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維摩詰偈頌

智度菩薩母(지도보살모) 方便以爲父(방편이위부)
智度=반야바라밀다(지혜)는 보살의 어머니이며, 방편바라밀로 아버지를 삼아

Wisdom is the mother of a bodhisattva, Skilful means the father, 

一切衆導師(일체중도사) 無不由是生(무불유시생)
일체 중생을 이끄는 스승(부처님)도 이것에 의지하지 않고는 태어나질 않네.

The teacher of all sentient beings, and there are none not born from them. 

[불교는 부처님이 깨달음을 성취하신 후 그 깨달음을 만천하에 가르침으로부터 출발합니다그와 같은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두가 지혜와 방편이라는 것을 통해서 성취된 것입니다-무비스님]

 

法喜以爲妻(법희이위처) 慈悲心爲女(자비심위녀)

법의 기쁨(dharmapramudit)으로 아내를 삼고, 자비심으로 딸을 삼고
The joy of the Dharma is his wife, The mind of compassion is the daughter, 

善心誠實男(선심성실남) 畢竟空寂舍(필경공적사)
성실을 아들로 삼아, 畢竟=마침내 공으로 돌아감이 나의 집이라네.
Benevolent mind and sincerity, the son, Absolute emptiness is the silent abode. 

[절 집안의 속설에 상좌가 하나면 지옥이 하나라는 말이 있다제자나 자식이나 사람의 인연이란 언제나 좋은 것만은 아닌, 그야말로 진로번뇌다그런데 유마거사의 제자는 진로번뇌지만 그 진로번뇌가 마음 가는대로 따라 온다자식이나 상좌들이 모두 그렇게만 된다면 무엇이 걱정이겠는가그에 더하여 37조도품이 모두 나의 선지식이 되니 정각을 이루는 것은 어려울 것이 없으리라.]


弟子衆塵勞(제자중진노) 隨意之所轉(수의지소전)

여러 번뇌는 나의 제자가 되어 마음대로 따라 다스려 가고
The disciples are all the worldly afflictions, Which he changes at the dictates of his will. 

道品善知識(도품선지식) 由是成正覺(유시성정각)

37도품은 선지식이니, 그로 말미암아 正覺=깨달음에 이르네.
The qualities which facilitate awakening are his good friends, Through this, he attains enlightenment. 


諸度法等侶(제도법등려) 四攝爲伎女(사섭위기녀) 侶 짝 려

여러 바라밀다=度法은 모두 다 도반(벗)이며, 4섭법은 기녀일세.
The perfections are his Dharma companions. Four means of embracing are the courtesans.

歌詠誦法言(가영송법언) 以此爲音樂(이차위음악) 誦 욀 송

법을 노래하고  말씀을 읊조리니, 이들로 음악을 삼는다네. 

Chanting aloud the words of the Dharma, To regard it as the music. 


摠持之園苑(총지지원원) 無漏法林樹(무루법임수)

다라니=摠持의 동산과, 무루법의 숲에

A garden that is of total retention, The Dharma of non-outflow are the trees, 

覺意淨妙華(각의정묘화) 解脫智慧果(해탈지혜과)

7가지 깨달음의 꽃=七覺意의 청정하고 오묘한 꽃이 만발하고, 해탈과 지혜의 열매가 무르익네. 

The intent upon awakening is the pure and wonderful flowers, Liberation and understanding are the fruit. 


八解之浴池(해탈지욕지) 定水湛然滿(정수담연만) 湛 즐길 담

8해탈(8정도)의 연못에 삼매(선정)의 맑은 물=定水가 가득하니,
The eight types of emancipation is the bathhouse, Overflowing with the water of meditation. 

布以七淨華(포이칠정화) 浴此無垢人(욕차무구인) 
七淨華=일곱 가지 맑은 꽃들을 두루 흩어놓고, 모두 번뇌가 없는=無垢人들이 거기에서 목욕하네.
Spreading the seven flowers of purity, One bathing in this has no impurity. 

