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90권 3
大智度論 論釋實際品 第八十 卷九十
聖者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삼장법사 구마라집 소역
80. 실제품(實際品)을 풀이함 3
須菩提!亦有諸無漏法,所謂四念處、四正勤、四如意足、五根、五力、七覺分、八聖道分。如是等法,雖無漏,亦不如第一義相。第一義相者,無作、無爲、無生、無相、無說,是名第一義,亦名性空,亦名諸佛道。
수보리야, 모든 무루(無漏)의 법, 즉 4념처와 4정근과 4여의족과 5근과 5력과 7각분과 8성도분의 이와 같은 법들은 비록 무루일지라도 제일의(第一義)의 상(相)보다 못하느니라.
제일의의 상(相)이란, 지음의 작(作)도 없고, 하는 위(爲)도 없으며, 나는 생(生)도 없고, 상(相)도 없으며, 언설의 설(說)도 없는 것이니, 이를 제일의(第一義)라 하고, 또한 성품이 공한 성공(性空)이라고도 하며, 또한 모든 부처님의 불도(佛道)라고도 하느니라.
是中不得衆生,乃至不得知者、見者;不得色、受、想、行、識,乃至不得八十隨形好。
何以故?菩薩摩訶薩非爲道法故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爲諸法實相性空故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性空,前際亦是性空,後際亦是性空,中際亦是性空;常性空,無不性空時。
이 가운데에서는 중생을 얻지 못하고, 나아가 아는 지자(知者)ㆍ보는 견자(見者)도 얻지 못하며, 색(色)ㆍ 느낌(受)ㆍ생각(想)ㆍ 지어감(行)ㆍ인식(識)의 오중(五衆, 오온)도 얻지 못하고 나아가 80수형호도 얻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은 도법(道法)을 위하여 일부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心)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제법 실상의 성품이 공한 성공(性空)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는 때문이니,
이 성품이 공한 성공(性空) 가운데에서는 전제(前際, 과거) 또한 성공(性空)이고, 후제(後際, 미래) 또한 성공(性空)이고, 중제(中際, 금세) 또한 성공(性空)이며, 언제나 성품이 공한 상성공(常性空)이라서 성공(性空)이지 않은 때가 없느니라.
菩薩摩訶薩行是性空般若波羅蜜,爲衆生著衆生相欲拔出故,求道種智。求道種智時,遍行一切道 若聲聞道、若辟支佛道、若菩薩道。是菩薩具足一切道,拔出衆生於邪想著,淨佛國土已,隨其壽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須菩提!過去十方諸佛道性空,未來、現在十方諸佛道亦性空;離性空,世閒無道、無道果。要從親近諸佛,聞是諸法性空,行是法,不失薩婆若。”
보살마하살은 이 성품이 공한 성공(性空)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중생이 중생의 상에 집착하는 것을 구출하기 위하여 도종지(道種智)를 구하며, 도종지를 구할 때에 성문의 도ㆍ벽지불의 도ㆍ보살의 도의 일체도를 두루 행하나니,
이 보살은 일체도를 완전히 갖추고 중생을 삿된 생각과 집착에서 구출하며, 부처님의 불국토를 깨끗하게 한 뒤에 그의 수명에 따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느니라.
수보리야, 과거세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불도도 성품이 공한 성공(性空)이고, 미래ㆍ현재의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불도 또한 성공(性空)이며, 성품이 공한 성공(性空)을 여의고는 세간에는 도(道)도 없고 도과(道果)도 없나니,
반드시 모든 부처님을 가까이하여 이 제법의 성품이 공한 성공법(性空法)을 듣고, 이 성공법을 행하여야 살바야(薩婆若)를 잃지 않느니라.”
須菩提白佛言:“世尊!甚希有!諸菩薩摩訶薩行是性空法,亦不壞性空相,所謂色與性空異,受、想、行、識與性空異,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與性空異。
世尊!但色卽是性空,性空卽是色,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阿耨多羅三藐三菩提卽是性空,性空卽是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매우 희유한 일입니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 성품이 공한 성공법(性空法)을 행하면서, 또한 성공상(性空相)을 파괴하지 않으니, 이른바 ‘물질(色)은 성품이 공함과 다른 성공이(性空異)이고, 수상행식(受想行識)도 성품이 공함과 다른 성공이(性空異)이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성품이 공함과 다른 성공이(性空異)라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다만 물질(色)이 곧 성공(性空)이요, 성공(性空)이 곧 물질(色)일 뿐이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곧 성공(性空)이요, 성공(性空)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일 뿐입니다.”
佛告須菩提:“如是!如是!若色與性空異,若受、想、行、識與性空異,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與性空異,菩薩摩訶薩不能得一切種智。
須菩提!今色不異性空,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不異性空;以是故,菩薩摩訶薩知一切法性空,發意求阿耨多羅三藐三菩提。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고 그러하느니라. 만약 물질(色)과 성품의 공함이 다른 성공이(性空異)이고, 수상행식(受想行識)이 성품의 공함과 다른 성공이(性空異)이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성품의 공함과 다른 성공이(性空異)라면 보살마하살은 일체종지를 얻을 수 없느니라.
