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智度論釋初品中 檀波羅蜜 法施之餘’ 卷第十二

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구마라집 한역
김성구 번역/김형준 개역 경량 엮음 참조

20. 초품 중 단바라밀의 법시(法施)의 나머지를 풀이함② 3 

 

問曰, 云何名 結業生身 檀波羅蜜滿?

묻나니, 어떠한 것을 일컬어 ‘업에 매여 나는 결업생신(結業生身)으로도 단(보시)바라밀을 원만히 한다’고 하는 것입니까?

 

答曰, 未得法身 結使未盡 能以一切寶物 頭 目 髓 腦 國 財 妻 子 內 外所有, 盡以布施 心不動轉。

답하나니, 아직 법신(法身)을 얻지 못하여 번뇌=結使(결사)가 아직 다하지 못하였지만, 능히 일체의 보물과 머리ㆍ눈ㆍ골수ㆍ뇌ㆍ나라ㆍ재산ㆍ처자 등 안팎의 모든 것을 베풀고도 마음에 흔들림이 없는 것이라.

 

如須提拏太子 秦言好愛 以其二子 布施婆羅門, 次以妻施 其心不轉。

예를 들자면, 수제나(須提拏, Sudāna), 진(秦)나라 말로 호애(好愛)이니, 이 태자는 그의 두 아들을 바라문에게 보시하고, 다음은 아내를 보시하고도 그 마음이 흔들리지 않은 것과 같으며, 

 

又如 薩婆達王 秦言一切施 爲敵國所滅 身竄窮林。見有遠國 婆羅門來 欲從己乞。自以國破家亡 一身藏竄 愍其辛苦 故從遠來而無所得 語婆羅門言, '我是薩婆達王 新王募人 求我甚重' 卽時自縛以身施之 送與新王 大得財物。竄 숨을 찬

또한 살바달(薩婆達, Sarvadatta.)왕, 진(秦)나라 말로 일체시(一切施)이니, 이 왕은 적국에 나라를 빼앗기자 깊은 숲 속에 숨게 되었는데, 먼 나라의 바라문이 와서 구걸하는 것을 보고 생각하기를, 자신은 나라도 패망한채 몸 하나 겨우 건져 숨어 살건만, 그 바라문은 멀리에서 와서 아무것도 얻지 못함을 보고는 가엾이 여겨 바라문에게 말하기를, '나는 살바달 왕이라, 새로운 왕은 사람들을 모아 나를 찾아다니고 있느니라' 그리고는 즉시 스스로를 결박하여 그 바라문에게 새 왕에게 가게 하여, 그 바라문이 많은 재물을 얻게 한 것과 같으며, 

 

亦如月光太子 出行遊觀。癩人見之要車 白言, '我身重病 辛苦懊惱 太子嬉遊 獨自歡耶? 大慈愍念 願見捄療'

太子聞之 以問諸醫。醫言, '當須從生長大 無瞋之人血髓 塗而飮之 如是可愈'

懊惱오뇌=뉘우쳐 한탄하고 번뇌함

또한 마치 월광 태자(月光太子, Candraprabha)가 유행을 나서 세상 구경을 하고자 하는데 나병에 걸린 사람이 그를 보고는 수레를 멈추게 하고는 말하기를, '나는 중병에 걸려 심한 괴로움으로 오뇌(懊惱)하고 있으나, 태자께서는 혼자만 즐겁게 노니십니까? 자비하신 마음으로 가엾이 여기시어 원컨대 병이 낫게하여 주십시오.'하니, 

태자가 이 말을 듣고 의원들에게 물으니, 그들이 말하기를, '태어나서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성낸 적이 없는 사람의 피와 골수를 뽑아 바르고 마시면 나을 수 있습니다.' 하였다

 

太子念言, ‘設有此人 貪生惜壽 何可得耶? 自除我身 無可得處'

卽命旃陁羅 令除身肉 破骨出髓以塗病人 以血飮之。

이에 태자가 ‘설사 그런 사람이 있다 한들 살기를 원하지 죽기를 바라진 않으리라. 그러니 어찌 얻을 수 있겠는가. 내 몸을 제외하고는 얻을 수가 없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전다라(旃陀羅, Caṇḍāla 백정, 카스트의 천민)에게 명하여 몸의 살을 베어내고 뼈를 부수어 골수를 뽑아내게 하여, 그것을 병자에게 바르게 하고 또한 마시게 한 것과 같으니, 

 

如是等種種 身及妻子 施而無悋 如棄草木。

觀所施物 知從緣有 推求其實 都無所得 一切淸淨 如涅槃相 乃至得無生法忍 是爲結業生身 行檀波羅蜜滿。

이와 같이 갖가지로 몸과 처자 등을 베풀어 보시하되 인색함이 없음이, 마치 초목을 버리는 것과 같이 하였으며, 보시한 물건은 인연 따라 있었던 것임을 알고, 그 실체를 구하고자 하여도 얻을 수 없음이라. 

