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적여래의 설법

爾時維摩詰問衆香菩薩(이시유마힐문중향보살) 香積如來以何說法(향적여래이하설법)?

그때 유마힐이 중향국의 보살들에게 물었다. '향적여래께서는 어떻게 가르침을 설하십니까?'

Then Vimalakirti asked the bodhisattvas of the Land of Many Fragrances, How does the Tathagata Fragrance Accumulation speak the Dharma? 

[형식적이지만 밥(음식)으로써 이 육신을 편안하게 한 후그 다음에 법으로써 정신의 건강, 정신적인 세계를 충족시키는 것이 순서이다.]


彼菩薩曰(피보살왈) 我土如來無文字說(아토여래무문자설)

但以衆香(단이중향) 令諸天人得入律行(영제천인등입율행)

그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 나라(국토)의 부처님께서는 문자로 설법하지 않으시고, 오직 온갖 향기로써 모든 천인들과 인간들에게 계율의 행을 지키도록 이끄십니다. 

Those bodhisattvas said, In our land, the Tathagata does not speak through words. Instead, by using the fragrances to lead the celestial and human beings to uphold the precepts. 

[令諸天人得入律行(영제천인등입율행)= 나집은 ‘율행(律行),’ 현장은 ‘조복(調伏)’이라 했다. 조복은 두 가지 뜻이 있는데, 자기의 신심(身心)을 제어(制御)하여 악으로 나아가지 않게 하는 것으로, 이 점에서 부처님께서 정하신 제계규율(制戒規律:律)의 뜻과 상통한다. 따라서 현장 역과 같다. 티베트 역에서는 “지도(指導)한다” 하였다.]

 

菩薩各各坐香樹下(보살각각좌향수하) 聞斯妙香(문사묘향)

卽獲一切德藏三昧(즉획일체덕장삼매)

보살들은 저마다 향기로운 나무 밑에 앉아서 그 오묘한 향기를 맡기만 하면, 곧 일체덕장삼매(sarvabodhisattvagukara)를 얻습니다. 

The bodhisattvas would each sit under a fragrance tree. When they smell the wonderful fragrance, they attain the samadhi that is the store of all virtues. 

[一切德藏三昧(일체덕장삼매)= 모든 공덕을 갖추고 베풀면서도 동요하지 않는 경계의 삼매이다.]

 

得是三昧者(득시삼매자) 菩薩所有功德皆悉具足(보살소유공덕개실구족)

이 삼매를 얻은 사람은 보살이 갖추어야 할 공덕을 모두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Those that attain this samadhi will the Dharma? 
[눈을 뜨고 보면 우리 모두가 이미 저 중향국의 향적여래와 같이 향기를 맡듯이 시방과 삼세에서 항상 진리를 수용하고 불법을 수용하면서 살아가고 있건만, 다만 스스로 눈을 감고 캄캄하게 살아가고 있으므로 불법진리를 여기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언어와 문자도 지혜의 눈이 없는, 맹인 중생들을 위하여 부득이하여 시설한 것이다. “보살이 지닐 바의 공덕을 모두 다 구족하였다.”라고 하였듯이 알고 보면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부족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보고 듣고 느끼고 표현하는 여기에서 부족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이 사실을 제대로 아는 것을 정지견(正知見)을 얻었다라고 한다. 이와 같은 사실을 부정하는 사람은 삿된 견해에 빠진 사람이다.]

 

◎석가모니불의 설법

彼諸菩薩問維摩詰(피제보살문유마힐)

저 여러 보살들이 유마힐에게 물었다.

The bodhisattvas of the Land of Many Fragrances asked Vimalakirti,

今世尊釋迦牟尼以何說法(금세존석가모니이하설법)?

'지금 세존이신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어떻게 가르침을 설하십니까?'

 Now, how does the World Honoured One, Shakymuni, speak the Dharma?

維摩詰言(유마힐언) 此土衆生剛强難化(차토중생강강난화) 故佛爲說(고불위설)

剛强之語以調伏之(강강지어이조복지)

유마힐이 말하였다. '이 세계의 중생은 剛强=거칠고 완강해서 難化=교화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강력한 어조로 설하여 중생의 調伏=마음을 다스리십니다.

Vimalakirti said, The beings in this land are stubborn and difficult to persuade, that’s why the Buddha uses powerful language to subdue them. 

