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善光劫時事
㉮ 善光劫時佛出興 선광겁 때의 부처님 출현을 밝히다
佛子야 乃往古世에 過世界海微塵數劫하야 有劫하니 名善光이요 世界는 名寶光이며
불자 내왕고세 과세계해미진수겁 유겁 명 선광 세계 명보광
불자여, 지나간 옛 세상, 세계해 미진수의 겁 전에 한 겁이 있었으니, 이름은 '선광'이요,
세계의 이름은 '보광'이었으며,
지나간 고세(古世)에 세계해 미진수의 겁을 지나서” 이하는 이 야신이 세간을 따라 겁을 설해서 발심의 오래되고 친근한 인연을 든 것이니, 이는 여환(如幻) 중에 안립할 것이다.
지나간 세상에 세계해 미진수의 겁을 지났다”고 한 것은 무수(無數)로 수를 삼음을 밝힌 것이니, 본래 수의 체(體)는 얻을 수 없음을 나타낸 것이며, 시겁(時劫)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겁의 명칭이 선광(善光)이란 공용 없는 지혜의 체(體)로 명칭을 안립함을 밝힌 것이며,
세계를 보광(寶光)이라 이름지은 것은 공용 없는 지혜로 사물에 맡겨 법을 나타내는 것이 이름하여 세계인 것이다.
於其劫中에 有一萬佛이 出興于世하시니 其最初佛이 號法輪音虛空燈王이라
어기겁중 유일만불 출흥우세 기최초불 호법륜음허공등왕
그 겁 동안 일만의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그 최초 부처님의 이름은 '법륜음허공등왕' 여래 응공 정등각이시며
그 겁 속에서 1만 부처가 출현한다는 것은 공용 없는 지혜로 근기에 따라 응하여 나타나는 것을 이름하여 “1만 부처의 출현”이라 하니, 1만이란 하나의 지혜로써 만행에 응하는 것이다.
그 최초불의 명호가 법륜음허공등왕여래십호원만(法輪音虛空燈王如來十號圓滿)인 것은 공용 없는 지혜로써 운(運)에 맡겨 중생을 이롭게 하는데, 항상 법륜음을 굴리는 것이 허공 속의 메아리와 같아서 의지하는 곳이 없으면서도 일체 중생을 비추기 때문에 그 이름이 등(燈)이고, 밝은 지혜가 자재롭기 때문에 그 이름이 왕(王)이고,
10호(號)가 구족한 것은 지혜의 작용이 두루 해서 행에 따라 명칭을 세우는 것이다.
如來應正等覺十號圓滿이러니 彼閻浮提에 有一王都하니 名寶莊嚴이요
여래응 정등각 십호원만 피염부제 유일왕도 명보장엄
열 가지 호가 원만하셨으며, 그 염부제에 한 왕도가 있었으니, 이름은 '보장엄'이요,
其東不遠에 有一大林하니 名曰妙光이며 中有道場하니 名爲寶華라
기동불원 유일대림 명왈묘광 중유도량 명위보화
그 동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큰 숲이 있어 이름은 '묘광'이었으며,
그 숲 가운데 도량이 있어, 이름을 '보화'라 하였느니라.
보장엄(寶莊嚴)이란 이 지왕(智王)이 화(化)하는 경계를 이름하여 보장엄이라 한 것이며,
큰 숲의 묘광(妙光)이라 한 것은 동쪽은 지혜로 중생을 교화하여 명(明)이 생기게 하는 곳을 나타내기 때문에 동방으로 법을 나타낸 것이니, 목(木)으로 일(日)을 관통하는 것이 동(東)자가 되고 숲의 명칭이 묘광인 것은 행이 숲과 같으매 세속을 감싸는 것이 광대해서 명(明)을 계발해 사물을 이롭게 하기 때문에 그 명칭이 묘광이 되는 것이다.