[七淨華= 7정(淨)이라고도 한다. 청정한 행을 비유한 것으로

①일상생활을 청정하게 하는 것=戒淨,

②마음을 청정히 하는 것=心淨,

③청정한 지혜에 의하여 신견(身見)을 끊고 바르게 보는 것=見淨,

④바르게 보고 의혹을 끊는 것=度疑淨,

⑤정도(正道)와 사도(邪道)를 바르게 보는 것=分別道淨, 道非道淨,

⑥번뇌를 끊고 지혜가 밝은 것=行斷知淨, 行知見淨,

⑦깨달음을 얻는 것=涅槃淨, 斷知見淨.]

 

[8해탈이란 곧 8정도를 뜻한다불교의 가장 기본이 되는 수행법이다. 마음에 선정을 얻은 결과로서 칠정화(七淨華), 즉 칠정(七淨)을 갖추어 한없이 넓고 큰 덕을 성취하였으므로 그 덕을 아름다운 꽃에 비유하여 칠정화라 한다.]


象馬五通馳(상마요통치) 大乘以爲車(대승이위거) 馳 달릴 치

다섯 가지 신통력은 코끼리와 말로 치달리고, 대승으로 수레를 삼아
The galloping of the five transcendental powers are the elephants and horses, Taking the Great Vehicle to be the chariot. 

調御以一心(조어이일심) 遊於八正路(유어팔정로)
한마음=一心으로 잘 몰아 가며 (일심으로 잘 다스려), 8정도의 길을 잘 간다네.
Single-mindedness is the directing control, Traversing freely upon the eightfold paths.

[대승법이라는 큰 수레에 무수한 사람들을 싣고 천안통천이통타심통숙명통신족통과 같은 신통력이 말이 되고 코끼리가 되어 일심법으로 조복하고 제어하며 정견(正見)으로 올바로 보고 정사(正思正思惟)로 올바로 생각하며정어(正語)로 올바로 말하며정업(正業)으로 올바로 행동하며정명(正命)으로 올바로 목숨을 유지하며정근(正勤正精進)으로 올바로 부지런히 노력하며정념(正念)으로 올바로 기억하고 생각하며정정(正定)으로 올바로 마음을 안정하는 길에 노닌다.]

 

[調御以一心(조어이일심)= 나집의 설명에 의하면, 산스크리트 원본에는 ‘화합(和合)’이라고 되어 있다 하며, 그 화합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데, 수레를 잘 몰아서 마음대로 운전할 수 있는 것처럼 잘 다스리는 것을 화합이라고 했다(주유마힐경, 卍續藏 27, p.496上~下). 현장과 티베트 역에는 “깨달음에 나아가는 마음”이라고 되어 있으며, 지겸도 ‘도심(道心)’이라고 번역하여 같은 의견이다. 깨달음에 나아가는 마음은 깨달음의 지혜를 구하는 마음이다.]

 

相具以嚴容(상구이엄용) 衆好飾其姿(중호식기자) 姿 맵시 자

32상을 갖추어 장엄하고, 80종호로 그 자태를 드러내어,
Complete with excellent marks to adorn appearance, A multitude of secondary characteristics as decoration. 

慚愧之上服(참괴지상복) 深心爲華鬘(심심위화만)
부끄러워 하는=慚愧의 옷을 입고, 깊은 마음은 꽃다발로 삼네.
Repentance is the upper garment, Determination is the necklace of flowers. 


富有七財寶(부유칠재보) 敎授以滋息(교수이자식)

7가지 재보=七財의 보물을 재산으로 (佛法의) 가르침을 자애로운 휴식으로 삼아
The seven treasures are his wealth, The growth of interest is guiding others. 

如所說修行(여소설수행) 迴向爲大利(회향위대리)
如說=가르침대로 수행하여 깨달음으로 회향하여 중생을 이롭게 하네.
He practices according to explanation, And the greatest benefit is to give back. 

