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원문과 해설

39 입법계품 20 (入法界品) 1

Skunky 2022. 11. 1. 10:01

53. 보현보살(普賢菩薩)

현인광대상(顯因廣大相) 선지식

 

(1) 가르침에 의지하여 먼저 문수보살을 찾다

㉮ 선재동자가 일백 일십 성(城)을 지나다

爾時에 善財童子가 依彌勒菩薩摩訶薩敎하야 漸次而行하야 經由一百一十餘城已하고

이시  선재동자          의미륵보살마하살교        점차이행          경유일백 일십여성이

이 때 선재동자는 미륵보살마하살의 가르침에 의하여 점차 나아가 110여 개의 성을 경유하여  

到普門國蘇摩那城하야 住其門所하야 思惟文殊師利하야 隨順觀察하며 

도보문국 소마나성           주기문소         사유문수사리        수순관찰     

周旋求覓하야 希欲奉覲하니라

주선구멱         희욕봉근

보문국의 소마나성에 도달하자 그 성문에 머물면서 문수사리를 생각하며 

그 가르침에 따라 관찰하여 주위를 돌아 두루 찾아다니며 우러러 만나뵙기를 희망하였습니다.

 

점차로 행하여 1 10성을 거치고 나서 보문국에 도달한다”는 일체 시방의 모든 부처와

일체 중생이 함께 1법계의 국토가 되어서 별개의 () 없는 것이니,

1 10성을 거쳤다는 것은 앞서 닦은 법을 일시에 널리 ()쳐서 먼저와 나중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보현보살을 “현인광대상(顯因廣大相) 선지식”이라고 한 것은 화엄경은 모든 존재는 것이

원인과 결과가 원융하여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이치를 밝히는 가르침이다.

보살행을 닦아서 성불하는 것과 성불하고 나서 다시 보살행을 하는 일도 그와 같이 원융하다.

미륵보살까지 성불이 끝나고 다시 보현보살이 등장하여 성불의 광대한 원인인 보살행을

드러내는 모습을 밝힌 뜻이라는 의미이다.

 

53번째 선지식인 보현보살을 친견하기 전에 미륵보살은 선재동자에게 문수보살을 다시

친견하기를 권하였다. 그래서 선재동자는 문수보살을 먼저 찾아 나서서 일백 일십 여 성(城)을 지나

보문국의 소마나성에 이르렀다.

청량스님의 소에, “소마나(蘇摩那)성에 이르렀다는 것은 여기 말로는 열의(悅意)이니,

곧 꽃의 이름이다. 지혜가 하나의 성품을 비추어 본심을 기쁘게 하는 까닭이니 곧 덕생(德生)의

성이다. 어떤 책에는 이르기를, ‘보문국에 이르렀다는 것은 모든 차별을 거두어 둘이 없는 모습에

돌아감을 나타내므로 곧 보문(普門)이라 한 까닭이다.’라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때 선재동자가 미륵보살마하살이 가르침에 의거해서 이하 게송에 이르기까지 단락의

10() 경문은 선재동자가 자씨보살의 처소에 승진하여 일생불과의 지혜 경계에 들어가서

3세의 일체 경계에 지혜를 ()하는 것을 잊지 않는 장엄장(莊嚴藏) 문을 얻고서 되돌아

110성의 법문이 신심에 들어갈 찰나제를 벗어나지 않고 인과의 원만함을 ()쳐서

금강장보리장 비로자나여래의 사자좌 앞의 일체 보련화장 법좌 위에 이르러서 허공계처럼

광대한 가지 마음을 일으켜서 바야흐로 영원한 법계의 불과와 보현의 영원한 행을

일으킴을 밝힌 것이다.

 

㉯ 문수보살이 선재동자의 이마를 만져 인가하다

是時에 文殊師利가 遙伸右手하사 過一百一十由旬하야 按善財頂하며 作如是言하시니라

시시       문수사리     요신우수         과일백일십유순       안선재정         작여시언 

그 때 문수사리가 멀리서 오른손을 110유순에 달하도록 펴서 선재의 정수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였습니다.

선재동자는 미륵보살의 가르침대로 묵묵히 다시 처음 만났던 문수보살만을 생각하고 찾아오니

문수보살은 멀리 손을 펴서 선재동자의 이마를 만지며 인가하고 증명하여 찬탄하였다.

