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10
40.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 10
㉻ 不離願 - 함께하기를 원하다
所有與我同行者가 於一切處同集會하야 身口意業皆同等하야 一切行願同修學하며
소유여아동행자 어일체처동집회 신구의업개동등 일체행원동수학
나와 더불어 보현행을 닦는 도반들은 모든 태어난 곳마다 함께 모이어
몸과 말과 뜻으로 하는 일(업)도 같아, 모든 수행과 모든 서원을 같이 닦으며,
所有益我善知識이 爲我顯示普賢行하고 常願與我同集會하야 於我常生歡喜心이로다
소유익아선지식 위아현시보현행 상원여아동집회 어아상생환희심
가진 바로 나를 이익되게 하는 선지식께서 나를 위하여 보현보살의 행을 나타내 보이고,
항상 나와 함께 이러한 법회에 모여, 내가 항상 환희심 내기를 원함이로다.
언제 어디서나 더불어 함께하기를 원하는 가르침이다. 함께한다는 것은 같은 시간과 같은 장소에 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공간이 다르고 시간을 달리하여 몇 백 년, 몇 천 년의 시간적인 거리를 두고 산다하더라도 뜻이 같고 마음이 같고 삶의 가치관이 같고 관심사가 같으면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함께하는 것이 된다. 설사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에 같이 있다 하더라도 관심사가 다르고 인생의 가치관이 다르고 뜻이 다르면 함께한다고 할 수 없다. 보현행원을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로 생각하고 모든 삶을 보현행원에 초점을 맞추어서 사는 사람이라면 서로 시간이 다르고 공간이 다르더라도 늘 함께한다는 뜻이다. 마주하고 있어도 서로를 보지 못한다는 것은 생각이 다르고, 뜻이 다르고, 꿈이 다르고, 삶의 가치관이 다르다는 의미이다. 지금 여기에서 부처님과 함께하고 보현보살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은 뜻을 같이 하고, 삶의 가치관을 같이하는 길이다.
㉮ 供養願 - 공양하기를 원하다
願常面見諸如來와 及諸佛子衆圍遶하고 於彼皆興廣大供하야 盡未來劫無疲厭하며
원상면견제여래 급제불자중위 어피개흥광대공 진미래겁무피염
항상 모든 부처님 여래를 만나 뵙기를 원하나니, 모든 불자들이 부처님을 둘러 모시었거든,
풍성한 대공양을 올리며, 오는 세상이 다하도록 피로하고 싫어함이 없으며,
願持諸佛微妙法하야 光顯一切菩提行하고 究竟淸淨普賢道하야 盡未來劫常修習이로다
원지제불미묘법 광현일체보리행 구경청정보현도 진미래겁상수습
부처님의 묘한 법을 받아 지니기를 원하고, 갖가지 모든 보리행을 빛나게 하며,
청정한 보현의 도를 구경까지 닦아, 미래겁이 다하도록 항상 수행하여 익히기를 원합니다.
앞의 산문에서 있었던 부처님께 공양한다는 내용에 오는 세상이 끝난다 하더라도 푸짐한 공양을 올리는 일에 지칠 줄을 모른다는 내용과 함께 부처님의 법을 받아 지니고 갖가지의 보리행을 빛나게 드러내며 보현행원을 철저히 닦아 영원히 수행한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부처님께 물질로써 공양을 올린다 하더라도 그 일을 통해서 부처님의 참다운 이치의 가르침을 받아 지니는데 목적이 있음을 밝힌 것이다. 불교에 있는 수많은 방편을 통해서 결국에는 부처님의 진리의 가르침을 배우고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방편에만 그치고 방편이 목적한 바를 이루지 못한다면 크게 잘못된 불교가 된다.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일을 통해서 법을 받아 지니고 자비와 지혜의 보리도를 더욱 빛나게 하며 보현행원을 철저히 실천하여야 한다.
