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唯識論 卷第一 

護法等菩薩造 호법(護法 지음

三藏法師 玄奘  詔譯 현장(玄奘한역

성유식론(成唯識論2  5

 

論曰:初能變識,大小乘教名阿賴耶。此識具有能藏、所藏、執藏義故。

▷논하여 제8식의 세 가지 체상인, 능장 소장 집장의 삼상(三相)을 총체적으로 설한다;

첫 번째의 초능변식(初能變識)은 대승과 소승의 가르침에서 아뢰야식(제 8식)이라고 이름하는 것으로,

이 초능변식(아뢰야식)에 구체적으로 능장(能藏, 지중의持種義)ㆍ소장(所藏, 수훈의受薰義)ㆍ집장(執藏, 아애소집의我愛所執義)의 뜻이 있기 때문이다.

 

*능변식(能變識)은 전변의 주체인 능체(能變)가 되는 식(識)이라는 뜻으로,

*초능변식(初能變識, 제8식)을 아뢰야식(阿賴耶識)ㆍ일체종자심식ㆍ이숙식(異熟識)ㆍ아타나식(阿陀那識)ㆍ심(心) 등으로 이름한다. 이들 명칭 중에서 아뢰야식(ālaya-vijñāna)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아뢰야식, ālaya는 a-√lī(집착하다, 저장하다, 저장되다)에서 파생된 명사이여,

'숫따니빠따'ㆍ'증일아함경' 등 초기경전에서 알라야 ālaya는 ‘집착’, ‘애(愛)ㆍ낙(樂)ㆍ흔(欣)ㆍ희(喜) 하는 집착의 대상’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아비달마구사론' 제16권에서는 탐욕ㆍ욕망 등과 나란히 열거되고 있으며,

'아비달마대비바사론' 제16권에서는 애욕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유가유식학파에서는 집착의 근원적인 대상으로서 이 식을 들어서, ―말나식이 아뢰야식을 상일주재(常一主宰)의 자아(我, ātman)로 착각해서 집착하므로― 아뢰야식이라 명명하였다.

유식학파에서는 ‘집착’의 뜻 이외에 ‘저장’의 의미가 강조되며,

접두어 a를 첨가한 것은 ‘무몰(無沒)’의 의미, 즉 이 식이 아득한 옛적부터 끊임없이 항상 작용한 항전여폭류(恒轉如暴流)이기 때문이다.

*자상(自相)은 자체의 양상이라는 의미로서, 제8식이 뇌야삼장(賴耶三藏), 즉 능장(能藏, 지중의持種義)ㆍ소장(所藏, 수훈의受薰義)ㆍ집장(執藏, 아애소집의我愛所執義)의 세 가지 뜻을 갖추므로 아뢰야식, 장식(藏識)이라 이름하는 것을 말하며, 유정의 정신적ㆍ신체적 행위는 모두 종자(種子, bīja)의 형태로 아뢰야식에 저장된다.

*능장(能藏, 지중의持種義)은 제8식이 능히 모든 잡염법(선ㆍ악ㆍ무기)의 종자를 저장ㆍ보존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잡염품은 아뢰야식에 결과의 이성(異性)으로서 저장된다.

*소장(所藏, 수훈의受薰義)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어서,

첫째는 제8식이 7전식에 의해 모든 잡염법의 훈습을 받아들이는 소훈처(所熏處)의 역할을 하는 것이고,

둘째는 모든 잡염품의 법, 즉 구체적인 경험세계 속에서 그것을 발생한 아뢰야식이 원인의 인성(因性)으로서 내재하는 것을 말하고, 

*집장(執藏, 아애소집의我愛所執義)은 말나식이 아득한 옛적부터 아뢰야식을 자아로 착각하여 아애(我愛)를 일으켜서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

 

