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舍利弗因緣第十六 卷第十一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임 경량 엮음 참조

16. 초품  '사리불의 인연'을 풀이함 5

 

問曰, 諸法 甚深微妙 不可思議, 若一切衆生 尚不能得知 何況 一人欲盡知 一切法?

譬如有人 欲量大地 及數大海水渧, 欲稱須彌山, 欲知虛空邊際, 如是等事 皆不可知 云何欲以 一切種知一切法? 渧 물방울 제 

묻나니, 제법(諸法)이 매우 깊고 미묘하여 불가사의하니, 일체 중생으로도 알기 어렵거늘 하물며 한 사람이 온갖 법을 다 알고자 함이겠는가!

비유하자면, 마치 어떤 사람이 대지를 재려는 것과 같고, 대해의 물방울을 세려는 것과 같고, 수미산의 무게를 재려는 것과 같고, 허공의 끝을 알려는 것과 같나니,

이러한 일들은 모두 알 수가 없거늘 어찌 일체종(一切種)으로써 일체법(一切法)을 알고자 하는 것입니까?

 

荅曰, 愚癡闇蔽 甚大苦, 智慧光明 最爲樂.

一切衆生 皆不用苦 但欲求樂。是故 菩薩求 一切第一大智慧, 一切種觀 欲知一切法。

답하나니, 어리석은 우치(愚癡)의 어두움에 가리게 되어 매우 괴로우나, 지혜의 광명으로 인하여 최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일체 중생은 누구나 괴로움을 싫어하고 오직 즐거움만을 구할 뿐이므로 보살은 일체의 으뜸가는 대(大) 지혜를 구하여, 일체종(一切種)을 관찰하여 일체법(一切法)을 알고자 하는 것이라.

일체종(一切種)= 일체지혜로 열반문에 이르러 마음이 반야바라밀과 어우러져 막힘이 없게 되어 일체법을 살펴볼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종()이란 실마리()이나니청정(淸淨)이라는 혜명(慧命)입니다.-마하반야바라밀다경 

  

是菩薩發大心 普爲一切衆生 求大智慧, 是故欲以 一切種知一切法。

如醫 爲一人 二人 用一種二種藥 則足, 若欲治一切衆生病者 當須一切種藥。

菩薩亦如是 欲度一切衆生故 欲知一切種一切法。

이 보살은 큰 마음=大心(대심)을 일으켜, 두루 온갖 중생을 위하여 큰 지혜를 구하나니, 그러므로 일체종(一切種)으로써 일체법(一切法)을 알고자 하는 것이니,

마치 의사는 한 두 사람을 위해서는 한 두 가지의 약만 쓰면 족하지만, 만약 일체중생의 병을 고치고자 한다면 온갖 종류의 약을 반드시 갖추어야 되는 것과 같이

보살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체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까닭에 일체종(一切種)으로써 일체법(一切法)을 알고자 하는 것이니라.

 

如諸法 甚深微妙無量, 菩薩智慧 亦甚深微妙無量。先答破 一切智人中 已廣說 如函大蓋亦大。

마치 제법(諸法)이 매우 깊고 미묘하고 한량없듯이, 보살들의 지혜 또한 매우 깊고 미묘하며 무량하나니, 앞에서 일체지인(一切智人)을 해석하는 가운데서 이미 자세히 말한바와 같이, 마치 함(函, 상자)이 크면 그 뚜껑도 큰 것과 같으며,

 

復次 若不以理 求一切法 則不可得, 若以理求之 則無不得。

譬如 鑽火以木 則火可得, 析薪求火 火不可得。鑽 끌 찬, 析 가를 석, 처녑 사, 쪼갤 석, 薪 섶나무 신, 

또한, 만약 이치를 벗어나 일체법(一切法)을 구한다면 얻을 수 없으나, 이치로써 구한다면 얻지 못할 일이 없으니,

비유하자면 불을 일으키려 할 때 나무를 비비면 불을 얻을 수 있으나, 나무를 쪼개어 불을 구하고자 한들 불은 얻을 수 없는 것과 같으니라.

 

如大地有邊際 自非一切智人 無大神力 則不能知, 若神通力大 則知 此三千大千世界地邊際。

마치 대지의 끝이 있다 하여도 스스로가 일체지인이 아니거나 큰 신통력이 없으면 알지 못하나, 만일 신통의 힘이 크다면 이 삼천대천세계의 끝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今此大地在金剛上 三千大千世界 四邊則虛空 是爲知地邊際。欲稱須彌山 亦如是。

欲量虛空 非不能量 虛空無法 故不可量。

지금 이 대지는 금강(金剛)으로 된 풍대(風大)위에 있고, 삼천대천세계의 네 끝은 허공이라.

