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十喩釋論 第十一卷 第六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12. 초품 중 뜻에 걸림이 없다=意無礙(의무애)를 풀이함 3
勝意法師 持戒淸淨 行十二頭陁 得四禪 四無色定。
승의 법사는 청정하게 계를 지키고, 12 두타(dhu · ta)를 행하여, 4선(禪)과 4무색정(無色定)을 얻었습니다.
十二頭陁(12두타) 頭陁(두타)=dhu · ta’를 음역한 것으로 ‘버린다 · 떨어버린다 · 씻는다 · 닦는다’ 등의 뜻.
①在阿蘭若處=인적 없는 한적한 곳에서 머문다. ②常乞食=항상 걸식한다. ③次第乞食=빈부를 가리지 않고 걸식한다. ④受一食法하루에 한끼만 먹는다. ⑤節量食=발우 안의 음식으로 만족한다. ⑥中後不得飮정오가 지나면 꿀조차 먹지 않는다. ⑦糞掃衣=낡은 옷만을 입는다. ⑧但三衣=세 벌의 옷만을 지닌다. ⑨塚間坐=무덤에 머문다. ⑩樹下坐=나무 밑에 앉는다. ⑪露地坐=지붕 없는 곳에 머문다. ⑫常坐不臥=앉기만 할 뿐 눕지 않는다.
勝意諸弟子 鈍根多求 分別是淨 是不淨 心卽動轉。
승의의 제자들은 근이 둔하고 구함이 많고 분별함이 많아 ‘이것은 깨끗하다’ 혹은 ‘이것은 깨끗지 못하다’ 하며, 마음이 동요하여 산란하게 바뀌었습니다.
勝意 異時入聚落中 至喜根弟子家 於坐處坐, 讚說持戒 少欲 知足 行頭陁行 閑處禪寂,
다른 때, 승의 법사가 마을에 들어갔다가, 희근법사의 제자들이 머무는 집에 이르게 되어 마주앉아, 지계와 소욕과 지족행과 두타행과 조용한 곳=閑處에 앉아 선의 고요함=禪寂에 드는 것을 찬탄하고,
訾毀喜根言 '是人說法教 人入邪見中, 是說婬欲 瞋恚 愚癡 無所罣㝵相 是雜行人 非純淸淨 訾 헐뜯을 자, 나쁠 자. 毀 헐 훼
희근을 비방하여 헐뜯으며 말하기를 '이 사람은 법을 설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사견에 들게 하나니, 음욕과 성냄, 어리석음과 걸림이 없는 모습=相을 설하는 것은 잡된 행을 하는 사람이지, 순수하고 청정하지가 않다'고 하였습니다.
是弟子 利根得法忍 問勝意言 ‘大德! 是婬欲法名何等相?’ 答言 ‘婬欲是煩惱相'
이에 제자 중, 근이 예리해 법인을 얻은 이가 승의에게 묻기를, '대덕이시여, 음욕의 법은 어떤 모습입니까?'라고 하자, 승의법사가 대답하되 ‘음욕은 번뇌의 모습이니라’ 하였습니다.
問言, ‘是婬欲煩惱 在內耶? 在外耶?’
다시 묻기를 '이 음욕의 번뇌는 안(6입)에 있습니까, 밖(6경)에 있는 것입니까?' 하니,
答言 ‘是婬欲煩惱 不在內 不在外, 若在內 不應待外因緣生, 若在外 於我無事 不應惱我'
대답하기를, '이 음욕의 번뇌는 안(6입)에 있지도 않고, 밖(6경)에 있지도 않다. 만약 안(6입)에 있다면 밖의 인연을 기다릴 필요가 없고, 만약 밖(6경)에 있다면 나와 관계가 없으니 내가 번뇌에 휘둘릴 일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居士言 ‘若婬欲 非內非外 非東西南北 四維 上下來, 遍求實相不可得 是法卽不生不滅, 若無生滅相 空無所有 云何能作惱?'
