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입법계품 18 (入法界品) 12
㉺ 모두 모아서 덕을 찬탄하다
一切功德行이 皆從願欲生이어늘 善財已了知하야 常樂勤修習이로다
일체공덕행 개종원욕생 선재이요지 상락근수습
일체의 공덕행이 모두 다 원욕에서 생기거늘
선재 동자는 이미 분명히 알아, 항상 즐겨 부지런히 수행하도다.
如龍布密雲에 必當霔大雨하야 菩薩起願智에 決定修諸行이로다
여용포밀운 필당주대우 보살기원지 결정수제행
용왕이 짙은 구름을 일으키면, 반드시 큰 비를 내리는 것과 같이
보살이 서원과 지혜를 일으키면 결정코 제행을 닦느니라.
若有善知識이 示汝普賢行이면 汝當好承事요 愼勿生疑惑이어다
약유선지식 시여보현행 여당호승사 신물생의혹
만약 어떤 선지식이 그대에게 보현의 행 가르치거든
그대는 마땅히 기쁘게 받들어 섬기고 의혹을 갖지 말지어다.
汝於無量劫에 爲欲妄捨身이러니 今爲求菩提하니 此捨方爲善이로다
여어무량겁 위욕망사신 금위구보리 차사방위선
그대는 한량없는 겁 동안 욕심을 위하여 쓸데없이 몸을 버렸거니와
이제는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그러한 버리는 것이 훌륭한 일이니라.
汝於無量劫에 具受生死苦하고 不曾事諸佛일새 未聞如是行이러니
여어무량겁 구수생사고 불증사제불 미문여시행
그대는 한량없는 겁 동안 생사의 고통을 모두 받으면서
일찍이 부처님을 섬기지도 못하고, 미처 이와 같은 행을 듣지도 못했거늘
汝今得人身하야 値佛善知識하야 聽受菩提行하니 云何不歡喜리오
여금득인신 치불선지식 청수보리행 운하불환희
그대 이제 사람의 몸을 얻어, 부처님과 선지식을 만나
보리의 행을 들었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리오?
雖遇佛興世하며 亦値善知識이나 其心不淸淨이면 不聞如是法이로다
수우불흥세 역치선지식 기심불청정 불문여시법
비록 부처님 출세하심을 만나고, 또한 선지식을 만났더라도
그 마음이 청정하지 못하면 이와 같은 법을 듣지 못하리라.
若於善知識에 信樂心尊重하야 離疑不疲厭이면 乃聞如是法이로다
약어선지식 신락심존중 이의불피염 내문여시법
만일 선지식을 기꺼이 믿는 마음으로 존중하여
의심을 버리고 싫어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이러한 법을 듣게 되리라.
若有聞此法하고 而興誓願心이면 當知如是人은 已獲廣大利로다
약유문차법 이흥서원심 당지여시인 이획광대리
만일 어떤 이가 이러한 법을 듣고 서원하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알라, 이와 같은 사람은 이미 광대한 이익을 얻었느니라.
如是心淸淨하면 當得近諸佛하며 亦近諸菩薩하야 決定成菩提로다
여시심청정 상득근제불 역근제보살 결정성보리
이와 같이 마음이 청정하면, 마땅히 부처님을 가까이 모시고
또한 모든 보살을 친근하여, 결정코 보리를 이룰 것이니라.
若入此法門이면 則具諸功德하야 永離衆惡趣하고 不受一切苦하며
약입차법문 즉구제공덕 영리중악취 불수일체고
만약 이 법문에 들어가면, 곧 모든 공덕 갖추고
온갖 악도를 영원히 떠나서 일체의 고통을 받지 않을 것이며,
不久捨此身하고 往生佛國土하야 常見十方佛과 及以諸菩薩이로다
불구사차신 왕생불국토 상견십방불 급이제보살
오래지 않아서 이 몸을 버리고 부처님의 국토에 왕생하여
항상 시방의 부처님과 모든 보살들을 친견하게 되리라.
往因今淨解와 及事善友力으로 增長諸功德이 如水生蓮華니
왕인금정해 급사선우력 증장제공덕 여수생련화
지나간 원인=因과 지금의 청정한 이해=淨解, 그리고 선지식을 섬기는 힘으로
모든 공덕을 증장시키나니, 물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것과 같으니라.
