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초품(初品) 여시아문일시(如是我聞一時) 풀이함 -2

 

梵天王白佛(법천왕백불) 大德(대덕) 世界中智(세계중지) 有上中下(유상중하)

범천왕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덕(부처님)이시여, 세간에는 상 ㆍ중ㆍ하의 지혜가 있으니, 

 

善濡直心者(선유직심자) 易可得度(이가득도) 是人若不聞法者(시인약불문법자) 

退墮諸惡難中(퇴타제악난중) 濡 젖을 유

곧은 마음을 잘 익힌 이는 쉽게 제도하려니와 이 사람이 불법을 듣지 못하면 온갖 악난에 물러나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착하고 연하여 뜻이 스스로의 지혜를 따르는 올곧은 마음의 사람은 쉽게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터득하여 무여열반의 나루터를 건널 수 있을 것이나이러한 사람이 만약 참된 가르침()을 듣지 못하게 되면 뒤로 물러나게 되어 모든 어려운 일 겪게 될 것이나이다.)

 

譬如水中蓮華(비여수중연화) 有生有熟(유생유숙) 有水中未出者(유수중미출자)

若不得日光 則不能開(약불득일광 즉불능개) 佛亦如是(불역여시) 

비유하면 물속의 연꽃이 어린 것도 있고 성숙한 것도 있으며, 물 밖에 나온 것도 있고, 물에서 아직 나오지 못한 것도 있는데, 이들 모두가 햇빛을 받지 못하면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과 같이, 불법 역시 그와 같습니다. 

 

佛以大慈悲 憐愍衆生(불이대자비 연민중생) 故爲說法(고위설법)

부처님께서 큰 자비로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해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도 이와 같이 중생을 한없이 사랑하여 항상 걱정근심 벗어난 편안함으로 즐거운 일을 구하고자=大慈의 마음과 중생이 오도(五道)를 오가며 여러 가지로 몸과 마음의 고통을 겪게 되는 것에 대해 한없이 가엾고 안쓰럽게 생각하는=大悲의 마음으로 참된 가르침(法)을 말씀해주시옵소서)


佛念(불념) 過去未來現在 三世諸佛法(과거미래현재 삼세제불법)

皆度衆生爲說法(개도중생위설법) 我亦應爾(아역응이)

부처님께서 생각하시기를, ‘과거ㆍ미래ㆍ현재의 삼세의 모든 부처님들께서도 중생을 제도하시기 위하여 법을 설하셨으니, 나 역시 마땅히 그렇게 하리라.’

 

如是思惟竟(여시사유경) 受梵天王等 諸天請說法(수범천왕등 제천청설법)

이와 같이 사유하시고는 범천왕을 비롯한 여러 신들의 청을 받아들여 법(가르침)을 설하기로 하시며, 

 

爾時 世尊以偈答曰(이시세존이게답왈)
세존께서 게송으로 답하셨습니다.

我今開甘露味門(아금개감로미문) 若有信者得歡喜(약유신자득환희)

나 이제 감로법의 문을 여노니, 누군가가 믿기만 하면 기쁨 얻으리니,

(만약 믿는 이들은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터득하게 되어 큰 기쁨 누리게 되리라.)

甘露法(감로법, amṛta-dharma)= 불사(不死)의 가르침

 

於諸人中說妙法(어제인중설묘법) 非惱他故而爲說(비뇌타고이위설)
모든 사람 가운데 묘한 법을 설하심은, 남을 괴롭히지 않게 하기 위한 까닭이라네.


佛此偈中 不說布施人得歡喜(불차게중 부설보시인득환희) 亦不說多聞(역부설다문)

持戒忍辱精進禪定智慧 人得歡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인득환희) 獨說信人(독설신인)

부처님께서는 이 게송 가운데 보시하는 사람이 환희를 얻는다 하시지 않으셨고, 또한 지계ㆍ인욕ㆍ정진ㆍ선정ㆍ지혜를 행하는 사람이 환희를 얻는다고도 하시지 않으시고, 오직 믿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으니,

 

佛意如是(불의여시) 부처님의 뜻은 다음과 같으리라.

 

我第一甚深法微妙(아제일심심법미묘) 無量無數(무량무수)

‘나의 제일가는 심히 깊은 법은 미묘하여 한량이 없고 헤아릴 수도 없으며, 

 

不可思議 不動 不猗 不著 無所得法(불가사의 부동 부의 부착 무소득법) 猗 아름다울 의 

非一切智人 則不能解(비일체지인 즉부능해)

불가사의하고 不動=흔들리지 않고, 不猗=치우치지 않고, 不著=집착하지 않고, 無所得法=얻을 수 없는 법이어서 일체지를 얻은 이가 아니면 알지 못하리라. 

(부처님의 뜻은, “이와 같이 참된 가르침()이야말로 제일가는 것이어서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불도(佛道)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이루 말할 수 없이 미세하여 헤아리기 어렵고 무량(無量)하여 헤아릴 수 없고 불가사의(不可思議)하며, 오개(五蓋)에 덮힌 거친 마음()과 오욕(五慾)에 물들어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산란한 마음()을 감싸고 끌어들여 청정한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하여(不動), 오온(五蘊)으로 이루어진 에 정()해진 실상(實相)이 있다는 삿된 견해에 기대지 아니하니, 일체법에도 정()해진 실상(實相)이 있다는 삿된 견해를 가지지 않는 일체지인(一切智人)이 아니라면 결코 능히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이었습니다.)

