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현(李通玄) 장자의 신화엄경론(新華嚴經論) 제3권

新華嚴經論 卷第一 長者 李 通玄 장순용 번역

 

2. 제1권의 '화엄경'의 특징을 열 가지로 나눈 것 중 두 번째, 종지에 의거해 가르침의 차이를 밝히는 종교별자(別者)

 

대각(大覺, 부처님)께서 나와 참지혜의 진지(眞智)와 합일해서 자재(자유)하고, 가없는 법신은 온갖 품류(品類)들와 평등해서 몸을 같이 하여서, 그릇(器)에 따라 형상을 나타내고, 근기에 응해 가르침을 베푸는 것이, 마치 빈 골짜기에서 메아리가 소리를 따르는 것과 같으나,

골짜기의 메아리는 무심(無心)이라서 머무는 처소(處所)없이, 단지 연(緣)을 따라 널리 응할 수 있을 뿐인 것과 같이, 여래께서 시설하시는 가르침도 이와 같은 것이다.  

즉 자기 스스로의 근기의 자근연(自根緣)에 맞추어서 자기 스스로의 마음의 법을 얻는 것이니, 근기가 증장함을 따라 성숙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고정된 종지로서 교리를 세우지는 않으셨으니, 마치 병에 따라 약을 주는 것과 같이, 병이 나으면 약도 없어지는 것이다.

 

일념 사이에 무량한 법을 비처럼 쏟아 내려서 전 법계에서 두루 색신(色身)을 대현(對現)하나,

법이 이미 무궁하니, 종지의 가르침 또한 다함이 없어서 전제(前際)와 후제(後際)없이, 온갖 근기에 보편적으로 널리 맞추지만, 단지 중생이 스스로 전제와 후제를 나눌 뿐이다.


그리고 저 비로자나의 가르침은 비롯함도 없고 끝도 없는 무시무종(無始無終)이며,
성품에 칭합하여 특정한 방향이 없어서 단절되지도 않는 것이나,

다만 근기에 따라 스스로 태에 들어엇 입태(入胎)하고, 출가하고, 설법하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가르치는 교행(敎行)과 입적(入寂)하여 열반에드는 것을 보이는 것일 뿐이지, 실제의 여래는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법화경'에서도 “내가 성불한 이래로 무량한 아승기겁(阿僧祇劫)을 지냈다”고 한 것이니, 즉 성해(性海)의 원만한 지혜로서는 일념이 그대로 무량겁이거늘, 어찌 원만한 지혜에 전제ㆍ후제가 있겠는가?

 

이 경전에서도 “찰나제삼매(刹那際三昧)에 들어서 초생(初生, 첫 탄생)과 열반(涅槃)을 나타내 보인다”고 했으며,

또 이 경전에서 도솔천자(兜率天子)는 세 번에 걸친 생(生)에서 10지(地)를 증득했는데, 두 번째 생(生)까지는 오히려 악도(惡道) 소에 있었으나, 광명이 몸을 비추자 도솔천 위에 다시 태어나 이구삼매(離垢三昧)를 얻었으니, 그때 문득 여래가 금강보지(金剛寶地)에 머물면서 대보살로 화(化)하시어 염부제(閻浮提)에서 처음으로 모태(母胎)에 드는 것을 보았다.

ㅡ도솔천자가 첫 번째 생애에서는 1승법을 듣고 단박에 깨달았지만, 3업을 다스리지 않고 방자하게 행동하다가 두 번째 생애에서는 지옥에 떨어졌다. 그러나 전생에 단박 깨달은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비로자나부처님께서 도솔천궁에서 광명을 비춰주자 그 빛을 타고 도솔천에 태어나서 10지 법문을 증득했다.


또한 '법화경'에서도 “중생이 겁이 다해서 큰 불이 타는 걸 볼 때도 나는 이 땅은 안온하리라”고 설하고 있는 것과 같이,

가르침에 어찌 전후의 차별이 있으랴마는 단지 그 시기에 따라 같거나 다를 뿐인 것이다.

