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대승론(攝大乘論) 상권

아 승 가(阿 僧 伽, 무착) 지음. 불타선다(佛陀扇多) 한역. 김묘주 번역

 

大乘阿毘曇經中, 對如來前, 爲欲顯發大乘義故, 善住菩薩說。所謂依大乘經, 明諸佛如來,有十種勝妙勝語。
何等爲十?

'대승아비담경(大乘阿毘曇經)' 가운데에서 여래께 대승의 의미를 나타내고자 하여 선주(善住)하는 보살은 “대승경전에 의지해서 제불여래(諸佛如來)에게 10 가지의 승묘(勝妙)함과 뛰어난 말씀의 승어(勝語)가 있음을 밝힌다”고 말하였으니,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一者智依勝妙勝語`

첫째는 지혜의 의지처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인 지의승묘(智依勝妙)의 승어(勝語)이고, 

지의(智依), 급다(笈多) 역본과 진제(眞諦) 역본에는 응지(應知), 

현장(玄奘) 역본에는 소지(所知) 되어 있다.

 

二者智相勝妙勝語` 三者入智相勝妙勝語` 四者入彼因果勝妙勝語` 五者入彼修因果勝妙勝語`

六者還彼行中差別增上戒勝妙勝語` 七者增上心勝妙勝語` 八者增上慧勝妙勝語`

九者滅除勝妙勝語` 十者智勝妙勝語。如是此修多羅句顯發,說大乘是佛語。

둘째는 지혜의 지상(智相)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의, 지상승묘(智相勝妙)의 승어(勝語)이며,

셋째는 지상(智相) 들어감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의, 입지상묘(入智相妙)의 승어(勝語)이며, 

넷째는  들어가는 원인과 결과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의, 입피인과승묘(入彼因果勝妙)의 승어(勝語)이며,

다섯째는 그것에 들어가는 수행의 원인과 결과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의 입수인과승묘(入彼修因果勝妙)의 승어(勝語)이며, 

여섯째는 다시  수행의 차이 가운데 매우 높은 계율의 승묘함으로 돌아감에 뛰어난 말의 환피행중차별증상계승묘(還彼行中差別增上戒勝妙)의 승어(勝語)이며,

일곱째는 매우 높은 마음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의 증상심승묘(增上心勝妙)의 승어(勝語)이고, 

여덟째는 매우 높은 지혜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의 증상혜승묘(增上慧勝妙)의 승어(勝語)이며,

아홉째는 멸하여서 제거하는 승묘함과 뛰어난 말인, 멸제승묘(滅除勝妙)의 승어(勝語)이며,

열째는 지혜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의 지승묘(智勝妙)의 승어(妙勝語)이다.

이와 같이  수다라(修多羅)의 문구는 대승이 부처님의 말씀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는 삼장이라는 이름이 없었으며,

다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수다라(修多羅, 수트라 sūtra, 계경)를 지니는 비구와, 비니(毘尼, 율장)를 지니는 비구와,

부처님의 가르침과 계율을 정리한 마다라가(摩多羅迦, mātṛkā, 아비담장 阿毘曇藏)를 지니는 비구가 있었을 뿐이었다.

‘수다라’란 장아함(長阿含), 중아함(中阿含), 잡아함(雜阿含), 증일아함(增一阿含)의 사아함(四阿含) 중의 경명(經名)이요, 마하연(摩訶衍, 대승) 중의 경명이며,

수다라는 두 가지로 분류되나니, 첫째는 사아함 중의 수다라요, 둘째는 마하연의 경을 일컬어 대수다라(大修多羅)라 하며,

이 두 가지의 분류에 들어가면, 대승이기도 하고 또한 소승이기도 한 2백 50의 계(戒)가 있으니, 이와 같은 것 등을 수다라라 하며, 

‘비니(毘尼)’란 비구가 죄를 지으면 부처님께서 계(戒)를 결성하여, “마땅히 이것은 행해야 하고, 이것은 마땅히 행하지 않아야 하며, 이러한 일을 하면 이러한 죄를 얻는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간략하게 말하자면 80부(部)가 있다. ㅡ 대지도론(大智度論) 제100권 6


云何顯發?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가?


