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業의 深廣   업의 깊고 넓음

一音中具演       一切諸言音하야   衆生語言法       隨類皆能作이로다 
일음중구연           일체제언음           중생어언법          수류개능작

永離煩惱身하고     而現自在身하며   知法不可說호대     而作種種說이로다 
영리번뇌신             이현자재신          지법불가설            이작종종설

其心常寂滅하야     淸淨如虛空호대   而普莊嚴刹하야     示現一切衆하며 
기심상적멸             청정여허공          이보장엄찰            시현일체중

於身無所着이나     而能示現身하야   一切世間中       隨應而受生하며 
어신무소착             이능시현신          일체세간중          수응이수생

雖生一切處       亦不住受生하야   知身如虛空호대     種種隨心現이로다 
수생일체처           역불주수생          지신여허공            종종수심현

菩薩身無邊하야     普現一切處하야    常恭敬供養       最勝兩足尊하며
보살신무변            보현일체처            상공경공양          최승양족존

一音中具演 一切諸言音하야 한 음성 속에 모든 말(언음을 다 갖춰 연설하고),

衆生語言法 隨類皆能作이로다  중생의 언어법으로 품류(종류)를 따라 다 말할 수 있으며, 

 

永離煩惱身하고 而現自在身하며 번뇌의 몸 영원히 여의고,  자유 자재한 몸을 나타내며

知法不可說호대 而作種種說이로다 법은 말할 수 없음을 알지만, 갖가지로 연설하느니라. 

보살은 번뇌의 몸을 영원히 벗어버리고 자유자재한 법의 몸을 나타내고, 또 법이란 언어로 설명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화엄경과 법화경을 위시하여 팔만대장경을 설하여 법을 나타낸다.

 

其心常寂滅하야 淸淨如虛空호대 그 마음 항상 적멸하여, 청정하기 허공과 같지만 

而普莊嚴刹하야 示現一切衆하며 그러나 세계를 두루 장엄하여, 일체중생에게 나타내 보여주며, 

불교가 세상에 존재하는 목적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을 보살의 경지에까지 향상시켜서 끝내는 온 우주가 보살로 가득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장엄하는 길이다.

 

於身無所着이나 而能示現身하야 몸에 집착하지 않지만, 그러나 능히 몸을 나타내 보이어 

一切世間中 隨應而受生하며 일체세간 가운데서 마땅함을 따라 태어나도다. 

 

雖生一切處 亦不住受生하야 비록 일체처(모든 곳)에 태어나지만, 또한 태어나는 것에 머물지 않고 

知身如虛空호대 種種隨心現이로다 몸이 허공 같은 줄을 알면서도, 마음따라 갖가지로 나타내느니라.

 

菩薩身無邊하야 普現一切處하야 보살의 몸은 무변한지라(그지 없어서),  일체처에 두루 나타내어 

常恭敬供養       最勝兩足尊하며 가장 수승하신 양족존(부처님)께 늘 공경하여 공양하도다.  

보살이 무량무변한 몸을 널리 나타내어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모든 사람 모든 생명을 부처님으로 받들어 섬기며 항상 공경하고 공양하려고 하는 것이다. 만약 모든 사람 모든 생명을 부처님으로 받들어 섬기지 않는다면 보살의 몸은 할 일이 없는 몸이 된다.

   

(17) 無缺莊嚴  결점없는 장엄을 보이다.

香華衆妓樂과   及寶蓋를   恒以深淨心으로     供養於諸佛이로다
향화중기악       당번급보개       항이심정심            공양어제불

不離一佛會하고       普在諸佛所하야   於彼大衆中       問難聽受法이로다 
불리일불회               보재제불소          어피대중중          문난청수법

聞法入三昧       一一無量門이며   起定亦復然하야     示現無窮盡이로다
문법입삼매          일일무량문           기정역부연             시현무궁진

智慧巧方便으로     了世皆如幻호대   而能現世間       無邊諸幻法이로다 
자혜교방편             요세개여환          이능현세간          무변제환법

示現種種色하고     亦現心及語하야   入諸想網中호대     而恒無所着하며
시현종종색             역현심급어          입제상망중            이항무소착

香華衆妓樂 及寶蓋향과 꽃과 온갖 기악(풍류)과 당기, 번기=幢幡과 보배일산을 

恒以深淨心으로 供養於諸佛이로다 항상 깊은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들께 공양하느니라. 