이것이 땅의 끝을 아는 것이니, 수미산을 재고자 하는 것도 이와 같으며,

허공을 헤아리려 한다면 헤아리지 못할 것도 없으나. 허공은 현상과 작용이 없는=無法(무법)이기 때문에 헤아리지 못하는 불가량(不可量)이니라.

 

▶經. 舍利弗白佛言, '世尊, 菩薩摩訶薩 云何欲以 一切種知一切法 當習行般若波羅蜜?'

사리불 존자가 부처님께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보살마하살이 일체종(一切種)으로써 일체법(一切法)을 알고자 한다면 반드시 반야바라밀을 익히고 행해야만 하는 것입니까?'하고 여쭈었습니다.

일체종(一切種)을 간단하게 지혜를 통해 열반문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고 풀이해도 됩니다.-마하반야바라밀다경 

 

▶論. 問曰, 佛欲說般若波羅蜜故 種種現神變 現已卽應便說, 何以故 令舍利弗 問而後說?

▷論. 묻나니, 부처님께서는 반야바라밀을 말씀하시기 위하여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 보이셨으며, 나타내 보이시고는 바로 말씀하셔도 되거늘, 어찌하여 사리불로 하여금 묻게 한 뒤에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答曰, 問而後說 佛法應爾。

復次 舍利弗 知般若波羅蜜甚深 微妙無相之法 難解難知。

自以智力種種思惟, '若觀諸法無常 是般若波羅蜜耶?不是耶?' 不能自了 以是故問。

답하나니, 물은 뒤에 말씀하심은 부처님의 법으로서는 응당 그러한 것이다.

또한 사리불 존자는 반야바라밀이 매우 깊고 미묘하고 형상 없는 무상(無相)이어서 이해하기 어렵고 알기 어려운 것임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지혜의 힘으로써 갖가지로 사유(思惟)하기를, '만약 제법(諸法)의 무상(無常)함을 관찰하게 되는 이것이 반야바라밀인가? 반야바라밀이 아닌 것인가?' 하였지만, 스스로가 알 수 없었던 까닭에 여쭈게 되었던 것이니라.

 

復次 舍利弗 非一切智 於佛智慧中 譬如小兒。

如說'阿婆檀那經'中, 佛在祇洹住 晡時經行, 舍利弗從佛經行。

是時有鷹逐鴿 鴿飛來佛邊住 佛經行過之 影覆鴿上 鴿身安隱 怖畏卽除 不復作聲。

後舍利弗影到 鴿便作聲 戰怖如初。洹 강 이름 원, 晡 신시 포, 鷹 매 응, 鴿 집비둘기 합

또한 사리불은 일체지(一切智)를 갖추지 못하였으니, 부처님의 지혜 가운데에서는 마치 어린애와 같았느니라.

마치 아바단나경(阿婆檀那經, Avadānasūtra)에서 설하는 바와 같으니, 

'부처님께서 기원(祇洹)정사에 머물러 계실 때, 해질 무렵에 경행(經行)을 하시자, 사리불 존자가 그 뒤를 따라 걷고 있었는데, 

그 때에 한 마리의 매가 비둘기를 쫓으니, 비둘기는 부처님 곁으로 날아와서 멈추었으며, 부처님께서 경행하시면서 그 비둘기를 지나시니 그림자가 비둘기를 덮게 되자 비둘기는 편안해지고 두려움이 제거되어 다시는 소리를 내지 않았으나, 

그 뒤를 따라 사리불존자의 그림자가 비둘기 위에 이르니, 비둘기는 다시 소리를 지르면서 처음과 같이 두려움에 떨었다.

 

舍利弗白佛言, '佛及我身 俱無三毒, 以何因緣 佛影覆鴿 鴿便無聲 不復恐怖? 我影覆上 鴿便作聲 戰慓如故?' 慓 날랠 표

이에 사리불존자가 부처님께 여쭈기를, '부처님의 몸과 저의 몸 모두는 탐진치 3독(毒)을 여의었거늘, 무슨 인연으로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둘기를 덮으면 비둘기는 소리를 내거나 두려워하지도 않고, 저의 그림자가 그 위를 덮으면 비둘기는 전과 같이 소리를 내고 두려워하는 것인지요?'

 

佛言, '汝三毒習氣未盡 以是故 汝影覆時恐怖不除。汝觀 此鴿宿世因緣 幾世作鴿?'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그대는 탐진치 3독(毒)의 습기가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그대의 그림자가 덮일 때엔 두려움이 제거되지 않는 것이니라. 그대는 이 비둘기가 몇 생 동안 비둘기의 몸을 받게 되었는지 전생의 인연을 관찰해 보거라.'

