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大智度論) 제88권 8
大智度論 釋四攝品 第七十八 卷八十八
聖者龍樹菩薩造 용수 보살 지음.
後秦龜茲國三藏法師鳩摩羅什奉 詔譯 후진 구자국 삼장법사 구마라집 소역
78. 사섭품(四攝品)을 풀이함 ① 6
問曰:經中教令布施、持戒、禪定,今復更說,有何等異?
묻나니, 경에서 그들을 가르쳐서 보시ㆍ지계ㆍ선정을 닦게 하는 것과 지금 여기서 다시 말씀하시는 것과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입니까?
答曰:先說生身菩薩,今說變化身。先說一國土,今說無量世界。如是等差別。
답하나니, 앞에서는 생신(生身, 육신)의 보살을 설명한 것이요,
여기에서는 변화신(變化身)을 설명한 것이며,
앞에서는 하나의 일국토(一國土)를 설명한 것이요,
여기에서는 무량한 세계를 설명한 것이니, 이와 같은 차별이 있는 것이다
●삼신(三身 · Trikaya)은 부처님의 여러가지 모습으로 법신(法身), 보신(報身), 응신(應身)을 말한다. 삼신설은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에 든 후, 제자들이 '석가모니 부처가 열반 후에도 존재하는지, 존재한다고 하면 인격적 존재인지'에 대한 논의에서 나왔다.
○법신(法身)은 불법 그 자체인 비로자나불을 의미한다. 붓다가 설한 불멸의 진리 그 자체를 법신(法身) 비로자나불이라고 한다.
○응신(應身) 또는 화신(化身)은 불교경전에는 부처의 몸은 법 자체로 되어 있는데,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중생과 같은 몸을 빌려서 온 것이라고 한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 때에도, '자신의 몸에 의지말고 불법과 중생 스스로에게 의지하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법신이 세상 인간의 몸으로 나타난 것이 화신(化身)이다. 또한 세상 인간을 구제하기 위해 응현(應現)했다고 하여 응신(應身)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보신(報身), 응신 또는 화신으로서의 부처가 특별한 수행을 하여서, 그 과보로 법신의 영원성마저 성취한 것이 보신이다. 보신불을 예로 들자면, 다섯 겁에 걸친 특별한 수행을 통해 수명과 광명이 무량한 경지를 성취한 아미타불이 있다.-위키
問曰:若菩薩知佛是福田、衆生非福田,是非菩薩法,菩薩以何力故能令佛與畜生等?
묻나니, 만약 ‘부처님은 복전(福田)이지만 중생은 복전이 아니다’고 아는 것은 보살로서의 법이 아니라고 한다면, 보살은 어떠한 힘을 써서 부처님과 축생이 같게 할 수 있는 것입니까?
答曰:菩薩以般若波羅蜜力故,一切法中修畢竟空心,是故於一切法無分別。
如畜生,五衆、十二入、十八界和合生,名爲畜生;佛亦如是,從諸善法和合,假名爲佛。
若人憐愍衆生,得無量福德;於佛著心,起諸惡因緣,得無量罪。是故知一切法畢竟空故,不輕畜生,不著心貴佛。
답하나니, 보살은 반야바라밀의 힘으로써 일체법 가운데에서 필경공의 마음을 닦나니, 이러한 까닭에 일체법에 대하여 분별이 없는 것이다.
마치 축생은 5중(衆)과 12입(入)과 18계(界)로 화합하여 생겼기에 축생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부처님 또한 이와 같아서 모든 착한 선법이 화합함으로써 임시로 부처님이라고 가명을 붙인 것이다.
만약 사람이 중생을 가엾이 여긴다면 무량한 복덕을 얻겠지만, 부처님에 대하여 마음으로 집착한다면 모든 악한 악인연을 일으켜 무량한 죄를 얻을 것이니, 이러한 까닭에 일체법은 필경공이라고 알아야 하는 것이니,
축생을 가벼이 여기지도 않지만, 집착하는 착심(著心)으로 부처님을 귀하게 여기지도 않는 것이다.
復次,諸法實相,是一切法無相,是無相中不分別是佛、是畜生;若分別卽是取相,是故等觀。
復次,菩薩有二法門:一者、畢竟空法門,二者、分別好惡法門。
入空法門,則得等觀;入分別法門,諸阿羅漢、辟支佛尚不及佛,何況畜生!
