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10

 

㉵ 結歸普賢 - 결정코 보현보살에 귀의하다
一切如來有長子하니 彼名號曰普賢尊이라 我今廻向諸善根하야 願諸智行悉同彼로다

일체여래유장자          피명호왈보현존          아금회향제선근       원제지행실동피

일체 모든 여래에게 장자가 있나니, 그 명호는 보현존자이라.

내가 이제 모든 선근으로 회향하여 모든 지혜와 행(실천)이 그와 같아지기를 원하며,
 
願身口意恒淸淨하며 諸行刹土亦復然이니 如是智慧號普賢이라 願我與彼皆同等이로다

원신구의항청정           제행찰토역부연        여시지혜호보현         원아여피개동등

신구의가 항상 청정하나니, 모든 행과 세계 또한 그러하나니,

이러한 지혜를 보현이라 하나니, 나도 그와 더불어 동등하여 지기를 원하며,

 

이 게송을 설하는 보현보살이 보현보살과 같아지기를 원하는 내용이다. 게송을 설하는 보현보살은 무엇이며 같아지고자 하는 그 보현보살은 또 누구인가. 게송을 설하는 보현보살은 우리들 독자 모두, 즉 불교의 정법에 의한 불교적 인생을 살고자하는 보현보살이며, 같아지고 싶은 그 보현보살은 우리들의 이상이며 모든 불자들의 이상으로서의 보현보살이다. 깨달음의 지혜를 바탕에 깔고 몸으로 힘차게 실천궁행하는 중생제도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바람직한 불자의 상은 곧 보현행을 실천하는 사람이며 보현행이 완전무결하게 된 사람은 곧 보현보살이며 곧 그는 여래의 장자이다.
   
㉶ 結歸文殊 - 결정코 문수보살에게 귀의하다
我爲徧淨普賢行과 文殊師利諸大願하야 滿彼事業盡無餘하야 未來際劫恒無倦이로다

아위변정보현행       문수사리제대원        만피사업진무여        미래제겁항무권
나는 이제 보현보살의 청정한(훌륭한) 행과 문수보살 대 서원을 훌륭히 닦아
남음 없이 가득하게 다 원만히 하여 미래겁이 다하도록 항상 싫어함이 없으며,  

 

我所修行無有量하야 獲得無量諸功德하며 安住無量諸行中하야 了達一切神通力이로다

아소수행무유량          획득무량제공덕          안주무량제행중        요달일체신통력

내가 닦은 바 수행(보현행)은 한량이 없나니, 한량없는 모든 공덕을 획득하고,

한량없는 온갖 행 가운데 안주하여 일체의 신통력을 요달하며,
 
文殊師利勇猛智요 普賢慧行亦復然하니 我今廻向諸善根하야 隨彼一切常修學이로다

문수사리용맹지       보현혜행역부연          아금회향제선근        수피일체상수학

문수사리 보살의 용맹한 지혜와 보현보살의 지혜의 행 또한 그러하나니,

내가 이제 모든 선근을 회향하여 그분들을 항상 따라 닦아 배우고 수순합니다.

 

불교에서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인물은 부처님이다. 그러나 부처님이라는 한 분만으로는 그 위대함과 훌륭하고 뛰어남을 다 표현하고 설명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함이 없지 않다. 그래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부처님의 두 가지 입장을 한분 한분이 맡아 담당하고 있다. 때로는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과 미륵보살이 함께 등장하기도 한다. 이분들을 불교에서 오대(五大)보살이라 한다.
화엄경에서는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사람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삶을 표현하고 있다. 문수보살은 부처님의 지혜를, 보현보살은 지혜에 의한 실천을 상징적으로 완벽하게 표현한 보살이다. 지혜가 있어야 바른 실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재동자가 53명의 선지식을 친견하는데도 처음에는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끝에는 보현보살을 친견한다. 법화경도 처음에는 문수보살이 등장하여 부처님의 상서(祥瑞)를 설명하고 끝에 가서 보현보살이 등장하여 결론을 짓는다.
지혜가 없는 자비는 자비가 아닌, 치우친 인간의 정으로 흐른다. 그래서 자비의 실천 이전에 반드시 지혜를 갖추기를 권한다. 그러므로 경문에서 “나는 이제 보현보살 거룩한 행과 문수보살 크신 서원 훌륭히 닦아 그분들이 하는 일을 다 원만히 하리라.”고 말하고 있다.
 
