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論 釋滅諍亂品 第三十一 卷五十六                                

聖者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송성수 번역/김형준 개역

31. 멸쟁란품(滅諍亂品) 풀이함 4

 

是菩薩復作是思惟:‘我不應隨慳貪故不具足檀波羅蜜,不應隨犯戒故不具足尸羅波羅蜜,不應隨瞋恚故不具足羼提波羅蜜,不應隨懈怠故不具足毘梨耶波羅蜜,不應隨亂意故不具足禪波羅蜜,不應隨癡心故不具足般若波羅蜜。

이 보살은 다시 다음과 같이 생각하나니, 

‘내가 간탐을 부림으로 인하여 단(보시)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계율을 범하므로 인하여 시라(지계)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진에(瞋恚)로 인하여 찬제(인욕)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내가 게으름을 피우는 해태(懈怠)로 인하여 비리야(정진)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고,

뜻이 산란함으로 인하여 선(선정)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어리석은 마음으로 인하여 반야바라밀을 구족하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若不具足檀波羅蜜、尸羅波羅蜜、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般若波羅蜜,我終不能出到一切種智。’

만약 단바라밀ㆍ시라바라밀ㆍ찬제바라밀ㆍ비라바라밀ㆍ선바라밀ㆍ반야바라밀을 완전히 갖추지 못한다면, 나는 끝내 일체종지에 이를 수 없으리라.’

 

如是善男子、善女人,是般若波羅蜜受持、親近、讀、誦、爲他說、正憶念,亦不離薩婆若心,得是今世、後世功德。”

이와 같이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을 받아 지니는 수지(受持)하고, 항상 묻고 받아 들이는 친근(親近)하며, 독송(讀誦)하며, 다른 이를 위하여 해설하고, 바르게 기억하는 정억념(正憶念)하면서 또한 살바야(薩婆若)의 마음을 여의지 않으면, 이러한 금세와 후세의 공덕을 얻게 되느니라.”


釋提桓因白佛言:“世尊!希有!是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爲迴向薩婆若心故,亦爲不高心故。”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참으로 희유합니다. 또한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살바야의 마음에 회향하기 위하여 교만한 마음을 내지도 않습니다.”


佛告釋提桓因:“憍尸迦!云何‘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爲迴向薩婆若心故,亦爲不高心故’?”

부처님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으니, “교시가야,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살바야의 마음에 회향하기 위하여 어떻게 교만한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던가?”


釋提桓因白佛言:“世尊!菩薩摩訶薩若行世閒檀波羅蜜,布施諸佛、辟支佛、聲聞及諸貧窮、乞丐、行路人,是菩薩無方便故生高心。

석제환인이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만약 세간(世間)의 단바라밀을 행하면서 모든 부처님과 벽지불과 성문과 그리고 모든 가난한 이와 거지와 길 가는 사람에게 보시한다면, 이 보살은 방편이 없는 무방편(無方便)이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若行世間尸羅波羅蜜,言:‘我行尸羅波羅蜜,我能具足尸羅波羅蜜。’無方便故生高心。

만약 세간의 시라(지계)바라밀을 행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시라바라밀을 행하고 있고, 나는 시라바라밀을 두루 갖출 수 있다.’고 한다면 방편이 없는 무방편(無方便)이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言:‘我行羼提波羅蜜、毘梨耶波羅蜜、禪波羅蜜;我行般若波羅蜜,我修般若波羅蜜。’以是世閒般若波羅蜜,無方便故生高心。

말씀드라자면, ‘나는 찬제바라밀ㆍ비리야바라밀ㆍ선바라밀을 행하고 있다. 나는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있다. 나는 반야바라밀을 닦고 있다.’고 한다면 방편이 없는 무방편(無方便)이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世尊!菩薩修世閒四念處時,自念言:‘我修四念處,我具足四念處。’無方便力故生高心。‘我修四正懃、四如意足、五根、五力、七覺分、八聖道分。’

