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입법계품 18 (入法界品) 5
39 입법계품 18 (入法界品) 5
(5) 선재동자가 예배하고 물러나다
時에 善財童子가 聞善知識의 如是功德이 能開示無量菩薩妙行하며
시선재동자 문선지식 여시공덕 능개시무량보살묘행
이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이러한 공덕이 한량없는 보살의 묘행을 열어 보이고,
能成就無量廣大佛法하고 踊躍歡喜하야 頂禮德生과 及有德足하며
능성취무량 광대불법 용약환희 정례덕생 급유덕족
한량없이 광대한 불법을 능히 성취한다는 것을 듣고,
뛸듯이 기뻐하며 덕생동자와 유덕동녀의 발에 예를 올리고
遶無量帀하며 殷勤瞻仰하고 辭退而去하니라
요무량잡 은근첨앙 사퇴이거
무수히 돈 다음 은근하게 우러러 보며 하직하고 물러갔습니다.
52, 미륵보살(彌勒菩薩)
-섭덕성인상(攝德成因相) 선지식
(1) 가르침에 의지하여 선지식을 찾다
爾時에 善財童子가 聞善知識敎하고 潤澤其心하야 正念思惟諸菩薩行하야 向海岸國할새
이시 선재동자 선지식교 윤택기심 정념사유 제보살행 향해안국
그때 선재동자는 선지식의 가르침을 듣고 마음이 윤택해지자
모든 보살행을 정념으로 사유하며 해안국으로 향하였습니다.
앞의 선지식까지는 “앞의 여러 가지 지위의 차별한 인연을 모아서 하나의 진실한 법계에 들어가는 차별적인 의미를 가진다.”라는 뜻이었다면 미륵보살은 “성불의 덕을 포섭하여 성불의 원인을 성취하는 모습=攝德成因相을 보인 의미”의 선지식이라는 의미이다.
앞에서 덕생동자와 유덕동녀 선지식은 미륵보살이라는 선지식을 소개하려고 특별히 선지식에 대한 의미와 공덕과 이익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였다. 이제 드디어 미륵보살 선지식을 친견하게 되었으나 선재동자는 미륵보살이라는 선지식을 친견하기 전에 앞에서 들은 선지식의 가르침을 의지하여 그 마음이 윤택하여져서 모든 보살의 행을 바른 생각으로 사유하며, 지난날의 자신의 행을 반성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내용들 또한 적지 않다.
“이때 선재동자가 선지식의 가르침을 입어서 그 마음을 윤택케 하고 정념으로 사유하였다” 이하 “모두 선지식의 가르침을 믿고 받아들임으로써 이룬 바일뿐이다”에 이르기까지 30행의 경문은 선재동자가 스스로 과거 인(因)의 잘못된 악과 착하지 못함을 생각하면서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후회하고, 선지식을 공경하고 공양하며 가까이 다가감을 일으킴을 밝힌 분이다.
自憶往世에 不修禮敬하고 卽時發意하야 勤力而行하며
자억왕세 불수례경 즉시발의 근력이행
자신이 지난 세상에 예경을 닦지 않았음을 회상하고
즉시 뜻을 세워 부지런히 행하고자 하였으며,
復憶往世에 身心不淨하고 卽時發意하야 專自治潔하며
부억왕세 신심불정 즉시발의 전자치결
또 지난 세상에 몸과 마음이 청정치 못하였음을 회상하고
즉시 뜻을 세워 오로지 스스로 정결히 다스리고자 하였으며,
復憶往世에 作諸惡業하고 卽時發意하야 專自防斷하며
부억왕세 작제악업 즉시발의 전자방단
또 지난 세상에 온갖 악업 지었던 일을 회상하고
즉시 뜻을 세워 오로지 스스로 방비하여 끊고자 하였으며,
선재동자도 지난날에는 평범한 우리들처럼 성인이나 선지식이나 어른들에게 예경을 닦지 아니한 적도 적지 않았으며, 몸과 마음이 부정하여 부정한 짓을 저지른 적도 적지 않았을 것이며, 온갖 악한 일을 저지른 적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선재동자는 지난 세상에 있었던 그와 같은 일들을 낱낱이 기억하고는 크게 반성하고 새롭게 다짐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復憶往世에 起諸妄想하고 卽時發意하야 恒正思惟하며
부억왕세 기제망상 즉시발의 항정사유
또 지난 세상에 모든 허망항 생각=망상을 일으킨 것을 회상하고
즉시 뜻을 세워 항상 바르게 사유하려 하였으며,
復憶往世에 所修諸行이 但爲自身하고 卽時發意하야 令心廣大하야 普及含識하며
부억왕세 소수제행 단위자신 즉시발의 령심광대 보급함식
또 지난 세상에 닦은 모든 행이 단지 자신만을 위한 것이었음을 회상하고
즉시 뜻을 세워 마음이 중생에게 광대하고 두루 미치게 하려 하였으며,
선재동자는 또 지난 세상에서 온갖 망상들을 일으켰음을 반성하고, 설사 수행을 하더라도 다만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한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널리 많은 중생들을 위해야 되겠다는 뜻을 내게 된다.
