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佛土願釋論 第十三 卷第七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13. 초품 중 불토원(佛土願)을 풀이함 3

 

問曰, 諸佛之法 法應說法 廣度衆生 請與不請 法自應爾 何以須請?

묻나니, 부처님들의 법이란, 가르침을 설하여 널리 중생을 제도하셔야 하는 것이기에 청하건 청하지 않건 마땅히 설하셔야 하거늘 어찌하여 청함이 꼭 필요한 것입니까?  

 

若於自前面 請諸佛則可 今十方無量佛土 諸佛亦不自見 云何可請?

만약 목전에서 부처님들께 청할 수 있다면, 이는 가능한 것이지만, 시방의 한량없는 불국토의 부처님을 지금은 눈으로  수도 없거늘 어찌 청할  있다는 것입니까?

 

答曰, 諸佛雖必應說法 不待人請 請者亦應得福.

답하나니, 비록 모든 부처님들께서는 응당히 법을 설하시니 사람들의 청함을 기다릴 필요가 없지만, 청하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마땅히 복을 받게 되느니라.  

 

如大國王 雖多美膳 有人請者 必得恩福 錄其心故。膳 반찬 선, 

마치 대국의 왕에게는 맛좋은 음식이 많을지라도, 청하여 부른 이만이 음복하는 은혜를 입을 수 있는 것은, 그 마음속에 청할 사람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인 것과 같으며,  

 

又如慈心 念諸衆生 令得快樂衆生 雖無所得 念者大得其福。請佛說法 亦復如是。

또한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들 모두가 즐거움을 얻게 하려고 생각하여, 비록  중생은 즐거움을 받지 못하여도, 그러한 생각을 하는 이는 많은 복을 받는 것과 같이, 부처님께 설법을 청하는 것도 그러하며,

 

復次 有諸佛 無人請者 便入涅槃 而不說法。

또한 어떤 부처님은 청하는 이가 없으면 바로 열반에 드시 설법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느니라.

 

如'法華經'中 多寶世尊 無人請故 便入涅槃. 後化佛身 及七寶塔 證說'法華經'故 一時出現。
마치 '법화경(法華經 Saddharmapuṇḍarīkasūtra)'에서 다보(多寶, Prabhūtaratna)부처님께서는 청하는 이가 아무도 없는 까닭에  반열반에 드신 것과 같으며, 나중에 변화한 불신(佛身)  칠보탑으로 '법화경'을 설하시는 것을 증명하시고자 잠시 나오셨으며,

多寶世尊(다보세존 Prabhūtaratna)= '법화경'의 진실된 뜻을 증명하기 위해 땅에서 솟아 드러난 보탑 가운데 머무는 부처님. 

 

亦如須扇多佛 弟子本行未熟 便捨入涅槃, 留化佛一劫以度衆生。

또한 수선다(須扇多)부처님의 제자는 전생의 행=本行이 아직 익어지지 않았기에 문득 버리고 열반에 드셨으나, 화불(化佛)을 남기시어   동안 중생을 제도하셨으며, 

 

今是釋迦文尼佛 得道後 五十七日寂 不說法, 自言 '我法甚深 難解難知! 一切衆生 縛著世法 無能解者 不如默然 入涅槃樂'

지금의 석가모니부처님께서도 도를 얻으신  57일 동안 적정을 누리시며 법을 설하지 않으셨으니, 스스로 말씀하기를 '나의 법은 심히 깊어서 알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움에, 일체의 중생들은 세간의 법에 결박되고 집착되어 능히 이해할 자가 없으리니, 묵연히 열반의 즐거움에 드느니만 못하리라'고 하셨으나,

 

是時 諸菩薩 及釋提桓因 梵天王諸天 合掌敬禮 請佛爲諸衆生 初轉法輪. 佛時默然受請 後到 波羅柰鹿林中 轉法輪. 如是 云何言 請無所益?

이 때에 여러 보살들을 비롯한 석제환인과 범천왕과 하늘들이 합장하여 공경히 예를 올리고는, '중생들을 위하여 최초의 법륜=初轉法輪(초전법륜)을 굴려 주소서'라고 청하자, 부처님께서 잠시 말없이 가만히 계시다가, 청을 받아들이셨으며, 나중에 바라나시(波羅柰 Varanasi)의 녹야원(鹿野苑 Mṛgadāva)에 이르러 법륜을 굴리셨던 것이라. 

이와 같거늘 어찌 청하는 것에 아무런 이로움이 없다고 말하겠는가!

