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論釋初品中 檀波羅蜜 法施之餘’ 卷第十二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20. 초품 중 단바라밀의 법시(法施)의 나머지를 풀이함② 10
問曰, 若施於諸法 是如實相 無所破 無所滅 無所生 無所作, 何以故 言三事破析不可得?
묻나니, 만약 보시란 제법 가운데서도 여실한 모습이어서, 無所滅(무소파)=깨뜨릴 수 없으며, 無所滅(무소멸)=멸하지 않으며, 無所生(무소생)=생겨나는 것이 아니며, 無所作(무소작)= 지을 수 없는 것이거늘, 어찌하여 施物(시물)과 施者(시자)와 受者(수자)의 三事(삼사)를 타파하고 분석하여도 얻을 수 없다 하는 것입니까?
答曰, 如凡夫人 見施者 見受者 見財物 是爲顚倒妄見, 生世閒受樂 福盡轉還。
是故 佛欲令菩薩 行實道 得實果報 實果報則 是佛道。
답하나니, 범부들은 베푸는 施者(시자)를 보고, 받는 受者(수자)를 보고, 베푸는 施物(시물)을 보나니, 이는 뒤바뀌고 허망한 소견이니라.
세간에 태어나서 즐거움을 누리다가 복이 다하면 다시 윤회의 길로 되돌아 가나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보살들로 하여금 진실한 도를 행하여 진실한 과보를 얻게 하시려 하셨으니, 진실한 과보란 곧 불도이니라.
佛爲破妄見故 言三事不可得 實無所破。
何以故, 諸法從本已來 畢竟空故。如是等 種種無量因緣 不可得故 名爲檀波羅蜜 具足滿。
부처님께서는 허망한 소견을 깨뜨리고자 施物(시물)과 施者(시자)와 受者(수자)의 三事(삼사)는 얻을 수 없는 것이며, 실로 정해진 실상이 있다는 사견을 깨뜨려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니,
왜냐하면 제법은 본래부터 끝내 공(空)하기 때문이라.
이와 같은 갖가지 무량한 인연은 얻을 수 없는 것으로 이를 일컬어 ‘단바라밀(보시바라밀)을 구족하여 원만히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復次 若菩薩 行檀波羅蜜 能生六波羅蜜, 是時 名爲檀波羅蜜 具足滿。
云何布施 生檀波羅蜜? 檀有 下 中 上, 從下生中 從中生上。
또한 만약 보살이 단바라밀(보시바라밀)을 행하여 능히 육바라밀 모두를 낼 수 있게 되면, 이 때를 일러서 ‘단바라밀을 구족하여 원만히 하였다’고 하나니,
어찌하여 보시가 단바라밀을 낳는 것인가?
단에는 下(하) ㆍ 中(중) ㆍ 上(상)이 있으니, 하품의 단바라밀로 부터 중품의 단바라밀이 생기고, 중품의 단바라밀로 부터 상품의 단바라밀이 생기는 것이라.
若以飮食麤物 濡心布施 是名爲下,
習施轉增 能以衣服寶物布施 是爲從下生中,
施心轉增 無所愛惜 能以 頭目血肉國財妻子 盡用布施 是爲從中生上。濡 젖을 유
만약 음식 등 거친 물건을 유연한 마음으로 보시하면 이를 하품의 단바라밀이라 하며,
보시를 익히고 더욱 늘려서 능히 의복이나 보물 등을 보시하면, 이는 하품의 단바라밀에서 중품의 단바라밀이 생겨 난 것이 라 하며,
보시하는 마음이 더욱 더 늘어나서 애착하거나 아끼는 마음없이 머리ㆍ눈ㆍ피ㆍ살ㆍ나라ㆍ재물ㆍ처자 모두를 보시한다면, 이는 중품의 단바라밀에 상품의 단바라밀이 생겨난 것이 되느니라.
