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95권 1
大智度論 釋七喩品 第八十五卷 第九十五
聖者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삼장법사 구마라집 소역
85. 칠유품(七喩品)을 풀이함 1
▶經. 須菩提白佛言:“世尊!若諸法性無所有,非佛所作,非辟支佛所作,非阿羅漢所作,非阿那含、斯陁含、須陁洹所作,非向道人、非得果人、非諸菩薩所作,
云何分別有諸法異 是地獄、是畜生、是餓鬼,是人、是天,乃至是非有想非無想天?
用是業因緣故,知有生地獄者;是業因緣故,知有生畜生、餓鬼者;是業因緣故,知有生人中,生四天王天乃至生非有想非無想天者;是業因緣故,知有得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者;是業因緣故,知是諸菩薩摩訶薩;是業因緣故,知是多陁阿伽度、阿羅訶、三藐三佛陁?
▷경.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법의 성품이 있는 바가 없는 무소유(無所有)이라서 부처님이 만든 것도 아니고 벽지불이 만든 것도 아니며, 아라한이 만든 것도 아니고 아나함과 사다함과 수다원이 만든 것도 아니며, 도를 향한 향도인(向道人)이 만든 것도 아니고 과를 얻은 득과인(得果人)이 만든 것도 아니며, 모든 보살이 만든 것도 아니라면,
어찌 분별하여서 ‘이것은 지옥이다, 이것은 축생이다, 이것은 아귀이다, 이것은 사람이다, 이것은 하늘이다, 나아가 이것은 비유상비무상천(非有想非無想天)이다’라고 하며서 제법이 다르다고 하는 것입니까?
이 업인연(業因緣)으로 지옥에 나는 이가 있음을 알고, 이 업인연으로 축생과 아귀에 태어나는 이가 있음을 알며, 이 업인연으로 인간에 태어나고 4천왕천(天王天)에 태어나며,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천에 태어나는 이가 있음을 알며,
이 업인연으로 수다원과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과 벽지불을 얻는 이가 있음을 알고, 이 업인연으로 그들이 보살마하살임을 알며, 이 업인연 때문에 그 분이 다타아가도ㆍ아라하ㆍ삼먁삼불타임을 아는 것입니다.
世尊!無性法中,無有業用。作業因緣故,若墮地獄、餓鬼、畜生,若生人、天乃至生非有想非無想天;
以是業因緣故,得須陁洹、斯陁含、阿那含、阿羅漢、辟支佛;菩薩摩訶薩行菩薩道,當得一切種智,得一切種智故,能拔出衆生於生死中”
세존이시여, 성품이 없는 무성법(無性法) 가운데에서는 업의 작용인 업용(業用)이 없음에도 업을 지은 인연 때문에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지고, 인간ㆍ천상에 태어나며,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천에 태어나는 것입니다.
이 업인연 때문에 수다원과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과 벽지불을 얻고, 보살마하살이 보살의 도를 행하면서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게 되며, 일체종지를 얻은 까닭에 중생들을 생사 가운데서 구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佛告須菩提:“如是!如是!無性法無業無果報。
須菩提!凡夫人不入聖法,不知諸法無性相,顚倒愚癡故,起種種業因緣。是諸衆生隨業得身:若地獄身,若畜生身,若餓鬼身,若人身,若天身 若四天王天身,乃至非有想非無想天身。
是無性法無業無果報,無性常是無性。如須菩提所言:‘若一切法無性,云何是須陁洹乃至諸佛得一切種智?’
須菩提!於汝意云何?道是無性不?須陁洹果乃至諸佛一切種智是無性不?”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고 그러하느니라. 성품이 없는 무성법(無性法)에는 업도 없고 과보도 없느니라.
수보리야, 범부인은 성인의 법에 들지 못하고, 제법이 성품이 없는 무성상(無性相)을 알지 못하여서 뒤바뀌고 어리석은 까닭에 갖가지의 업인연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 모든 중생들은 그 업을 따라서 몸을 얻게 되는 것으로, 곧 지옥의 몸이나 축생의 몸이나 아귀의 몸이나 사람의 몸이나 하늘의 몸이나 4천왕의 몸이나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천의 몸이 그것이니라.
하지만 이 성품이 없는 무성법(無性法)에는 업도 없고 과보도 없으니, 성품이 없는 무성(無性)은 항상 성품이 없는 무성(無性)이니라.
