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初品中 放光釋論 第十四之餘 卷第八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14. 초품 중 放光明=광명 놓으심을 풀이함 11

 

復次 地動因緣 有小有大 有動一閻浮提 有動四天下 一千 二千 三千大千世界。小動以小因緣故, 若福德人 若生若死 一國地動 是爲小動。

또한 땅이 진동하는 인연에 크고 작음이 있나니, 하나의 염부제가 진동하거나, 사천하가 진동하거나, 1천ㆍ2천ㆍ3천 대천세계를 진동하되 작게 진동하는 것은 작은 인연 때문이니, 복덕있는 이가 태어나거나 죽으면 한 나라가 진동하는 것은 작은 진동이며, 

 

大動大因緣故, 如佛初生時 初成佛時 將滅度時 三千大千世界 皆爲震動 是爲大動。今佛欲大集衆生故 令此地六種震動。

큰 진동은 큰 인연 때문이니, 마치 부처님께서 처음 탄생하실 때나 처음 성불하실 때나 열반에 드시려 할 때엔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크게 진동하니, 이것이 큰 진동이라. 이제 부처님께서 중생을 위해 큰 모임을 열고자 하시기 때문에 이 대지를 6종(種)으로 진동케 하신 것이니라.

 

復次 '般若波羅蜜'中 授諸菩薩記 當得作佛, 佛爲天地大主 是時地神大喜, '我今得主' 是故地動。譬如 國主初立 臣民喜慶 皆稱萬歲 踊躍歌舞。

또한 반야바라밀에서 보살들에게 수기를 주시기를 '장차 부처가 되리라'고 하셨는데, 부처님은 천지의 큰 주인(왕)이시니 이때에 지신(地神)은 '나는 이제야 주인을 만났도다'하며 크게 기뻐하였으므로 땅이 진동하였으니, 비유하자면, 국왕이 처음 즉위하면 신하와 백성이 모두 기뻐 경축하면서 만세를 부르고 기쁨에 겨워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과 같으니라.

 

復次 三千大千世界 衆生福德因緣故 有此大地山河樹木一切衆物 而衆生不知無常! 是故佛以福德智慧大力 動此世界衆生福德 令知微薄 一切磨滅 皆歸無常。

또한 삼천대천세계 중생의 복덕 인연 때문에  대지 산하ㆍ수목 등을 비롯한 일체의 사물이 있게 되었건만, 중생들은 덧없음=無常(무상)을 모르는 까닭에 부처님께서 복덕과 지혜의  힘으로  세계를 움직여서 중생들의 복덕은 미미하고 얇아서 마침내는 모두 닳아 없어져서 무상(無常)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임을 깨우쳐 알게 하고자 하시는 것이니라.

 

▶經. 地皆柔軟 令衆生和悅。

▷經. 땅이 모두 부드러워지니, 중생들로 하여금 화평하고 기뻐하게 하였.

 

▶論. 問曰, 地動 云何能令 衆生心得和悅?

▷論. 묻나니, 땅이 진동하였을 뿐인데 어찌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이 화평하고 기쁘게 한다는 것입니까?

 

答曰, 心隨身故 身得樂事 心則欣悅。悅者 共住之人 及便身之具 能令心悅。

답하나니, 마음은 몸을 따르는 까닭에 몸에 즐거운 일을 얻으면 마음도 기뻐하게 되는 것이라. 기쁘다 함은 함께 사는 사람이나 몸의 편안함 모두가 갖추어지면 마음에서 기쁨이 우러나오 것이니, 

今以是三千大千世界 雜惡衆生 其心麤獷 無有善事, 是故世尊 動此大地 令皆柔軟 心得利益。麤 거칠 추, 獷 사나울 광

지금  삼천대천세계의 잡되고 사악한 중생은  마음이 거칠고 횡폭하여 착함이라곤 없으므로 세존께서 이 대지를 진통시켜 모두를 부드럽게 하여 마음에 이로움이 더해지도록 하는 것니라.

 

譬如 三十三天王 歡樂園中 諸天入者 心皆柔軟 歡樂和悅 麤心不生, 若阿修羅 起兵來時 都無鬪心。

비유하자면, 삼십삼천왕(三十三天王) 환락의 동산=歡樂園(환락원) 신들이 들어오면, 마음이 모두 부드러워지고 기쁘고 화평해져서 거친 생각이 일어 나지 않으니, 아수라(阿脩羅, Asura) 군사를 일으켜 쳐들어 와 도무지 싸울 생각을 내지 않는 것과 같으며,

 

是時 釋提婆那民 將諸天衆 入麤澀園中 以此園中 樹木華實氣不和悅 麤澀惡故 諸天人衆 鬪心卽生。佛亦如是 以此大地麤澀弊惡故 變令柔軟 使一切衆生 心得喜悅。

반면 석제바나민(釋提婆那民, Śākra devānāmiṁdra. 제석천) 하늘 무리를 이끌고 추삽원(麤澀園) 들어오면,  동산에는 숲ㆍ나무ㆍ꽃ㆍ열매의 기운이 화열(和悅) 못하여 거칠고 껄끄러워 나쁜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에 하늘 사람들이  싸우려는 생각을 일으키게 되는 것과 같으니, 부처님께서도  대지 거칠고 껄끄러우며 폐악하기 때문에 부드럽게 변화시켜 일체의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에서 기쁨과 즐거움이 우러나게 하시는 것이니라.