如釋迦牟尼佛 初發心時 作大國王 名曰光明 求索佛道 少多布施。
轉受後身作陶師 能以澡浴 之具及石蜜漿 布施異釋迦牟尼佛及比丘僧。
其後轉身 作大長者女 以燈供養 憍陳若佛。如是等種種 名爲菩薩下布施。漿 미음 장, 즙 장
마치 전생에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처음 발심하셨을 때, 광명이라 불리는 큰 나라의 국왕이셨는데, 불법을 힘써 구하여 찾기 위하여 적건 많건 있는 모두를 보시하셨으며,
윤회하여 다음 생에 옹기장이의 몸을 받아 태어나셨을 때에는, 목욕하는 도구와 꿀물로써 다른 석가모니부처님과 비구승들에게 공양하셨으며,
다시 후생의 몸을 받아 큰 장자의 딸로 태어났을 때에는, 또한 등불로써 교진야불(憍陳若佛, kauṇḍimyabuddha)에게 공양하셨으니, 이러한 갖가지를 보살의 하품 보시라 하며,
如釋迦文尼佛 本身作長者子 以衣布施 大音聲佛, 佛滅度後 起九十塔。
後更轉身 作大國王 以七寶蓋 供養師子佛。
後復受身 作大長者 供養妙目佛上好房舍 及七寶妙華。如是等種種 名爲菩薩中布施。
또한, 석가모니부처님의 어느 전생에서는 장자의 아들이셨으니, 옷으로써 대음성불(大音聲佛, Mahāgahoṣabuddha)께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뒤에는 90개의 탑을 세우셨으며,
그 다음의 생에 다시 몸을 받아 태어나셨을 때에는 큰 나라의 국왕이셨으니, 칠보의 일산으로 사자불(師子佛, Siṁhabuddha)께 공양하셨으며,
그 후생에 다시 몸을 받아 태어나셨을 때에는, 큰 장자가 되어 묘목불(妙木佛, Sunetrabuddha)께 가장 좋은 방=房舍(방사)와 칠보의 묘한 꽃으로 공양하셨으니,
이와 같은 갖가지의 보시를 보살의 중품 보시라 하며,
如釋迦牟尼佛 本身作仙人 見憍陳若佛 端政殊妙 便從高山上 自投佛前 其身安隱 在一面立。
又如衆生 喜見菩薩 以身爲燈 供養日月光德佛。
如是等種種 不惜身命 供養諸佛 是爲菩薩上布施。是名菩薩三種布施。
또한 역시 석가모니부처님의 어느 전생에서는 선인(仙人)이셨으니, 교진야불(憍陳若佛 kauṇḍimyabuddha)의 상호가 단정하시고 묘하게 빼어나심=殊妙(수묘)하심을 뵙고는 문득 높은 산의 정상에 올라가 부처님 앞으로 몸을 던졌으나, 그 몸이 무사하게 한쪽에 서 있게 되었으며,
또한 마치 중생희견보살(衆生喜見菩薩, Sarvasattvapariyadarśana)이 몸으로 등불을 만들어 일월광덕불(日月光德佛)께 공양하신 것과 같으며,
이렇게 갖가지로 몸과 목숨=身命(신명)을 아끼지 않고 부처님들께 공양하였으니, 이러함이 보살의 상품 보시라 하며,
또한 이와 같은 것을 보살의 三種(삼종) 보시라 하느니라.
若有初發佛心 布施衆生 亦復如是。初以飮食布施, 施心轉增 能以身肉與之。
先以種種好漿布施, 後心轉增 能以身血與之。漿 미음 장
先以紙墨經書布施 及以衣服 飮食四種供養 供養法師,
後得法身 爲無量衆生 說種種法 而爲法施。如是等種種 從檀波羅蜜中 生檀波羅蜜。
어떤 이가 처음으로 불심(佛心)을 내어 중생에게 보시하는 것도 이와 같으니,
처음에는 음식으로 보시하다가 보시하는 마음이 차츰 늘어나서 몸이나 살로써 베풀게 되나니,
처음에는 갖가지 좋은 음료수를 보시하다가 나중에 그 마음이 차츰 늘어나서 자신의 피를 베풀게 되며,
처음에는 종이나 먹으로 된 경서를 보시하거나 의복ㆍ음식 등 네 가지 공양구로 법사에게 공양하다가 나중에는 법신을 얻게 되어 한량없는 중생에게 갖가지 법을 말해 주는 법시를 하게 되나니,
云何菩薩布施 生尸羅波羅蜜?
菩薩思惟, ‘衆生不布施故 後世貧窮, 以貧窮故 劫盜心生, 以劫盜故 而有殺害,
以貧窮故 不足於色, 色不足故 而行邪婬。又以貧窮故 爲人下賤, 下賤畏怖 而生妄語'
어떤 것이 보살의 보시에서 시라바라밀(尸羅波羅蜜, 지계바라밀)이 생겨나는 것인가?
보살이 다음과 같이 사유하나니, ‘중생들은 베풀지 않는 까닭에 후세에 빈궁해지는 것이며, 빈궁하기 때문에 빼앗거나 훔치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빼앗거나 훔치기 때문에 해치거나 죽이게 되며,
또한 빈궁하기 때문에 색(色)에 있어서 충족하지 못하고, 색이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삿된 음행을 하게 되며,
또한 빈궁하기 때문에 남보다 하천하게 되고, 하천한 탓에 두렵고 무서워하여 거짓말을 하게 되는구나.’
如是等 貧窮因緣故 行十不善道。若行布施 生有財物 有財物故 不爲非法。
何以故, 五塵充足 無所乏短故。
'이와 같은 빈궁한 인연 때문에 10불선도(十不善道)를 행하거니와
만약 보시를 행하였다면 태어날 때 재물이 있을 것이며, 재물이 있기 때문에 법을 어기는 짓을 하지 않게 될 것이라.