선재동자의 수많은 장점 중에 특히 뛰어난 것은 쉼 없이 선지식을 찾는 일이다. 그토록 많은

선지식들을 찾아 법을 묻고 깨달음을 얻었으나 지칠 줄 모르고 또다시 찾아나서는 그 신심과

정진의 마음과 초심을 잊지 않는 마음과 끝없이 배우겠다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문수보살은 그에게 인가하여 이마를 만진 것이다.

 

㉰ 선재동자를 찬탄하고 법문을 가르쳐 보이다

善哉善哉라 善男子여 若離信根이런들 心劣憂悔하며 功行不具하며 退失精勤하며

선재선재       선남자     약리신근             심열우회        공행불구         퇴실정근

훌륭하고 훌륭하여라. 선남자여, 만일 믿음의 뿌리가 없었으면, 

마음이 용렬하여 근심하고 후회하며,

공을 닦는 행(공덕과 수행)이 구족하지 못하며, 정근하기를 포기하여 잃어버리고, 

於一善根에 心生住着하며 於少功德에 便以爲足하며 不能善巧로 發起行願하며

어일선근        심생주착         어소공덕       편이위족      불능선교      발기행원

하나의 선근에도 마음이 집착하여, 작은 공덕에도 만족해 하며,

또 뛰어난 수단과 방법=善巧으로 행과 원을 일으키지 못하며,

문수보살이 선재동자를 인가하며 찬탄하는 내용이다. 만약 선지식을 믿는

그 신심의 뿌리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이와 같이 먼저 신심을 찬탄하고

만약 신심이 없었다면 그 뒤에 선재동자가 이루고 증득한 모든 공덕과 깨달음은 한 가지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

 

不爲善知識之所攝護하며 不爲如來之所憶念하며

불위선지식 지소섭호            불위여래 지소억념

선지식의 거두어 주고 보호함=攝護를 받거나,

여래의 생각하심=憶念하심도 되지 못하였을 것이며,

선재동자가 만약 한 가지 선근에 마음이 집착하고, 조그만 공덕에 곧 만족하였다면

뛰어난 수단과 방법으로 보살의 행원을 일으키지 못하였을 것이다.

또 보살의 행원을 일으키지 못하였다면 선지식이 거두어주거나

여래께서 생각하심은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不能了知如是法性과 如是理趣와 如是法門과 如是所行과 如是境界하며

불능요지 여시법성     여시리취      여시법문     여시소행       여시경계 
능히 이러한 법의 성품=法性과
이러한 이치와 취지=理趣, 이러한 법문, 

이러한 행할 바의 수행=所行, 이러한 경계를 알지 못하였을 것이며, 

경문에서 “이와 같은 법의 성품과 이와 같은 이치와 이와 같은 법문과 이와 같은 수행과

이와 같은 경계”라는 말은 그동안 선재동자가 깨달은 내용을 모두 생략해서 지칭하는 말이다.

 

若周徧知와 若種種知와 若盡源底와 若解了와 若趣入과 若解脫과

약주변지      약종종지     약진원저      약해료    약취입     약해설 

두루 알음=周遍知, 여러가지로 알음=種種知, 근원의 저변까지 다함=盡源底, 

분명하게 이해함=解了하여 들어감=趣入이나, 해탈, 

若分別과 若證知와 若獲得을 皆悉不能일러니라

약분별       약증지     약획득       개실불능
분별함,
증득하여 앎=證知, 획득 모두 불가능하느니라."

그동안 선재동자는 많은 선지식을 친견하면서 이와 같은 법의 성품과 이와 같은 이치와

이와 같은 법문과 이와 같은 수행과 이와 같은 경계를 두루 가지가지로 알고, 근원까지

철저히 밝히고, 깨달아 알고, 경계에 들어가는 것을 다 능히 할 수 없었을 것이며, 또한

해탈이라든가 분별이라든가 증득이라든가 얻은 것 등을 모두 다 할 수 없었을 것임을 밝혔다.

