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論 釋報應品 第二 卷三十五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송성수 번역/김형준 개역
2. 보응품(報應品)을 풀이함 3
問曰:何以但說男子、女人善,不說二根、無根者善?
묻나니, 무엇 때문에 남자와 여자만의 선(善)을 말씀하시고, 남녀의 이근(二根)과 근이 없는 무근(無根)한 이의 선은 말씀하시지 않는 것입니까?
答曰:無根,所謂無得道相,是故不說。如毘尼中不得出家,以其失男女相故。其心不定,以小因緣故便瞋;結使多故,著於世事;多懷疑網,不樂道法;雖能少修福事,智慧淺薄,不能深入;本性轉易,是故不說。
답하나니, 근이 없다는 무근(無根)이란, 이른바 도를 얻을 수 없는 상(相)이기 때문에 말씀하지 않은 것이니, 마치 비니(毘尼, 율장)에서 설한 바와 같이 출가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무근(無根)은 남녀의 특징을 상실한 까닭에 그 마음이 일정하지 않고, 조그마한 인연으로써도 화를 내고 번뇌가 많기 때문에 세상의 일에 집착하며, 의심의 그물을 많이 품으며, 도법(道法)을 좋아하지 않으며,
비록 작은 복된 일을 닦는다 하여도 지혜가 천박하여 도법(道法)에 깊이 들어갈 수 없는 본성(本性)이 쉬이 바뀔 수 없기 때문에 말씀하지 않은 것이라.
聲聞法如是說,摩訶衍中,譬如大海,無所不容;是無根人或時修善,但以少故不說。所謂少者,於男女中,是人最少,是人修善者少;譬如白人,雖復鬚髮、黶子黑,不名黑人。
성문의 법에서는 이렇게 설명하지만, 마하연에서는 마치 큰 바다가 포용하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아서 이러한 무근(無根)의 사람도 혹은 선을 닦기는 하지만, 적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을 뿐이니,
이른바 적다는 것이란, 남자 여자 가운데서 이러한 사람이 극히 적으며, 이러한 사람으로서 선을 닦는 이 또한 매우 적으니, 비유하자면, 마치 피부가 흰 사람이 비록 수염과 머리칼과 점이 검다 할지라도 흑인이라 말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二根人結使多雜,亦行男事、亦行女事,其心邪曲,難可勉濟;譬如稠林曳木,曲者難出。
남녀의 이근(二根)의 사람은 번뇌가 많으며, 또한 뒤섞여서 남자의 일을 행하기도 하고 여자의 일을 행하기도 하며, 그 마음이 삿되고 굽어서 구제하기가 어려우니, 마치 빽빽한 숲에서 나무를 끌어내고자 할 때, 굽은 나무는 끌어내기가 어려운 것과 같으며,
又如阿修羅,其心不端故,常疑於佛,謂佛助天。佛爲說五衆,謂有六衆,不爲說一;若說四諦,謂有五諦,不說一事。二根人亦如是,心多邪曲故,不任得道。以是故,但說男子、女人中善者。
또한 아수라와 같이 그 마음이 단정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부처님을 의심하면서 부처님은 하늘들만 돕는다고 여기면서,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하여 오중(五衆)에 대한 말씀을 하시면 “육중(六衆)이 있을 것인데 그 한 가지는 말씀하지 않는 것이다.”고 의심하며,
만약 사제(四諦)를 말씀하시면 “다섯 가지의 진리인 오제(五諦)가 있을 것인데, 한 가지의 진리는 말씀하지 않는 것이다.”고 의심하나니,
이러한 남녀 이근(二根)의 사람은 역시 이와 같이 마음이 대부분 삿되고 굽어서 도를 얻기에 적합지 못하기 때문에 다만 남자와 여자 가운데 선자(善者)만을 말씀하신 것이다.
善相者,有慈悲心,能忍惡罵。如『法句ㆍ罵品』中說:“能忍惡罵人,是名人中上!”譬如好良馬,可中爲王乘。
선한 상의 선상(善相)이라 함이란, 자비로운 마음이 있어서 모진 욕설의 악매(惡罵)를 능히 참아내는 것이니, 법구매품(法句罵品)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능히 거친 욕설의 악매(惡罵)를 참는 사람은 바로 인간 안에서 으뜸가는 사람이니, 마치 좋은 말은 왕이 타기에 알맞은 것과 같은 것이다.