㉯ 利益願 - 이익을 원하다
我於一切諸有中에 所修福智恒無盡하야 定慧方便及解脫에 獲諸無盡功德藏하며
아어일체제유중 소수복지항무진 정혜방편급해탈 획제무진공덕장
내가 일체의 모든 있음 가운데에서 항상 복과 지혜를 닦음에 다함이 없으며,
선정, 지혜, 방편, 해탈의 법으로 모든 다함이 없는 공덕장을 얻었으며,
一塵中有塵數刹하고 一一刹有難思佛이어든 一一佛處衆會中에 我見恒演菩提行이로다
일진중유진수찰 일일찰중난사불 일일불처중회중 아견항연보리행
한 티끌 가운데 티끌같이 수 많은 세계가 있고,
각각의 세계마다 생각하기 어려운 부처님이 계시나니,
하나 하나의 부처님의 대중 법회 가운데에서 보리 행을 펼침을 나는 항상 뵙는 도다.
불교를 믿고 공부하여 무엇을 얻는 것인가를 밝힌 게송이다. 불교를 믿는 공덕으로 건강이 좋고, 재산이 많고, 벼슬이 높아서 이 세상에 있는 것은 모두 다 소유하자는 것이 아니라 오직 복덕과 지혜와 선정과 방편과 해탈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곳곳에서 부처님을 만나자는 것이고, 만나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부처님으로 보는 그런 눈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지혜와 자비의 보리행을 설법하는 자리에서 자신도 동참하여 정법을 깊이 깨닫고 진리를 알고 사는 것이 진정한 이익이다.
㉰ 轉法輪願 - 법륜 굴리기를 원하다
普盡十方諸刹海와 一一毛端三世海와 佛海及與國土海하야 我徧修行經劫海로다
보진시방제찰해 일일모단삼세해 불해급여국토해 아변수행경겁해
널리 끝없는 시방의 모든 법계바다의 하나 하나의 털끝마다 삼세의 바다와
한량없는 부처님과 국토를 겁의 바다를 지나도록 내가 두루 수행하며,
一切如來語淸淨하사 一言具衆音聲海하야 隨諸衆生意樂音하야 一一流佛辯才海하며
일체여래어청정 일언구중음성해 수제중생의요음 일일유불변재해
모든 부처님 여래의 말씀은 청정하시고, 한 말씀에 여러 중생의 음성을 구족하시어,
모든 중생들이 좋아하는 음성을 수순하시어, 각각의 음성마다 부처님의 변재를 펴시도다.
三世一切諸如來가於彼無盡語言海로 恒轉理趣妙法輪이어든 我深智力普能入이로다
삼세일체제여래 어피무진어언해 항전이취묘법륜 아심지력보능입
삼세 일체의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그와 같은 다함이 없는 말씀의 바다로,
항상 깊은 이치의 묘한 법문을 설하시나니, 나의 깊은 지혜력으로 두루 능히 들어감이로다.
이 경문은 산문에서 법륜 굴리기를 청하는 내용을 발원하는 마음으로 게송으로 표현하였다. 부처님의 말씀은 훌륭하다고 하면서, 한 말씀에 여러 가지 음성을 갖추고 중생들이 좋아하는 음성을 따라서 말씀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설법을 하거나 강의를 할 때 내용도 중요하지만 음성도 대단히 중요하다. 아름답고 마음이 담긴 음성은 그 소리만으로도 듣고 싶지만 음성이 듣기에 부담을 주면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오래 듣기가 거북스럽다.
그리고 부처님은 깊은 이치로 묘한 법문을 연설하신다고 하였다. 부처님이나 조사스님들이나 모든 깨달음을 이루 사람들은 모든 존재의 참다운 이치[眞理]를 깨달았고 그 가르침도 모두가 참다운 이치를 설하신다. 여기서 다시 불교를 생각해 본다면, 즉 깨달은 사람들의 깨달음에 대한 가르침이다. 깨닫지 못해도 가르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불교와 비불교의 차별이 명백해진다. 깨달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참다운 이치를 가르치는 것이 진짜 불교다. 만약 깨닫지 못한 사람으로서도 할 수 있는 지극히 도덕적이거나 상식적인 가르침이라면 그것은 굳이 불교의 진리라고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쉬운 일도 어느 정도의 지혜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나의 깊은 지혜로 들어가리라.”라고 하였다.