爲其輕衆生不憐愍布施故,教不分別。
또한 제법의 실상은 곧 일체법에 모양이 없는 무상(無相)인 것이니, 이 무상(無相) 가운데에서는 ‘이것은 부처님이다, 이것은 축생이다’라고 분별하지 않나니, 만약 분별한다면 그것은 상(相)을 취하는 것이므로, 평등하다고 관하는 등관(等觀)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보살에게는 두 가지의 법문(法門)이 있으니, 첫째는 필경공의 법문(法門)이요, 둘째는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는 분별호악(分別好惡)의 법문(法門)이다.
필경공의 법문(法門)에 들면 평등한 등관(等觀)을 얻지만,
분별하는 법문(法門)에 들면, 모든 아라한과 벽지불조차도 오히려 부처님께 미치지 못하거늘 하물며 축생이겠는가!
중생을 가벼이 여기고 가엾이 여기지도 않고, 보시하지도 않기 때문에 분별하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問曰:菩薩身非木石,云何衆生來割截而不生異心?
묻나니, 보살의 보살신(菩薩身)은 나무나 돌이 아니거늘 어떻게 중생이 와서 몸을 끊고 베는데 다른 마음을 내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까?
答曰:有人言:菩薩久修羼提波羅蜜故,能不愁惱;如羼提仙人被截手足,血皆爲乳。
有人言:菩薩無量世來深修大慈悲心故,雖有割截,亦不愁憂;譬如草木無有瞋心。
답하나니, 어떤 분은 말하기를 “보살은 오래도록 찬제(羼提, 인욕)바라밀을 닦았기 때문에 능히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으니, 마치 석가모니부처님의 전신인, 찬제선인(羼提仙人)이 가리왕에게 손발을 잘리자 그 피가 모두 젖이 된 것과 같다”고 하였으며,
어떤 분은 말하기를 “보살은 무량한 세세에서부터 큰 자비심을 깊이 닦았으므로, 비록 베고 끊을지라도 근심하거나 걱정하지 않나니, 비유하자면, 마치 풀이나 나무는 성내는 마음이 없는 것과 같다”고 하였으며,
有人言:菩薩深修般若波羅蜜,轉身得般若波羅蜜果報空心故,了了知空,割截身時心亦不動;如外物不動,內亦如是。得般若果報故,於諸法中無所分別。
有人言:是菩薩非生死身,是出三界法性生身,住無漏聖心果報中故,身如木石,而能慈念割截者;是菩薩能生如是心故,割截劫奪內外法時,其心不動。是爲菩薩希有法。
어떤 분은 말하기를 “보살은 반야바라밀을 깊이 닦았기에 몸을 바꾸어도 반야바라밀의 과보를 얻은 마음 공심(空心)인 까닭에 공(空)함을 분명하게 알아서 몸을 베고 끊음을 당할 때에도 그 마음 역시 동요하지 않았으니, 마치 바깥의 물건에 동요하지 않는 것과 같이 안에서도 또한 그러하였으니, 이는 반야의 과보를 얻었기 때문에 제법 가운데에서 분별이 없는 것이다”고 하였으며,
어떤 분은 말하기를 “이 보살은 나고 죽는 생사신(生死身)이 아니요, 바로 삼계(三界)를 벗어난 법성생신(法性生身)이라. 번뇌 없는 성스런 마음으로 과보에 머무른 까닭에 몸이 마치 나무나 돌과 같으며, 또한 몸을 베는 이에게 인자한 마음을 낼 수있는 것이다. 이 보살은 이러한 인자한 마음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안팎의 법을 겁탈하고 끊을 때에도 그의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곧 보살의 희유한 법이다”고 하였다.
復次,希有法者,如經中說:“我以佛眼見十方如恒河沙等世界中菩薩,入地獄中,令火滅湯冷,以三事教化衆生。”如經中說。
또한 ‘희유한 희유법(希有法)’이란 마치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불안(佛眼)으로써 시방 항하 강의 모래 수와 같이 많은 세계의 보살들을 보나니, 그들은 지옥에 들어가서 불이 꺼지게 하고 끊는 물을 차게 하며,
신통(神通) 지타심(知他心) 설법(說法)의 삼사(三事)로써 중생을 교화한다”고 하신 것과 같다.
問曰:若爾者,不應有三惡道!
묻나니, 만약 그러하다면 3악도(惡道)는 있지도 않아야 할 것입니다.
答曰:三惡道衆生無邊無量;菩薩雖無邊無量,衆生倍多無量菩薩。
隨衆生可度因緣,若於三惡道中有餘功德者,菩薩則度;重罪者則不見菩薩。菩薩一相見無分別心故,不一一求覓衆生;譬如大赦,及者得脫,不及者則不蒙。
답하나니, 삼악도의 중생은 무변하고 무량하며, 보살도 비록 무변하고 무량할지라도 중생들은 몇배나 더 무량하게 많은 것이다.
