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方廣佛華嚴經 卷第六十一
三十九, 入法界品 2
七, 普賢菩薩의 說三昧 보현보살이 삼매를 설하다
(1) 十種法句 열 가지 법의 글귀
爾時에 普賢菩薩摩訶薩이 普觀一切菩薩衆會하고 以等法界方便과 等虛空界方便과 等衆生界方便과
이시 보현보살마하살 보관일체보살중회 이등법계방편 등허공계방편 등중생계방편
그때 보현보살마하살이 모든 보살중회를 두루 살피시고, 법계와 같은 방편, 허공계와 같은 방편, 중생계와 같은 방편,
等三世와 等一切劫과 等一切衆生業과 等一切衆生欲과 等一切衆生解와
등삼셰 등일체겁 등일체중생업 등일체중생욕 등일체중생해
삼세와 같고, 일체의 겁과 같고, 일체중생의 업과 같고,일체중생의 욕망과 같고,일체중생의 이해와 같고,
等一切衆生根과 等一切衆生成熟時와 等一切法光影方便으로 爲諸菩薩하사
등일체중생근 등일체중생성숙시 등일체법광영방편 위제보살
일체중생의 근과 같고, 일체중생의 성숙하는 시기와 같고, 일체법의 광영과 같은 방편으로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以十種法句로 開發顯示 照明演說 此獅子頻申 三昧하시니
이십종법구 개발현시 조명연설 차사자빈신 삼매
열 가지 법구로 이 사자빈신삼매를 열어서 나타내 보이고 밝혀서 연설하였습니다.
보현보살이 세존의 사자빈신(獅子頻申)삼매를 경문에서 밝힌 가지가지 방편으로써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열 가지 법의 글귀로써 사자의 기운 뻗는=獅子頻申 삼매를 열어서 나타내 보이며 밝혀서 연설하는 것이다.
사자빈신삼매란 것은 ‘5위 중의 닦아 나감이 이미 원만하고 이지(理智)의 융화 회통이 이미 종결되니, 가행(加行)의 지극한 피로가 단박에 없어지면서 법열(法悅)이 충만하다. 이 때문에 승진에 속함 없이 지혜에 맡겨 널리 두루 하면서 신통을 화현하니, 하염없으면서도 지혜 경계가 감응해 작용하고 짓지 않으면서도 불찰이 서로 사무친다. 그리하여 극미(極微)가 작은 것이 되지 않으니 다함없는 불찰의 바다가 그 가운데 처하고, 온 허공이 큰 것이 되지 않으니 항상 시방 모두가 터럭 안에 처하는 것’이니, 이는 바로 지혜 바다에 맡겨서 보찰(寶刹)을 나타내 서로 사무치는 것을 이름하여 ‘빈신(頻申)’이라 하고, 이(理)에 칭합(稱合)해서 하나와 많음, 몸과 경계가 서로 용납하는 것을 이름하여 삼매라 한다. ‘빈신’이란 것은 편안하고 열락(悅樂)해서 피로가 없는 뜻이니, 그 뜻은 앞서의 5위 승진이 유위무위(有爲無爲)의 융화 회통을 반연해서 뜻을 지어 피로함을 밝힌 것이며, 이 법계는 승진이 이미 원만하므로 지혜에 맡겨 적열(適悅)해서 온갖 법이 스스로 이루어져 뜻을 짓는 수고로움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사자(師子)라는 것은 무외(無畏)이며, 빈신(頻申)이란 것은 알맞게 기뻐서 피로가 없는 것이니, 이는 작위 없이 지혜를 놓아 자재하여 함이 없으면서도 응하여서 무한한 깊은 법이 스스로 이루어짐이 공용이 없는 것으로 원만함을 밝힌 것이다. “이 빈신삼매에 들어가니 장엄한 누각이 홀연히 광박(廣博)해지면서 경계의 다함이 없다”는 것은 광(廣)은 대(大)이고 박(博)은 관(寬)이니, 이 누각이 홀연히 넉넉히 커지면서 법계 허공과 더불어 동등함을 말한 것이다. 이는 여래의 경계가 늘 스스로 가없어서 온갖 마음의 미혹이 풀리매 일념으로 상응하여 법마다 같지 않음이 없기 때문에 마음이 허공과 같아지면서 법계를 두루 포함함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홀연히 광박해지면서 경계의 다함이 없다”라고 한 것이다.