 

是故佛法中 信力爲初(시고불법중 신력위초) 信力能入(신력능입)

그러므로 불법에는 믿음의 힘으로써 첫머리를 삼으니, 믿음의 힘으로써야 들어갈지언정 

 

非布施 持戒 禪定 智慧等能初入佛法(비보시 지계 선정 지혜등 능초입불법)

보시ㆍ지계ㆍ선정ㆍ지혜 등으로써 불법의 첫머리를 삼거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시와 지계를 비롯한 모든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佛法)에서 믿음을 통해 마음이 반야바라밀과 어우러지게 되어 막힘이 없이 훤히 꿰뚫어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如說偈言(여설게언) 그리로 게송으로 말씀하셨으니,

 

世閒人心動(세간인심동) 愛好福果報(애호복과보)

세간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려, 복된 과보만을 좋아하고

而不好福因(이불호복인) 求有不求滅(구유불구멸)
복의 원인은 심지 않으니, 有=있음만을 구하고 (번뇌의 불길 꺼지는) 멸은 구하지 않네.


先聞邪見法(선문사견법) 心著而深入(심착이심입)

앞서 삿된 견해로 된 가르침=法을 듣게 되어,

마음에 집착하여 깊이 들어갔나니 (삿된 견해에 붙들려서는 오욕(五慾)에 깊이 물들게 되었나니)

我此甚深法(아차심심법) 無信云何解(무신운하해)
나의 이 심히 깊은 법은 믿음이 없고서야 어찌 들어가리오.(믿음 없이 어찌 이해할 수 있으랴)

 

如提婆達 大弟子 俱迦梨等(여제바달 대제자 구가리등)

無信法故墮惡道中(무신법고 타악도중)

제바달(제바달다)의 큰 제자인 구가리 등은 가르침을 믿지 않은 까닭에 나쁜 길에 떨어졌으니, 

 

제바달(提婆達)= 제바달다(提婆達多), 사전에 의하면 범어로 Tevadatta 또는 제바달다(提婆達兜)ㆍ제바달다(禘婆達多)ㆍ제바달(提婆達)ㆍ조달(調達) 등으로 기록되어있다. 번역하여 천열(天熱)ㆍ천수(天授)ㆍ천여(天與)이다. 곡반왕(斛飯王)의 아들이며, 난타(難陀)의 아우며, 석존의 사촌 아우이다. 혹은 백반왕(白飯王)의 아들이라고도 한다. 석존이 성도한 뒤에 출가하여 제자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욕심이 많아 출가 전에도 실달태자와 여러 가지 일에 경쟁하여 대항한 일이 많았다. 출가 후엔 부처님의 위세를 시기하여 아사세왕과 결탁하고, 부처님을 없애고 스스로 새로운 불교교단의 지도자가 되려다가 이루지 못했다. 마침내 5백 비구를 규합하여 일파를 따로 세웠다. 그 뒤 아사세왕은 그 당파에서 떠나고, 5백 비구도 부처님에게 다시 돌아왔으므로 제바달다는 고민하던 끝에 죽었다고 한다.

부처님을 살해할려고 여러 번을 시도 했던 사실 때문에 모든 불교도들의 원수로 여겨진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가장 심한 욕이 “저 제바달다 같은 놈”이라는 말이다. 부처님과의 그와 같은 관계를 부처님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소화하고 해석하여 풀어야 할 것인가가 큰 문제로 등장한다. 부처님께서는 법화경(法華經)에서 제바달다를 부처님의 선지식이라고 하였으며, 그도 또한 부처님이라고 수기하여 그와의 관계를 풀어버렸으며, 또한 화엄경에서는 제바달다와의 관계를 제바달다뿐만 아니라 그의 5백 명의 제자와 따로 규합하여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서 부처님께 대항했던 사람들의 숫자까지 들어가며 미래 세상에 하나하나 다 같이 성불하리라는 수기를 내린다. 이와 같이 하여 만고의 죄인인 제바달다와의 해묵은 원결을 시원하게 풀어버린다. 대승경전을 결집하고 편찬한 후대의 대승보살들에게는 그 큰 문제를 한번은 짚어서 해결했어야 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구가리(俱迦梨)=코칼리카의 음역이며, 瞿迦離, 仇伽離라고도 함. 제바달다(提婆達多)의 제자로서 비구였으나, 석가모니의 교화 활동을 방해했으며, 결국 악도(惡道)에 떨어졌다고 함. 악시자(惡時者), 우수(牛守).

 

是人無信(시인무신) 於佛法(어불법) 自以智慧求不能得(자이지혜구부능득)

이 사람은 불법에 대하여 믿음 없이 스스로의 지혜를 부려 구하였지만 얻지 못하였던 것이니,

 

何以故(하이고) 佛法甚深故(불법심심고)

왜냐하면 불법은 매우 깊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佛法)을 통해 제법(諸法)의 실상(實相)을 깊이 이해할 수 있어야 불도(佛道)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如梵天王 教俱迦梨說偈(여범천왕 교구가리설게)
범천왕이 구가리를 가르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으니,

欲量無量法(욕량무량법) 智者所不量(지자소불량)

한량없는 참된 가르침=법을 헤아리려 하나, 지혜로운 이는 헤아리지 않으리니,

無量法欲量(무량법욕량) 此人自覆沒(차인자복몰)

한량없는 법을 헤아리려 하는 것이, 그 스스로를 (삿된 견해에) 묻어버리는 격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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