보살이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공양의 종류와 자세를 밝혔다. 어떤 공양을 올리든지 깊고 텅 비어 청정한 마음으로 모든 사람 모든 생명을 부처님으로 여겨서 공양 올리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不離一佛會하고 普在諸佛所하야 한 부처님의 회상을 떠나지 않은 채, 모든 부처님 처소에 두루 하여  

於彼大衆中 問難聽受法이로다 그 대중 속에서 어려운 법=난제를 여쭙고 법문을 듣도다. 

보살은 한 부처님의 회상을 떠나지 않으면서 한편 모든 부처님의 회상에 두루 가서, 한 부처님 회상의 대중들과 또 모든 부처님 회상의 대중과 더불어 다 같이 법을 묻고 법을 듣는다. 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일체 처에서 똑 같이 이루어지는 광경이다. 

 

聞法入三昧 一一無量門이며 법문을 듣고는 낱낱 삼매의  한량없는 문에 들어가고 

起定亦復然하야 示現無窮盡이로다 선정에 일어남도 또한 그렇게 하기를 끝없이 나타내 보이도다. 

보살이 법문을 묻고, 법문을 듣고, 삼매에 들고 일어나는 일, 모든 것이 한량없고 다함이 없이 모두 한결같다.

 

智慧巧方便으로 了世皆如幻호대 지혜와 선교한 방편으로 세간이 환영과 같음을 알지만  巧 공교할 교, 아름다울 교 

而能現世間 無邊諸幻法이로다 그러나 세간에서 무변한 환영과 같은 법=幻法을 끝없이 나타내도다. 

보살의 지혜방편은 일체 세간이 환영과 같음을 잘 알면서 그 환영과 같은 모든 세간에서 환영과 같은 법을 나타내 보인다.

 

示現種種色하고 亦現心及語하야 갖가지 색(형상)을 나타내 보이고, 마음과 말 또한 나타내어, 

入諸想網中호대 而恒無所着하며 모든 생각의 그물 속에 들어가되  항상 집착함이 없느니라. 

보살은 가지가지 형상과 마음과 말을 나타내 보이고, 또 온갖 생각의 그물에 들어가서 수많은 사량과 분별을 하지만 그 어디에도 집착하는 바가 없다. 반대로 어리석은 중생들은 모든 현상들이 다 환영임에도 낱낱이 집착하여서 일일이 장애를 받고 있다.

 

(18) 修行圓滿  수행이 원만하다.

或現初發心하야     利益於世間하며   或現久修行       廣大無邊際하니 
혹현초발심             이익어세간          혹현구수행          광대무변제

施戒忍精進       禪定及智慧와   四梵四攝等       一切最勝法이로다 
시계인정진           선정급지혜       사법사섭등          일체최승법

或現行成滿       得忍無分別하고   或現一生繫       諸佛與灌頂하며
혹현행성만           득인무분별          혹현일생계           제불여관정

或現初發心하야  利益於世間하며 초발심을 나타내어, 세간(세상)을 이익케 하거나 

或現久修行 廣大無邊際하니 혹은 오랜 수행의 광대 무변한 경계인 

施 戒 忍 精進 禪定及智慧보시, 지계, 인욕, 정진,선정과 지혜와 

四梵四攝等 一切最勝法이로다 사범주, 사섭법 등의 모든 최승법을 보여주거나

보살은 처음 발심함으로부터 세간을 이롭게 한다. 발심의 그 마음은 곧 보리심(菩提心)으로서 다른 이를 이롭게 하는 이타심(利他心)이다. 다른 이를 이롭게 하는 수행을 넓고 크게 하며, 무량무변으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여섯 가지 바라밀과 자비희사(慈悲喜捨)의 사무량심[四梵]과 보시, 애어, 이행, 동사의 사섭법 등 세상의 법 가운데 가장 수승한 일체법이다.

 

或現行成滿 得忍無分別하고  혹은 수행이 원만함에 법인(法忍)을 얻어 분별이 없으며

或現一生繫 諸佛與灌頂하며 혹은 일생보처(一生補處)로서 모든 부처님이 관정하심을 보이도다. 繫 맬 계

보살의 수행이 원만하여 한 생만을 부처님의 보처보살이 되어 관정을 받아 대를 잇게 하는 수기를 얻는 일을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일반적인 보살의 지위를 밝힌 것이지만 화엄경에서의 보살은 이미 부처님과 동등하여 일체지혜를 갖췄으며, 오히려 부처님의 지위를 끝내고 다시 중생교화를 위해 보살의 자리로 되돌아 온 뜻으로 설명한다. 불교수행의 목적은 성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살행에 있기 때문이다.

