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住王舍城釋論 第八 卷第四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大智度 初品中 菩薩釋論 第八 卷第四

8. 초품 보살(菩薩) 풀이함-15

 

問曰(문왈) 云何失(운하실)? 
묻나니, 무엇을 실수라 한 것입니까? 

 

答曰(답왈) 如上言(여상언) '三阿僧祇劫過 名爲菩薩(삼아승기겁과 명위보살)' 三阿僧祇中(삼아승기중) 頭目髓腦布施(두목수뇌보시) 心無有悔(심무유회) 是阿羅漢辟支佛(시아라한벽지불) 所不能及(소불능급)

답하나니, 위에서 말했듯이 3아승기가 지나야 보살이라 이름할 수 있나니, 3아승기 동안 머리ㆍ눈ㆍ골수ㆍ뇌까지를 보시하여도 후회하는 마음이 없으니, 이러함은 아라한이나 벽지불들이 미치지 못하는 바이니라.

 

如昔菩薩(여석보살) 爲大薩陁婆(위대살타바) 渡大海水(도대해수) 惡風壞船(악품괴선), 語衆賈人(어중매인)

옛날에 보살이 대살타바(mahāsattva)로 계실 때에 큰 바다를 건너게 되었는데, 모진 바람이 불어와서 배가 부서지게 되었거늘 여러 장사꾼들에게 말하기를 

 

'捉我頭 髮 手 足(촉아두 발 수 족) 當渡汝等(당도여등)' 衆人捉已 以刀自殺(중인착이 이도자살) 捉 잡을 착

'나의 머리칼이나 손ㆍ발을 잡으라. 그대들을 무사히 건너가게 해 주리라' 하였다. 여러 사람이 잡자마자 칼을 뽑아 스스로의 목숨을 끊었으니,

 

大海水法 不停死屍(대해수법 불정사시) 卽時疾風吹至岸邊(즉시질풍취지안변) 大慈如是而言非者(대자여시이언비자) 誰是菩薩(수시보살)?

대해의 법은 죽은 시체를 머물지 않게 하기 때문에 때마침 빠른 질풍이 불어 와 기슭에 이르를 수 있게 되었으니, 일체중생을 한없이 사랑하는 자비가 이러하거늘, 그 누가 보살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大海水法 不停死屍(대해수법 불정사시) 卽時疾風吹至岸邊(즉시질풍취지안변)= 바다는 시체를 그대로 두지 않으려고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


第二阿僧祇劫行滿(제이아승기겁행만) 未入第三阿僧祇時(미입제삼아승기시) 於燃燈佛所 受記爲佛(어연등불소 수기위불) 卽時上昇虛空(즉시상승허공) 見十方佛(견시방불) 於虛空中立 讚然燈佛(어허공중립 찬연등불)

이 보살이 두 번째 아승기겁에서 모든 행이 다 찼으나 (원만해지고), 아직 세 번째 아승기겁에 들어가지 않았을 때, 연등불(Dipaṃkara)이 계신 곳에서 나중에 부처가 되리라고 수기를 받고는, 곧 바로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가서 시방의 부처님을 모두 뵙고 허공 중에 서서 연등부처님을 찬탄하였으니, 

연등불(燃燈佛, Dipaṃkara)= 석가모니 부처님이 '현재의 부처'로 다보불, 제화갈라불이라고도 한다. 미륵이 '미래의 부처'라면 연등불은 '석가 이전의 부처' 즉, 석가모니 부처 이전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스물 네 분의 부처 가운데 한 분으로 석가모니의 전생과 만나자 다음 세상의 부처가 되리라 수기를 내렸다고 한다. 불국사의 다보탑이 연등불을 인하여 만들어진 탑이다.

 

然燈佛言(연등불언) '汝過一阿僧祇劫(여과일아승기겁) 當得作佛(당득작불) 名釋迦牟尼(명석가모니)' 得記如是(득기여시) 而言爾時未是菩薩(이언이시 미시보살) 豈非大失(기비대실)!
연등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한 아승기겁을 지나면 반드시 석가모니(Sakyamuni)라 불리는 부처가 되리라.' 수기를 얻게 된 까닭이 이와 같거늘, 그럼에도 '그 시절은 아직 보살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그 어찌 큰 실수(잘못)가 아니겠는가!

 

迦旃延尼子弟子輩言(가전연니자제자배언) '三阿僧祇劫中(삼아승기겁중) 未有佛相(미유불상) 亦無種佛相因緣(역무종불상인연) 云何當知是菩薩(운하당지시보살)? 一切法先有相(일체법선유상) 然後可知其實(연후가지기실) 若無相則不知(약무상즉불지)'
가전연니자(Mahākātyāyanīputra)의 제자들이 이렇게 말하였으니, '3아승기겁을 지나지 않은 동안에는 부처님의 상호도 없고, 부처님 상호의 인연을 심는 일도 없거늘 어떻게 그가 보살임을 알수 있겠는가? 일체법은 먼저 형상(모습)이 있은 뒤에 그 實=사실임을 알게 되거니와, 만일 모양(상)이 없다면 곧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일체법은 먼저 모습이 있고 난 다음에 그 사실을 인지하게 되는 것이거니와만약 인연의 10가지 모습인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의 오진(五塵)과 남((((()을 멀리 여의어 아무런 얽매임이나 붙들림 없는 모습인 무상(無相)이라면 즉 결코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摩訶衍人言(마하연인언) '受記爲佛(수기위불) 上昇虛空(상승허공) 見十方佛(견시방불) 此非大相耶(차비대상야)?