樂事善知識하며 勤供一切佛하고 專心聽聞法하며 常行勿懈倦이어다
악사선지식 근공일체불 전심청문법 상행물해권
기꺼이 선지식 섬기기를 좋아하고, 모든 부처님 부지런히 공양하며
오롯한 마음으로 법문을 들어, 항상 행하기를 게으르지 말지어다.
汝是眞法器니 當具一切法하며 當修一切道하며 當滿一切願이로다
여시진법기 당구일체법 당수일체도 당만일체원
그대는 참된 법그릇이라 마땅히 일체법을 다 갖추고
마땅히 일체의 도를 다 닦아서 마땅히 일체의 원을 만족하리라.
汝以信解心으로 而來禮敬我하니 不久當普入 一切諸佛會로다
여이신해심 이래예경아 불구당보입 일체제불회
그대가 믿고 이해=信解하는 마음으로 내게 와서 예경하니
머지 않아 마땅히 일체제불의 회중에 널리 들어가리라.
善哉眞佛子여 恭敬一切佛하니 不久具諸行하야 到佛功德岸이로다
선재진불자 공경일체불 불구구제행 도불공덕안
장하도다, 참 불자여, 일체제불을 공경하나니
머지 않아 제행을 갖추어서 부처님 공덕의 언덕에 도달하리라.
미륵보살이 선재동자의 수행의 덕을 찬탄한 길고 긴 게송이 이제 끝을 맺는다.
“이때 선재동자가 합장 공경하면서” 이하 권말에 이르기까지는 선재동자가 보리심을 발함을 펴자 자씨가 이를 위해 보리심의 선근공력의 부사의함을 찬탄함을 밝힌 분이다. 그 뜻인즉 일체 신통의 도력(道力)과 보살의 만행이 모두 보리심을 근본으로 삼는데, 생사를 멸해 고통의 흐름을 끊고 8만 4천 번뇌문을 청정케 해서 일체지의 바다를 현성하는 것이 다 보리심을 근본으로 삼음을 밝힌 것이니, 경문에서 널리 찬탄한 것과 같다.
그리하여 보리심이 의지함도 없고 머묾도 없어서 체성의 생멸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니, 이같이 현전하면 번뇌가 저절로 없어져서 지혜 바다가 문득 나타나고,
지혜가 나타남을 말미암기 때문에 갖가지 방편과 신통의 만행이 지혜로써 능히 이루어지니,
보리심이 의지하는 것이 없음을 말미암기 때문에 지혜도 또한 의지하는 것이 없고, 지혜가 의지할 바가 없기 때문에 일체 머무는 바가 다 작자(作者)와 의주(依住)를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이로써 생사의 업이 없어지고 오직 지혜만이 자재로워서 대자비의 만행이 지혜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지혜의 체(體)가 의지함이 없으니, 만행이 화(化)와 같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것이 환(幻)과 같으며 신통 도력이 공중의 달이 온갖 물에 널리 나타난 것과 같아서 지혜의 체가 가지도 않고 중생심의 물이 오지도 않지만 자업(自業)의 청정함을 따라서 지혜와 더불어 체가 같고 청정의 깊고 얕음을 따라서 지혜를 나타내는 것이 각각 다르기에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것이다.
만약 시방 모든 부처 여래의 지혜 바다를 보고자 한다면, 다만 스스로 12유지(有支)의 업연(業緣)을 청정케 하면 부처 지혜가 나타나겠지만, 단지 남의 뛰어난 경계만을 구한다면 자기의 법이 문득 숨겨져서 지혜의 법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자기의 공이 성취되어서 공(功)의 과정을 손상시키지 않고 성스러운 지취(旨趣)를 위배하지 않는 것을 선재동자가 한 분 한 분 선우(善友)의 처소에서 5위의 방편가행인 보살법을 갖추는 것과 같이하면서도 다른 법에도 집착하지 않고 자기 마음에도 집착하지를 않아 의주(依住)하는 바가 없다. 다만 그 마음을 광대하게 함으로써 방편 삼매로 이익이 광다(廣多)해서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다 고통을 여의게 하고, 또 자기 마음으로 하여금 구경(究竟)의 실다운 법에 이르게 하고,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다 똑같이 얻게 하니, 시방의 모든 부처와 일체 보살의 모든 법과 중생을 이롭게 하는 모든 행과 나아가 한 중생의 법이라도 알지 못하고 요달하지 못하면, 지혜가 원만한 부처가 된다고 이름 붙이지도 못하고 마하살이라고 이름 붙이지도 못하는 것이다.
