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論釋初品中  四緣義 第四十九 卷三十二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송성수 번역/김형준 개역

49. 초품 사연(四緣) 뜻을 풀이함 5

 

▶經. “復次,舍利弗!菩薩摩訶薩欲數知三千大千世界中大地諸山微塵,當學般若波羅蜜!菩薩摩訶薩欲析一毛爲百分,欲以一分毛盡擧三千大千世界中 大海江河池泉諸水而不擾水性者,當學般若波羅蜜!

▷經. 다시 사리불아, 보살마하살이 삼천대천세계 안의 대지(大地) 모든 산과 작은 미진 헤아려 알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며,  

보살마하살이 하나의 털을  개로 쪼개고,  쪼개어진  개의 털로써 삼천대천세계 안의  바다와 강물과 못과 샘의 모든 물을 모조리 올리면서도  물의 성품이 흔들리지 않게 하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며, 

 

三千大千世界中,諸火一時皆然,譬如劫盡燒時;菩薩摩訶薩欲一吹令滅者,當學般若波羅蜜!三千大千世界中,諸大風起,欲吹破三千大千世界及諸須彌山,如摧腐草;菩薩摩訶薩欲以一指障其風力令不起者,當學般若波羅蜜!”

삼천대천세계 안의 모든 불이 모두 일시 일어나서 마치 () 다한 것과 같이 타오를 때에, 보살마하살이 입으로 한 번 불어서 꺼지게 하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며,

삼천대천세계 안의 모든  바람이 일어나서 삼천대천세계와 모든 수미산을 마치 썩은 풀을 꺾어 내듯이 불어 무너뜨리고자  때에, 보살마하살이  손가락으로  바람의 힘을 막아 일어나지 않게 하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論. 問曰:佛何以不讚歎諸菩薩六度等諸功德,而讚歎此大力?

▷論. 묻나니, 부처님께서는 무엇 때문에 보살의 육도(六度, 육바라밀) 등의 모든 공덕은 찬탄하지 않으셨으나, 이러한  힘은 찬탄하신 것입니까?

 

答曰:衆生有二種:一者、樂善法,二者、樂善法果報。爲樂善法者,讚歎諸功德;爲樂善法果報者,讚歎大神力。

답하나니, 두 종류의 중생이 있으니, 첫째는 착한 선법(善法)을 좋아하는 중생이고, 둘째는 선법(善法)의 과보(果報)를 좋아하는 중생이다.

선법을 좋아하는 이를 위해서는 모든 공덕을 찬탄하고,

선법의 과보를 좋아하는 이를 위해서는 큰 신력(神力)을 찬탄하는 것이며, 

 

復次,有人言:“四大之名,其實亦無邊無盡,常在世故,無能悉動量其多少;人雖造作城郭臺殿,所用甚少。地之廣大,載育萬物,最爲牢固"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사(四)라고 이름하는 것은 실제로는 무량하고 무변한 것이며, 항상 세간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실로 능히 움직여서  다소를 헤아릴 수는 없는 것이니, 사람이 비록 성곽(城廓) 대전(臺殿) 짓는다 하여도 땅을 사용하는 바는 매우 적으며, 땅은 광대하여 만물을 싣고 양육하는 것이므로 가장 견고한 것이다 하였으니, 

 

爲是故,佛說:“三千大千世界中地及須彌諸山微塵,皆欲盡知其數,及一一微塵中衆生業因緣,各各有分,欲知其多少,當學般若波羅蜜"

이러한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삼천대천세계 안의 대지와 수미산 등의 모든 산의 작은 티끌의 수효를 모조리 알고자 하는 것과, 나아가 그 낱낱의 작은 티끌 안에 있는 중생 저마다 각각의 분한(分限, 한계) 있는 업인연(業因緣)의 많고 적음을 알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 말씀하신 것이다.

 

問曰:一石土之微塵,尚難可數,何況三千大千世界地及諸山微塵之數?是不可信!