 

又如 呪術藥草 熏人鼻時 恚心便生 卽時鬪諍, 復有 呪術藥草 能令人心 和悅歡喜 敬心相向。呪術草藥 尚能如此 何況 三千大千世界 地皆柔軟?

또한 마치 주술(呪術)과 약초를 사람의 코에 쏘이게 되면 문득 성내는 마음이 일어나 당장에 싸우고자 하거나, 또는 주술과 약초를 사람의 코에 쏘이면 사람의 마음을 화평하고 기쁘게 하여 공경하는 마음을 내게 되나니, 주술과 약초조차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삼천대천세계의 땅이 모두 부드럽고 연하여짐이겠는가!

 

▶經. 是三千大千世界中 地獄 餓鬼 畜生 及八難處 卽時解脫 得生天上 從四天王天處 乃至 他化自在天處。

▷經.  삼천대천세계 가운데 지옥ㆍ아귀ㆍ축생 그리고 여덟 가지 어려운 곳=八難處(팔난처, aṣṭa akṣaṇāḥ)에서 즉시 벗어나 해탈을 얻어 天上(천상) 태어나게 되나니, (욕계의) 사천왕천처에서 타화자재천에 이르기까지이다.

 

八難處(팔난처, aṣṭa akṣaṇāḥ)= 부처님을 못 보고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여덟 가지 어려움 말하며, 지옥(地獄),축생(畜生),아귀(餓鬼)의 존재를 받음과, 수명이 너무 길어 괴로움을 모르는 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는 것과, 변방[邊地]에 태어나는 것, 보고 말함에 있어서 장애가 있는 맹롱음아(盲聾音啞), 세속적 지혜가 지나치게 뛰어난 세지변총(世智辨聰), 부처님이 세상에 안 계실 때 태어나는 생재불전불후(生在佛前佛後)이다.

세속의 모든 재난으로는 세가지 재앙'火,水,風'의 세 가지 재앙과 여덟가지 어려움을 통틀어 삼재팔난(三災八難)이라하고, 八難으로는 배고픔,목마름,추위,더위,물,불,칼,병란(兵亂)을 말한다. 

 

▶論. 問曰, 若佛 入師子遊戲三昧 能令 地獄 餓鬼 畜生 及餘 八難皆得解脫, 生四天處 乃至 他化自在天者 復何用 修福行善 乃得果報?

▷論. 묻나니, 만약 부처님께서 '사자유희삼매'에 드시기만 하셔도 능히 지옥ㆍ아귀ㆍ축생   밖의 여덟 가지 어려운 곳의 중생을 모두 해탈케 하여 사천왕천= 天處(사천처) 나아가서는 타화자재천에까지 태어나게 되거늘, 무엇 때문에 다시 복을 닦고 선을 행하여 비로소 과보를 받고자 하는 것입니까?

 

答曰, 此如上說 福德多者 見光得度, 罪垢深者 地動乃悟。

답하나니, 이는 마치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복덕이 많은 이는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해탈을 얻고, 죄의 때가 깊은 이는 땅이 진동하고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나니, 

 

譬如 日出照蓮華池 熟者先開 生者未敷。佛亦如是 先放光明 福熟智利 先得解脫, 其福未熟 智心不利 是故未得. 

비유하자면, 해가 돋아서 연못 위를 비추면 익은 꽃봉오리는 먼저 피고, 아직 자라고 있어=生하여 미숙한 것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하 것처럼, 부처님도 그와 같아서 먼저 광명을 놓으셔서 복이 익었고 지혜가 예리한 자는 먼저 해탈을 얻게 하며,  복이 아직 익지 않고 지혜심이 예리하지 않은 이는 아직 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이니라. 

 

佛大慈悲 等度一切 無憎愛也。亦如樹果 人動其樹 熟者先墮, 佛亦如是 是三千大千世界 如樹 動之者佛, 先度者果熟 未度者果生。

부처님께서는 크게 자비로우시어 균등하게 일체를 제도하고자 하심에는 사랑하고 미워하는=愛憎(애증) 없으시며, 어떤 사람이 과일나무를 흔들면 익은 과일이 먼저 떨어지듯이 부처님도 그와 같으셔서,  삼천대천세계는 마치 나무와 같고 그것을 흔드는 분은 부처님이시라, 과보가 익은 이는 먼저 제도되고, 아직 제도되지 못하는 이는  과보가  익은 것이니라.

 

問曰, 何以故 善心因緣 生欲界天, 不生色界 及無色界?