수보리야, 이제 물질(色)이 성품의 공함과 다르지 않은 불리성공(不異性空)이고,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까지도 성품의 공함과 다르지 않은 불리성공(不異性空)이나니,
이러한 까닭에 보살마하살은 일체법이 성공(性空)이라는 것을 알고 뜻을 내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는 것이니라.
何以故?是中無有法若實、若常,但凡夫著色、受、想、行、識。凡夫取色相,取受、想、行、識相;有我心著內外物故,受後身色、受、想、行、識,是故不得脫生老病死愁憂苦惱,往來五道。
以是事故,菩薩摩訶薩行性空波羅蜜,不壞色等諸法相若空、若不空。
왜냐 하면, 이 가운데에는 진실하다거나, 항상 있다거나 하는 어떠한 법도 없기 때문이니라.
다만 범부는 색(色)ㆍ 느낌(受)ㆍ생각(想)ㆍ 지어감(行)ㆍ인식(識)의 오중(五衆, 오온)에만 집착하며,
범부는 물질(色)의 상(相)을 취하고 느낌ㆍ생각ㆍ의욕ㆍ인식의 상(相)을 취해서 나(我)라는 아심(我心)으로 안팎의 물건에 집착하기 때문에 뒤에 생겨나는 후신(後身)의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을 받나니,
이러한 까닭에 나고ㆍ늙고ㆍ병들고ㆍ죽고ㆍ근심하고ㆍ괴로워하는 데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아수라의 오도(五道)를 왕래하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보살마하살은 성품이 공한 성공(性空) 반야바라밀을 행하면서 물질(色) 등의 제법의 상(相)이 공하거나, 공하지 않은 것을 파괴하지 않느니라.
何以故?是色性空相不壞色,所謂是色、是空。譬如虛空不壞虛空,內虛空不壞外虛空,外虛空不壞內虛空。
如是,須菩提!色不壞色空相,色空相不壞色。
何以故?是二法無有性能有所壞,所謂是空、是非空,乃至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如是。”
왜냐 하면, 이 물질(色)의 성품이 공한 성공상(性空相)은 물질(色)을 파괴하지 않기 때문이니, 이른바 ‘이것이 물질(色)이고, 이것은 공(空)이다’라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자면, 마치 허공은 허공을 파괴하지 않는 것과 같이, 안(內)의 허공은 바깥(外) 허공을 파괴하지 않으며, 바깥(外) 허공도 안(內)의 허공을 파괴하지 않느니라.
이와 같이 수보리야, 물질(色)은 물질(色)의 공한 공상(空相)을 파괴하지 않고, 물질(色)의 공한 공상(空相)도 물질(色)을 파괴하지 않나니,
왜냐 하면 이 두 가지 이법(二法)은 이른바 ‘이것은 공이다, 이것은 공이 아니다’라고 파괴할 수 있는 어떠한 성품도 없기 때문이니,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까지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須菩提白佛言:“世尊!若一切法空無分別,云何菩薩摩訶薩從初發意已來作是願‘我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世尊!若一切法無分別,云何菩薩發心言‘我當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世尊!若分別諸法,不能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법이 공하여 분별이 없다면, 어떻게 보살마하살은 초발의(初發意)에서부터 ‘나는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다’는 서원을 내겠는지요?
세존이시여, 만약 일체법에 분별이 없다면 어떻게 보살이 발심하여 ‘나는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고 말하겠는지요?
세존이시여, 만약 제법을 분별한다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佛告須菩提:“如是!如是!若菩薩摩訶薩行二相者,無阿耨多羅三藐三菩提;若分別作二分者,無阿耨多羅三藐三菩提。若不二、不分別諸法,則是阿耨多羅三藐三菩提。菩提是不二相、不壞相。
須菩提!是菩提不色中行,不受、想、行、識中行,乃至菩提亦不菩提中行。
何以故?色卽是菩提、菩提卽是色,不二、不分別;乃至十八不共法亦如是。是菩提非取故行、非捨故行。”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고 그러하느니라. 만약 보살마하살이 두 가지의 이상(二相)을 행한다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없을 것이요,
만약 분별하면서 두 가지 갈래를 짓는다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가 없지만,
만약 둘이 아닌 불이(不二)라서 제법을 분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니,
보리 그것은 둘이 아닌 불이상(不二相)이요 파괴되지 않는 불괴상(不壞相)이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이 보리는 물질(色) 가운데에서 행하지 않고, 느낌(受)ㆍ생각(想)ㆍ 지어감(行)ㆍ인식(識) 가운데에서도 행하지 않으며, 나아가 보리 또한 보리 가운데서 행하지 않느니라.
