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論釋初品中 般若波羅蜜 第二十九 卷第十八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30. 초품 중 반야(般若)의 모습[]과 뜻[]을 풀이함 5

 

問曰, 若一切諸法性 常自空 眞空無所有者, 云何 不墮邪見?

邪見 名無罪無福 無今世後世 與此無異!

묻나니, 만약 일체제법의 성품이 항상 스스로 공하다면, 참으로 공한= 眞空(진공)에는 아무것도 없어야 할 것이거늘 어찌하여 삿된 소견에 떨어지지 않는 것입니까?

삿된 소견이란 죄도 복도 없다는 주장이니, 금생도 내생도 없다는 주장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答曰, 無罪無福人 不言無今世 但言無後世, 如草木之類 自生自滅。或人生 或人殺 止於現在 更無後世生, 而不知觀身內外所有自相皆空 以是爲異。

답하나니, 죄도 복도 없다고 하는 사람은 금생이 없다고는 말하지 않고 다만 내생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마치 초목의 종류가 저절로 나고 저절로 멸하는 것과 같이, 혹 사람이 태어나거나, 혹 사람을 죽이든 모든 것이 현재에 머무를 뿐이요 (현재에서 끝날 뿐) 후생이 없다고 하면서 몸의 안팎에 있는 모든 것의 자상이 모두 공함을 관찰하지 못하나니, 이러함이 다른 것이다.

 

復次 邪見人 多行衆惡 斷諸善事, 觀空人善法 不欲作 何況作惡!

또한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온갖 나쁜 짓을 많이 행하여 모든 착한 행을 끊거니와 공을 관하는 사람은 착한 법(善法) 조차도 하려고 하지 않거늘 하물며 나쁜 짓을 하겠는가!

 

問曰 邪見有二種, 有破因破果 有破果不破因。如汝所說 破果不破因。

破果破因者 言無因無緣 無罪無福 則是破因, 無今世 後世 罪福報 是則破果

觀空人言 皆空則罪福 因果皆無 與此有何等異?

묻나니, 삿된 소견에 두 종류가 있으니, 하나는 인(因)과 과(果)를 모두 깨뜨리는 것이요 둘은 과(果)만 깨뜨리고 인()은 깨뜨리지 않는 것이라.

그대가 말한 것은 과(果)만 깨뜨리고 인(因)은 깨뜨리지 않는 것이니, 인(因)과 과(果)를 모두 깨뜨린다 함은 인(因)도 연(緣)도 없는 것이니,

죄도 복도 없다고 한다면 인(因)을 깨뜨리는 것이요, 금생도 내생도 없고 죄와 복의 과보도 없다고 한다면 과(果)를 깨뜨리는 것이다.

공을 관하는 사람, 觀空人(관공인)은 모두가 공(空)하다고 말하나니, 그러하다면 죄와 복과 인과 모두가 없는 것이니, 그렇다면 이것과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答曰, 邪見人 於諸法 斷滅令空, 摩訶衍人知 諸法眞空 不破不壞。

답하나니, 삿된 소견을 가진 사람은 제법을 단멸시켜 공하게 하지만, 마하연(대승)을 닦는 사람은 모든 법의 참공=眞空(진공)이라 깨뜨리지도 않고 무너지지 않는 것임을 아느니라.

 

問曰, 是邪見三種,

묻나니, 삿된 소견에 세 종류가 있으니,

  

一者 破罪福報 不破罪福, 破因緣果報 不破因緣, 破後世 不破今世。

첫째는 죄와 복의 과보는 깨뜨리되 죄와 복은 깨뜨리지 않고, 인연의 과보는 깨뜨리되 인연은 깨뜨리지 않으며, 내생은 깨뜨리되 금생은 깨뜨리지 않는 것이며, 

 

二者 破罪福報 亦破罪福, 破因緣果報 亦破因緣, 破後世 亦破今世 不破一切法。

둘째는 죄와 복의 과보를 깨뜨리고 죄와 복도 깨뜨리며, 인연의 과보를 깨뜨리고 또한 인연도 깨뜨리며, 내생과 금생 모두를 깨뜨리되 제법은 깨뜨리지 않는 것이며, 

 

三者 破一切法 皆令無所有。

셋째는 일체법을 깨뜨려서 모두가 아무것도 없는 무소유(無所有)라 하는 것입니다.