수보리야, 그대가 말하기를 ‘만약 일체법이 성품이 없는 무성(無性)이라면, 어떻게 하여 이 수다원 내지는 모든 부처님이 일체종지를 얻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는데,
수보리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도(道)는 성품이 없는 무성(無性)인가? 수다원과에서 모든 부처님의 일체종지까지도 성품이 없는 무성(無性)인가?”
須菩提言:“世尊!道無性須陁洹果亦無性,乃至諸佛一切種智亦無性。”
수보리 존자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도(道)는 성품이 없는 무성(無性)이고, 수다원의 과위도 성품이 없는 무성(無性)이며, 나아가 모든 부처님의 일체종지에 이르기까지도 성품이 없는 무성(無性)입니다.”
“須菩提!無性法能得無性法不?” “不也!世尊!”
“수보리야, 성품이 없는 무성법(無性法)은 성품이 없는 무성법(無性法)을 얻을 수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佛告須菩提:“有性法能得有性法不?”“不也!世尊!”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성품이 있는 유성법(有性法)은 성품이 있는 유성법(有性法)을 얻을 수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須菩提!無性法及道,是一切法皆不合不散,無色、無形、無對,一相,所謂無相。
須菩提!是菩薩摩訶薩行般若波羅蜜時,以方便力,見衆生以顚倒故著五衆:無常中常相、苦中樂相、不淨中淨相、無我中我相,著無所有處。是菩薩以方便力故,於無所有中拔出衆生。”
“수보리야, 성품이 없는 무성법(無性法)과 도(道), 이 일체법은 모두 합하지 않는 불합(不合), 흩어지지 않는 불산(不散)이며, 무색(無色), 무형(無形)이며, 대할 수도 없는 무대(無對)의 일상(一相)인, 이른바 무상(無相)이니라.
수보리야, 이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을 행할 때, 방편력으로써 중생들을 보니, 뒤바뀌어 전도된 까닭에 5중(衆, 오온)에 집착하며, 무상한 가운데에서 항상하다는 상상(常相)과 괴로움 가운데에서 즐겁다는 낙상(樂相)과 깨끗하지 않는 가운데에서 깨끗하다는 정상(淨相)과 무아(無我) 가운데에서 나라는 아상(我相)으로 있는 바가 없는 무소유처(無所有處)에 집착하고 있으니,
이 보살은 방편력으로써 그 있는 바가 없는 무소유(無所有) 가운데에서 중생을 구출하느니라.”
須菩提白佛言:“世尊!凡夫人所著,頗有實不異不?著故起業;業因緣故,五道生死中不得脫?”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범부인들이 집착하는 것에는 자못 진실함과 다를 바가 없음이 있어서, 그에 집착하기 때문에 업을 일으키며, 그 업인연 때문에 5도(道)의 생사 가운데에서 벗어지 못하는 것인지요?”
佛告須菩提:“凡夫人所著起業處,無如毛髮許實事,但顚倒故。
須菩提!今爲汝說譬喩,智者以譬喩得解。
須菩提!於汝意云何?如夢中所見人受五欲樂,有實住處不?”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범부인들이 집착하여 업을 일으키는 곳에는 털끝만큼의 진실함도 없으니, 다만 뒤바뀌어 전도된 것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이제 그대를 위하여 비유로 설명하리니, 지혜로운 이는 비유로써 이해하게 되느니라.
수보리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람이 꿈속에서 오욕락(五欲樂)을 누린다면, 실로 그 머무는 주처(住處)가 있는 것인가?”
須菩提白佛言:“世尊!夢尚虛妄不可得,何況住夢中受五欲樂!”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꿈도 오히려 허망하여 얻을 수 없거늘, 하물며 꿈속에서 오욕락(五欲樂)을 누리는 것이겠습니까!”
“於汝意云何?諸法若有漏若無漏、若有爲若無爲,頗有不如夢者不?”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법으로서 유루(有漏)와 무루(無漏)와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인 것에 행여 꿈과 같지 않은 것이 있던가?”
“世尊!諸法若有漏若無漏、若有爲若無爲,無不如夢者。”
“세존이시여, 제법으로서 유루와 무루와 유위와 무위인 것에는 꿈과 같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佛告須菩提:“於汝意云何?夢中有五道生死往來不?”“世尊!無也!”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꿈속에 오도(五道)가 있어서 생사하면서 왕래함이 있는가?”