세존이시여, 보살이 세간의 사념처를 닦을 때, 말하기를 ‘나는 사념처를 닦고 있다. 나는 사념처를 완전히 갖추었다.’고 한다면 방편이 없는 무방편(無方便)이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이며,

‘나는 4정근(四正勤)과 4여의족(四如意足)과 5근(五根)과 5력(五力)과 7각분(七覺分)과 8성도분(八聖道分)을 닦고 있다.’고 한다면 방편이 없는 무방편(無方便)이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自念言:‘我修空、無相、無作三昧;我修一切三昧門,當得一切陁羅尼門。我修佛十力、四無所畏、十八不共法,我當成就衆生,我當淨佛世界,我當得一切種智。’著吾我無方便力故生高心。世尊!如是菩薩摩訶薩行世閒善法,著吾我故生高心。

다시 말씀드리자면, ‘나는 공(空)ㆍ무상(無常)ㆍ무작(無作)의 삼삼매(三三昧)를 닦고 있으며,

나는 일체 삼매문을 닦고 있으니 일체 다라니문을 마땅히 얻을 것이며,

나는 불십력(佛十力)과 사무소외, 십팔불공법을 수행하고 있으으로 나는 마땅히 중생을 성취시키고, 나는 부처님의 불세계를 청정하게 할 것이며, 나는 일체종지를 얻을 것이다.’고 한다면 '나'라는 오아(吾我)에 집착하고, 방편이 없는 무방편(無方便)이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의 고심(高心)을 내는 것이니,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세간의 선법을 행하면서 '나'라는 오아(吾我)에 집착하기 때문에 교만한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世尊!若菩薩摩訶薩行出世閒檀波羅蜜,不得施者,不得受者,不得施物;如是菩薩摩訶薩行出世閒檀波羅蜜,爲迴向薩婆若故,亦不生高心。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출세간(出世間)의 단(보시)바라밀을 행하면 보시하는 시자(施者)도 얻지 못하고, 받는 수자(受者)도 얻지 못하며, 보시하는 시물(施物)도 얻지 못하는 것으로,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출세간의 단바라밀을 행하며,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출세간의 단바라밀을 행하면서 살바야에 회향하기 위하여, 또한 교만한 마음의 고심(高心)을 내지 않는 것으로,


行尸羅波羅蜜,尸羅不可得;行羼提波羅蜜,羼提不可得;行毘梨耶波羅蜜,毘梨耶不可得;行禪波羅蜜,禪不可得;行般若波羅蜜,般若不可得。

시라(지계)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시라는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이고, 찬제(지계)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찬제는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이며, 비리야(정진) 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비리야는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이고, 선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선은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이며, 반야바라밀을 행한다 하여도 반야는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인 것입니다.


修四念處,四念處不可得;乃至修十八不共法,十八不共法不可得;修大慈大悲,大慈大悲不可得;乃至修一切種智,一切種智不可得。世尊!如是菩薩摩訶薩般若波羅蜜,爲迴向薩婆若故,亦爲不生高心故。”

사념처를 닦는다 하여도 사념처는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이며, 나아가 18불공법을 닦는다 해도 18불공법은 불가득이며, 

대자대비를 닦는다 하여도 대자대비는 얻을 수 없는 불가득이며, 나아가 일체종지를 닦는다 하여도 일체종지는 불가득인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로써 살바야에 회향하기 위한 까닭에 교만한 마음의 고심(高心)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論. 問曰:先已說魔、若魔民等三種人欲破壞般若,今何以故重說?