謂與雜染互爲緣故,有情執爲自內我故。此卽顯示初能變識所有自相,攝持因果爲自相故。

此識自相分位雖多,藏識過重,是故偏說。此是能引諸界、趣、生,善、不善業異熟果故,說名異熟。

이에 능장ㆍ소장의 뜻은, 잡염법(선ㆍ악ㆍ무기)과 서로 연(緣)이 되기 때문이며,

집장의 뜻은, 유정(제7식)이 집착해서 자기 내면의 자아로 삼기 때문이며,

이러한 것은 곧 초능변식에 있는 자체의 자상(自相)을 나타내는 것으로, 원인ㆍ결과를 거두어서 자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 초능변식(아뢰야식)의 자상은 분위(分位)가 많지만 장식(藏識)이라하는 것은,

첫 번째 지위이면서 과실이 크기 때문에 이에 비중을 두어 이름한 것이다 

이것은 능히 모든 계(界)ㆍ취(趣)ㆍ생(生)을 이끄는 선업ㆍ불선업의 이숙과인 총보업(總報業)이므로 이숙식(異熟識)이라 이름한다.

 

*뇌야삼위(賴耶三位), 아애집장현행위(我愛執藏現行位) · 선악업과위(善惡業果位) · 상속집지위(相續執持位)의 3가지 지위 또는 계위의 뇌야삼위(賴耶三位)에서 아애집장현행위(我愛執藏現行位)의 제8식을 장식(藏識), 즉 아뢰야식이라고 부르는 까닭을 말한 것으로, 뇌야삼위는 수행기간인 인위(因位)에서 불과(佛果)의 지위인 과위(果位)에 이르는 사이에 제8식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세 가지로 나눈 것이며, 이 외에 선악업과위(善惡業果位), 상속집지위(相續執持位)가 있다.

아애집장현행위는 제7식이 제8식의 견분을 인식대상인 소연(所緣)으로 하여서 상일주재(常一主宰)하는 실제적 주체로써의 아(我, ātman)로 착각하여 집착하는 기간이며,

범부에서부터 보살은 제7지인 원행지(遠行地)까지, 2승(乘)은 유학의 성자까지의 제8식을 아뢰야식이라고 이름한다.

이 기간 동안에는 물론 선악업과위의 이숙식(異熟識)과 상속집지위인 아타나식(阿陀那識)도 병행하지만, 아애집장현행의 뜻이 가장 강하고 그 과실이 크므로 아뢰야식이라고 부른다.

제8지인 부동지(不動地) 이상의 보살과 2승의 무학위(아라한)에서는 순(純)무루종자가 상속해서 아집을 영원히 일으키지 않으므로, 제8식에 대해서 아뢰야식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뢰야3위(賴耶三位) 또는 뇌야3위(賴耶三位)는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의 교학의 수행론의 일부로서, 수행이 향상되면서 모든 번뇌 즉 번뇌장과 소지장을 단멸함에 따라 일어나는 제8식 즉 아뢰야식의 변화를 크게 3단계로 나눈 지위 또는 계위를 말하는 것으로, 수행기간인 인위(因位)에서 불과(佛果)를 증득한 지위인 과위(果位)에 이르는 사이에 제8식에서 일어나는 질적 변화 또는 변형을 3단계로 나눈 것이다.
'성유식론'를 비롯한 유식학 논서들에 나타나는 바와 같이 전통적으로 뢰야3위는 제8식의 여러 명칭 가운데 아뢰야식(阿賴耶識, ālaya vijñāna) · 이숙식(異熟識, vipāka vijñāna) · 아타나식(阿陀那識, adāna vijñāna, 집지식, 執持識)이라는 3가지 명칭이 지닌 의미와 결부하여 설명되고 있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제1위인 아애집장현행위(我愛執藏現行位)는 아뢰야식 · 이숙식 · 아타나식이라는 3가지 명칭이 지닌 의미가 모두 존재하는 지위인데 아애 · 집장의 아뢰야식이라는 명칭의 의미가 두드러진 지위이며, 아애는 말나식의 4번뇌 가운데 하나이고, 집장은 특히 번뇌장을 뜻한다.

제2위인 선악업과위(善惡業果位)는 이숙식 · 아타나식이라는 2가지 명칭이 지닌 의미만 존재하는 지위인데, 선업 · 악업의 이숙과라는 이숙식이라는 명칭의 의미가 두드러진 지위이다. 번뇌장이 단멸된 상태이므로 특히 선업의 이숙과라는 의미가 두드러진 지위이다.