 

觀空人亦言 眞空無所有, 與第三邪見 有何等異?

공(空)을 관하는 사람들도 眞空(진공)은 아무것도 없는 無所有(무소유)라고 하나니, 이와 세 번째의 邪見(사견)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입니까?

 

答曰, 邪見 破諸法令空, 觀空人知 諸法眞空 不破不壞。

답하나니, 邪見(사견)의 사람은 제법을 깨뜨려서 공하게 하거니와 공(空)을 관하는 사람은 제법이 참으로 공한 眞空(진공)임을 알아서 깨뜨리지도 않고 무너뜨리지도 않으며, 

 

復次 邪見人言 諸法皆空 無所有, 取諸法空相戲論, 觀空人知諸法空 不取相 不戲論。

또한 邪見(사견)을 가진 사람은 제법이 모두 공하여 아무것도 없는 無所有(무소유)라 하는 한편 제법의 공한 모습= 法空相(법공상)에 집착하여 희론을 거듭하거니와 공을 관하는 觀空人(관공인)은 제법이 공함을 알아서 그 상을 취하지도 않으며 희론을 하지도 않으며, 

 

復次, 邪見人雖口說一切空 然於愛處生愛 瞋處生瞋 慢處生慢 癡處生癡 自誑其身,

如佛弟子實知空 心不動 一切結使生處 不復生。

譬如虛空 煙火不能染 大雨不能濕, 如是觀空 種種煩惱 不復著其心。

또한 邪見(사견)을 가진 사람은 입으로는 비록 일체가 공(空)하다고 말하지만, 사랑스러운 곳에서는 애착하는 마음을 내고, 화나는 곳에서는 화를 내고, 잘난 체할 곳에서는 교만을 내고, 어리석을 곳에서는 우치를 내어 스스로를 속이나니, 

불제자는 진실로 공(空)한 것을 알아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不動(부동)이며, 일체의 번뇌가 생겨날 곳에서도 생겨나지 않으니,

비유하자면 허공은 연기나 불이 능히 능히 물들이지 못하고, 큰 비도 능히 적시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은 갖가지 방법으로 공(空)을 관함으로써 번뇌가 마음에 붙지 못하느니라.

 

復次 邪見人言 無所有 不從愛因緣出, 眞空名從愛因緣生 是爲異。

四無量心 諸淸淨法 以所緣不實故 猶不與 眞空智慧等 何況此邪見?

또한 邪見(사견)을 가진 사람은 말하기를 '아무것도 없는 無所有(무소유)는 애착의 인연을 따라 나는 것이 아니지만 眞空(진공)이라 칭하는 것은 애착의 인연에 의해 생긴다'고 하나니, 이러함이 다른 점이며, 

4무량심(四無量心) 등 모든 청정한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도 반연하는 경계가 진실하지 않은 까닭에 眞空(진공)의 지혜 등과 함께하지 않거늘 하물며 이러한 삿된 소견이 함께할 수 있겠는가?

 

復次 是見名爲邪見 眞空見名爲正見。行邪見人 今世爲弊惡人 後世當入地獄,

行眞空智慧人 今世致譽 後世得作佛。譬如 水火之異 亦如甘露 毒藥 天食須以比臭糞.