▷논. 묻나니, 앞에서 이미 “악마나 악마의 백성인 마민(魔民)이나, 외도 범지 등, 세 종류의 사람이 반야를 파괴하려 한다.”고 말씀하셨거늘, 지금 무엇 때문에 거듭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答曰:佛先說三種人來,求便、恐怖,欲令愁惱。中來者,不爲惱人,但欲破毀般若波羅蜜,不隨其願,不能得破。後來三種人,雖欲生心破壞,卽時滅去。

답하나니, 부처님께서는 먼저 세 종류의 사람이 와서 틈을 구하는 구편(求便)하여 두렵게 하고, 괴롭히려는 것을 말씀하셨으나, 그 중간에 온 자는 사람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지 반야바라밀 파괴하려고 할 뿐이니, 그들의 원대로 되지 않고 파괴할 수 없었음을 말씀하신 것이며, 나중에 온 세 종류의 사람은 비록 파괴하려는 마음을 내었을지라도 곧 그 마음이 사라져 버렸음을 말씀하신 것이다.


“所語人皆信受”者,是菩薩常令不善法斷滅、善法轉增,所謂檀波羅蜜乃至一切種智。

“하는 말을 사람들이 모두 믿고 받드는 소어 인개신수(所語 人皆信受)”라고 함은, 이 보살은 항상 착하지 않은 불선법을 끊어 없애고, 착한 선법이 갈수록 증가하게 되나니, 이른바 단바라밀에서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이며, 


是人修集福德、智慧故,成大威德;設使妄語,人皆信受,何況實語!“親友堅固”者,是人於一切衆生中,深有慈悲心,何況親友於我有益!

이 사람은 복덕과 지혜를 닦아서 모은 까닭에 큰 위덕(威德)을 이루었나니, 설령 거짓말을 할지라도 사람들은 모두 신용하겠거늘, 하물며 진실한 말을 하고 견고한 친한 벗이 되는 것이 겠는가!

이 사람은 일체 중생들에 대하여 아주 자비로운 마음이 있거늘, 하물며 친한 벗으로써 나에게 이익됨이 없겠는가!

 

是菩薩愛敬佛道,知身口無常故,不說無益之言。以善法增長故,瞋恚等煩惱不能覆心。

이 보살은 부처님의 불도를 사랑하고 공경하면서 몸과 입은 무상한 것임을 알기 때문에 이익되지 않는 말을 하지 않으며, 착한 선법이 더욱 자라기 때문에 성냄의 진에(瞋恚) 등의 번뇌가 마음을 덮어 가리지 못하는 것이다.


行者作是念:‘結使雖起,智慧思惟,不令覆心;結使若起,今世不善,後世不善,妨於佛道!’設使心起結使,不起口業;設口業起,不成身業;設身業起,不至大惡如凡夫人也。是菩薩雖卑陋鄙賤,以行勝法故,得在勝人數中。是今世功德。

수행하는 행자는 생각하기를 ‘번뇌의 결사(結使)가 비록 일어난다 하여도 지혜로 사유(思惟)하면, 그 마음을 덮어 가리지 않게 되며,

만약 번뇌의 결사가 일어난다면 금세에서도 좋지 않고, 후세에서도 좋지 않으며 부처님의 불도를 방해하게 된다.’고 하며,  설령 마음에 번뇌의 결사가 일어난다 하여도 구업(口業)을 일으키지 않으며,

설령 구업을 일으켰다 할지라도 신업(身業)을 이루지 않으며,

설령 신업을 일으켜서 크게 나쁜 일을 한다 하여도 범부들과는 같지 않나니, 

이 보살이 비록 비루하고 하천한 이라 할지라도 수승한 법을 행하기 때문에 훌륭한 사람들의 범주 안에 있게 되나니, 이것이 금세(今世)에서의 공덕인 것이다.