도량을 이름하여 보화(寶華)인 것은 행으로써 중생을 이롭게 하여 심화(心華)가 꽃 피움을 나타내기 때문에 도량의 명칭이 보화인 것이며,
彼道場中에 有普光明摩尼蓮華藏師子之座어든 時彼如來가 於此座上에
피도량중 유보광명 마니연화장 사자지좌 시피여래 어차좌상
그 도량에 널리 빛나는 마니의 연화장 사자좌가 있었으니, 그 때에 저 여래가 이 사자좌에서
成阿耨多羅三藐三菩提하사 滿一百年토록 坐於道場하사
성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만일백년 좌어도량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시고, 만 일백 년 동안 이 도량에 앉아서
보광명마니연화장사자좌 위에서 아뇩보리를 성취한 것은 공용 없는 지혜가 성품이 항상 법계를 널리 비추어 자성에 더러움이 없는 것이 법좌가 되고 이 지체(智體)가 성품이 이루어지고 무너짐이 없음을 이름하여 “위 없는 보리를 성취함”이라고 한 것이다.
爲諸菩薩諸天世人과 及閻浮提宿植善根已成熟者하야 演說正法하시니라
위제보살 제천세인 급염부제 숙식선근 이성숙자 연설정법
모든 보살, 천신들과 세상사람, 그리고 염부제에서 숙세에 선근을 심어서
이미 성숙한 이들을 위하여 정법을 연설하셨느니라.
이렇게 하여 길고 긴 지난 세월에 있었던 대원정진력주야신의 과거생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1백 년이 꽉 차게 도량에 앉은 것에서 1백은 1지(地) 중 10지의 10바라밀이 원만함을 나타낸 것이며, 또 이 지위의 나중 지위에 승진해서 9지를 지나니 1계급의 1백 바라밀이 원만해서 10지에 이르면서 자불(自佛)의 지위가 원만함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대략 1백을 세워서 계급을 심은 것이다.
㉯ 先王治國 선왕이 나라를 다스리다
是時國王이 名曰勝光이니 時世人民이 壽一萬歲라 其中에 多有殺盜婬佚과 忘語綺語와
시시국왕 명왈승광 시세인민 수일만세 기중 다유살도음질 망어기어
그 때의 국왕은 이름은 '승광'이요, 그 세상 사람들의 수명은 1만 살이었는데, 그 가운데는
살생하고 훔치고 음욕으로 방탕하고 거짓말, 기만하는 말,
兩舌惡口와 貪瞋邪見하야 不孝父母하며 不敬沙門婆羅門等할새 時王이 爲欲調伏彼故로
양설악구 탐진사견 불효부모 불경사문바라문등 시왕 위욕조복피고
이간하는 말, 욕설을 하며, 탐내고 성내며 삿된 소견을 지니고, 부모에게 불효하며,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지 않는 이가 많았으므로, 이에 왕은 저들을 조복시키기 위하여
造立囹圄하야 枷鎖禁閉하야 無量衆生이 於中受苦러니라 圄 옥 어
조립영어 가쇄금폐 무량중생 어중수고
감옥을 세우고 칼, 고량, 쇠사슬로 묶으니, 한없는 중생들이 그 속에서 고통을 받았느니라.
囹 옥 령, 圄 옥 어, 囹圄영어= 죄를 저지른 사람을 가두어 두는 곳. 枷 도리깨 가,
枷鎖가쇄= 예전에, 죄인의 목에 칼을 씌우고 발목에 차꼬를 채우는 일을 이르던 말
승광(勝光) 왕은 대원정진력주야신이 태자로 있을 때의 선왕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수명은 무려 1만세나 되는데 그들이 하는 행동은 살생과 도적질과 삿된 음행과 망어와 기어와 양설과 악구와 또 탐, 진, 치, 등 열 가지 악을 마음대로 지으며 부모에게 불효하고 현자들을 공경하지도 아니하였다. 국왕은 그들에게 감옥에 가두는 등 고통을 주어 그들을 다스리려고 하였다.
승광왕(勝光王)은 바로 지혜로 다스려 행하고 자비로 다스려 행하는 경계이고, 왕과 태자로 선악의 형상을 든 것은 자비심을 말하는 방편이니, 왕의 명칭이 승광인 것은 지혜이고, 선복(善伏)태자는 자비를 행하는 행으로서 이하의 모든 고(苦)의 경계는 바로 지혜로 행할 바인 자비의 지위이니, 아래에 합쳐서 회통한 것과 같다.
