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 6 부사의품(不思議品)4
◎대가섭의 찬탄
是時大迦葉(시시대가섭) 聞說菩薩不可思議解脫法門(문설보살불가사의해탈법문)
歎未曾有(탄미증유) 謂舍利弗(위사리불)
이 때에 대가섭이 보살의 불가사의한 해탈법문을 설하는 것을 듣고는, 미증유한 것이라고 찬탄하며 사리불에게 말하되,
When Mahakasyapa heard of the inconceivable liberation of the bodhisattva, he marveled at what he had never heard of before.
譬如有人(비여유인) 於盲者前現衆色像(어맹자전현중색상) 非彼所見(비피소견)
비유하자면, 어떤 사람이 장님(맹인) 앞에서 여러 가지 색상을 나타내 보여 주어도, 그 사람은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이,
He said to Sariputra, It is like showing various colours to a blind man, which he cannot see.
一切聲聞(일체성문) 聞是不可思議解脫法門(문시불가사의해탈법문)
不能解了(부능해료) 爲若此也(위약차야)
일체의 모든 성문들도 이 불가사의한 해탈의 법문을 들어도 능히 이해할 수 없음이 이와 같습니다.
So likewise, all the saravakas who hear about this inconceivable Dharma of liberation cannot understand it, just like that.
[이 유마경은 소승적 인간과 소승적 견해를 고집하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꾸짖고 배척하여 그들의 견해를 바로 잡고자 하는 의도가 매우 강하게 나타나 있다. 단순히 배척하고 꾸짖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들의 마음을 열어주려는 지극한 자비심이 잘 표현되어 있다. 소승성문들을 맹인에 비교한 말씀을 듣고 얼마나 가슴 아프고 슬프겠는가. 이러한 방법을 역연(逆緣), 즉 상대의 마음을 거슬리면서 따끔한 교훈을 주는 방법이다. 듣는 순간은 마음이 상하지만 언젠가는 마음이 돌아서서 열릴 때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智者聞是(지자문시) 其誰不發(기수불발) 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
지혜로운 자라면 그 누가 이 법문을 듣고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지 않겠습니까만?
For the wise that are hearing this, who do not aspire to attain supreme perfect enlightenment?
我等何爲永絕其根(아등하위영절기근) 於此大乘(어차대승) 已如敗種(이여패종)
그럼에도 우리는 어찌하여 이러한 根=마음의 뿌리를 영원히 끊고서, 대승에 있어서 이미 敗種=썩은 종자와 같아져 버린 것입니까?
Why have we cut off this root and become the seed of corruption of the Great Vehicle?
[敗種=자기만의 깨달음에 정진한 성자나, 깨달았어도 남에게 설하려고 하지 않는 부처를 이에 비유한다]
一切聲聞(일체성문) 聞是不可思議解脫法門(문시불가사의해탈법문)
皆應號泣(개응호읍) 聲震三千大千世界(성진삼천대천세계) 泣 울 읍
일체의 성문들이 누구나 이 불가사의한 해탈의 법문을 들으면 반드시 큰 소리로 목놓아 울고, 그 울음소리는 삼천대천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며,
All the saravakas, when they hear this inconceivable Dharma gate of liberation, will surely cry out and shake the three thousand worlds with their voices.
一切菩薩應大欣慶(일체보살응대흔경) 頂受此法(정수차법)
일체의 보살은 반드시 기쁨에 넘쳐 이 가르침=法을 받아 가질 것입니다.
All bodhisattvas should rejoice immensely and accept this Dharma.
若有菩薩信解(약유보살신해) 不可思議解脫法門者(불가사의해탈법문자)
一切魔衆無如之何(일체마중무여지하)
만약 어떤 보살이 불가사의한 해탈의 법문을 믿고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든 마군의 무리들이 어떻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If any bodhisattvas believe in and understand the inconceivable Dharma of liberation, then all demons are helpless against them.
大迦葉說是語時(대가섭설시어시) 三萬二千天子(삼만이천천자)
皆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개발아뇩다라삼막삼보리심)
대가섭이 이와 같이 설하였을 때, 3만 2천의 천자들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켰습니다.
