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입법계품 16 (入法界品) 3
39 입법계품 16 (入法界品) 3
② 生死中問覺法事 생사 중에서 법을 깨달음을 묻다
爾時에 善財童子가 詣彼釋女瞿波之所하야 頂禮其足하며 合掌而住하야 作如是言호대
이시 선재동자 예피석녀 구파지소 정례기족 합장이주 작여시언
이때 선재동자는 석씨 여인 구파(瞿波)에게 나아가서
그 발에 정례하고 합장하고 서서 이와 같이 말하였습니다.
聖者여 我已先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호니
성자 아이선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
성자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으나,
而未知菩薩이 云何於生死中에 而不爲生死過患所染이며
이미지보살 운하어생사중 이불위생 사화환소염
그러나 아직 보살이 어떻게 생사 가운데서 생사의 재앙과 우환에 물들지 않으며,
了法自性호대 而不住聲聞辟支佛地며 具足佛法호대 而修菩薩行이며
요법자성 이부주성문 벽지불지 구족불법 이수보살행
법의 자체 성품을 깨달아 알아서,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머물지 않으며,
부처님의 법을 구족하여 보살행을 닦으며,
住菩薩地호대 而入佛境界며 超過世間호대 而於世受生이며
주보살지 이입불경계 초과세간 이어세수생
어떻게 보살의 지위에 머물러 부처님 경계에 들어가며,
세간을 초월하였으되 세간에 태어남을 받으며,
成就法身호대 而示現無邊種種色身이며 證無相法호대 而爲衆生하야 示現諸相이며
성취법신 이시현무변 종종색신 증무상법 이위중생 시현제상
법신을 성취하고도 그지없는 갖가지 색신(육신)을 나타내며,
모양(형상) 없는 법을 증득하고서도 중생들을 위하여 여러 모양을 나타내며,
즉 어떻게 하면 보살의 지위와 부처님의 경계에서 중도적 입장을 지키며, 세간과 출세간에서 중도적 입장을 지키며, 법신과 육신에서 중도적 입장을 지킬 수 있겠는가를 질문하였다. 그동안의 질문과는 많이 다르며 매우 구체적이다.
知法無說호대 而廣爲衆生하야 演說諸法이며 知衆生空호대 而恒不捨化衆生事며
지법무설 이광위중생 연설제법 지중생공 이항불사화중생사
법은 설할 것 없음을 알면서도 중생들을 위하여 널리 법을 연설하며,
중생이 공한 줄 알면서도 중생 교화하는 일을 항상 버리지 않으며,
이 역시 중도적 입장에 대해서 질문하였다. 실로 중생은 본래 공한 것이며, 중생은 본래 부처님이다. 그 공한 중생과 부처님인 중생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달아 알면서 다시 부지런히 공한 중생을 교화하고 부처님인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다.
雖知諸佛의 不生不滅이나 而勤供養하야 無有退轉이며 雖知諸法의 無業無報나
수지제불 불생불멸 이근공양 무유퇴전 수지제법 무업무보
而修諸善行하야 恒不止息이리잇고
이수제선행 항부지식
비록 모든 부처님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알면서도 물러서는 부지런히 공양하여 물러나지 않으며,
비록 모든 법이 업도 없고 과보도 없음을 알면서도 모든 선행을 항상 쉬지않고 닦는 지를 알지 못하나이다."
보살의 가장 바람직한 행이란 일체가 중도적 행이 되어야 한다. 첫째 보살은 보살의 경지와 부처님의 경지에 제한이 없고 경계가 없이 때로는 보살로 때로는 부처님으로 자유롭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것이 보살마하살이다. 또 보살은 세간과 출세간에 걸림이 없어야 하고 법신과 육신에도 걸림이 없어야 한다. 그것이 보살마하살의 중도행이다. 어느 쪽이든지 치우치면 진정한 보살행이 아니다.