㉱ 淨土願 - 정토에 들어감을 원하다
我能深入於未來하야 盡一切劫爲一念하고 三世所有一切劫으로 爲一念際我皆入하며
아능심입어미래 진일체겁위일념 삼세소유일체겁 위일념제아개입
내가 능히 미래세에 깊이 들어가나니, 일체의 모든겁이 한 생각(일념)이요,
과거 현재 미래의 일체의 겁을 한 생각으로 내가 모두 들어가며,
我於一念見三世의 所有一切人獅子하고 亦常入佛境界中의 如幻解脫及威力이로다
아어일념견삼세 소유일체인사자 역상입불경계중 여환해탈급위력
나의 한 생각으로 삼세의 한량없는 부처님(인사자)들을 모두 뵈옵고
또한 항상 부처님의 경계 속에 늘 들어감은 환술과 같은 해탈의 위력이로다.
어떤 시간과 공간에서도 능히 부처님의 경계에 들어가고, 깨달은 사람들의 경계에 들어가는 것을 게송으로 표현하였다. 부처님과 모든 깨달은 사람들의 경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분들과 모든 수준이 같고 정신세계가 같다는 뜻이다. 경문에서 환술과 같은 해탈과 위신력으로 들어간다고 한 것은, 환술과 같이 실제 하지는 않지만 뜻에 따라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지혜와 자비와 해탈과 온갖 위신력이라야 깨달은 사람들의 경계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옛말에 “도가 같아야 가히 알 수 있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부처님의 경계 속에 들어감이며 정토에 들어감을 원하는 일이다.
㉲ 承事願 - 받들어 섬기기를 원하다
於一毛端極微中에 出現三世莊嚴刹하고 十方塵刹諸毛端에 我皆深入而嚴淨하며
어일모단극미중 출현삼세장엄찰 시방진찰제모단 아개심입이엄정
한 터럭 끝의 극히 미세한 가운대 삼세의 장엄한 세계가 나타나며,
시방의 티끌같이 많은 모든 털 끝마다 내가 모두 깊이 들어가 장엄하며,
所有未來照世燈이 成道轉法悟群有하사 究竟佛事示涅槃이어든 我皆往詣而親近이로다
소유미래조세등 성도전법오군유 구경불사시열반 아개왕예이친근
가진 바 미래의 세간을 비추는 등불로 성도하고 법륜을 굴려 중생 깨닫게 하고,
구경의 온갖 불사를 성취하고 열반에 드심을 보이나니, 내가 두루 나아가 친근함이로다.
신라 의상스님의 법성게에 “하나의 먼지 속에 온 우주가 다 들어있으며 모든 먼지 속에도 똑 같이 그러하다.”고 하였다.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는 홀로 독립되어 존재할 수 없으며, 서로 서로 연관관계를 맺을 때에만 존재가 가능하다는 존재원리의 깊은 이치를 간단히 설명한 것이다. 이 경문에는 그와 같은 내용과 아울러 보현행자의 크고 깊은 서원을 이야기 하였다. 그렇게 많고 많은 세계에 삼세에 걸쳐 부처님이 계시고 부처님의 성도와 설법과 중생제도와 온갖 불사를 성취하고 열반에 드시는 모든 일들을 내가 두루 나아가서 친히 모시리라는 서원이다. 한 중생, 한 생명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내가 모두 돌보며 섬기리라는 깊고 깊은 서원의 마음이다.