何等이 爲十고 所謂 演說能示現 等法界一切佛刹 微塵中에 諸佛出興次第와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법계와 같은 일체 부처님 세계의 미진 속에서 모든 부처님이 출현하시는 차례와
諸刹成壞 次第法句하며
모든 세계의 이루고 무너진 차례에 대한 법구를 演說能示現= 연설하여 능히 시현하시고,
보현보살이 사자의 기운 뻗는[獅子頻申] 삼매를 연설하는데 열 가지 법의 글귀로 연설한다고 하였다. 그 열 가지 법의 글귀를 하나하나 밝힌다. 여기에서 사자빈신삼매란 60권 입법계품 서두에서 세존이 들어가신 삼매이다.
경문에서 “그때에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의 마음에 생각함을 아시고 크게 어여삐 여김으로 몸이 되고, 크게 어여삐 여김으로 문이 되고, 크게 어여삐 여김으로 머리가 되고, 크게 어여삐 여기는 법으로 방편을 삼아 허공에 충만하여 사자의 기운 뻗는 삼매[獅子頻伸三昧]에 드시었습니다.”라고 하였고,
“세존께서 들어가신 사자빈신삼매란 사자와 같은 위엄을 가진 삼매이다. 사자가 기운을 뻗을 때는 세상의 어떤 동물들도 그 기세에 눌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사자 앞에 항복하고 머리를 조아린다. 세존이 앞에서 열거한 그와 같은 보살들과 여러 대중들이 법을 청하는 마음을 알고 크게 어여삐 여기고 불쌍히 여겨서 그와 같은 삼매에 드신 것이다.”라고 부연 설명하였다.
세존의 이 삼매를 통하여 비로소 법계에 들어가는 길고 긴 입법계품의 설법이 성취되었기 때문에 삼매에 대한 설명도 그와 같이 장황하게 된 것이다.
첫 번째 연설한 법의 글귀란 법계와 같은 일체 부처님 세계의 작은 먼지 속에서 모든 부처님이 출현하시는 차례와, 모든 세계가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차례를 나타내 보이는 법의 글귀를 연설하였다.
演說能示現 等虛空界 一切佛刹中에 盡未來劫토록 讚歎如來 功德音聲法句하며
연설능시현 등허공계 일체불찰중 진미래겁 찬탄여래 공덕음성법구
허공계와 같은 일체의 불찰 속에 미래겁이 다하도록 여래의 공덕을 찬탄하는 음성을 시현하는 법구를 능히 연설하시며,
演說能示現 等虛空界 一切佛刹中에 如來出世가 無量無邊하야 成正覺門法句하며
연설능시현 등허공계 일체불찰중 여래출세 무량무변 성정각문법구
허공계와 같은 일체 불찰에서 여래가 출현하시어 무량무변한 정각을 이루신 문을 나타내 보이는 법구를 능히 연설하시며,
演說能示現 等虛空界 一切佛刹中에 佛坐道場 菩薩衆會法句하며
연설능시현 등허공계 일체불찰중 불좌도량 보살중회법구
허공계와 같은 일체불찰 속에서 보살들이 모인 도량 가운데 부처님이 앉으셨음을 나타내 보이는 법구를 능히 연설하시며,
演說 於一切毛孔에 念念出現 等三世一切 佛變化身하야 充滿法界法句하며
모든 모공에서 순간순간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의 변화한 몸을 나타내어 법계에 가득한 것에 대한 법구를 연설하시며,
演說 能令一身으로 充滿十方一切刹海하야 平等顯法句하며
능히 한 몸으로 시방 일체의 세계해를 가득 채워 평등히 드러내시는 일에 대한 법구를 연설하시며,