거사(희근의 제자)가 말하되, '음욕이 안(6입)에도 있지 않고, 밖(6경)에도 있지 않고, 동ㆍ서ㆍ남ㆍ북ㆍ 사유ㆍ상하로부터 오는 것도 아니라면, 있는 그대로의 진실한 모습=實相(실상)을 두루 구하여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니, 이러한 법은 곧 나지도 멸하지도 않으리니, 만약에 생멸의 모습이 없다면 공해서 없는 것이거늘 어찌 능히 번뇌가 되겠습니까' 하였습니다.
勝意聞是語已 其心不悅 不能加答 從座而起 說如是言 ‘喜根多誑衆人 著邪道中'
승의가 이 말을 듣자 불쾌하였으나 대답은 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말하기를, ‘희근은 많은 사람을 속여서 삿된 길에 집착하게 하는구나’ 하였습니다.
是勝意菩薩 未學音聲陁羅尼 聞佛所說便歡喜, 聞外道語便瞋恚
이 승의보살은 아직 음성다라니(音聲陀羅尼, ghoṣapraveśadhāraṇī)를 배우지 못해서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면 곧 기뻐하고 외도의 말을 들으면 화를 내며,
聞三不善則 不歡悅, 聞三善則 大歡喜, 聞說生死則 憂聞涅槃則喜。從居士家 至林樹閒 入精舍中 語諸比丘,
세 가지 착하지 못한 법(탐진치)을 들으면 싫어하고, 세 가지 착한 법(불탐 불진 불치)을 들으면 매우 기뻐하며, 생사의 법을 들으면 근심하나, 열반의 법을 들으면 기뻐하였습니다. 거사의 집에서 나와, 숲 속의 정사에 들어가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當知 喜根菩薩 是人虛誑 多令人入惡邪中。何以故其? 言婬 恚 癡相 及一切諸法 皆無㝵相'
여러분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희근보살은 많은 사람을 허황된 말로 속여, 삿되고 나쁜 소견에 들게 하고 있소. 왜냐하면 그가 말하기를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과 그 밖의 모든 법 모두가 걸림이 없는 모습이라' 하기 때문이요.
是時 喜根作是念 ‘此人大瞋 爲惡業所覆 當墮大罪! 我今當爲說 甚深法 雖今無所得 爲作後世佛道因緣’
이때 희근보살이 생각하기를, ‘이 사람이 매우 화가 났으니, 나쁜 업에 가리워 큰 죄를 지어 악도에 떨어지게 되겠도다. 이제 내가 그에게 매우 깊은 법을 말해 주어서 비록 지금 당장에는 얻은 바가 없더라도, 후세에 불도에 들 인연이 되게 하리라.’
是時 喜根集僧 一心說偈.
이때 희근은 승려들을 모아 놓고 일심으로 게송을 읊었습니다.
婬欲卽是道,恚癡亦如是,
음욕이 곧 도(道)요, 성냄과 어리석음도 그러하니
如此三事中,無量諸佛道。
이러한 세 가지 일 속에 무량한 부처님의 길=제불도(諸佛道)가 있도다.
若有人分別 婬怒癡及道
만약 어떤 사람이 음욕과 분노와 우치를 비롯한 도(道)를 분별한다면,
是人去佛遠 譬如天與地。
이 사람이 부처님과 멀어짐을 비유하면 하늘과 땅의 사이 같으리.
道及婬怒癡 是一法平等
도(道)를 비롯한 음욕과 분노와 우치는, 한 법이어서 평등하거늘
若人聞怖畏 去佛道甚遠。
만약 이 말을 듣고 겁내는 이는 불도로부터 심히 멀어지리라.
婬法不生滅 不能令心惱
음욕의 법은 (인연화합 없이) 생멸하는 것이 아니니, 마음을 괴롭히지도 못하거늘
若人計吾我 婬將入惡道。
만약에 사람이 나와 내것=吾我(오아)에 계착한다면, 음욕에 이끌려 지옥에 들게 되리라.