 

㉱ 이익을 맺고 근본으로 돌아가다

是時에 文殊師利가 宣說此法하야 示敎利喜하사 令善財童子로

시시      문수사리     선설차법        시교리희           영선재동자 

그 때 문수사리가 이 법을 설하여 주고, 이익과 기쁨을 보여주고 가르쳐서  

선재동자로 하여금 

成就阿僧祗法門하며 具足無量大智光明하야 令得菩薩無邊際陀羅尼와 無邊際願과

성취아승지법문           구족무량 대지광명        영득보살 무변제다라니   무변제원 
아승지 법문을 성취하게 하고,
한량없는 대지혜의 광명을 구족하게 하고,  

보살의 끝없는 다라니와 끝없는 원과, 

보여주고, 가르쳐주고, 이익하게 하고, 기쁘게 한다는 시교이희(示敎利喜)란 설법의

네 가지 덕을 나타내는 말이다.

시(示)는 법을 보여 주는 것이고, 교(敎)는 가르쳐서 알게 하는 것이고,

이(利)는 교도(敎導)하여 이익케 하는 것이고,

희(喜)는 행하는 것을 보고, 찬탄하여 기쁘게 하는 것이다.

그것으로서 문수보살은 선재동자로 하여금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많은 법문을

성취하게 하고, 한량없는 지혜광명을 갖추게 하였다.

 

無邊際三昧와 無邊際神通과 無邊際智하며 令入普賢行道場하며

무변제삼매      무변제신통     무변제지          영입보현행도량  

끝없는 삼매, 끝없는 신통, 끝없는 지혜를 얻어서 보현행의 도량에 들어가게 하였으며, 

及置善財自所住處하시고 文殊師利가 還攝不現이시니라

급치선재 자소주처              문수사리       환섭불현

그리고 선재를 자신이 머문 곳에 두고서 문수사리는 모습을 거두고=還攝하여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문수보살은 선재동자에게 그지없는 다라니와 그지없는 원과 그지없는 삼매와 그지없는

신통과 그지없는 지혜를 얻게 하였다. 또 선재동자를 보현행의 도량에 들어가게 하였다.

그리고는 또 자신이 머무는 곳에 선재동자를 두고는 자신의 모습을 거두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것이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을 재차 친견하게 된 사연의 전부이다.

 

㉲ 더욱 수승한 인연을 만나다

於是에 善財가 思惟觀察하야 一心願見文殊師利러니 及見三千大千世界微塵數諸善知識하고

어시      선재      사유관찰        일심원견 문수사리       급견삼천대천세계 미진수 제선지식 

이에 선재 동자는 사유하고 관찰하며, 일심으로 문수사리를 뵙기 원하였으며,  

또한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와 같이 많은 선지식을 

悉皆親近하야 恭敬承事하며 受行其敎하야 無有違逆하니라

실개친근          공경승사          수행기교        무유위역 
모두 친근하고 공경히 받들어 섬기며,
그들의 가르침을 받아 행함에

어기거나 거스르지 아니하였느니라.

사유하고 관찰해서 일심으로 문수사리를 보길 원하자  삼천대천세계미진수의 

선지식을  것은 문수사리의 법신 지혜가 평등하고 두루 하기 때문에 일체가 

문수의 체와 다르지 않음을 널리 봄을 밝힌 것이니,이는 총상(摠相) 밝힌 이다. 

 삼천대천세계미진수의 양이란 보문국 법계의 초수(初數)이자 총상의 차례이니,

뜻인즉 모공 속의 삼천대천세계가  시방에 두루  하나하나가  평등하면서도 

법계에 들어가는 방편은 월수(越數) 헤아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선재동자는 일심으로 문수보살을 친견하려고 원하였는데 오히려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와

같이 많고 많은 모든 선지식을 친견하고, 모두 친하고 가까이하여 공경하며 받들어 섬기고,

그들의 가르침을 받아 행하게 되었다. 신지식을 보는 안목만 열린다면 어디엔들 선지식이

없으며 무엇인들 선지식이 아니겠는가.

이 내용은 61권에서 처음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따라 53명의 선지식을

친견하게 된 내력이며, 앞으로도 계속하여 이와 같이 무수한 선지식들을 친견하게 되는

행로를 밝힌 것이다. 수행자의 삶은 자고로 이와 같아야 한다는 뜻이다.