如是此說中,小乘經不說此十種句,唯大乘中明,所謂阿犂耶識,智依事所說。

有三種性:一者他性`二者妄分別性`三者成就性,

이와 같은  중에서 소승경전에서는   가지 십종구(十種句)를 말하지 않고 오직 대승경전에서만 밝히나니,

이른바 아리야식(阿梨耶識, 제8식)이 지혜가 의지하는 체인 지의사(智依事)이며,

이에 세 가지 자성인 삼종성(三種性) 있으니, 

첫째는 타성(他性)이고, 둘째는망분별성(妄分別性)이며, 셋째는성취성(成就性)이다.

ㅡ삼종성(三種性)을 현장의 역본에서는의타기성(依他起自性)ㆍ변계소집성(遍計所執自性)ㆍ원성실성(圓成實自性)이라 하였으며, 진제 역본은의타성(依他性)ㆍ분별성(分別性)ㆍ진실성(眞實性)이라 하였.

 

8식 중 말나식(末那識)과 아뢰야식(阿賴耶識)은 그 본질적 성질 즉 자성(自性)을 따라 이름이 붙여진 식(識)들이다.

말나식(末那識)의 본질적 성질은 언제나 심세하게 생각하는 긍심사량(恆審思量)으로, 이것을 전통적인 용어로는 사량(思量) 또는 의(意)라고 하며, 이 두 낱말은 모두 산스크리트어 마나스(manas)를 의역한 것이며 마나스를 음역하여 말나(末那) 또는 말나식(末那識)이라 한다.

아리야식(阿梨耶識) 또는 아뢰야식(阿賴耶識)의 본질적 성질은 인과의 종자를 함장하고 인연에 따라 그 종자를 현행 상태로 일으키는 것으로, 이것을 전통적인 용어로는 집기(集起: 쌓고 일으킴) 또는 심(心)이라고 하며, 이 두 낱말은 모두 산스크리트어 치타(citta)를 의역한 것이며, 이러한 성질을 가진 식을 아뢰야(阿賴耶) 또는 아뢰야식(阿賴耶識)이라 한다.-위키

 

以智相事故,唯記說。入智相事者,謂六波羅蜜。入彼因果事者,謂十菩薩地,還彼修彼。 

지혜의 지상(智相) 자체이기 때문에 유식(唯識)이라 하며,

지상(智相)에 들어가는 여섯 가지의 바라밀을 말하는 것이며,

그것에 들어가는 원인과 결과의 인과사(因果事)란 십지(十地)의 보살지에서 그러함을 돌이켜 수행하는 것이다.


差別事中,受菩薩戒,謂增上戒。首楞嚴`虛空等諸三昧,增上心事。說無分別智,謂增上心事。

說不住涅槃,滅彼果事。

그 차별의 차별사(差別事) 중에서 보살계 받는 것을 매우 높은 계율의 상계(上戒)라 하며,

수릉엄(śūraṁgama) 삼매와 허공삼매(虛空三昧) 등의 여러 삼매는 매우 높은 마음의 체인 심사(心事)이며, 

분별없는 지혜를 말하여 매우 높은 지혜인 증상혜사(增上慧事)의 체(事)라 하며,

머물지 않음의 불주열반(不住涅槃)을 말하며, 멸(滅)이 그것의 증과의 체인 과사(果事)라고 한다.

고려대장경본에 ‘증상심사(增上心事)’로 되어 있는데, ‘증상혜사(增上慧事)’의 오자(誤字) 보아야 한다.

 

수릉엄(首楞嚴)은 범어 śūraṁgama의 음역이며, 건상(健相)ㆍ건행(健行)ㆍ일체사경(一切事竟)이라고 의역(意譯)하며, 부처님께서 증득한 삼매의 이름이며, 수릉엄삼매(首楞嚴三昧, firmly maintaining all dharmas)는 건행삼매(健行三昧)라고도 하며, 108삼매 가운데에서 제1번째 순서의 삼매이다.

건상(健相)이란 당기(幢旗)가 견고함에 비유한 것으로서, 부처님의 덕이 견고하여 어떠한 마군에 의해서도 파괴될 수 없음을 나타내고, 일체사경(一切事竟)은 불덕(佛德)의 구경(究竟)을 나타낸다.