復次,以五種邪語及鞭杖、打害、縛繫等不能毀壞其心,是名爲善相。
또한 다섯 가지의 삿된 말이나 매질의 편장(鞭杖), 때리고 해하는 타해(打害), 속박하는 박계(縛繫) 등으로 그 마음을 무너뜨릴 수가 없나니, 이러함을 선상(善相)이라 하는 것이며,
復次,三業無失,樂於善人;不毀他善,不顯己德;隨順衆人,不說他過;不著世樂,不求名譽,信樂道德之樂;自業淸淨,不惱衆生;心貴實法,輕賤世事;唯好直信,不隨他誑;爲一切衆生得樂故,自捨己樂;令一切衆生得離苦故,以身代之。如是等無量名爲善人相。是相多在男、女,故說“善男子、善女人”。
또한 신구의(身口意)의 세 가지의 삼업(三業)에 과실이 없으며, 선한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이의 선함을 헐뜯지 않으며, 자기의 덕을 드러내지 않으며, 뭇 사람들을 따르면서도 다른 이의 허물을 말하지 않으며,
세간의 즐거움에 집착하지 않고, 명예를 구하지도 않으며, 도와 덕의 즐거움을 믿고 좋아하며, 스스로의 업이 청정하고, 중생을 괴롭히지 않으며, 마음으로 진실한 법을 귀하게 여기고 세간의 일을 가벼이 여기나니,
오직 정직과 신의만을 좋아하며, 다른 이의 속임을 따르지 않으며, 일체 중생들이 즐거움을 얻게 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즐거움을 버리며, 일체 중생들이 괴로움을 여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스스로의 몸으로 그들을 대신하나니,
이러한 등의 한량없는 것을 일컬어 선인상(善人相)이라 하는 것이며,
이러한 선인상(善人相)은 대개 남자와 여인에게 있기 때문에 선남자(善男子)와 선여인(善女人)이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問曰:善男子、善女人,何因能作是願?
묻나니, 선남자와 선여인은 어떠한 인연으로 이러한 서원을 세우게 되는 것입니까?
答曰:善男子、善女人自知福薄、智慧尟少,習近菩薩,欲求過度;譬如沈石雖重,依船得度。
답하나니, 선남자와 선여인은 스스로가 박복하고 지혜가 적음을 알기 때문에 보살을 가까이하면서 제도되기를 바라나니, 비유하자면 마치 무거운 돌이 물 속으로 비록 가라앉게 될지라도 배에 의지하면 건너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又善男子、善女人聞菩薩不從一世、二世而得成道,無央數世往來生死,便作是念:“我當與爲因緣。”
또한 선남자와 선여인은 보살이 한 세상 또는 두 세상만으로 도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헤아릴 수 없는 세상 동안 생사(生死)를 왕래하였음을 듣고는 생각하기를 “나도 마땅히 그 분과 같은 인연이 되리라.”고 하는 것이며,
復次,菩薩積德厚故,在所生處,衆生皆來敬仰菩薩,以蒙利益重故。若見菩薩捨壽,則生是願:“我當與菩薩作父母、妻子、眷屬。”所以者何?知習近善人,增益功德故;譬如積集衆香,香氣轉多。
또한 보살은 쌓은 복덕이 두텁기 때문에 머무시는 곳마다 중생들이 모두 와서 그 보살을 공경하고 우러르나니, 이익을 입게 됨이 크기 때문이다.
만약 보살이 수명을 버리는 것을 보게 되면 스스로 원하기를 “나는 마땅히 보살을 위하여 부모나 처자 권속이 되리라.”고 하나니, 왜냐하면, 선인(善人)을 가까이하면 공덕이 더욱 불어나게 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 비유하자면, 마치 여러가지 향을 쌓아 모으면 향기가 더욱 많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如菩薩先世爲國王太子,見閻浮提人貧窮,欲求如意珠,入於大海,至龍王宮。龍見太子威德殊妙,卽起迎逆,延前供養,而問之言:“何能遠來?”太子答曰:“我憐閻浮提衆生故,欲求如意寶珠,以饒益之!”龍言:“能住我宮,受供一月,當以相與!”