㉷ 結歸廻向 - 선근회향(善根廻向)을 원하다
三世諸佛所稱歎인 如是最勝諸大願을 我今廻向諸善根하야 爲得普賢殊勝行이로다

삼세제불소칭탄      여시최승제대원     아금회향제선근        위득보현수승행

삼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고 찬탄하신 바와 같이 가장 수승한 모든 대서원을

내가 이제 모든 선근으로 회향하여 보현보살의 수승한 행을 얻고자 합니다.

 

불교는 첫째도 보살행이요, 둘째도 보살행이요, 셋째도 보살행이다. 수많은 보살행 중에서 열 가지로 요약한 것이 보현보살의 십대행원이다. 그래서 보현보살의 십대행원은 그 방대한 화엄경의 결론이며 팔만대장경의 총 결론이다. 다시 반복하자면 불자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인 선재동자는 53명의 선지식을 친견하면서 한결같이 질문하는 말이 오직 보살행이었다. 이처럼 보살행을 실천하자는 것이 불교라는 뜻이다.
보살행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서 불자들이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 밥을 주고 옷을 주고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보살행이므로 그런 것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많다. 훌륭하고 매우 좋은 일이지만, 그러나 천상천하(天上天下)에서 가장 훌륭한 우리들의 스승 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로서 의식주보다 더 값지고 더 유익한 것으로써 사람들에게 이바지하는 길은 없을까. 언제나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사람들을 섬기고 봉사를 해야 하리라. 만약 의식주보다 몇 백만 배의 가치가 있는 다이아몬드가 있다면 그것으로 보시하고 봉사하는 것이 인류 최고의 스승을 모시고 사는 최고의 제자다운 모습이리라.  
 
㉸ 原生淨土 - 정토(淨土)에 나기를 원하다
願我臨欲命終時에 盡除一切諸障礙하고 面見彼佛阿彌陀하야 卽得往生安樂刹이로다

원아임욕명종시      진제일체제장애         면견피불아미타        즉득왕생안락찰

내가 목숨을 마치려 할 때, 일체의 모든 번뇌와 장애를 다하여 소멸하고,

아미타불을 만나 뵙고, 즉시 안락한 국토에 극락 왕생을 얻기를 원하오며,
 
我旣往生彼國已에 現前成就此大願하야 一切圓滿盡無餘하야 利樂一切衆生界로다

아기왕생피국이      현전성취차대원          일체원만진무여         이락일체중생계

내가 이미 저 세계에 왕생하면, 나의 이러한 대서원을 성취함이 앞에 나타나리니,

모든 것을 남김없이 원만히 하여서 일체 중생들을 이익되고 기쁘게 하며,
 
彼佛衆會咸淸淨이어든 我時於勝蓮華生하야 親覩如來無量光이 現前授我菩提記로다

피불중회함청정              아시어승연화생         친도여래무량광      현전수아보리기

저 부처님 대중 법회를 모두 청정(훌륭)하게 하고, 나는 그 때 수승한 연꽃 위에서 태어나,

무량광불 아미타 여래를 친근하여 뵈오며, 그 앞에서 보리 수기를 내게 주시리니,
 
蒙彼如來授記已에 化身無數百俱胝하며 智力廣大徧十方하야 普利一切衆生界로다

몽피여래수기이      화신무수백구지          지력광대변시방        보리일체중생계

여래의 이러한 보리 수기를 모두 받아, 무수한 백구지의 변화신을 나타내어,

광대한 지혜의 힘으로 두루 시방의 일체 중생계를 널리 이익되게 하리라.

 