㉳ 成正覺願 - 정각(正覺) 이루기를 원하다
速疾周徧神通力과 普門徧入大乘力과 智行普修功德力과 威神普覆大慈力과
속질주변신통력 보문변입대승력 지행보수공덕력 위신보부대자력
몹시 빠르게 두루 미치는 신통의 힘과 넓은 문에 두루 들어가는 대승의 힘과
지혜의 행을 널리 두루 닦은 공덕의 힘과 위신력으로 덮어주는 큰 자비의 힘과
徧淨莊嚴勝福力과 無着無依智慧力과 定慧方便諸威力과 普能積集菩提力과
변정장엄승복력 무착무의지혜력 정혜방편제위력 보능적집보리력
청정하게 두루 장엄한 수승한 복덕의 힘과 집착도 없고 의지함도 없는 지혜의 힘과
선정과 지혜와 방편의 온갖 위신력과 널리 두루 쌓아 모은 보리의 힘과
淸淨一切善業力과 摧滅一切煩惱力과 降伏一切諸魔力과 圓滿普賢諸行力으로
청정일체선업력 최멸일체번뇌력 항복일체제마력 원만보현제행력
청정한 일체 공덕의 선업의 힘과 온갖 번뇌 물리쳐서 소멸시키는 힘과
모든 마군을 항복받는 힘과 보현행을 원만하게 닦은 힘으로
불교수행의 열네 가지 힘을 말하였다. 불교를 믿고 공부하면 큰 힘이 생긴다. 힘이 생긴다는 것을 잘못 이해하여 남의 전생 일을 알고 미래를 아는 힘이나, 영가들을 천도해 주고 병을 낫게 하는 힘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경문에서 밝혔듯이 주로 지혜와 자비와 선정과 방편과 보리심과 일체의 공덕을 닦은 선업의 힘과 온갖 번뇌를 소멸함과 보현보살의 행원을 원만히 수행한 그와 같은 힘을 말한다. 이와 같은 힘을 갖추는 것이 불교적인 힘이다. 그 외에는 설사 놀랄만한 힘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모두 삿된 마군이나 외도들의 힘이다. 불교를 바르게 공부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명심하여야할 사실이다. 여기에서 소개한 불교적인 진정한 힘을 무엇을 하기 위함인가 하는 것은 아래에서 설명하고 있다.
㉴ 總結大願 - 큰 원을 모두 맺다
普能嚴淨諸刹海하며 解脫一切衆生海하며 善能分別諸法海하며 能甚深入智慧海하며
보능엄정제찰해 해탈일체중생해 선능분별제법해 능심심입지혜해
능히 두루 모든 세계를 청정하게 장엄하고, 모든 중생들을 해탈하게 하며,
능히 모든 법문을 잘 분별하며, 능히 깊고 깊은 지혜 바다에 들어가며,
普能淸淨諸行海하며 圓滿一切諸願海하며 親近供養諸佛海하며 修行無倦經劫海하며
보능청정제행해 원만일체제원해 친근공양제불해 수행무권경겁해
능히 모든 행을 두루 청정히 닦으며, 일체의 갖가지 서원을 원만히 하며
모든 부처님들을 친근하고 공양하며, 오랜 겁의 동안 권태로움 없이 수행하며,
三世一切諸如來와 最勝菩提諸行願을 我皆供養圓滿修하야 以普賢行悟菩提로다
삼세일체제여래 최승보리제행원 아개공양원만수 이보현행오보리
일체 삼세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의 가장 수승한 보리와 모든 행원을
내가 모두 공양하고 원만히 닦아, 보현보살 행원으로 보리를 이룸이로다.
위에서 열거한 열네 가지의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밝혔다. 모든 세계를 장엄한다는 것은 보현행원을 실천 수행하는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존재하는 것이 세계를 장엄하는 것이다. 훌륭한 사람이 그 집에 있으면 그 집이 장엄이 되고, 어떤 모임에도 훌륭한 사람이 참석하면 그것만으로도 그 모임은 잘 장엄이 된 것이다. 한 마을이나 한 나라나 한 세계나 모두가 훌륭한 사람이 있어서 장엄하는 것이다. 어떤 경전에서는 보살이 있음으로서 국토를 장엄한다고 하였다. 바라건대 온 세상이 모두 보현보살로 가득하여 장엄하여지이다.
열네 가지의 힘으로 중생들을 해탈케 하며, 모든 법문을 잘 분별하며, 지혜의 바다에도 깊이 들어가며, 일체의 수행을 청정하게 닦으며, 온갖 서원을 원만히 하며, 부처님을 친근하고 공양하며, 오랜 세월동안 수행하며, 모든 부처님들의 온갖 법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지혜와 자비인 보리의 행원을 원만히 닦아 보현보살의 행원을 성취한다.
즉 불교적 수행의 힘이 충만하면 지금보다 더 높은 단계의 불사를 실현하게 된다. 예컨대 선한 행위를 한 결과, 다시 더욱 선행을 보다 쉽게 잘 할 수 있게 되는 것과 같다. 악행도 마찬가지이고, 사업을 하는 것이나 글을 쓰는 것 등이 모두가 같은 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