(3) 釋女瞿波說法 석녀구파가 법을 설하다
① 成就十種法得圓滿菩薩行 以十種法親近善知識 - 법의(法義)를 나타내 보이다
열가지 법으로 선지식을 친근하며, 열가지 법을 성취함으로써 원만한 보살행을 얻다.
時에 瞿波女가 告善財言하사대 善哉善哉라 善男子여 汝今能問菩薩摩訶薩의 如是行法하니
시 구파녀 고선재언 선재선재 선남자 여금능문 보살마하살 여시행법
그때 구파 여인이 선재에게 말하였으니,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여, 그대가 이제 보살마하살의 이와 같이 행하는 법을 묻다니.
修習普賢의 諸行願者라사 能如是問이니 諦聽諦聽하야 善思念之어다
수습보현 제행원자 능여시문 체청체청 선사념지
보현의 모든 행원을 닦는 이라야 이렇게 물을 수 있느니라.
자세히 듣고 또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시라.
我當承佛神力하야 爲汝宣說호리라
아당승불신력 위여선설
내가 마땅히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그대에게 설명하리라.
석녀구파 선지식이 법의(法義)를 설하기 전에 선재동자에게 “보현의 모든 행과 원을 닦는 이라야 능히 이와 같이 묻습니다.”고 크게 칭찬하였다. 보살행의 기준이 되고 본보기가 되는 것은 보현행이다. 그와 같은 보현의 행원을 닦는 이만이 위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고 찬탄한 것이다.
善男子야 若諸菩薩이 成就十法하면 則能圓滿因陀羅網普智光明菩薩之行하나니
선남자 약제보살 성취십법 즉능원만 인다라망 보지광명 보살지행
선남자여, 만일 모든 보살들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곧 인다라망 같은 넓은 지혜광명의 보살행을
능히 원만히 할 수 있거니와
何等이 爲十고 所謂依善知識故며 得廣大勝解故며 得淸淨欲樂故며 集一切福智故며
하등 위십 소위 의선지식고 득광대승해고 득청정욕락고 집일체복지고
그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선지식을 의지하는 연고며,
광대하고 수승한 이해를 얻는 연고며, 청정한 욕락(욕망)을 얻는 연고며,
일체의 복과 지혜를 모으는 연고며,
於諸佛所에 聽聞法故며 心恒不捨三世佛故며 同於一切菩薩行故며 一切如來의 所護念故며
어제불소 청문법고 심항불사 삼세불고 동어일체 보살행고 일체여래 소호념고
모든 부처님에게서 법을 듣는 연고며, 마음으로 항상 삼세제불을 버리지 않는 연고,
일체의 모든 보살의 행과 같아지는 연고며, 일체여래의 호념을 입는 연고며,
大悲妙願이 皆淸淨故며 能以智力으로 普斷一切諸生死故라 是爲十이니
대비묘원 개청정고 능이지력 보단일체 제생사고 시위십
대비의 묘한 서원을 다 청정히 하는 연고며,
능히 지혜의 힘으로 일체 모든 생사를 다 끊을 수 있는 연고이니, 이것이 그 열가지 이니라.
若諸菩薩이 成就此法하면 則能圓滿因陀羅網普智光明菩薩之行이니라
약제보살 성취차법 즉능원만 인다라망 보지광명 보살지행
만일 모든 보살들이 이 법을 성취하면 인다라망 같은 넓은 지혜의 광명인
보살의 행을 능히 원만히 할 수 있느니라.
佛子야 若菩薩이 親近善知識하면 則能精進不退하야 修習出生無盡佛法하리니
불자 약보살 친근선지식 즉능정진 불퇴 수습출생 무진불법
불자여, 만일 보살이 선지식을 가까이 하면, 정진하여 물러서지 않고 닦아 익혀서
다함이 없는 불법을 출생시킬 수 있느니라.