㉻ 다음의 선지식을 간략히 보이다
汝當往大智 文殊師利所하라 彼當令汝得 普賢深妙行이리라
여당왕대지 문수사리소 피당령여득 보현심묘행
그대는 마땅히 큰 지혜=大智가 있는 문수사리 보살에게로 가거라.
그는 마땅히 그대로 하여금 보현의 깊고 묘한 행을 얻게 하리라.
미륵보살이 다음의 선지식을 소개하면서 문수보살을 천거하였다. 그러나 문수보살은 53선지식 중에 가장 먼저 등장하여 수많은 대중들에게 십신(十信)의 마음을 증득하게 하였다. 그래서 미륵보살의 내용이 끝나고 재차 문수보살을 친견한다는 내용의 재견문수(再見文殊)라고 하여 잠간 등장하지만 거듭하여 숫자에는 들지 않고 보현보살을 소개하기만 한다. 그래서 게송이 “문수사리에게로 가라. 그이는 마땅히 그대로 하여금 보현의 깊고 묘한 행을 얻게 하리라.”라고 하였다. 문수보살에게 가되 보현보살의 깊고 묘한 행을 얻게 되리라는 말이 그 뜻이다. 또한 53명의 숫자에도 미륵보살 다음으로 곧바로 보현보살로 되어 있다.
3) 공경하는 의식을 거듭 펴다
爾時에 彌勒菩薩摩訶薩이 在衆會前하사 稱讚善財大功德藏하신대
이시 미륵보살마하살 재중회전 칭찬선재 대공덕장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이 회중 앞에서 선재동자의 큰 공덕장을 칭찬하니,
善財가 聞已하고 歡喜踊躍에 身毛皆豎라
선재 문이 환희용약 신모개수
선재동자가 그 게송을 듣자 기쁨이 솟구치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으며,
悲泣哽噎하야 起立合掌하고 恭敬瞻仰하며 遶無量帀하니
비읍경일 기립합장 공경첨앙 요무량잡
목이 메이도록 슬피 울고나서 일어나 합장하고 공경히 우러러 보며
한량없이 우로 돌았습니다.
미륵보살이 대중들 앞에서 선재동자의 그동안 선지식을 친견하면서 닦은 큰 공덕을 게송으로 하나하나 칭찬하자 선재동자는 너무나 기쁜 나머지 온 몸에서 털이 모두 곤두서고 슬피 울어 흐느끼게 되었다. 금강경에서도 수보리존자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다는 내용이 있다. 경전을 읽거나 법문을 듣고 감동하여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참으로 희유한 일이며 소중한 경험이다.
以文殊師利心念力故로 衆華瓔珞과 種種妙寶가 不覺忽然自盈其手어늘
이문수사리 심념력고 중화영락 종종묘보 불각홀연자영기수
문수사리의 심념의 힘으로 온갖 꽃들과 영락과 갖가지 묘보들이
뜻하지 않게 홀연히 저절로 손에 가득하자
善財가 歡喜하야 卽以奉散彌勒菩薩摩訶薩上하니라
선재 환희 즉이봉산 미륵보살마하살상
선재동자는 기뻐서 이것을 곧 미륵보살 마하살에게 받들어 흩었습니다.
문수보살은 그 자리에 계시지도 않았다. 그러나 다만 마음의 힘으로 여러 가지 꽃과 영락과 갖가지 묘한 보배가 뜻하지 않게 홀연히 저절로 선재동자의 손에 가득하였다.
53선지식을 친견하기 시작할 때 맨 처음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인하여 그 많은 선지식을 한 분 한 분 친견하면서 52번째 선지식인 미륵보살에게까지 이르렀다. 이제 보현보살 한분의 선지식만 남겨놓은 상태다.
