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論 釋呵毘跋致品 第五十五 卷七十三
聖者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삼장법사 구마라집 소역
55. 아비발치품(阿毘跋致品)을 풀이함 4
復次,須菩提!惡魔作比丘身來到菩薩所,語菩薩言:‘汝所行者,是生死法,非薩婆若道,汝今身取苦盡證!’是時惡魔爲菩薩用世閒行說似道法,是似道法三界繫,所謂骨相、若初禪乃至非有想非無想,
語善男子:‘用是道、用是行,當得須陁洹果乃至當得阿羅漢果。汝行是道,今世苦盡;汝用受生死中種種苦惱爲?今是四大身,尚不用受,何況當更受未來身!’
다시 수보리야, 악마가 비구의 몸으로 변화하여 보살에게로 와서 보살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행하는 것은 바로 나고 죽는 생사의 법이요, 살바야(薩婆若)의 도가 아니오. 그대는 지금의 몸으로 괴로움을 취하는 취고(取苦)하여 남김없이 증득하시오’라 하고, 이 때에 악마는 보살을 위하여 세간의 행을 이용하면서 도(道)와 유사한 사도법(似道法)을 설하느니라.
이 도와 유사한 사도법이란 바로 삼계(三界)의 매임인 삼계결(三界繫)이니,
이른바 골상(骨相) 또는 초선(初禪)으로부터 비유상비무상처(非有想非無想處)까지가 그것이니라.
그리고 선남자에게 말하기를 ‘이 도(道)를 이용하고 이 행(行)을 이용하면 장차 수다원의 과위를 얻고 나아가 아라한의 과위를 얻을 것이니, 그대는 이 도를 행하면서 이 세상에서의 괴로움을 다하십시오.
그대는 생사(生死)를 받는 동안 갖가지의 고뇌를 받을 것인가? 지금의 이 사대(四大)로 된 몸 조차도 오히려 쓰거나 받지 않아야하거늘, 하물며 다시 미래의 몸을 받는 것이겠는가!’라고 하느니라.
須菩提!若是菩薩摩訶薩心不驚、不疑、不悔,作是念:‘是比丘益我不少,爲我說似道法。行是似道法,不得至須陁洹果證,不得至阿羅漢、辟支佛道證,何況得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菩薩摩訶薩益復歡喜,作是念:‘是比丘益我不少,爲我說障道法。我知是障道法,不障學三乘道。’
수보리야, 만약 이 보살마하살이 마음으로 놀라지도 않고 의심하지도 않고 후회하지도 않으면서 생각하기를 ‘이 비구가 나를 위하여 도와 비슷한 법인 사도법(似道法)을 말해 주니, 나를 이익되게 함이 적지 않구나! 이 비슷한 도인 사도법(似道法)을 행하면 수다원의 과위에도 이르지 못하고, 아라한이나 벽지불의 도에도 이르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를 수 있겠는가!’라고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더욱 더 기뻐하면서 생각하기를 ‘이 비구는 나에게 이익되게 함이 적지 않구나. 나를 위하여 도에 장애되는 장도법(障道法)을 말해 주는 구나! 나는 이 도에 장애되는 장도법(障道法)을 알아서 3승(乘)의 도를 배우는 데에 장애되지 않게 하리라!’고 하느니라.
是時惡魔知菩薩歡喜,作是言:‘善男子!汝欲見是菩薩摩訶薩供養如恒河沙等諸佛衣被、飮食、臥具、醫藥、資生所須;亦於如恒河沙等諸佛所行檀波羅蜜、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亦親近如恒河沙等諸佛,諮問菩薩摩訶薩道:“世尊!菩薩摩訶薩云何住菩薩摩訶薩乘?云何行檀波羅蜜、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四念處乃至大慈大悲?”是菩薩摩訶薩如佛所教,如是住、如是行、如是修。是菩薩摩訶薩如是教、如是學,尚不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得薩婆若,何況汝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이때 악마는 보살이 기뻐하는 것을 알고는 말하기를 ‘선남자여, 그대는 보고 싶은가? 이 보살마하살은 항하 강의 모래 수와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께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의 살림에 필요한 것을 공양하였고,
또한 항하 강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단바라밀과 시라바라밀과 찬제바라밀과 비리야바라밀과 선바라밀과 반야바라밀을 행하였으며,
또한 항하 강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을 친근하면서 보살마하살의 도(道)를 묻지 않았는가?
