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論釋初品中 毘梨耶波羅蜜義 卷第二十五 第二十六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26. 초품 중 비리야바라밀(雇梨耶波羅蜜)을 풀이함 1
▶經. 身心精進不懈息故 應具足毘梨耶波羅蜜。
▷經. 몸과 마음으로 정진하여 게으르거나 쉬지 않는 까닭에 비리야바라밀(정진바라밀)을 구족한다.
▶論. 毘梨耶秦言精進。
▷論. 비리야(雇梨耶, Virya.)는 진나라 말로는 정진(精進)이다.
問曰, 如精進是 一切善法本 應最在初 今何以故第四?
묻나니, 정진이 모든 착한 법의 근본=法本(선본)이 되는 것이니, 응당 첫머리에 와야 되거늘 지금 어찌하여 네 번째에 오는 것입니까?
答曰, 布施 持戒 忍辱 世閒常有。如客主之義 法應供給 乃至 畜生亦知布施,
或有人 種種因緣故能布施 若爲今世 若爲後世 若爲道故布施 不須精進。
답하나니, 보시ㆍ지계ㆍ인욕은 세상에 흔히 있는 것으로, 손님과 주인의 관계로 정의한다면, 주인은 당연히 손님을 대접해야 되는 것과 같으니, 나아가 축생조차도 보시를 알거니와, 사람들은 갖가지 인연 때문에 능히 보시를 하나니, 이 세상을 위해서나 혹은 내생을 위해서나 혹은 도를 위해서 보시를 하는 것이라면 정진이 필요치 않으며,
如持戒者 見爲惡之人 王法治罪 便自畏懼 不敢爲非, 或有性善 不作諸惡,
有人聞今世作惡 後世受罪 而以怖畏 故能持, 戒有人 聞持戒因緣故 得離生老病死 是中心生口言, '我從今日 不復殺生' 如是等卽是戒 豈須精進波羅蜜 而能行耶?
계를 받아 지니는 경우는, 마치 악을 저지른 사람을 왕법에 따라 그 죄를 다스리는 것을 보고는 두려워 하여서 감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거나, 혹은 성품이 착하여서 어떠한 죄악도 저지르지 않는 것과 같으니,
어떤 사람은 금생에 죄를 지으면 내생에 벌을 받는다는 말을 듣고는 그 두려움 때문에 계를 지키며,
어떤 사람은 계를 지킨 인연으로 생노병사(生老病死)를 여의었다는 말을 듣고는 마음으로 한 생각이 일어나서 말하기를 '나는 오늘부터 다시는 살생치 않으리라' 하니,
이러함이 곧 계율을 받아 지님이거니와 어찌 정진바라밀을 의지하여 행하는 것이라고 말하겠는가!
如忍辱中 若罵 若打 若殺 或畏故不報 或少力 或畏罪 或修善人法 或爲求道故 默然不報 皆不必須精進波羅蜜 乃能忍也。
또한 인욕하는 경우, 만약 욕하거나 때리거나 죽이려 하여도, 혹은 두려워서 보복하지 않거나, 혹은 힘이 모자라서 이거나, 혹은 죄를 두려워하여서 이거나, 혹은 선인(善人)의 법을 닦고 있기 때문이거나, 혹은 도를 구하기 때문에 잠자코 보복하지 않기도 하나니, 이는 반드시 정진바라밀을 의지하여 능히 인욕하는 것이 아닌 것이니,
今欲得 知諸法實相 行般若波羅蜜故 修行禪定, 禪定是實智慧之門 是中應懃修精進 一心行禪。
이제 모든 법의 실상을 얻고자, 반야바라밀을 행하는 까닭에 선정을 닦는 것이니, 선정(禪定)은 실로 제법(諸法)의 실상(實相)과 함께하는 지혜의 문이므로, 여기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일심으로 선정을 닦아야 하며,
復次 布施持戒忍辱 是大福德 安隱快樂 有好名譽 所欲者得, 旣得知此福利之味 今欲增進 更得妙勝禪定 智慧。
譬如 穿井已見濕泥 轉加增進必望得水, 又如鑽火 已得見煙 倍復力勵 必望得火。勵 힘쓸 려
또한 보시ㆍ지계ㆍ인욕은 큰 복덕이면서 평안하고 즐겁고 좋은 명예가 있으며, 바라는 바를 얻게 되나니, 이미 이러한 복덕의 맛을 알게 되었다면, 이제 다시 더욱 정진하여, 더더욱 묘하고 뛰어난 선정과 지혜를 얻고자 하여야 하나니,
비유하자면, 우물을 팔 때에 물기가 있는 진흟이 보이면, 더욱 힘을 다하여 반드시 얻고자 희망하던 물을 얻는 것과 같으며, 또한 불을 피울 때 연기가 나기 시작한다면, 더욱 더 부지런히 비벼서 반드시 얻고자 희망하던 불을 얻게 되는 것과도 같으니라.