보살은 제도할 수 있는 중생의 인연을 따라서 만약 3악도 가운데에서 그 밖의 다른 공덕이 있는 이라면, 곧 제도할 수 있지만, 죄가 중한 이는 보살을 보지도 못하는 것이다.
보살은 일상(一相)으로 보아 분별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낱낱의 중생마다를 구하여 찾지 않는 것이니,
비유하자면, 마치 대사면(大赦免)에 해당되는 이는 벗어날 수 있지만 해당되지 않는 이는 사면을 받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問曰:若衆生割截菩薩、或食其肉,應當有罪,云何得度?
묻나니, 만약 중생이 보살의 몸을 베어서, 혹 그 살을 먹는다면 마땅히 죄가 되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제도된다고 하시는 것입니까?
答曰:此菩薩本願:“若有衆生噉我肉者,當令得度。”如經中說:“衆生食菩薩肉者,則生慈心。”譬如有色、聲、香、觸,人聞見則喜,復有聞見則瞋;味亦如是,有瞋者、有起慈心者。如『毘摩羅鞊經』說:“服食香飯,七日得道者,有不得者。”非以噉肉故得度,以起發慈心故,得免畜生,生善處,値佛得度。
답하나니, 그것은 곧 보살이 본래 서원한 본원(本願)에서, “만약 어떤 중생이라도 나의 살을 먹으면 반드시 제도되게 하리라”고 한 때문이니,
마치 경에서 설명하기를 “중생이 보살의 살을 먹으면 인자한 마음이 생긴다”라고 한 것과 같으며,
비유하자면, 빛깔(色)ㆍ 소리(聲)ㆍ냄새(香)ㆍ맛(味)ㆍ닿임(觸)이 있을 때, 사람들이 듣고ㆍ보면 곧 기뻐하는 이가 있고, 또 듣고ㆍ보면서 화를 내는 이가 있는 것과 같이
맛(味)도 이와 같아서, 화를 내는 이도 있고 인자한 마음을 내는 이도 있으니,
마치 '비마라힐경(毗摩羅鞊經, 유마경)'에서 “향반(香飯)을 먹고 7일 만에 도(道)를 얻은 이도 있고, 얻지 못한 이도 있었다”라고 말씀한 것과 같이,
이 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제도되는 것이 아니고 인자한 자심(慈心)을 일으킨 때문에 축생을 면하고 좋은 곳에 태어나 부처님을 만나 제도되는 것이다.
有菩薩於無量阿僧祇劫深行慈心,外物給施衆生,意猶不滿,幷自以身布施,爾乃足滿。如『法華經』中,藥王菩薩外物珍寶供養佛,意猶不滿;以身爲燈供養於佛,爾乃足滿。
어떤 보살은 무량한 아승기겁 동안 인자한 자심(慈心)을 깊이 행하면서 바깥의 물건들을 보시하였으나, 여전히 중생의 뜻을 만족시키지 못하였다면, 아울러 스스로의 몸을 보시하고서야 비로소 만족하게 하는 것이니,
마치 '법화경(法華經)'에서 약왕(藥王)보살은 바깥 물건의 값진 보배로 부처님께 공양하면서도 뜻이 오히려 그가 만족하지 않아서, 스스로의 몸을 태워 등불을 밝혀서 부처님께 공양하고서야 비로소 만족하게 여긴 것과 같은 것이다.
復次,人得外物,雖多,不以爲恩。所以者何?非所愛重故。得其身時,乃能驚感,是故以身布施。
菩薩又爲天上諸天說法,如經中廣說。人以四事攝之:布施、愛語、利益、同事。布施有二事,如經中廣說。
또한 사람에 따라서는 비록 바깥의 물건을 많이 얻을지라도 은혜롭게 여기지 않는 이도 있나니, 왜냐하면, 사랑하고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나, 오직 그의 몸을 얻었을 때에는 한편 놀라면서 감격하게 되는 까닭에 몸으로써 보시하는 것이다.
보살은 또 천상의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하고 있으니, 경에서 자세히 설명한 것과 같으며,
사람은 네 가지의 사사(四事)로써 거두어 주기도 하나니, 보시(布施)와 애어(愛語)와 이익(利益)과 동사(同事)가 그것이며, 보시에 두 가지 일이 있으니, 경에서 자세히 설명한 것과 같다.