 

이러함은 옛 대덕(大德) 10가(十家)의 가르침을 수립해서 간략한 궤칙을 삼을 것이니, 그 나머지는 이에 준하여 알 수 있으리라.
첫째, 후위(後魏)의 보리유지(菩提留支)가 세운 일음(一音)의 가르침인 일음교(一音教).
둘째, 진(陳)나라의 진제 삼장(眞諦三藏)이 세운 두 가지 가르침의 이교(二教).
셋째, 후위의 광통율사(光統律師)가 세운 세 가지 가르침의 삼종교(三種教).
넷째, 제(齊)나라의 대연법사(大衍法師)가 세운 네 가지 가르침의 사종교(四種教).
다섯째, 호신법사(護身法師)가 세운 다섯 가지 가르침의 오종교(五種教).
여섯째, 진(陳)나라의 남악(南嶽) 사선사(思禪師)와 지자(智者)대사 등이 세운 네 가지 가르침의 사교(四敎).
일곱째, 신라의 원효법사(元曉法師)가 이 경전의 소(疏)를 지으면서 세운 네 가지 가르침의 사교(四敎).
여덟째, 당나라 길장법사(吉藏法師)가 세운 세 가지 가르침의 삼종교(三種教).
아홉째, 양(梁)나라 광태사(光宅寺)의 운법사(雲法師)가 세운 네 가지 가르침의 사교(四敎.
열째, 당나라 때 강남(江南)의 인법사(印法師)가 세운 두 가지 가르침의 이교(二教)이니, 

 

*그 첫째의 후위의 보리유지가 세운 일음의 가르침인 일음교(一音教)란, 모든 성인의 가르침은 오직 여래의 일원음(一圓音)의 가르침일 뿐이나, 다만 근기가 다른 까닭에 갖가지로 다르게 받아들여서 갖가지의 차별이 있게 된 것이니, 마치 경전에서 “하늘의 비는 어디나 골고루 내리지만 만물은 그 상태에 따라 비를 맞는다는 뜻의 일우(一雨)가 적신다”고 하는 것 등이다.
경전에서, “부처님께서는 일음(一音)으로 법을 연설하시지만, 중생은 스스로의 유(類)에 따라 제각기 이해를 얻는다.”고 설하고 있다. 

 
*둘째, 진나라의 진제 삼장이 세운 두 가지 가르침의 이교(二教)란,

하나는 점(漸, 점진적)이고, 나머지 하나는 돈(頓, 단박)이다.

점차적으로 깨닫는 점오보살(漸悟菩薩)에게는 대(大)가 소(小)로 말미암아 일어나기 때문에 3승의 가르침을 시설하였으니, 이를 점(漸)이라 하는 것으로, '열반경'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곧바로 단박에 깨닫는 근기의 직왕둔기(直往頓機)에게는 대가 소로 말미암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오직 보살승(菩薩乘)의 가르침만을 시설한 것이니, 이를 돈(頓)이라 하며, '화엄경'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며, 대원법사(大遠法師)도 이와 똑가은 설을 주장한다.

 

*셋째, 후위의 광통율사가 불타 삼장(佛陀三藏)을 계승해서 세운 세 가지 가르침의 삼종교(三種教)란,

첫 번째는 점진적인 점(漸)이고, 두 번째는 단박의 돈(頓)이며, 세 번째는 원(圓)이나,

광법사(光法師)의 설명으로는, 첫 번째의 점(漸)은 근기가 성숙하지 못한 자를 위해 먼저 무상(無常)을 설한 후에 상(常)을 설하는 것이나, 혹은 먼저 공(空)을 설하고 나서 나중에 불공(不空)을 설하는 것 등이다. 이와 같이 점차적인 것을 점교(漸敎)라 하고,

두 번째의 돈(頓)은 근기가 성숙한 자를 위해 일법(一法) 속에 일체법을 갖추어서 설하는 것이니, 이른바 상과 무상, 공과 불공 등을 모두 함께 설함으로써, 점진적인 과정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돈교(頓敎)라 하고,

세 번째의 원(圓)은 상근기의 사람 중에 약간이나마 부처님의 경계에 계합한 이를 위해 여래의 해탈무애(解脫無碍)와 궁극의 과덕(果德)과 지극히 원만하고 비밀스러운 자재법문(自在法門)에 대하여 설하는 까닭에 원교(圓敎)라고 하는 것으로, 앞의 점교, 도교 위에서 3교(敎)로 나누어 가르치는 것이다.