欲成佛道 凡有二門, 一者 福德, 二者 智慧。行施戒忍 是爲福德門, 知一切諸法實相 摩訶般若波羅蜜 是爲智慧門。
菩薩入福德門 除一切罪 所願皆得, 若不得願者 以罪垢遮故。
불도를 이루고자 하는 데에는 무릇 두 문이 있으니, 첫째는 복덕이요, 둘은 지혜의 문이라.
보시와 지계와 인욕을 행하는 것은 복덕의 문=福德門(복덕문)이요,
일체제법(一切諸法)의 실상인 마하반야바라밀을 아는 것은 지혜의 문=智慧門(지혜문)이니,
보살은 복덕문(福德門)에 들어가서 일체의 죄업을 제거하고 원하는 바를 모두 얻게 되나니, 만약 소원을 이루지 못하였다면, 이는 죄업의 때=罪垢(죄구)로 인하여 가리워졌기 때문이며,
入智慧門 則不厭生死 不樂涅槃 二事一故。今欲出生 摩訶般若波羅蜜 般若波羅蜜 要因禪定門, 禪定門必須大精進力。
何以故 散亂心不能得 見諸法實相。譬如 風中然燈 不能照物, 燈在密屋 明必能照。
智慧門(지혜문)에 들어가게 되어도 생사를 싫어하지 않고 열반도 즐기지 않게 되는 것은, 두 가지의 일이 하나이기 때문이니라.
이제 마하반야바라밀을 출생 시키고자 하나니, 반야바라밀은 반드시 선정문(禪定門)으로 인하는 것이며, 선정문(禪定門)은 반드시 대정진(大精進)의 힘을 필요로 하나니, 왜냐하면 산란한 마음으로는 제법의 실상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바람이 부는 가운데에서 등불을 켜면 물건을 비추어 볼 수 없지만 막힌 방=密室(밀실)에서 등불을 켜면 밝게 타올라 반드시 물건을 비추게 되는 것과 같으니라.
是禪定智慧 不可以福願求 亦非麤觀能得 要須身 心精懃 急著不懈 爾乃成辦。
如佛所說, 血肉脂髓皆使竭盡 但令皮骨筋在 不捨精進。如是 乃能得禪定智慧 得是二事 則衆事皆辦。
이러한 선정과 지혜는 복덕이나 소원만으로 구할 수 없으며, 또한 거친 마음으로 관찰하는=麤觀(추관)으로도 얻을 수 없는 것이라. 반드시 몸과 마음으로 부지런히 닦아 쉽게 애착하거나 게을리 하지 않아야 비로소 이루게 되는 것이다.
마치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피ㆍ살ㆍ기름ㆍ골수가 모두 다하고 오직 가죽ㆍ뼈ㆍ심줄만 남을 때까지 부지런히 정진하라. 이렇게 한다면 비로소 선정과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며, 이 두 가지를 얻게 되면 모든 일이 다 이루어지느니라' 하신 것과 같으니라.
以是故 精進第四 名爲禪定 實智慧之根。上三中雖有精進 少故不說。
이러한 까닭에 정진이 네 번째에 오게 되나니, 이를 일컬어 선정과 실다운 지혜의 근본=선정을 통하여 제법(諸法)의 실상(實相)과 함께하는 지혜로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명백하게 이해하게 하는 것(根)이라 하는 것이라.
앞의 세 가지, 보시 지계 인욕에도 정진이 있기는 하나 적기 때문에 말하지 않았던 것이니라.
問曰, 有人言, 但行布施持戒忍辱故 得大福德, 福德力故 所願皆得 禪定智慧 自然而至 復何用精進波羅蜜爲?
묻나니,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보시ㆍ지계ㆍ인욕만을 행하는 까닭에 큰 복덕을 얻고, 복덕의 힘 때문에 소원이 다 이루어져서 선정과 지혜에 저절로 이르게 되느니라' 하였는데 어찌 다시 정진바라밀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까?'
答曰, 佛道甚深難得 雖有布施持戒忍辱力 要須精進 得甚深禪定 實智慧及 無量諸佛法。
若不行精進, 則不生禪定, 禪定不生 則不得生梵天王處 何況欲求佛道?
답하나니, 불도는 매우 깊어서 얻기가 어려우니, 비록 보시ㆍ지계ㆍ인욕의 힘이 있더라도 반드시 정진의 힘을 의지하여야 매우 깊은 선정과 실다운 지혜=實相(실상)과 무량한 불법을 얻게 되나니,
만일 정진을 행하지 않으면 선정(禪定)이 생기지 않고, 선정(禪定)이 생기지 않으면 범천(梵天, 범천왕이 머무는 색계)에 태어날 수도 없으니, 하물며 불도를 구하고자 하겠는가!