또한 이러한 견해를 삿된 소견= 邪見(사견)이라 하고, 眞空(진공)의 견해는 正見(정견)이라 하나니,

邪見(사견)을 갖는 사람은 금생에는 나쁜 악인이 되고 내생에는 지옥에 떨어지게 되거니와

眞空(진공)의 지혜를 수행한 사람은 금생에는 명예를 얻고, 내생에서는 부처의 지위에 오르게 되나니, 

비유하자면 마치 물과 불의 차이와 같으며, 감로(甘露)와 독약(毒藥)이 다른것과 같으며,

하늘의 음식인 수타(須陀, Sudhasyanda 소다선다蘇陀扇陀)와 악취나는 썩은 똥과도 같으며,

 

復次 眞空中 有空空三昧, 邪見空雖有空 而無空空三昧。

또한 眞空(진공)에는 공공삼매(空空三味, 공삼매空三昧)가 있으나 삿된 소견의 공에는 비록 공이 있지만 공공삼매가 없으며, 

 

3삼매(三三昧, trayaḥ samādhayaḥ)

①공삼매(空三昧)= 한자어 공(空)에는 허공 · 공간을 의미하는 공(空, ākāśa)이 있는데 지수화풍공식의 6대에서의 공이 이 경우이다. 또한, 어떤 것의 실제 내용을 얻을 수 없으므로 공하다고 할 때의 공함[空, śūnyatā]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일체개공에서의 공이 이 경우이다. 공삼매(空三昧)에서의 공은 후자의 경우이다.
공삼매는 일체 모든 현상[일체제법]이 다 공함[śūnyatā]을 보는 것을 말한다. 이는 불교의 4성제 가운데 고제(苦諦) 즉 '일체가 다 고다'라는 진리의 네 가지 모습[행상(行相)] 가운데에서 공, 무아 2 모습을 보는 것과 상응하는 삼매이다. 이 삼매를 통해 모든 현상이 인연으로 일어나며, 나와 나의것 둘이 모두 공함을 본다.

②무상삼매(無相三昧)= 일체제법에 생각 기억이 없고, 볼 수 없으며, 불교의 4성제 가운데 멸제(滅諦) 즉 고통이 사라짐의 진리와 관계하여 그 멸[滅] 정[靜] 묘[妙] 리[離] 4가지의 모습에 상응하는 삼매이다. 열반은 색성향미촉 5가지법을 떠나며 남녀 2가지모습 및 생하고 머무르고 멸하는 3가지 유위의 모습을 떠나므로 무상(無相)이라 칭한다.

③무원삼매(無願三昧)=일체제법에 대해 바라고 구하는 바가 없어, 불교의 4성제 가운데 고제(苦諦), 즉 모든 것이 고통이다는 진리에서 고(苦)와 무상(無常)의 2 모습과 집제(集諦) 즉, 고가 쌓이는 원인의 진리의 인[因]집[集]생[生]연[緣]의 4가지 모습에 상응하는 삼매를 말한다. 영원하지 않고 고통스러움, 그 원인등은 싫어할 바이며, 도[道]는 뗏목과 같아 마땅히 이를 버려야 하는데 이것이 이 삼매에 의하여 가능하다.-위키

 

復次 觀眞空人 先有無量 布施 持戒 禪定 其心柔軟 諸結使薄 然後得眞空,

邪見中無此事 但欲以憶想分別 邪心取空。

또한 眞空(진공)을 관하는 사람은 전생부터 무량한 보시ㆍ지계ㆍ선정을 닦아서 그 마음이 부드러우며, 모든 번뇌가 얇아진 뒤에야 眞空(진공)을 얻게 되었거니와 삿된 소견을 지닌 이들에게는 이러함이 없으니, 다만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으로 분별하여 삿된 마음으로 공(空)을 취하려 하나니, 

 

譬如田舍人 初不識鹽 見貴人以鹽著 種種肉菜中 而食, 問言, '何以故爾?'

語言, '此鹽能令 諸物味美故'

此人便念 此鹽能令 諸物美 自味必多 便空抄鹽 滿口食之 苦傷口 而問言, '汝何以言 鹽能作美?'

貴人言, '癡人! 此當籌量多少 和之令美 云何純食鹽?'

비유를 들자면, 애초부터 소금을 알지 못하던 어느 시골사람이 어느 귀인 갖가지 고기와 채소에 소금을 넣어서 먹는 것을 보고 묻기를, ' 그렇게 하시는 것입니까?'