[七財寶= 7성재(聖財)라고도 한다.

①바른 가르침을 믿는 것=信,

②계를 지키는 것=戒,

③보는 것을 버려서 보시하는 것=施,

④바른 가르침을 많이 듣는 것=聞,

⑤진실한 지혜를 얻는 것=慧,

⑥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것=慚,

⑦타인(他人)에게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

 

['나'는 '우리'의 일부분이고, 구성의 한 개체입니다. 그런데, '나'를 '우리'의 중심으로 알고, 전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증장시키는 일은 중요한 일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일이 자신을 파괴 할 수도 있습니다.

중도, 팔정도와 같은 반듯한 길을, 조심조심 가지 않으면, 언젠가는 '우리'에서 도태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것은 자신을 사랑하고 증장시키는 방법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이기' '아만' '아상'이라고 부릅니다.-남일스님]


四禪爲牀座(사선위상좌) 從於淨命生(종어정명생)

4선(사선정)의 자리를 펴고 앉아 (사선정의 수행으로), 淨名=청정한 생활을 따라 살며,
The four meditations as the seat, With which a pure life is born.

多聞增智慧(다문증지혜) 以爲自覺音(이위자각음)
많이 배움=多聞으로써 지혜를 늘려 가고, 스스로 깨달음=自覺을 음성으로 삼네.
 Wisdom grows from hearing widely, It is the sound of self-realization. 

[정명(淨名)= 비구가 걸식으로 깨끗한 생활을 영위하는 것.]

[사선(四禪)은 사선정이다우리들의 마음을 닦아서 일체의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절대의 진리와 일치시키는 과정을 네 단계인 초선이선삼선사선으로 나눈 것]

 

甘露法之食(감로법지식) 解脫味爲漿(해탈미위장) 漿 미음 장

이익이 되는 가르침=감로의 법은 밥이요, 해탈의 맛으로 간장을 삼으며,
The nectar of the Dharma as food, The flavor of liberation is the sauce. 

淨心以澡浴(정심이조욕) 戒品爲塗香(계품위도향)
맑은 마음으로 목욕하고, 계를 잘 지킴=戒品을 향수로 삼아 몸에 바르네.
Washes in the mind’s purification, The precepts serve as his ointment. 

[감로의 법이란 불사(不死)의 법이다생사를 초월한 법으로 밥을 삼고 그 법에 의하여 해탈하는 것은 간장이다지금의 반찬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摧滅煩惱賊(최멸번뇌적) 勇健無能踰(용건무능유) 踰 넘을 유

(바른 마음을 훔쳐가는) 번뇌의 도적을 무찌르니, 그 용감함은 누구보다 뛰어나며,
Destroying the thief of afflictions, His courage is unparalleled. 

降伏四種魔(항복사종마) 勝幡建道場(승번건도량) 幡 기 번
네 가지 마군을 항복받아, 승리의 깃발을 도량에 휘날리네.
Subduing the four kinds of demons. He establishes the victory banner upon the position of awakening. 

[자신의 번뇌를 이기는 사람은 전쟁에서 천군만마를 이기는 사람보다 우수하고 용감하다네 가지 마군이란 번뇌마(煩惱魔), 온마(蘊魔), 천마(天魔), 사마(死魔)이이와 같은 마군들을 항복 받고 또 수많은 종파들의 주의주장을 정법으로 이긴 승리의 깃발로 도량을 건립한다는 것이다]

 

[四種魔= ①5온(蘊:五陰)은 죽음이 작용하는 대상이므로 이는 악마이다=五陰魔

②번뇌는 내생(來生)의 근원이며 죽음을 초래한다=煩惱魔,

③죽음 그 자체=死魔

④죽음을 초월하고자 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天子魔.]

 

雖知無起滅(수지무기멸) 示彼故有生(시피고유생)

생과 멸이 없는 줄을 알면서도 (태어나고 죽는 단계를 벗어났지만),

(중생들을) 가르치기 위하여 짐짓 생사를 보여 주는 것을
Though knowing nothing arises or perishes, He show there is birth for the sake of demonstration. 

