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十方諸菩薩來’ 釋論 第十五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15. 초품 중 ‘시방의 보살들이 모여 오심’을 풀이함 4
問曰, 若有 十方無量諸佛 及諸菩薩, 今此衆生 多墮三惡道中, 何以不來?
묻나니, 만약 시방에 무량한 부처님과 보살들이 계신다면, 지금 이 중생들 대부분이 삼악도에 떨어져 있거늘 어찌하여 오시지 않는 것입니까?
答曰, 衆生罪重故 諸佛菩薩 雖來不見。又 法身佛 常放光明 常說法 而以罪故 不見不聞。
譬如日出 盲者不見, 雷霆振地 聾者不聞。霆 천둥소리 정
如是法身 常放光明 常說法, 衆生有無量劫罪垢厚重 不見不聞。
답하나니, 중생들의 죄가 무거운 까닭에 비록 부처님과 보살님들이 오셨으나 보지 못하는 것이며, 또한 법신불(法身佛)은 항상 광명을 놓으시고, 항상 법을 설하시지만, 죄 때문에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이라.
비유하자면, 해가 떴어도 눈먼 맹자는 보지 못하고, 우레가 천지에 진동하여도 귀먹은 이는 듣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이 법신(法身)은 항상 광명을 놓고, 항상 법을 설하건만 중생들의 무량한 겁 동안의 죄가 두텁고 무거워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것이라.
如明鏡淨水 照面則見, 垢翳不淨 則無所見。
如是衆生心 淸淨則見佛, 若心不淨 則不見佛。
今雖實有 十方佛及諸菩薩來度衆生 而不得見。
마치 맑은 거울과 맑은 물에 얼굴을 비추면 곧 볼 수 있으나,
흐리고 때가 끼어 맑지 못하면 볼 수 없듯이,
중생들의 마음이 청정하면 곧 부처님을 볼 수 있으나,
마음이 맑지 못하면 부처님을 뵐 수 없는 것과 같이,
이제 진실로 시방의 부처님과 보살님들이 오셔서 중생을 제도하시지만 보지 못하는 것이니라.
復次 如釋迦牟尼佛 在閻浮提中生 在迦毘羅國, 多遊行 東天竺六大城。
有時 飛到南天竺 億耳居士 舍受供養。
有時暫來 北天竺 月氏國 降阿波羅龍王。又至 月氏國西 降女羅剎.
또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염부제(閻浮提)에서 태어나시어, 가비라국(迦毘羅國, 카필라바스투 Kapilavastu)에 계실 때, 인도의 동쪽=東天竺(동천축)의 여섯 개의 큰 성에 자주 왕래하신 것과 같으니,
때로는 인도의 남쪽=南天竺(남천축)의 억이(億耳, Śroṇa-Koṭikoṭirna)거사의 집으로 날아가셔서 공양을 받으시기도 하셨고,
때로는 잠시 인도의 북쪽=北天竺(북천축)의 월지국(月氏國)에도 가셔서 아바라(阿波羅, Apalā)용왕을 항복시키기도 하셨고,
또한 월지국(月氏國)의 서쪽에 이르셔서는 나찰녀(女羅刹, Rakṣasa)를 다스리기도 하셨으니,
佛在彼石窟中 一宿, 于今佛影猶在. 有人就內 看之則不見 出孔遙觀 光相如佛。
有時暫飛至 罽賓隸 跋陁仙人 山上住虛空中 降此仙人
仙人言, '我樂住此中 願佛與我佛髮 佛爪 起塔供養'
塔于今現存 此山下 有離越寺, 離越 應云隸跋陁,
人與佛同國而生 猶不遍見, 何況異處! 以是故 不可以 不見十方佛故 而言無也。
부처님은 그곳의 석굴에서 하루를 묵으셨는데, 지금도 부처님의 그림자가 남아 있어,
어떤 사람이 안에 들어가 그것을 보려 했으나 보지 못하고 굴=孔(공)에서 나오니 멀리서 부처님과 다름없는 빛의 영상=光相(광상)을 볼 수 있었다고 하며,
어느 때는 잠깐 사이에 날아서 계빈(罽賓, Kaśmīru)국의 예발타(隷跋陀) 선인이 살고 있는 산위로 가셔서, 허공에 머무시면서 그 선인를 항복받으셨으니,
선인이 말하기를 '나는 여기에 살기를 좋아하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에게 부처님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주시면 탑을 세워 공양하겠습니다' 하였으니,
그 탑은 지금도 남아 있으며, 그 산 밑에 이월사(離越寺)가 있는데 - 이월은 예발타(隷跋陀)라고 해야 하며,
사람들은 부처님과 같은 나라에 태어나서도, 한 번도 뵙지 못하거늘, 하물며 다른 곳에 태어나는 것이랴!