佛子야 菩薩이 以十種法으로 承事善知識하나니 何等이 爲十고
불자 보살 이십종법 승사선지식 하등 위십
불자여, 보살은 열 가지 법으로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나니, 무엇이 그 열 가지인가 하면
所謂於自身命에 無所顧惜하며 於世樂具에 心不貪求하며 知一切法이 性皆平等하며
소위 어자신명 무소고석 어세락구 심불탐구 지일체법 성개평등
이른바 자기의 신명을 아끼지 않는 것이며, 세간의 즐기는 도구를 탐내 구하지 않는 것이며,
일체법의 성품이 다 평등함을 아는 것이며,
永不退捨一切智願하며 觀察一切法界實相하며 心恒捨離一切有海하며
영불퇴사 일체지원 관찰일체 법계실상 심항사리 일체유해
일체지혜와 서원을 영원히 포기하지 않는 것이며,
일체법계의 진실한 모양=實相을 관찰하는 것이며,
마음으로 모든 존재의 바다를 항상 여의는 것이며,
知法如空하야 心無所依하며 成就一切菩薩大願하며 常能示現一切刹海하며
지법여공 심무소의 성취일체 보살대원 상능시현 일체찰해
법이 공함을 알아서 마음으로 의지함이 없는 것이며,
모든 보살의 대원을 성취하는 것이며, 능히 모든 세계해를 항상 나타내는 것이며,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일 즉, 화엄경을 공부하여 깊이 사유하고, 실천에 옮기는 일에 자신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해야 한다. 그리고 세속적인 즐거움에 대해서 탐하거나 구하지 않아야 한다. 몸과 목숨을 아끼거나 세속적인 재물이나 이성이나 음식이나 명예나 수면 등을 탐하면 그것이 업이 되어 부처님의 높고 깊고 수승한 법을 깨달을 때가 없다.
또 눈이 좋아하는 것과 귀가 좋아하는 것과 코가 좋아하는 것과 혀가 좋아하는 것과 몸이 좋아하는 것 등에 애착하고 마음을 빼앗기면 역시 부처님의 수승한 진리의 가르침을 깨달을 때가 없다. 경계하고 또 경계하며, 살피고 또 살펴야 하리라.
淨修菩薩無礙智輪이니 佛子야 應以此法으로 承事一切諸善知識하야 無所違逆이니라
정수보살 무애지륜 불자 응이차법 승사일체 제선지식 무소위역
보살의 걸림없는 지혜륜=智輪을 청정히 닦는 것이니,
불자여, 마땅히 이러한 법으로 일체 모든 선지식을 받들어 섬김에 어긋남이 없어야 하느니라."
② 釋女瞿波以偈頌言 법의(法義)를 게송으로 거듭 밝히다
爾時에 釋迦瞿波女가 欲重明此義하사 承佛神力하야 觀察十方하고 而說頌言하사대
이시 석가구파녀 욕중명차의 승불신력 관찰시방 이설송언
그때 석가구파 여인이 이러한 뜻을 거듭 펼치고자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관찰하고 게송으로 설하였습니다.
菩薩爲利諸群生하야 正念親承善知識하나니 敬之如佛心無怠여 此行於世帝網行이로다
보살위리 제군생 정념친승 선지식 경지여불 심무태 차행어세 제망행
보살은 모든 중생의 이익하게 하고자 정념으로 선지식을 친근히 섬기며,
부처님 같이 공경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니, 이러한 행이 세간의 인드라망의 행=帝網行이로다.
산문에서 미처 밝히지 못한 내용을 게송에서 더욱 확실하게 밝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완벽한 경전은 언제나 산문으로 설하고 다시 게송으로 거듭 밝히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보살이 중생들을 이익하게 하기 위해서 올바른 생각으로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기를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는 것과 같이 한다. 이와 같은 행은 모든 사람, 모든 중생, 모든 생명, 모든 세계가 마치 제석천의 그물에 달려있는 구슬방울이 서로서로 비추어 중중무진으로 나타내는 것과 같이 어느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다 함께 하고 있다. 보살이 중생들을 이익하게 하는 일은 이와 같다.