 

(19) 示現諸相  여러가지 상을 나타내다.

或現聲聞相하고     或復現緣覺하야   處處般涅槃호대     不捨菩提行하며 
혹현성문상            혹부현연각           처청반열반             불사보리행

或現爲帝釋하고     或現爲梵王하며    或天女圍遶하고     或時獨宴하며
혹현위제석            혹현위범왕            혹천녀위요            혹시독연묵

或現爲比丘하야     寂靜調其心하고   或現自在王하야     統理世間法하며 
혹현위비구             적정조기심          혹현자재왕            통리세간법

或現巧術女하고     或現修善行하며   或現受五欲하고     或現入諸禪하며 
혹현교술녀            혹현수선행           혹현수오욕            혹현입제선

或現初始生하고     或少或老死하나니   若有思議者       心疑發狂亂이로다
혹현초시행            혹소혹노사               약유사의자           심의발광란

或現在天宮하고     或現始降神하며   或入或住胎하야     或佛轉法輪하며
혹현재천궁             혹현시강신          혹입혹주태            혹불전법륜

或生或涅槃하고     或現入學堂하며   或在女中하고     或離俗修禪하며
혹생혹열반             혹현입학당          혹재채녀중            혹이속수선

或坐菩提樹하야     自然成正覺하며   或現轉法輪하고     或現始求道하며 
혹좌보리수             자연성정각          혹현전법륜            혹현시구도

或現爲佛身하야     宴坐無量刹하며   或修不退道하야     積集菩提具로다
혹현위불신             연좌무량찰          혹수부퇴도            적집보리구

或現聲聞相하고 或復現緣覺하야 혹 성문의 모습을 나타내고, 혹은 다시 연각을 나타내기도 하며

處處般涅槃호대 不捨菩提行하며 곳곳에서 열반에 들지만 보리의 행을 버리지 않느니라.  

법화경에서는 보살은 32응신(應身)으로 나타내어 중생들의 뜻에 맞추어 교화한다고 하였다. 화엄경에서는 먼저 성문과 연각들의 이상은 열반에 들어 다시는 이 세상에 돌아오지 않는 것이나 보살은 혹 성문과 연각의 모습을 나타내어 곳곳에서 열반에 들지만 다른 이를 이롭게 하는 보리행을 버리지 않고 다시 생사에 윤회하면서 중생들을 교화한다.

 

或現爲帝釋하고 或現爲梵王하며 혹 어느 때는 제석천왕으로 나타나고, 혹 어느 때는 범천왕이 되거나 

或天女圍遶하고 或時獨宴하며 혹은 천녀들에 에워싸여 있고, 혹 어느 때는 홀로 조용히(고요히) 있으며,

宴 잔치 연, 黙 잠잠할 묵, 묵묵할 묵

 

或現爲比丘하야 寂靜調其心하고 혹은 비구의 모습으로 적정히 그 마음을 다스리거나

或現自在王하야 統理世間法하며 혹은 자재한 왕의 모습으로 세간법을 집행(통솔)하기도 하네, 統 거느릴 통

 

或現巧術女하고 或現修善行하며 혹 교묘한 재주의 여인이 되거나, 혹은 선행을 닦기도 하며,

或現受五欲하고 或現入諸禪하며 혹 오욕락을 누려 보이기도 하며 혹은 선정에 들기도 하도다. 

 

或現初始生하고 或少或老死하나니 혹은 처음으로 태어남을 나타내고 혹은 젊기도 하고 혹은 늙어 죽기도 하니

若有思議者면 心疑發狂亂이로다 만약 어떤 이가 생각해 보면 마음의 의혹으로 광란을 일으키리라. 狂 미칠 광

기존의 보살에 대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의심하고 혹 광란할 것이다.

