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世親)의 섭대승론석(攝大乘論釋) 제 4권
세친(世親) 보살 지음, 현장(玄奘) 한역.
3. 소지상분(所知相分) ① 1
▶論曰:已說所知依.所知相復云何應見?此略有三種:一依他起相`二遍計所執相`三圓成實相.
▷논문; 앞에서 알아야 할 의지처의 소지의(所知依)를 말하였으니,
알아야 할 상의 소지상(所知相)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이에 간략히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의타기상(依他起相)이고, 둘째는 변계소집상(遍計所執相)이며, 셋째는 원성실상(圓成實相)이다.
ㅡ소지상(所知相), 즉 현상계와 본체계의 전개 상을 의타기상ㆍ변계소집상ㆍ원성실상의 세 가지의 삼자성(三自性)으로 분류해서 설명한다.
▶釋曰:依所知相,說如是言.略者,要也.
▷해석한다; 알아야 할 소지상(所知相)에 의지해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니,
‘간략한 약(略)’은 요점을 말한다는 것이다.
ㅡ이하는 유정의 식이 일체법에 두루함을 11가지의 식으로 나누어 밝힌다.
▶論曰:此中何者依他起相?謂阿賴耶識爲種子,虛妄分別所攝諸識.此復云何?謂身`身者`受者識`彼所受識`彼能受識`世識`數識`處識`言說識`自他差別識`善趣惡趣死生識.
▷논문; 이 중에서 무엇이 의타기상(依他起相)인가? 이른바 아뢰야식을 종자로 하는 허망된 분별에 포섭되는 모든 식이다.
다시 이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안근(眼根) 등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의 오근(五根)의 신식(身識)과
번뇌에 오염된 식인 신자식(身者識)ㆍ의근(意根)의 수자식(受者識)과
색식(色識) 등 6식(識)으로 그 수용되는 소수식(所受識, 응수식應受識)과
안식 등 6식의 그 능히 수용하는 능수식(能受識, 정수식(正受識)과
생사가 단절하고 상속하는 식의 세식(世識)ㆍ숫자의 수식(數識)ㆍ기세간(器世間, 자연계)의 처식(處識)과
감각과 지각 작용인 견문각지(見聞覺知)의 모든 언설에 의한 언설식(言說識)과
자신과 타신(他身)이 의지하는 차별식의 자타차별식(自他差別識)과
생사의 여러 종류의 차별인 선취악취(善趣惡趣)의 생사식(生死識, 선악양도차별식善惡兩道差別識)이다.
此中若身`身者`受者識`彼所受識`彼能受識`世識`數識`處識`言說識, 此由名言熏習種子.
이 중에서 신식(身識)ㆍ신자식(身者識)ㆍ수자식(受者識)ㆍ그 수용되는 소수식(所受識)ㆍ그 수용하는 능수식(能受識)ㆍ세식(世識)ㆍ수식(數識)ㆍ처식(處識)ㆍ언설식(言說識)은 명언훈습(名言熏習)의 종자에 의한 것이고,
若自他差別識, 此由我見熏習種子.
자타차별식(自他差別識)은 아견훈습(我見熏習)의 종자에 의한 것이고,
若善趣`惡趣死生識,此由有支熏習種子.
선취악취의 생사식(生死識)은 유지훈습(有支熏習)의 종자에 의한 것이다.
由此諸識,一切界趣雜染所攝依他起相虛妄分別,皆得顯現. 如此諸識,皆是虛妄分別所攝, 唯識爲性,
是無所有,非眞實義, 顯現所依,如是名爲依他起相.
이 모든 식으로 인하여 모든 윤회세계(趣)의 잡염에 포섭되는 의타기상의 허망분별이 모두 현현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모든 식은 다 허망분별에 포섭되는 것으로 오직 유식(唯識)을 속성으로 하는 것이다.
이것은 존재하지 않는 무소유(無所有)이며, 진실이 아닌 의(義, 대상)이 현현하는 소의(所依, 의지처)이니,
이와 같은 것을 의타기상(依他起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의(義)는 artha의 번역어로서 의미ㆍ도리ㆍ의의(意義)ㆍ사물ㆍ대상 등의 뜻이 있으며, 여기에서는 대상, 즉 명칭에 상응하는 실체적 대상을 가리킨다.
의타기상(依他起相, paratantra-svabhāva)은 다른 것에 의지해서 생겨나는 의타기(依他起)의 속성을 지니는 법상이다. 그것은 일체법의 연생(緣生)의 자성, 즉 인연소생법(因緣所生法)이다.