勝解廣大如虛空하야 一切三世悉入中하며 國土衆生佛皆爾하니 此是普智光明行이로다
승해광대 여허공 일체삼세 실입중 국토중생 불개이 차시보지 광명행
수승한 이해 광대하기가 허공 같아서 일체 삼세 모두가 그 속에 다 들어가고
국토와 중생, 부처님도 다 그러하나니, 이것이 바로 넓은 지혜의 광명한 행이로다.
보살이 가진 수승한 이해는 넓고 넓은 지혜의 광명이다. 이와 같은 보살의 지혜광명에는 과거 현재 미래와 국토와 중생과 부처님이 다 들어 있다. 즉 모든 시간과 모든 공간과 중생세계와 불보살의 세계가 다 들어 있다.
志樂如空無有際하야 永斷煩惱離諸垢하고 一切佛所修功德하니 此行於世身雲行이로다
지락여공 무유제 영단번뇌 이제구 일체불소 수공덕 차행어세 신운행
뜻을 세운 즐거움이 허공처럼 끝이 없고, 번뇌를 길이 끊어 모든 때를 벗었으며,
모든 부처님에게서 공덕을 닦으니, 이러한 행은 세간의 몸 구름행=身雲行이로다.
菩薩修習一切智와 不可思議功德海하야 淨諸福德智慧身하니 此行於世不染行이로다
보살수습 일체지 불가사의 공덕해 정제복덕 지혜신 차행어세 불염행
보살은 일체 지혜와 불가사의한 공덕바다를 닦아 익혀서 복덕과 지혜의 몸을 청정히 하니,
이러한 행이 세간에 물들지 않는 행이로다.
一切諸佛如來所에 聽受其法無厭足하야 能生實相智慧燈하니 此行於世普照行이로다
일체제불 여래소 청수기법 무염족 능생실상 지혜등 차행어세 보조행
일체제불 여래에게서 법문을 듣고 받기를 싫증없이 하여,
능히 실상의 지혜 등불을 출생시키나니, 이러한 행이 세간을 널리 두루 비추는 행이로다.
十方諸佛無有量이어늘 一念一切悉能入하야 心恒不捨諸如來하니 此向菩提大願行이로다
시방제불 무유량 일념일체 실능입 심항불사 제여래 차향보리 대원행
시방의 부처님들 한량이 없어서, 한순간에 모든 분들께 다 들어가며
마음으로 항상 모든 여래를 버리지 않나니, 이것이 보리를 향하여 가는 대원의 행이로다.
能入諸佛大衆會와 一切菩薩三昧海와 願海及以方便海하니 此行於世帝網行이로다
능입제불 대중회 일체보살 삼매해 원해급이 방편해 차행어세 제망행
모든 부처님의 여러 대중의 모임과 모든 일체 보살의 삼매바다, 서원바다,
방편바다에 다 들어가니, 이러한 행이 세간의 인드라 그물행=帝網行이로다.
보살이 화엄경 선지식을 받들어 섬기는 일은 모든 부처님의 여러 대중 모인 회상과 일체 보살들의 삼매바다와 서원바다와 방편바다에 다 들어가서 서로서로 비추며 서로서로 나타내 보이는 행이 된다. 즉 화엄경을 깊이 공부하게 되면 본래로 이와 같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하게 깨달아 알게 되는 것이다.
一切諸佛所加持로 盡未來際無邊劫토록 處處修行普賢道하니 此是菩薩分身行이로다
일체제불 소가지 진미래제 무변겁 처처수행 보현도 차시보살 분신행
일체제불이 가지(가피)하심을 입어, 미래세상 가이없는 겁이 다하도록 곳곳마다
보현의 도를 닦아 행하니, 이것이 바로 보살의 분신의 행이로다.
