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緣起)

연기경(緣起經) 명색(名色)

Skunky 2024. 12. 17. 09:00

연기경(緣起經) 一卷

() 사문 삼장법사(三藏法師) 현장(玄奘) 한역 

4. 명색(名色)

 

識緣名色者,云何爲名?

식(識)은 명색(名色, nāmarūpa, name and form ) 간접적인 원인의 () 되는 식연명색(識緣名色)이니, 무엇이 (名, 정신적)인가?

 

謂四無色薀:一者受薀,二者想薀,三者行薀,四者識薀。

()이란 사무색온(四無色蘊) 말하는 것이니,

첫째는 지각의 수온(受蘊), 둘째는 표상의 상온(想蘊), 셋째는 욕구와 의지 행온(行蘊), 넷째는 마음과 의식의 식온(識薀)이다.

 

云何爲色?무엇이 (色, 물질적)인가

謂諸所有色,一切四大種,及四大種所造,此色前名摠略爲一,合名名色,是謂名色。

이는 존재하고 있는 모든 (물질) 말하는 것으로,

모든 ()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  사대(四大) 이루어진, 사대종소조(四大種所造)이니, 

 () 앞의 () 하나로 통합하여 명색(名色)이라 하는 것이니, 이를 곧 명색(名色)이라 한다.

 

"Feeling, perception, intention, contact, and attention are called name.

The four great elements, and the body dependent on the four great elements are called form."

Sanskrit Vibhaṅganirdeśa define nama differently as the other four skandhas (feeling, perception, saṃskāra, consciousness)

 

명(名, nāma)과 색(色, rūpa)의 두 낱말이 합쳐져서 이루어진 복합어이며,

명(名, nāma)은 온갖 정신적 요소 또는 정신적인 것을 가리키며, 수온(受蘊) · 상온(想蘊) · 행온(行蘊) · 식온(識蘊)의 4무색온(四無色蘊) 또는 4무색음(四無色陰)에 해당하고 

색(色, rūpa)은 온갖 물질적 요소 또는 물질적 사물을 가리키며, 색온(色蘊)에 해당한다

 

*수온(受蘊)은 느낌 · 지각 · 정서의 적집, 집합 또는 무더기라는 뜻으로,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의 여러 작용 중 감수작용(感受作用)과 그 세력의 쌓을 뜻한다.

*상온(想蘊);

1. 상(想)은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으로 하여금 인식대상의 물질적 · 정신적(개념적) 차별상(差別相)을 파악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 즉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으로 하여금 개념화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 현대적인 용어로 표상(表象)을 뜻한다.
2. 상(相, laksana)은 사물의 모습 · 모양 · 형상 · 상태 · 성격 · 성질 · 본질 등을 말하며, 영어로는 form, appearance, state, condition, aspect, mark, token, sign, characteristic, attribute 등의 뜻이 있다. 사물은 서로 상(相)의 차별이 있기 때문에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은 각각의 사물을 다른 사물과 다른 것으로 표상(식별)할 수 있다.

한편,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의 이러한 표상작용과 그 세력(적집, 집합)을 상(想) 또는 상온(想蘊)이라 한다.

*행온(行蘊);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의 수(受) · 상(想)이외의 모든 작용. 특히, 마음의 능동적 작용으로서의 의지(意志)나 욕구(欲求)의 쌓임이다.

행(行)은 범어 삼스카라(saṃskāra)의 역어로, '만드는 것'과 '이변(異變)하는 것'의 뜻이 있다고 하며, 12연기(十二緣起)의 제2행(行)은 '만드는 것'의 업(業)의 뜻이고,

제행무상이라고 할 때에는  '이변(異變)하는 것'의 모든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수행(修行)이란 뜻에서의 행은 그 원어가 다르다.

*식온(識蘊); 식(識)은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은 대상에 대한 지각(受) · 표상(想) · 의지(思) · 분석 · 판단(慧) 등의 갖가지 마음작용과 더불어 함께 하면서 대상을 종합적으로 인식하여 요별(了別)하는 힘이다.

즉, 명색(名色)은 5온(五蘊)의 모든 요소, 즉 색온(色蘊) · 수온(受蘊) · 상온(想蘊) · 행온(行蘊) · 식온(識蘊)을 통칭하는 말이며, 유정에 있어서 명색은 심신(心身) 즉 정신과 육체 또는 몸과 마음을 뜻하며, 여기서의 '정신' 또는 '마음'은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 · 마음작용(심소법) · 법경(법처소섭색은 제외)을 합한 개념이다.