復次 有人如民大居士等 欲得無量寶物 則應意皆得。如頂生王王四天下, 天雨七寶及所須之物 釋提婆那民 分座與坐, 雖有是福 然不能得道。
또한 민대(民大, Meṇḍaka) 거사와 같은 이는 얻고자 하는 무량한 보물을 마땅히 뜻하는 바대로 즉시 얻을 수 있었으며, 정생왕(頂生王, Māndḥātṛ 부처님의 본생 중의 하나)과 같은 이는 사천하의 왕이 되자 하늘에서 일곱 가지 보배와 필요한 물건들이 비처럼 내렸으며, 석제바나민(釋提婆那民, 석제환인)이 자리를 나누어 함께 앉았으니, 비록 이러한 복이 있었을지라도 도를 얻지는 못하였으며,
민대(民大, Meṇḍaka) 거사= 비바시불(毘婆尸佛)에게 7보로 된 코끼리집=象屋(상옥)을 헌상한 공덕으로 그의 창고는 비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如羅頻珠比丘 雖得阿羅漢道 乞食七日不得 空鉢而還, 後以禪定火自燒 其身而般涅槃。以是故知 非但福德力故得道, 欲成佛道 要須懃大精進。懃 살뜰할 근
또한 나빈주(羅頻珠, Losaka-tiśa) 비구와 같은 이는 비록 아라한의 지위를 얻었으나 7일을 걸식하여도 종내 얻지 못한 채 빈 발우로 돌아온 후에 선정의 불로 스스로의 몸을 태우고 열반에 들었다.
그러므로 알 수 있는 것이, 복덕의 힘만으로 도를 얻는 것이 아니니, 불도를 얻고자 한다면 반드시 큰 정진을 부지런히 하여야 하는 것이니라.
問曰, 菩薩觀精進 有何利益 而懃修不懈?
묻나니, 보살은 정진에 어떠한 이익이 더하여짐을 관찰하기에 부지런히 닦아서 게을리 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입니까?
答曰, 一切 今世後世道德利益 皆由精進得。
답하나니, 일체 중생이 금생과 내생의 도(道)와 공덕의 이익이 모두 정진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며,
復次 若人欲自度身 尚當懃急精進 何況菩薩 誓願欲度一切! 如讚精進偈中說;
또한 어떤 사람이 자기 스스로를 제도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서둘러 정진해야 되거늘, 하물며 보살로서 모든 중생을 제도하려고 서원한 사람이겠는가!
마치 정진을 찬탄한 게송에서 설한 바와 같으니라.
덕(德)이란 일체중생을 화합할 수 있게 하는 사무량심(四無量心)이 얼마나 큰 것이냐를 따지는 것입니다.-마하반야바라밀다경
有人不惜身 智慧心決定, 如法行精進 所求事無難。
어떤 사람이 몸을 아끼지 않고, 지혜로운 마음이 결정되어서
법답게 정진을 행한다면, 구하는 일에 어려움 없으리라.
如農夫懃修 所收必豐實, 亦如涉遠路 懃則必能達。
농부가 부지런히 힘쓰면, 반드시 풍부한 수확을 거두게 되는 것과 같고
먼 길을 가려는 자는 부지런히 걸어가야 능히 이르게 되는 것과 같네.
若得生天上 及得涅槃樂, 如是之因緣 皆由精進力。
만약 하늘에 태어나거나, 열반의 즐거움 얻고자 하는, 이러함의 인연은 정진의 힘이니
非天非無因 自作故自得, 誰有智慧人 而不自勉勵。
이는 하늘의 힘도 아니요 원인 없음도 아니니, 스스로 짓는 까닭에 스스로 얻게 되는 것이니
어느 지혜로운 사람이 스스로 힘쓰지 않으리오.
三界火熾然 譬如大炎火, 有智決斷人 乃能得免離。
삼계의 불이 맹렬하게 타오름=熾然(치연)함은 마치 커다란 화염과 같으니
지혜롭고 결단 있는 이라야 비로소 면하고 여의게 되리라.
以是故佛告 阿難正精進, 如是不懈怠 直至於佛道。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바르게 정진하여 이와 같이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곧장 불도(佛道)에 이르게 되리라.'고 말씀하셨나니.
勉强而懃修 穿地能通泉, 精進亦如是 無求而不得。
굳세게 힘써 부지런히 땅을 판다면, 능히 샘으로 통하나니
정진 역시도 이와 같아서, 구하면 얻지 못할 것이 없음이라.
能如行道法 精進不懈者, 無量果必得 此報終不失。
능히 이와 같이 도(道)의 법을 행하여 정진하고 게을리 하지 않으면
무량한 과보를 반드시 얻으리니, 이러한 과보는 끝내 잃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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