왜냐 하면, 물질(色)이 곧 보리요, 보리가 곧 물질(色)이라서 둘이 아닌 불이(不二)이고 분별되지 않기 때문이니, 나아가 18불공법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이 보리는 취하기 위하여 행하는 것도 아니고, 버리기 위하여 행하는 것도 아니니라.”
須菩提白佛言:“世尊!若菩薩摩訶薩菩提非取故行、非捨故行,菩薩摩訶薩菩提何處行?”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보살마하살이 보리를 취하기 위하여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리기 위하여 행하는 것도 아니라면, 어느 곳에서 보살마하살이 보리를 행하여야 하는지요?”
佛告須菩提:“於汝意云何?如佛所化人在何處行 若取中行?若捨中行?”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마치 부처님이 변화로 만든 화인(化人)이 어느 곳에 처해 있으면서 행하며?
취하는 가운데서 행하며? 버리는 가운데서 행하는가?”
須菩提言:“世尊!非取中行,非捨中行。”
수보리 존자가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취하는 가운데서 행하는 것도 아니고, 버리는 가운데서 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佛言:“菩薩摩訶薩菩提亦如是,非取中行、非捨中行。
須菩提!於汝意云何?阿羅漢夢中菩提何處行 若取中行?若捨中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의 보리 또한 이와 같아서 취하는 가운데서 행하는 것도 아니고, 버리는 가운데서 행하는 것도 아니니라.
수보리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라한은 꿈속의 어느 곳에서 보리를 행하는가? 취하는 가운데에서 행하는가? 버리는 가운데서 행하는가?”
“不也!世尊!非取中行、非捨中行。世尊!阿羅漢畢竟不眠,云何夢中菩提若取中行、若捨中行?”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취하는 가운데서 행하는 것도 아니고, 버리는 가운데서 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라한은 끝내 잠을 자지 않거늘, 어떻게 꿈속에서 보리를 취하는 가운데서 행하며, 버리는 가운데서 행하겠슴니까!”
“須菩提!菩薩摩訶薩阿耨多羅三藐三菩提亦如是,非取中行、非捨中行,所謂色中行乃至一切種智中行。”
“수보리야, 보살마하살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이와 같아서 취하는 가운데서 행하는 것도 아니고, 버리는 가운데서 행하는 것도 아니니, 이른바 물질(色) 가운데서 행하고 나아가 일체종지 가운데서 행하느니라.”
“世尊!將無菩薩摩訶薩不行十地,不行六波羅蜜,不行三十七助道法,不行十四空,不行諸禪定、解脫、三昧,不行佛十力乃至八十隨形好、住五神通、淨佛國土、成就衆生,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세존이시여, 장차 보살마하살이 10지(地)를 행하지 않고, 6바라밀도 행하지 않으며, 37조도법(助道法)도 행하지 않고, 14공(空)도 행하지 않으며, 모든 선정ㆍ해탈ㆍ삼매도 행하지 않고, 부처님의 10력 내지는 80수형호도 행하지 않으며,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신여의통(身如意通)의 오신통에 머물러 부처님의 불국토를 깨끗하게 하고 중생을 성취시키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음도 없는 것입니다.”
佛告須菩提:“如是!如是!如汝所言,今菩薩雖菩提無處行,若不具足十地,六波羅蜜,四禪、四無量心、四無色定,四念處乃至八聖道分,空、無相、無作解脫,佛十力乃至八十隨形好、常捨法、不錯謬法 不具足是諸法,終不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是菩薩摩訶薩住色相中,住受、想、行、識相中,乃至住阿耨多羅三藐三菩提相中,能具足十地,乃至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是相常寂滅,無有法能增能減、能生能滅、能垢能淨、能得道、能得果。
부처님께서 수보리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고 그러하느니라. 네가 말한 봐와 같이, 지금 보살은 비록 보리가 처소(處)와 행(行)이 없다고 할지라도,
만약 10지와 6바라밀과 4선과 4무량심과 4무색정과 4념처 내지는 8성도분과 공ㆍ무상ㆍ무작의 해탈문과 부처님의 10력 내지는 80수형호를 두루 갖추지 못하였으며,
항상 버리는 상사법(常捨法)과 착오하지 않는 불착류법(不錯謬法)의 이러한 제법을 두루 갖추지 못한다면,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물질(色)의 상(想) 가운데에 머무르고, 느낌(受)ㆍ생각(想)ㆍ 지어감(行)ㆍ인식(識)의 상(想) 가운데에 머무르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상(想) 가운데에 머무르면서 10지를 두루 갖추고,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이르기까지도 얻나니,
이 상(想)은 항상 고요히 사라진 상적멸(常寂滅)이며, 능히 늘어나고 덜하거나, 나고 없어지거나, 더럽고 깨끗하거나 도를 얻거나, 과위를 얻는 어떠한 법도 없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