復次分別生身(부차분별생신) 法身供養果報故(법신공양과보고)

또한 생신과 法身= 법성생신을 분별하여 공양하는 과보인 까닭에

 

법성생신(法性生身)= 인연화합에 의한 모든 현상과 작용의 맨 처음 본바탕인 청정(淸淨)함이라는 한결같은 몸으로 태어나는 것. 유위(有爲)의 오중(五衆)인 색온(色蘊) 수온(受蘊) 상온(想蘊) 행온(行蘊) 식온(識蘊)이 청정하게 무위(無爲)의 오중인 계중(戒衆) 정중(定衆) 혜중(慧衆) 해탈중(解脫衆) 해탈지견중(解脫知見衆)으로 바뀌게 되는 것으로, 다른 말로 의생신(意生身)이라 부르며 오종(五種)의 의생신이 있습니다. 

청정하게 바뀌는 것이란, 오개(五蓋)에 덮여 제멋대로 날뛰는 거친 마음(覺)과 오욕(五慾)에 물들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산란한 마음(觀)을 감싸고 끌어들여 움직이지 않게 갈무리하게 되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법신(法身, dharma-kāya)=진리 그 자체” 또는 “진여의 지혜”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진여(眞如, tathatā)는 “모든 현상의 있는 그대로의 참모습”을 말합니다. 그리고 참모습은 인간의 본성, 궁극적인 진리, 분별과 대립이 소멸된 마음상태, 우주 그 자체, 중생의 청정한 성품 등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구마라집은 '대지도론'에서 진여법신을 법성생신, 변화법신, 실상법신 등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법성생신(法性生身)은 욕계, 색계, 무색계의 삼계에서 벗어난 보살의 몸을 말합니다.

변화법신(變化法身)은 보살이 중생의 근기에 따라서 갖가지 변화를 일으키는 법신을 의미하고,

실상법신(實相法身)은 진리의 모습을 갖춘 불신(佛身)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종합해 보면 금강경이 있는 곳은 법신(法身)이 드러나는 것이고, 금강경으로 수행하는 보살이 성불하면 보신(報身)이 되고, 금강경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존중받는 제자들이 있다는 것은 화신(化身)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명상행자들이 경전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흔들림 없는 의지처인 진여법신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진리를 깨우칠 때 그 과보로 성불하는 보신이 될 수 있고, 석가모니 부처님의 화신불로서 주어진 역할을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습니다. 명상이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보편적 체험이 되기 위해서는 경전을 통해 진여법신의 지혜를 체득해야 합니다. 경전을 읽으면서 시작되는 하루하루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밀봉암

 

說摩訶般若波羅蜜經(설마하반야바라밀경) 如舍利塔品中說(여사리탑품중설)

'마하반야바라밀다경'을 말씀하셨으니, '사리탑품' 가운데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復次欲說阿鞞跋致(부차욕설아비발치) 阿鞞跋致相故說(아비발치상고설)

또한 아비발치와 아비발치의 모습을 설명하려는 까닭에 말씀하셨으며, 

 

*대승불교에서, 보살은 유월치 보살과 아유월치 보살의 둘로 나뉜다.
아유월치(阿惟越致, 산스크리트어 avivartika)는 아비발치(阿鞞跋致)라고도 번역하며, 불퇴(不退), 무퇴(無退), 불퇴전(不退轉), 불퇴위(不退位),  반드시 부처가 되는 지위이며, 보살에서 타락하여 범부가 되지 않는다.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의 중생으로 태어나는 사람들은 모두 불퇴전의 경지에 있는 아비발치(阿鞞跋致)이며, 그 중 대부분이 일생보처(一生補處)이다. (불설아미타경)
보살도를 실천하여 아미타부처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는 자는 그 사람이 그렇게 한 이후에 모두 마땅히 아유월치 보살의 지위를 얻는다. 그리고 아유월치 보살인 자는 모두 마땅히 32상(相)과 자마금빛의 몸의 색깔과 80종호(種號)를 갖추게 되고, 또한 모두 마땅히 부처를 이루게 된다. (아미타삼야삼불살루불단과도인도경)
아비달마불교의 유부(有部)에서는 불퇴의 경지에 이른 단계를 사선근위(四善根位) 중에서 인위(忍位)라고 보았고, 대승불교에서는 십주(十住)의 제7주를 불퇴전주(不退轉住)라고 하였다.
금강정유가경의 대본 18회 중에서 제15회의 일부분에 해당하는 금강장장엄반야바라밀다교중일분(金剛場莊嚴般若波羅蜜多敎中一分)에서는 불퇴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보살의 열 가지 분위[十分位]가 있으니, 말하자면 발심(發心)분위ㆍ동진(童眞)분위ㆍ초습업(初習業)분위ㆍ수행(修行)분위ㆍ생귀(生貴)분위ㆍ상응구족(相應具足)분위ㆍ정심(正心)분위ㆍ불퇴전(不退轉)분위ㆍ득관정(得灌頂)분위ㆍ일생보처(一生補處)분위다.
불퇴전 보살마하살은 온갖 성문·독각·외도·악마 등이 파괴하거나 그 마음을 항복시켜 깨달음에서 물러나게 하지 못한다. (대반야바라밀다경)
보살에 네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신발의(新發意) 보살= 처음 보리심을 낸 자요, 신발의 보살이란 초발심(初發心)을 일으킨 보살로서, 처음 발심한 보살은 부처님의 상호를 보고는 곧 보리심을 내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마음을 일으킨 것이다.