묻나니, 무슨 까닭으로 착한 마음의 인연으로는 욕계의 하늘에만 태어나고 색계나 무색계에는 태어나지 않는 것입니까?

 

答曰, 佛欲度 此衆生令得道證。無色界中 以無身故 不可爲說法, 色界中則無厭心 難可得道 禪樂多故 慧心則鈍。

답하나니,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을 제도하여 도의 증과를 얻게 하고자 하시나, 무색계에서는 몸이 없기 때문에 법을 설하여 주어도 듣 못하고, 색계에는 싫어하는 마음이 없어서 도를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선정의 쾌락이 많은 까닭에 지혜의 마음이 둔하며, 

 

復次 佛以神通感動 令此三千大千世界 地皆柔軟 衆生心信 得歡喜故 生欲界天, 不行四禪 及四空定故 不得生色 無色界。

또한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 감동시켜  삼천대천세계의 대지를 모두 부드럽고 연하게 하시니, 중생들은 신심이 일어 기쁨을 얻은 까닭에 욕계의 하늘에 태어나고, 사선(四禪)  4공정(四空定, 사무색정四無色定) 행하지 않기 때문에 색계나 무색계에는 태어나지 못하느니라.

 

問曰, 五衆 無常 空 無我, 云何生天人中? 誰死誰生者?

묻나니, 오온=五衆(오중) 무상ㆍ공ㆍ무아이거늘, 어찌하여 하늘이나 인간에 태어 나게 되는 것이며, 누가 태어나고 누가 죽는것입니까?

 

答曰, 是事 '讚菩薩品' 中已廣說 今當略答, 汝言 '五衆 無常 空 無我'者 是'般若波羅蜜'中 五衆 無有常無常 有空無空 有我無我。若如外道 求索實我 是不可得, 但有假名 種種因緣 和合而有 有此名字。

답하나니, 이에 대하여 '찬보살품(讚菩薩品)'에서 이미 자세히 설명하였거니와 이제 다시 간략히 말하리라. 그대가 말하기를 '오온=五衆(오중) 무상ㆍ공ㆍ무아이다'고 하였는데,  '반야바라밀'에서는 오온=五衆(오중)은 ‘유상(有常)’하지도 ‘무상(無常)’하지 않고, ‘유공(有空)’도 ‘무공(無空)’도 아니며, ‘유아(有我)’도 ‘무아(無我)’도 아니라 하였으며 만약 외도들처럼 오온(五蘊)으로 이루어진 '나'에 실상(實相)있다는=實我(실아)를 구하고 찾아도 이는 얻을  없는 것이며, 다만 거짓 이름일 뿐이며, 갖가지 인연이 화합해서 이런 이름이 있을 뿐이니라.

 

譬如幻人相殺 人見其死, 幻術令起 人見其生, 生死名字 有而無實。世界法中 實有生死, 實相法中 無有生死。

비유하자면, '변화에 의해 만들어진 사람=幻人(환인)'들이 서로를 죽이면, 사람들은 죽은 것으로 보지만, 환술로써 다시 살려내 그 환인들이 다시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 것과 같이, 생사란 이름일  실체가 없는 것이며, 세속의 법에는 실로 생사가 있으나 실상의 법에는 생사가 없으며, 

 

復次 生死人有生死, 不生死人無生死。何以故? 不生死人 以大智慧能破生相。如說偈言; 

또한 나고 죽는 사람(생사에 휩쓸리게 되는 사람)에게는 생사가 있으나, 나고 죽지 않는 사람에게는 생사가 없는 것이니, 왜냐하면 나거나 죽지 않는 사람은  지혜로써 능히 (반야바라밀이라는 지혜로 생(生)에 정(定)해진 실상(實相)이 있다는 삿된 견해의) 생사의 모습을 깨뜨렸기 때문이라. 게송에서 말함과 같으니라.

 

佛法相雖空 亦復不斷滅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佛法(불법)의 모습 비록 공하나, (죽음으로 ) 끊어져 없어짐이 아니요

雖生亦非常 諸行業不失。

비록 태어나지만 항상하지도 않으며, 모든 지은 업=行業(행업)을 잃지 않네 

 

諸法如芭蕉 一切從心生

제법은 파초와 같아서, 일체가 마음에서 생겨나나,

若知法無實 是心亦復空。

만약 법에 진실 없음을 알면  마음 또한 공하리라. 

 

若有人念空 是則非道行

만약 어떤 사람이 '공(空)'에 빠지게 되면, 이는 도행(道行)이 아니며,

諸法不生滅 念有故失相。

법은 생멸치 않나니, 생각하기에 실상(實相)을 잃어 버리게 되리라.

 

有念墮魔網 無念則得出

생각하기에 마왕의 그물=魔網(마망)에 떨어지니, 생각 없으면  벗어나게 되리라.

心動故非道 不動是法印。

마음이 움직이는 까닭에 도가 아니고, 움직이지 않음=不動(부동)이면  법인(法印, 무생법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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