그리고 '육체' 또는 '몸'은 안 · 이 · 비 · 설 · 신의 5근과 색 · 성 · 향 · 미 · 촉의 5경과 법처소섭색(무표색)을 합한 개념이다.

명색(名色)이 5온을 의미한다는 것에는 불교 전반에서 의견이 일치하지만, 12연기설의 4번째 지분으로서의 명색(名色) 즉 5온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는, 12연기설을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에 따라 불교 부파 또는 종파에 따라 의견의 차이가 있다. 

 

부파불교의 설일체유부의 12연기설에 대한 해석인 삼세양중인과설(三世兩重因果說)에서, 명색(名色) 즉 5온은 수태(受胎) 후 약 1개월 사이의 기간(엄밀히는 28일)을 말한다.

즉, 명색(名色)은 수태 후에, 신근(身根)과 의근(意根)만 있을 뿐 안근(眼根) · 이근(耳根) · 비근(鼻根) · 설근(舌根)의 4색근(四色根)이 아직 발생하지 않아서 6내처(六內處) 즉 6근(六根) 모두가 존재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는 태내5위(胎內五位) 중 갈라람(羯邏藍: 1~7일) · 알부담(頞部曇: 8~14일) · 폐시(閉尸: 15~21일) · 건남(鍵南: 22~28일)의 4가지 위의 총 28일간에 해당한다.

한편, 설일체유부에서는, 태내5위 중 5번째 위인 발라사(鉢羅奢)는 태내에서의 29~266일의 기간으로 12연기설의 5번째 지분인 6입(六入) 또는 6처(六處)에 해당한다고 보며, 이 지분을 6내처(六內處) 즉 6근(六根)이 완전히 갖추어져 가는 기간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12연기설의 3번째 지분인 식(識)은 수태(受胎)하는 찰나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잡아함경》 제12권 제298경 〈법설의설경(法說義說經)〉에서의 설명에 따르면, 

명색(名色)은 명(名)과 색(色) 즉 정신과 물질 또는 마음(心)과 육체(身)를 통칭한다.

명(名) 즉 정신 또는 마음(心)은 5음(五陰) 가운데에서 수음 · 상음 · 행음 · 식음의 4무색음(四無色陰)을 말한다.

색(色) 즉 물질 또는 육체(身)는 5음(五陰) 가운데 색음을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4대종과 4대종의 소조색을 말한다.

여기서, 색음 · 수음 · 상음 · 행음 · 식음의 5음(五陰)은 색온 · 수온 · 상온 · 행온 · 식온의 5온(五蘊)의 구역(舊譯)이며,

대상을 제외하고 유정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만 볼 때, 여기서의 마음(心) 또는 정신(名) 즉 4무색음은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과 마음작용(심소법)을 합한 개념이다.

육체(身) 또는 물질(色)은 안 · 이 · 비 · 설 · 신의 5근을 말한다.

식연명색(識緣名色) 또는 연식명색(緣識名色), 즉 식(識)이 있으므로 명색(名色)이 있다는 것은 그릇된 식, 즉 그릇된 마음, 즉 그릇된 6식, 즉 그릇된 시각적 · 청각적 · 후각적 · 미각적 · 촉각적 · 정신적(제6의식의) 마음(의식)들이 있기 때문에 심신(心身)의 그릇된 상태, 즉 '정신(名)과 육체(色)'의 그릇된 상태,
즉 '마음 · 마음작용 · 육체'의 그릇된 상태, 즉 심신의 부조화가 생겨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이미 발생한 심신(心身)의 그릇된 상태 즉 심신의 부조화가 있다면 반드시 그 원인이 되는 그릇된 식(識) 즉 시각적 · 청각적 · 후각적 · 미각적 · 촉각적 · 정신적(제6의식의) 마음(의식)들 가운데 그릇된 하나 또는 다수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하며, 이러한 연기관계를 통해 최종적으로 순대고취(純大苦聚) 즉 5취온이 형성(集)되어서 생사윤회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현대의 해석에 따르면, 명색(名色)은 정신적인 명(名)과 물질적인 색(色)으로서 이 현상세계의 존재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