演說 能令一切諸境界中에 普現 三世諸 佛神變法句하며
연설 능령일체제경계중 보현 삼세제 불신변법구
능히 일체의 모든 경계 가운데, 삼세제불의 신통변화를 나타내는 일에 대한 법구를 연설하시며,
演說 能令一切佛刹 微塵中에 普現三世一切 佛刹微塵數佛의 種種神變하야 經無量劫法句하며
연설 능령일체불찰 미진중 보현삼세일체 불찰미진수불 종종신변 경부량겁법구
능히 모든 불찰미진 속에서 삼세 일체의 불찰미진수와 같은 부처님의 갖가지 신통변화를 무량겁 동안 두루 나타내는 일의 법구를 연설하시며,
演說 能令一切毛孔으로 出生三世 一切諸佛 大願海音하야 盡未來劫토록 開發化導 一切菩薩法句하며
연설 능령일체모공 출생삼세 일체제불 대원해음 진미래겁 개발화도 일체보살법구
모든 모공에서 능히 삼세 일체 제불의 대 서원바다에 음성을 내어, 오는 세월이 다하도록 모든 보살을 열어 교화하고 인도하는 법의 글귀를 연설하시며,
演說 能令佛獅子座로 量同法界하야 菩薩衆會와 道場莊嚴이 等無差別하야 盡未來劫토록 轉於種種微妙法輪法句니라
연설 능령불사자좌 양동법계 보살중회 도량장엄 등무차별 진미래겁 전어종종미묘법륜법구
능히 부처님의 사자좌로 하여금 그 양(크기가)이 법계와 같게 하고, 보살중회 도량의 장엄도 동등하고 차별함이 없게 하여 미래겁이 다하도록 갖가지 미묘한 법륜을 굴리신 일에 대한 법구를 연설하신 것이니
佛子야 此十爲首하야 有不可說 佛刹微塵數法句하니 皆是如來 智慧境界니라
불자들이여, 이 열 가지를 으뜸으로 삼아 불가설한 불찰미진수의 법구가 있거니와 모두가 여래지혜의 경계이니라.
이 열 가지가 법의 글귀는 세존이 삼매를 통하여 세존의 모든 지혜경계를 간단히 다 나타내 보이는 내용들이다. 하나하나가 모두 의미가 심장하고 높고 또 높아 일일이 자세하게 설명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만약 열 구절을 자세히 부연하려면 화엄경을 처음부터 다시 설하는 길 밖에 없다. 모두는 신중하게 읽고 또 읽으며 깊이 사유하기를 바랄뿐이다.
(2) 重頌 게송으로 다시 펴다
爾時에 普賢菩薩이 欲重宣此義하야 承佛神力하사 觀察如來하며 觀察衆會하며 觀察諸佛難思境界하며
이시 보현보살 욕중선차의 승불신력 관찰여래 관찰중회 관찰제불난사경계
觀察諸佛無邊三昧하며 觀察不可思議諸世界海하며 觀察不可思議如幻法智하며 觀察不可思議三世諸佛이
관찰제불무변삼매 관찰불가사의제세계해 관찰불가사의여환법지 관찰불가사의삼세제불
悉皆平等하며 觀察一切無量無邊諸言辭法하고 而說頌言하사대
실개평등 관찰일체무량무변제언사법 이설송언
이때 보현보살이 이 뜻을 거듭 펴고자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여래를 바라보고 중회를 살펴보며, 제불의 불가사의한 경계를 관찰하고, 제불의 무변삼매를 관찰하고, 불가사의한 모든 세계해를 관찰하고, 불가사의토록 환상과 같은 법의 지혜를 관찰하고, 불가사의토록 삼세제불이 다 평등함을 관찰하며, 일체의 무량무변한 언사법을 관찰하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一一毛孔中 微塵數刹海에 悉有如來坐하사 皆具菩薩衆이로다
일일모공중 미진수찰해 실유여래좌 개구보살중
낱낱의 모공 속에 있는 미진수의 세계해에 모두 여래가 앉으시어 모두 보살대중을 거느리셨네.