 

(2) 보현보살(普賢菩薩)을 찾다

㉮ 선지식을 친견하고 얻은 경지를 밝히다

增長趣求一切智慧하며 廣大悲海하며 益大慈雲하며 普觀衆生하야 生大歡喜하며

증장취구 일체지혜          광대비해        익대자운        보관중생         생대환희  

일체지혜를 나아가 구함=趣求하고, 대비의 바다를 넓히고, 대자의 구름을 늘리고, 

중생을 두루 살피기를 증장하면서 크게 환희하며,

安住菩薩寂靜法門하며 普緣一切廣大境界하며 學一切佛廣大功德하며 

안주보살 적정법문          보연일체 광대경계        학일체불 광대공덕 
보살의 고요한 법문寂靜法門에 안주하였으며,
광대한 모든 경계에 두루 반연하였으며,

일체 제불의 광대한 공덕을 배우고, 

선재동자는 삼천대천세계의 미진수와 같이 많고 많은 모든 선지식을 친견하고, 모두 친하고

가까이하여 공경하며 받들어 섬기게 되므로 이와 같은 경지에 이른 것이다.

불법을 공부하는 일, 즉 선지식을 친견하는 일이란 일체지혜와 다자대비와 중생들을 살피고

환희하는 마음을 내고 적정법문에 안주하는 등등의 경지를 얻게 된다.

문수보살은 특별히 보현보살 선지식을 찾아가라고 지칭하여 말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앞에서

문수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보살의 그지없는 다라니와 그지없는 원과 그지없는 삼매와 그지없는

신통과 그지없는 지혜를 얻게 하였으며, 또 보현행의 도량에 들어가게 하였다.”라는 말이 있다.

보살행이란 모든 선지식을 다 친견하여 일체 법을 다 얻고는 자연스럽게 보현행으로 회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뜻을 보현보살 선지식을 친견하게 하는 것으로 삼은 것이다.

 

入一切佛決定知見하며 增一切智助道之法하며 善修一切菩薩深心하며 

입일체불 결정지견           증일체지 조도지법       선수일체 보살심심  

일체 제불의 결정한 지견에 들어갔으며, 일체지의 조도법을 늘리고,  

일체보살의 깊은 마음을 잘 닦으며, 

知三世佛出興次第하며 入一切法海하며 轉一切法輪하며 生一切世間하며

지삼세불 출흥차제         입일체법해           전일체법륜          생일체세간 

삼세제불의 출흥하신 차례를 알며, 일체법 바다에 들어가며, 일체법륜을 굴리며,

일체세간에 태어나며,

入於一切菩薩願海하며 住一切劫하야 修菩薩行하며 照明一切如來境界하며

입어일체 보살원해         주일체겁          수보살행        조명일체 여래경계  

일체보살의 서원 바다에 들어가며, 일체 겁 동안에 머물며,

보살행을 닦아서 일체여래의 경계를 발게 비추며,  

長養一切菩薩諸根하며 獲一切智淸淨光明하며 普照十方하야 除諸暗障하며

장양일체 보살제근         획일체지 청정광명         보조시방        제제암장  

일체보살의 모든 근성(근기)을 길러내며, 일체지의 청정한 광명을 얻고  

시방을 두루 비추어서 모든 어두운 장애를 없애며 

智周法界하며 於一切佛刹一切諸有에 普現其身하야 靡不周徧하며

지주법계           어일체불찰 일체제유    보현기신        미부주변 

지혜가 법계에 두루하며, 모든 부처님 세계와 모든 존재=諸有 널리 그 몸을 나타내어 

두루하지 않음이 없으며, 

摧一切障하며 入無礙法하며 住於法界平等之地하며 觀察普賢解脫境界하니라

최일체장          입무애법         주어법계 평등지지        관찰보현 해탈경계 
일체의 장애를 꺾어버리고,
걸림 없는 법=無碍法에 들어가 법계의 평등한 자리에 머물며,

보현의 해탈경계를 관찰하였느니라.    

선지식을 친견하여 얻은 경지란 부처님의 광대한 공덕을 배우며, 모든 부처님의 결정하게

알고 보는 데 들어가며, 일체지혜와 도를 돕는 법을 증장하며, 또 모든 법의 바다에 들어가며,

일체 법륜을 굴리며, 모든 세간에 태어나는 등등 일체 불법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다 얻고, 보고,

깨닫고, 행하는 일이다. 그리고 궁극에 가서는 최후의 선지식인 보현보살의 해탈경계를 밝게

관찰하여 아는 경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