이 내용을 사견(私見)을 들어 이야기 하면 처음 문수보살은 모든 사람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근본지혜, 즉 본각(本覺)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본래부터 지닌 근본지혜나 본각만으로는 그 지혜의 힘이나 본각의 영향을 제대로 발휘할 수가 없다. 그래서 오랜 시간과 수많은 선지식들을 친견하면서 수행을 하고 공덕을 쌓아서 후득지(後得智)를 얻고 비로소 깨달은 시각(始覺)을 얻어야 그때에 진정한 지혜와 깨달음의 작용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지혜와 깨달음의 작용을 마음껏 펼치는 일은 곧 보현보살의 행과 원이 된다.
다시 사람에게 배대하면 문수보살은 본래 지닌 부처님이고, 중간의 많은 선지식들은 수행과정이고, 미륵보살은 비로소 완전하게 깨달은 부처님이고, 앞으로 등장할 보현보살은 부처님이 된 뒤에는 다시 보살의 행과 원으로 시방세계에다 회향하는 것이라 하겠다.
4) 미륵보살이 다시 찬탄하고 인가하다
時에 彌勒菩薩이 摩善財頂하고 爲說頌言하사대
시 미륵보살 마선재정 위설송언
이 때에 미륵보살 마하살이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쓰다듬으면서 게송을 설하였습니다.
善哉善哉眞佛子여 普策諸根無懈倦하니 不久當具諸功德하야 猶如文殊及與我로다
선재선재진불자 보책제근무해권 불구당구제공덕 유여문수급여아
훌륭하여라. 훌륭하여라. 참된 불자여,
모든 제근을 널리 경책하여 게으르지 않았으니
머지 않아 모든 공덕을 구족하여 문수보살이나 나와 같이 되리라.
미륵보살이 다시 선재동자를 찬탄하는 내용이다. 머지않아 근본 지혜인 문수보살과 후득 지혜인 미륵보살과 동등하게 되리라는 최상의 찬탄을 아끼지 않았다.
5) 선재동자가 만남을 기뻐하고 은혜를 생각하다
時에 善財童子가 以頌答曰
시 선재동자 이송답왈
그 때에 선재 동자가 게송으로 답하였습니다.
我念善知識이 億劫難値遇어늘 今得咸親近하야 而來詣尊所니이다
아념선지식 억겁난치우 금득함친근 이래예존소
제가 생각하건대 선지식이란 억 겁에도 만나기 어렵거늘
이제 모두를 다 친근하여 높으신 분께로 왔나이다.
我以文殊故로 見諸難見者호니 彼大功德尊을 願速還瞻覲하노이다
아이문수고 견제난견자 피대공덕존 원속환첨근
저는 문수보살을 인연으로 하여, 모든 뵙기 어려운 분들을 친견하였으니
저 큰 공덕 가지신 이=功德尊을 원컨대 다시 또 빨리 친견하기를 원하나이다.
선재동자가 선지식을 친견하게 된 사연에 대하여 간략히 밝혔다. 선지식을 친견하기에는 억겁을 지낸다하여도 어렵고 또 어려운 일인데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아서 이제 52분이나 되는 많은 분들을 친견하였다. 그리고 미륵보살까지 친견하였고, 미륵보살은 다시 문수보살의 안내를 받아 보현보살을 친견하도록 하라는 가르침까지 받았다.
그래서 마지막 게송이 “저는 문수보살로 인연하여 모든 친견하기 어려운 분들을 친견하였으니, 저 큰 공덕 가지신이여, 원컨대 다시 또 빨리 친견하여 지이다.”라고 하여 끝을 맺었다.
'화엄경 원문과 해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39 입법계품 19 (入法界品) 2 (0) | 2022.10.21 |
---|---|
39 입법계품 19 (入法界品) 1 (0) | 2022.10.20 |
39 입법계품 18 (入法界品) 11 (1) | 2022.10.18 |
39 입법계품 18 (入法界品) 10 (1) | 2022.10.17 |
39 입법계품 18 (入法界品) 9 (1) | 2022.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