When Mahakasypa spoke these words, all thirty-two thousand celestial beings aspire to attain supreme, perfect enlightenment.
[대가섭존자는 선불교에서 가장 높이 존경하는 분이다. 부처님의 법을 가섭존자 홀로 깨달아서 정법안장을 전해 받았다고 생각하는 분이다. 그런데 자신과 함께 모든 소승성문들은 썩은 종자와 같아서 대승보살의 높은 법문을 듣고는 천지가 진동하도록 대성통곡을 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선불교의 초조 가섭존자의 위신과 체면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려가면서 열린 견해와 대승보살의 삶을 권장하였다. 그래서 유마경을 대승불교운동의 선언서라고 하는 것이다.]
[大迦葉(대가섭) 마하카샤파(산스크리트어: Mahākāśyapa) 또는 마하가섭(摩訶迦葉)은 부처님의 십대제자 중 한 사람이다.가섭 또는 대가섭(大迦葉)이라고도 하며, 의역하여 대음광(大飮光) 또는 대구씨(大龜氏)라고도 부른다.
‘두타제일(頭陀第一) 가섭존자(迦葉尊者)’라고도 하며, 부처님보다 연세가 많았으며, 과거생 또는 출가하기 전에 음악가 이어서 수행자가 된 후에도 음악연주나 풍류를 보면은 정신을 잃고 멍하니 듣고 바라보았다는 전해지고 있다.
또 가섭은 과거생에 부처님 몸에 개금(改金)하는 시주를 많이 하여서 얼굴이 불그스럼하고 얼굴빛이 좋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인도의 왕사성 마하바드라의 거부였던 브라만 니그루다칼파의 아들로서 태어났다. 비팔라 나무 밑에서 탄생하였으므로 비팔라야나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집착에 사로잡히지 않는 청결한 인물로서 부처님의 신임을 받아 제자들 중에서 상위를 차지하였다.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드신 후 비탄에 빠져서 동요하는 제자들을 통솔하여 교단의 분열을 막았으며, 제1회 불전 결집을 지휘하였다.
영취산(靈鷲山)에서 부처님께서 꽃을 꺾어 보였을 때 오직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이심전심으로 이해하고 미소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의 고사(故事)가 전해진다. 선종에서는 마하가섭을 선법(禪法)을 받아 이어준 제1조로 높이 받들고 있다.]
◎마왕
爾時維摩詰語大迦葉(이시유마힐어대가섭) 仁者(인자)
十方無量(시방무량) 阿僧祇世界中(아승지세계중) 作魔王者(작마왕자)
多是住不可思議解脫菩薩(다시주불가사의해탈보살)
그 때 유마힐이 대가섭에게 말하되, 인자여, 시방의 무량한 아승지의 세계에서 마왕이 된 자의 대부분은 불가사의한 해탈에 머무르는 보살들이니
Then Vimalakirti said to Mahakasyapa, Benevolent One, mos of those who appear as demon kings in the countless asamkhyeya of worlds in the ten directions are bodhisattvas of inconceivable liberation
以方便力(이방편력) 敎化衆生(교화중생) 現作魔王(현작마왕)
그들은 방편의 힘으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왕의 모습을 나타낸 것입니다.
and teach sentient beings with the power of skilful means and assume the form of demon kings.
又迦葉(우가섭) 十方無量菩薩(시방무량보살) 或有人從乞手足耳鼻(혹유인종걸수족이비)
또 가섭이여, 시방의 무량한 보살들은 손이나 발, 귀, 코나
Furthermore, Kasyapa. There are countless bodhisattvas in the ten worlds, or those people that are begging for hands, feet, ears, noses,
頭目髓腦(두목수뇌) 血肉皮骨(혈육피골) 聚落城邑(취락성읍) 妻子奴婢(처자노비) 髓 골수 수
머리나 눈, 뇌수(골수), 피, 살, 피부나 뼈를 구걸하고, 성이나 마을, 아내, 자식, 하인이나 하녀,
heads, eyes, blood, flesh, skin, bones, villages, cities concubines, children, servants,
象馬車乘(상마차승) 金銀琉璃(금은유리) 車璖馬瑙(차거마노) 珊瑚琥珀(산호호박) 璖 옥고리 거
眞珠珂貝(진주가패) 衣服飮食(의복음식)
코끼리, 말, 수레와 온갖 탈것들, 금, 은, 유리, 차거, 마노, 산호, 호박, 진주, 의복, 음식 등을 구걸하는 사람이 있다면,
elephants, horses, carriages, golds, lapis lazuli, giant clams, agates, ambers pearls, jade shell, clothes, and food.