㉰ 大願精進力主夜神 說在家時本事 대원정진력주야신의 본사를 설하다
王有太子하니 名爲善伏이니 端正殊特하야 人所喜見이요 具二十八大人之相이라
왕유태자 명위선복 단정수특 인소희견 구이십팔대인지상
그 왕에게 태자가 있어 이름은 '선복'이요, 단정하고 유달리 빼어나서 사람들이 기쁘게 보았으며,
스물 여덟 가지 대인(거룩한 모습)의 상을 구비하였으며, 궁전 안에 있으면서,
선복(善伏)이라는 국왕의 태자는 곧 대원정진력주야신 선지식의 전신으로서 험악한 세상에서 자비심을 발휘하여 고통 받는 사람들을 구원하는 이야기로 전개가 된다.
28상(相)이란 4상(相)이 모자라서 32상을 채우지 못한 것이니, 이는 제8지가 9지와 10지의 4중(重) 인과가 모자라서 지위에 원만치 못함을 나타낸 것이다. 1지에 양중(兩重)의 인과이니, 각 지위마다 정위(正位)의 과가 있고 향과(向果)가 있기 때문이다.
在宮殿中이라가 遙聞獄囚의 楚毒音聲하고 心懷傷愍하야 從宮殿出하야 入牢獄中하야
재궁전중 요문옥수 초독음성 심회상민 종궁전출 입뢰옥중
감옥의 죄수들이 고통받는 음성을 멀리서 듣고, 가엾은 마음에 쓰라린 아픔을 느껴,
궁전에서 나와 감옥으로 들어가서
見諸罪人이 杻械枷鎖로 遞相連繫하야 置幽暗處하야 或以火灸하며 或以煙熏하며
견제죄인 추계가쇄 체상련계 치유암처 혹이화자 혹이연훈
죄인들을 보니, 수갑과 칼=枷과 쇠사슬에 서로 줄줄이 묶이어서,
깜깜한 곳에 갇혀서, 혹 불로 지져지거나, 혹 연기로 쏘이며,
杻 감탕나무 뉴, 고랑 추, 수갑 추, 枷 도리깨 가, 횃대 가, 칼 가, 遞 갈마들 체, 갈릴 체,
或被榜笞하며 或遭臏割하며 裸形亂髮하며 飢渴羸瘦하며 筋斷骨現하야 號叫苦劇하고
혹피병태 혹조빈할 나형란발 기갈리수 근단골현 호규고극
혹은 매질을 당하거나 종지뼈(코)를 도려내는 벌을 당하며,
발가벗은 몸으로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채, 굶주리고 목말라 야위었으며,
근육이 터지고, 뼈가 드러나서, 심한 고통으로 부르짖고 있었느니라.
榜 방 방, 도지개 방, 방 붙일 방, 笞 볼기칠 태, 遭 만날 조, 臏 종지뼈 빈 羸 여윌 리,
파리할 리, 瘦 파리할 수, 여윌 수, 羸瘦이수= 파리하고 수척함
太子見已에 心生悲愍하야 以無畏聲으로 安慰之言호대 汝莫憂惱하며 汝勿愁怖하라
태자견이 심생비민 이무외성 안위지언 여막우뇌 여물수포
태자는 그것을 보고, 슬프오 애처로운 마음을 내어, 두려움 없는 음성으로 위로하기를,
'그대들은 걱정말고. 그대들은 두려워 말라!
我當令汝로 悉得解脫케호리라하고 便詣王所하야 而白王言호대 獄中罪人이 苦毒難處하니
아당령여 실득해탈 편예왕소 이백왕언 옥중죄인 고독난처
내가 마땅히 그대들을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리라.' 하고, 곧바로 왕이 계신 곳에 가서
아뢰었습니다. '옥중의 죄인들이 지독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사오니
願垂寬宥하고 施以無畏하소서 時王이 卽集五百大臣하야 而問之言하사대 是事云何오
원수관유 시이무외 시왕 즉집오백대신 이문지언 시사운하
원컨대 관용을 베푸시어 두려움 없음을 베풀어 주소서.'
이에 왕은 곧 오백의 대신들을 모아 물었으니, '이 일을 어찌할꼬?'
寬宥관유= 잘못 따위를 너그럽게 용서함
諸臣이 答言호대 彼罪人者는 私竊官物하며 謀奪王位하야 盜入宮闈라 罪應刑戮이니
제신 답언 피죄인자 사절관물 모탈왕위 도입궁위 죄응형륙
대신들이 대답하기를, '저 죄인들은 사사로이 관청의 물품을 훔치고, 왕위를 뺏으려 모의하여
몰래 궁궐에 침입하였사오니, 그 죄가 죽어 마땅하오며,
有哀救者도 罪亦至死니이다
유애구자 죄역지사
만일 구하려는 이가 있다면, 그 죄도 죽음에 이르러야 할 것이옵니다.'