 

或現在天宮하고 或現始降神하며 혹 어느 때는 천궁에 있기도 하고, 혹은 비로소 정반왕궁에 내려오기도 하고

或入或住胎하야 혹은 모태에 들기도 하고, 혹은 탯속에 머물러 있기도 하며  降 항복할 항, 내릴 강

或佛轉法輪하며  혹은 성불하여(부처님이 되어) 법륜을 굴리기도 하며, 

 

或生或涅槃하고 或現入學堂하며 혹은 태어나기도 하고 혹은 열반에 들고, 혹은 학당에 들어가기도 하고  

或在女中하고 或離俗修禪하며 혹 채녀들 속에 있기도 하고, 혹은 속세를 떠나 선정을 닦기도 하며,

 

或坐菩提樹하야 自然成正覺하며 혹 보리수 아래 앉아 자연히 정각을 이루고

或現轉法輪하고 或現始求道하며  혹은 법륜을 굴리거나 혹은 비로소 도를 구하기도 하며, 

 

或現爲佛身하야 宴坐無量刹하며 혹은 부처님 모습으로 무량 세계에 앉아 있기도 하고(연좌,宴坐)하고

或修不退道하야 積集菩提具로다 혹 어느 때는 불퇴전의 도를 닦아 보리를 구족히 모으느니라. 

석가모니의 생애, 팔상성도(八相成道)를 보살로 간단히 나타내 밝혔다.

 

(20) 時處圓融

深入無數劫하야     皆悉到彼岸하니   無量劫一念이요     一念無量劫이로다 
심입무수겁              개실도피안         무량겁일념            일념무량겁

一切劫非劫이로대     爲世示現劫하니   無來無積集이나     成就諸劫事로다 
일체겁비겁                위세시현겁          무래무적집             성취제겁사

於一微塵中       普見一切佛이   十方一切處       無處而不有로다 
어일미진중           보견일체불       시방일체처          무처이불유

國土衆生法       次第悉皆見하야   經無量劫數토록     究竟不可盡이로다
국토중생법           차제실개견          경무량겁수             구경불가진

深入無數劫하야 皆悉到彼岸하니 무수한 겁에 깊이 들어가  모두 다 피안에 이르렀으니  

無量劫一念이요 一念無量劫이로다 무량한 겁이 일념(한 생각)이요 일념(한 생각)이 무량한 겁이로다. 

보살이 깨달음의 저 언덕에 이르면 시간과 공간이 모두 원융자재하다. 모든 사람 모든 생명은 시간과 공간이 씨줄과 날줄로 짜여있는데 그것이 원융자재하지 못하여 모든 일에 제한을 받는다. 그래서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내일이며, 이곳은 이곳이고 저곳은 저곳일 뿐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원융자재하지 못하고, 이곳과 저곳이 원융자재하지 못하다. 그러나 보살은 시간과 공간이 원융자재하기 때문에 일념이 즉시 무량겁이고 무량겁이 즉시 일념이다. 실은 모든 사람에게도 모든 시간과 공긴 이와 같으나 그 이치를 활용하지 못할 뿐이다.  

 

一切劫非劫이로대 爲世示現劫하니 일체의 겁이 겁이 아니지만  세간을 위해 겁을 시현하고

無來無積集이나 成就諸劫事로다  온 곳도 없고 쌓음도 없으나 모든 겁의 일들=劫事를 성취하도다.

강설 ; 실로 모든 시간은 시간이 아니다. 즉 시간은 본래 없다. 그러나 세상을 따라 편의상 시간을 정하여 나타내고, 오늘이니 내일이니, 금년이니 내년이니 하는 것을 정하여 일을 만들어 간다.

 

於一微塵中 普見一切佛하나의 미진 속에서 모든 부처님을 두루 보나니,

十方一切處 無處而不有로다 시방의 일체처에 계시지 않는 곳이 없도다. 

시간성과 같이 공간성도 그와 같다. 하나의 먼지 속에 시방세계가 있고 일체의 먼지 속에도 또한 그와 같다. 그래서 작은 먼지 하나 속에서 일체 부처님을 두루 보며, 시방의 모든 곳마다 부처님이 아니 계신데 한곳도 없다.

 

國土衆生法  次第悉皆見하야 국토와 중생의 법을 차례로 다 살펴보건대 

經無量劫數토록 究竟不可盡이로다 무량겁이 지나더라도 구경에 다할 수 없도다. 

국토와 시간과 중생에 대한 이치와 법을 하나하나 관찰하여 한량없는 겁이 지날 때까지 하더라도 끝까지 다할 수 없다.

 

(21) 隨機說法  근기를 알아, 그에 맞추어 법을 설하다.