묻나니, 하나의 돌과 흙의 작은 미진조차 오히려  수효를 알기 어려운 것이거늘, 하물며 삼천대천세계의 대지  모든 산의 작은 티끌 수효이겠습니까? 이것은 믿을 수조차 없는 일입니다.

 

答曰:聲聞、辟支佛智慧尚不能知,何況凡夫!是事諸佛及大菩薩所知。

답하나니, 성문과 벽지불의 지혜로도 오히려 알지 못하거늘, 하물며 범부이겠는가! 이러한 일은 모든 부처님과  보살만이 아시는 바이다.

 

如『法華經』說:“譬喩三千大千世界地及諸山,末以爲塵;東方過千世界下一塵,如是過千世界復下一塵;如是盡三千世界諸塵。

佛告比丘:‘是微塵數世界,筭數籌量可得知不?’

諸比丘言:‘不可得知!’

佛言:‘所可著微塵、不著微塵諸國,盡皆末以爲塵,大通慧佛出世已來劫數如是"

마치 '법화경(法華經)'에서 설하신 바와 같으니, 

“비유하자면, 마치 삼천대천세계의 대지  모든 산을 가루를 내어 미진으로 만들어서 동방으로 천의 세계를 지나서 하나의 미진을 떨어뜨리고, 또한 천의 세계를 지나서 다시 하나의 미진을 떨어뜨리기를 거듭 하면서 삼천세계로 만든 모든 미진을 모두 떨어뜨리나니,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작은 미진의 수를 산수(算數)로 헤아려서   있겠느냐?’고 하시자, 

모든 비구들이 말하기를 ‘알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이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작은 미진을 잡을 수 있거나 작은 미진을 잡을 수 없는 모든 나라들 전부를 모두 갈아서 미진 만든다면, 대통혜(大通慧, Mahābhijñānabhibhū)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신 이후의 겁수(劫數)가 그 수와 같느니라.”하셨으니,

 

如是無量恒河沙等世界微塵,佛、大菩薩皆悉能知,何況一恒河沙等世界!

復次,“無量”者,隨人心說。如大海水名爲無量,而深八萬由旬,如大身羅睺阿修羅王,量其多少,不以爲難。

이와 같이 무량한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세계의 작은 미진 부처님과  보살은 모두   수가 있거늘, 하물며 하나의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세계이겠는가!

무량(無量)이란, 사람의 마음을 따라 말하는 것으로,  바다의 물과 같은 것을 일컬어 무량하다고 하는 것이나, 깊이가 8만 유순이라 하여  몸을 가진 라후(羅睺) 아수라왕(阿修羅王)과 같은 이에게는  많고 적음을 헤아림을 어렵다고 여기지 않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問曰:云何行般若波羅蜜得是智慧?

묻나니, 어떻게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이러한 지혜를 얻게 되는 것입니까?

 

答曰:有人行般若波羅蜜,滅諸煩惱及邪見、戲論,入菩薩甚深禪定,念智淸淨增廣故,則能分別一切諸色微塵,知其量數。

답하나니, 어떤 사람이 반야바라밀을 행하여 모든 번뇌  삿된 소견과 희론을 없애어서, 보살의 매우 깊은 선정에 들게 되면 염지(念智) 청정하여지면서 더욱 늘어나기 때문에 즉시 일체의 온 물질의 작은 미진 분별하고  수량을   있게 되는 것이며,

 

復次,諸佛及大菩薩,得無㝵解脫故,過於是事,尚不以爲難,何況於此!

또한 모든 부처님과  보살은 장애 없는 무애해탈(無礙解脫) 얻으신 때문에  보다 더한조차도 오히려 어렵다고 여기지 않거늘, 하물며 이러한 것쯤이랴.