 

*넷째, 제나라의 대연법사가 세운 네 가지 가르침의 삼종교(三種教)란,

첫 번째는 인연교(因緣敎)이니, 이른바 소승의 살바다(薩婆多, 일체유 一切有) 등의 부(部)이고, 

ㅡ살바다는 일체유(一切有)로 번역되며, 삼세는 실제로 존재하고 법체도 항상 존재한다는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를 말한다.

두 번째는 가명교(仮名敎)이니, 이른바 성실론(成實論)과 경부(經部) 등이며,

세 번째는 부진교(不眞敎)이니, 이른바 반야로서 즉공(卽空)의 이치를 설하여 일체가 실답지 않다는 것을 밝히는 것 등이며,

네 번째는 진종(眞宗)이니, 이른바 화엄경의 법계진리(法界眞理)와 열반경의 불성(佛性) 등이다.

 

*다섯째, 호신법사가 세운 다섯 가지 가르침의 오종교(五種教)란,

앞의 네 가지 가르침 안에서 진여불성(眞如佛性)으로 진실한 가르침의 진교(眞敎)를 삼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니, 열반경이 이에 해당되며, 

다섯 번째는 법계의 가르침인 법계교(法界敎)이니, 화엄경에서 법계의 자재무애문(自在無碍門)을 밝히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여섯째, 진나라의 남악사선(南嶽思禪)과 지자선사(智者禪師) 등이 세운 네 가지 가르침의 사종교(四種教)란,

첫 번째는 삼장교(三藏敎)로서 또한 소승교라고도 하며, 법화경에서 “소승의 삼장(三藏)을 배우는 자를 가까이하지 말라”고 한 것은, 지론(智論) 속의 소승이 삼장이 되고 대승이 마하연장(摩訶衍藏)이 되는 것이다.

 삼장은 경전과 계율과 논서(論書)로서 3승에 공통이지만 삼장교라고 하면 천태종에서는 특히 소승을 가리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 명칭이 통교(通交)이나 점교(漸敎)라고도 하는 것으로, 이른바 대승의 경전 속에서 3승을 통틀어 설하여 세 가지의 근기를 통틀어 갖춘 것이고, 또란 대품경(大品經)에서 간혜지(乾慧地) 등이 3승과 통하는 자도 해당되며, 

ㅡ3승에 공통으로 해당되는 통교의 10지로서, 첫째 간혜지, 둘째 성지(性地), 셋째 팔인지(八人地),

넷째 견지(見地)-초과(初果), 다섯째 박지(薄地)-일래과(一來果), 여섯째 이욕지(離欲地)-불환과(不還果),

일곱째 이판지(已辦地)-나한과(羅漢果), 여덟째 지불지(支佛地)-연각의 지위, 아홉째 보살지(菩薩地), 열째 불지(佛地).

세 번째는 그 명칭이 별교(別敎)이나 돈교(頓敎)라고도 하며, 대승을 단박에 설하는 것으로, 경전에서 설한 법문의 도리가 소승과 통하지 않는 것이 이에 해당되며,

네 번째는 이른바 원교(圓敎)이니, 비밀교(秘密敎)라고도 하며, 법계가 자재 원만하고 구족되어 있어서, 하나가 곧 일체며 일체가 곧 하나인 무애법문(無碍法門)을 설하는 것이니, 화엄경과 법화경이 이에 해당한다.


*일곱째, 당나라 때 해동(海東) 신라국의 원효법사(元曉法師)가 이 경전의 소(疏)를 지으면서 세운 네 가지 가르침의 사종교(四種教)란,

첫 번째는 3승별교(三乘別敎)이니, 이른바 4제(諦)나 연기(緣起)를 가르친 경전들을 말하고,

두 번째는 3승통교(三乘通交)이니, 이른바 반야경이나 해심밀경 등이며,

세 번째는 1승분교(一乘分敎)이니, 영락경(瓔珞經)이나 범망경(梵網經) 등이며,

네 번째는 1승만교(一乘滿敎)이니, 이른바 화엄경과 보현교(普賢敎)이다.

이러한  네 가지를 따로 해석한 것은 그 소(疏) 속에 있다.