한 사람의 인체에는 백억 조의 세포가 있고, 다시 또 낱낱 세포에는 백억 조의 세포가 있듯이 낱낱 모공 속에 작은 먼지 수의 세계가 있고, 다시 또 그 낱낱 작은 먼지 수마다 여래가 앉아 계시고, 또 다시 무량 무수한 보살대중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 얼마나 신기하고 미묘하고 불가사의한 이치인가.
一一毛孔中 無量諸刹海에 佛處菩提座하사 如是徧法界로다
일일모공중 무량제찰해 불처보리좌 여시편법계
낱낱의 모공 속에 무량한 세계바다가 있고, 부처님이 보리좌에 앉아 계시사 이와 같이 법계에 두루하시네.
하나하나의 모공 속에 한량없는 세계바다가 있고, 그 모든 세계 세계마다에는 부처님이 보리수나무 밑에 앉아 계시는데 이와 같은 모습들이 무한한 우주법계에 빠짐없이 두루 하였다.
一一毛孔中에 一切刹塵佛이 菩薩衆圍遶어든 爲說普賢行이로다
일일모공중 일체찰진불 보살중위요 위설보현행
낱낱의 모공 속에 있는 일체세계 미진수의 부처님이 보살대중으로 에워싸여 계시니, 보현행을 설하시기 위함이네.
부처님은 그 많고 많은 보살대중들에게 보살행 중에서 가장 훌륭한 보살행인 보현보살의 행을 가르치신다. 불교는 궁극에 그것을 가르치고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佛坐一國土하사 充滿十方界하시니 無量菩薩雲이 咸來集其所로다
불좌일국토 충만시방계 무량보살운 함래집기소
부처님이 한 국토에 앉으사 시방세계에 충만하시니, 무량한 보살이 구름처럼 모여와서 그 곳에 모이네.
億劫微塵數의 菩薩功德海가 俱從會中起하야 徧滿十方界로다
억겁미진수 보살공덕해 구종회중기 편만시방계
억겁의 세계 미진수의 보살 공덕바다가 모두 중회에서 일어나 시방세계에 두루 가득하네.
보살들이 보살행을 닦은 바다와 같은 공덕이 세상에 가득한 보살들로부터 일어나서 시방세계를 가득하게 하고자 하는 것이 부처님이나 보살들의 크나큰 서원이다.
悉住普賢行하야 皆遊法界海하며 普現一切刹하야 等入諸佛會로다
실주보현행 개유법계해 보현일체찰 등입제불회
모두가 보현행에 머물고, 모두가 법계바다에 노닐며, 일체세계에 두루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의 회상에 함께 들어왔도다.
보살은 어디를 가든지 보현행에 머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법계가 아무리 드넓다 하더라도 가는 곳 마다 보현행에 머문다.
安坐一切刹하며 聽聞一切法하야 一一國土中에 億劫修諸行이로다
안좌일체찰 청문일체법 일일국토중 억겁수제행
일체세계에 편히 앉아 일체법을 청문하고, 낱낱의 국토에서 억 겁 동안 모든 행을 닦네.
菩薩所修行이 普明法海行이라 入於大願海하야 住佛境界地로다
보살소수행 보명법해행 입어대원해 주불경계지
보살이 수행한 바 법의 바다를 두루 밝히는 행으로 대원의 바다에 들어가 부처님 경계에 머무네.
보살들이 행하는 모든 행은 어두운 세상을 보살행으로 환하게 밝힌다. 그리고 그것은 큰 서원의 바다에 들어가서 부처님의 경계에 머무는 일이다.