귀인이 말했다. ' 소금은 능히 모든 음식의 맛을 내게 하기 때문이니라.'

그러자 시골 사람이 문득 생각하기를 ‘이 소금이 능히 모든 물건을 맛나게 한다면 그 자체의 맛은 반드시  많을 것이다’ 하고는 문득 소금을 한줌 집어서 입에 가득히 넣고 먹으려다 짠맛에 입을 상하게 되어 묻기를, 

'그대는 어찌하여 소금이 모든 음식의 맛을 내게 한다고 하시는 것인가?'

귀인이 말하기를, ' 어리석은 사람아, 이것은 적당히 분량을  헤아려 섞어야 맛을 내거늘 어찌하여 순전히 소금만 먹었던 것인가?'

 

無智人聞 空解脫門 不行諸功德 但欲得空 是爲邪見 斷諸善根。如是等義 名爲空門。

지혜가 없어 어리석은 사람은 공해탈문(空解脫門)의 법을 듣고는 여러 공덕를 행하고자 하지 않고 오직 공(空)만을 얻고자 하나니, 이것이 邪見(사견)이요, 곧 모든 선근을 끊는 것이니, 

이와 같은 이치들을 공(空)에 의하여 열반문에 이르게 되는 空門(공문)이라 하느니라.

 

若人 入此三門 則知佛法義 不相違背。能知是事 卽是般若波羅蜜力 於一切法 無所罣

若不得 般若波羅蜜法 入阿毘曇門 則墮有中, 若入空門 則墮無中, 若入勒門 則墮有無中。

만약 어떤 사람이 곤륵문(昆勒門), 아비담문(阿毘曇門), 공문(空門)의 세 가지 법문에 들어가면 불법의 이치를 어긋남없이 알게 될 것이니,

이와 같음을 아는 것이 반야바라밀의 힘 般若波羅蜜力(반야바라밀력)이니, 모든 일체법에 걸림이 없는 것이다.

만일 반야바라밀의 법을 얻지 못한 이는 아비담문(阿毘曇門)에 들어가도 유(有)에 떨어지게 되고,

공문(空門)에 들어가더라도 무(無)에 떨어지고, 곤륵문(昆勒門)에 들어가더라도 유ㆍ무에 떨어지게 되며, 

 

復次 菩薩摩訶薩 行般若波羅蜜 雖知諸法一相 亦能知一切法種種相, 雖知諸法種種相 亦能知一切法一相。菩薩如是 智慧名爲般若波羅蜜。

또한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행하면 비록 제법이 한 모습 (一相)임을 알게 되나 또한 제법의 갖가지 모습도 역시 알며, 제법의 갖가지 모습을 알기는 하나 역시 제법의 一相(일상)도 아나니, 

보살의 이러한 지혜를 이름하여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이라 하느니라.

 
*여기에서의 제법(諸法)은 오온(五蘊)과 12입(入) 18계(戒)를 뜻합니다.
*무상(無相)= 인연의 10가지 모습인 색성향미촉(色聲香味觸)이라는 오진(五塵)과 남(男) 여(女) 생(生) 주(住) 멸(滅)이라는 현상과 작용(法) 멀리 여의어 아무런 얽매임이나 붙들림 없는 모습.-마하반야바라밀다경

 

問曰, 菩薩摩訶薩 云何知 一切法種種相? 云何知 一切法一相?

묻나니,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일체법의 갖가지 모습을 알며, 어떻게 일체법의 一相(일상)을 아는 것입니까?

 

答曰, 菩薩觀諸法相 所謂有相。因是有 諸法中有心生 如是等一切有。

답하나니, 보살은 제법의 모습, 즉 有相(유상)을 관찰하나니, 이 유(有)로 말미암아 제법에 대하여 유(有)의 마음이 생긴다. 이렇게 하여 일체의 모든 것이 있게 되는 유(有)가 있게 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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