곧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보살마하살의 승(乘)에 머무르며, 어떻게 단바라밀과 시라바라밀과 찬제바라밀과 비리야바라밀과 선바라밀과 반야바라밀과 사념처로부터 대자대비(大慈大悲)까지를 행합니까?~ 라고 하면서 말이오.
그런데 이 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대로 그와 같이 머무르고 그와 같이 행하고 그와 같이 닦았고, 이 보살마하살은 그와 같은 가르침을 따라 그와 같이 닦았으나, 오히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고 살바야를 얻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그대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겠소?’라고 하느니라.
若菩薩摩訶薩聞是事,心不異、不驚,益復歡喜,作是念:‘是比丘益我不少,爲我說障道法;是障道法,不得須陁洹道,乃至不得阿羅漢、辟支佛道,何況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時惡魔知是菩薩心不沒、不驚,卽於是處化作多比丘,語菩薩言:‘此皆是發意求佛道菩薩,今皆住阿羅漢地;是輩尚不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汝云何能得?’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러함을 듣고 마음이 달라지지 않고 놀라지도 않으면서 더욱 더 기뻐하며 생각하기를 ‘이 비구가 나에게 이익되게 함이 적지 않구나. 나를 위하여 도에 장애되는 장도법(障道法)을 말해 주는구나! 이 장도법(障道法)으로는 수다원도 얻지 못하고 나아가 아라한과 벽지불의 도도 얻지 못하거늘, 하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는가!’라고 하느니라.
이 때에 악마는 이 보살의 마음이 침몰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는 것을 알고는, 곧 많은 비구들을 변화로 만들어 놓고 보살에게 말하기를 ‘이들 모두는 뜻을 내어 부처님의 불도를 구한 보살인데 지금은 모두 아라한의 지위에 머물러 있소. 이들도 오히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였거늘 어찌 그대가 얻을 수 있겠소!’라고 하느니라.
若菩薩摩訶薩卽作是念:‘此是惡魔說相似道行,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不應轉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亦不應墮聲聞、辟支佛道中。’復作是念:‘行檀波羅蜜、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乃至一切種智,不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無有是處!’須菩提!以是行、類、相貌,當知是名阿鞞跋致菩薩摩訶薩。
만약 보살마하살이 곧 생각하기를 ‘이것은 바로 악마가 유사한 도법행(道法行)을 말하는 것이다.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에는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바꾸지 말아야 하고, 또한 성문이나 벽지불의 도에 떨어지지도 말아야 한다’고 하느니라.
그리고는 다시 생각하기를 ‘단바라밀ㆍ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에서 일체종지까지를 행함에 있어서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는 일은 있을 수조차 없다’고 하느니라.
수보리야, 이러한 행(行)과 유(類, 부류)와 상모(相貌, 모습)로써 그가 바로 아비발치의 보살마하살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復次,須菩提!菩薩摩訶薩作是念:‘若菩薩能如佛所說,不遠離般若波羅蜜心乃至一切種智,是菩薩終不退阿耨多羅三藐三菩提。若菩薩覺知魔事,亦不失阿耨多羅三藐三菩提。’以是行、類、相貌,當知是名阿鞞跋致菩薩摩訶薩相。”
다시 수보리야, 만약 보살마하살이 다시 생각하기를 ‘만약 보살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반야바라밀의 마음(心) 내지는 일체종지를 멀리 여의지 않으면, 이 보살은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만약 보살이 악마의 마사(魔事)라는 것을 깨달아 안다면 역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잃지 않을 것이다’라고 한다면,
이러한 행(行)과 유(類, 부류)와 상모(相貌, 모습)로써 그것이 바로 아비발치 보살마하살의 상(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須菩提白佛言:“世尊!於何法轉名爲不轉?”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법전(法轉)을 바르게 굴리지 않는 법불전(法不轉)이라고 하는 것인지요?”