제3위인 상속집지위(相續執持位)는 아타나식(집지식)이라는 1가지 명칭이 지닌 종자 특히 무루종자의 상속과 유지라는 의미만이 존재하는 지위이다.

 

離此,命根、衆同分等,恒時相續,勝異熟果不可得故。此卽顯示初能變識所有果相。

이 외에는 명근(命根)과 중동분(衆同分) 등 항상 상속하여 뛰어난 이숙과라는 것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니,

이것은 곧 초능변식에 있는 과보로서의 체상인 과상(果相)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며, 

 

*과상(果相)은 과보로서의 체상을 밝힌 것으로, 제8식은 유정이 전생에 지은 선악의 업의 과보인 이숙과(異熟果)를 받은 총보(總報)의 주체임을 말한다.

이 식은 3계(界)ㆍ5취(趣)ㆍ4생(生) 중 어디에도 전생할 종자를 모두 지니고 있으며, 선이나 악의 강성한 업종자의 조력이 있어야 한다.

이숙식(異熟識)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성유식론술기' 제1권에서 ‘성류(性類)를 달리해서 성숙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즉 현재의 제8식을 초래한 전생의 원인(因)은 반드시 강성한 선업이나 악업이고, 초감(招感)된 제8식 그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닌 무기성(無記性)이기 때문이다.

 

此識果相雖多位多種,異熟寬不共,故偏說之。

이 식의 과상(果相)은 지위도 많고 종류도 많은 다위다종(多位多種), 즉 이 식의 과상(果相)은 지위도 많고 종류도 많지만, 이숙식이라는 명칭이 널리 두 가지 지위인 아애집장현행위(我愛執藏現行位) · 선악업과위(善惡業果位)과 증과의 5위(位) 중에서는 네 가지 지위에 통하며(寬), 또한 제8식뿐으로서 다른 법과 함께하지 않는 불공(不共)이므로,

이에 비중을 두어 이숙식(異熟識)으로서 과상을 삼는다고 말하는 것이다.

 

*다위다종(多位多種), 지위가 많다는 다위(多位)는 뇌야삼위(賴耶三位) 중 앞의 2위에 통하고, 5위(位, 범부ㆍ二乘有學ㆍ無學ㆍ十地ㆍ여래지) 중 앞의 4위에 통하는 것이고,

종류가 많다는 다종(多鍾)은 5과(果) 중에서 이숙과ㆍ증상과(增上果)ㆍ등류과의 세 가지 과(果), 또는 여기에 사용과(士用果)를 더하여 네 가지 결과에 통하는 것을 가리킨다.

 

*3위(位) 중에서 선악업과위(善惡業果位), 즉 아득한 옛적부터 선악의 이숙업에 의해 초감된 총보(總報)ㆍ무기(無記)의 과체(果體)의 명칭을 이숙식이라고 부르는 까닭을 밝힌 것으로, 범부에서부터 보살은 금강심보살까지, 2승은 무학과의 성자(아라한)까지의 지위에서는 제8식을 이숙식(vipāka-vijñāna)이라고 한다.

 

此能執持諸法種子令不失故,名一切種。離此餘法,能遍執持諸法種子不可得故。

이것이 능히 일체법의 종자를 집지(執持)해서 잃지 않게 하기 때문에 일체종자식이라고 이름하는 것으로, 이 외의 다른 법이 능히 두루 일체법의 종자를 지닌다는 것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량부의 비유사(譬喩師) 등은 색심호지설(色心互持說)에 집착해서 말하기를,

유색계에 태어나면 색근(色根) 속에 심왕ㆍ심소의 종자가 있고,

무색계에 태어나면 심왕ㆍ심소의 종자 등이 있게 되며,

이와 같이 색법ㆍ심법이 서로 집지(執持)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논파하여서 제8식을 떠난 다른 법이 널리 일체법의 종자를 집지한다는 것을 있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此卽顯示初能變識所有因相。

