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5
(5) 업장을 참회하다(Repenting for Karmic hindrances)
復次善男子야 言懺除業障者는 菩薩이 自念호대
부차 선남자 언참회업장자 보살 자념
또한 선남자여 업장을 참회한다는 것은 보살이 스스로 생각하기를
我於過去無始劫中에 由貪瞋癡하야 發身口意하야 作諸惡業이 無量無邊하니
아어과거 무시겁중 유탐진치 발신구의 작제악업 무량무변
내가 과거 세상 오랜 겁=無始劫 가운데 탐내고 성내고 화내고 어리석음으로 인하여
신구의의 업을 지은 것이 무량무변하였나니,
若此惡業이 有體相者댄 盡虛空界에 不能容受리라
약차악업 유체상자 진허공계 불능용수
만약 이러한 악업들이 체가 있고, 형상이 있다면,
온 허공계를 다할지라도 능히 그것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리라.
我今悉以淸淨三業으로 徧於法界極微塵刹一切諸佛菩薩衆前하야
아금실이 청정삼업 변어법계 극미진찰 일체제불 보살중전
내가 이제 이러한 청정한 삼업으로 법계에 두루한 아주 미세한 티끌같이
수 많은 세계의 모든 불보살들 앞에
誠心懺悔하고 後不復造하야 恒住淨戒一切功德이라하니라
성심참회 후불부조 항주정계 일체공덕
지성으로 참회하고 이후로 다시는 악한 업을 짓지 않으며,
항상 청정한 계율의 모든 공덕에 머물리라.’하는 것이니라.
如是虛空界盡하며 衆生界盡하며 衆生業盡하며 衆生煩惱盡이면
여시허공계진 중생계진 중생업진 중생번뇌진
이와 같이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들의 업이 다하고, 중생들의 번뇌가 다하면,
我懺乃盡이어니와 而虛空界와 乃至衆生煩惱가 不可盡故로 我此懺悔도
아참내진 이허공계 내지중생번뇌 불가진고 아차참회
나의 참회도 다하려니와, 이러한 허공계와 중생들의 번뇌가 다할 수 없는 까닭으로
나의 이러한 참회도
無有窮盡이니 念念相續하야 無有間斷하야 身語意業이 無有疲厭이니라
무유궁진 염염상속 무유간단 신어의업 무유피염
다함이 없나니, 생각 생각마다 계속하여 잠깐도 끊임이 없나니,
몸과 말과 뜻으로=身口意 하는 일에 피로하거나 싫어함이 없음이니라.
업장을 참회한다는 것은 자신의 잘못이 있어서 하는 참회만은 아니다. 자신의 업장과 다른 사람의 업장까지 모두 다 참회한다. 세상이 이처럼 어렵고 힘들고 고통이 많은 원인이 대개는 사람들이 악한 업을 지어서 돌아오는 결과다. 이미 가지고 있으면서 더 가지려고 탐욕을 부려서 생명과 재산을 빼앗고, 나라를 빼앗고, 권력을 빼앗느라고 숱한 악업을 거침없이 짓는다. 인류역사에 벌어진 모든 전쟁은 더 가지려는 탐욕에서 시작되었다. 탐욕이외에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또한 의식주가 충분하건만 더 가지려고 막무가내로 자연을 훼손하여 사람들에게 돌아오는 피해는 또 얼마인가.
사람관계에서의 싸움이나 전쟁이 대개는 탐욕이 원인이지만 때로는 분노를 참지 못하여 일어나는 싸움과 전쟁도 적지 않다. 전쟁에 소모되는 인명과 물자는 또 얼마나 많은가. 나라와 나라사이가 그렇고 사람과 사람사이도 그렇다. 그로 인하여 저지르는 악업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일찍이 당신의 고국 카필라성을 침범하여 사람을 죽이고 나라를 빼앗은 이웃나라가 있었건만 마음을 텅 비우고 맞서 싸우지도 않았고 원한을 품거나 원수를 갚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참고 견디고 용서하는 것만이 해결의 열쇄라는 사실을 아셨기 때문이다.
탐욕과 분노 못지않게 어리석음이 또한 악업을 짓는 큰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리석음이란 지혜가 없다는 뜻이기도 한데 실은 탐욕을 부리고 분노를 참지 못하는 것도 어리석음 때문이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탐욕도 없고 분노도 없다. 모든 재산도 권력도 부귀영화도 그 근원을 알며, 모든 존재의 근본을 꿰뚫어 보는 안목이 있으므로 결코 그와 같은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보면 모든 악업의 근본 원인은 어리석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에 어리석어서 남의 말이 먹히지 않거나 도대체 다른 사람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전혀 없는 쇠말뚝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그러므로 악업을 지을 수밖에 없다.