*여덟째, 당나라의 길장법사(吉藏法師)가 세운 세 가지 가르침의 삼종교(三種教)이란, 이른바 3법륜(法輪)이니,

첫 번째는 근본법륜(根本法輪)이니, 화엄경은 최초에 설한 것이며,

두 번째는 지말법륜(枝末法輪)이니, 3승 등의 나중에 설한 것이며,

세 번째는 섭말귀본법륜(攝末歸本法輪)이니, 법화경은 40년 후에 설해서 3승을 돌이켜 1승으로 들어가게 하는 가르침인 것이다.


*아홉째, 양나라 광택사(光宅寺)의 운법사(雲法師)가 세운 네 가지 가르침의 사종교(四種教)란,

이른바 법화경 속에서 설한 문 앞의 세 수레는 바로 3승(三乘)이고, 네거리에서 주는 커다란 소 수레의 대백우거(大白牛車)가 제4승이 된다. 문 앞의 소 수레인 우거(牛車)는 양 수레인 양거(羊車)나 사슴 수레인 녹거(鹿車)와 똑같이 실(實)답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장자(長者)가 아들들을 집 안에서 밖으로 불러내었을 때, 이 세 수레가 문 밖에 있다고 말해서 아들들이 집을 나가자마자 수레를 얻었을텐데, 어찌하여 밖에 나가서 본래 가리킨 수레를 찾았는데도 찾지를 못하고 나중에 다시 찾았겠는가?

그러므로 이 우거(牛車), 양거(羊車),녹거(鹿車)는 방편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와 같이 대승 권교(權敎)는 방편으로 설한 것이니, 상세하게는 저 '법화소(法華疏)'에서 풀이해 놓았다.


*열째, 당나라 때 강남의 인법사(印法師)가 세운 두 가지 가르침의 이교(二教)란,

첫 번째는 석가경(釋迦經)이니 굴곡교(屈曲敎, 방편으로 설한 것)라고도 하는 것으로, 근기의 성품을 따라 이리 저리 다지면서 집착을 따라 설한 때문이며,

두 번째는 화엄경이나 노사나십신(盧舍那十身) 등의 가르침이니,

저 인법사(印法師)는 두 가지 가르침을 세우면서 네 가지로 대략 구별하고 있으니,

첫째 주별(主別, 교설의 주체에 대한 구별)이니, 석가경은 석가의 화신(化身)이 설한 것으로, 그 비로자나 십신(十身)이 설한 것이며,

둘째, 화엄경은 그 사바세계의 화엄경은 연화장세계의 보배 숲의 황금 자리 위에서 설한 것이며,

셋째는 중별(衆別, 교설을 듣는 대중들에 대한 구별)이니, 석가경은 성문과 보살들에게 설한 것이며,

화엄경은 오직 보살의 지극한 지위의 극위(極位)에 설한 것이며,

넷째는 설별(說別)이니, 석가경은 단지 사바세계의 교설이지만, 화엄경은 시방세계의 교설로서 화엄경에 설하고 있는 바와 같다.


이상 10가(家)의 해석은 현 당나라의 길장법사가 수집한 내용에 의거한 것으로, 같고 다른 점의 동이(同異)이가 각각 일가(一家)를 이루었으니 모두 당내의 영재(英才)들이었다. 그 모두의 지혜가 뭇 사람들을 초월해서 현명하고 영리한 후학들을 이끌 수 있는 법장(法將)이자, 불일(佛日)을 열어주는 밝은 등불이므로 그들의 명성에 시비를 걸어서는 안 될 것이니,
다만 그 높은 뜻을 받들고 공경할 줄 알아야 하리라.

다만 남악 사선사와 지자대사는 그 경지가 이미 당(堂)에 올라 있고, 운법사는 설법을 마치 하늘의 꽃이 뜨락에 비내리듯 해서 영산(靈山)을 즉석에서 깨치니 법안(法眼)이 더욱 밝고, 지금 당장에 과위(果位)에 올라, 도(道)가 먼 옛날의 성현과 같았다.