菩薩知衆生       廣大無有邊한   彼一衆生身       無量因緣起하나니 
보살지중생           광대무유변       피일중생신          무량인연기

如知一無量하야     一切悉亦然이라   隨其所通達하야     敎諸未學者호대
여지일무량            일체실역연           수기소통달            교제미학자

悉知衆生根       上中下不同하며   亦知根轉移       應化不應化하야 
실지중생근           상중아부동           역지근전이           응화불응화

一根一切根       展轉因緣力이   微細各差別       次第無錯亂하며 
일근일체근           전전인연력       미세각차별          차제무착란

知其欲解       一切煩惱習하며   亦知去來今       所有諸心行하며 
지기욕해           일체번뇌습           역지거래금          소유제심행

達一切行       無來亦無去하고   旣知其行已       爲說無上法이로다
달일체행           무래역무거          개지기행이           위설무상법

菩薩知衆生 廣大無有邊보살은 중생이 광대하기 끝이 없고 

彼一衆生身 無量因緣起하나니 저 한 중생의 몸도 무량한(한량없는) 인연으로 생겼음을 알도다. 

보살은 한 중생의 몸도 한량없는 인연으로 생겼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데 중생들의 수가 얼마나 광대무변한가. 광대무변한 중생들의 무량무변한 아승지 인연으로 생긴 것을 생각해보라. 그 인연이 도대체 얼마인가. 모든 법은 부처님이나 중생들을 다 포함해서 인연으로 생기고 인연으로 소멸한다. 풀 한포기와 작은 미세먼지도 마찬가지다. 이 인연의 법칙은 우주의 원리이다. 모든 사람들은 부처님의 깨달음은 이 이치를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평생을 통해서 가장 자주 말씀하셨다.

그 인연이라는 이치는 콩 심은데 콩이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는 너무나 간단하고 쉬운 이치다. 그런데 사람들은 기도를 심어 돈이 나기를 바라고, 기도를 심어 공부가 나기를 바라고, 기도를 심어 합격이 나기를 바라고, 기도를 심어 건강이 나기를 바라는 것을 보면 그렇게 쉬운 이치가 아닌 것 같다.

 

如知一無量하야 一切悉亦然이라 한 중생의 인연이 무량하듯이 일체가 다 그러함을 알고 

隨其所通達하야 敎諸未學者호대 그렇게 통달한 바에 따라  모든 아지 못 배운 이들을 가르치느니라. 

 

悉知衆生根 上中下不同하며 중생들의 근성(근기)이 상중하로 같지 않음을 알고,  

亦知根轉移 應化不應化하야  또한 근기가 달라지고 변해도 교화하고 교화하지 못할 것을 역시 다 알되,

 

一根一切根 展轉因緣力하나의 근성(근기)과 모든 근성이 인연의 힘으로 전전하여  

微細各差別 次第無錯亂하며  (한 중생 근기와 모든 근기가)미세하게 각각 차별한 것을 차례로 알아 어김이 없도다.
풀 한포기 나무한그루가 있기까지의 인연은 실로 무량무변하다. 한 사람 한 생명이 존재하기까지의 인연도 또한 무량무변하다. 시간이라는 인연과 공간이라는 인연 등 어쩌면 우주 전체의 인연이 동원이 되어 풀 한포기를 만들었으며, 우주 전체의 인연이 동원이 되어 한 중생이 존재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보살은 이와 같은 무량하고 무변하고 불가사의한 인연의 차별들을 다 알아 착오가 없다.미세함이 저마다 차별하되
 그 차례에는 착란이 없느니라.  

 

知其欲解 一切煩惱習하며 또 그(중생들의) 욕망과 이해, 모든 번뇌와 습기도 알고,

亦知去來今 所有諸心行하며 또한 과거 미래 현재의 모든 마음과 행동=심행을 알며,

 

達一切行 無來亦無去하고 모든 행이 옴도 없고 감도 없음에 통달하여

旣知其行已 爲說無上法이로다 그러한 행을 이미 다 알고서 무상법을 설하도다.  

뿐만 아니라 보살은 또 그 중생들의 욕망과 이해와 모든 번뇌와 습기도 알며, 또한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마음과 행동들을 모두 알아 그것에 알맞게 하여 가장 적적한 법을 설한다.