 

言是地獄(언시지옥) 是畜生是餓鬼(시축생시아귀) 

말하자면, ‘이것은 지옥이며, 이것은 축생이며, 이것은 아귀이며, 

He speaks to them about hell, animals, hungry ghosts,

是諸難處(시제난처) 是愚人生處(시우인생처)  이것은 불도를 수행하는 장애의 살기 어려운 곳=難處이며, 이것은 어리석은 사람이 태어나는 곳이다. 

difficulties, and the places where to foolish are born. 

是身邪行(시신사행) 是身邪行報(시신사행보)

이것은 몸이 행하는 삿된 행위이며, 이것은 몸이 짓는 삿된 행위의 과보이다. 

The heretical ways for the body, and retribution for the heretical ways for the body.

是口邪行(시구사행) 是口邪行報(시구사행보)

이것은 입이 짓는 삿된 행위이며, 이것은 입이 짓는 삿된 행위의 과보이다. 

On the heretical ways of speech, and the retribution of the heretical ways of speech. 

是意邪行(시의사행) 是意邪行報(시의사행보)

이것은 마음(생각)이 짓는 삿된 행위이며, 이것은 마음(생각)이 짓는 삿된 행위의 과보이다.

The heretical ways of the mind, and retribution of the heretical ways of the mind. 

[여기까지는 신(身)․구(口)․의(意) 3업(業)이다.]

[서로의 불법이 무엇인가를 묻는, 법을 거량하는 일은 경전에서나 어록에서나 늘 한결같다중향국에서 온 보살이 석가모니부처님의 불법을 물었다첫째 중생들의 성향을 설명하였다굳세고 굳세어서 교화하기가 지극히 어려운=剛强難化라고 하였다그러므로 부처님도 굳세고 굳센 언어로써 조복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이를테면 지옥이라든가 축생이라든가 아귀라든가 라는 말인데 이 또한 사람을 두고 상징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면 참으로 심한 언어다또한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짓는 3업에 대해서도 삿된 행과 삿된 과보와 같은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하는 말을 주로 쓴다는 것이 이 사바세계의 석가모니부처님의 설법이라고 소개하였다. 이와 같은 위협적인 언어는 실로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한 방편이지 사실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계속해서 이어지는 이 사바세계의 법문도 모두가 같은 것임을 미루어 알 수 있다.]

 

是殺生(시살생) 是殺生報(시살생보)

이것이 산 목숨을 죽이는=殺生이며, 이것이 산 목숨을 죽인 과보이다.

[일단 유마거사는 지장경에 있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On killing, and the retribution of killing. 

是不與取(시부여취) 是不與取報(시불여취보)

이것이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不與取(도둑질)이고, 이것이 주지 않는 것을 가진 과보이다.
On taking what someone does not give you, and the retribution of taking what someone does not give you. 

是邪婬(시사음) 是邪婬報(시사음보) 이것이 사음이며, 이것이 사음의 과보이다.
Concerning sexual misconduct, and the retribution of sexual misconduct. 

[殺生(살생), 偸盜(투도), 婬(사음)= 몸의 3업]

[앞에서는 신구의 3업을 들었고, 지금은 그 3업을 통해서 짓는 갖가지 죄업과 그 과보를 열거하고 있다첫째는 신업인 살생과 투도와 사음이다불교에는 다이아몬드와 같은 가르침이 얼마든지 있으나 굳이 흙덩이나 돌덩이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그러나 이와 같은 설법은 강강난화(剛强難化)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천수경에 죄무자성종심기(罪無自性從心起)라고 하여 죄업은 본래로 그 실체가 없는 것인데 사람들이 마음에서 생각을 지어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생긴 것이라는 점을 가르치고 있다이와 같은 대승적 불교를 등한시하고 죄업만을 강조한다면 소승불교도 못되는 인천인과교(人天因果敎)에 떨어지고 만다유마거사가 이 점을 바로 잡기 위해서 석가모니의 가르침은 이와 같은 것이라고 중향국의 보살들에게 소개한 것이다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이 어찌 이것뿐이겠는가법화경에서는 부처님 앞에서 절을 한번 하거나손을 한번 들거나염불을 한마디만 하거나 하더라도 다 이미 불도를 이루었다.”라고 하지 않던가사람의 삶은 지금 그대로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는 부처의 삶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이 되는 인과의 이치를 강조한 것이다.]