復憶往世에 追求欲境하야 常自損耗하야 無有滋味하고 耗 줄 모
부억왕세 추구욕경 상자손모 무유자미
또 지난 세상에 탐욕의 경계를 추구하여 항상 스스로 소모하던 것이 좋은 맛이 없었음을 회상하고
滋味자미=자양분이 많으며 좋은 맛
卽時發意하야 修行佛法하야 長養諸根하야 以自安隱하며
즉시발의 수행불법 장양제근 이자안온
즉시에 뜻을 세워 불법을 수행하고 제근을 길러서 스스로를 안은케 하려 하였으며,
復憶往世에 起邪思念하야 顚倒相應하고 卽時發意하야 生正見心하야 起菩薩願하며
부억왕세 기사사념 전도상응 즉시발의 생정견심 기보살원
또 지난세상에 삿된 생각을 일으켜 뒤바뀐 생각으로 상응한 일을 회상하고
즉시에 뜻을 세워 바른 소견의 마음을 내어 보살의 원을 일으키고자 하였으며,
욕심의 경계를 따라다닌 세월이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남는 것은 없고 오직 나쁜 업만 쌓였을 뿐이다. 한 순간이라도 불법에 신심을 일으켜서 염불 한 마디라도 더 하고 살아야 할 것이다. 또 삿된 생각이란 인과의 이치를 무시하고 진리에 어긋나는 삶을 사는 것이므로 올바른 소견을 내어 보살행으로 살아야 할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復憶往世에 日夜劬勞하야 作諸惡事하고 卽時發意하야 起大精進하야 成就佛法하며
부억왕세 일야구로 작제악사 즉시발의 기대정진 성취불법
또 지난 세상에 밤낮으로 애쓰며 지은 모든 악한 일들을 회상하고
즉시 뜻을 세워 크게 정진하여 불법을 성취하리라 하였으며,
復憶往世에 受五趣生하야 於自他身에 皆無利益하고
부억왕세 수오취생 어자타신 개무이익
또 지난 세상에 오취에 태어났음이, 나와 남의 몸에 이익이 없었음을 회상하고
卽時發意하야 願以其身으로 饒益衆生하야 成就佛法하며
즉시발의 원이기신 요익중생 성취불법
즉시 뜻을 세워 이 몸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고, 불법을 성취하며
承事一切諸善知識하야 如是思惟하고 生大歡喜하니라
승사일체 제선지식 여시사유 생대환희
모든 선지식을 섬기고자 하였으며, 이와 같이 생각하고 매우 환희한 마음을 내었습니다.