둘째는 구발의(久發意) 보살= 보리도를 닦아 행하는 데 있는 자요, 구발의 보살이란 이러한 마음을 일으킨 지 오래된 보살이란 의미로, 수행하는 보살은 부처님이 원만히 갖춘 온갖 착한 법을 보고는 곧 보리심을 내며, 육바라밀의 실천을 통해 이러한 마음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보살이다. 

셋째는 불퇴전(不退轉) 보살= 보리에서 견고하게 물러나지 않는 자요, 불퇴전 보살이란 지혜를 얻고자 일으킨 마음이 더 이상 줄어듦이 없이 견고하며 확고한 보살이란 의미이다. 물러나지 않는 보살은 여래의 몸과 모든 법이 다 평등함을 보며, 이 보살은 반야나 공의 가르침을 들어도 놀라거나 물러서는 일이 없는 지혜와 선정의 힘을 갖춘 보살이다. 

넷째는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한 생이면 부처의 지위에 있게 되는 자이다. 일생보처의 보살이란 마지막 한 생을 보살로서 실천 정진하면 다음 생에 부처가 될 것이 예정된 보살이다. 보살은 여래가 지닌 온갖 공덕과 법까지도 보지 않는데, 혜안(慧眼)이 분명하고 청정함을 얻었기 때문이며, 두 가지 소견을 끊었기 때문이며, 지혜가 청정하여졌기 때문이니, 만약에 청정함과 청정하지 아니함도 보지 않으며, 청정하지 않음과 청정하지 않지도 않음을 보지 않는다면 곧 깨닫게 된다.

불퇴전 보살을 7지보살이라고도 하고 8지보살이라고도 한다. 영락본업경에서는 "11지의 등각위(等覺位)가 일생보처 보살의 지위가 된다"고 했으니, 이 지(地)에서 보현행이 원만해져 12지에서 묘각여래(妙覺如來)가 되기 때문에 이를 일생(一生)의 주(主)로 삼는 것이다. (신화엄경론)

又爲魔幻魔事故說(우위마환마사고설)

또한 마라=魔의 환술과 마라의 일=거짓에 대해 말씀하시고자 하신 것이며,


復次爲當來世人(부차위당래세인) 供養般若波羅蜜因緣故(공양반야바라밀인연고)

또한 미래의 사람들이 반야바라밀에 공양할 수 있는 인연을 맺어 주기 위한 까닭이며,

 

又欲授三乘記別故(우욕수삼승기별고) 說是般若波羅蜜經(설시반야바라밀경)

또는 3승=성문, 연각, 보살의 기별(수기, vyākaraṇa)을 주기 위해서 이 '반야바라밀경'을 설하셨나니, 

 

기별(혹은 記說 授記, vyākaraṇa, veyyākaraṇa) 성불의 예언을 의미한다. 부처님이 수행하는 사람에게 미래에 성불할 것을 예언하는 것, 시간, 국토, 불명, 수명 등을 예언하는 기별을 제자에게 주는 것을 수기(授記)라고 함.

 

如佛告阿難(여불고아난) 我涅槃後(아열반후) 此般若波羅蜜(차반야바라밀)

부처님께서 아난(Ānanda)존자에게 말씀하셨으니, '내가 열반(반열반, 般涅槃)에 든 뒤에 이 반야바라밀이 남방으로 갈 것이고, 

 

*반열반(般涅槃)= 무여열반(無餘涅槃)을 이루신 다음에 부처님께서 최후에 반야바라밀과 하나로 어우러져 세간의 인연이 사라지게 되는 것. 

 

當至南方(당지남방) 從南方至西方(종남방지서방) 後五百歲中當至北方(후오백세중 당지북방)

남방에서 다시 서방으로 가서  5백년 뒤에는 북방에 이를 것이니라. 

 

是中多有信法(시중다유신법) 善男子善女人(선남자선여인)

그 곳에는 바른 법(참된 가르침)을 믿는 선남자 선여인이 많이 있어 

 

善男子善女人(선남자 kula-putra, 선여인 kula-putrī.)=‘훌륭한 가문의 젊은 남녀’를 의미하나, 대승불교에서는 나이에 관계없이 ‘바른 믿음을 지닌 사람’을 가리키며, 통상 보살에 대한 호칭으로 쓰인다.