 

是妄語(시망어) 是妄語報(시망어보) 이것이 거짓말=妄語이며, 이것이 거짓말을 한 과보이다.
Lying, and the retribution for lying. 

是兩舌(시양설) 是兩舌報(시양설보) 이것이 이간질하는 말=兩舌이며, 이것이 이간질하는 말의 과보이다.

Divisive speech, and the retribution of divisive speech. 

是惡口(시악구) 是惡口報(시악구보) 이것이 나쁜 말=惡口이며, 이것이 나쁜 말을 한 과보이다.
Harsh speech, and the retribution for harsh speech. 

是無義語(시무의어) 是無義語報(시무의어보)

이것이 의미 없는 말=無義語(옳지 못한 말)이며, 이것이 의미 없이 한 말의 과보이다.

Meaningless speech, and the retribution for meaningless speech. 

[妄語, 兩舌, 惡口, 無義語=기어(綺語)의 입으로 짓는 4 구업]

 

是貪嫉(시탐질) 是貪嫉報(시탐질보) 嫉 미워할 질

이것이 탐욕=貪과 질투=嫉이며, 이것이 탐욕과 질투의 과보이다.

Greed and envy, and the retribution for greed and envy. 

是瞋惱(시진뇌) 是瞋惱報(시진뇌보) 이것이 성내는=瞋惱이며, 이것이 성낸 과보이다.

Anger, and the retribution for anger. 

是邪見(시사견) 是邪見報(시사견보) 이것이 삿된 생각이며, 이것이 삿된 생각의 과보이다.
Heretical views and the retribution of heretical views. 

[여기까지가 10악(惡)이다.]

 

是慳悋(시간린) 是慳悋報(시간린보) 慳 아낄 간, 悋 아낄 린

이것이 인색한=慳悋이고, 이것이 인색한 짓의 과보이다.
Stinginess and the retribution of stinginess. 

是毀戒(시훼계) 是毀戒報(시훼계보)

이것이 계를 깨뜨리는=毁戒이며, 이것이 계를 깨뜨린 과보이다.

Breaking the precepts and the retribution for breaking the precepts. 

是瞋恚(시진에) 是瞋恚報(시진에보) 이것이 성내는=瞋恚이고, 이것이 성낸 과보이다.

Hatred and aversion, and the retribution of hatred and aversion. 
是懈怠(시해태) 是懈怠報(시해태보) 이것이 게으른=懈怠이고, 이것이 게으름의 과보이다.
Laziness and the retribution for laziness. 

是亂意(시란의) 是亂意報(시란의보)

이것이 마음(뜻)이 어지러운=亂意이고, 이것이 마음(뜻)이 어지러운 과보이다.
A disturbed mind, and the retribution for the disturbed mind. 

是愚癡(시우치) 是愚癡報(시우치보) 이것이 어리석음=愚痴이며, 이것이 어리석은 과보이다.

[여기까지는 6폐(蔽)이다.]


Ignorance and the retribution of ignorance. 

是結戒(시결계) 是持戒(시지계) 是犯戒(시범계)

이것이 계를 맺는=結戒이며, 이것이 계를 지키는=持戒이고, 이것이 계를 범하는=犯戒이다.

Binding by precepts and upholding of the precepts. And on violating the precepts. 

[계를 맺는 것=結戒, 계율을 정하여 그것을 지키는 것이나 현장은 “차수소학(此受所學)”으로 번역했다. 5계(戒)․8계 등의 계[學處]를 받는 것이라고 해석한 것이다. 티베트 역에서는 “이것은 각각 다른 해탈이다”라고 하였으므로 계율의 조문(條文)을 모은 계본과 같은 것이 된다. 계본이란 prtiomoka의 역어(譯語)로서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라고 음사하며, ‘별별해탈(別別解脫),’ ‘별해탈(別解脫)’이라고 번역한다. 각각 계율을 지킴으로 해서 몸은 몸의 잘못을, 입은 입의 잘못을 막고 번뇌로부터 해방하는 것을 의미한다.]

 

是應作(시응작) 是不應作(시불응작)

이것이 해야 될 일=應作이고, 이것이 해서는 안 될 일=不應作이다.

On what’s proper to do, and what’s not proper to do. 

是障礙(시장애) 是不障碍(시불장애)

이것이 수행에 장애가 되는 것이며, 이것이 수행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 것이다.