如此乞者(여차걸자) 多是住不可思議解脫菩薩(다시주불가사의해탈보살) 以方便力(이방편력)
而往試之(이왕시지) 令其堅固(영기견고)
이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불가사의한 해탈에 머무는 보살들이며, 그들은 방편의 힘으로 가서 (당신들을) 시험하고, 이로 하여금 마음을 견고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Those who are begging in this way, most of them are bodhisattvas who abide in inconceivable liberation, testing them with the power of skilful means to make them steadfast.
[세상에는 거칠고 험한 사람과 흉악하고 나쁜 사람들이 많아서 매일의 뉴스를 보면 세상은 온통 악으로 넘쳐나는 것 같다. 지위의 고하와 지식의 유무와 재산이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정치인이나 사업가나 종교인이나 교육자나 농민이나 일용직이나 청소부나 모두가 부정과 부패와 사기와 거짓으로 뒤범벅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세상이 어차피 이와 같다면 이와 같은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해야 할 것인가? 불교는 이와 같은 모습들을 마왕이라 한다. 그들은 마왕이 되어 중생들을 성숙시키고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 시험하느라고 그와 같은 악을 세상에 보인다고 이해하고 해석한다. 사람들을 이 험한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방편으로 더욱 견고하고 더욱 성숙하게 하고자 하는 보살행이라고 한 것이다.]
所以者何(소이자하) 住不可思議解脫菩薩(주불가사의해탈보살) 有威德力(유위덕력)
故現行逼迫(고현행핍박) 示諸衆生(시제중생) 如是難事(여시난사)
왜냐 하면,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에 머문 보살에게는 威德=위엄과 덕의 힘이 갖추어져 있으므로 온갖 핍박당하는 모습을 나타내 보여, 이와 같은 어려운 일들을 중생에게 보여주는 것이나,
Why? The bodhisattva abiding in unbelievable liberation has the power of majestic virtue, exercising compulsion to show all sentient beings such difficulties.
凡夫下劣(범무하열) 無有力勢(무유역세) 不能如是逼迫菩薩(부능여시핍박보살)
범부는 하열하여 힘이 없으므로 능히 이와 같이 보살을 핍박할 수가 없는 것은,
Ordinary mortals are inferior and have no such power to force the bodhisattva in such a way.
譬如龍象蹴踏(비여용상축답) 非驢所堪(비려소감)
蹴 찰 축, 踏 밟을 답, 驢 당나귀 려, 堪 견딜 감
비유하자면 마치 용이나 코끼리가 땅을 차며 힘차게 달려올 때 당나귀가 감히 대적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Like the trampling of a dragon and an elephant, it is not for a donkey to withstand.
是名住不可思議解脫(시명주불가사의해탈) 菩薩智慧方便之門(보살지혜방편지문)
이것이야말로 불가사의한 해탈의 경계에 머무는 보살의 지혜와 방편의 문입니다.
It is called the gate of wisdom and skilful means of the bodhisattva who abides inconceivable liberation.
[나쁜 짓도 아무나 하지 못한다. 상당한 근기가 되어야 할 수 있다. 그들을 보살이라 이해하지 않으면 또 어떻게 이해하는 길이 있겠는가? 그늘에 자란 풀은 연약해서 햇빛을 보면 자칫 말라 죽지만, 뜨거운 사막에서 자란 풀은 생명력이 강하여서 언 듯 보기에 말라 죽은 것 같지만 당당히 살아 있다. 돌에 붙은 이끼도 그와 같다. 사람의 삶도 다를 바 없으니, 열악한 환경은 그 열악한 조건이 그 사람을 위한 강력한 에너지가 되어 좋고 올바른 삶을 강하게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