이러한 까닭에 시방의 부처님을 볼 수 없다고 하여 없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니라.
復次 彌勒菩薩 有大慈悲 而在天宮 不來此閒, 可以不來故 便謂無彌勒耶?
彌勒 近而不來不以爲怪, 十方佛遠 何足怪也?
또한 미륵보살께서는 큰 자비심을 가지고 천궁에 계시면서도 이곳에 오시지 않나니, 오시지 않는다 하여 미륵보살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미륵보살께서는 가까이 계시면서도 오시지 않는 것을 괴이하게 여기지 않으면서, 시방의 부처님께서는 멀리 계시거늘 어찌 괴이하게 여기는 것인가?
復次 十方佛不來者 以衆生 罪垢深重 不種見佛功德 是故不來。
復次 佛知一切衆生 善根熟 結使薄 然後來度. 如說;
또한 시방세계의 부처님께서 오시지 않는 것은 중생들의 죄의 때가 무겁고 부처님을 뵈올 공덕을 심지 않았기 때문에 오시지 않는 것이며,
또한 부처님께서는 일체 중생들의 선근(善根)이 익어지고 번뇌=結使(결사)가 옅어진 뒤에야 오셔서 제도하시니, 마치 게송에서 설함과 같으니라.
諸佛先觀知有人 一切方便不可度, 或有難度或易化 或復有遲或有疾。
모든 부처님들은 먼저 관찰하시어, 어떤 방편으로도 제도치 못할 이,
혹은 제도하기 어려운 이, 혹은 교화하기 쉬운 이, 혹은 더딘 이와 혹은 빠른 이를 다 아시네.
或以光明或神足 種種因緣度衆生, 有欲作逆佛愍除 或欲作逆佛不遮。
혹은 광명으로, 혹은 신족통=神足(신족) 등, 갖가지 인연으로 중생을 건지시고
어떤 이는 거역하려 하나, 가엾이 여기시어 제도하여 주시고, 혹은 거역하는 이도 막지 않으시네.
剛強難化用麤言 心柔易度用軟言, 雖有慈悲平等心 知時智慧用方便。
고집이 센=剛強(강강)하고 교화하기 어려운=難化(난화)한 이는 거친 말로 교화하시고,
유연한 이는 부드러운 말로 제도하시니
비록 그 마음은 자비롭고 평등하시나, 때에 맞춰 지혜로써 방편을 써야 함을 아시네.
以是故 十方佛雖不來 不應言無。
復次 佛智慧力 方便 神通, 舍利弗等 大阿羅漢 大菩薩 彌勒等 尚不能知 何況凡人!
이러한 까닭에 시방의 부처님께서 비록 오시지는 않았으나 없다고 말해서는 안되며,
또한 부처님의 지혜와 십력, 방편, 신통은 사리불 등 큰 아라한과 미륵 등의 대 보살도 미처 알지 못하거늘, 하물며 범부이겠는가!
復次 諸佛大菩薩 有時 衆生恐懼急難 一心念 或時來度之。懼 두려워할 구, 恐懼공구=몹시 두려움
如大月氏西 佛肉髻住處國 一佛圖中 有人癩風病 來至遍吉菩薩像邊 一心自歸念 遍吉菩薩功德 願除此病。
是時 遍吉菩薩 像卽以右手 寶璖光明 摩其身 病卽除愈。癩 중독 랄, 문둥병 뢰 璖 옥고리 거
또한 부처님과 대 보살들께서는 몹시 두렵고 급한 어려움 속에 있는 중생들이 일념으로 지극히 생각한다면 때로는 오셔서 구제해 주시나니,
대월지(大月氏, 아프카니스탄)국의 서쪽에 부처님의 육계를 모신 나라가 있었는데, 어느 불교가 유행하던 지역에 나풍병(癩風病)에 걸린 사람이 있어, 그는 변길(遍吉, 보현보살, Samantābhadra) 보살상의 곁에 와서는 일심으로 귀의하고 변길보살의 공덕을 염하면서, '원하오니, 부디 이 병을 제거하여 주옵소서'하니,
이때 변길보살 상의 오른손의 보배 팔찌=寶磲(보거)로부터 광명이 나와, 그의 몸을 어루만져 주니, 곧 병이 제거되어 낫게 되었다.