악업을 짓는 데는 몸과 말과 생각, 이 셋이 모두 동원이 된다. 그래서 신구의(身口意) 삼업으로 탐진치(貪瞋癡)를 부려 갖은 악업을 다 짓는다. 내가 지었거나 남이 지었거나 그 지은 악업이 만약 형상이 있다면 얼마나 클까. 경전에서 말한바 대로 저 드넓은 허공으로도 그것을 다 수용하지 못하리만치 크고 많으리라. 그것을 본래로 청정하여 텅 비어 없는 신구의 삼업으로 참회한다고 한 것은 신구의의 세 가지도 텅 비어 없으며, 그 셋이 짓는 업도 또한 텅 비어 없는 도리를 아는 일이다.
경전에 말하기를 “죄업이란 자성이 없는데 다만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일어난다. 그런데 그 마음이란 것도 궁구해보면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죄업의 근본 바탕인 마음이 근본 실체가 없다면 실체가 없는 것 위에 건립된 죄업이 또한 존재할 수 없는 이치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죄업도 없고 마음도 없어서 모두가 청정하고 텅 비어 공적한 그 무엇뿐이다. 이것이 사람 사람들의 본래의 참 모습이다. 없는 죄업을 참회할 것이 없지만 굳이 참회라고 한다면 이것이 참다운 참회라고 할 것이다[罪無自性從心起 心若滅時罪亦亡 罪亡心滅兩俱空 是卽名爲眞懺悔].”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참회가 없는 참회를 무수한 부처님과 보살대중 앞에서 이 몸과 이 마음을 다해서 허공계가 끝나고 중생계가 끝나고 중생의 업이 끝나고 중생의 번뇌가 끝날 때까지 하염없이 하는 것, 이것이 또한 자신을 철저히 관리할 줄 아는 아름다운 보살의 쉼 없는 정진이요 생활이다.
(6) 남의 공덕을 따라 기뻐하다(Rejoicing in the meritorious deeds of sentient beings)
復次善男子야 言隨喜功德者는 所有盡法界虛空界 十方三世一切佛刹
부차선남자 언수희공덕자는 소유진법계허공계 시방삼세 일체불찰
또한 선남자여, 공덕에 수순하여 기뻐한다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 시방 삼세 모든 불국토의
極微塵數諸佛如來가 從初發心으로 爲一切智하사 勤修福聚하야 不惜身命하고
극미진수 제불여래 종초발심 위일체지 근수복취 불석신명
극히 미세한 미진과 같이 많은 수의 모든 부처님들의 초발심으로부터 일체지를 위하여
부지런히 복을 닦음에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經不可說不可說佛刹極微塵數劫토록 一一劫中에 捨不可說不可說佛刹極微塵數
경불가설불가설 불찰극미진수겁 일일겁중 사불가설불가설 불찰극미진수
불가설 불가설 불국토의 극히 미세한 미진과 같은 수 많은 겁 동안,
낱낱의 겁 가운데, 불가설 불가설 불국토의 극히 미세한 미진과 같이 수 많은
頭目手足하야 如是一切難行苦行으로 圓滿種種波羅蜜門하고 證入種種菩薩智地하야
두목수족 여시일체 난행고행 원만종종 바라밀문 증입종종 보살지지
머리와 수족을 보시하였으며, 이와 같은 온갖 행하기 어려운 고행으로
갖가지의 바라밀문을 원만하고, 갖가지 보살 지혜의 경지에 들어가
成就諸佛無上菩提와 及般涅槃에 分布舍利한 所有善根을 我皆隨喜하며
성취제불 무상보리 급반열반 분포사리 소유선근 아개수희
모든 부처님의 가장 훌륭한 보리=無上菩提를 증득하였으며, 열반에 든 뒤에는
그 사리를 나누어 분배하였나니, 있는 바 모든 선근을 내가 모두 수순하여 기뻐하였으며,
及彼十方一切世界六趣四生一切種類의 所有功德을 乃至一塵이라도 我皆隨喜하며
급피시방 일체세계 육취사생 일체종류 소유공덕 내지일진 아개수희
또한 시방 모든 세계의 여섯 갈래에서 태어나는 네 가지=胎卵濕化의 모든 종류들이
지은 바 공덕과 내지 한 개의 먼지만한 것이라도 모두 수순하여 기뻐하며,
十方三世一切聲聞과 及辟支佛인 有學無學의 所有功德을 我皆隨喜하며
시방삼세 일체성문 급벽지불 유학무학 소유공덕 아개수희
시방 삼세의 모든 성문, 벽지불, 배우는 이=有學와 배울 것 없는 이=無學들의
온갖 공덕을 내가 모두 수순하여 기뻐하며,
一切菩薩의 所修無量難行苦行으로 志求無上正等菩提하는
일체보살 소수무량 난행고행 지구무상정등보리
廣大功德을 我皆隨喜니
광대공덕 아개수희
모든 보살이 한량없는 행하기 어려운 고행을 닦으면서 무상정등각의 보리를 구하는,
광대한 공덕을 내가 모두 수순하여 기뻐하며,
如是虛空界盡하며 衆生界盡하며 衆生業盡하며 衆生煩惱盡하야도
여시허공계진 중생계진 중생업진 중생번뇌진
이와 같이 하여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들의 업이 다하고,
중생들의 번뇌가 다할지라도
我此隨喜는 無有窮盡이니 念念相續하야 無有間斷하야
아차수희 무유궁진 염염상속 무유간단
身語意業이 無有疲厭이니라
신어의업 무유피염
나의 수순하는 기쁨은 다하지 않으리니, 생각과 생각이 계속되어 끊어짐이 없이
몸과 말과 뜻으로 하는 이 일은 지치거나 싫어함이 없음이니라.