 

復次 佛法等觀衆生 無貴無賤 無輕無重, 有人請者 爲其請故 便爲說法。

또한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佛法은 중생 모두에게 평등하여 귀함과 천함도, 가벼이 여기거나 소중하게 여김이 없기에, 어떤 사람이든 청하기만 하면 그가 청하는 까닭에 바로 법을 말씀해 주시느니라. 

 

雖衆生不面請佛 佛常見其心 亦聞彼請, 假令諸佛 不聞不見 請佛亦有福德, 何況佛悉聞見 而無所益?

비록 중생이 부처님을 뵙지 못하여도 부처님은 항상  마음을 보시고 그의 청함을 들으시니, 가령 부처님들께서 직접 듣거나 보시지 않으실지라 부처님께 청하면 복덕을 받게 되거늘, 하물며 부처님께서 모든 것을  듣고 보시고 계심에 어찌 이익이 없겠는가!

 

問曰, 旣知請佛有益, 何以正以二事請?

묻나니, 부처님께 청함에 이로움이 있음을 이제 알았습니다. 그러나 어찌해서   가지 일로써 청해야만 하는 것입니까?

 

答曰, 餘不須請 此二事要必須請, 若不請而說 有外道輩言 '體道常定 何以著法 多言多事?' 以是故 須請而說。

답하나니, 다른 것이라면 굳이 청할 필요가 없겠지만,   가지 일만은 반드시 청해야 되나니, 만일 청하지 않는데도 말씀하여 주신다고 한다면 외도의 무리들이 비난하기를 '도(道)의 본체(本體)는 항상 일정하거늘 어찌하여 법에 집착해서 많은 말을 하고, 많은 일을 벌리는 것인가?'라고 하리니, 이러한 까닭에 청을 기다려 말씀하는 것이니라.

 

若有人言 '若知諸法相 不應貪 壽久住世閒 而不早入涅槃' 以是故須請。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만일 모든 법=諸法(제법)의 진실한 모습=實相(실상)을 알았다면 수명을 탐하여 오랫동안 세간에 머물지 말아야 하리라. 그런데 어찌하여 빨리 열반에 들지 않는 것인가?'라고 하리니, 이러한 까닭에 반드시 사람이 청하기를 기다리시는 것이며,

 

若不請而說 人當謂佛 愛著於法 欲令人知. 以是故 要待人請 而轉法輪。

만약 청하지 않았는데 말씀을 하시게 되면 사람들이 말하기를 '부처님은 스스로의 법에 애착하여,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한다'고 할 것이라. 이러한 까닭에 반드시 사람이 청하기를 기다려 법륜을 구리시는 것이니라.

 

諸外道輩 自著於法 若請若不請 而自爲人說

모든 외도들의 무리는 스스로의 법에 집착하여 청하건 청하지 않건, 스스로 사람들을 위한다고 설하지만 

 

佛於諸法 不著不愛 爲憐愍衆生故 有請佛說者 佛便爲說 諸佛不以 無請而初轉法輪. 如偈說;

부처님께서는법에 집착하거나 애착하지 않으시나, 다만 중생들을 안쓰럽고 가엾이 여기시어, 부처님께 청하는 이가 있으면 부처님께서는 곧바로 말씀해 주시는 것으로, 부처님들께서는 누구도 청하는 이가 없으면, 최초의 법륜을 굴리시지 않으셨을 것이라, 마치 게송의 말씀과 같으니라.

 

諸佛說何實 何者是不實

모든 부처님들의 말씀이 어찌하여 진실한 것이며, 어떠한 것이 진실하지 못한 것인가?

實之與不實 二事不可得。

진실함과 진실치 못함의  가지 모두를 얻을 수는 없나니, 

 

如是眞實相 不戲於諸法

이와 같이 (진실한 말씀이) 진실한 실상이니, 모든 법을 희롱삼지 않으시고

憐愍衆生故 方便轉法輪。

중생들을 안쓰럽고 가엾이 여기시는 까닭에, 방편으로 법륜을 굴리신 것이라.

 

復次 佛若無請 而自說法者 是爲自顯自執法 應必答十四難。

또한 부처님께서 청하는  없이 스스로 법을 말씀하신다면, 이는 스스로의 법에 집착하는 것을 드러내 것이 되어, 마땅히 열네 가지의 어려운 질문=難問(난문)에도 대답을 하셨어야 할것이리라. 