의타기상은 변계소집상처럼 체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인연소생법이므로 상주실유(常住實有)가 아니고 세속제(世俗諦)에서 그 존재성이 인정된다.
의타기상은 인연소생법이므로 5위100법(五位百法) 가운데 심왕법ㆍ심소법ㆍ색법ㆍ불상응행법의 4위(位) 94가지 법이 포섭되지만, 식일원론의 입장인 유식학에서 의타기상은 결국 아뢰야식을 기반으로 하는 8식을 가리킨다.
▶釋曰:虛妄分別所攝諸識者, 謂此諸識虛妄分別,以爲自性.謂身`身者`受者識者, 身謂眼等五界,身者,謂染污意, 能受者, 謂意界,彼所受識者,謂色等六外界,彼能受識者,謂六識界,世識者,謂生死相續不斷性,數識者,謂筭計性,處識者,謂器世閒,言說識者,謂見聞覺知,四種言說.如是諸識,皆用所知依中所說,名言熏習差別爲因.
▷해석한다; ‘허망된 분별에 포섭되는 모든 식’이란, 이 모든 식은 허망분별로써 자성을 삼는 것을 말한다.
‘신식(身識)ㆍ신자식(身者識)ㆍ수자식(受者識)’에서,
신식은 안계(眼界)ㆍ 이계(耳界)ㆍ비계(鼻界)ㆍ설계(舌界)ㆍ신계(身界)의 5계(界)를 말하고,
신자식은 염오의(染污意)를 말하며,
수자식은 의계(意界)를 말한다.
‘그 수용되는 소수식(所受識)’은 색계(色界)ㆍ소리의 성계(聲界)ㆍ냄새의 향계(香界)ㆍ맛의 미계(味界)ㆍ닿임의 촉계(觸界)ㆍ법계(法界) 등 육외계(六外界)를 말하고,
‘그 능히 수용하는 능수식(能受識)’은 안식(眼識)을 비롯한,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의식(意識)의 6식계(六識界)를 말한다.
‘세식(世識)’은 생사가 상속해서 단절되지 않는 속성을 말하고,
‘수식(數識)’은 숫자를 계산하는 속성을 말하며,
‘처식(處識)’은 기세간(器世間, 자연계)를 말하고,
‘언설식(言說識)’은 보고 듣고 감각하고 아는 견문각지(見聞覺知)의 네 가지 언설을 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모든 식은 다 알아야 할 바의 의지처인, 소지의(所知依)에서 말하는 명언훈습(名言熏習)의 차별을 원인(因)으로 삼는 것이다.
견문각지(見聞覺知)는 눈으로 빛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들으며, 코ㆍ혀ㆍ몸으로 냄새ㆍ맛ㆍ감촉을 감각하고, 뜻으로 법을 아는 것이다. 감각ㆍ지각 작용의 기능인 6식(識) 작용을 말한다.
自他差別識者,謂依止差別,此用前說,我見熏習差別爲因.善趣惡趣死生識者, 謂生死趣種種差別, 此由前說, 有支熏習差別種子. 由此諸識者, 卽由次前所說諸識. 一切界趣雜染所攝者,謂墮三界五趣雜染,是彼自性,故名所攝.
‘자타차별식(自他差別識)’은 의지(衣止)의 차별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앞에서 말한 아견훈습(我見熏習)의 차별을 원인으로 삼는것으로, 곧 자타의 차별을 이루는 것은 아견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선취악취(善趣惡趣)의 생사식(生死識)’은 생사세계의 갖가지 차별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앞에서 말한 유지훈습(有支熏習)의 차별의 종자에 의해서이다.
‘이 모든 식으로 인한다는 유차제식(由此諸識)’이란, 앞에서 말한 모든 식에 의한다는 것이며,
‘모든 윤회세계의 잡염에 포섭된다’는 것이란, 삼계와 오취(五趣, 5 윤회세계)의 잡염에 떨어지는 것이 그 자성이기 때문에 포섭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依他起相者,謂依他起爲體,虛妄分別,皆得顯現. 如此諸識,皆是虛妄分別所攝,唯識爲性者, 謂此諸識,皆是虛妄分別自性,故名所攝, 是無所有非眞實義顯現所依者, 謂無所有非眞實義顯現所因. 非眞實故,名無所有, 如所執我無所有故 名非眞
義者所取.謂卽彼我實無所有,似我顯現.言所依者,顯現所依,是所因義.此卽名爲依他起相.