일체가 청정해서 모두가 열반의 모습과 같음을 알았으며, 마침내는 무생법인을 얻기에 이르게 되나니,

이것이 업에 매여 나는 몸=業生身(업생신)으로 보시바라밀을 행하여 원만히 하는 것이니라.

 

云何法身菩薩 行檀波羅蜜滿?

菩薩末後 肉身得無生法忍 捨肉身得法身。

於十方六道中 變身應適 以化衆生, 種種珍寶 衣服 飮食 給施一切。

又以頭 目 髓 腦 國 財 妻 子 內 外所有 盡以布施。

어떠한 것이 법신(法身) 보살이 보시바라밀을 행하여 원만히 하는 것인가?

곧 보살이 마지막의 몸으로 무생법인을 얻어, 육신을 버리고 법신을 얻었으나,

시방의 6도(六道, 천 인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 가운데에서 몸을 변화하여 태어나 중생을 교화하되, 갖가지 보물과 의복과 음식으로 모두에게 보시하기도 하고

또한 머리ㆍ눈ㆍ골수ㆍ뇌ㆍ나라ㆍ재산ㆍ처자 등 안팎의 모든 것을 보시하는 것이라.

 

譬如 釋迦文佛 曾爲六牙白象 獵者伺便 以毒箭射之。

諸象競至 欲來蹈殺獵者。白象以身捍之 擁護其人 愍之如子 諭遣群象。

徐問獵人, '何故射我?'

答曰, '我須汝牙' 卽時 以六牙內石孔中 血肉俱出 以鼻擧牙 授與獵者。

獵 사냥 렵, 개 이름 작, 伺 엿볼 사, 捍 막을 한, 몽둥이 간, 擁 안을 옹, 낄 옹

비유하자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일찍이 여섯 어금니(상아)의 흰 코끼리=白象(백상)이셨을 때, 사냥꾼이 틈을 엿보아 독을 바른 화살을 쏘니 코끼리들이 화가 나서 달려와 그 사냥꾼을 밟아 죽이려 하였다.

이에 흰 코끼리는 몸으로써 그들을 막아 사냥꾼을 보호하여 마치 자식같이 가엾이 여기어, 코끼리들을 타일러 돌려보내고는 사냥꾼에게 찬찬히 묻기를, '무엇 때문에 나를 쏜 것인가?'

사냥꾼이 대답하기를, '나는 그대의 어금니가 필요하다.'

그는 곧 여섯 개의 어금니를 바위 구멍에 넣고 흔들자 피와 살이 함께 흘러나오게 되자 코로 어금니를 집어 사냥꾼에게 주었다.

 

雖曰象身 用心如是, 當知此象 非畜生行報。阿羅漢法中 都無此心 當知此爲法身菩薩。

비록 코끼리의 몸을 받았으나 마음씨가 이와 같았으니, 이 코끼리는 축생의 과보가 아님을 알 수 있음이라. -비록 코끼리의 몸이지만, 본래는 축생으로 태어날 과보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는 것.-

아라한의 법(가르침)에는 도무지 이러한 마음이 없으니, 이는 반드시 법신 보살만이 할 수 있는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니라.

 

有時 閻浮提人 不知禮敬。耆舊有德 以言化之 未可得度。

是時 菩薩自變其身 作迦頻闍羅鳥。

是鳥 有二親友, 一者 大象, 二者 獼猴, 共在必 鉢羅樹下住。

自相問言, '我等不知 誰應爲長?'

어느 한 때의 염부제 사람들은 나이든 이나 유덕한 이에게 예를 올리고 공경할 줄을 몰랐으니, 말로써 교화하여 제도할 수 없는 때이라.

이 때에 보살은 스스로 그 몸을 변화하여 가빈사라(迦頻闍羅, Kapiñjala. 자고새의 일종으로 꿩을 닮았다고 함) 새가 되었으니, 

그 새에게는 친한 벗이 둘 있었으니, 하나는 큰 코끼리요, 또 하나는 원숭이였다.