竊 훔칠 절, 闈 대궐 작은문 위, 戮 죽일 륙
時彼太子가 悲心轉切하야 語大臣言호대 如汝所說이니 但放此人하고 隨其所應하야
시피태자 비심전절 어대신언 여여소설 단방차인 수기소응
그러자 태자는 슬픈 마음이 더욱 간절하여 대신들에게 말하였으니,
'그대들의 말과 같다면, 다만 저 사람들은 놓아주고 그들이 합당하게 받을 형벌로
可以治我하라 我爲彼故로 一切苦事를 悉皆能受하야 粉身歿命이라도 無所顧惜하고
가이치아 아위피고 일체고사 실개능수 분신몰명 무소고석
나를 다스리라. 나는 그들을 위하여 모든 괴로운 일(형벌)을 다 감수할 것이며, 몸이 가루가 되고,
목숨이 끊어져도 아까울 것이 없고,
要令罪人으로 皆得免苦니 何以故오 我若不救此衆生者인댄
요령죄인 개득면고 하이고 아약불구 차중생자
중요한 것은 저 죄인들로 하여금 다 고통을 면하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만일 이 중생들을 구원하지 못한다면,
云何能救三界牢獄諸苦衆生이리오 一切衆生이 在三界中하야 貪愛所縛과
운하능구 삼계뢰옥 제고중생 일체중생 재삼계중 탐애소박
어떻게 삼계라는 감옥에서 온갖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원하겠는가?
일체 중생들이 삼계 가운데서 탐욕과 애정에 얽매이고,
愚癡所蔽로 貧無功德하야 墮諸惡趣하며 身形鄙陋하야 諸根放逸하며
우치소폐 빈무공덕 타제악취 신형비루 제근방일
어리석음에 가리워서, 가난하고 공덕이 없으니
여러 악도에 떨어져서, 몰골은 비루하고 제근은 방일하며,
鄙陋비루=마음씨가 깨끗하지 못하, 또는 언행이 강직하지 못한
其心迷惑하야 不求出道하며 失智慧光하야 樂着三有하며 斷諸福德하고 滅諸智慧하며
기심미혹 불구출도 실지혜광 낙착삼유 단제복덕 멸제지혜
그 마음은 미혹하여 벗어날 길을 구하지 못하고, 지혜의 빛을 잃어 삼유를 즐겨 집착하니,
모든 복덕이 끊어지고, 모든 지혜는 소멸하였으며, 온갖 번뇌가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種種煩惱가 濁亂其心하며 住苦牢獄하고 入魔罥網하며 生老病死와
종종번뇌 탁란기심 주고뢰옥 입마견망 생로병사
고통의 감옥에 갇히거나 마구니 그물에 들어가서, 생노병사와
憂悲惱害의 如是諸苦가 常所逼迫이어니 我當云何令彼解脫이리오
우비뇌해 여시제고 상소핍박 아당운하 영피해탈
근심하여 슬퍼하고, 고뇌함으로 해침을 당하는, 이러한 모든 고통으로
늘 핍박 당하고 있으니, 내가 어떻게 마땅히 저들을 해탈케 하여야 하겠는가?
罥 얽을 견, 그물 견, 憂悲우비=근심과 슬픔
보살이 중생들을 구제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현재에 받는 중생들의 고통만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세세생생 욕계와 색계와 무색계의 감옥에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고뇌하는 고통에서 영원히 벗어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보살은 중생들을 이 삼계에서 해탈하게 해야 하는데 만약 현재에 받는 고통에서도 그들을 건지지 못한다면 삼계의 고통에서 어떻게 벗어나게 하겠는가. 이것이 대원정진력주야신 선지식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응당 이 몸과 목숨을 버리더라도 그들을 구제하겠다는 서원을 세운 것이다.
應捨身命하야 而拔濟之로다 時諸大臣이 共詣王所하야 悉擧其手하고 高聲唱言호대
응사신명 이발제지 시제대신 공예왕소 실거기수 고성창언
응당 몸과 목숨을 버려서 구제하리라.'하니,
이에 대신들이 다같이 왕에게 나아가서,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외쳤느니라.