 

(22) 寂用迅速  적정한 작용이 신속하다. 迅 빠를 신, 速 빠를 속

雜染淸淨行       種種悉了知하야   一念得菩提하야     成就一切智하며 
잡염청정행           종종실요지           일념득보리            성취일체지

住佛不思議       究竟智慧心하야   一念悉能知       一切衆生行이로다 
주불불사의           구경지혜심          일념실능지           일체중생행

菩薩神通智       功力已自在하야   能於一念中       往詣無邊刹이로다
보살신통지           공력이자재          능어일념중           왕예무변찰

如是速疾往       盡於無數劫하야   無處而不周호대     莫動毫端分이로다
여시속질왕           진어무수겁          무처이불주            막동호단분

雜染淸淨行 種種悉了知하야 물들었거나(오염) 청정한 갖가지 행을 다 요지하여 알고

一念得菩提하야 成就一切智하며 한 순간(한 생각)에 보리를 얻고 일체지를 성취하느니라.

 

住佛不思議 究竟智慧心하야 부처님은 부사의한 구경의 지혜심에 머물러 

一念悉能知 一切衆生行이로다 한 순간에 일체중생의 모든 행을 다 아시느니라.

보살은 무엇이 오염된 행이며, 무엇이 청정한 행인가를 낱낱이 다 알아서 한 순간에 깨달음을 얻어 지혜를 이룬다. 중생들은 오염된 행과 청정한 행을 알지 못하는데서 온갖 문제를 불러온다. 또 보살은 부처님이 성취하신 불가사의하며 구경의 경지인 일체지혜의 마음에 안주하여 모든 중생의 행을 남김없이 다 안다. 그러므로 보살은 부처님의 경지를 성취하고 난 뒤 중생교화를 위해 보살행으로 회향하는 것이다.

 

菩薩神通智 功力已自在하야 보살의 신통한 지혜와 공덕의 힘이 이미 자유 자재해져서

能於一念中 往詣無邊刹이로다  능히 잠깐 동안에 끝없는 세계에 나아가도다.

 

如是速疾往 盡於無數劫하야 그렇듯 빨리 나아가 무수한 겁이 다하도록 

無處而不周호대 莫動毫端分이로다 두루하지 않는 곳 없으되, 털 끝만큼도 움직이지 않도다.

莫 없을 막, 毫 가는 털 호, 터럭 호, 端 바를 단, 끝 단,

 

(23) 慈悲와 智慧  자비는 지혜와 함께 한다.

譬如工幻師       示現種種色호대   於彼幻中求하면     無色無非色인달하야 
비여공환사           시현종종색          어피환중구            무색무비색

菩薩亦如是하야     以方便智幻으로   種種皆示現하야     充滿於世間이로다 
보살여여시             이방편지환          종종개시현            충만어세간

譬如淨日月       皎鏡在虛空하야   影現於衆水호대     不爲水所雜인달하야 
비여정일월           교경재허공           영현어중수            불위수소잡

菩薩淨法輪       當知亦如是하야   現世間心水호대     不爲世所雜이로다 
보살정법륜           장지역여시           현세간심수            불위세소착 

如人睡夢中       造作種種事하야   雖經億千歲이나     一夜未終盡인달하야 
여인수몽중            조작종종사         수경억천세            일야미종진

菩薩住法性하야     示現一切事에   無量劫可極이나     一念智無盡이로다
보살주법성             시현일체사       무량겁가극            일념지무진

譬如山谷中       及以宮殿間에   種種皆響應호대     而實無分別인달하야 
비여산곡중           급이궁전간       종종개향응            이실무분별

菩薩住法性하야     能以自在智로   廣出隨類音       亦復無分別이로다 
보살주법성             능이자재지       광출수류음          역부무분별

如有見陽焰하고     想之以爲水하야   馳逐不得飮일새     展轉更增渴인달하야 
여유견양염            상이지위수           치축불득음            전전갱증갈

衆生煩惱心       應知亦如是일새   菩薩起慈愍하야     救之令出離로다
중생번뇌심           응지역여시           보살기자민            구지영출리

譬如工幻師 示現種種色호대 비유컨대 마술사가 갖가지 색을 시현하지만 

於彼幻中求하면 無色無非色인달하야  그 환술 속에서 찾아보면색상도 없고 색상 아닌 것도 없듯이

 

菩薩亦如是하야  以方便智幻으로 보살도 그와 같아서 방편과 지혜의 요술로 

種種皆示現하야 充滿於世間이로다 갖가지를 다 시현하여 세간에 가득하게 하도다.