다만 부처님께서는 안과 밖, 중간의 말을 설하고 나서는 마침내 선정(禪定)에 들어가셨는데, 나중에 5백 아라한(阿羅漢)이 제각기 부처님의 말씀을 해석하다가 부처님께서 선정에서 나오시자말자 다 함께 세존께 여쭈었다.
“우리 중 누가 부처님의 뜻에 부합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두 내 뜻이 아니니라.”
사람들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기를, 
“부처님 뜻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장차 죄를 얻지 않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비록 내 뜻과는 부합하지 않지만, 저마다 올바른 이치의 정리(正理)를 따르고 있으므로, 충분히 성스런 가르침이 될 수 있으니, 복이 있을 뿐 죄는 없느니라.”하셨으니,
하물며 이 10가(家)의 교설이 저마다 경전의 근거가 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그러나 현재 당나라의 길자업사는 지엄(智儼)법사를 계승한 문인(門人)으로서 교리를 세우는 데 깊은 도리(道理)가 있으니, 그 지취(指趣)를 서술해 보면

 

첫째는 소승교, 둘째는 대승시교(大乘始敎), 셋째는 종교(終敎), 넷째는 돈교(頓敎), 다섯째는 원교(圓敎)이다.
*첫 번째 소승교는 알 수 있을 것이며, 


*두 번째 시교(始敎)는 해심밀경에서 제3시(時)의 교리인 삼시교(三時教)를 세운 것인데,

ㅡ법상종에서 세운 유(有)ㆍ공(空)ㆍ중(中)의 삼시교(三時教)이며,

제1시(第一時)는 부처님께서 성도하시고 나서 외도와 범부의 ‘아(我)가 실재한다’는 집착을 타파하기 위해 아공(我空)을 설한 것으로, 아함경 등의 소승 경전이 이에 해당하고,

제2시(第二時)는 소승의 실유에 대한 집착을 타파하기 위하여 일체법이 공(空)하다는 이치를 설한 것으로, 반야부의 경전들이이에 해당되고,

제3시(第三市)는 보살의 공(空)에 대한 집착과 범부의 유(有)에 대한 집착을 함께 타파하기 위하여, 공(空)도 아니고 유(有)도 아닌 중도(中道)를 밝힌 것인데, 해심밀경이나 법화경 등이 이에 해당된다.

성품의 종자가 정해진 2승의 정성이승(定性二乘)이 모두 성불하지 못한다고 다 같이 인정하고 있는 까닭에 지금 총괄해서 일교(一敎)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승법의 이치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까닭에 대승시교(大乘始敎)라 한 것이다.

정성이승(定性二乘), 본래 2승의 무루 종자를 갖춘 자는 오직 2승의 인(因)만을 닦아서 2승의 과(果)를 증득하고 더 이상 나아가지는 않아서 이승으로 정해진 것을 말한다.


*세 번째 종교(終敎)는 성품의 종자가 정해진 정성이승(定性二乘) 중에서 불성이 없는 자와 천제(闡提, 착한 근기가 전혀 없는 이)도 반드시 성불한다는 것이니, 대승의 지극한 이치를 완전히 설하고 있기 때문에 종교(終敎)로서 삼은 것이다.

그러나 대승시교(大乘始教)와 대승종교(大乘終敎) 모두가 점진적인 경지를 닦아서 성취하는 것이라서 모두 점교(漸敎)가 된다.


*네 번째 돈교(頓敎)는 단지 일념이 나지 않기만 하면 그대로 부처라 이름하는 것이니, 점진적인 경지를 따라서 설하지 않기 때문에 돈교라고 한다. 예를 들자면, 사익경(思益經)에서는 “제법의 바른 성품을 얻은, 제법정성자(諸法正性者)는 한 경지에서 다른 한 경지로 나아가지 않는다”고 설한 것이며,

능가경에서도 “초지(初地)가 바로 8지(地)이며, 나아가 어떤 단계도 없는 것이다”라고 설하고 있으며,

또한 십지품(十地品)에선 “10지는 마치 하늘을 나는 새의 자취와 같으니 어찌 차별이 있겠는가?”라고 한 것이니,

이 모든 것이 제법무행경(諸法無行經) 등에서 설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다섯 번째 원교(圓敎)란, 하나의 경지인 일위(一位)가 일체의 경지인 일체지(一切位)이며, 일체의 경지인 일체지(一切位)가 하나의 경지인 일위(一位)이다. 그러므로 열 가지 믿음의 지위를 모두 성취한 원만한 경지인 10신만심(十信滿心)에서 그대로 6위(位)를 내포하여 등정각(等正覺)을 이루고, 보현법계의 제망(帝網, 인다라망)이 겹겹이 겹치면서 주(主)와 반(伴)이 구족한 까닭에 원교라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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