사람으로서 가장 바람직한 삶이 불교적인 가치관에 의한 삶이며, 불교적 가치관으로서 또한 가장 빼어난 삶의 모습이 보현행원을 실천하면서 사는 일이다. 그런데 보현행원을 마음껏 실천하고 난 그 다음 또한 보현행원을 더욱 잘 실천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나서 보현행원을 계속하는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에 대한 해답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평생을 보현행원을 실천하고 나서 죽은 뒤에는 극락세계에 태어나서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하여 깨달음에 대한 수기를 받고 무수한 변화신을 나타내어 크고 넓은 지혜로써 시방세계에 두루 두루 다니면서 일체중생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 더욱 더 열심히 보현행원을 실천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성불(成佛)을 하는 것도 보살행을 하자는 것이며, 견성(見性)을 하는 것도 보살행을 실천하자는 것이며, 보현행원을 실천하는 것도 역시 보살행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불교는 처음도 보살행이며, 중간도 보살행이며, 끝도 보살행이다. 오로지 보살행을 하자고 불교를 믿고, 불교를 공부하고, 불교를 수행한다. 보살행이 없는 불교는 불교가 아니며 보살행이 없는 불교는 생각할 수 없다. 한 가지 더 첨부할 것은 보살행에도 저급한 보살행이 있고 우수한 보살행이 있다. 부처님의 제자는 가장 우수한 보살행을 해야 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 總結十門無盡 - 열 가지 행원을 모두 맺다
乃至虛空世界盡하야 衆生及業煩惱盡이여 如是一切無盡時니 我願究竟恒無盡이로다

내지허공세계진          중생급업번뇌진         여시일체무진시      원아구경항무진
허공계와 중생계가 다한다면, 이내 원도 그와 함께 다하려니와
중생들의 업과 번뇌 끝없으므로 나의 원도 마침내 다함이 없으리라.

 

이 게송을 앞에서의 산문형식으로 고쳐서 읽으면 더욱 분명해 진다. “허공계가 다하여야 나의 이 보현행원도 다하려니와 허공계가 다할 수 없으므로 나의 이 보현행원도 다함이 없느니라. 이와 같이 중생의 세계가 다하고, 중생의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하여야 나의 보현행원도 다하려니와, 중생계와 내지 중생의 번뇌가 다함이 없으므로 나의 이 보현행원도 다함이 없느니라. 염념이 계속하여 쉬지 않건만 몸과 말과 뜻으로 하는 이 일은 지치거나 싫어함이 없느니라.”
견성성불을 하고나서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또는 보현행원을 수행하고 나서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이 가능하다. 답은 역시 보현행원을 수행할 것이다. 미래가 다하더라도 영원히, 영원히, 또 영원히 보현행원을 수행하리라는 금강과 같은 보현행자의 인생관이다. 이것이 불교인의 삶이며 불교적 인생관이다.
   
㉺ 經殊勝 功德 - 경전의 수승한 공덕
1) 보현행원을 들은 이익과 비교하다
十方所有無邊刹에 莊嚴衆寶供如來하며 最勝安樂施天人하야 經一切刹微塵劫이라도

시방소유무변찰       장엄중보공여래        최승안락시천인         경일체겁미진겁

한량 없는 시방세계를 장엄하고, 갖가지 보배로 부처님께 공양하며,

가장 수승한 안락을 천상과 인간들에게 보시하여, 일체 세계의 미진같은 겁을 지나도,
 
若人於此勝願王에 一經於耳能生信하야 求勝菩提心渴仰하면 獲勝功德過於彼로다

약인어차승원왕      일경어이능생신          구승보리심갈앙        획승공덕과어피

만약 어떤 이가 수승한 대서원을 한 번 스쳐 들을지라도, 능히 믿음을 내어,

수승한 보리심을 얻고자 갈망한다면, 이러한 공덕은 저보다 훨씬 수승하리라.

 

불교의 경전에는 그 경전의 공덕에 대하여 설명한 내용이 많고 화엄경 보현행원품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경전을 읽고 경전의 내용들을 충분히 이해하였으면 그 사람은 이미 공덕을 입은 사람이다. 그러나 경전의 깊은 뜻을 아직은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세속적인 가치기준인 금은보화와 칠보 등 온갖 값진 것으로써 비교하여 밝혔다. 세속에서 아무리 값어치가 있는 금은보화라 하더라도 이 보현행품의 공덕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한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보현행원이란 사람사람들이 모두가 부처님이며, 부처님인 까닭에 부처님인 사람보다 더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밝힌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 가치를 굳이 설명하자면 무량무변 불가사의 불가설 불가설 불찰 미진수 아승지라 하여도 아직은 그 진정한 가치의 수 억만 분의 일도 표현하지 못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힌 법문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의 가치는 이와 같다.
달마대사가 중국에 처음 왔을 때 양나라 무제라는 임금이 인도에서 온 큰스님이라고 생각하여 친견하였다. 친견하자마자 자신이 지금까지 절을 수백 개 짓고, 탑을 수천 개 쌓았으며, 스님들을 수십만 명 교육시켰는데 그 공덕이 얼마나 되는 가를 물었는데 달마대사는 아무런 공덕이 없다고 하였다. 달마스님이 보기에는 임금님이 지은 공덕보다 그 공덕을 묻고 있는 그 활발발한 살아있는 사람 부처님이 수억 만 배의 공덕이 갖춰져 있음을 보았던 것이리라. 스스로에게 있는 크나 큰 공덕은 살펴보지 않고 곧 사라져 없어질 유형의 절과 탑을 공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양무제가 안타까웠으리라. 보현행원품도 역시 이와 같은 이치를 밝힌 경전이므로 그 공덕이 매우 많다고 한 것이다.