보살의 자비가 지혜를 함께하고 있음을 비유로 밝혔다. 자비는 지혜를 함께해야 올바른 자비가 되고 지혜는 또 자비를 동반해야 지혜가 지혜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된다. 지혜만 있고 자비가 없으면 물기 없는 지혜가 되어 건조하고 외롭다.

요즘의 마술사들은 참으로 기상천외한 마술을 다 나타내 보인다. 그러나 마술은 다만 마술인지라 사람의 눈을 속일뿐이다. 그 마술 속에는 색상도 없고 색상 아닌 것도 없다. 보살도 또한 그와 같아서 방편과 지혜의 요술로 가지가지를 다 나타내보여서 세간에 가득하게 하지만 그 실체는 없다. 그래서 “환영과 같은 자비와 지혜를 쓴다[用如幻悲智].”라고 한다.

 

譬如淨日月 皎鏡在虛空하야 비유컨대 청정한 해와 달이 허공에서 거울과 같이 밝게 비치어서 

影現於衆水호대 不爲水所雜인달하야 모든 물에 그림자를 드리우되 물과 섞이지 않듯이 皎 달빛 교, 달 밝을 교

 

菩薩淨法輪 當知亦如是하야 보살의 청정한 법륜도 마땅히 알라, 그와 같아서 

現世間心水호대 不爲世所雜이로다 세간의 마음이라는 물에 비치되 세간과 섞이지는 않느니라.

그야말로 千江有水千江月의 비유이다. 그러나 물과 달은 섞이지 않듯이 보살의 청정한 법륜도 그와  같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의 물에 비치건만 세상에 섞이지 않는다.

 

如人睡夢中 造作種種事하야 마치 사람이 잠이 들어 꿈속에서 갖가지 일들을 조작=지어내면서

雖經億千歲이나 一夜未終盡인달하야 억천 년을 지나더라도 하룻밤도 아직 끝나지 않았듯이  睡 졸 수, 졸음 수

 

菩薩住法性하야  示現一切事보살이 법의 성품에 머물러 모든 일을 시현함에  

無量劫可極이나 一念智無盡이로다 무량겁이 다한다 하여도, 한 순간의 지혜도 다하지 않도다.

아침 예불에 종을 치는 사미가 종을 한번 쳐서 그 종소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잠간 꿈을 꾸면서 수 십 년의 일생을 살다 깨어났지 않은가. 꿈속에서 비록 억 천년을 지낸다하더라도 그와 같을 것이다. 보살이 법의 성품에 머물러있으면서 여러 가지 일을 다 나타내 보이면서 한량없는 겁이 다 간다 해도 그것은 보살의 한 순간의 지혜도 다한 것이 아니다. 일념이 곧 무량겁인 것이 보살에게는 이미 체화(體化)가 된 경지이다.

 

譬如山谷中 及以宮殿間비유컨대 마치 계곡 안이나 궁전의 사이에서

種種皆響應호대 而實無分別인달하야 가지 소리가 메아리를 울리되, 실제로는 분별이 없듯이 響 울림 향, 울릴 향

 

菩薩住法性하야 能以自在智보살이 법성에 머물러 능히 자재한 지혜로 

廣出隨類音 亦復無分別이로다 품류에 따라 널리내는 음성도 또한 역시 분별이 없도다. 

 

如有見陽焰하고 想之以爲水하야 마치 어떤 이가 아지랑이를 보고 물이라 생각하여  

馳逐不得飮일새 展轉更增渴인달하야  쫓아가보아도 마실수 없고 점점 갈증만 더하듯이 

馳 달릴 치, 逐 쫓을 축, 馳逐치축=달려가 쫓음 

 

衆生煩惱心 應知亦如是일새 중생의 번뇌심도 마땅히 알라. 그와 같기에 

菩薩起慈愍하야 救之令出離로다 보살이 자비심=慈愍을 일으키서, 구제하여 벗어나게 하느니라.

아지랑이는 멀리서 보면 마치 흐르는 물과 같다. 목이 마른 사람은 그 물을 먹으려고 쫓아가지만 물의 실체는 없고 목만 더 마른다. 중생들의 번뇌의 마음도 그와 같다. 욕심을 내면 낼수록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더욱 물을 키게 된지만 목은 더욱 마른다. 그래서 보살이 자비심을 일으켜서 그들을 구원하여 벗어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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