과거에 잘못 산 것들을 반성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큰 정진을 일으켜 불법을 성취한다면 얼마나 환희로울까. 또한 과거에 지옥이나 축생이나 아귀 등 나쁜 갈레에 돌아다니면서 자신에게도 다른 이 에게도 아무런 이익이 없는 삶을 살다가 불법을 만나 불법의 기준에 맞춰보고는 비로소 반성하고 훌륭한 선지식을 섬기게 된다면 이 얼마나 환희로울까. 신심과 환희심으로 미륵보살이라는 크나큰 선지식을 친견하여 최상의 가르침을 들으려면 사전에 위와 같은 큰 반성을 하여 지나온 삶을 깨끗이 정화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심지어 손님 한사람을 맞이하는데도 미리 준비해야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復觀此身이 是生老病死衆苦之宅하고 願盡未來劫토록 修菩薩道하야 敎化衆生하며
부관차신 시생로병사 중고지댁 원진미래겁 수보살도 교화중생
또 이 몸은 생노병사라는 여러 가지 괴로움의 굴택(집)임을 관찰하고
미래 겁이 다하도록 보살의 도를 닦아 중생을 교화하며,
見諸如來하야 成就佛法하며 遊行一切佛刹하며 承事一切法師하며
견제여래 성취불법 유행일체불찰 승사일체법사
모든 여래를 친견하여 불법을 성취하며, 모든 부처님 세계를 다니면서
일체의 법사를 받들어 섬기고,
住持一切佛敎하며 尋求一切法侶하며 見一切善知識하며 集一切諸佛法하며
주지일체불교 심구일체법려 견일체선지식 집일체제불법
부처님의 가르침=敎法에 머물러 간직해 지키면서 일체 불법의 반려자(벗, 동반)를 찾아 구하고
모든 선지식들을 친견하고, 일체의 모든 불법을 모아서
與一切菩薩願智身으로 而作因緣하니라
여일체보살원지신 이작인연
모든 보살 원과 지혜의 몸과 더불어 인연을 쌓고자 하였습니다.
作是念時에 長不思議無量善根하야 卽於一切菩薩에 深信尊重하야
작시념시 장부사의 무량선근 즉어일체보살 심신존중
이렇게 생각하였을 때, 부사의하고 한량없는 선근이 자라고,
모든 보살을 깊은 믿음으로 존중하며,
生希有想하며 生大師想하야 諸根淸淨하며 善法增益하야 起一切菩薩恭敬供養하며
생희유상 생대사상 제근청정 선법증익 기일체보살 공경공양
희유하다는 생각을 내었으며, 큰 스승이라 생각하였으며, 제근이 청정하여지고 선법이 늘어났으며,
이 모든 일들이 선재동자가 미륵보살을 친견하려는 마음의 준비이다.
作一切菩薩曲躬合掌하며 生一切菩薩普見世間眼하며 起一切菩薩普念衆生想하며
작일체보살 곡궁합장 생일체보살 보견세간안 기일체보살 보념중생상
모든 보살께 허리 굽혀 합장함을 지으며, 일체보살의 세간을 두루 보는 안목이 생겼으며,
일체보살의 중생을 두루 염려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現一切菩薩無量願化身하며 出一切菩薩淸淨讚說音想하며 見過現一切諸佛과
현일체보살 무량원화신 출일체보살 청정찬설음상 견과현일체제불
일체보살의 한량없는 서원으로 나투는 몸=化身을 나타내고,
일체보살의 청정한 찬탄의 음성을 내었으며, 과거와 현재의 일체제불과
及諸菩薩이 於一切處에 示現成道神通變化하야 乃至無有一毛端處도 而不周徧하며
급제보살 어일체처 시현성도 신통변화 내지무유 일모단처 이불주편
모든 보살들이 여러 모든 곳에서 성도하심과, 신통과 변화를 시현하시어
털 한 끝까지에도 두루 하지 못함이 없는 것을 보았으며,
又得淸淨智光明眼하야 見一切菩薩所行境界하며 其心이 普入十方刹網하며
우득청정지 광명안 견일체보살 소행경계 기심 보입십방찰망
또 청정한 지혜와 광명의 눈을 얻어 일체보살이 행하는 경계를 보았으며,
그 마음은 두루 시방의 세계망에 들어가고
其願이 普徧虛空法界하야 三世平等하야 無有休息하니
기원 보편허공법계 삼세평등 무유휴식
그 서원은 허공과 법계에 두루 가득하여 삼세에 평등하여 쉬지 않았으니,
如是一切가 皆以信受善知識敎之所致耳니라
여시일체 개이신수 선지식교 지소치이
이러한 모든 것이 선지식의 가르침을 믿고 받아들인 까닭으로 빚어진 바 이었습니다.