了達普賢行하야 出生諸佛法하며 具佛功德海하야 廣現神通事로다
요달보현행 출생제불법 구불공덕해 광현신통사
보현의 행을 잘 통달하여 모든 불법을 출생시키고, 부처님 공덕바다를 갖추어 신통한 일들을 널리 나타내네.
불법을 출생하고, 공덕 바다를 구족하고, 신통한 일을 널리 나타내는 것은 보현보살의 보살행을 통달하여 실천하는 일이다.
身雲等塵數하야 充徧一切刹이라 普雨甘露法하야 令衆住佛道로다
신운등진수 충변일체찰 보우감로법 영중주불도
몸의 구름=身雲이 작은 먼지 수와 같아, 모든 세계를 두루 채우고 감로법을 널리 비내려 중생을 불도에 머물게 하도다.
보살의 몸을 작은 미세먼지수와 같이 한량없이 나타내어 일체세계에 두루하지 않는데 없다. 일체세계에 두루한 보살들의 보살행에는 무엇보다 감로와 같은 법의 단비를 내리는 것이다. 세존이 평생을 통해서 가는 곳마다 참다운 이치를 가르치신 것과 같다. 법의 단비란 일체존재의 참다운 이치이다.
이 10행의 게송에선 앞서의 10무진구법(無盡句法)을 거듭 읊은 것이니, 그 뜻은 법계의 체성이 걸림없어서 一多가 서로 사무치고 크고 작은 것이 서로 들어감으로써 털구멍과 미진이 모두 일체 모든 부처의 찰해(刹海)를 포함하여 하나하나의 경계가 다 서로 용납하면서 걸림없음을 밝힌 것이다. 게송에서 “하나하나의 털구멍 속의 미진수 찰해에 다 여래가 앉아 있으면서 모두 보살 대중을 갖췄다”고 하니, 경문에 갖추어서 밝히고 있다.
이상 스물한 단락의 경문은 여래가 사자빈신삼매로써 5위 중에 승진하는 보현의 만행법문으로 하여금 법계의 성품이 스스로 원만하여 본래 융화 회통할 것이 없는 보현행에 회통해 들어가게 함을 밝힌 것이며, 이 이하부터는 여래가 미간의 광명을 놓는 것을 보조삼세법계문(普照三世法界門)이라 칭하면서 모든 보살로 하여금 사자빈신삼매문에 안주케 한 것이다.
이상 스물한 단락은 또 법계 중 보현의 차별지의 걸림없는 행을 회통해서 원만하기 때문에 또한 보현으로 하여금 게송을 설해 법을 찬탄케 한 것이며, 이하 미간의 광명을 놓은 것은 곧 자기 법신의 근본보광명지가 법계 중의 걸림없이 자재로운 차별동이(差別同異)의 보현행문의 이지체용(理智體用)과 더불어 일시에 똑같이 회통함을 밝히고 있기 때문에 문수로 하여금 게송을 설해 법을 찬탄케 한 것이니, 문수와 보현의 두 체(體)가 진(眞)과 속(俗)의 두지혜의 법계 평등한 항연법문(恒然法門:항상 그러한 법문)을 성취하는 것이다.