보살이 전생에 국왕의 태자로 있을 때, 염부제의 사람들이 빈궁한 것을 보고는 여의주(如意珠)를 구하고자 큰 바다로 들어가서 용왕이 있는 용궁에 이르렀다. 용왕은 태자의 위덕이 수묘(殊妙)한 것을 보고 이내 일어나 맞이하고는 그의 앞에 공양하면서 그에게 묻기를 “어찌하여 이렇게 먼 길을 오셨습니까?”라고 하자,
태자가 대답하기를 “나는 염부제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어 여의주를 구하여 그들을 이롭게 하고자 합니다.”고 하자, 용왕은 말하기를 “나의 궁전에 머무르시면서 한 달 동안 공양을 받으신다면 여의주를 드리겠습니다.”고 하였다.
太子卽住一月,爲龍王讚歎多聞,龍卽與珠;是如意珠,能雨一由旬。龍言:“太子有相,不久作佛,我當作多聞第一弟子。”
태자가 한 달 동안을 머무르면서 용왕을 위하여 다문(多聞)을 찬탄하자, 용왕이 곧 여의주를 주었으니, 그 여의주는 1유순(由旬, 13 km 전후)까지 보배 비를 내릴 수 있는 것이었다.
용왕이 말하기를 “태자께서는 상호가 있으시고 머지않아 부처님이 되실 것이니, 저는 다문 제일의 제자가 되겠습니다.”고 하였다.
時,太子復至一龍宮得珠,雨二由旬,二月讚歎神通力。龍言:“太子作佛不久,我當作神足第一弟子。”
이 때에 태자는 다시 다른 용궁에 이르러서 2유순까지 보배의 비를 내리게 하는 여의주를 얻었으니, 거기에서는 두 달 동안 신통의 신통력(神通力)을 찬탄하였으니, 그 용왕이 말하기를 “태자께서는 머지않아서 부처님이 되실 것이니, 저는 신족(神足) 제일의 제자가 되겠습니다.”고 하였으며,
復至一龍宮得珠,雨三由旬,三月讚歎智慧。龍言:“太子作佛不久,我當作智慧第一弟子。”
다시 다른 용궁에 이르러서 3유순까지 보배의 비를 내릴 수 있는 여의주를 얻었으니, 거기에서는 석 달 동안 지혜(智慧)를 찬탄하였다. 그 용왕이 말하기를 “태자께서는 머지않아 부처님이 되실 것이니, 저는 지혜 제일의 제자가 되겠습니다.”고 하였으며,
諸龍與珠已言:“盡汝壽命,珠當還我。”菩薩許之。太子得珠,至閻浮提;一珠能雨飮食,一珠能雨衣服,一珠能雨七寶,利益衆生。
모든 용왕들은 여의주를 드리면서 말하기를 “당신께서 수명을 다하시면 여의주는 다시 되돌려 주셔야 합니다.”고 하였으므로 보살은 그렇게 할 것을 허락하였으며,
태자는 여의주를 얻은 뒤에 염부제로 돌아와서는 하나의 여의주로는 음식의 비를 내리고, 하나의 여의주로는 의복의 비를 내렸으며, 하나의 여의주로는 7보(寶)의 비를 내려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였다.
又如須摩提菩薩,見燃燈佛,從須羅娑女買五莖花,不肯與之;卽以五百金錢得五莖花,女猶不與,而要之言:“願我世世常爲君妻,當以相與!”菩薩以供養佛故,卽便許之。
또한 수마제(須摩提)보살 같으신 분은 연등불(然燈佛)을 뵙고자 수라사(須羅娑) 여인으로부터 다섯 송이의 꽃을 사려고 하였으나 팔지 않았기에 5백의 금전으로 다섯 송이의 꽃을 사고자 하였음에도 그 여인은 팔지 않으면서 그에게 요구하기를 “제가 세상마다 당신의 아내가 되는 것을 허락하신다면 꽃을 드리겠습니다.”고 하였으므로 보살은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하여 곧 그의 원을 허락하였으며,
又妙光菩薩,長者女見其身有二十八相,生愛敬心,住在門下。菩薩旣到,女卽解頸琉璃珠,著菩薩鉢中,心作是願:“我當世世爲此人婦!”