復一國中 有一阿蘭若比丘 大讀摩訶衍, 其國王 常布髮 令蹈上而過。
有一比丘 語王言, '此人摩訶羅 不多讀經 何以大供 養如是?'
또한 어떤 나라에 한적한 곳=阿蘭若(아란야, Āriṇya)에서 수행하는 비구가 있었는데, 마하연(대승 경전)을 많이 독송하니, 그 나라의 왕이 항상 머리를 풀어 그 위를 밟고 지나가도록 하였다.
이때 다른 비구가 왕에게 물어 말하기를, '이 사람은 마하라(摩訶羅, Mahallaka 무지한無知漢)으로서, 경전을 많이 읽지도 못하였는데 어찌하여 공양하시기를 이렇듯 크게 하십니까?'
마하라(摩訶羅, Mahallaka. ‘무지한’ 혹은 ‘늙은’ 이라는 뜻으로, ‘무지한 자,’ ‘나이 든 자’를 가리킨다. Lamotte는 이 말을 ‘Mahārāja!’의 호격으로 간주다. [Etienne Lamotte, Le Traite de la Grande Vertu de Sageśe de Nāgārjuna(Mahāprajñ āpāramitāśāstra), Louvain, Tome Ⅰ].
王言, '我一日夜半 欲見此比丘 卽往到其住處。
見此比丘 在窟中讀'法華經' 見一金色光明 人騎白象 合手供養 我轉近便滅。
我卽問大德, '以我來故 金色光明人滅?'
比丘言, "此卽遍吉菩薩。遍吉菩薩自言, '若有人誦讀'法華經'者 我當乘白象 來教導之'
我誦'法華經'故 遍吉自來" 遍吉, '法華經'名爲普賢。
왕이 대답하기를 '어느 날 밤중에 내가 이 비구를 보고자하여 그가 거처하는 곳에 갔더니, 이 비구가 굴속에서 '법화경'을 읽고 있었는데, 금빛 광명이 나는 어떤 사람이 흰 코끼리를 타고 합장한 채 공양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차츰 가까이 가니 이내 사라지기에 내가 묻기를, ‘대덕이여, 내가 왔기 때문에 그 금빛 광명이 나는 사람이 사라진 것인가?’ 하니,
이 비구가 대답하기를 "그 분은 변길보살입니다. 변길보살께서 스스로 말씀하시기를 '누구라도 '법화경'을 읽으면 내가 횐 코끼리를 타고 와서 가르치고 인도하리라'고 하셨는데 제가 '법화경'을 읽고 있는 까닭에 변길보살께서 스스로 오신 것입니다.
- 변길은 '법화경'에서는 보현이라 한다.
復有一國 有一比丘誦'阿彌陁佛經' 及'摩訶般若波羅蜜'. 是人欲死時 語弟子言. '阿彌陁佛 與彼大衆俱來' 卽時動身自歸 須臾命終。命終之後 弟子積薪燒之。明日 灰中 見舌不燒。誦'阿彌陁佛經'故 見佛自來, 誦'般若波羅蜜'故 舌不可燒.
또한 어떤 나라의 한 비구가 '아미타불경(阿彌陀佛經, Amitābhabuddhasūtra)'과 '마하반야바라밀경'을 독송하였는데, 죽을 때에 임하여 제자들에게 말하기를 '아미타불께서 그의 대중들과 함께 오셨구나'하고는, 즉시 몸을 움직여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는 잠깐 사이=須臾(수유)만에 운명하였는데,
숨을 거둔 뒤에 제자들이 땔감을 쌓아 태우는 다비식을 하였는데, 다음날 잿 속을 보니 혀가 타지 않은 채 있었다.
그는 '아미타경'을 독송한 까닭에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았고, '반야바라밀경'을 독송한 까닭에 혀가 타지 않은 것이라.
此皆今世現事。如經中說, 諸佛菩薩 來者甚多。如是處處 有人罪垢結薄 一心念佛 信淨不疑 必得見佛 終不虛也。
以是諸因緣故 知實有十方佛。
이러한 것들은 모두가 이승의 일로서, 경전에서 말씀하시듯이 부처님과 보살들이 찾아오시는 일은 매우 많으며, 이와 같은 일들이 처처에 있으니, 사람들이 죄의 결박이 얇고, 일심으로 부처님을 염하며 믿음이 맑아 의심치 않으면, 반드시 부처님을 뵙게 되나니, 끝내 허망하지 않은 것이라.
이러한 여러 인연으로 실로 시방에 부처님이 계심을 알 수 있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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