見諸衆生受大苦하고 起大慈悲現世間하야 演法光明除暗冥하니 此是菩薩智日行이로다
견제중생 수대고 기대자비 현세간 연법광명 제암명 차시보살 지일행
모든 중생들이 많은 고통 받음을 보고, 대자비를 일으키어 세간에 나투어서,
법의 광명을 펼쳐(연설하여) 어두운 무명을 제거하니, 이것이 바로 보살 지혜태양의 행이로다.
見諸衆生在諸趣하고 爲集無邊妙法輪하야 令其永斷生死流하니 此是修行普賢行이로다
견제중생 재제취 위집무변 묘법륜 영기영단 생사류 차시수행 보현행
모든 중생들이 여러 갈래에 있음을 보고, 그들을 위하여 가이없는 묘한 법륜을 모아서
그들에게 생사의 흐름을 길이 끊게 하나니, 이것이 바로 보현행을 수행하는 것이로다.
菩薩修行此方便하야 隨衆生心而現身하야 普於一切諸趣中에 化度無量諸含識이로다
보살수행 차방편 수중생심 이현신 보어일체 제취중 화도무량 제함식
보살은 이러한 방편을 닦아 행하고, 중생의 마음을 따라 몸을 나투어,
널리 일체의 모든 갈래 속에서 한량없는 중생들을 교화하여 제도하도다.
以大慈悲方便力으로 普徧世間而現身하야 隨其解欲爲說法하니 皆令趣向菩提道로다
이대자비 방편력 보변세간 이현신 수기해욕 위설법 개령취향 보리도
대자비의 여러 방편력으로 널리 세간에 몸을 두루 나투고
그들의 이해와 욕구에 따라 법을 설하여, 모두를 보리도로 향하게 하도다.
③ 成就觀察菩薩三昧解脫門 관찰보살삼매 해탈문을 성취하다
㉮ 娑婆世界의 世間因果 사바세계의 세간인과
時에 釋迦瞿波가 說此頌已하고 告善財童子言하사대
시 석가구파 설차송이 고선재동자언
이때 석가구파가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선재동자에게 말하였습니다.
善男子야 我已成就觀察一切菩薩三昧海解脫門호라
선남자 아이성취 관찰일체 보살삼매해 해탈문
"선남자여, 나는 이미 일체보살의 삼매바다를 관찰하는 해탈문을 성취하였느니라."
善財가 言호대 大聖하 此解脫門이 境界云何니잇고
선재 언 대성 차해탈문 경계운하
선재가 말하였으니, "큰 성자시여, 그 해탈문의 경계는 어떠하나이까?"
答言하사대 善男子야 我入此解脫하야 知此娑婆世界佛刹微塵數劫의 所有衆生이
답언 선남자 아입차해탈 지차사바세계 불찰미진수겁 소유중생
구파가 답하였으니, "선남자여, 나는 이 해탈문에 들어가서
이 사바세계의 불찰미진수 겁 동안에 있는 모든 중생들이
사바세계의 세간인과(世間因果)란 세상사에 본래 펼쳐져 있는 인과관계들을 말하는 것으로, 온갖 중생들이 세상에 살아가는 여러 가지 일들이다. 이 선지식은 이들 세간인과를 다 안다는 것이다.
