있으니,
“이때 문수사리(爾時文殊師利)” 이하의 11단락은
중심과 시방을 통하여, 바로 4성제의 뜻이 각각 달라서 같지 않음을 설한 것으로,
그 마지막 한 단락은 시방 세계의 다함이 없는 무진명목(無盡名目)이 모두 4성제로서 그 체(體)로 삼는다는 것을 총체적으로 설한 것이다.
이 4제로부터 갖가지의 법문을 나눈 까닭에 5온(五蘊)과 12연(十二緣) 모두가 그 안에 있고,
8만4천의 번뇌와 해탈이 모두 그 안에 있는 것이니, 경문에서 자세히 설하고 있어서 다시 번거롭게 해석하지 않겠다.
이상의 불명호품(佛名號品)과 사성제품(四聖諦品)은 자기의 믿음으로 나아가는 수행에서 믿는 법이며,
이하의 광명각품(光明覺品)은 부처님의 불경계(佛境界)와 행하는 바의 불소행(佛所行)이 두루함을 나타낸 것이니,
경문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다.
이상의 10신문(十信門)은 근본보광명지(根本普光明智)를 전(殿)의 체(體)로 삼고 있으니,
이와 같이 닦아 나아가면서 궁극에 이르기까지 이 근본보광명지(根本普光明智)를 여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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