大王하 當知하소서 如太子意인댄 毁壞王法하야 禍及萬人이니
대왕 당지 여태자의 훼괴왕법 화급만인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소서. 저 태자의 뜻대로라면 국법이 훼손되고 무너져서,
그 화가 만민에게 미치게 할 것이오니
若王愛念하야 不責治者인댄 王之寶祚가 亦不久立이니이다
약왕애념 불책치자 왕지보조 역불구립 祚 복 조
만일 대왕께서 사랑하는 마음에 책벌로 다스리지 않으시면
대왕의 보좌도 오래 보존하지 못할 것입니다.'
王聞此言하시고 赫然大怒하사 令誅太子와 及諸罪人이러니
왕문차언 혁연대노 영주태자 급제죄인
왕은 그 말을 듣고 왈칵 대노하여 태자와 모든 죄인들을 사형하려 하였느니라.
王后聞知하시고 愁憂號哭하며 毁形降服하야
왕후문지 수우호곡 훼형항복 誅 벨 주
왕후가 이 일을 듣고서 근심에 차서 통곡하며, 초라한 모습에 격을 낮춘(허름한) 복장으로
與千婇女로 馳詣王所하야 擧身投地하야 頂禮王足하고
여천채녀 치예왕소 거신투지 정례왕족
천 명의 시녀와 더불어 왕에게 나아가 온몸을 땅에 던지며 왕의 발에 엎드려 정례하고
俱作是言호대 唯願大王은 赦太子命하소서 王卽廻顧하야
구작시언 유원대왕 사태자명 왕즉회고
다같이 이렇게 말하였으니, '바라옵건대 대왕께서는 태자의 목숨을 용서하소서.'
왕은 곧 마음을 돌이키어, 赦 용서할 사,
語太子言하사대 莫救罪人하라 若救罪人이면 必當殺汝리라
어태자언 막구죄인 약구죄인 필당살여
태자에게 말하였느니라. '죄인들을 구제하려 하지 말라.
만약 죄인을 구제하려 하면 반드시 그대를 죽이리라.'
爾時太子가 爲欲專求一切智故며 爲欲利益諸衆生故며
이시태자 위욕전구 일체지고 위욕이익 제중생고
그때 태자는 오로지 일체 지혜를 구하고자 하는 연고로,
모든 중생을 이익케 하고자 하는 연고로,
爲以大悲普救攝故로 其心堅固하야 無有退怯하야
위이대비 보구섭고 기심견고 무유퇴겁
대비로 널리 구원하여 거두려는 까닭에 그 마음이 확고하여, 물러나거나 겁내지 않고
復白王言호대 願恕彼罪하소서 身當受戮호리이다
부백왕언 원서피죄 신당수륙
다시 왕에게 아뢰었느니, '원컨대 저들의 죄를 용서하시면
마땅히 제 몸이 죽음을 받겠나이다.'
王言하사대 隨意호리라 爾時에 王后가 白言호대
왕언 수의 이시 왕후 백언
왕이 말했느니라. '네 뜻대로 하라!' 그러자 왕후가 말하되
大王하 願聽太子半月行施하야 恣意修福한 然後治罪하소서
대왕 원청태자 반월행시 자의수복 연후치죄
'대왕이시여, 원컨대 태자로 하여금 반달 동안 보시를 행하여
마음껏 복을 닦게 하시고, 그런 뒤에 죄를 다스리소서.' 하니
어머니가 자식을 어여삐 여기는 마음이다. 설사 자식이 죽게 되더라도 보시를 널리 행하여 복이라도 많이 지은 다음에 죽게 되면 다음 생에 태어나서 그 복을 받게 하리라는 마음이다. 사람이 죽으면 그 어떤 것도 다음의 생으로 가져가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의(壽衣)를 만들면서 주머니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오직 악업을 지었든 선업을 지었든 지은 업만이 따라가서 다음 생에 그 과보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王卽聽許하시다 時에 都城北에 有一大園하니 名曰日光이니 是昔施場이라
왕즉청허 시 도성북 유일대원 명왈일광 시석시장
왕은 곧 그 일을 허락하였느니라. 그때 도성의 북쪽에 커다란 정원이 있어 이름은 '일광'이며,
그 곳은 옛적의 보시장소였는데,
太子往彼하야 設大施會하니 飮食衣服과 華鬘瓔珞과 塗香末香과 幢旛寶蓋의
태자왕피 설대시회 음식의복 화만영락 도향말향 당번보개
태자는 그곳으로 가서 큰 시회를 마련하고 음식, 의복, 화만, 영락, 바르는 향, 가루향,
당기와 번기, 보배일산 등의
諸莊嚴具를 隨有所求하야 靡不周給이라
제장엄구 수유소구 미부주급
모든 장엄구들을사람들이 요구하는 대로 골고루 다 주었느니라.