 

舍利弗卽時 入宿命智三昧, 觀見此鴿從鴿中來, 如是一 二 三世 乃至八萬大劫 常作鴿身, 過是已往 不能復見。

사리불존자가 즉시 숙명지삼매(宿命智三昧, pūrve-nivāsa-jñāna-samādhi)에 들어가 관찰하여 보니, 이 비둘기는 비둘기로부터 왔으며, 마찬가지로 1생ㆍ2생ㆍ3생 나아가서는 8만 대겁에 이르기까지 항상 비둘기의 몸이었으나, 더 이상의 생은 볼 수가 없었다.

 

舍利弗從三昧起 白佛言, '是鴿八萬大劫中 常作鴿身, 過是已前 不能復知'

佛言, '汝若不能盡知過去世 試觀未來世 此鴿何時當脫?'

사리불 존자가 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이 비둘기가 8만 대겁 동안 항상 비둘기의 몸이었으나, 그보다 더 이전의 일은 알 수가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만일 8만 대겁(大劫) 이상의 지난 일을 알 수가 없다면, 미래의 일을 관찰해 보거라. 이 비둘기가 언제라야 벗어나게 되는 것인가?'

 

舍利弗卽入 願智三昧 觀見此鴿 一 二 三世 乃至 八萬大劫 未脫鴿身, 過是已往 亦不能知。

從三昧起 白佛言, '我見此鴿從一世 二世 乃至 八萬大劫 未免鴿身, 過此已往 不復能知! 我不知過去 未來齊限 不審此鴿 何時當脫?'

사리불이 곧 원지삼매(願智三昧)에 들어가 이 비둘기를 관찰해보니, 1생ㆍ2생ㆍ3생 나아가서는 8만 대겁 동안 비둘기의 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후생은 역시 알 수가 없었기에, 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제가 이 비둘기를 보건대 1생ㆍ2생에서 8만 대겁에 이르기까지 비둘기의 몸을 벗지 못하겠으나 그 이상의 생은 알 수가 없으니, 저는 과거ㆍ미래 현재의 끝까지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 비둘기가 언제라야 비둘기의 몸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입니까?'

 

佛告舍利弗, '此鴿除諸聲聞 辟支佛所知齊限 復於恒河沙等大劫中 常作鴿身 罪訖得出。輪轉五道中 後得爲人 經五百世中 乃得利根。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비둘기는 성문이나 벽지불이 아는 한계를 넘어서나니, 다시 항하의 모래수와 같이 많은 대겁 동안 항상 비둘기의 몸을 받다가 죄를 다하여 비둘기의 몸을 벗어나게 되면 5도(道)를 오가며 헤매다가 나중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5백 생을 지나게 되면, 비로소 예리한 근=利根(이근)을 얻게 되리라.

 

是時有佛 度無量阿僧祇衆生 然後入無餘涅槃。

遺法在世 是人作五戒 優婆塞 從比丘聞讚佛功德 於是初發心 願欲作佛。

然後於三阿僧祇劫 行六波羅蜜 十地具足 得作佛, 度無量衆生已 而入無餘涅槃。

그 때에 어떤 부처님이 계시어, 무량한 아승기의 중생을 제도하신 뒤에 무여열반에 드시게 되시나, 그 남기신 법이 세상에 있으리니, 

이 사람은 5계(戒)를 받은 우바새(청신가)가 되어 비구에게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것을 듣고는 여기에서 비로소 발심하여 부처가 되기를 서원하게 되리라.

그런 뒤에 3아승기겁 동안 6바라밀을 행하고 10지(地)를 구족하여 부처가 되나니,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한 뒤에 무여열반에 들리라.'

 

是時, 舍利弗 向佛懺悔 白佛言, '我於一鳥 尚不能知其本末 何況諸法! 我若知 佛智慧如是者 爲佛智慧故 寧入阿鼻地獄 受無量劫苦 不以爲難" 如是等 於諸法中 不了故問。

이때 사리불 존자가 참회하면서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저는 한 마리의 새에 대해서도 그 시작과 끝=본말(本末)을 알지 못하나니, 하물며 어찌 제법(諸法)을 알 수 있겠습니까! 제가 만일 부처님의 이러한 지혜를 알 수 있다면, 부처님의 지혜를 위하여 차라리 아비지옥(阿鼻地獄, avici-mahānaraka. 무간지옥無間地獄 혹은 무택대지옥無擇大地獄)에 들어가서 한량없는 겁의 고통을 받는다 해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이와 같이 제법(諸法)에 대하여 명료하게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묻게 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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