佛言:“於色相轉,於受想行識相轉,於十二入相、十八界相、婬欲瞋恚愚癡相、邪見相、四念處相乃至聲聞辟支佛相,乃至佛相轉,以是故,名爲不退轉菩薩摩訶薩相。
何以故?是阿鞞跋致菩薩摩訶薩以是自相空法入菩薩位,得無生法忍,乃至少許法不可得,不可得故不作,不作故不生,是名無生法忍。菩薩摩訶薩以是行、類、相貌,當知是名阿鞞跋致菩薩摩訶薩。”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질의 색상(色相)에서 굴리고, 느낌(受)ㆍ생각(想)ㆍ 지어감(行)ㆍ분별(識)의 상(相)에서 굴리며,
12입(入)의 상(相)과 18계(界)의 상(相)과 음욕(淫欲)ㆍ진에(瞋恚, 성냄)ㆍ우치(愚癡, 어리석음)의 상(相)과 삿된 사견의 상(相)과 사념처의 상(相) 내지는 성문이나 벽지불의 상(相)과 나아가 부처님의 상(相)에서 굴리기 때문에 뒤바뀐 생각이니라. 뒤바뀐 생각에 의해 물러나지 않는 것이 불퇴전(不退轉, 아비발치) 보살마하살의 상(相)이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 아비발치 보살마하살은 이 자상공(自相空)의 법으로 보살지에 들어가고, 무생법인을 얻기에 이르기까지도 조그마한 소법(少法)도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이며, 불가득이기 때문에 짓지도 않는 불작(不作)이며, 불작이기 때문에 나지도 않는 불생(不生)이므로, 이러한 것을 무생법인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로서 이러한 행(行)과 유(類, 부류)와 상모(相貌, 모습)를 지닌 이라면 그가 바로 아비발치의 보살마하살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論. 釋曰:魔了了知是菩薩是阿鞞跋致者,不復沮壞;若未了了知者,則種種因緣驗試破壞。或作八大地獄,化作無數菩薩在中燒煮,語菩薩言:“此皆是阿鞞跋致,諸佛授記者;汝若受記,爲受地獄記。”
▷논. 해석한다. 악마는 이 보살이 바로 아비발치라는 것을 분명히 알게되면, 다시는 무너뜨리려고 하지 않지만, 만약 아직도 분명하게 알지 못한다면 갖가지의 인연으로 시험하면서 파괴하려 하나니,
혹은 팔대지옥을 만들어 놓고 수없는 보살들을 변화로 만든 뒤에 그 안에서 불에 타고 삶아지게 하면서 그 보살에게 말하기를 “이들은 모두 아비발치이며 모든 부처님의 수기를 받은 이들이다. 그대가 만약 수기를 받는다면 지옥의 수기를 받는 것이 된다”고 한다.
問曰:惡魔何因緣故言“行善者受地獄記”?
묻나니, 악마가 무슨 인연 때문에 선(善)을 행한 이에게 지옥의 수기를 받았다고 하는 것입니까?
答曰:惡魔以是菩薩欲代一切衆生受苦故,言受地獄記,汝若行福德生天者,則自爲身,無豫衆生事。若菩薩聞是事,心動、疑悔,若信受魔語,當知是未受阿鞞跋致記。若菩薩聞是事,不疑、不動、不驚,作是念:“阿鞞跋致,得諸法實相故,不著一切法者,乃至不生小罪,何況三惡道罪!如火中有水、水中生火,無有是處!”