經半月已하야 於最後日에 國王大臣과 長者居士와 城邑人民과 及諸外道가 悉來集會러니
경반월이 어최후일 국왕대신 장자거사 성읍인민 급제외도 실래집회
이렇게 반달이 지나고 마지막 날이 되자, 국왕과 대신, 장자, 거사와 성읍의 백성들과 외도들이
다 모여 왔으며,
時에 法輪音虛空燈王如來가 知諸衆生의 調伏時至하시고 與大衆俱호대 天王은 圍遶하며
시 법륜음허공 등왕여래 지제중생 조복시지 여대중구 천왕 위요
그때 법륜음허공등왕 여래께서 중생들을 조복시킬 때가 된 줄을 아시고 대중들과 함께 오시는데,
천왕들은 에워싸고, 용왕은 공양하고,
龍王은 供養하며 夜叉王은 守護하며 乾闥婆王은 讚歎하며 阿修羅王은 曲躬頂禮하며
용왕 공양 야차왕 수호 건달바왕 찬탄 아수라왕 곡궁정례
야차왕은 수호하고, 건달바왕은 찬탄하고, 아수라왕은 허리 굽혀 절하고,
迦樓羅王은 以淸淨心으로 散諸寶華하며 緊那羅王은 歡喜勸請하며
가루라왕 이청정심 산제보화 긴나라왕 환희권청
가루라왕은 청정한 마음으로 보배꽃을 흩고, 긴나라왕은 환희하여 권청하고,
摩睺羅伽王은 一心瞻仰하야 來入彼會어시늘
마후라가왕 일심첨앙 내입피회
마후라가왕은 일심으로 우러러보면서 그 모임 가운데로 들어오셨느니라.
법륜음허공등왕(法輪音虛空燈王) 여래는 앞에서 이야기 한 선광겁(善光劫) 가운에 1만 부처님이 출현하셨는데 그 최초 부처님이시다. 그 부처님 때에 대원정진력주야신 선지식이 한 나라의 태자로서 보살행을 행하던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다.
爾時太子와 及諸大衆이 遙見佛來에 端嚴殊特하사 諸根寂定이 如調順象하며
이시태자 급제대중 요견불래 단엄수특 제근적정 여조순상
그때 태자와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 오시는 것을 멀리서 보니, 단정하고, 존엄하고, 특별하시며,
제근이 고요히 안정됨이 마치 잘 길들여진 코끼리와 같고,
心無垢濁이 如淸淨池하며 現大神通하며 示大自在하며 顯大威德하며
심무구탁 여청정지 현대신통 시대자재 현대위덕
마음은 때없이 맑아서 청정한 못과 같았는데, 대신통을 나타내시고
대자재를 보이시어, 대위덕을 드러내셨으며,
種種相好로 莊嚴其身하며 放大光明하야 普照世界하며 一切毛孔에 出香焰雲하며
종종상호 장엄기신 방대광명 보조세계 일체모공 출향묘운
갖가지 상호로 장엄한 몸이 대광명을 놓아 세계를 두루 비추며,
일체의 모공에서는 향기 불꽃 구름=香焰이 나오고,
震動十方無量佛刹하며 隨所至處하야 普雨一切諸莊嚴具하며 以佛威儀와 以佛功德으로
진동시방 무량불찰 수소지처 보우일체 제장엄구 이불위의 이불공덕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진동시키며, 이르는 곳마다 일체의 모든 장엄구를 비처럼
널리 내리시니, 부처님의 위의와 부처님의 공덕으로,
衆生見者가 心淨歡喜하야 煩惱消滅하니라
중생견자 심정환희 번뇌소멸
보는 중생들의 마음이 맑고 환희하여 번뇌가 소멸되었느니라.