이 법계 중의 체용(體用) 두 문은 만약 보현이 없으면 차별지가 행해지지 못해서 곧 적멸로 나아가 자비행이 없고, 만약 문수가 없다면 곧 보현행이 유위(有爲)이고 무상(無常)이기 때문에 이 두 분의 법문으로 1법계의 체용을 성취하는 것이니, 일체 모든 불법이 모두 이와 같다. 부처라 말한 것은 다만 이 두 분의 체용 속에 머물 바가 없음을 이름하여 부처라 한 것이며, “부처가 머문 바에 머문다”는 것은 부처가 머묾 없음에 머문 것이니, 다만 이 문수와 보현의 이지만행(理智萬行)의 체용 속에 머물지 않는 지혜로 부처의 명호를 얻은 것이다. 이 때문에 앞서의 보현은 행으로써 이(理)를 드러내는 문이며, 나중의 문수는 이로써 행을 나타내는 문이니, 언전(言詮)으로 가르침을 세우기 때문에 곧 먼저와 나중이 있다고 이름 붙인 것이지만 법계를 기준으로 하면 두 법은 똑같이 자랑해서 원래 하나의 체용인 것이다. 또 여래의 연(緣)을 들어서 법을 나타내는 것으로 한다면, 사자빈신삼매는 보현문에 속하고 미간 호상(毫相)의 광명은 곧 문수문(文殊門)에 속하는 것이니, 광명은 법신의 묘한 슬기가 현득(顯得)한 근본지가 일어난 것이고 사자빈신삼매는 차별지 속의 행이기 때문에 두 분이 동체(同體)라야 비로소 법계의 자재로운 문을 성취하는 것이다. 근본지는 자성의 무언(無言)이고 작용과 언설은 보현의 거둔 바임을 나타낸 것이니, 만약 세 법이 따로 행해지면 이는 곧 인천(人天)의 생사이다. 설사 도를 얻은 자라도 그 이름이 짝눈이 되고 앉은뱅이가 되고 혹은 초암(草庵)에 묵는 것이니, 법계의 대택문(大宅門)에 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八, 放光顯益 백호상에서 광명을 놓아 이익을 나타내다
(1) 放光明 광명을 놓다
爾時에 世尊이 欲令諸菩薩로 安住如來獅子頻申廣大三昧故로 從眉間白毫相하야 放大光明하시니
이시 세존 욕령제보살 안주여래사자빈신광대삼매고 종미간백호상 방대광명
이때 세존께서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여래의 사자빈신의 광대한 삼매에 안주하게 하시고자 미간의 백호상으로부터 큰 광명을 놓으시니
이 광명이 법계신(法界身) 중의 근본보광명지이니, 이 지혜가 현전할 때는 즉각 삼세의 구원(久遠)이 지금과 같아서 일체라는 것을 보며, 다함없는 겁의 생사도 또한 현전(現前)에서 옮기지 않는 것이다. 총체적으로는 체성이 없어서 대지혜의 바다를 성취하여 온갖 법이 청량하기 때문에 문득 온갖 행으로써 차별지를 일으켜서 근기를 알아 중생을 이롭게 하니, 찰해(刹海)에 널리 두루 하여 휴식이 없는 것을 이름하여 보현행이라 한다.
其光이 名普照三世法界門이라 以不可說佛刹微塵數光明으로 而爲眷屬하야 普照十方一切世界海諸佛國土하시니라
기광 명보조삼세법계문 이불가설불찰미진수광명 이위숸속 보조시방일체세계해제불국토
그 광명의 이름은 '삼세의 법계문을 두루 비춤=普照三世法界門'이라 불가설한 불찰 미진수의 광명으로 권속을 삼아 시방의 일체세계해의 모든 불국토를 널리 비추었느니라.
60권 서두에서 세존이 사자빈신삼매에 드신 것을 설하였는데, 여기에서는 세존이 그 삼매에 든 채로 모든 보살들을 그 삼매에 편안히 머물게 하려고 미간의 백호상으로부터 큰 광명을 놓았다. 그 광명은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법계를 널리 비춘다[普照三世法界門].’는 이름이다. 또 그 광명은 무량 무수한 광명으로 권속을 삼아서 시방일체 세계바다의 모든 불국토를 두루 다 비춘다.