허공삼매(虛空三昧), 무색계의 네 가지 선정인 사공처정(四空處定) 가운데 하나로서,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ㆍ허공처정(虛空處定)ㆍ허공기삼매(虛空器三昧)라고도 한다. 색법(色法, 물질)에 얽매임을 싫어하여 마음의 색상(色想)을 버리고 무한한 허공을 관(觀)의 대상으로 하는 선정이다.


有三種佛身:一者眞身`二者報身`三者應身。彼果智事。

세 가지의 삼존불신(三種佛身)이 있으니,

첫째는 진신(眞身)이고, 둘째는 보신(報身)이며, 셋째는 응신(應身)이니, 그것의 증과인 지혜의 자체인 지사(智事)이다.

현장 역본에는 자성신(自性身)ㆍ수용신(受用身)ㆍ변화신(變化身)으로 되어 있고,

진제 역본에는 자성신(自性身)ㆍ응신(應身)ㆍ화신(化身)으로 되어 있다.

 

說如是此十種句,非小乘教故,唯大乘中,顯勝說及勝上故,是故如來依爲諸菩薩說。

以是義故,依大乘教故,諸佛如來說有十種勝妙勝語應知。

이와 같이 말한 11 가지 문구는 소승의 가르침이 아닌 것으로, 오직 대승에서만의 뛰어난 말씀과 최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을 위해서 말씀하셨으니, 이러한 뜻으로 대승의 가르침에 의지해서 제불(諸佛) 여래께서는 열 가지의 승묘함의 십종승묘(十種勝妙)와 뛰어난 말씀의 승어(勝語)가 있음을 설하셨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云何復此十種相勝妙如來勝語,明顯大乘是佛語,及遮小乘是非大乘是?以此十句,小乘經所不說,而大乘有說,及此十句能令得大菩提善許不相違,爲得一切智智故。是中說偈:

또한 이 10 가지의 십종상(十種相)의 승묘함과 여래의 뛰어난 말씀이 대승이 참으로 부처님의 말씀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소승은 대승이 아니라고 어찌하여 부정하는 것인가?

이 10 가지의 십구(十句)는 소승경전에서는 말하지 않고, 대승에서만 말씀하신 때문이며,

이 십구(十句)는 능히 대보리를 증득하게 하고, 잘 성립하게 하고, 위배되지 않으며, 모든 것을 아는 일체지지(一切智智)를 증득하게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게송으로 설하나니;


彼依智相依, 彼因及彼果, 彼三界差別, 彼果及除滅, 智及上妙乘, 至於勝進修。

그 지혜의 의지처인, 지혜의 상(相), 그것의 원인과 그것의 결과, 그 삼계의 차이, 그 증과와 제멸(除滅),

지혜 및 최상의 미묘한 교법(乘)에 의지하여, 뛰어나게 나아가는 승진(勝進)의 수행에 이르네.

 

彼說餘處所無有, 此見勝因上菩提, 佛語說於大乘中, 十句勝說於此經。

그 말씀은 다른 곳에는 없으니, 

이 견해는 뛰어난 원인의 승인(勝因)이고 최상의 보리이므로,

부처님께서는 대승 가운데에서 뛰어난 십구(十句)를 이 경전에서 설하셨네.

 

有何義故,此諸十句如是漸次說是?

어떠한 뜻이 있는 까닭에 이 십구(十句)를 이러한 순서로 말하는 것인가?

 

以菩薩從初學已,先應諸法因果依已,應於因緣善巧成,而有於諸緣生法中,應相善巧成,

捨離撗 安 謗 遍,善巧故。菩薩如是善學故,於彼善取相中,應令證學,是故令諸障中,心得解脫。

그 까닭은 보살이 처음 수학할 때, 우선 마땅히 제법의 원인과 결과의 의지처를 알아서 인연에 대하여 잘 통달하여야 하며,

마땅히 모든 연생법(緣生法)에 대해서 그 상(相)을 잘 통달해야 하나니,

사나움과 편안함과 비방을 여의고 두루 잘 통달하기 때문이며,

보살은 이와 같이 잘 수학하기 때문이며,

그렇게 잘 취한 선취상(善取相)을 마땅히 증득하기 때문에 모든 장애 가운데에서 마음의 해탈을 얻는 것이다.