마하연(대승)의 사람들이 말하기를, '수기를 받고 부처가 되어 허공으로 올라서 시방의 부처님을 뵈었으니 이 어찌 위대한 상호가 아니겠는가? 

 

수기(受記)와 수기(授記)

수기(授記)’는 범어 vyakarana의 역어로서, 화가라나(和伽羅那) 또는 화라나(和羅那)라 음역하기도 하며, 기별(記別)⋅기설(記說)⋅수결(授決)⋅기(記)라 번역하기도 한다.
본래는 부처님의 설법 중에서 문답 형식의 부분을 의미했으나, 나중에 부처님이 제자에 대한 예언적 교설을 의미하게 됐다. 이와 같이 수기(授記)란 부처님이 수행자 혹은 제자가 미래에 최고의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거나 보증, 인가하는 것을 말한다. 
즉,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다음 세상에서 태어날 곳, 혹은 성불하리라는 것을 낱낱이 예언하는 경문인데, 보통 문답식으로 의론을 전개하다가 최후에 부처님이 인가를 해주는 형식을 취하는 것으로, 제자의 입장에서는 수기(受記)가 된다. 여기서 기(記)는 약속을 의미한다.-아미산

 

爲佛所記(위불소기) 當得作佛(당득작불) 得作佛者(득작불자) 此是大相(차시대상) 捨此大相(사차대상) 而取三十二相(이취삼십이상)

부처님에게서 수기를 받아 비로소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니, 부처가 될 수 있었다면 이는 곧 위대한 상호=大相이나, 이 위대한 상호=大相을 버리고 32상을 취하였으니, 

 

三十二相(삼십이상) 轉輪聖王亦有(전륜성왕역유) 諸天魔王亦能化作此相(제천마왕역능화작차상) 難陁(난타) 提婆達等(제바달등) 皆有三十相(개유삼십이상), 婆跋隸婆羅門有三相(바발례바라문유삼상) 摩訶迦葉婦有金色相(마하가섭부유금색상)
32상호는 전륜성왕에게도 있으며, 여러 하늘이나 마왕들도 곧잘 이 상을 변화로 만들어 내며, 난타(Nanda)나 제바달(데바닷타 devadatta) 등도 모두 32상이 있으니, 바발례(Bāvari) 바라문도 세 가지 상호가 있고 마하가섭(마하카샤파 Mahakasyapa)의 부인도 금빛 상호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乃至今世人(내지금세인) 亦各各有(여각각유) 一相二相(일상이상) 若靑眼若長臂(약청안약장비) 上身如師子(상신여사자), 如是等種種(여시등종종) 或多或少(혹다혹소) 汝何以重此相(여하이중차상)?

지금 세상의 여러 사람들에게도 각각 하나 또는 두 개의 상호를 갖고 있나니, 푸른 눈ㆍ긴 팔ㆍ상체가 사자 같음 등의 갖가지로 상들을 혹은 많거나 혹은 적게 갖추고 있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이 상호만을 소중히 여기는 것입니까? 

 

何經中言(하경중언) 三阿僧祇劫中(삼아승기겁중) 菩薩不種相因緣(보살불종상인연)?
어느 경에서 ‘3아승기겁 동안에 보살은 32 상호의 인연을 심지 않았다’ 고 하였는가? 

 

如難陁澡浴鞞婆尸佛(여난타조욕비바시불) 願得淸淨端正(원득청정단정)

마치 난타(Nanda) 존자가 비바시(비파신 Vipaśyin)불을 목욕시켜 드리고는, 청정하고 단정한 모습 얻기를 서원한 것과 같으며,

 

於一辟支佛塔(어일벽지불탑) 靑黛塗壁(청대도벽) 作辟支佛像(작벽지불상) 因而作願(인이작원) ‘願我恒得金色身相(아원항득금색신상)'  黛 눈썹 그릴 대, 눈썹먹 대

곧 그는 한 벽지불의 탑에 푸른색과 검푸른 먹으로 벽을 새로 칠하고, 벽지불의 상을 만들고는 ‘저는 항상 금빛 몸을 받게 하여 주소서’라고 서원하였으며, 

 

又作(우작) 迦葉佛塔中級(가섭불탑중급)
또한 가섭불의 탑에도 층계를 만들었나니,

以此三福因緣(이차삼복인연) 世世受樂(세세수락) 處處所生(처처소생) 恒得端嚴(항득단엄)

이 세 가지 복덕의 인연 때문에 세세에 즐거움을 받고,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단정한 몸을 얻었으며, 

 

是福之餘(시복지여) 生迦毘羅婆釋種中(생가비라바석종중) 爲佛弟子(위불제자) 得三十大人相(득삼십대인상) 淸淨端正(청정단정) 出家得阿羅漢道(출가득아라한도)

이러한 복덕의 나머지로 가비라바(카필라바스투 Kapiavastu)의 석가(샤캬 Sakya) 종족으로 태어나서, 부처님의 제자가 되어 서른 가지 대인의 상호를 얻어 청정하고 단정하였으며, 출가하여서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느니라.'

 

佛說於五百弟子中(불설어오백제자중) 難陁比丘端正第一(난타비구단정제일)

부처님께서도 말씀하시기를 '5백의 제자 가운데서 난타(Nanda) 비구가 단정함이 제일이다'고 하셨으니, 

 

此相易得(차상이득) 云何言(운하언) ‘於九十一大劫中種(어구십일대겁중종) 餘一生中得(여일생중득)?’是爲大失(시위대실)!
이러한 상호를 얻기가 오리혀 쉽다고 할 수 있거늘, 어찌하여 91대겁 동안에 심어서 나머지 한 겁 동안에 상호를 얻는다고 하는가? 이것이 큰 실수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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