 

復次,有人爲地爲堅牢,心無形質,皆是虛妄。以是故,佛說:心力爲大。行般若波羅蜜故,散此大地以爲微塵。

또한 어떤 사람은 땅은 단단한 견뇌(堅牢)의 것이요, 마음은 형질이 없지만 모두 허망한 것이다 하나니,

이러한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마음의 힘인 심력(心力) 큰 것이 말씀하셨나니, 

반야바라밀을 행하기 때문에  대지(大地) 부수어 작은 티끌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以地有色、香、味、觸重故,自無所作;水少香故,動作勝地;火少香、味故勢勝於水;風少色、香、味故,動作勝火;心無四事故,所爲力大。

땅에는 색(色, 물질)ㆍ향(香, 냄새)ㆍ미(味, 맛)ㆍ촉(觸, 닿임) 있으나, 무거운 까닭 스스로 짓는 바가 없으며,

물은 향(香, 냄새)이 적기 때문에 움직임을 지음이 땅보다 나으며, 

불은 향(香, 냄새)과 미(味, 맛) 적기 때문에 그 세력이 물보다는 나으며, 

바람은 색(色, 물질)ㆍ향(香, 냄새)ㆍ미(味, 맛)가 적기 때문에 움직임을 지음이 불보다는 낫지만, 

마음은 이러한 색향미촉(色香味觸)  가지가 없기 때문에 하는 바의 힘이 큰 것이.

 

又以心多煩惱結使繫縛故,令心力微少。有漏善心,雖無煩惱;以心取諸法相故,其力亦少。二乘無漏心,雖不取相,以智慧有量;及出無漏道時,六情隨俗分別,取諸法相故,不盡心力。

또한 마음은 많은 번뇌의 결사(結使)에 얽매인 때문에 마음의 힘인 심력(心力)이 미약하고 적게 되며, 

유루(有漏) 착한 선심(善心) 비록 번뇌는 없다 하여도 마음이 제법의 상(相) 취하기 때문에  힘이 역시 적게 되는 것이라.

(二) 무루(無漏) 마음은 비록 상(相) 취하지 않는다 하여도 지혜에 한량이 있으며

또한 무루(無漏)의 ()에서 벗어날 때는 안이비설신의, 육(六情, 유근)으로써 세속을 따라 분별하면서 제법의 상(相) 취하기 때문에 심력(心力)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諸佛及大菩薩,智慧無量無邊,常處禪定,於世閒涅槃無所分別。諸法實相,其實不異,但智有優劣;行般若波羅蜜者,畢竟淸淨,無所罣㝵,一念中能數十方一切如恒河沙等三千大千世界、大地諸山微塵,何況十方各一恒河沙世界!

모든 부처님과  보살의 지혜는 무량하고 무변하며, 항상 선정에 머물면서 세간과 열반에 대하여 분별하는 바가 없으며, 

제법의 실상(實相)이란 실로 다르지 않으나, 다만 지혜에 우열(優劣)이 있을 뿐이라.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이는 필경에는 청정하여 걸림이 없으며, 일념(一念,  생각) 사이에 시방 일체의 모든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삼천대천세계의 대지와 모든 산의 작은 미진   있으니, 하물며 시방으로 각각 하나의 항하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세계이겠는가!

 

復次,若離般若波羅蜜,雖得神通,則不能如上所知。以是故說:“欲得是大神力,當學般若波羅蜜"

또한 만약 반야바라밀을 여의게 되면 비록 신통을 얻는다 하여도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신력을 얻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 말씀하신 것이다.

 

復有人言:“一切諸物中,水爲最大。所以者何?大地上下四邊,無不有水。若護世天主不節量天龍雨,又無消水珠者,則天地漂沒。又以水因緣故,世閒衆生數、非衆生數皆得生長,以是可知水爲最大" 是故佛說:“菩薩欲知水渧多少,渧渧分散令無力者,當學般若波羅蜜"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일체의 모든 물질에서 물이 가장 큰 것이니, 왜냐하면, 대지의 위와 아래의 사방으로 물이 있지 않는 데가 없으며,

만약 호세천주(護世天主)가 하늘의 용이 내리는 비의 양을 조절하지 않거나 또는 물을 소멸시키는 구슬이 없다면, 하늘과 땅은 물에 빠져버리게 될 것이며, 