‘의타기상(依他起相)’이란 의타기를 체로 삼아서 모든 허망분별이 현현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며,
‘이와 같은 모든 식은 다 허망분별에 포섭되는 것으로 오직 유식(唯識)을 속성으로 한다’는 것은 이 모든 식이 다 허망분별의 자성이기 때문에 포섭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며,
‘이것은 존재하지 않는 무소유(無所有)이며, 진실이 아닌 대상이 현현하는 의지처’란, 존재하지 않으며 진실이 아닌 대상이 현현하는 원인을 말하는 것이니,
진실이 아닌 비진실(非眞實)이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무소유(無所有)라 하고,
집착된 자아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비진실(非眞實)이라 말하는 것이다.
‘대상의 의(義)’란, 취해진 인식대상인 소취(所取)로써, 곧 그 자아는 참으로 존재하지 않는 실무소유(實無所有)이나, 자아와 비슷하게 현현하는 것을 말한다.
‘소의(所依, 의지처)’란 현현하는 것의 의지처로서 원인(因)이 된다는 뜻이니,
이러한 것을 의타기상(依他起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論曰:此中何者,遍計所執相?謂於無義,唯有識中,似義顯現
▷논문; 이 중에서 무엇이 변계소집상(遍計所執相)인가?
이른바 의(義, 대상)이 없고 오직 식(識)이 존재하는 가운데 의(義, 대상)과 비슷하게 현현하는 것이다
변계소집상(遍計所執相, parikalpita-svabhāva)에서 변계(遍計)는 이리저리 헤아리고 억측하는 주변계도(周遍計度)의 뜻이고, 소집(所執)은 두루 계탁함으로써 잘못 보고 집착하는 대상을 가리킨다.
유식학에서는 미혹의 근원을 특히 명칭이나 언설에서 찾는다. 변계소집상은 명칭에 의해 가정적으로 안립된 자성차별이다. 그것은 허망분별에 의해 실체인 실아(實我) 또는 실법(實法)으로 착각되고 집착하는 것이다.
현상계의 모든 존재는 인연화합으로 생겨난 임시적인 존재의 가법(假法)이며 상주불변하는 실체가 없음에도, 범부들은 미혹하여 허망된 견해를 내어서 마음 밖에 실법(實法)이 존재하는 것으로 허망되게 집착하는 것이다.
변계소집상은 범부들의 허망된 견해에 의해 인연소생의 가아가법(假我假法) 위에 오인되어진 실아실법에 대한 미혹된 집착이며, 공허한 환상과 같은 것이어서 체성(體性)이 전혀 없는 것이다.
▶釋曰:於無義者,謂無所取,如實無我. 唯有識中者, 謂無實義, 似義識中, 如唯似我,顯現識中.
似義顯現者,似所取義相貌顯現,如實無我,似我顯現.
▷해석한다; ‘의(義, 대상)이 없다’는 것은 인식대상인 소취(所取)가 없음을 말하는 것으로, 실제로는 자아가 없는 무아(無我)인 것과 같은 것이며,
‘오직 식이 존재하는 가운데’란, 실제적인 대상이 없는 무실의(無實義)이고 대상과 비슷하게 현현하는 식을 말하는 것으로, 오직 자아와 비슷하게 식 가운데에서 현현하는 것과 같으며,
‘대상과 비슷하게 현현한다는 사의현현(似義顯現)’이란, 인식대상인 소취(所取)와 비슷한 모습(相)이 현현하는 것이니, 실제로는 자아가 없는, 무아(無我)인데 자아와 비슷하게 현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論曰:此中何者,圓成實相?謂卽於彼依他起相,由似義相永無有性.
▷논문; 이 중에서 무엇이 원성실상(圓成實相)인가?
이른바 저 의타기상에서 대상과 비슷한 모습(相)이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에 의거하는 성품이다.
원성실상(圓成實相, pariniṣpanna-svabhāva)은 원만히 성취되어 있는 참다운 성품인 원만성취진실성(圓滿成就眞實性)의 법상이고, 현상계 제법의 본체인 진여이다.
진여는 제법에 두루한 원(圓)이고, 체성이 상주불변하여 항상 변함없이 성취되어 있는 성(成)이며, 제법의 진실한 체성이어서 허망된 법이 아닌 실(實)이니, 그것은 진공묘유(眞空妙有)의 경계인 것이다.
▶釋曰:於無所有,非眞實義,顯現因中,由實無有,似義相現,永無有性,如似我相,雖永是無而無我有.
▷해석한다; 존재하지 않는 무소유(無所有)이고 진실이 아닌 의(義, 대상)이 현현하는 원인(因)에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고, 의(義, 대상)와 비슷한 모습이 현현하는 것이 영원히 없음에 의거하는 성품이며,
자아와 비슷한 상이 영원히 없지만 무아(無我)는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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