‘미간의 호상에서 광명을 놓으니 이름하여 보조삼세법계문이라 한다’는 것은 법신의 근본지로 행의 자재문(自在門)을 드러내는 것이 문수사리에 속하기 때문에 곧 아래에서 문수로써 게송을 설해 법을 찬탄케 한 것이니, 이는 문수와 보현의 이지법(理智法)으로 동행시키기 때문에 불과가 자연히 원만함을 밝힌 것이다. 다만 이(理)와 지(智), 체(體)와 용(用)의 법계의 뜻을 체득할지언정 종이나 비단이나 대나무에 쓰고 베끼고 기록한 전후(前後)의 명언(名言)을 좇지 말아야 하니, 명언은 一時가 될 수 없으므로 다만 이지(理智)를 취해 그 총별동이성괴(摠別同異成壞)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미혹된 정을 처음 계발할 때는 먼저 모든 선행의 방편으로 이문(理門)을 나타냄으로써 그 이(理)로 인해 지혜를 밝히는 것이니, 가령 10바라밀 중 9바라밀은 행이고 오직 지바라밀(智波羅蜜)만이 과(果)인데 나머지 9바라밀은 바로 지혜 방편의 체용을 조현(助顯)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여래출현품」 앞에선 먼저 보현행의 원만함을 밝히고 [출현품] 안에선 바야흐로 과행(果行)의 일시를 밝힘으로써 문수와 보현에게 부처가 광명으로 두 분에게 加持하여 공통으로 1개 이지만행(理智萬行)의 체용을 삼고, 지금은 처음부터 보현으로 법계 대용의 체(體)를 회통함으로써 사자빈신삼매의 문을 나타내 인(印)을 치니 삼매가 행이기 때문이며, 다음 미간의 광명을 보조삼세법계문(普照三世法界門)이라 칭하면서 모든 보살로 하여금 사자빈신삼매에 안주케 한다는 것은 법신의 근본지로 차별지를 조현(照現)하여 하나의 체용을 삼아야 비로소 ‘입법계문(入法界門)’이라 칭함을 밝힌 것이다.
그러므로 앞서의 스물한 단락 경문은 행으로써 이(理)를 회통해 집착이 없는 문이니 곧 보현이 주(主)가 되고 문수가 반(伴)이 되는 것이며, 이하 여래가 미간의 광명을 놓는 것을 이름하여 보조삼세법계문이라 칭하는 것은 곧 이(理)로써 행을 회통해 원융자재하는 걸림없는 문〔圓融自在無礙門〕이니 곧 문수가 主가 되고 보현이 伴이 되는 것이니, 이처럼 주와 반이 사무치고 융화해야 비로소 ‘법계의 자재함’이라 칭하는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는 모든 보살을 여래의 사자빈신광대삼매에 안주케 하고자 해” 이하 곧바로 “이 서다림의 여래 처소를 여의지 않는다”에 이르기까지를 이름하여 이(理)로써 행을 회통한 원융자재무애문이라 한다.
(2) 依光見法 광명 놓음을 의지하여 법을 보다
①逝多林大衆見光明境界 서다림 대중들이 광명에 나타난 경계를 보다
時에 逝多林菩薩大衆이 悉見一切盡法界 虛空界一切佛刹 一一微塵中에 各有一切佛刹微塵數 諸佛國土의
시 서다림보살대중 실견일체진법계 허공계일체불찰 일일미진중 각유일체불찰미진수 제불국토
種種名과 種種色과 種種淸淨과 種種住處와 種種形相이어든
종종명 종종색 종종청정 종종주처 종종형상
이때에 서다림의 보살대중들이 일체의 온 법계 허공계의 모든 부처님 세계 낱낱의 미진 속에 저마다 있는 불찰미진수 모든 불국토의 갖가지 이름, 갖가지 색, 갖가지 청정함, 갖가지 머무는 곳, 갖가지 형상을 悉見=다 보나니,
화엄경에서 삼매와 광명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세존이 삼매에 들어갔을 때는 다른 보살들도 그 삼매에 안주하게 하고, 광명을 놓았을 때는 다른 대중들도 그 광명을 의지하여 법을 보게 된다. 그래서 서다림의 대중들이 광명에 나타난 경계를 보게 된다.