 

선어록에 아래와 같은 법어가 있다.
대주(大珠)스님이 처음 마조(馬祖)스님을 친견하니 마조스님이 물었다.
“무엇을 하려고 왔느냐?”
“불법을 구하려고 왔습니다.”
“나에게는 한 물건도 없거늘 무슨 불법을 구하려는가?

자기의 보물을 돌아보지 아니하고 집을 버리고 돌아다녀서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어떤 것이 저의 보물입니까?”
“지금 바로 나에게 묻는 그것이 바로 너의 보물이니라. 그것은 일체를 모두 갖추었다. 

그런데 무슨 바깥으로 구할 것이 있는가?”
마조스님의 이 말씀에 대주스님은 크게 까달았다.
불교란 궁극적으로 이 사실을 가르쳐주는 일이며, 이 사실을 깨닫는 일이다. 이보다 더 소중한 일은 없으며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다는 것을 보현행품은 가르치고 있다.
 

2) 보현행원의 여러 가지 이익을 다 나타내다

卽常遠離惡知識하며 永離一切諸惡道하고 速見如來無量光하야 具此普賢最勝願하면

즉상원리악지식          영리일체제악도         속견여래무량광        구차보현최승원

나쁜 악지식은 항상 멀리 여의고, 일체의 모든 악도 또한 영원히 여의고,

무량광불 아미타불 여래를 속히 뵙고, 보현보살의 수승한 서원을 구족하며,

 

此人善得勝壽命하며 此人善來人中生하며 此人不久當成就 如彼普賢菩薩行하리라

차인선득승수명           차인선래인중생         차인불구당성취  여피보현보살행

이러한 사람은 수승한 수명을 얻고, 이러한 사람은 인간 가운데 좋은 곳에 태어나고, 

이러한 사람은 오래지 않아 저 보현보살과 같은 행을 성취하리라.

 

往昔由無智慧力하야 所造極惡五無間이라도 誦此普賢大願王하면 一念速疾皆消滅하며

왕석유무지혜력          소조극악오무간             송차보현대원왕         일념속질개소멸

옛적에는 어리석고 지혜가 없었던 탓에 다섯 가지의 극악한 무간 죄업 지었을지라도

보현보살 이 서원을 읽고 외우면, 한 순간에 저 죄업이 소멸하리라.

 

族姓種類及容色과 相好智慧咸圓滿하며 諸魔外道不能摧하야 堪爲三界所應供하리라

족성종류급용색      상호지혜함원만         제마외도불능최         감위삼계소응공

종족과 성품과 종류와 용모와 색신(몸)과 상호와 지혜가 모두 원만하며,

모든 마군과 외도들도 능히 꺽지 못하고, 마땅히 삼계의 중생에게 좋은 공양 받게 되리라.  

 

速詣菩提大樹王하야 坐已降伏諸魔衆하고 成等正覺轉法輪하야 普利一切諸含識하리라

속예보리대수왕           좌이항복제마중        성등정각전법륜         보리일체제함식

오래잖아 대 보리수 아래에 앉아 보리에 나아가 온갖 마의 무리들을 항복받고

정등각을 성취하고 법륜을 굴하여(법을 설하여) 일체 중생들을 두루 이익 되게 하리라.

 

보현행원을 수행함으로 나쁜 벗을 만나지 않고, 악도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극락세계에 가서 아미타부처님을 친견하고 또다시 보현행원을 갖추게 된다고 하였다. 설사 무간지옥에 떨어질 다섯 가지 죄업을 지었더라도 보현행원을 읽고 외우면 그 죄업이 순식간에 사라진다고 하였다. 보현행원이 얼마나 위대한가. 보현행원을 실천한 그 이익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크다. 일일이 다 소개하지 못하므로 경문을 숙독하고 음미하여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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