모든 기관이 청정하여지고 착한 법이 늘어나는 등 온갖 수승한 일들이 생겼으며, 청정한 지혜와 광명한 눈을 얻어 모든 보살의 행하던 경계를 보게 되는, 이러한 일들 모두는 선지식의 가르침을 믿고 받아들인 까닭이었다. 선재동자는 몸과 마음으로 이와 같이 준비하고 나서 드디어 미륵보살에게 법을 묻게 된다.
(2) 공경을 나타내고 법을 묻다
㉮ 미륵보살의 의보(依報)
1) 선정에 들어 그 작용을 나타내다
善財童子가 以如是尊重과 如是供養과 如是稱讚과 如是觀察과 如是願力과 如是想念과
선재동자 이여시존중 여시공양 여시칭찬 여시관찰 여시원력 여시상념
선재동자는 이러한 존중함과 이러한 공양함, 이러한 칭찬, 이러한 관찰, 이러한 원력,
이러한 마음과 생각,
如是無量智慧境界로 於毘盧遮那莊嚴藏大樓閣前에 五體投地하고
여시무량 지혜경계 어비로자나 장엄장대루각전 오체투지
이러한 한량없는 지혜의 경계로써 비로자나 장엄장의 큰 누각 앞에 오체투지하여
暫時斂念하야 思惟觀察하야 以深信解大願力故로 入徧一切處智慧身平等門하야
잠시렴념 사유관찰 이심신해 대원력고 입편일체 처지혜신 평등문
잠시 동안 마음을 거두어 사유하고 관찰하였으며, 斂 거둘 렴
깊은 믿음과 이해=信解와 대원의 힘으로 일체처에 두루하는 지혜 몸이 평등한 문에 들어가서,
선재동자는 이와 같이 존중하며, 이와 같이 공양하면서 비로자나장엄장의 큰 누각 앞에서 오체를 땅에 던져 엎드려 절하였다. 그리고는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사유하고 관찰하였는데 이것을 선정(禪定)에 드는 것이라 하고 이하의 내용들은 선정의 작용이라고 표현한다.
普現其身하야 在於一切如來前과 一切菩薩前과 一切善知識前과 一切如來塔廟前과
보현기신 재어일체 여래전 일체보살전 일체선지식전 일체여래탑묘전
그 몸을 두루 나타내어 일체여래의 앞과, 일체보살의 앞, 일체 선지식의 앞, 일체여래의 탑묘 앞,
一切如來形像前과 一切諸佛諸菩薩住處前과 一切法寶前과 一切聲聞辟支佛及其塔廟前과
일체여래형상전 일체제불 제보살주처전 일체법보전 일체성문벽지불 급기탑묘전
일체여래의 형상 앞, 일체제불과 모든 보살이 계시는 처소 앞, 일체의 법보 앞,
일체 성문과 벽지불과 그들의 탑묘 앞,
一切聖衆福田前과 一切父母尊者前과 一切十方衆生前하야 皆如上說尊重禮讚하야
일체성중복전전 일체부모존자전 일체십방중생전 개여상설 존중례찬
일체 거룩하신 분들=聖衆의 복밭들 앞, 일체 부모와 어른들 앞,
일체 시방의 중생들 앞에 두루 나타내어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모두 존중하여 예경하고 찬탄=禮讚하기를
盡未來際토록 無有休息하니 等虛空하야 無邊量故며 等法界하야 無障礙故며
진미래제 무유휴식 등허공 무변량고 등법계 무장애고
미래세상이 다하도록 쉬임 없이 하였으니,
허공과 같음은 끝과 한량=邊量이 없기 때문이요, 법계와 같음은 장애가 없기 때문이며,
선정(禪定)의 작용으로 그 몸을 두루 나타내어 모든 여래의 앞과 모든 보살의 앞과 모든 선지식의 앞과 모든 여래의 탑묘 앞 등에서 존중하고 예경하며 찬탄하기를 오는 세상이 끝나도록 쉬지 아니하였다. 진정한 선정은 나무나 돌이 되어 멍하게 앉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왕성하게 작용하는 것이다.