답하나니, 악마는 이 보살이 일체 중생들을 대신하여 고통을 받고자 하기 때문에 지옥의 수기를 받았다고 하면서 ‘만약 복덕을 행하여 천상에 태어 날 이라면, 스스로를 위하여 중생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고 하며,
만약 보살이 이러한 말을 듣고 마음이 동요하여 의심하고 후회하거나 또는 악마의 말을 믿고 받아들이면 그는 아직 아비발치의 수기를 받지 못한 이라고 알아야 할 것이다.
어떤 보살은 이러한 일을 듣고도 의심하지 않고 동요하지 않고 놀라지도 않으면서 생각하기를 ‘아비발치는 제법의 실상(實相)을 얻었기 때문에 일체법에 집착하지 않으며, 나아가 조그마한 죄도 짓지 않거늘 하물며 삼악도(三惡道)의 죄이겠는가! 마치 불 가운데에 물이 있고, 물 가운데서 불이 생기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한다.
復有魔作比丘被服來語菩薩:“汝先從小師聞修六波羅蜜法皆是虛妄,所集隨喜心功德亦是虛誑。汝先所聞皆是虛誑,文飾不眞,非是佛口所說;今我爲汝說者,眞是佛法。汝疾捨之!”
또 어떤 악마가 비구의 몸으로 가사를 입고 와서 보살에게 말하기를 “그대가 앞에서는 하찮은 스승인 소사(小師)로부터 6바라밀의 법을 듣고 닦았으나, 그 모두가 허망함으로 쌓은 바요, 따라 기뻐하는 수희심(隨喜心)의 공덕 역시도 거짓이오. 그대가 앞에서 들었던 것은 모두 거짓된 말로 꾸민 것으로 진실이 아니며, 그것은 부처님의 입으로 말씀하신 바가 아니오. 지금 내가 그대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참된 부처님의 법이니, 그대는 빨리 앞에서 배운 것들을 버리시오”라고 하니,
若是菩薩聞是心動、瞋、疑,當知諸佛未與受記;譬如僞金,火燒摩打,若黑、若赤、若白,乃知非眞。
만약 보살이 이러한 말을 듣고 마음이 동요되면서 화를 내거나 의심을 낸다며, 모든 부처님에게서 아직 수기를 받지 못한 이라고 알 것이니, 비유하자면, 마치 가짜 금을 불에 태워 보면 검게도 되고 붉게도 되고 희게도 된 뒤에야 비로소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若菩薩聞是不瞋、不疑,隨無生無滅、無起無作法;行於六波羅蜜相中,自知不隨於他語,當知是眞阿鞞跋致。譬如阿羅漢漏盡故,諸魔事來不能破。阿鞞跋致菩薩亦如是,無能降伏者,自現前知諸法實相故;乃至魔作佛身來,所說異於法相者,亦不信受。譬如狗著師子皮,諸獸見之雖怖,聞聲則知是狗,何況變作餘身等!
만약 보살이 이 말을 듣고도 화를 내지도 않고 의심을 내지도 않으며, 무생(無生), 무멸(無滅), 무기(無起), 무작(無作)의 법을 따라 6바라밀의 상(相)을 행하는 한편, 스스로 알아서 다른 이의 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그가 바로 참된 아비발치라는 것을 알아야 하나니, 비유하자면, 마치 아라한이 번뇌가 다했기 때문에 어떠한 악마의 마사(魔事)로서도 파괴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아비발치 보살 또한 그와 같아서 그를 항복시킬 수 있는 이가 없나니, 그것은 스스로 앞에 나타나 있는 제법의 실상을 알았기 때문이며,
또한 악마가 부처님의 불신으로 변화하여 말할지라도 법상(法相)과 다르다면 역시 믿거나 받지 않나니, 비유하자면, 마치 개가 사자의 가죽을 덮어쓰면 모든 짐승들이 보고 두려워하나, 그 소리를 들으면 그것이 개라는 것을 아는 것과 같거늘, 하물며 그 밖의 몸 등으로 변화한 것이랴!