왜냐하면 五塵(오진)=오욕(五欲)이 충족되어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라.' (이렇게 사유하였다)
如提婆達 本生曾爲一蛇 與一蝦蟆 一龜 在一池中 共結親友。
其後池水竭盡 飢窮困乏 無所控告。時蛇遣龜以呼蝦蟆, 蝦蟆說偈以遣龜言;
蝦 두꺼비 하, 새우 하, 蟆 두꺼비 마, 파리매 막, 龜 거북 귀, 控 당길 공,
마치 제바달다(提婆達多)가 전생에 뱀이었을 때, 두꺼비와 거북과 한 연못에서 친한 벗으로 함께 지내고 있었다.
후에 그 연못이 말라버리자 굶주림이 극에 달하고 견디기 어렵게 되었건만 구할 곳이 없었다. 이때 뱀은 거북을 보내어 두꺼비를 불렀으니, 두꺼비는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대답하였으니,
若遭貧窮失本心 不惟本義食爲先, 汝持我聲以語蛇 蝦蟆終不到汝邊。
만약 빈궁하여 본심을 잃게 된다면, 의리보다 음식을 중히 여기는 것이니
그대는 나의 말을 뱀에게 전하라. 두꺼비는 끝내 그대 곁에 가지 않으리.
若修布施 後生有福 無所短乏, 則能持戒 無此衆惡 是爲布施能生 尸羅波羅蜜。
만약 보시를 닦았다면 후생에 복이 있어 부족하고 모자람이 없으리니,
곧 능히 계를 지니어 이러한 악한 일들이 없게 되나니, 이러함이 ‘보시는 능히 시라바라밀(지계바라밀)을 낳는다’는 것이니라.
復次 布施時 能令破戒 諸結使薄 益持戒心 令得堅固, 是爲布施因緣 增益於戒。
또한 보시를 행할 때에는, 능히 계를 파하게 하는 모든 번뇌=結使(결사)가 얇아지게 되고, 계행을 지키려는 마음은 더욱 견고하게 되나니, 이것이 보시한 인연으로 계행이 더욱 견고하여지는 것이다.
復次 菩薩布施 常於受者 生慈悲心, 不著於財 自物不惜 何況劫盜?
慈悲受者 何有殺意? 如是等 能遮破戒 是爲施生戒。
若能布施 以破慳心 然後持戒 忍辱等 易可得行。
또한 보살의 보시는 베풀되 언제나 받는 이에게 자비한 마음을 내어 재물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의 물건에 대하여 아까워하지도 않나니, 하물며 약탈하거나 훔치는 것이랴!
받는 이를 자비로써 대하거늘 어찌 해칠 생각이 있을 것이며!
이러함으로 능히 파계를 막게 되나니, 이것이 보시에서 계행이 생겨나는 것이라.
만약 능히 보시함으로써 慳心(간심)=인색한 마음을 깨뜨리게 되면, 그러함으로 인하여 지계와 인욕 등을 행함이 쉬워지는 것이니라.
如文殊師利 在昔過去久遠劫 時曾爲比丘 入城乞食 得滿鉢百味 歡喜丸。
마치 문수사리 보살께서 과거의 아주 오랜 겁에 비구였을 때에, 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다가 백 가지 맛을 내는 환희환(歡喜丸, modaka. 사탕과자sweetmeat의 일종)을 발우 가득히 얻게 되었다.
城中一小兒 追而從乞。不卽與之 乃至佛啚
手捉二丸 而要之言, '汝若能自食一丸 以一丸施僧者 當以施汝'
卽相然可 以一歡喜丸布施衆僧 然後於文殊師利許受戒 發心作佛。
如是布施 能令受戒 發心作佛 是爲布施 生尸羅波羅蜜。啚 시골 비,
이때 성안에 있던 어떤 아이가 따라오면서 달라고 하였는데 주지 않고 불탑까지 이르게 되자, 손으로 환희환 두 개를 집어 들고는 그에게 다짐하기를 '만약 네가 이 한 알을 먹고 나머지 한 알은 스님께 보시하겠다면 주겠노라.'
그 아이는 곧 그렇게 하겠다 하고는 환희환 한 알을 승려에게 보시하였으며,
그 뒤 문수사리보살에게 계를 받고는 부처를 이루리라고 발심하였다.
이와 같이 보시는 능히 계를 받아 지니고 성불할 마음을 내게 하나니, 이러함이 보시가 시라바라밀(지계바라밀)을 내게 하는 것이며,
復次 布施之報 得四事供養, 好國善師 無所乏少 故能持戒。
또한 보시의 과보로 네 가지 공양과 좋은 나라와 좋은 스승을 얻어 모자람이 없게 되기 때문에 능히 계율을 지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니라.
又布施之報 其心調柔, 心調柔故 能生持戒, 能生持戒故 從不善法中 能自制心。
如是種種因緣 從布施 生尸羅波羅蜜。
또한, 보시의 과보는 그 마음을 부드럽게 하나니, 마음이 부드러운 까닭에 능히 계율을 지니게 되고, 계율을 지니게 되는 까닭에 착하지 못한 법에서 능히 스스로의 마음을 제어할 수 있게 되나니,
이러한 갖가지 인연에 의해 보시로부터 시라바라밀(지계바라밀)이 생기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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