 

種種華香(종종화향) 瓔珞幢幡伎樂(영락당번기락) 燈明珍寶(등명진보)

以財物供養(이재물공양)

갖가지 꽃, 향, 영락. 당기, 번기, 풍악, 등불, 보물과 재물로써 공양할 것이며, 

 

若自書若教人書(약자서약교인서) 若讀誦聽說(약독속청설) 正憶念修行(정억념수행)

以法供養(이법공양)

만약 손수 쓰는=사경하거나, 남을 시켜 쓰게 하거나, 읽고 외우는=독송을 하거나, 설법을 듣거나, 바르게 잘 기억해서 수행하여 법으로써 공양하리니,

(바르게 기억하고 생각하며 수행(修行)=선정(禪定)과 함께 바르게 분별하고 사유하는 것이 참된 가르침()을 따라 공양하는 것이니라.)

 

是人以是因緣故(시인이시인연고) 受種種世閒樂(수종종세간락)

末後得三乘 入無餘涅槃(미후득삼승 입무여열반)

이 사람들은 이 인연으로 세간의 갖가지 즐거움을 받으며, 마지막에는 3승의 법을 얻어 무여열반에 들리라.”

무여열반(無餘涅槃, nirupadhiś)= 열반은 ⓢnirvāṇa ⓟnibbāna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이고, ‘불어서 끈 상태’라는 뜻이다. 불어서 불을 끄듯,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완전히 소멸된 마음 상태를 말한다. 열반에 유여열반(有餘涅槃)과 무여열반(無餘涅槃)이 있는데, 전자는 열반에 이르렀으나 아직 5온이 남아 있는 열반이라는 뜻이고, 후자는 5온이 남아 있지 않은 열반, 즉 죽음을 뜻한다. 살아서 탐 · 진 · 치가 소멸된 상태가 유여열반이고, 죽음은 무여열반이다.

 

如是等觀 諸品中因緣事故(여시등관 제품중인연사고) 說般若波羅蜜經(설반야바라밀경)

이와 같이 관찰하여 여러 품들과 인연으로 불사를 하시기에 '반야바라밀경'을 설하시는 것입니다.


復次佛欲說 第一義悉檀相故(부차불욕설 제일의실단상고)

說是般若波羅蜜經(설시반야바라밀경) 有四種悉檀(유사종실단)

또한 부처님께서 제일의실단(siddhānta)의 상을 설하시기 위해 이 '반야바라밀다경'을 말씀하셨으며, 네 가지의 실단이 있으니, 

(부처님께서는 참되어 변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진실(眞實)과 하나가 되도록 제일의실단(第一義悉壇)을 일러주시고자 이렇게 반야바라밀경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실단(悉檀, siddhānta)은 ‘범주’나 ‘입장’을 의미하며 ‘성취,’ ‘종(宗)’이라 의역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네 개의 실단은 불교에 대한 『대지도론』의 교상판석적 입장이기도 하다.

실단(悉檀)이란 부처님께서 중생을 교화하는 방법을 말하며 실(悉)은 변(두루)의 의미이고 단(檀)은 시(施)라는 의미다. 이러한 사실단(四悉檀)의 각각을 살펴보면 

 

一者 世界悉檀(일자 세계실단) 二者 各各爲人悉檀(이자 각각위인실단)

첫째는 세계실단이요, 둘째는 각각위인실단이요, 

 

세계실단(世界悉檀, laukika-siddhānta)= 세상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존재일반의 실상을 드러내어 진정한 인간의 삶과 복지를 실현하는, 즉 각각의 세상에 맞추어 참된 가르침을 설하시어 범부(凡夫)를 기쁘고 즐겁게 하여 세간 속에서 반야바라밀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낙욕실단(樂欲悉檀)이라고도 하는 바른 가르침. 중생의 소망에 응해 세계의 법, 세상의 성립 이치를 설명해주어 환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각각위인실단(各各爲人悉檀, prātipauruṣika-siddhānta)= 그 사람의 능력과 자질에 맞추어 진리를 설하는 것, 중생의 성질과 능력에 따라 선근(善根)이 자라도록 하는 대기설법(對機說法)으로 생선실단(生善悉檀)이라고도 한다. 즉 업(業)의 장애에 의해 펼쳐지는 중생의 근기에 맞게 일러주어 출세간(出世間)할 수 있도록 하여 반야바라밀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참되고 바른 가르침.

 

三者 對治悉檀(삼자 대치실단) 四者 第一義悉檀(사자제일의실단)

셋째는 대치실단이요, 넷째는 제일의실단이니라.

 

대치실단(對治悉檀)=부처님이 중생의 근기에 응하여 미혹을 대치하고 이익을 주는 것, 병(번뇌)에 따라 약을 처방하여 치유(악을 끊게)하는 단악실단(斷惡悉檀)을 말한다. 즉 중생이 지닌 번뇌와 악업(惡業)을 살펴보고 깨우치게 하여 이를 없애 반야바라밀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참되고 바른 가르침.

제일의실단(第一義悉檀)= 상대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곧 바로 진리에 들어가게 하는 입리실단(入理悉檀)이다. 즉 훌륭한 믿음으로 모든 것 내맡기어 실천하도록 하는 참되어 바른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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