남의 공덕이나 일상생활에서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같이 기뻐하고 칭찬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 중에 하나다. 그래서 보살이 실천해야할 덕목 중에 들어간다.
보현행원품에서 함께 기뻐하고 찬탄해야할 대상을 열거하였는데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을 다 들고 있다. 불교에서 모든 생명체라면 4성(聖) 6범(凡)과 4생(生)을 말한다. 부처님과 보살과 연각과 성문이 4성(聖), 즉 성인에 들어가는 분들이다. 지옥 아귀 축생 인도 천도 아수라가 6범(凡), 즉 범부의 부류이고, 태생(胎生), 난생(卵生), 습생(濕生), 화생(化生)이 4생(生)이다. 부처님으로부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들을 차별하지 않고 함께 기뻐하고 찬탄하라는 내용이다.
먼저 석가모니부처님의 역사적 생애를 공부하여 그 어렵고 훌륭했던 삶을 찬탄한다. 또한 경전에서 나타난 부처님의 세세생생의 수행을 공부하여 그 자세한 내용들을 일일이 찬탄한다. 보현행원품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부처님에 대한 뛰어난 점들은 역사적인 석가모니부처님을 넘어서 사람 사람들의 내면에 이미 갖추고 있는 본래의 부처님 능력과 공덕을 찬탄한 것이다.
싯다르타 태자가 6년의 수행 끝에 깨달음을 이루어 부처님이 되고 보니 실은 수행이란 것을 하지 않고도 이미 사람 사람들이 다 갖추고 있는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화엄경 여래출현품(如來出現品)에서 이렇게 토로하였다. “신기하고 신기하여라. 어느 한 중생도 여래의 지혜를 갖추지 않은 이가 없는, 본래로 이미 부처님이나, 그 사실을 모를 뿐이구나. 마치 자기의 주머니 속에 수 억만금의 가치가 있는 보물을 가지고 있으면서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듯이. 이 사실을 모르는 어리석음과 망상과 집착만 없다면 온갖 위대한 지혜가 저절로 드러날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 6조 혜능(慧能)대사도 금강경 한 구절을 듣고 마음이 밝아져서 일체 만법이 자신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음을 알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자성이 수행하지 않더라도 본래 저절로 청정하다는 사실을 어찌 상상이나 했겠는가. 내 자성이 수행하지 않더라도 본래로 불생불멸의 영원한 생명이라는 사실을 짐작이나 했겠는가. 내 자성 안에 온갖 지혜와 복덕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내 어찌 알았겠는가.”라고 하였다. 이처럼 우리들 보통 사람들도 모두가 본래부터 완전무결한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찬탄하고 또 찬탄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와 같은 의미의 부처님뿐만 아니라, 실은 모든 존재 모든 생명이 다 그와 같은 불가사의한 내용을 갖추고 있으며 모두가 한결 같은 존엄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찬탄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성문, 연각, 보살이야 말 해 무엇 하며, 4생(生) 6취(趣)가 모두 다 하나 같이 지극한 존엄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찬탄하여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해서 찬탄하여야 할 대상들은 내 가족, 내 친지, 내 이웃, 내 도반 등등 나와 인연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모든 면면들을 깊이 이해하고 수용하여 언제나 부처님으로 찬탄하고 공경하며 더불어 살아갈 때 그들도 행복하고 나 또한 행복하리라. 그래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보살의 인생에서 꼭 실천해야하는 것이 남의 공덕을 찬탄하는 일이다. 그래서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의 업이 다하고 중생의 번뇌가 다할 때까지 쉼 없이 찬탄하리라.