 

十四難問(십사난문)= 십사무기(十四無記)와 같은 형이상학적 질문들은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는 실다운 길이 아니기에 긍정도 부정도 하시지 않으셨음.

시간성= 1.世界及我常=세계와 나는 무한한가?  2. 我無常=유한한가? 3.有常亦無常=항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한가? 4. 亦非有常 亦非無常=항상한 것도 아니고, 무상한 것도 아닌 것인가? 

공간성= 5,6. 世界及我 有邊 無邊=공간적으로 유한한 것인가?, 공간적으로 무한한 것인가? 7. 亦有邊 亦無邊=유한하기도 하고, 무한하기도 한것인가? 8. 亦非有邊 亦非無邊=유한한 것도 아니고, 무한한 것도 아닌 것인가?

사후의 자아=9. 死後有神去後世=죽은 뒤 정신은 후세를 찾아 가는 것인가? 10. 無神去後世=정신이 없어도 후세를 찾아 갈 수 있는 것인가?  11. 亦有神去 亦無神去=가는 것도 아니고 가지 않는 것도 아닌가? 死後亦非有神去=정신이 있거나 없거나 찾아가는 것인가? 12. 亦非無神去後世=죽은 뒤에 정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닌데 후세를 찾아가는 것인가? 13. 是身是神=이 몸이 곧 영혼인가? 14. 身異神異=몸과 영혼은 서로 다른가? - 대지도론(大智度論) 제2권 24

 

今諸天請佛說法 但爲斷老病死 無戲論處 是故不答十四難無咎。以是因緣故 須請而轉法輪。咎 허물 구

지금 여러 하늘들이 부처님께 설법을 청함은 단지 늙고 병들어 죽게 되는 것을 끊기 위함일 뿐, 희론을 벌리려는 것이 아닌 까닭에 열네 가지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셨음에 아무런 허물이 없으시며, 이러한 이유  청한 뒤에야 법륜을 굴리신 것이니라.

 

復次 佛在人中生 用大人法故 雖有大悲 不請不說, 若不請而說 外道所譏. 以是故 初要須請。譏 나무랄 기 

또한 부처님께서 인간 세상에 태어나셔서 대인(大人)의 법을 부리시는 까닭에, 비록  자비를 지니셨으나 청하지 않으면 말씀하지 않으셨으니, 만일 청하지 않았음에도 말씀을 하셨다면 외도들의 나무람(조롱, 비웃음)을 받으셨을 것이므로 처음에는 반드시 청함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라.

 

又復外道 宗事梵天 梵天自請 則外道心伏。

또한 외도들은 범천(梵天)을 숭상하나니, 범천이 스스로 부처님께 청함으로써  외도의 마음을 조복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니라.

 

復次 菩薩法 晝三時 夜三時 常行三事, 一者 淸旦偏袒右肩 合掌禮十方佛, 言 '我某甲若今世 若過世無量劫 身口意惡業罪 於十方現在 佛前懺悔 願令滅除 不復更作' 中 暮 夜三亦如是。

또한 보살의 법에는 밤과 낮으로 하루에  차례씩 항상  가지 일을 행하나니, 첫째는 이른 아침에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합장으로 예를 올리면서 말하기를 ' 아무개는  세상이나 지난 세상의 한량없는  동안에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악업의 죄를 시방 현재의 모든 부처님께 참회하오니, 바라옵건대 악을 모두 소멸하여 주시고 다시는 짓지 않도록 하여 주소서'라고 하며, 낮과 초저녁 그리고 저녁의  차례에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이며,

 

二者 念十方三世 諸佛所行功德 及弟子衆 所有功德 隨喜勸助。

둘째는 시방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이 행하신 공덕과 그 제자들의 공덕을 억념하고는 따라서 기뻐하며 남에게 권하여 돕는것이며,

 

三者 勸請現在 十方諸佛 初轉法輪 及請諸佛 久住世閒無量劫 度脫一切。

셋째는 현재 시방의 모든 부처님들께 최초의 법륜을 굴려 주실 것을 삼가 청하고, 또한 부처님들께서 오래도록 세간에 머무시면서 한량없는  동안 일체중생을 제도하고 벗어나게  주시기를 청하는 것이니,

 

菩薩行此三事 功德無量 轉近得佛. 以是故須請。

보살이 이러한  가지의 행을 행하면 공덕이 무량하고, 부처를 이룸이 가까위지게  되나니, 이러한 까닭에 반드시 청을 해야 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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