또한 물의 인연으로 세간의 중생이나 중생이 아닌 것들 모두가 나고 자라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물이 가장  것임을   있다”고 하였으니, 

이러한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물방울의 많고 적음을 알면서 물의 방울방울마다 분산하여 그 힘을 없애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復有人言:“火爲最大。所以者何?除香、味故。又以水出處甚多,而火能滅之。大火之力,能燒萬物,能照諸闇;以是故知火爲最大。”是故佛說:“菩薩欲吹滅大火者,當學般若波羅蜜"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불이 가장 큰 것으로, 왜냐하면, 냄새와 맛을 제거하기 때문이며, 또한 물이 나오는 곳은 매우 많지만, 불은 그것을 소멸할 수 있으며, 큰 불의 힘은 만물을 태울 수도 있으며, 모든 어둠을 비추어 밝힐 수 있기 때문이므로 불이 가장 큰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하였으니,

이러한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입으로 불어서 큰 불을 끄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다.

 

問曰:火因於風,乃得然熾,云何相滅?

묻나니, 불은 바람에 의하여 더욱 왕성하게 타게 되거늘 어떻게 (보살이 입으로 불어서) 큰 불을 끈다는 것입니까?

 

答曰:雖復相因,過則相滅。

답하나니, 비록 여러가지 원인이 있기는 하나, 바람이 지나치게 크면 꺼지게 되는 것이다.

 

問曰:若爾者,火多無量,口風甚少,何能滅之?

만약 그러하다면 불은 많아서 한량없으나, 입의 바람은 심히 적을 것인데 어찌 끌 수 있다는 것입니까?

 

答曰:菩薩行般若波羅蜜,因禪定得神通,能變身令大,口風亦大,故能滅之。又以神力,小風能滅;譬如小金剛,能摧破大山。以是故,諸天世人見此神力,皆悉宗伏。

답하나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한 선정으로 인하여 신통을 얻었음에 몸을 변화시켜 크게 만들 수 있으니, 입의 바람도 역시 커지기 때문에 끌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신력이 있음으로써 비록 작은 바람으로도 끌 수 있으니, 마치 조그마한 금강(金剛)이 큰 산을 꺾어 부수는 것과 같으니, 이러한 때문에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들은 이 신력을 보고 숭앙하고 굴복하는 것이며,

 

復次,菩薩以火爲害處廣,憐愍衆生故以神力滅之。又以三千世界成立甚難,菩薩福德智慧故,力能制之。

또한 보살은 불의 해로움이 크게 넓어지면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까닭에 신력으로써 끄는 것이며, 또한 삼천세계가 성립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니, 보살은 복덕과 지혜로써 불의 힘을 능히 제어할 수 있는 것이다.

 

復有人言:“於四大中風力最大,無色、香、味故,動相最大。所以者何?如虛空無邊,風亦無邊;一切生育成敗,皆由於風;大風之勢,摧碎三千大千世界諸山"

또한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사대(四大) 가운데서 바람이 가장 큰 것으로, 빛깔과 냄새와 맛이 없기 때문에 움직이는 동상(動相)도 매우 크니, 왜냐하면 마치 허공이 끝이 없듯이 바람 또한 끝이 없기 때문이며,

일체의 온갖 것이 나고 길러지고 이루어지고 무너짐의 모두가 바람으로 말미암는 것이니, 큰 바람의 세력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산을 꺾어 부술 수 있는 것이다”고 한다.

 

以是故,佛說:“能以一指障其風力,當學般若波羅蜜。”所以者何?般若波羅蜜實相,無量無邊,能令指力如是。

이러한 까닭에 부처님께서는 “한 손가락으로 그 바람의 힘을 막고자 한다면 반야바라밀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이니, 왜냐하면, 반야바라밀의 실상(實相)은 무량하고 무변한 것이라, 손가락의 힘으로도 능히 이렇게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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