此中佛自說因緣:“是菩薩見色等法空故,誰當隨他語?”
여기에서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그 인연을 말씀하시면서 “이 보살은 물질(色) 등의 법이 공(空)함을 보기 때문이거늘 그 누가 다른 이의 말을 따르겠는가!”라고 하셨다.
復次,惡魔來作比丘身,語菩薩言:“是六波羅蜜皆是生死道:布施等福德因緣故,欲界中受福樂;禪波羅蜜因緣故,色界中受樂;是般若波羅蜜無定相故,名虛誑法,迴轉五道中,不能自出,是生死道。人誑汝言:‘是一切種智道。’我今實語:‘汝取涅槃,今世盡苦!’”
또 악마가 비구의 몸으로 변화하여 와서는 보살에게 말하기를 “이 6바라밀은 모두가 나고 죽는 생사도(生死道)이며, 보시 등 복덕의 인연 때문에 욕계(欲界)에서 복락(福樂)을 받고, 선바라밀(禪波羅蜜)의 인연 때문에 색계(色界)에서 즐거움을 받는 것이오. 이 반야바라밀은 일정한 정상(定相)이 없기 때문에 거짓된 법이라 하며,
5도(道) 가운데에서 윤회하여 다니므로 스스로 나고 죽는 생사도에서 벗어날 수 없소! 사람들이 그대를 속이면서 이것이 일체종지(一切種智)의 도라 말했지만 나는 이제 진실한 말을 한 것이니, 그대가 열반을 취하게 되면 이 세상에서 괴로움을 다하게 되는 것이오”라고 하니,
是菩薩若默然,魔卽爲說似道法:“若觀三十六種不淨、若觀骨人、若出入息,因是道得四禪、四無色定;汝因是禪定,可得須陁洹乃至阿羅漢。汝今此身是罪因緣所生,佛說彈指頃不讚更受身,何況久住生死中!”
이 보살이 이를 듣고도 잠자코 있으면 악마는 곧 그를 위하여 도와 비슷한 법인 사도법(似道法)을 말하면서 “만약 36종의 부정(不淨)한 것을 관(觀)하거나, 뼈만 남은 골인(骨人)이나 들숨 날숨의 출입식(出入息)을 관한다면, 이 도로 인하여 시선과 사무색정을 얻으며, 그대는 이 선정으로 인하여 수다원 내지는 아라한이 될 것이오.
지금 그대의 이 몸은 바로 죄의 인연으로 생긴 것이니, 부처님께서도 손가락을 튀기는 잠깐 동안의 탄지경(彈指頃)에도 다시 몸을 받는 것을 찬탄하지 않겠다고 하셨거늘, 하물며 오랫동안 생사 가운데에 머무는 것이겠소!”라고 하니,
阿鞞跋致菩薩聞是事,心喜作是念:“是比丘大益我,爲我說似道法;我得是似道法,卽知眞道。”如行路人,知邪逕,則知正道。障道亦如是。阿鞞跋致是大人,貴重故,不與是比丘諍語。
아비발치 보살이 이러함을 듣고 기뻐하면서 생각하기를 ‘이 비구가 나를 크게 이롭게 하는구나. 나를 위하여 도와 비슷한 사도법(似道法)을 말해 주는구나! 나는 이 사도법을 얻고서 곧 진실한 도를 얻은 것이니,
마치 길을 가는 사람이 잘못된 길을 안다면, 바른 길을 찾을 수 있게 되는 것과 같이 도를 장애하는 것도 역시 그러하구나’라고 하느니라.
아비발치는 바로 대인(大人)이요 귀중한 이이기 때문에 그 비구와 다투지 않는 것이다.