세존의 지혜광명이 아니라면 법계 허공계에 있는 모든 세계의 낱낱 작은 먼지 속에 각각 모든 부처님 세계의 작은 먼지 수 같은 부처님 국토들이 있음을 어찌 보겠는가. 또 그 국토들의 가지가지 이름과 가지가지 색상과 가지가지 청정함과 가지가지 머무는 곳과 가지가지 형상들을 어떻게 보겠는가. 이 모든 것이 세존의 지혜광명의 덕이다. 세존의 지혜광명이란 사람사람이 본래 갖춘 진여불성의 공능이다.
如是一切諸國土中에 皆有大菩薩이 坐於道場獅子座上하야
여시일체제국토중 개유대보살 좌어도량사자좌상
成等正覺하야 菩薩大衆이 前後圍遶하고 諸世間主가 而爲供養하며
성등정각 보살대중 전후위요 제세간주 이위공양
그와 같은 모든 국토 안에 모두 큰 보살들이 있어 도량의 사자좌에 앉아 등정각을 이루니
보살대중들이 앞뒤로 에워싸고 세간주들이 공양하였으며,
或見 於不可說 佛刹量大衆會中에 出妙音聲하야 充滿法界하야 轉正法輪하며
혹견 어불가설 불찰량대중중회 출묘음성 충만법계 전정법륜
혹은 불가설한 부처님 세계의 수량과 같은 큰 중회 가운데 미묘한 음성을 내어 법계에 가득히 정법륜을굴리는 것을 보거나,
세존의 백호광명을 통해서 보게 되는 광경들의 내용들을 달리 해석하면, 세존의 깨달음을 인한 지혜광명의 가르침으로 모든 불법의 세계를 다 보게 된다는 뜻이다.
或見 在天宮殿과 龍宮殿과 夜叉宮殿과 乾闥婆와 阿修羅와 迦樓羅와 緊那羅와 摩睺羅伽와 人非人等의 諸宮殿中하며
혹견 재천궁전 용궁전 야차궁전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비인등 제궁전중
혹은 하늘궁전과 용궁전과 야차의 궁전,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인간, 비인간 등이 모든 궁전 안에 있음을 보거나,
깨달음의 눈을 뜸으로 인하여 이와 같은 온갖 것을 다 보고, 깨달음의 가르침을 인하여 이와 같은 온갖 것을 다 알게 된다.
或在 人間村邑聚落王都大處하야 現種種姓과 種種名과 種種身과 種種相과 種種光明하야 住種種威儀하고
혹재 인간촌읍취락왕도대처 현종종성 종종명 종종신 종종상 종종광명 주종종위의
入種種三昧하고 現種種神變하며
입종종삼매 현종종신변
혹은 인간의 마을=촌읍, 도시=취락, 도성 같은 큰 곳에서 갖가지 성, 갖가지 이름, 갖가지 몸, 갖가지 모습, 갖가지 광명을 나타내며, 갖가지 위의에 머물고, 갖가지 삼매에 들어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타내기도 하며,
或時에 自以種種言音하며 或令種種諸菩薩等으로 在於種種大衆會中하야 種種言辭로 說種種法하니라
혹시 자이종종언음 혹령종종제보살등 재어종종대중회중 종종안사 설종종법
혹 어떤 때에는 스스로 갖가지 말을 하기도 하고, 혹은 여러 모든 보살 등으로 하여금 갖가지 큰 중회 안에서 갖가지 언사로 갖가지 법을 설하게 하고 있었느니라.
경전의 모든 가르침은 세존이 스스로 말씀하시기도 하고 보살들이나 제자들로 하여금 법을 설하게도 한다. 특히 이 화엄경은 세존께서 직접 설하신 것은 39품 중에 2품이고 나머지 37품은 모두 보살들이 설하신 것이다. 누가 설했든 모두가 세존의 깨달음에 의한 지혜광명의 설법이다. 그리고 입법계품에서 세존이 사자빈신삼매에 든 채 다시 미간의 백호상으로부터 놓았다는 광명은 모든 광명 중에 가장 중요한 광명(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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