等實際하야 徧一切故며 等如來하야 無分別故며 猶如影하야 隨智現故며
등실제 편일체고 등여래 무분별고 유여영 수지현고
실제와 같음은 일체에 두루하기 때문이며, 여래와 같음은 분별이 없기 때문이며,
그림자와 같음은 지혜를 쫓아 나타나기 때문이며,
猶如夢하야 從思起故며 猶如像하야 示一切故며 猶如響하야 緣所發故며
유여몽 종사기고 유여상 시일체고 유여향 연소발고
꿈과 같음은 생각을 쫓아 일어나기 때문이며, 형상과 같음은 모든 것을 보이는 때문이며,
메아리와 같음은 인연으로 생기기 때문이며,
無有生하야 遞興謝故며 無有性하야 隨緣轉故니라
무유생 체흥사고 무유성 수연전고
태어 남=生이 없음은 일어남과 없어짐이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이며,
성품이 없음은 인연을 따라 굴러 변하기 때문이니라.
선재동자가 비로자나장엄장의 큰 누각 앞에서 오체를 땅에 던져 엎드려 절하고,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사유하고 관찰한 선정의 작용을 밝혔다.
又決定知一切諸報가 皆從業起하며 一切諸果가 皆從因起하며 一切諸業이 皆從習起하며
우결정지 일체제보 개종업기 일체제과 개종인기 일체제업 개종습기
또 모든 과보는 업에서 일어나고, 모든 결과=果는 원인=因에서 일어나고,
모든 업은 습기에서 일어나고,
선재동자가 잠깐 동안 마음을 거두고 사유하고 관찰한 선정의 작용은 일체 존재가 인연으로부터 일어난다는 사실들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 실로 진정한 선정은 이와 같이 일체 존재와 일체 사건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一切佛興이 皆從信起하며 一切化現諸供養事가 皆悉從於決定解起하며
일체불흥 개종신기 일체화현 제공양사 개실종어 결정해기
모든 부처님의 출흥은 믿음에서 일어나고,
일체 모든 공양거리를 변화하여 나타냄은 모두 결정한 이해에서 일어나고,
일체 부처님 출현은 믿음에서 일어난다. 그렇다. 만약 믿음이 없다면 부처님의 뱃속에 있다한들 어찌 부처님임을 알겠는가.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설사 아비지옥에 있더라도 그곳에 부처님이 출현하심을 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선정의 작용이다.
一切化佛이 從敬心起하며 一切佛法이 從善根起하며 一切化身이 從方便起하며
일체화불 종경심기 일체불법 종선근기 일체화신 종방편기
일체의 나타나신 부처님=化佛은 공경하는 마음에서 일어나고,
일체의 불법이 선근에서 일어나고, 일체의 화신이 방편에서 일어나고,
一切佛事가 從大願起하며 一切菩薩所修諸行이 從廻向起하며
일체불사 종대원기 일체보살 소수제행 종회향기
일체의 불사가 대원에서 일어나고, 모든 보살이 닦는 바 제행은 회향에서 일어나고,
불법을 알고 불법을 믿고 불법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수승한 선근이 있는 사람이다. 또 어찌 일체 불사가 이뤄지겠는가. 이와 같은 사실을 분명하게 아는 것이 진정한 선정의 작용이다.
一切法界廣大莊嚴이 從一切智境界而起하야 離於斷見하니 知廻向故요
일체법계 광대장엄 종일체지 경계이기 이어단견 지회향고
일체법계의 광대한 장엄이 일체 지혜의 경계에서 일어남을 결정히(분명히) 알았으며,
아주 없다는 소견=斷見을 여의었으니, 회향을 알기 때문이요,
자신에게 좋은 것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잊지 말고 그 좋은 것을 널리 회향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일체 보살행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또한 진정한 선정에서 분명하게 판단하는 일이다.
離於常見하니 知無生故요 離無因見하니 知正因故요
이어상견 지무생고 이무인견 지정인고
항상하다는 소견=常見을 여의었으니, 낢이 없음=無生을 알기 때문이며,
원인이 없다는 소견=無因見을 여의었으니, 바른 인=正因을 알기 때문이며,
회향에는 반드시 그 공덕이 따르게 마련이다. 비록 모든 것이 공하여 없는 것 같으나 아주 없는 것이 아니고, 생기는 것도 생기되 생김이 없어서 항상하다는 견해를 떠나야 한다.