魔見菩薩默然,歡喜言:“是人信受我語!”語菩薩言:“善男子!有無量菩薩供養如恒河沙等諸佛,諮問、奉行六波羅蜜及菩薩道法,面受佛教,盡受行諸菩薩行,尚不得無上道,今皆作阿羅漢,汝欲見不?”菩薩聞是事已,默然。
악마는 보살이 잠자코 있는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말하기를 “이 사람이 나의 말을 받아들이는구나”라고 하고는 그 보살에게 말하기를 “선남자여, 무량한 보살들이 항하 강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6바라밀 내지는 보살의 도법(道法)을 묻고 받들어 행하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가르침을 남김없이 받고서는 보살의 행을 행하였으나, 오히려 위없는 무상도(無上道)를 얻지 못하고, 지금 모두가 아라한이 되었소. 그대는 이들을 보고 싶은가?”라고 하니,
魔於是處,卽化作無數阿羅漢比丘,語菩薩言:“是諸比丘皆久行無上道,今皆取阿羅漢,汝今云何獨欲作佛?”阿鞞跋致卽復歡喜:“是比丘爲我說似道、障道法。是菩薩實行六波羅蜜諸功德,定不退墮二乘。如佛所說,心常不離六波羅蜜等諸功德,不得無上道,無有是處!”菩薩若知是魔事,則大得利益而無所失。以是故,菩薩心不動轉,是名阿鞞跋致相。
보살이 이러함을 듣고서도 잠자코 있자, 악마가 그곳에서 곧 변화로 수없는 아라한 비구를 만들어 놓고 보살에게 말하기를 “이 모든 비구들 모두는 오랫동안 위없는 무상도를 행하였으나 지금은 모두 아라한이 되었소. 그대는 무엇 때문에 유독 부처님이 되려고 하는가?”라고 하니,
아비발치 보살이 다시 기뻐하면서 ‘이 비구는 나를 위하여 도에 비슷한 장애되는 장도법(障道法)을 말하는 구나! 이 보살이 실로 6바라밀의 모든 공덕을 행하였다면 반드시 2승(乘)에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마음에 항상 6바라밀 등의 모든 공덕을 여의지 않았는데 위없는 무상도를 얻지 못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다고 하신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나니,
보살이 만약 이러한 것이 바로 악마의 마사(魔事)라는 것을 안다면, 곧 크게 이익을 얻으면서 잃는 바가 없으며, 잃은 바가 없기 때문에 보살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니, 이것을 아비발치의 상(相)이라 하는 것이다.
爾時,須菩提白佛言:“世尊!於何法轉名爲不轉?”
佛言:“於色相等法中轉還。”上略說,今廣說。若菩薩於色等相皆能轉,是名行一切法性空,得無生法忍,入菩薩位。無生法忍者,乃至微細法不可得,何況大!是名無生。得是無生法,不作不起諸業行,是名得無生法忍。得無生法忍菩薩,是名阿鞞跋致。如是等無量行、類、相貌,是阿鞞跋致相。
그때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기를 “세존이시여, 어느 법에서 굴리는 것을 굴리지 않는다고 하는지요”라고 하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되 “물질(色) 등의 법 가운데에서 유전과 환멸을 위에서 간략하게 말하였지만 여기에서 자세히 말하겠노라.
만약 보살이 물질(色) 등의 상(相)에서 능히 전환하여 굴리면, 그것을 바로 일체법의 성품이 공한 것을 행하여 무생법인을 얻고 보살의 지위에 들어간다고 하느니라”고 하신다.
무생법인이라고 함이란, 미세(微細)한 법에 이르기까지도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이거늘 하물며 큰 것이겠는가! 이것을 생멸이 없는 무생(無生)이라 하고, 무생법을 얻으면 모든 업행(業行)을 짓지도 않고 일으키지 않는 불작불기(不作不起)이나니, 이러함을 무생법인을 얻었다고 하며,
무생법인을 얻은 보살을 바로 아비발치라 하나니, 이와 같이 무량한 행(行)과 류(類, 종류)와 상모(相貌 모습)들이 아비발치의 상(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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