於諸趣中에 死此生彼와 作善作惡과 受諸果報와 有求出離와 不求出離와
어제취중 사차생피 작선작악 수제과보 유구출리 불구출리
여러 갈래 속에서 여기서 죽어 저기서 태어남과, 선을 짓고 악을 지어서 모든 과보를 받음과,
正定邪定과 及以不定과 有煩惱善根과 無煩惱善根과 具足善根과 不具足善根과
정정사정 급이부정 유번뇌선근 무번뇌선근 구족선근 불구족선근
출리를 구하고 출리를 구하지 않는 이와, 바르게 결정된 이=正定聚,
그릇되게 결정된 이=邪定聚와, 그로써 결정되지 못한 이=不定聚와,
번뇌가 있는 선근과, 번뇌가 없는 선근, 구족한 선근과 구족치 못한 선근과,
不善根所攝善根과 善根所攝不善根하야 如是所集善不善法을 我皆知見하니라
불선근소섭선근 선근소섭불선근 여시소집 선불선법 아개지견
불선근에 포섭된 선근, 선근에 포섭된 불선근, 이와 같이 모아진 선한 법과 선하지 못한 법을
나는 다 알고 보느니라.
“불선근(不善根)으로 선근을 섭수하고 선근으로 불선근을 섭수한다”고 한 것은 가령 행은 거칠지만 이(理)는 정밀한 것이며, 또 세인이 잘못됨을 행하면서도 다시 1분이나마 능히 착한 일을 행하는 것이며, 또 외도가 행하는 것도 삿된 행이고 견해도 또한 삿되어서 모두착하지 않은 것이지만 다시 선을 구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불선근으로 선근을 섭수한다는 것은 인천(人天)과 외도가 세간의 선근을 섭수하는 것이니, 능히 삼계의 고업(苦業)을 끊어 없애지 못한 것이 바로 불선근이며, 또 이승과 정토보살이 삼계의 업을 조복해서 현행치 않게 함이 바로 선근이 섭수하는 것이요, 능히 여래의 지혜와 자비를 요달해 깨닫지 못하는, 것이 바로 불선근이니, 이것이 선근으로 불선근을 섭수하는 것이다.
외도와 사견의 무리를 의거함으로써 올바른 지견(知見) 없이 망령되게 정도라 말하는 것을 말미암아 발심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끝내 능히 해탈치 못하고 이로 인해 삿된 견해를 일으켜 고취(苦趣)에 들어가는 것이 바로 선근으로 불선근을 섭수하는 것이다.
또 구파가 지나간 과거의 인(因) 중에서 거사녀(居士女)가 되서 애착으로 물든 마음으로 보배 영락을 보시하는 것이 불선근으로 섭수하는 바이면서도 이로 인해 259겁을 삼악도에 들어가 태어나지 않고 인천 중의 왕의 종자 속에서 태어나고 나아가 10지위에 이르는 것이 바로 불선근으로 선근을 섭수하는 바이니, 나머지는 경문에서 스스로 갖추어져 있다.
석녀구파 선지식이 게송을 설하고 나서 선재동자에게 자신은 “일체 보살의 삼매바다를 관찰하는 해탈문을 성취하였다.”고 하니 다시 선재동자는 그 해탈의 경계에 대해서 물었다. 석녀구파 선지식은 이 해탈의 경계인 사바세계의 세간인과와 출세간인과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먼저 세간인과란 모든 중생들이 여러 길에서 헤매면서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일과 선을 짓고 악을 지어 모든 과보를 받는 일을 다 아는 것에 대해서 설하였다.
“바로 결정된 것과 잘못 결정된 것과 결정되지 못한 것”이란 삼취(三聚)를 말하는데 이것을 또는 삼정취(三定聚)라고 한다. 사람의 성질을 셋으로 나눈 것이다. (1) 정정취(正定聚)란 향상 진전하여 결정코 성불할 종류이다. (2) 사정취(邪定聚)란 성불할만한 소질이 없어 더욱 타락하여 가는 종류이다. (3) 부정취(不定聚)란 연(緣)이 있으면 성불할 수 있고, 연이 없으면 미(迷)할 한 종류로서 향상과 타락에 결정이 없는 기류이다. 이 셋은 어느 경론에서도 인정하지만,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 또는 필연이냐, 우연이냐에 대해서는 각기 견해가 다르다. 이와 같은 것과 그 외에도 중생들의 여러 가지의 경우를 다 보고 다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