離顚倒見하니 知如實理故요 離自在見하니 知不由他故요
이전도견 지여실리고 이자재견 지불유타고
뒤바뀐 소견=顚倒見을 여의었으니, 실제와 같은 이치=如實理를 알기 때문이며,
스스로 있다는 소견=自在見을 여의었으니,
타인을 연유치 않음(타인을 말미암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며,
離自他見하니 知從緣起故요 離邊執見하니 知法界無邊故요
이자타견 지종연기고 이변집견 지법계무변고
나와 남이라 소견=自他見을 여의었으니, 인연으로 일어남을 알기 때문이며,
가(끝, 한계)가 있다고 고집하는 소견=邊執見을 여의었으니, 법계의 무변함을 알기 때문이며,
離往來見하니 知如影像故요 離有無見하니 知不生滅故요
이왕래견 지여영상고 이유무견지 불생멸고
가고 온다는 소견=往來見을 여의었으니, 그림자와 같음을 알기 때문이며,
있고 없다는 소견=有無見을 여의었으니, 생하지도 멸하지도 않음을 알기 때문이며,
離一切法見하니 知空無生故며 知不自在故며 知願力出生故요
이일체법견 지공무생고 지불자재고 지원력출생고
일체 법이라는 소견=一切法見을 여의었으니, 공하여 생(태어남)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며,
자재하지 못함을 알기 때문이며, 원력으로 출생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며,
離一切相見하니 入無相際故요 知一切法이 如種生芽故와 如印生文故며
이일체상견 입무상제고 지일체법 여종생아고 여인생문고
일체 모양이라는 소견=一切相을 여의었으니, 모양이 없는 경계=無相際에 들어간 때문이요,
일체법이 종자에서 싹이 트는 것과 같음을 아는 때문이며,
도장에서 글자가 찍히는 것과 같음을 아는 때문이며,
知質如像故며 知聲如響故며 知境如夢故며 知業如幻故며 了世心現故며
지질여상고 지성여향고 지경여몽고 지업여환고 요세심현고
본질(바탕)이 형상과 같음을 아는 때문이며, 소리가 메아리와 같음을 아는 때문이며,
경계가 꿈과 같음을 아는 때문이며, 업이 환술과 같음을 아는 때문이며,
세상이 마음에서 나타남을 아는 때문이며,
了果因起故며 了報業集故며 了知一切諸功德法이 皆從菩薩善巧方便所流出故니라
요과인기고 요보업집고 요지일체 제공덕법 개종보살 선교방편 소류출고
결과=果는 원인=因에서 일어남을 아는 때문이며, 과보는 업이 모인 것임을 아는 때문이며,
일체의 공덕법이 다 보살의 선교한 방편에서 흘러나오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니라.
모든 법이 인연으로부터 일어난 이치를 철저히 밝힌 내용들이다. 진정한 선정의 작용이란 일체 존재가 존재하는 원리를 분명하게 알아서 그 원리에 맞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참다운 불법이라는 사실을 선재동자는 일깨워 준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일체 존재가 존재는 중도의 원리이며 연기의 원리이다.
善財童子가 入如是智하야 端心潔念하야 於樓觀前에 擧體投地하고 殷勤頂禮한대
선재동자 입여시지 단심결념 어루관전 거체투지 은근정례
선재동자는 이와 같은 지혜에 들어가, 단정한 바른 마음과 정결한 생각으로
누각 앞에 오체투지하여 은근하게 엎드려 절하자
不思議善根이 流注身心하야 淸凉悅澤하니라
부사의선근 유주신심 청량열택
부사의한 선근이 몸과 마음에 흘러들어서 청량하고 기쁨으로 윤택하여졌습니다.
선재동자는 그동안 미륵보살의 비로자나 장엄장 큰 누각 앞에서 예배하고는 선정에 들어 선정의 작용으로 일체 존재의 존재원리를 분명하게 밝힌 것은 곧 깨달음의 지혜에 깊이 들어간 경지로서, 선정으로 인하여 지혜가 드러남을 분명하게 거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