“세존이시여, 없습니다.”
“於汝意云何?夢中有修道,用是修道,若著垢、若得淨不?”
“不也!世尊!何以故?是夢法無有實事,不可說垢、淨。”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꿈속에서 도(道)를 닦음이 있고, 이 닦는 도로써 더러운 구(垢)에 집착하거나 또는 깨끗한 정(淨)을 얻음이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이 꿈의 법에는 진실함이 없으므로 더럽다거나 깨끗하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於汝意云何?鏡中像有實事能起業因緣,用是業因緣墮地獄、餓鬼、畜生,若人、若天 四天王天處乃至非有想非無想天處不?”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거울 속의 형상에 진실함이 있어서 업인연을 일으킬 수 있고, 그 업인연으로 지옥이나 아귀나 축생에 떨어지며, 또는 인간이나 4천왕천처 내지는 비유상비무상천처의 하늘에 나는 것인가?”
須菩提言:“不也!世尊!是像無有實事,但誑小兒,是事云何當有業因緣,用是業因緣當墮地獄乃至非有想非無想處?”
수보리 존자가 말씀드렸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 형상에는 진실함이 없으니, 다만 어린아이만을 속일 수 있을 뿐일 것입니다.
이러한 일에 어떻게 업인연이 있고 그 업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겠으며,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천에 태어나겠습니까?”
“於汝意云何?是鏡中像有修道,用是修道若著垢、若得淨不?”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거울 속의 형상이 도를 닦으며, 그 닦은 도로써 더러운 구(垢)에 집착하거나 또는 깨끗한 정(淨)을 얻음이 있는가?”
須菩提言:“不也!世尊!何以故?是像空無實事,不可說垢、淨。”
수보리가 말씀드렸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왜냐 하면, 이 형상은 공(空)하여 진실이 없으므로 더러운 구(垢)라거나 깨끗한 정(淨)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於汝意云何?如深㵎中有嚮,是嚮有業因緣,用是業因緣若墮地獄乃至若生非有想非無想處不?”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깊은 산골짜기에서 메아리가 울릴 때, 이 메아리에 업인연이 있고 그 업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기도 하며,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처에 태어나는 일이 있는가?”
須菩提言:“不也!世尊!是事空無有實音聲,云何當有業因緣,用是業因緣墮地獄乃至生非有想非無想處?”
수보리 존자가 말씀드렸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것은 공하여 실제의 음성이 없는 것이거늘 어떻게 업인연이 있으며, 그 업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고,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於汝意云何?是嚮頗有修道,用是修道,若著垢、若得淨不?”
“不也!世尊!是事無實,不可說是垢、是淨。”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메아리에 행여 도를 닦는 것이 있고, 이 닦는 도로써 더러운 구(垢)에 집착하거나 또는 깨끗한 정(淨)을 얻음이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메아리에는 진실이 없으므로 ‘이것은 더러운 구(垢)이고, 이것은 깨끗한 정(淨)이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於汝意云何?如焰非水水相,非河河相,是炎頗有業因緣,用是業因緣墮地獄乃至生非有想非無想處不?”“不也!世尊!焰中水畢竟不可得,但誑無智人眼,云何當有業因緣,用是業墮地獄乃至生非有想非無想處?”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치 아지랑이는 물이 아님에도 물의 수상(水相)이 되고, 하천(河川)이 아님에도 하천의 상이 되는 것과 같나니 (물처럼 보이고, 하천과 같이 보이는 것),
이 아지랑이에 행여 업인연이 있어서 그 업인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며,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처에 태어나는 일이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지랑이에서는 끝내 물을 얻을 수 없으나, 다만 지혜 없는 사람의 눈을 속일 뿐인 것이거늘 어떻게 업인연이 있으며, 그 업인여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며, 나아가 비유상비무상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於汝意云何?是焰有修道,用是修道,若著垢、若得淨不?”
“不也!世尊!是焰無有實事,不可說垢、淨”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아지랑이에 도를 닦음이 있고, 이 닦는 도로써 더러운 구(垢)에 집착하거나 또는 깨끗한 정(淨)을 얻음이 있는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 아지랑이는 진실하지 않은 것이므로 더러운 구(垢)라거나 깨끗한 정(淨)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