悉現諸國土(실현제국토) 如日無不見(여일무불견)
온갖 국토에 남김없이 나타내나니, 마치 태양이 (온 세상을)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네.
Revealing the various lands of the world, Like the sun, which none doesn’t see. 


供飬於十方(공양어시방) 無量億如來(무량억여래)

시방 3세의 한량없는 부처님에게 공양을 올리지만,
He makes offering to ten directions, For the countless hundred million Buddhas. 

諸佛及己身(제불급기신) 無有分別想(무유분별상)
그 모든 부처님과 (나 자신) 중생을 분별하는 마음이 전혀 없네.
All the Buddhas and oneself, there are no distinctive thoughts. 

[필자=무비스님이 주창하는 인불사상(人佛思想)이란 모든 사람이 그대로 부처님이라는 뜻이다유마거사가 시방의 무량 억만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되 부처님과 자신을 분별하지 않는다는 것이 곧 인불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다른 사람이 부처님이라면 자신도 부처님이기 때문에 분별하는 생각이 없다고 하였다만약 석가모니와 같은 특정한 부처님만을 부처님이라고 한다면 무량 억만 부처님이란 있을 수 없다. 모든 사람 모든 생명을 지금 그대로 부처님으로 이해할 때 가능한 이야기다불교의 궁극적 가르침을 최승불교(最勝佛敎)라고 한다면 그 최승불교는 사람 사람이 본래로 복덕과 지혜를 더 닦아야 한다거나 번뇌와 망상을 더 제거해야 할 필요가 없이 지금 그대로 완전무결한 부처님이라는 인불사상을 근본사상으로 하고 있다.]

 

雖知諸佛國(수지제불국) 及與衆生空(급여중생공)

비록 諸佛國=모든 부처님의 나라와 더불어 모든 중생들 모두가 공함을 알지만,
Although knowing the kingdoms of the Buddhas  And that all living beings are empty, 

而常修淨土(이상수정토) 敎化於群生(교화어군생)
항상 정토의 행을 닦아 모든 중생을 교화하네.
Yet he always cultivates the pure land, To teach and transform sentient beings. 

[보살의 국토와 중생에 대한 안목은 이렇다모든 국토는 지금 현재 그대로 청정한 화장장엄 불국토이며중생은 중생이 아니라 모두가 부처님이다보다 좀 낮은 견해라면 국토와 중생이 다 텅 비어 공하다고 본다그와 같은 견해로서 국토를 청정하게 닦으며 또한 중생을 교화한다이와 같은 안목을 중도적 안목이라 한다.]

 

諸有衆生類(제유중생류) 形聲及威儀(형성급위의)

(모든 능력을 갖춘 보살은) 모든 곳의 중생들에게 형상과 소리와 몸가짐=威儀와
All the various kinds of sentient beings, Their sound, form and stately manner, 

無畏力菩薩(무외력보살) 一時能盡現(일시능진현)
두려움 모르는=無畏力을 보살을 일시에 능히 다 나타내 보인다네.
The bodhisattva with the fearlessness and powers, Can manifest them all in an instant. 

[대승의 보살은 이런 정도의 마음과 능력을 가진 분들이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마음들을 바라보는 요즘입니다.

마치 갑자기 불어왔다가 흔적 없이 사라지는 오후나절의 바람을 보고 앉아 있는 느낌입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지만, 분명 왔다가 간 흔적은 남은. 바람. 마음의 번뇌라는 것도 그런 것이겠지요.

그러나 떠나간 바람에 마음을 더 이상 두지 않듯, 지나간 번뇌에도 마음을 두지 않아야 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이미 지나간 번뇌인데, 그 번뇌를 잊지 못하여 두려움, 그리움, 미안함, 집착함을 자꾸 더하다보면, 결국 마음이 번뇌에 지배당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또한 아직 오지 않는 미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남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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