그들은 다 같이 필발라(必缽羅 pippala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살고 있었는데,

서로 묻고 말하여 상의하기를, '우리들 사이에서 누가 맏이일까?'

 

象言, '我昔見 此樹在我腹下 今大如是。以此推之 我應爲長'

獼猴言, '我曾蹲地 手挽樹頭。以是推之 我應爲長'

鳥言, '我於必鉢羅林中 食此樹果 子隨糞出 此樹得生。以是推之 我應最長'

鳥復說言, '先生宿舊 禮應供養' 推 옮을 추, 獼 원숭이 미,  猴 원숭이 후, 蹲 웅크릴 준, 糞 똥 분

이에 코끼리가 말하기를, '내가 옛날에 보니, 이 나무는 나의 배 아래에 있었는데 이제 이렇게 컸으니, 이로 미루어 보아 내가 맏이일 것이다.'

원숭이가 말하기를, '내가 어릴 적에 땅에 웅크리고 앉아서 이 나무의 끝을 휘어잡고 놀았으니, 이로 미루어 보건대 내가 맏이가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새가 말하기를, '내가 다른 필발라(必鉢羅, 뽕나무과의 나무) 숲에서 이 나무의 열매를 따먹었는데, 그 씨가 똥에 묻어나와 이 나무가 자라나게 되었으니, 이로 미루어 보건대 내가 당연히 맏이가 되어야 하리라.'

그리고 새가 다시 말하기를, '먼저 태어난 어른에게는 마땅히 예를 갖추어 공양하여야 하는 것이다.'

 

卽時 大象背負獼猴 鳥在猴上 周遊而行。

一切禽獸 見而問之, '何以如此?'

答曰, '以此恭敬供養長老!'

禽獸受化 皆行禮敬 不侵民田 不害物命。

그러자 즉시 큰 코끼리는 등을 낮추어 원숭이를 태우고, 새는 원숭이 위에 앉게 하여 숲 속을 돌아다니니,

다른 새와 짐승들이 보고는 이상히 여기면서 그들에게 묻기를, '왜들 그러하는 것인가?'

그들이 대답하기를, '이렇게 어른을 공경하고 공경하는 것이다.'

이 말에 다른 새와 짐승들이 감화를 받아 모두가 예를 갖추고 공경하게 되었으며, 민가의 밭을 침범하거나 다른 짐승의 목숨을 해치지 않게 되었다.

 

衆人疑怪 一切禽獸 不復爲害。獵者入林 見象負獼猴 獼猴戴鳥 行敬化物 物皆修善。

傳告國人 人各慶曰, '時將太平 鳥獸而仁'

人亦效之 皆行禮敬。自古及今 化流萬世。當知是爲 法身菩薩。

이에 사람들은 새와 짐승들이 모두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이상하고 궁금히 여겼으니,

어느 사냥꾼이 숲에 들어왔다가 코끼리가 원숭이를 지고, 다시 원숭이는 새를 이고 다니면서 공경을 행하여, 동물들을 감화시키니, 이로 인하여 동물들이 모두 선을 닦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 사실을 나라 사람들에게 알리니,

사람들은 모두가 경사스럽게 여기면서 말하기를, '새와 짐승들조차 어질어지고 있으니, 시절이 크게 태평하여지려고 하는구나.' 하였으며,

사람들 역시 그러함을 본받아서 예의와 공경을 다하게 되었으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교화의 힘이 흘러 만 세대에 이르게 되었으니, 이것이 법신 보살이 한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는니라.

 

復次 法身菩薩 一時之頃 化作無央數身, 供養十方諸佛,

一時能化 無量財寶 給足衆生, 能隨一切上中下 聲一時之頃 普爲說法,

乃至坐佛樹下。如是等 種種名 爲法身菩薩 行檀波羅蜜滿。

또한, 法身菩薩(법신보살)은 잠깐 사이에 무앙수(無央數, 무수한) 몸으로 변화하여 시방의 부처님께 공양하고, 일시에 능히 한량없는 재물과 보배를 변화해 내어 중생들에게 공급하며,

능히 일체의 상ㆍ중ㆍ하의 근기에 따라 잠깐 사이에 음성을 내어 모두에게 두루 법을 설하며,

나아가서는 부처님이 되고자 보리수 아래 앉게 될 때까지 하시는 것이라.

이러한 갖가지를 일컬어 법신 보살이 단바라밀을 행하여 원만히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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