爾時太子와 及諸大衆이 五體投地하야 頂禮其足하며 安施牀座하고 合掌白言호대
이시태자 급제대중 오체투지 정예기족 안시상좌 합장백언
이때 태자와 모든 대중들이 오체투지하여 부처님 발에 정례한 다음,
상과 자리를 베풀어 놓고 합장하고서 아뢰었느니라.
善來世尊하 善來善逝하 唯願哀愍하사 攝受於我하사 處于此座하소서
선래 세존 선래 선서 유원애민 섭수어아 처우차좌
'잘 오시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잘 오시었나이다. 선서시여,
바라옵건대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거두어 주시고, 이 자리에 앉으시옵소서.'
以佛神力으로 淨居諸天이 卽變此座하야 爲香摩尼蓮華之座어늘 佛坐其上하시니
이불신력 정거제천 즉변차좌 위향마니 연화지좌 불좌기상
부처님의 신력으로 모든 정거천 사람들이 그 자리를 변화하여 향마니 연화좌로 만들자
부처님께서 그 위에 앉으시고
諸菩薩衆도 亦皆就座하야 周帀圍遶하니라 時彼會中에
제보살중 역개취좌 주잡위요 시피회중
보살대중들 또한 자리를 잡아 둘러 앉으셨는데, 그때 그 회중의
一切衆生이 因見如來하야 苦滅障除하니 堪受聖法이라
일체중생 인견여래 고멸장제 심수성법
일체 중생들은 여래를 만남으로 인하여,
고통을 멸하고, 업장이 없어져서 성인의 법을 기꺼이 받았느니라.
爾時如來가 知其可化하사 以圓滿音으로 說修多羅하시니
이시여래 지기가화 이원만음 설수다라
이때 여래께서는 교화할 시기임을 아시고, 원만한 음성으로 수다라를 설하셨으니,
名普照日輪이라 令諸衆生으로 隨類各解케하신대
명보조일륜 영제중생 수류각해
이름이 '보조인륜'이라.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품류(종류)에 따라 각각 저마다
이해하게 하셨느니라.
時彼會中에 有八十那由他衆生이 遠塵離垢하야 得淨法眼하며
시피회중 유팔십나유타중생 원진이구 득정법안
그때 그 회중에 있던 팔십 나유타의 중생들이 번뇌와 때=塵垢를 멀리 여의어서 법안을 얻었으며,
無量那由他衆生이 得無學地하며 十千衆生이 住大乘道하고
무량나유타중생 득무학지 십천중생 주대승도
무량 나유타의 중생들이 무학의 지위를 얻었으며, 일만의 중생들이 대승의 도에 머물러,
入普賢行하야 成滿大願하니 當爾之時하야 十方各百佛刹微塵數衆生이 於大乘中에
입보현행 성만대원 당이지시 시방각백불찰 미진수중생 어대승중
보현의 행에 들어가서 큰 서원을 원만히 이루었느니라.
그 때를 당하여 시방으로 각각 일백 불찰미진수의 중생들이 대승 가운데서
心得調伏하며 無量世界一切衆生이 免離惡趣하고 生於天上하며
심득조복 무량세계 일체중생 면리악취 생어천상
마음이 조복되고, 무량 세계의 일체 중생이 악도를 면하고 천상에 태어났느니라.
善伏太子가 卽於此時에 得菩薩敎化衆生令生善根解脫門하니라
선복태자 즉어차시 득보살교화중생 영생선근해탈문
선복태자는 그 즉시 '보살의 중생을 교화하여 선근이 생기게 하는 해탈문'을 얻었느니라.
법륜음허공등왕(法輪音虛空燈王) 여래가 출현하시어 거룩하신 위의를 나타내시고 또한 보조일륜(普照日輪)이라는 경전을 설하시었다. 그때 그 회중에 있던 팔십 나유타 중생들과 한량없는 나유타 중생들과 일만 중생들과 시방으로 각각 백 세계의 미진수 중생들은 각각 자신들의 수행과 그릇을 따라 큰 이익을 얻었으며, 대원정진력구호일체중생주야신 선지식의 전신인 선복태자(善伏太子)는 그 즉시로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여 착한 뿌리를 내게 하는 해탈문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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