於後入智相行,已前修行中,令修得六波羅蜜,已深淨身心故是。以淨心所攝六波羅蜜故,於諸十地中, 分別修行三阿僧祇劫, 於後令滿三種菩薩戒。滿已令彼果涅槃,及證阿耨多羅三藐三菩提。此是諸十句漸次說,然此說中一切大乘略盡。

그러한 다음에 지상(智相)에 들어가서, 이전의 수행 가운데에서 6바라밀을 닦아서 증득하나니, 이미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한 때문이다.

이것은 청정한 정심(淨心)에 포섭되는 6바라밀이기 때문에, 10지로 나누어 차이를 두어서 3 아승기(阿僧祇)의 겁을 수행하며, 그러한 후에 증상계(增上戒), 증상심(增上心), 증상혜(增上慧)의 삼종(三種)의 보살계를 원만하게 하며,

원만하게 하고서 그 증과인 열반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는 것이니,

이것이 십구(十句)를 순서대로 말하는 것이며, 이 말씀 가운데에 모든 대승이 다 요약되어 있는 것이다.

삼종(三種)의 보살계, 현장 역본과 진제 역본에서는 보살의 3()으로 되어 있으며, 매우 높은 계율인 증상계(增上戒)와  매우 높은 마음의 증상심(增上心), 매우 높은 지혜의 증상혜(增上慧) 말한다.

 

아승기(阿僧祇)는 범어 asaṁkhya의 음역어로서, 원래 발음은 아승기이지만 흔히 아승지라고도 하며, 무수겁(無數劫)은 아승기겁(阿僧祇劫)의 번역어이다.


是中初說智依勝妙勝語,如來經中說,謂阿犂耶識。以阿犂耶識語故,作阿犂耶識語說。如來於『大乘阿毘曇經』偈中說:

이 중에서 처음에 말한 지혜의 의지처의 승묘함과 뛰어난 말씀은 여래께서 경전에서 아리야식(阿梨耶識, 제8식)이라고 말씀하셨으니, 아리야식이라는 용어로써 아리야식을 말하는 것이다

여래께서 '대승아비담경'에서 게송으로 설하셨으니; 


無始已來性, 一切法所依, 有彼諸道差, 及令得涅槃。

아득한 무시(無始)로부터의 원인(性)이고, 일체법의 의지처이네.

그것이 있어서 모든 윤회세계의 차별이 있고, 열반을 증득하게 하네.

ㅡ원인(性)은 현장 역본과 진제 역본에서는 () 되어 있으며,

() 범어 dhātu 번역어로서 ()ㆍ근기(根基)ㆍ요소ㆍ원인(因)ㆍ세계ㆍ경계 등의 의미이며,

일체법의 종자를 ()라고 때에는 원인ㆍ요소의 의미가 있다.

 

還彼經所說:

다시 그 경전에서 설하셨으니, 

 

一切諸法家, 彼識一切種, 故說爲家識, 聰明者乘此。

일체의 제법이 저장되는 곳이니, 그 식이 일체 종자식이네.

그러므로 저장식인 가식(家識)이라 이름하나니, 총명(聰明)한 이는 이것을 교법으로 삼는다네.


此是經證。然復彼何故名阿犂耶識?有生法者依,彼一切諸染法作果於彼,彼亦依諸識作因故,說爲阿犂耶識。

或復衆生依彼爲我故,名阿犂耶識,彼亦名阿陁那識。此中有何證?如『相續解脫經』中說:

이것은 경전의 증명이니, 다시 무슨 까닭에 그것을 아리야식이라 이름하는 것인가?

유정의 법인 유생법(有生法)은 그 식에 의지하여 일체의 잡염법이 결과가 되며,

그러한 것들 역시 제식(諸識)에 의지해서 원인이 되기 때문에 아리야식이라 한다.

혹은 중생이 그것을 의지해서 자아로 삼기 때문에 아리야식이라고 이름하나니,

또한 그것을 아타나식(阿陀那識, 제8식)이라고도 한다.

이러함에 어떠한 증명이 있는 것인가? '상속해탈경(相續解脫經)'에서 설하셨으니, 


阿陁那識最微深, 喩如水波於諸子, 我不爲凡言說此, 莫執取以之爲我。

아타나식(阿陀那識, 제8식)은 가장 미세하고 심오하나니, 비유하자면 모든 종자는 물결과 같네.

나는 범부를 위해서는 이것을 말하지 않나니, 집착해서 그것을 자아로 삼음을 막기 위한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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