是人深樂善法故,能於善法四種正行求;二乘人不能具足四行,以不深樂善法故。

이 사람은 착한 선법을 깊이 좋아하기 때문에 선법에 대하여 네 가지의 바른 행인 사종정행(四種正行)을 구하지만, 이승의 사람은 사행(四行)을 두루 갖추지 못하나니, 착한 선법을 깊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


所謂自不殺生,慈悲一切;深自利故,亦敎他;慈是一切賢聖法故,常讚歎;是菩薩常欲令人得樂故,見有不殺者,歡喜愛樂。乃至一切種智亦如是。

이른바 스스로가 살생(殺生)하지 않으면서 일체의 것을 자비로 대하고, 이익이 깊기 때문에 다른 이에게도 자비를 가르치며, 또한 자비는 일체 성현의 법이기 때문에 항상 칭찬하나니,

이 보살은 항상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얻게 하고자, 살생하지 않는 이가 있는 것을 보면 기뻐하면서 좋아하며, 나아가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그와 같은 것으로, 

 

上四種行廣說,今略說一切功德摠攝入六波羅蜜中,所得果報與衆生共之。

위에서는 네 가지의 사행(四行)으로 자세히 설명하였고, 지금은 간략하게 일체 공덕을 설명하나니, 이 모두는 육바라밀 가운데에 섭입(攝入)되는 것이며, 얻게 되는 과보는 중생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是菩薩未入正位,諸煩惱未盡故,或時起慳等諸煩惱,爾時應作是思惟,諌喩其心:若不布施,我自失四事功德,所謂後身生貧窮,貧窮故,自不能利益,何能利他!

이 보살은 아직 정위(正位)에 들지 못하였고, 모든 번뇌가 아직 다하지 못한 까닭에 간혹 간탐 등의 여러 번뇌가 일어나기도 하나, 그 때에는 그 마음을 깨우쳐 달래면서 “만약 보시하지 않으면 나는 저절로 네 가지의 공덕인 사사공덕(四事功德)을 잃게 될것이니, 이른바 후생의 몸은 빈궁한 데에 태어나고, 빈궁하기 때문에 자기 자신도 이익되게 할 수 없거늘 어찌 다른 이를 이롭게 할 수 있겠는가!


若不利他,則不能成就衆生;若不能成就衆生,亦不能淨佛世界。何以故?以衆生淨故,世界淸淨。若不具足是等衆事,云何當得一切種智?

만약 다른 이를 이롭게 하지 못한다면 중생을 성취시키지도 못할 것이고, 중생을 성취시키지 못한다면 또한 부처님의 불세계를 청정하게 할 수 없을 것이니, 왜냐하면 중생들이 청정함으로써 세계가 청정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일들들 두루 갖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일체종지를 얻을 수 있겠는가?”라고 해야 하나니, 


以要言之,無方便者雖行六波羅蜜,內不能離我心,外取諸法相,所謂我是施者,彼是受者,是布施物;是因緣故,不能到佛道!與此相違,是有方便。

요약하자면, 방편이 없는 무방편자(無方便者)는 비록 육바라밀을 행한다 할지라도, 안으로는 '나'라는 아심(我心)을 여의지 못하고, 밖으로는 제법의 법상(法相)을 취하나니, 이른바 “나는 보시하는 시자(施者)요, 그는 받는 수자(受者)이며, 이것은 보시하는 시물(施物)이다.”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연 때문에 부처님의 불도에 이를 수가 없나니,

이것과 반대되는 것이 바로 “방편이 있는 유방편(有方便)"인 것이다.


問曰:若世閒波羅蜜等非是正道,是般若波羅蜜中,佛何以說?

묻나니, 세간(世間)의 바라밀 등은 바른 정도(正道)가 아니거늘, 부처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이 반야바라밀 가운데에서 말씀하신 것입니까?


答曰:此是行者初門,與正道相似故;先行相似法,後得眞道。

답하나니, 이것은 바로 수행하는 행자가 처음 들어가는 초문(初門)인 것으로, 바른 정도와 서로 비슷한 상사(相似)이기 때문에, 우선 서로 비슷한 상사법(相似法)을 행하고 나서, 그 뒤에 진실한 실도(眞道)를 얻게 되는 것이다.

 

大智度論卷第五十六 대지도론 제 56권을 마침.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