(7) 설법하여주기를 청하다(Requesting the turning of the Dharma wheel)
復次善男子야 言請轉法輪者는 所有盡法界虛空界十方三世一切佛刹極微塵中에
부차선남자 언청전법륜자 소유진법계 허공계 시방삼세 일체불찰 극미진중
또한 선남자여, 설법(법륜 굴리기)을 청한다는 것은 온 법계, 허공계,
시방 삼세 모든 불국토(세계)의 극히 미세한 미진 가운데
一一各有不可說不可說佛刹極微塵數廣大佛刹하며
일일각유 불가설불가설불찰 극미진수 광대불찰
그 하나 하나마다 각각 불가설 불가설 불국토(세계)의
극히 미세한 미진과 같은 수 많은 광대한 불국토가 있으며,
一一刹中에 念念有不可說不可說佛刹極微塵數一切諸佛이 成等正覺하사
일일찰중 염염유불가설 불가설불찰 극미진수 일체제불 성등정각
그 낱낱의 국토 가운데 잠깐잠깐 동안에 불가설 불가설한 극히 미세한 미진과 같은 불국토에서
일체의 모든 부처님이 정등각을 이루시어,
一切菩薩海會가 圍遶어든 而我悉以身口意業의 種種方便으로 殷勤勸請하야
일체보살해회 위요 이아실이 신구의업 종종방편 은근권청
모든 보살 대중들이 둘러앉아 있나니, 내가 모두 신구의 업과 갖가지 방편으로
轉妙法輪이니 如是虛空界盡하며 衆生界盡하며 衆生業盡하며
전묘법륜 여시허공계진 중생계진 중생업진
미묘한 법문을 굴리시기를 은근히 청함이니,
이와 같이 허공계가 다하고, 중생계가 다하고, 중생들의 업이 다하고,
衆生煩惱盡하야도 我常勸請一切諸佛하야 轉正法輪은 無有窮盡이니
중생번뇌진 아상권청 일체제불 전정법륜 무유궁진.
중생들의 번뇌가 다할지라도 내가 항상 일체 부처님께 정법을 설하여주시기를
청함은 다함이 없을 것이니,
念念相續하야 無有間斷하야 身語意業이 無有疲厭이니라
염념이 계속되어 끊어짐이 없이 몸과 말과 뜻으로 하는 일에 지치거나
싫어함이 없음이니라.
이 세상에는 많고 많은 부처님과 보살들이 계시고, 많고 많은 선지식과 스승님들이 계신다. 그 많은 불보살과 선지식들에게 언제나 가르침을 청하여 무엇이든 배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어떤 사람이라도 자기 발전과 향상에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나 공부와 수행에 뜻이 있는 사람들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 화엄경의 선재동자다. 선재동자는 그 유명한 53명의 선지식들을 찾아다니면서 숱한 고행과 난행을 겪으면서 자기 향상과 수행을 쌓아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선지식을 만날 때 마다 훌륭한 가르침을 듣고 수행을 쌓아가지만 결코 지치거나 싫어하지 않고 다음의 선지식을 소개받는다. 소개를 받은 선지식은 반드시 찾아가서 새로운 가르침을 듣는다. 그러다가 마지막 미륵보살을 만나서는 미륵보살이 손가락을 한번 퉁기는 사이에 그동안 52명의 선지식에게서 일생동안 배운 모든 가르침을 다 잊어버린다. 그래서 미륵보살은 맨 처음 만났던 문수보살을 다시 만나서 그동안 배운 공부와 쌓은 수행을 다시하기를 지시한다. 그 말씀을 듣고 선재동자는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 그대로 문수보살을 찾아 떠나게 된다. 그래서 그동안 밟아 온 과정을 새로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53명의 선지식은 스승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의심스런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삿된 종교를 믿는 외도가 있는가 하면 기생도 있고 어린 사람도 있고 바라문도 있고 비구 비구니 등 다양한 사람들이 다 있다. 그래도 그들에게 배울 것을 다 배우고 한 번도 싫증을 내지 않는다. 이러한 것이 수행하기를 마음먹은 사람으로서, 또는 아름다운 삶을 살고자하는 보살로서 당연히 걸어 가야할 길이며 덕목이다.
사람들은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좋아한다. 그러므로 배우기를 좋아해서 무엇이나 묻기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된다. 누구에게나 물으면 가르쳐주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공자님도 아랫사람에게도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와 같은 마음이 있었기에 천하의 공자가 된 것이리라. 하물며 인류 최고의 가르침,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열심히 묻고 가르쳐주기를 간청하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태도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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