이것은 곧 초능변식(아뢰야식, 제8식)에 있는 원인으로서의 체상인 인상(因相)을 나타내 보이며,

 

*인상(因相)은 원인으로서의 체상을 밝힌 것으로, 제8식에 유위(有爲)ㆍ무위(無爲)ㆍ유루(有漏)ㆍ무루(無漏)ㆍ색법ㆍ심법 등의 제법을 현행시키는 원인으로서의 종자를 지니고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잃지 않고 보존하다가 그 종자가 현행할 조건을 만나면 과(果)로서 현행하는 것이다.

 

此識因相雖有多種,持種不共,是故偏說。

이것의 인상(因相)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종자를 지니는 것이 공통되지 않으므로, 이에 비중을 두어 일체종자식이라고 말하며, 

 

상속집지위(相續執持位)의 제8식을 일체종자식(sarvabījaka-vijñāna), 즉 집지식(執持識, ādāna-vijñāna)이라 하는 까닭을 밝힌 것으로, 제8식은 아득한 옛적부터 불과(佛果)에 이르기까지 상속하면서 종자를 저장ㆍ보존하고 신체의 신근(根身)을 유지하며, 수행기간인 인위(因位)에서는 유루ㆍ무루의 종자를 지니고,

깨달음의 지위인 불과위(佛果位)에서는 무루의 종자를 지닌다.

 

初能變識體相雖多,略說唯有如是三相。

초능변식(아뢰야식, 제8식)의 체상이 많지만, 간략히 말해서 오직 이와 같은 세 가지 체상, 즉 자상(自相)ㆍ과상(果相)ㆍ인상(因相)의 3상(相)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하는 일체 종자의 체상을 구체적으로 10문(門), 즉 출체문(出體門), 일이분별문(一異分別門), 가실분별문(假實分別門), 이제분별문(二諦分別門), 사분분별문(四分分別門), 삼성분별문(三性分別門), 신훈본유분별문(新熏本有分別門), 구의다소설문(具義多少說門), 내외종(內外種)의 생인이인(生引二因)을 분별하는 문과 내외종의 4연(緣)을 판별하는 문으로 나누어 해설하는 것으로, 먼저 종자의 체(體)를 밝히는 것이다.

一切種相應更分別,此中何法名爲種子?謂本識中親生自果功能差別。此與本識及所生果,不一不異,體、用因、果理應爾故。

일체종자식의 체상을 다시 구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하나니, 이 가운데에서 어떤 법을 종자라고 이름하는 것인가?

근본식 안에서 직접 자기의 결과를 일으키는 공능차별(功能差別, 특수한 정신적인 에너지)을 말하며,

이것은 근본식이 현행된 결과(7식 등), 즉 제8식과 종자의 관계가 하나도 아니고 별개도 아닌 불일불이(不一不異, 일이분별문 一異分別門)이니,

체성(근본식)과 작용(종자), 원인ㆍ결과의 이치가 그러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능차별(功能差別, śakti-viśeṣa 또는 sāmarthya- viśeṣa)이며, śakti, sāmarthya는 ‘힘’ㆍ‘세력’, viśeṣa는 ‘특별’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종자는 ‘특별한 힘’, 곧 ‘특수한 정신적인 에너지’를 뜻한다.

 

아뢰야식은 자체 안에 종자를 저장ㆍ유지하는데, 체성과 작용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것이다.

여기서 둘이 어떤 관계인가? 즉 자체가 별개인가 하나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유식학에서 아뢰야식과 종자는 체(體)가 하나도 아니고 별개도 아닌 불일불이(不一不異)로 설명되며,

근본식은 체(體)이고 종자는 작용의 용(用)이기 때문에, 본체와 작용의 관계에서 둘이 완전히 하나라고도 전혀 다른 것이라도 말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종자는 원인(因)이고 생겨난 현행은 결과(果)이기 때문에, 인과관계에서 둘이 완전히 하나라고도 전혀 다른 것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본식과 종자는 불일불이성(不一不異性)의 관계임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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