The impediments, and those that are not impediments. 

是得罪(시득죄) 是離罪(시리죄)

이것이 죄가 되는=得罪이고, 이것이 죄를 떠나는=離罪이다.
Or about committing a violation, and about avoiding an offense. 

是淨(시정) 是垢(시구) 이것이 깨끗한=淨이며, 이것이 더러운=垢이다.

Regarding purity and regards to defilement. 

是有漏(시유루) 是無漏(시무루) 이것이 번뇌가 있는有漏이며, 이것이 번뇌가 없는=無漏이다.

On having affliction, and on having no passion or delusion. 

[누(漏)는 샌다는 뜻. 즉 번뇌가 있는 것을 말한다. 또 번뇌는 여러 가지로 번역되고 있는데, 그 예를 보면 염(染)․혹(惑)․결(結)․박(縛)․전(纏)․개(蓋)․사(使) 등이며, 번뇌가 작용하는 면에서 여러 가지로 사용된다.]

 

是邪道(시사도) 是正道(시정도) 이것이 삿된 길=邪道이고, 이것이 바른 길=正道이다.
The heterodox path, and about the right path. 

是有爲(시유위) 是無爲(시무위)  이것이 인연의 화합에 의하여 만들어진=有爲이며, 이것이 인연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은=無爲이다.
Regards to subjecting to causes and conditions, and on not arising from causes and conditions. 

是世閒(시세간) 是涅槃(시열반) 이것이 세간이며, 이것이 열반이다.’라고 설하십니다.

About what’s worldly, and about nirvana.

[유마거사는 부처님의 설법 중에서 불법이라기보다는 일상생활에 많이 적용되는 생활규범에 대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유마경은 보다 차원이 높은 진정한 불법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 우정 저급한 설법들을 중향국의 보살들에게 부끄러운 면을 이야기 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것은 역으로 대승불교를 선양하려는 한 방편이다. 한편으로 생각할 때 만약 중향국의 보살들이 실재하는 사람들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속내를 드러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두가 방편으로 지어낸 이야기이므로 가능하였으리라.]


以難化之人(이난화지인) 心如猿猴(심여원후) 故以若干種法(고이약간종법)

制御其心(제어기심) 乃可調伏(내가조복) 猿 원숭이 원, 猴 원숭이 후

교화하기 어려운 사람의 마음은 원숭이=猨猴와 같으므로, 여러 가지 방법=法으로 그 마음을 다스려야 조복할 수 있습니다. 

Since the mind of a person who is difficult to persuade is like that of a monkey, there need to be several ways to control the mind, so that it can be subdued. 

譬如象馬(비여마상) (怡-台+龍)悷不調,加諸楚毒(가제초독) 乃至徹骨(내지철골)

然後調伏(연후조복)

비유하자면 코끼리나 말처럼 사납고 성질이 사나워서 다스려지지 않을 때에는, 여러 가지로 고통을 주거나, 마침내는고통이 뼛속까지 사무쳐야 다스려지는 것과 같이, 

Like an elephant or a horse that is unruly and untamed, one must use severe measures, even to the point inflicting pain through to the bones, in order to subdue them. 

如是剛强難化衆生(여시강강난화중생) 故以一切苦切之言(고이일체고체지언)

乃可入律(내가입율)

마음이 거칠고 완강해서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들이기 때문에 갖가지 고통을 느끼게 하는 쓰라린 말을 해서야 비로소 계율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Likewise, on must use all the bitter and incisive words to bring sentient beings who are stubborn and hard to conform with discipline.

[이것이 초기 소승불교의 가르침이다유마경을 천태교학에 의하면 방등시(方等時)에 해당하는 탄하교(彈訶敎)라고 하여 소승수행자의 생각을 강하게 때리고 꾸짖는 가르침이라고 부른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갈수록 깨닫는 것인데 ‘이 세상에 남의 말을 듣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전부 자기 소견이 분명하고, 자기 생각이 있고, 자기의 사상이 있고, 자기가 터득한 삶의 모습이 있어서 절대로 남의 말을 안 듣는다. 누구 없이 그렇고 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남을 향해서 뭐라고 뭐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소용 없구나’ 하는 것을 느끼면서도 무심코 말하게 된다. 가르치기만 좋아하지, 배우려고는 하지 않으니까 강강중생이라고 하는가 보다.-무비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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