見有無法異 是不離有無
있다 없다 두 법이 다르다 하면, 이는 있다(유위) 없다(무위)를 여의지 못함이니
若知有無等 超勝成佛道。
있고 없음이 균등함을 알면, 수승히 초출하여 불도를 이루리라.
說如是等 七十餘偈時 三萬諸天子 得無生法忍, 萬八千聲聞人 不著一切法故 皆得解脫。
이와 같이 70여 게송을 설하였을 때, 3만 여명의 천자들이 무생법인을 얻었고, 1만 8천 여명의 성문들이 온갖 법에 집착하지 않는 까닭에 해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是時 勝意菩薩身 卽陷入地獄 受無量千萬億歲苦! 出生人中 七十四萬世 常被誹謗 無量劫中 不聞佛名。誹 헐뜯을 비, 謗 헐뜯을 방
이때 승의보살의 몸은 곧바로 지옥으로 빠져들어, 무량하기가 천만 세 동안의 고통을 받았으며, 인간에 다시 태어나서는 74만 세 동안 항상 남의 비방을 듣게 되었으며, 무량한 겁 동안 부처님의 명호를 듣지 못하였습니다.
是罪漸薄 得聞佛法 出家爲道 而復捨戒 如是六萬三千世常捨戒, 無量世中 作沙門 雖不捨戒 諸根闇鈍。漸 점점 점, 薄 엷을 박, 闇 닫힌 문 암, 鈍 무딜 둔, 둔할 둔
이러한 죄가 차츰 엷어져서 불법을 들을 기회를 얻게 되자, 출가하여 도를 닦았으나 다시 계를 버리었으니, 이렇게 계를 버리기를 6만 3천 세 동안 하였고, 무량한 생 동안 사문이 되어 비록 계는 버리지 않았으나 모든 감관이 鈍根(둔근)=둔하고 어리석었습니다.
是喜根菩薩 於今東方 過十萬億佛土作佛 其土號寶嚴 佛號光踰日明王。
이 희근보살은 지금 동쪽으로 10만억 불국토를 지나 부처를 이루셨으니, 그 국토의 이름은 보엄(寶嚴)이요, 부처님의 명호는 광유일명왕(光踰日明王)이십니다.
文殊師利言 '爾時勝意比丘 我身是也, 我觀爾時 受是無量苦。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그 때의 승의비구는 바로 오늘의 이 몸입니다. 나는 그때 이렇듯 무량한 고통을 받았음을 관찰합니다.'
文殊師利 復白佛 '若有人 求三乘道 不欲受諸苦者 不應破諸法相 而懷瞋恚'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으니, '만약 어떤 사람이 3승의 도를 구하고자 하되, 온갖 고통을 받지 않으려거든 모든 법의 모습을 파괴하거나, 성내는 생각을 품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佛問文殊師利 '汝聞諸偈 得何等利?'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물으시기를, '그대는 이 모든 게송을 듣고, 어떠한 이로움을 얻었는가?'
答曰, '我聞此偈 得畢衆苦 世世得 利根智慧 能解深法 巧說深義 於諸菩薩中 最爲第一'
문수가 대답하였으니, '저는 이 게송을 듣고, (실상을 터득하여) 뭇 고통이 다하였으며, 세세(世世)동안 예리한 감관과 지혜를 얻어, 깊은 법을 잘 이해하게 되었고, 교묘하게 깊은 뜻을 연설하게 되었으며, 모든 보살들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게 되었습니다.'
如是等名 巧說諸法相 是名 如實巧度。
이와 같은 일들을 '모든 법의 모습을 교묘하게 말한다' 하니, 이것을 일컬어 ‘한결같이=如實(여실)하고 교묘히 제도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大智度論 卷第六終 대지도론 6권을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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