또한 묘광(妙光)보살은 어느 장자의 딸이 그 보살의 몸에 28상호가 있는 것을 보고서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서 그의 문 아래에 머물고 있었다. 때 마침 보살이 도착하자 그 여인은 곧 목에 걸고 있던 유리 구슬의 유리주(琉璃珠)를 풀어서 보살의 발우에 넣으면서 마음으로 서원하기를 “저는 세상마다 이 사람의 부인이 되리라.”고 하였으며,
此女二百五十劫中,集諸功德;後生喜見婬女園蓮花中,喜見養育爲女,至年十四,女工、世智,皆悉備足。
이 여인은 250겁 동안 모든 공덕을 쌓은 뒤에 희견(喜見)이라는 음녀(婬女)의 동산에 있는 연꽃 속에서 태어나게 되었다. 희견은 그 아이를 보고는 데려다 기르면서 딸로 삼았으며 그의 나이 14세가 되자 여인으로서의 세상 지혜를 공부하여서 두루 모두를 다 갖추지 않음이 없었다.
爾時,有閻浮提王,名爲財主,太子名德主,有大悲心,時出城入園遊觀,諸婬女等,導引歌讚。德主太子散諸寶物、衣服、飮食;譬如龍雨,無不周遍。
그 때에 염부제에는 재주(財主)라는 왕이 있었는데, 그 태자의 이름을 덕주(德主)라 하였으며, 크게 자비심이 있었다. 그 태자가 성(城)을 나가서 동산으로 들어가 구경하고 있을 때에 모든 음녀들이 그를 인도하면서 덕주를 노래로 찬양하자 태자가 모든 보물의 배와 의복과 음식을 뿌렸으니, 마치 용이 비를 내리면서 두루 하지 않음이 없는 것과 같았다.
喜德女見太子,自造歌偈而讚太子,愛眼視之,目未曾眴,而自發言:“世閒之事,我悉知之,以我此身,奉給太子!”
희덕(喜德) 여인은 태자를 보고 스스로 게송을 지어 태자를 찬탄하면서 사랑하는 눈으로 잠시도 깜박이지 않고 그를 바라보며 말하기를 “저는 세간의 일 모두를 두루 잘 알고 있으며, 저는 이 몸으로 태자를 받들어 모시겠습니다.”고 하였다.
太子問言:“汝爲屬誰?若有所屬,此非我宜。”
그러자 태자가 묻기를 “당신은 누군가에게 딸려 있는지요? 만약 딸린 데가 있다면 나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고 하자,
爾時,喜見婬女答太子言:“我女生年日月時節,皆與太子同。此女非我腹生,我晨朝入園,見蓮花中有此女生,我因養育,畜以爲女。無以我故而輕此女!此女六十四能,無不悉備;女工技術、經書、醫方,皆悉了達;常懷慚愧,內心忠直,無有嫉妒,無邪婬想。我女德儀如是,太子必應納之!”
그때 희견 음녀는 태자에게 대답하기를 “제 딸은 생년월일과 시(時) 모두가 태자와 똑같습니다. 이 딸은 제가 배로 낳은 것이 아니고, 제가 이른 새벽에 동산에 들어갔다가 연꽃 속에 이 여자아이가 있는 것을 보고는 데려다 길러서 딸로 삼았습니다. 저로 인하여 제 딸을 가벼이 여기지 마시길 바라오며, 제 딸은 64태(態)를 모두 갖추지 않음이 없고 여공(女工)ㆍ기술(技術)ㆍ경서(經書)ㆍ의방(醫方) 등을 모두 다 환하게 통달하였으며, 항상 부끄러움의 참괴(慚愧)의 마음으로 속 마음이 충직(忠直)하며 질투가 없고 삿된 음행의 생각이 없습니다.
제 딸의 복과 위용이 이러하므로 태자께서는 반드시 그녀를 거두셔야 할 것입니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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